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曲則全, 枉則直, 窪則盈, 敗則新, 少則得, 多則惑. 是以聖人抱一爲天下式.
굽은 것[曲]은 온전[全]하다는 말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정상적인 것[全]이다. 예를 들면 나무를 벨 때에도 곧곧하고 잘생긴 것을 골라서 벤다. 그러므로 굽은 나무는 살아남아 죽음을 면하게 된다. 즉 온전하게 된다. 따라서 여기서 곡(曲)이라고 한 것은 정상적이지 못한 것이고, 온전(全)하다는 것은 생명의 보전(保全)을 뜻한다.
정상적이지 못한 것은 쓸모가 없다. 그러나 쓸모가 없기 때문에 살아남을 수 있다. 이것을 장자는 ‘무용지용(無用之用)’이라 했다. 그렇다고 쓸모가 없는 것이 최선은 아니다. 쓸모가 없어서 생명을 보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장자는 울지 못하는 거위의 경우를 예로 들고 있다.
장자가 날이 저물어 친구의 집에서 묵게 되었을 때, 친구는 하인에게 거위를 잡을 것을 명령했다. 이때 하인은 “주인님, 울지 못하는 거위와 잘 우는 거위 중 어떤 것을 잡을 갑쇼?”라고 물었다. 주인은 “울지 못하는 병신 거위를 잡아라”라고 하였다. 결국 병신 거위(曲)였기 때문에 생명이 온존하지 못하게 되었다.
노자가 우리들에게 일깨우고자 하는 것은 모든 사물이나 상황을 한쪽으로만 보지 말라는 것이다. 한쪽으로만 판단을 내리면 이미 오류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굽히면 펴지고(枉則直), 패여지면 채워지고(窪則盈), 해지면 새로워지고(敗則新), 적으면 얻고(少則得), 많으면 헷갈린다(多則惑). 굽히고[枉] 펴는 것[直], 패이고[窪] 채우는 것[盈], 해지고[敗] 새로운 것[新], 적고[少] 얻는 것[得], 많고[多] 미혹한 것[惑]은 서로 상반된 둘이지만 이 둘이 모였을 때 온전한 하나가 된다.
‘상반상성(相反相成)’이니, ‘대립의 통일성’이니, 이것이 음양론(陰陽論)의 진면목이다. 그러고 보면 늙은이의 모든 원리는 모순의 통일에 있다. 굽히는 것이 바로 곧게 하는 것이고, 물은 패인 곳에 차니까, 패여 있는 웅덩이가 채워지고, 옷은 해지면 새 옷으로 갈아입게 마련이며, 욕심이 적으면 만족을 얻고, 아는 것이 많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헷갈려 오히려 미혹에 빠지게 된다.
‘성인(聖人)’이란 분별망상에 걸림이 없는 사람이다. ‘포일(抱一)’이란 ‘하나를 품는다’는 말이다. 하나란 무엇인가? 이를 ‘홍몽(鴻 )’이라고도 하고, ‘역(易)’이라고도 하고, ‘태극(太極)’이라고도 한다. 노자는 이를 ‘도(道)’라고 하였다. ‘포(抱)’란 껴안는다는 말이다. 따라서 ‘포일(抱一)’이라고 하면 도(道)를 몸에 지니고 있으면서 지킨다는 말이다.
‘식(式)’은 법도란 말이다. 성인은 늘 도(道)를 지니고 지키고 있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의 모범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