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우 원장

기사입력 2012.06.12 10:09

SNS 공유하기

fa tw
  • ba
  • ka ks url
    B0112012061236551-1.jpg

    비난과 비판
    개원가 일기

    요즘 정치계가 시끌시끌하다. 얼마 전 선거를 치룬 19대 국회가 아직 개원도 하지 못한 채 이런저런 이야기가 무성하게 나오고 있으니 말이다. 국내외 경제문제는 아직도 어려운 상황인 듯하고, 우리들의 한의원과 밀접하게 연관된 서민경제도 날이 갈수록 위축이 되는 듯해 보이는데, 정치는 정치대로 이런저런 혼란을 보이니, 국민의 한사람으로도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그럼에도 요즘 정치계의 혼란은 국민들의 관심이 사뭇 적지 않은 듯하다. 300명의 국회의원들 중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몇 명의 국회 입성에 관한 문제가 바로 그 화두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비록 소수이고, 또한 초선의원인 이들의 거취가 국민적 관심이 된 데는 이들이 이른바 종북주의자라는 일각의 주장에서 시작하였다. 물론 선출과정 중의 부조리에 관한 의혹이나 논쟁부터 시작하여야 하지만, 다만 국민들의 관심은 이들이 과연 국회의원으로서 활동을 하는 것이 타당한가 하는 여부에 달려있는 듯하다. 국가 핵심기관에서 대치상황에 있는 북한을 추종한다고 의심되는 정치인이 활동한다는 것이 과연 국가안보와 국민정서에 부합될 수 있겠는가 하는 주장이 대세인 듯 보인다.

    결국 통합진보당에서조차 제명이라는 도덕적 사형선고를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당사자들은 국회의원직을 사퇴할 생각은 없어 보이고, 더욱이 강제적으로 이미 선출된 의원직을 박탈할 수도 없다고 하니, 이러한 문제점은 앞으로도 상당시간 계속될 듯싶다. 자세한 내막을 알지 못하는 나로서는 법적 조치라든가, 정치적 해법에 대해서 뭐라 말할 주변도 없지만, 개인적으로 볼 때 이러한 문제는 결국 통합진보당이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 문제로 인해 국가적 관심사로까지 불거진 형국인 점은 알 수 있다.

    물론 종북주의에 대한 비난여론에 대하여, 통합진보당이라는 합법적인 정당이 자체적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를 기다리는 것이 성숙된 국민의식이며 선진적인 정치문화라는 주장도 있었으나, 결국 소속 국회의원의 제명이라는 소극적 결과를 내놓으며, 스스로는 더 이상 이 문제를 해결 할 수 없음을 드러내고 말았다. 이는 해당 정당의 위상에 크나큰 오점으로 작용할 것이고, 앞으로 상당기간 정당의 정치적 생명력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해당 국회의원들은 대체 무슨 신념으로 저러고 있을까 궁금하기까지도 하다.

    개인적으로 고백한다. 뭐 고백이라 하기는 뭐하지만, 시간만 나면 나는 한의쉼터라는 인터넷 카페에 종종 드나들고 있어 왔다. 타인 앞에 나서기를 좀체 쑥스러워하는 나로서, 인사글조차 남기지도 못하며 다른 한의사 선생님들이 올려놓은 이런 저런 글들을 읽으며 소일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덕분에 그동안 우리 한의계가 처한 상황과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여러 일들을 손쉽게 알 수 있었고, 또한 혼자가 아니라는 공감대도 느낄 수 있었다.

    그동안 수많은 일들과 논쟁이 있어 왔었다. 또 몇몇 유명인사들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도 하였고, 즐거운 소식을 접하기도 하였다. 때로는 기쁨보다는 슬픔과 애석한 일들이 큰 논란거리로 등장하기도 하였으나, 나름 여러 회원들의 지혜로 자체적인 해결노력으로 지금도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어서, 오랜시간 동안 우리 한의사들의 교류의 장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본다. 수많은 글들을 보며, 적지 않은 배움의 기회로도 삼을 수 있었고, 또한 수많은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서, 참으로 감사하다는 생각을 해오고 있다.

    최근 일명 돌팔이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는 듯하다. 그동안 우리 한의계의 경계선에 자리잡고는, 한의학을 빙자하는 몇몇 부도덕한 무자격자들이 우리 한의학의 위상과 자부심에 크나큰 상처를 입히며, 또한 적지 않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음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그런데 더욱이 그들에게 동조하여, 의료인으로서의 품위와 윤리는 물론이고 사회적 통념에 위배됨은 물론이며 법적문제까지 야기시키는 일부 몰지각한 의료인이 있다는 사실이 회자되면서, 카페 안에서는 성토와 비난의 의견이 폭주하였고 이들 개인과 단체를 우리 한의계에서 자체적으로 정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크나큰 여론으로 형성되었다. 매우 올바른 모습이다. 정서적으로도 나 역시 충분히 공감이 되며, 만약 문제가 있다면 과감히 손봐야 하는 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과연 어느 선에서 그 범위를 규정할 수 있을까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혹 냉정함을 잃고 감성에 치우쳐 홍위병의 열정만으로 휘둘리다, 문제 해결의 올바른 방향을 잃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생긴다. 좀더 철저한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최근 통합진보당에서 일어난 일련의 상황을 본다면, 현실적 해결책을 만들어 나아가지 못한 결과가 얼마나 치명적인 오점으로 남게 되는지를 알 수 있겠다. 해당 국회의원들의 거취를 결정하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문제와 갈등에 대한 국민적 합의와 관심에 못 미치는 단지 제명이라는 미흡한 결론이 얼마나 많은 오류로 남게 되었는지 한번쯤 생각해볼 필요도 있다 본다.

    얼마 전 한의신문에 적절치 못한 강의광고가 나간 점이 문제가 되어 유감표명의 글이 게재되었다. 한의사협회를 대표하는 기관지에서 이러한 적절치 못한 강의광고가 나간 점은 참으로 슬프고 안타까운 상황이다. 그러나 이는 어떠한 의도와 과욕이 아닌 어느 정도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는 점을 알고 있는 나로서는 수많은 회원들의 비난과 비판 또한 가슴아프게 느껴지고 있다. 나름 자체 검증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나, 때로는 완벽하게 검증되지 못하는 상황들이 있어서, 이러한 애석한 일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비난은 손쉬운 방법이다. 애정을 끊고 다만 책임을 물으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건전한 비판은 항상 애정이 담긴 관심과 대안의 제시, 그리고 동참이라는 행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한의계가 처한 여러 문제와 한계를 우리 모두 같이 떠안아 함께 나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한의신문과 한의사협회의 뼈아픈 노력이 필요하듯이 우리 회원들의 애정은 필수불가결한 요소라 생각한다. 열정은 참으로 감사한 모습이다. 다만 그러한 열정이 단지 온라인상이 아닌, 현실의 장에서 함께 공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의계 내의 다양한 견해들이 다함께 오프라인상에서도 함께 실천되었으면 한다. 우리에게는 산적한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열정뿐이 아닌, 지혜로움과 인내심도 필요하다.
    backward top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