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은경원장의 진료실 이야기2

기사입력 2008.02.12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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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자연분만한 두 아이의 엄마다. 독해서가 아니라 기운이 딸려서 소리를 지르지 못하고 아기를 낳았다. 아무튼 첫 번째 분만에서는 진통만 20시간 넘게 했는데, 진통이 시작된 지 17시간이 지나도 낳을 기미가 보이지 않아 佛手散 2첩을 달여서 한꺼번에 복용했다.

    녹용은 강력한 자궁 수축을 일으키는데, 그 덕분에 병원에서 자궁문이 몇 cm 열렸으니 언제 즈음 낳을 거라는 예측보다 몇 시간 빨리 낳았다. 둘째를 낳았을 때는 진통이 시작되자마자 불수산을 챙겨먹고 병원으로 가서 3시간만에 순산했고, 아기의 건강한 모습을 확인한 후 산부인과 선생님께 ‘감사하고 행복하다’는 인사를 했다. 이랬던 내가 ‘난산’일 때는 차라리 제왕절개를 하라고 얘기를 한다. 왜?

    1970년대 이후로 계속 늘어나는 뇌성마비아동

    五硬 五軟 五遲 아동을 진료하다보면, 사연 많고 한 많은 가족들을 만난다. 이 아이들이 장애를 가지게 된 이유 중에는 예방할 수 있었던 부분도 있어서 안타까움이 크다. 특히 요즘은 늦은 나이에 결혼하고, 첫 아이를 낳으면서 因母以致胎에 속하는 결과들이 늘고 있으며 미국과 일본, 우리나라의 상황이 대체로 비슷비슷하다.

    의학의 발달로 조산아의 사망률이 낮아짐과 비례해서 뇌성마비장애가 늘어왔다. 호흡기능이 원활하지 않은 조산아들이 산소 부족으로 뇌손상을 입는 비율은 신생아 1000명당 6명 미만으로 매년 수천명이 이런 운명에 처해 있는 셈이다. 물론 정상 분만에서도 난산으로 아기가 울지 않았다느니, 태변을 봤다느니, 양수를 삼켰다느니, 숨을 안쉬어 인공호흡기를 달았다느니, 목에 탯줄을 감았다느니, 전치태반이니, 뿌리는 산소를 공급했다느니, 태어난 날 경기를 했다는 온갖 일들이 있다. 조산아와 마찬가지로 운이 좋으면 정상발달을 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뇌성마비 장애인으로 혹은 학습장애나 언어장애아동으로 자랄 가능성이 있다. 건강하고 젊은 나이에 결혼해서 건강한 아기를 정상 분만하기란 점점 어려워지는 것 같다.

    뇌손상을 입은 사연도 다양해

    자연유산이 되는 여러 원인 중에는 태아(수정란)의 중추신경계 이상이 있는데, 한의원이나 산부인과에서 유산을 억제해 생명을 건진 선천적인 뇌손상 아기들이 있다.

    또 담당 과장이 없는 야간에 수련의가 무리하게 자연분만을 하다가 빚어진 사례도 있다. 보호자측에서 여러 번 제왕절개분만을 요청했지만 병원측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한 정황이 인정되어 의료사고에 대한 보상비를 받았으나 평생 장애인으로 지낼 자녀를 바라보는 부모의 심정은 위로가 되지 않았다.

    역으로, 의사가 ‘아기가 위험하니 제왕절개로 분만하자’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족(특히 남편)이 자연분만을 고집하여 끝내 뇌성마비장애가 초래된 경우도 있다. 최근에 내원한 아기는 간호사 2명이 산모의 배위로 올라가 아기를 밀어서 겨우 분만했는데, 아기는 두개골절과 뇌출혈, 호흡곤란 등으로 1급 뇌성마비장애를 입었다. 뇌손상을 입은 아이들 중 몇은 겸자분만이 직접적인 원인인지 이렇게 분만할 수 밖에 없었던 과정이 원인인지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요즘은 불임부부가 늘면서 시험관아기나 인공수정으로 임신을 했다가 임신 26주, 28주, 30주, 33주에 조산하여 뇌출혈의 발생으로 뇌손상이 초래된 아기들이 심심찮게 종종 있다.

    선천적인 뇌손상

    임산부가 부부갈등, 시댁갈등, 친구와 다툼, 직장상사와의 갈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수면 부족 및 驚悸 에 시달리다가 조기진통으로 분만하여, 신생아에게 뇌손상이 초래되기도 한다.
    일부에서는 임신 초기에 임신인 줄 모르고 복용한 피부과약 , 감기약, 술 등의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드물게 임신 말기에 머리에 짐을 이고 가다가 기우뚱 넘어져 분만이 바로 진행되었고 뇌손상을 입은 아기가 태어난 경우가 있었다. 古書에 이런 일들을 경계하는 기록이 있는 점으로 보아 예전에도 비슷한 일들이 있었으리라 추정된다.

    후천적인 뇌손상

    후천적으로 뇌손상이 발생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생후 2개월에 푹신한 요에 담요를 덮어 재웠다가 질식되었는데, 호흡이 정지된 지 15분이 지나 결국 식물인간으로 지내는 아이가 있다.어린이집 2층 침대에서 낮잠을 자다가 깨어서 기어 나오다 추락하여 혹은 교통사고로 뇌손상을 입은 아이들도 있고, 치과에서 발치한 후에 감염으로 인해 뇌손상이 유발된 아동이 두어명 있었다. 양약에 의한 손상도 있었는데, 3세 유아가 감기로 열이 나 아스피린을 복용했는데 ‘라이증후군’ 유발되어 뇌세포가 죽어 뇌성마비 초래된 경우였다. 무균성뇌막염, 결핵균성뇌수막염, 바이러스성 뇌염처럼 처음엔 감기인줄 알았는데, 5일이 지나도 열이 떨어지지 않고 경련을 일으켜 뇌척수천자를 해서 보니 상기 질환으로 진단된 아이들이 있다. 간질발작을 장시간 하다가 뇌손상을 입기도 하는데, 결국 장애가 초래될 정도의 일인 줄 몰랐다는 부모가 대부분이었다.

    조기발견의 중요성

    영유아의 초기발달은 많은 정보를 내포하고 있다. 아직 어려서 콩으로 자랄지 팥으로 자랄지 불분명한 면도 있지만, 우리 속담에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이 어느 정도 사실이다. 임신과 분만의 과정에서 특별한 일이 있었다면, 평균적으로 자라는 발달과정에 비해 뚜렷하게 늦을 때 바로 전문가를 찾는 것이 현명하다. 영유아의 95%이상은 생후 15개월 안에 걷는다. 걷기 전에는 네발기기를 했을 것이고, 네발기기 전에는 혼자 앉아있을 수 있었을 것이다. 또 혼자 앉기 전에는 목을 가누었을 것이다. 이 각 과정에서 평균적으로 3개월 이상 뒤쳐지게 되면 부모의 주의깊은 관찰이 필요하고, 6개월 이상 늦어지면 전문가를 찾아야 한다. 발달이 늦는 가장 흔한 이유는 뇌의 미숙함과 뇌손상과 관련되는데, 진료경험으로 볼 때 6개월 이상 늦어지는 경우에 장애진단을 받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뇌성마비의 경우는 근긴장도가 비정상이라 자세이상이 쉽게 눈으로 확인되고, 만져봐서 근육톤을 확인할 수 있다. tone이 높으면 팔다리와 몸통이 뻣뻣한 五硬으로, 반대로 흐물흐물 힘이 없으면 五軟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조기치료

    주증상에 따라 五軟 五遲 五硬으로 나누어 약물치료를 하고, 중풍치료에 준하여 주 3~4회 침구시술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재활치료에 속하는 물리치료와 작업치료 및 언어치료 역시 아동의 장애수준에 따라 병행되어야한다. 이런 치료들은 몸을 움직이는 자세가 비정상적인 자세로 굳어지기 전에, 혹은 너무 발달이 늦어 보행이 불가능해지지 않도록 세심한 관찰과 꾸준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치료를 하지 않아도 때가 되면 하지 않을까요?’라고 묻는 부모가 있다면, 보육원에서 자라는 장애아동을 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 아이들은 제때 재활치료를 받지 못해 정상적인 운동기능을 습득하지 못하고, 비정상적인 자세가 고착되어 결국 치료를 받았으면 보행이 가능했을 정도였는데도 결국 누워서 지내며, 손가락이 펴지지 않아 타인의 손을 빌려야만 먹을 수 있고, 대소변 후처리를 스스로 하지 못한다. 때문에 장애를 최소화하고 정상적인 기능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면, 부모의 세심한 관찰과 전문가의 치료개입, 꾸준한 훈련이 필수적이다. 늘어나는 뇌성마비아동, 물론 예방이 가장 중요하겠으나 이미 장애가 초래된 五硬 五軟 五遲 아동의 치료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진료하는 원장님들이 늘기를 기대한다.

    -참고자료 : 증상별 침구치료
    1. 손을 말아쥠
    -소해 신문 영도 견중수 견정 견외수 소해 대추 후계 거골 중저 사독 외관
    2. 혀말림
    -액문 이간 아문
    3. 잠을 자지 않음
    -행간 통리 삼음교
    4. 혀가 늘어지고 침흘림
    -음곡 풍부
    5. 혀의 움직임이 둔함
    -풍지 천주 염천 아문 풍부 금진옥액 합곡 협거 전정 백회 통천
    6. 말을 못함
    -합곡 용천 양교 통곡 천장 기문 지구 아문 염천 심수 족내과첨상(灸)
    7. 중풍칠처혈
    -백회 합곡 족삼리 곡지 견정 풍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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