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지영 원장의 좌충우돌 개원일기 1

기사입력 2008.11.18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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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희 미르한의원 남지영 원장(29)은 경희대 01학번으로 개원 몇 개월 차의 초보원장이다. 경쟁이 치열한 개원가에서 생존하기 위해 그녀가 선택하고 노력하는 생생한 체험담들이 한달에 두 번 목요일 자를 통해 공개된다. 경험이 부족해 실수를 저지르면서도 젊음 특유의 패기로 위기를 극복해나가는 흥미진진한 남 원장의 ‘좌충우돌 개원일기’ 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기대한다. <편집자 주>

    매서운 추위에 늦가을 바람마저 아쉬워지는 작년 이맘때쯤 부원장으로 있던 한의원을 퇴직하고 개원자리를 알아보고 있었다.

    양도광고를 통해 한 곳을 찾았는데 여자 원장 A씨가 운영하던 한의원이라 그런지 여성 환자 비율이 다른 곳보다 높다는 점과 경비가 적게 든다는 점이 무척 끌렸다. 특히 그 당시만 해도 남자환자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90% 이상이 여자환자라는 정보를 접하고 가슴을 쓸어내렸던 기억이 있다.

    얼른 자리에 눌러앉아 안정되고 싶다는 마음에 서둘러 계약을 했다. 그런데 예기치도 못한 난관들이 튀어나와 여린 가슴에 멍까지 들게 했다.

    한의원 내부에 수도시설이 없었던 것이다. 간단한 세면시설조차 없어서 정말 당황을 했다. 아마 탕전실이 한의원 바깥에 따로 마련돼 있어 굳이 원내에 수도시설을 필요치 않았던 모양이었다.

    그러나 필자는 너무너무 불편할 것으로 보였다. 침·부항에 시술 전후로 매번 손 닦는 버릇이 있는데 그 때마다 나가서 씻을 생각을 하니 속까지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또 직원들이 청소를 깨끗이 해야 할 텐데 힘들다고 투정하면 얼마나 난감할지…온갖 악몽들이 떠올랐다.

    설상가상 수도 설비 업체에서 출장을 나와 점검을 해 보더니 원내에 수도를 끌어오려면 건물 구조상 굉장히 큰 비용을 치러야 한다는 것이었다. 며칠을 고민하다가 차라리 그 돈을 보태서 훨씬 조건 좋은 곳을 찾아보는 것이 낫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잔금은 치르지 않았지만 이미 양도양수 계약 및 임대계약까지 한 상황이기 때문에 난감한 상황이었다.

    그 원장 또한 “수도가 없어서 인수를 못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 핑계대지 말라”며 으름장을 놓아 정말 울기 일보직전이었다.

    A원장은 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전혀 불편함 없이 진료해왔고 개원 전에 한의원 운영과 진료 방식 등에 대해 2주간 견습을 시켜줄 약속도 해놓은 상태라 더욱 황당해하는 눈치였다. 물론 이해는 갔다. 두 달 뒤 출국할 예정이었고 계약을 파기하면 새로운 양수자를 구하기에도 빠듯한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민 끝에 필자는 500만원이라는 계약금을 포기하고 다른 한의원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현재 일하고 있는 강동구 길동에 위치한 경희 미르한의원을 열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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