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주 함소아제약 의약품사업본부 연구원

기사입력 2009.07.28 08:25

SNS 공유하기

fa tw
  • ba
  • ka ks url
    B0112009072830304-1.jpg

    가지 않은 길 完

    이 글을 끝으로 당분간은 글을 쓰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앞선 몇 번의 글처럼 제약업계의 일을 원장님들께 전해 드리고자 쓰는 것 대신 오늘은 저의 이야기를 써보고자 합니다.

    개인적 사정으로 몇 년간 뉴욕에서 지내야 해서 제약회사 영업사원 생활을 접게 되었습니다. 뉴욕에서는 한의사 본연의 업무인 진료를 할 예정입니다. 제가 처음 한의대를 졸업했을 때는, 남들 안하는 제약회사 영업사원을 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회사를 다니는 중에는, 진료는 십년쯤 지나야 하게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갑자기 한국도 아니고 뉴욕에서 진료를 하게 되었습니다. 사람 앞일은 한치 앞도 모른다는 말이 맞나 봅니다.

    몇 년이 될지 모르는 미국 생활을 끝내고 나면 그간 한국의 한의계를 비롯한 의료계의 상황이 어떻게 달라져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노력하던 대로 많은 한의원의 원장님들이 탕약만이 아닌 제형화된 약을 많이 써 주실지, 한약재 원물을 대체해서 가공 한약재가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을지, 한방 제제들의 품질이 크게 향상되어 있을지 너무나 궁금합니다.

    또, 그 사이에 의료 영리법인 허용이나, 의료보험 민영화, 의료 일원화 등 어마어마한 일들이 벌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지금과 크게 달라진 것 없이 그대로 일 수도 있겠지만, 앞일은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요.

    제약 영업을 하면서, 회사에는 큰 이득이 되는 사원이 아니었는지 모르겠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이일을 통해서 너무나 많은 것들을 배웠습니다. 명함책 몇 권을 채울 정도로 많은 한의계 안팎의 인사들을 만나면서 어디에서도 얻을 수 없는 좋은 경험들을 했습니다. 논어에 ‘三人行, 必有我師焉’이라고 하였으니, 저는 정말 셀 수도 없는 많은 스승님들을 만났습니다.

    로컬에 계시는 원장님에게서, 공무원 분들이나 협회의 분들에게서 사람을 대하는 법과 일을 운영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한의원의 데스크 직원에게서도 많은 것을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저의 글을 읽어주시는 원장님도 저의 스승님이십니다. 지금껏 제가 쓴 글을 읽어주신 여러 원장님께 정말 감사드리고요 앞으로 미국에서 전해 드릴 소식이 있으면 또 지면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backward top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