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생 한의학을 만나다.” 이번 호부터는 매주 월요일자에 최근 서울대 의대 본과 4학년생들과 한의학의 실체에 대해 상호 토론 내용을 ‘한의학 탐사여행’이란 책자로 발간한 윤영주 대한동서의학회 학술이사로부터 한의학의 기본 이론체계와 한방의료의 실제를 알기쉽게 소개하는 코너가 마련됩니다.
윤영주 학술이사가 ‘한의학 탐사여행’을 재해석합니다. 알고는 있으나 쉽게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던 한의학의 모든 것을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나갈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바랍니다.
Q‘현대화’, ‘과학화’는 한의학의 정체성을 위태롭게 만들지 않을까?
A 이런 논의가 생산적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용어의 정의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대화’를 ‘현대의 생활양식에 맞게 변화된 것, 혹은 변화시키는 것’이라 보면, 현대화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다고 봅니다. 현대적인 언어로 한의학 개념을 설명하는 것, 침을 소독해서 재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일회용 침을 사용하는 것, 첩지에 싸주던 한약이 파우치에 담긴 탕약으로 바뀌고 더욱 간편한 제형으로의 변화가 시도되는 것 등이 모두 현대화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과학화’는 항상 쟁점이 되었던 문제입니다. ‘과학’의 개념을 폭넓게 정의하면 이미 한의학은 과학이고 ‘과학화’라는 말조차 성립될 수 없으므로, 여기서는 일반인들의 상식에 가장 가까운 ‘현대 서양과학(의학)의 방법론을 수용하는 것’으로 정의하겠습니다.
그 방법론의 핵심은 흔히 정량, 재현성, 통계라고 이야기됩니다. 한약 성분의 정량화 수준을 높이는 것, 한의학 용어의 통일, 진단 기준 등을 표준화하려는 노력은 꼭 외부로부터의 과학화 압력 때문이 아니더라도, 한의학의 실제 의료의 질을 평.균.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입니다.
가장 위험한 함정이 될 수 있는 것은, 한의학 치료 효과 증명에 서양의학의 방법론을 무비판적으로 적용하는 것입니다. 요즘은 한의계에서도 어딜 가나 EBM(Evidence Based Medicine :근거중심의학)과 RCT(Rando mized Controlled Trial :무작위 배정 대조군 임상연구)를 이야기합니다. RCT를 가장 높은 수준의 근거로 여기지만, 이것은 한의학적인 질병과 치료 개념에 적합하지 않음이 분명하고, 이미 서양의학 내에서도 RCT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방법론들이 개발, 시도되고 있습니다.
서양의학의 흉내를 내면서 RCT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질적인 환자 사례 연구, 장기간의 추적 관찰 역학연구, 비용·접근성 등 건강 서비스 차원의 연구로 연구 영역을 확대하고, 한의학 원리에 맞는 연구방법론을 개발하려고 더 많이 노력해야 합니다.
한의학이 ‘발전’하기 위해서 과학화가 가장 중요하다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의학이 ‘생존’하기 위해서 과학화를 피해갈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의학의 우수성을 대중적으로 홍보하고, 서양의학계와 소통·협력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과학화의 수준은 무엇인가 대해 한의계가 빨리 합의하고, 찬성 반대의 논쟁이 아니라 합의한 과학화의 내용을 채워가는 데 힘을 모았으면 합니다.
현대과학, 의학의 기술과 도구를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한의학 발전을 위한 보.조.적. 수단으로 활용해야만 합니다. 양자역학, 시스템 생물과학, 생물광자 측정, 인체 미세 자기장 측정 등은 한의학 연구에도 훌륭한 도구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의학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게 되지 않을까 많은 이들이 걱정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대화가 그렇듯이 과학화도 결국은 ‘내용’ 보다는 표현 ‘형식’의 문제입니다. 어떤 경우에도 인간과 질병을 보는 全一的 관점을 놓치지 않는 것이 정체성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형식이 내용을 규정하는 힘도 무서운 것이므로 남의 옷을 그저 뒤집어쓰는 것이 아니라 내 몸에 맞추는 노력 또한 중요합니다.
윤영주 학술이사가 ‘한의학 탐사여행’을 재해석합니다. 알고는 있으나 쉽게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던 한의학의 모든 것을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나갈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바랍니다.
Q‘현대화’, ‘과학화’는 한의학의 정체성을 위태롭게 만들지 않을까?
A 이런 논의가 생산적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용어의 정의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대화’를 ‘현대의 생활양식에 맞게 변화된 것, 혹은 변화시키는 것’이라 보면, 현대화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다고 봅니다. 현대적인 언어로 한의학 개념을 설명하는 것, 침을 소독해서 재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일회용 침을 사용하는 것, 첩지에 싸주던 한약이 파우치에 담긴 탕약으로 바뀌고 더욱 간편한 제형으로의 변화가 시도되는 것 등이 모두 현대화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과학화’는 항상 쟁점이 되었던 문제입니다. ‘과학’의 개념을 폭넓게 정의하면 이미 한의학은 과학이고 ‘과학화’라는 말조차 성립될 수 없으므로, 여기서는 일반인들의 상식에 가장 가까운 ‘현대 서양과학(의학)의 방법론을 수용하는 것’으로 정의하겠습니다.
그 방법론의 핵심은 흔히 정량, 재현성, 통계라고 이야기됩니다. 한약 성분의 정량화 수준을 높이는 것, 한의학 용어의 통일, 진단 기준 등을 표준화하려는 노력은 꼭 외부로부터의 과학화 압력 때문이 아니더라도, 한의학의 실제 의료의 질을 평.균.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입니다.
가장 위험한 함정이 될 수 있는 것은, 한의학 치료 효과 증명에 서양의학의 방법론을 무비판적으로 적용하는 것입니다. 요즘은 한의계에서도 어딜 가나 EBM(Evidence Based Medicine :근거중심의학)과 RCT(Rando mized Controlled Trial :무작위 배정 대조군 임상연구)를 이야기합니다. RCT를 가장 높은 수준의 근거로 여기지만, 이것은 한의학적인 질병과 치료 개념에 적합하지 않음이 분명하고, 이미 서양의학 내에서도 RCT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방법론들이 개발, 시도되고 있습니다.
서양의학의 흉내를 내면서 RCT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질적인 환자 사례 연구, 장기간의 추적 관찰 역학연구, 비용·접근성 등 건강 서비스 차원의 연구로 연구 영역을 확대하고, 한의학 원리에 맞는 연구방법론을 개발하려고 더 많이 노력해야 합니다.
한의학이 ‘발전’하기 위해서 과학화가 가장 중요하다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의학이 ‘생존’하기 위해서 과학화를 피해갈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의학의 우수성을 대중적으로 홍보하고, 서양의학계와 소통·협력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과학화의 수준은 무엇인가 대해 한의계가 빨리 합의하고, 찬성 반대의 논쟁이 아니라 합의한 과학화의 내용을 채워가는 데 힘을 모았으면 합니다.
현대과학, 의학의 기술과 도구를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한의학 발전을 위한 보.조.적. 수단으로 활용해야만 합니다. 양자역학, 시스템 생물과학, 생물광자 측정, 인체 미세 자기장 측정 등은 한의학 연구에도 훌륭한 도구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의학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게 되지 않을까 많은 이들이 걱정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대화가 그렇듯이 과학화도 결국은 ‘내용’ 보다는 표현 ‘형식’의 문제입니다. 어떤 경우에도 인간과 질병을 보는 全一的 관점을 놓치지 않는 것이 정체성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형식이 내용을 규정하는 힘도 무서운 것이므로 남의 옷을 그저 뒤집어쓰는 것이 아니라 내 몸에 맞추는 노력 또한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