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황지혜’의 인턴수련 일기18

기사입력 2004.09.14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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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턴들은 긍정적 사고의 ‘메신저’

    최근 젊은 중풍환자들이 자주 보인다. 요즘은 40대중반에서 50대 초반 환자들이 절반은 될 듯 하다. 얼마 전에는 중풍에 걸린 20대 후반 여성이 내원했다.

    이 여성은 젊은 나이에 임신중독증으로 고혈압과 당뇨를 가진 상태에서 사산을 경험하면서 충격이 컸던 듯했다. 사산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발병했던 case였으며, CT 사진상 예상외로 상당히 큰 부분에 경색 소견이 보였다.

    현대사회가 발달을 했을지는 몰라도 정신적으로 받는 스트레스나 일의 강도가 예전보다 좋아지지는 않았나보다. 한창나이에 병을 얻은 환자들은 대부분 우울증 정도가 심한 듯 하다.

    현실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빨리 낫지 않는 것에 대한 불안감과 불만, 가족들에 대한 걱정과 미래에 대한 걱정 등으로 재활의지를 불태우다가도 우울증에 쉽사리 빠지곤 한다.
    그래서 환자들의 기분상태 체크도 빠질 수 없는 인턴들의 임무이다.

    우울증으로 인해 치료속도가 느려지는 한편 의지도 꺽이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좋아지다가도 한번 우울증에 빠지게 되면 증상이 나빠지기도 하기 때문에 환자기분을 비롯한 기본 컨디션 체크는 세심한 주의를 요한다.

    뇌세포는 한번 죽으면 다시 회복되지 않는다. 그러나 다른 세포들이 본래만큼은 아니지만 환자본인의 의지여하에 따라 그 기능을 대신할 수는 있다. 또 젊기 때문에 병을 맞이했을 때의 충격은 크지만, 회복속도나 예후가 더 좋을 수 있다는 점을 잘 설명해주어야 한다.

    병원에 있다보니 알게 된 재미있는 점은 병실 분위기도 환자의 회복에 관계된다는 점이다. 긍정적이면서도 재활의지가 강한 사람들은 주변 환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쳐서 병실 분위기도 활기차고 서로서로 도와가며 병실 분위기를 좋게 만든다.

    그래서인지 그런 입원실은 회복속도가 전반적으로 좋은 편이다.
    이제는 젊은 나이라고 안심할 수 없는 시대인 듯하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위해서도 노력을 해야겠고,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바쁜 와중에도 한숨 돌릴 수 있는 여유를 찾아보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웰빙열풍이 불고 있는 요즈음, 먹고 입는 것 등 물질적인 것에서 자연으로 돌아가자고 할 것이 아니라, 본인이 좋아하고 만족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서 즐기며 여유를 찾아가는 삶을 한 번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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