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곤 원장

기사입력 2011.06.28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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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빼는 약 ‘마황’의 진실


    다이어트 건강식품으로 팔리는 마황에 대한 독성 검증이 최근 화제가 된 바 있다. 마황(麻黃)의 별명은 용사(龍沙)다. 마황이 든 약의 처방명도 소청룡탕, 대청룡탕이다. 청룡이라는 것은 마황의 색깔이 푸르면서 격렬한 약효를 가진 것을 상징하는 말이다. 청룡에서 용은 전설상의 동물이지만 그 활동범위는 몸 속에 잠겨있다가 하늘 높이 떠오르며 불을 뿜고 비를 내리는 것으로 상징된다. 자연에서 가장 낮은 물속에 잠겨있다가 가장 높은 하늘로 치솟는다 하늘과 땅을 잇는 거대한 에너지를 가진 상징적 동물을 상징한다. 인체에서도 가장 낮은 신장(부신)의 에너지를 가장 높은 폐로 전달하여 격렬하게 양기를 만드는 약효를 가진 식물이다.

    주역도 용을 이런 다양한 상징으로 곳곳에 설명한다. 64괘 중에서 첫번째 건괘는 용을 잠(潛)룡, 현(見)룡, 비(飛)룡, 항(亢)룡으로 구분하는데 물 속에 잠긴 용이 하늘로 솟구쳐 불을 뿜고 날아오르는 모습으로 상징된다. 한의학은 여러 가지 예와 비유를 통해 그 의미를 밝혀야 한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인체의 에너지는 정기신으로 이루어져 있다. 현대적으로 보면 정은 부신에 저장된 호르몬이고 기는 에너지이며 신은 불꽃같은 정신이다. 마황이 청룡이라는 것은 부신에 저장된 호르몬을 사용하여 에너지를 일으키고 정신을 고양시키는 강력한 약재라는 점을 은유와 상징으로 표현하였다.

    본경소증은 이런 의미를 이렇게 정의한다. “마황열매는 가운데가 검고 곁이 붉다. 줄기는 속은 붉고 곁은 황백색이다. 열매는 선천이며 줄기는 후천이다. 선천(약물 본성)에서 마황본성은 신(腎)에서 심(心)으로 미친다. 후천은 약물작용으로 심장에서 폐로 미친다.” 마황이 자라는 곳에는 겨울에 눈이 내려도 녹을 정도로 양성적이며 뜨겁다. 필자의 입장에서 마황은 이렇게 지극히 음성적인 곳에 양기를 퍼뜨리기 때문에 차가운 한기가 응결하지 못하게 한다.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선천적 작용은 부신에서 작용하여 정신을 흥분하는 작용이다. 후천적 작용은 심장혈류량을 박출하여 사우나 효과처럼 땀을 내거나 신체를 양성적으로 데워서 코를 뻥 뚫게 하는 알러지 비염의 치료나 살을 빼는 작용이다.

    한의학 처방의 최고 고전인 「상한론」에 바로 마황이 기재되어 있다. 저자 장중경은 삼국지의 무대인 적벽대전의 시대를 살아간 관료이자 의학자였다. 그때 유행한 전염병의 치료제로 바로 마황이 각광받았다.

    상한병(전염병류)이 유행하여 10년도 못되는 사이에 일족 200명 가운데 2/3가 사망했고 그 사인의 7할이 ‘상한’이라고 했다. 페스트류의 전염병을 치료하기 위해 만든 처방이 바로 ‘상한론’ 저작의 목적이었다. 마황은 이 책 처방의 주약물이다. 갈근탕, 마황탕, 소청룡탕, 대청룡탕, 월비탕 등 많은 처방에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었다.


    한방약물학의 초기에 마황처럼 효과적인 약이 없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내재된 강력한 약성은 현대의학에서도 증명되었다. 일본 동경대 나가이 교수에 의해 마황에서 에페드린을 발견, 합성하고 1923년부터 현대의학에서 천식과 기침 치료제로 이용하기 시작하였다. 에페드린은 각성제와 흡사한 구조를 갖고 있는데 이를 합성하는 과정에서 메탐페타민이라는 물질을 합성하여 각성쾌감작용을 확인하였다. 현대의학적으로도 호흡기(肺)와 신경계통(心)에 강력하게 작용하는 힘을 확인한 셈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다이어트 건강식품으로 사용한 점이다. 미국에서 에페드린이 피부의 땀구멍을 열어주고 열량소비 촉진하는 것을 이용하여 약품이 아니라 건강식품으로 사용하여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 전염병을 치료할 정도로 강력한 약을 의사가 아니라 일반인이 쉽게 접근하여 과용하거나 남용한 것이 문제의 초점인 것이다.
    본경소증은 마황의 과용·남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설명하고 있다. ①폐가 거꾸로 치밀어 오르고 근육이 떨리며 ②심에 영향을 주어 가슴이 두근거려 손으로 감싸려 하고 ③신에 영향을 주어 배꼽 밑이 뛴다.

    부작용도 용의 상징과 관계지으면 쉽다. 용이 깊은 물속에 잠겨있다가 하늘에 비를 내리는 것은 몸 속의 진액이나 혈액을 부글부글 끓여서 땀내는 것과 같다. 마황으로 땀을 내게 되면 땀의 원료로 사용되는 혈액 역시 소모된다. 혈액량에 사소하게 변화가 오면 심장의 혈액은 공백이 생기고 허혈 상태로 박동을 계속하여 가슴이 두근거리고 잠이 오지 않으며 손이 떨리는 증상을 일으키게 된다.

    마황의 사용과 금기에는 여러 가지 고려할 점이 많다. 표준체중 이하이거나 생리량이 적거나 소변량이 적은 사람, 갑상선 기능 항진증 환자들에게는 복용을 주의하는 지침을 내린다.

    필자가 이 처방의 위력을 알게 된 것은 알레르기 비염을 치료하면서 마황이 들어간 소청룡탕의 효과 때문이였다. 알레르기 비염을 치료하였는데 비만이 개선되고 식욕도 떨어졌다는 호소 아닌 호소를 들으면서였다. 사상체질의학에서는 뚱뚱한 태음인들의 체질개선 약으로 마황이 곳곳에 처방된다.

    약과 독의 경계는 적정한 체질의 환자에게 적정한 용량을 처방하는데 있다. 약은 인체가 위기에 빠졌거나 빠지게 될 인간의 생명이나 육체를 구하려는 것이다. 신체 어디에 이상이 안 나타나고 알아볼 수 없고 원인도 없는 막연한 상태를 개선하기 위한 건강기능식품과는 다르다. 건강기능식품 입장에서 독성 운운하는 것은 한의학의 가치를 폄훼하는 중대한 명예훼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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