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무서운 건 보이지 않는 규제"

기사입력 2016.06.0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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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영 한의학정책연구원장 "한의사 의료기기 쓰면 안 된다는 규정, 어디에도 없어"

    이상영

    [한의신문=윤영혜 기자]9일 열린 규제학회 세미나에서 이상영 한의학정책연구원장은 "오늘 규제와 관련된 얘기를 했지만 가장 곤혹스러운 것은 한의사가 X-ray를 쓰면 안 된다는 규정 자체가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을 마친 뒤 질의응답 세션에서 제기된 "한의학과 서양의학으로 구분한 재판부의 판결 때문에 한의학의 발전이 저해되고 있다면 시대적 흐름에 따라 바꿔야 하지 않겠느냐"는 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의 질문에 대해 이 원장은 이같이 밝히고 "차라리 규제가 돼 있으면 부당성에 대해 법률, 헌법 소원이라도 하겠는데 규제라고 못 박아진 부분이 그 어디에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한의사가 의료기기를 써도 되는가에 대해 대법원의 판례를 인용해서 하급법원들이 똑같은 소릴 반복하고 보건복지부에서는 판례가 이렇다고 하고 법원에선 복지부가 이렇게 제도적으로 만들어 놨다는 핑계를 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지만 사실 제도적으로는 명백하게 쓰라, 쓰지 말라는 게 없다"며 "진짜 무서운 건 눈에 보이지 않는 규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명백히 규제가 돼 있으면 어떻게 대응이라도 하겠는데, 돼 있지 않은데 엄청난 규제처럼 작동하는 현실이 정말 답답하다"며 "사법부가 했던 한 번의 판단에 의해 모든 게 좌우되는 현실 속에 규제 아닌 규제가 작동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개선해 나가야 하는가가 우리의 최대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이유?
    “규제 철폐 후 부적응에 대한 우려 탓”


    현실 속에서 이렇게 ‘규제 아닌 규제’가 작동하는데도 우리 사회가 쉽사리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이혜영 광운대 교수는 “부적응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행정학적 관점에서 보면 규제 조직, 규제 기관의 속성상 변화를 두려워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변화를 위해 쉽게 움직이지 못한다는 것. 예컨대 한의사가 의료기기를 사용할 경우 발생하는 문제점 중 하나로 과다한 방사선 노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지만 이로 인한 부작용이 실제로 어떠한지 구체적인 설명이 없다는 얘기다.

    그는 “부작용이 있거나 사후적으로도 문제가 생길 경우 이를 어떻게 완화시킬 수 있는지 등 전반적으로 제도적 시스템 개선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며 “환자 입장에서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가 함께 논의한다면 명분과 함께 대안도 마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이날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논의’에 대한 세미나가 우리나라의 규제개혁 논의를 한 단계 진전시키는 의미있는 자리라고 평가했다. 그는 “규제 개혁 연구자로서 봤을 때 현 정부에서 규제개혁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는데도 일반 국민들의 평가는 좋지 않다”며 “애로사항 해소 차원에서의 규제 개혁은 어느 정도 진전됐지만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부분에서의 규제개혁은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현 정부의 한계인 이 부분을 오늘 이 자리에서 다루는 건 상당히 시의적절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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