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일의 儒醫列傳 2

기사입력 2006.01.20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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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金南一
    慶熙大 韓醫大 醫史學敎室

    진정한 儒者는 마음과 몸을 다스리는 공부를 끊임없이 하면서 가정과 천하, 사회를 안정시킬 “修身齊家治國平天下”를 몸소 실행하는 자요, 학문과 실천을 일치시키는 知行合一에 힘쓰는 자이다.

    그런 의미에서 柳成龍은 儒者의 덕목을 제대로 실천한 삶을 산 인물로 기억될 것이다. 號가 西厓인 柳成龍은 어린 시절 安東 陶山에서 退溪先生으로부터 心學을 전수받아 儒學者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하였고, 25세에는 文科에 급제하여 관리의 길에 들어섰다.

    그는 특히 壬辰倭亂이 나기 전에 전쟁을 직감하여 李舜臣을 전라좌수사에, 權慄을 의주목사에 천거하는 등 국제정세를 제대로 읽어내는 名宰相이었다.

    그는 평생동안 수많은 저술을 남겼는데, 이것은 그가 정치가로서 뿐 아니라 유학자로서의 역사에 남게 된 이유가 되었다. 그는 임진왜란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인 『西厓集』,『懲毖錄』을 비롯하여 『愼終錄』, 『永慕錄』, 『觀化錄』, 『亂後雜錄』, 『喪禮考證』, 『戊午黨譜』, 『雲巖雜記』, 『鍼灸要訣』, 『醫學辨證指南』 등의 저술을 남겼다. 저술 가운데 두 종류의 의서가 포함되어 있으니, 『鍼灸要訣』과 『醫學辨證指南』이 그것들이다. 이들 두 의서들은 『醫學入門』이라는 醫書의 내용을 기반으로 요점이 되는 것들을 적은 것들이다.

    그는 본래 자신의 건강이 안 좋아져서 의학을 연구하기 시작하였지만, 점차 의학의 연구가 진전되면서 주위의 백성들을 치료하여 주기 시작하였고, 급기야 의서까지 편찬하게 되었다.

    『鍼灸要訣』 서문에는 이 서적을 백성들을 위해 쓴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고, 『醫學辨證指南』서문에서는 이 서적을 위급할 때 쓰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것은 이 두 서적의 출판 목적을 분명히 밝히고 있는 것이다. 그가 참고로 하고 있는 『醫學入門』이라는 책은 우리나라에서 널리 읽힌 三大醫書 가운데 하나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의학의 학습은 『醫學入門』으로 하고, 이론은 『景岳全書』로 세우고, 임상은 『東醫寶鑑』으로 한다는 것을 기본으로 하여 왔다.

    특히, 『醫學入門』에 나오는 心學的 이론체계는 우리나라 儒學者들에게 애용되는 바가 되어 이 책이 널리 儒者들에게 읽히게 되었다. 柳成龍은 『醫學入門』가운데 鍼灸에 관한 내용을 『鍼灸要訣』에 요약하여 놓고 內傷과 外感의 辨證에 관한 긴요한 내용들을 『醫學辨證指南』에 內傷과 外感의 두 개의 卷으로 요약하였다.

    그가 內傷과 外感의 辨證에 穿鑿한 것은 內傷雜病이 주로 발생하는 한국의 풍토에서 볼 때 매우 타당한 것으로 醫學者로서 깊은 慧眼이 있다 할 것이다. 外感病이 위주로 발생하는 중국과 달리 內傷病이 위주인 우리나라의 의학적 환경을 이미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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