최현 원장

기사입력 2012.06.2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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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약의 장점을 포괄한 한의원 경영
    소통을 중심으로 한 한의원 경영(3)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서양의학에서 ‘환자 중심 진료’ 개념의 도입은 두 가지 측면에서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서양의학에서 의료서비스 개념의 도입이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나, 스스로 세운 질병의 기준 안으로 환자가 속하지 않는 이상은 따로 치료하거나 관리할 만한 범주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치료와 관리’를 내포하는 새로운 건강관을 현실화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재정적 성과에 국한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이러한 노력과 달리, 한의학에서는 古來로부터 養生을 기반으로 한 인간 중심의 건강관을 정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 의료소비자들의 요구를 의료서비스의 개념에서 적절하게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재정적으로도, 또한 합리적인 건강관의 구현 측면에서도 뚜렷한 변화나 성과를 보이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장기관리의 료정(療程)을 포함하는 설명을 강화하자

    사람을 잘 모를 때, 즉 질병을 가진 환자를 처음 만났을 때는 그 질환 자체의 自然史를 고려하거나, 진료의 경험에서 출발하여 ‘일반적으로 낫는데 이 정도 걸린다’는 틀로 치료와 관리의 계획을 세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후 환자에 대한 이해나 그 사람의 증상 혹은 만성 질환이 어떻게 변해 가는지 파악되는 순간이 온다면 그 순간부터 ‘치료/관리 프로그램’은 진정한 치료와 관리의 계획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그 이후 환자가 다시 내 앞에 올 때 최소 비용의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단순히 발목염좌가 생긴 30대 환자가 왔다고 해보자. 보통 이런 경우에는, “이런 정도의 염좌는 1~2주 정도 2~3일에 한번씩 내원해서 침치료를 하겠습니다. 만약 호전의 속도가 더디다면 가볍게 한약치료를 병행할 수 있습니다”라고 할 것이다. 뭐 다른 설명이 있겠는가? 그러나, 환자의 입장에서 ‘빠르게 정상생활로 복귀’ 하고 싶다는 점에만 관심을 둔다면, 답변은 이렇게 해야 맞다.

    “소염진통제를 드시고, 매일 마사지와 소염패치를 잘 붙이시고, 많이 걷지 마시고, 동시에 2일에 한번씩 내원해서 침치료, 물리치료 하세요. ”

    이것도 나쁘진 않다. 서양의학과의 역할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목표(?)라면 단기치료율로 승부를 봐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자. 권투선수와 싸움을 하는데, 나는 권투선수는 아니다. 그가 주먹만 쓴다고 나도 굳이 주먹만 쓰겠는가? 나는 주먹도 쓰지만 발차기도 잘 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환자의 상황을 잘 이해하고 치료의 여정을 잡는 것은 한의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다

    환자에 따라 다르겠지만, 다음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환자가 가지고 있는 건강상의 문제를 언제든지 이야기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일 수 있다.

    “맥을 보니 평소 소화기 운동성이 떨어지고, 근육량이 적어서 에너지가 항상 부족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염좌가 생긴 것도 그에 기인하는 겁니다. 일단 지금은 정상생활 복귀가 중요하니 소화기를 고려하여 양약은 드시지 마시고, 침과 물리치료, 댁에서 할 수 있는 마사지 관리로 집중치료를 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힘이 있는 분들은 일주일이면 낫는데 복구의 에너지가 적은 분들은 한달 이상 가기도 합니다. 제 판단에 환자분은 일단 2주간은 무조건 내원해주셔야 복구 뒤에도 재발이 없을 겁니다. 이번 치료기간은 관찰하면서 다시 조정하겠습니다. 추가적으로, 다 나아서 이제 2일에 한번 내원하지 않으셔도 되는 복구 판정이 나온 날로부터 1개월 뒤에 다시 한번 맥과 상태를 체크하고, 잘 지내시고 있다면 맥으로 봐서 환자분의 에너지가 가장 떨어질 시기, 즉 9월 마지막주에 별 문제 없을지 한번 더 체크하겠습니다.”

    한의사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다. 물론, 환자가 안 지킬 수도 있다. 료정이 지켜지지 않는 이유는 치료의 효과가 될 수도 있고, 반복적이고 기억되게 만드는 설명도구의 부재일 수도 있으며, 건물 주차장 아저씨와의 다툼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만 인정한다면, 환자를 만족시키고 지속적인 동행을 유지시키는 것이 ‘한의학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 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짧은 급성기 문제도 이럴진대, 만성병, 오랫동안 앓았던 질환, 습관병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결국 환자와의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평생건강을 지켜주는 것은, 진료실에서 설명의 포인트 하나를 늘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것은 바로, ‘장기적인 관리의 관점을 환자에게 각인시키는 것’이다. 한의학적으로 다시 말하면 대략 ‘당신의 음양평형을 유지하려는 힘은 어느 정도 수준이며, 그것은 이때쯤 다시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으므로 그 직전에 다시 체크해서 문제가 발생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로 요약될 수 있겠다.

    자, 이제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다. 한의학의 강점, 예방과 未病의 철학을 실제 치료에서 구현되도록 하는 ‘장기관리계획의 공유’는 어떠한 요소들이 필요한가? 다음 지면에서 정리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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