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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돌봄의 통합지원 법률안, 국회 통과 환영!”[한의신문=강환웅 기자] (재)돌봄과 미래(이사장 김용익)는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안’과 관련 입장문을 발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노인, 환자, 장애인 등이 살던 곳에서 건강하고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통합지원해야 한다는 근거법이 입법화된 것에 대해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돌봄과 미래는 입장문을 통해 “그동안 법적 근거 없이 임의사업으로 수행해오던 지역사회돌봄은 법적 근거를 가지게 됐으며, 법률 제정에 따라 지자체는 돌봄사업에서 동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면서 “법률 제정의 전과 후 상황은 큰 차이를 보이게 될 것이며, 무엇보다도 지역사회돌봄이 전국 모든 지자체가 해야 할 임무로 부상하게 된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법률에서는 ‘제2장 통합지원 기본계획 수립 등’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이 5년마다 통합지원 기본계획을 수립·시행토록 하고, 자치단체장은 그 기본계획에 따라 매년 통합지원 지역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함으로써 지역돌봄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의무임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덧붙였다. 돌봄과 미래는 지역돌봄 기본법의 입법화는 우리 사회 복지 분야의 큰 진전임과 동시에 사회경제적으로도 여러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아쉬움과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조항들을 보완해 지역돌봄의 완결성을 높여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최초로 제정된 지역돌봄법은 시행령 제정을 통해 구체적 모습을 정하게 될 것이며, 이 과정에서 민주주의적 논의를 충분히 거쳐야 한다. 국민의 충분한 의견 반영과 함께 보건·의료·주거·복지·돌봄 등 전문가들의 의견도 반영되는 등 민주주의적 논의를 충분히 거쳐야 한다”면서 “더불어 지역돌봄이 보다 효과적으로 작동하도록 정부-지자체, 광역지자체-기초지자체, 기초지자체-건보공단을 포함한 관련 보건·의료·주거·복지·돌봄 단체와의 역할과 관계 설정 등을 규정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과제인 만큼 논의의 장을 만들고 중지를 모아 시행방안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돌봄과 미래는 “이미 돌봄 문제는 각 가정의 문제이자 우리 사회가 당면한 핵심의제로, 돌봄이 절실한 노인·장애인·환자는 600여만 명에 이르며, 돌봄의 당사자라 할 수 있는 본인과 가족은 전체 인구의 절반에 달한다”면서 “법의 여러 미비점을 보완 및 최소화해 제대로 시행한다면 관련 산업의 발전, 일자리 창출, 노동시장의 변화, 기업과 가계의 수입 증가와 세수 확대 등 ‘돌봄경제’로 인해 경제·사회적으로 커다란 파급 효과를 몰고 올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돌봄과 미래는 어렵사리 제정된 지역돌봄 법률이 취지에 맞게 내용이 채워지고 실행될 수 있도록 현실적 대안을 제시하고 지원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
새내기 한의사 OT, “국민건강 증진 막중한 책임”[한의신문=주혜지 기자] 대한한의사협회(회장 홍주의)가 29일 신입회원 오리엔테이션을 개최, 의료인으로서 알아야 할 필수 법무 상식과 윤리 규범을 비롯해 의료정책과 건강보험 청구 방법 등 새내기 한의사들이 사회에 진출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정보 제공에 나섰다. 홍주의 회장은 인사말에서 “한의과대학 학생의 신분이 아닌 어엿한 의료인으로서 사회에 힘찬 첫발을 내딛는 신입회원 여러분을 축하드린다”며 “한의약 발전과 국민건강 증진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다해야 하는 명예로운 한의사로 이 자리에 설 수 있기까지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노력하신 여러분의 노고에 박수 드린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이어 “지난해 대한한의사협회는 초음파, 뇌파계, X-ray 활용, 신속항원검사 등의 소송에서 연달아 승리하고, 제도와 법률 정비를 이룩한 명실상부 한의약 재도약의 원년이었다”며 “이러한 성과들이 씨앗이 돼 신입회원 여러분들과 함께 꽃을 피우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홍 회장은 이와 더불어 한의 관련 법률 개정, 의권확대 등 협회의 정책 소개를 이어나갔다. 이에 따르면, 한의협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수립한 한의약 육성 지역계획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제출하도록 하는 의무를 부과한 ‘한의약육성법’ 개정을 비롯해 한의사 보건소장 임용근거 마련을 위한 ‘지역보건법’ 개정, 한의약 난임치료 지원을 위한 ‘모자보건법’ 개정을 이뤄낸 바 있다. 또한 한의의료기관의 방사선 발생장치 안전관리책임자 선임을 위한 ‘의료법’ 개정과 한의약 임상연구센터 설치 및 시범사업 시행을 위한 ‘한의약육성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현재 추진 중인 △한의약 난임치료 지원사업 제도화 △치료목적 한의비급여에 대한 실손보험 적용 △한의사 사용이 가능한 혈액검사 소변검사 급여화 △추나요법 급여기준 개선 △한방 시술료 처치료 인정범위 개선 △한방물리요법(ICT·TENS 등) 건강보험 급여화 △약침술 건강보험 급여화 △초음파 활용 행위의 건강보험 급여화 △노인 외래진료 본인부담 정액제도 개선 등의 정책을 소개했다. 이어 한홍구 부회장은 “한의사는 학생 때와 다르게 법에 따른 의무사항이 많아진다”면서, 신입 한의사를 위한 법무 상식을 다양한 사례를 들며 안내했다. 이와 관련 한 부회장은 진료 과정 중 분쟁이 생길 수 있는 환자와의 소송, 자동차보험사와의 소송을 예로 들며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 법원판결문, 경찰 불기소 처분서, 한의학회 자문서 등 대응방법을 알려줬으며, 변호사를 선임한 경우나 명백히 잘못해서 소송을 당한 경우도 협회에 연락해 도움을 받길 바란다고 전했다. 건강보험 청구 관련 안내를 강의한 한창연 보험이사는 진료기록 작성지침, 건강보험 사후 관리제도 등에 있어 유의사항을 설명했다. 한 이사는 한의 의료기관 요양급여비용 및 점유율이 계속 낮아지고 있어 한의사들의 경제적인 수익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을 지적하며 “한의계 관련 법안들도 통과되고 있고, 한의사들이 정치적 목소리도 내고 있어 금방 추세전환이 되지 않을까 확신한다”고 밝혔다. 한 이사는 또 환자 내원시점부터 한의사의 진찰, 진료기록, 청구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청구의 오류가 발생할 수 있는 요인이 없도록 주의를 당부했다. 박종웅 재무/정보통신이사는 한의원의 개원과 경영에 대해 소개했다. 박 이사는 한의원 임대 양수부터 의료기관 개설 신고, 사업자등록절차, 인테리어, 경영 등 본인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했다. 송호섭 학술부회장은 “오늘 교육이 신입 회원들이 출발하시는 데 큰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대한한의사협회는 미래를 위해 여러분과 함께 고민하고 꾸려나가는 곳으로 ‘집’으로 편하게 생각하시고 자주 이용해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오리엔테이션에서는 또 교육을 수강한 신입회원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한의맥 1년 이용권(10명)과 커피전문점 이용권(3명)을 증정했다. -
한의진료 포함 ‘지역돌봄통합지원법’ 국회 통과[한의신문=강현구 기자] 지역사회 어르신에 대한 의료·요양·돌봄을 연계하는 통합돌봄시스템 구축에 한의진료를 포함한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9일 열린 제413회 국회(임시회) 본회의에서 ‘지역돌봄통합지원법 제정안(대안)’을 표결에 부쳐 재석 205인 중 찬성 203인, 반대 0인, 기권 2인으로 가결됐다. ‘지역돌봄통합지원법 제정안(대안)’은 정춘숙·전재수·남인순·신현영·최영희·최재형·최종윤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법안을 통합·조정한 것으로, 일상생활 수행에 어려움을 겪는 대상자에 대한 보건의료와 장기요양·돌봄에 관한 지원을 통합적으로 연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는 오는 ‘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노인·장애인·정신질환자 등이 살던 곳에서 건강하고 자립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보건의료와 요양·돌봄 등의 지원이 빈틈없이 통합적으로 제공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오고 있다. 하지만 보건의료·장기요양·사회복지 사업들이 정보가 부족한 이용자의 선택에 의존하거나 사업별로 각각 대상자를 선정하는 등 이용체계가 불명확해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으며, 지자체 중심의 보건의료 통합지원은 전담조직과 정보시스템 등 제도적 기반이 미비해 관련 기관과의 서비스 연계 및 정보 공유 등이 원활하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보건의료와 요양·돌봄 영역에서 공급자 중심이 아니라 수요자의 욕구 중심으로 필요한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서비스 제공 기관과 정보 공유 및 연계·협력 체계의 근거를 마련해 살던 곳에서의 ‘계속 거주(Aging in Place)’와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려는 것이다. 이번 제정안을 살펴보면 보건복지부 장관은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시·도지사와 협의해 5년마다 통합지원 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명시했으며, 환자, 가족, 관련 기관 업무담당자 등은 주소지 관할 시장·군수·구청장 등에게 통합지원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국가와 지자체는 ‘의료법’에 따른 한의사·의사·치과의사가 의료기관 및 대상자 재택과 사회복지시설에서 제공하는 진료서비스를 확대하거나 다른 서비스와 연계토록 해야 한다고 명시했으며, 지자체는 의료, 간호, 복지 등 다학제간 협업을 통해 건강 관리 및 예방 등의 활동이 가능토록 통합 방문기관을 지정하는 등 통합지원 기반을 조성하도록 했다. 또 지자체의 장은 관할구역 내 통합지원의 원활한 추진과 관련 기관 등과의 연계·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통합지원협의체’를 둘 수 있도록 했으며, 이 경우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통합해 운영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이에 앞서 이번 제정안은 당초 ‘행안부와 시군구 통합지원협의체 및 전담 조직을 둔다’로 명시하고, 세부사항 조례로 정하도록 했는데 지난 1월24일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 김도읍) 전체회의에서 행안부가 지자체 기구 통합지원협의체와 전담 조직 설치를 강행 규정으로 두는 것은 자치조직권 침해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내면서 ‘임의 조항으로 둘 수 있다’고 수정을 요구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오전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이기일 보건복지부 차관은 “곧 노인인구 1000만명 시대를 맞이하게 되는데, 어르신들을 잘 돌보려면 노인 의료·요양·돌봄이 연계돼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통합 조직에 대한 전담이 필요한 건 사실”이라면서 “현재 12곳 시군구에서 시범사업을 하고 있으며, 과나 팀의 형태로 전담 조직이 설치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차관은 이어 “비록 ‘통합지원협의체를 둘 수 있다’고 수정하기로 합의했지만 행안부와 향후 최대한 잘 협조해 돌봄을 진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상호 적극적인 교류협력 통해 한의약 발전에 이바지”[한의신문=강환웅 기자] 대전광역시한의사회(회장 김용진)와 대전시 유성구한의사회(회장 김기병), 대한공중보건한의사협의회(회장 심수보)는 29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한의약 발전을 위해 공동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번 업무협약은 한의약을 중심으로 상호간 학술정보 교류 및 협력을 통해 한의약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체결된 것으로, 이에 따라 앞으로 이들 기관들은 서로의 핵심 역량과 자원을 바탕으로 상호 유기적인 업무협력 체계를 구축해 교류 협력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또한 업무협약에 따른 실질적인 창출을 위해 구체적인 협력의 방법과 범위는 협의 하에 진행키로 했다. 이와 관련 김용진 회장은 “공중보건한의사들은 각 지역의 보건소 및 보건지소에서 한의 공공의료를 제공하는 최일선을 꿋꿋하게 지키고 있는 소중한 의료자원들”이라며 “이번 업무협약 체결을 계기로 앞으로 지역 내 한의 공공의료 확대 등과 관련한 다양한 추진에 있어 일선에서 근무하고 있는 공중보건한의사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추진하는 등 실질적인 한의약 발전을 이뤄낼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김기병 회장은 “최근 유성구는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사업기관으로 지정되는 등 한의약을 활용한 구민건강 증진에 나서고 있다”면서 “지난 부천시한의사회에 이어 이번 공중보건한의사협의회와의 업무협약 체결은 유성구 내 한의 공공의료를 확대함에 있어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심수보 회장은 “지난 2월부터 새롭게 임기를 시작한 가운데 대전시한의사회 및 유성구한의사회와의 업무협약을 체결을 시작으로 일선 시도 한의사회와의 공중보건한의사협의회간 소통의 장을 적극 마련하고자 한다”며 “상호 단체간 긴밀한 협력을 토대로 한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한의약 발전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이 발굴돼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
한의대에 안부를 묻다-32최승환 경희대학교 생리학교실 박사과정 저는 경희대학교에서 한의대와 의대 졸업 후, 동 대학원에 진학해 학위과정을 밟고 있는 주니어 연구자입니다. 동기들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경희대 최고의 input이라는 별명을 만들어줬습니다. 현재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생리학교실 주임교수이신 김선광 교수님의 지도하에 연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뇌졸중, 별아교세포, 뇌척수액에 대해 연구하고 있고, 한의학분야에 한정하면 집속초음파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혈위자극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습니다. 한의신문에서 좋은 기회를 주셔서 기초한의학 연구에 종사하는 한의사의 삶에 대해 소개해드릴 수 있게 돼 감사한 마음입니다.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생리학교실 소개 저희 생리학교실 연구실은 배현수, 김선광, 김우진 교수님 세 분의 팀으로 구성돼 있고 연구 분야는 신경과학, 면역학, 종양학이 주된 테마입니다. 주로 마우스, 랫과 같은 실험동물의 조직, 세포를 다루는 전형적인 wet-lab입니다. 여러 지도교수의 학생들이 섞이게 되는 경우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를 더러 듣게 되는데, 저희 연구실은 소규모 동호회 활동도 같이하고, 단체복도 맞추고, 실험에 있어서 필요한 요소들도 공유하며 화목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한의과대학의 연구실이라 하더라도 학위과정 학생들은 대개 비한의사(non-KMD)가 많기 때문에, 한의사 대학원생이 비교적 특별한 존재로 부각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한의사 대학원생이 한의과대학 특유의 업무(한의과대학 학부생 관련 업무 등)를 포함해 모든 일에 낮은 자세로 솔선수범하고 연구실 내에서도 완충적인 역할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도교수님과의 인연 저는 한의과대학 학부 시절 생리학과 해부학에 많은 흥미가 있었고, 제가 예과 2학년 무렵 김선광 교수님께서 일본 국립생리학연구소에 계시다가 한국에 돌아와 모교 조교수로 부임하신 첫 해 생리학 수업에 들어오셨습니다. 당시 부친께서 신경통을 오래 앓고 있어 개인적인 관심이 많던 차에 교수님의 연구주제인 신경병성 통증을 학부수업시간에 소개하셨던 것에 흥미를 가지고, 지금 돌이켜보면 굉장히 용감하게(?) 교수님께 연구활동을 하고 싶다고 상담 메일을 보냈습니다. 이후 교수님께서 계셨던 일본 국립생리학연구소에 파견을 보내주시기도 하고 실질적인 연구활동에 참여하면서 논문도 쓰게 됐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교수님께서 저와 같은 학문후속세대를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해주셨던 것 같습니다. 그때의 인연이 지금까지 계속돼 지도교수이자 멘토로 모시고 있습니다. 학위과정에 있다 보니 지도교수를 대하는 다양한 형태의 대학원생 유형들을 목격하게 되는데, 어떤 경우는 굉장히 적개하거나 또는 지나친 맹종을 하는 경우도 보게 됩니다. 저는 비교적 중간적인 입장에서 교수님을 대하면서도 어떤 면에서는 참 대단하다는 생각도 많이 하게 됩니다. 교수이지만 안주하기보다는 새로운 학문 분야와 기술에 도전하고, 연구의 디테일을 누구보다 정확히 짚을 정도로 깊이 있게 공부하는 교수님의 태도에 대해서 감명을 받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도 외부 기관과의 공동연구에도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셔서 현재 서울의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림의대, 경북의대·수의대와 공동연구 프로젝트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연구자로 트레이닝 받으면서 교수님께 상당히 많은 영향을 받아 ‘재밌고 참신한 연구’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기초한의과학 연구에 종사하는 한의사의 생활 학사는 모든 것을 안다고 착각하지만, 박사는 다른 사람도 나와 같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깨닫는다는 밈을 본 적이 있습니다. 학-석-박사과정을 경험한 학생의 입장에서 특정 분야의 ‘박사’에게 주어진 무게감과 현실, 한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석박사를 하는 것이 마치 지식의 층위를 레벨업하는 것과 같이 여겨지는 경우가 많은데, 연구자의 본업은 지식의 습득보다도 지식의 발견과 창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연구자는 기본적으로 지식의 생산자이고, 탁월한 지식생산을 위해 부가적으로 지식을 습득하는데 많은 시간을 쏟을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한의사 연구자의 현실은 생각보다 멋지지는 않습니다. 저는 늘 검은 옷만 입는데, 굳이 옷차림에 시간을 뺏기고 싶지 않은 저의 목적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실험에 주로 사용하는 마우스의 털이 검은색이라 묻어도 티가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쥐의 입장에서는 제가 마치 광기 어린 도살자 같을 것입니다. 쥐를 잡고, 복강이나 혈관, 뇌척수액 공간에 주사를 놓고, 머리뼈를 자르고, 뇌를 꺼내고, 어떤 경우에는 특정 목적을 위해 보상을 주며 훈련시키기도 합니다. 털, 피, 뇌 조직, 오줌, 똥, 사체는 매일같이 보고 닿는 일상이 됩니다. 연구의 현실은 굉장히 지난하고, 반복적이다가, 아주 재밌는 순간이 간혹 짧게 찾아오고, 다시 반복됩니다. 연구실마다 분위기는 다르겠지만 저희 연구실은 하루에 할당된 근무시간과 업무 사항이 ‘교수님에 의해’ 규정된 것이 아니고, ‘나의 의지에 의해’ 자율적으로 관리돼야 합니다. 상당히 많은 부분이 실험동물의 컨디션과 스케줄에 의해 좌우되는데, 인간에게는 주 7일의 개념이 있지만 실험동물에게는 사육실 조명이 켜지는 12시간, 꺼지는 12시간 만이 있을 뿐입니다. 연구자마다 스타일이 다르겠지만 저는 최대한 많은 시간에 가용한 모든 작업을 채워넣기 위해 하루의 대부분을 연구 활동에 투입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몸은 퇴근한 상태이지만 대용량의 데이터 분석을 위해 원격으로 연구실 워크스테이션을 가동시키고 있습니다. 가끔은 이런 일이 세상에 무슨 쓸모가 있나 싶기도 합니다. 비유컨대 연구실 구석에서 나만의 소중한 찰흙덩이를 한 땀 한 땀 매만져서(실험), 관심 있어 하는 소수의 사람에게 나의 찰흙덩이가 얼마나 아름답고 멋진지를 심사받고 자랑하는 것(논문발표) 같다고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교수님 또는 동료 연구자들과의 대화에서 영감을 얻고, 기대하지 않았던 무언가에서 재밌는 결과가 나오는 등의 이벤트들은 굉장한 모티베이션을 제공해 줍니다. 근본적으로 저는 임상현장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는 트리거는 기초연구를 통해 도출된다는 믿음이 있고, 연구실과 학계에 한정되지 않고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성과를 만들고 싶은 작은 소망이 있습니다. 맺음말: 기초연구에 관심 있는 선생님들께 연구에 관심 있는 동료 한의사 선생님들과 한의대 학생 선생님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을 전하면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이화여대 오욱환 교수님의 <학문을 직업으로 삼으려는 젊은 학자들을 위하여>라는 글을 꼭 읽어보시기를 감히 권해 드립니다. 제가 좋아하는 글 중 하나인데, 가끔 생각이 나면 다시금 읽으며 마음을 다지곤 합니다. 저의 한의과대학 학부생 시절 서울의대에 계시던, 제가 지금도 존경하고 좋아하는 한의대 선배가 당시에 한 말이 기억나곤 합니다. 연구자의 가장 큰 자질 중 하나는 ‘self-motivation’이라는 것이 요지였습니다. 연구자에게 있어 외부로부터의 경제적 또는 사회적 보상과 인정 등도 큰 기쁨이고 중요한 가치들이겠으나, 무엇보다도 내가 하루하루 일군 연구결과 자체만으로도 스스로 즐거울 수 있는 사람이라면 연구자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초한의학 연구에 종사하는 한의사 대학원생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답도 여기에 있습니다. 부족한 글을 읽어주신 모두의 마음속에 평화가 함께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심평원 자동차보험 현지확인심사에 따른 진료수가 삭감 관련 의료기관의 대응방안장주용 변호사 (신앤유법률사무소) W한의원을 운영하던 S원장은 2023년 11월 중순경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이하 자배법) 시행규칙 제6조의3 제2항을 근거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직원들의 현지 방문 및 확인(자동차보험진료수가 현지확인심사)을 받게 됐다. 이후 S원장은 2023년 11월 하순경 심평원으로부터 입원료 및 첩약 등과 관련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W한의원의 2023년 8월분부터 2023년 10월분 자동차보험진료수가(이하 진료수가) 청구에 대한 삭감(정산 및 심사조정) 조치를 하겠다는 취지의 통보를 받았다. S원장은 각 보험회사들로부터 위 삭감 조치에 따른 진료비정산요청 공문까지 받게 됐다. 이 경우 S원장으로서는 어떻게 대응하여야 할까. S원장으로서는 자배법 시행규칙 제6조의4 제1항에 따라 심사결과를 통보받은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심평원에 이의제기를 할 수 있다. 그러나 통보 주체인 심평원에서 진행되는 이의제기 절차의 실효성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S원장의 이의제기에 대한 심평원 구제가 이뤄지지 못할 경우 진료수가 삭감 조치에 대한 행정소송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인데, 위 삭감 조치의 처분성을 인정할 수 없어 항고소송인 취소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 법원의 기본적 입장이므로(서울행정법원 2015. 4. 9. 선고 2014구합11991 판결 등 참조) 결국 S원장으로서는 심평원의 현지확인심사 결과 자체에 대하여는 실효성 있는 구제를 받을 방안이 없다. 위 삭감조치에 대한 구제를 받지 못한 결과로 각 보험회사에서 삭감된 금액을 돌려달라고 의료기관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거나 이후 발생한 진료수가액에서 삭감된 금액을 임의로 공제하고 지급하게 된다. 이와 관련하여 자배법 제19조 제3항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위 조항은 의료기관의 진료수가 청구에 대한 심평원의 심사결과를 통보받은 보험회사와 의료기관이 심사결과에 이의가 있는 때에는 이의제기 결과를 통보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자동차보험진료수가분쟁심의회(이하 심의회)에 심사를 청구하지 아니하면 그 기간이 끝나는 날에 의료기관이 지급 청구한 내용 또는 심사결과에 합의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진료수가를 둘러싼 보험회사와 의료기관 사이의 분쟁을 조속히 마무리하여 교통사고 피해자의 적절한 진료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이 우리 대법원의 기본적 입장이다(대법원 2019. 7. 4. 선고 2018다304229 판결). 또한 우리 대법원은 보험회사가 심평원의 심사결과에 대해 심의회에 심사청구를 하지 아니하고 진료수가를 지급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지급청구가 진료수가기준을 부당하게 적용한 것이라는 등의 이유를 들어 의료기관에 지급한 금원의 반환을 구할 수 없고, 비록 그것이 당초 진료수가의 인정 범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진료수가에 대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라고 했고(대법원 2015. 3. 20. 선고 2012다88945 판결 등 참조), 심의회의 심사결정을 통지받은 당사자로서는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심사결정의 내용과 양립할 수 없는 취지의 소를 제기함으로써 심사결정에 불복할 수 있으며 그와 같은 소가 제기되면 심사결정은 아무런 법적 구속력을 발생시키지 않는다고 해석된다고 했으며(대법원 2008. 10. 20. 선고 2008다41574, 41581 판결 등 참조), 심평원이 확정된 진료수가를 변경하는 심사결정을 하고 이를 당사자에게 통보했다고 하더라도 그 심사결정 내지 통보가 당사자에게 법적 구속력을 가진다고 볼 수도 없다고 했다(대법원 2019. 7. 10. 선고 2017다268326 판결). 지금까지 설명드린 관련 대법원 판결의 취지에 따르면, 심평원의 심사결과로 보험회사에서 진료수가를 의료기관에 지급한 이후에는 그 액수에 합의한 것으로 간주되는 효력이 발생하므로 사후적인 심평원의 현지확인심사로써 기존 심사결과를 변경해 진료수가를 삭감할 수 없고 삭감 조치를 하더라도 이는 당사자 사이에 법률적 효력이 없다. 아울러 미지급 부분에 대한 삭감이 부당하다는 의견일 경우 의료기관으로서는 심의회에 심사청구를 하여 부당하게 삭감되었음을 다퉈야 하고 구제받지 못할 경우 보험회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결국 S원장으로서는 2023년 8월분 및 9월분 진료수가 청구 부분에 관하여는 합의 간주되었음을 내세워 각 보험회사의 진료비정산요청을 거절하고 필요할 경우 보험회사를 상대로 소제기를 하는 등 민사상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더불어 2023년 10월분 진료수가 청구 부분에 관하여는 심의회에 심사청구를 하여 부당하게 삭감되었음을 다퉈야 할 것이고 심의회 심사결정으로 이를 구제받지 못할 경우 그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보험회사를 상대로 소를 제기하여 민사적으로 해결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268)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蔡仁植 先生(1908〜1990)은 동양철학 연구를 한의학에 접목시킨 위대한 현대의 儒醫이며, 한의학 교육자다. 어려서부터 四書三經을 배우고 동양학문 전체를 섭렵하면서 天文, 地理, 醫藥, 卜筮, 兵農律曆을 연구하게 됐다. 특히, 동양철학은 청주의 박성암 선생에게서 배웠다. 24세가 되던 해에 한의학의 연구를 시작해 『素問』, 『靈樞』, 『醫學入門』, 『東醫寶鑑』, 金元四大家 醫說 등을 순서대로 공부하면서 의학적 견해를 쌓아나갔다. 해방 이후에 대전에서 개업을 한 후 다시 서울에 올라와 활동하면서 동양의학대학 강사, 부교수, 한의학과장, 부속병원원장 등을 역임했고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이후로는 교수로 학생을 지도했다. 1969년에 채인식 교수는 대한한의학회지 제6권 1호에 「한국의학의 연구 발전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한다. 그는 이 논문에서 한의학의 연구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를, ㈎한의학의 기초지식을 토대로 연구해야 한다는 입장 ㈏고전적 한의학을 현대적 술어로 번역해 연구해야 한다는 입장 ㈐한의학의 논리에 대해 회의적 태도로 현대의학의 논리가 제일의 방안이라고 주장하는 입장 ㈑삼사천년의 역사를 가지고 온 고대의학은 미신이고 오직 사상의학만이 한국의학이라 주장하는 입장 ㈒한의학의 생리나 병리가 현대과학의 안목에서 긍정받지 못하니 한 개의 증후 위주인 치료의학으로 인정하여 황한의학의 연구방향을 위주하는 입장 ㈓한의학은 음양오행의 원리를 근간으로 하여 동양철학의 사유개념이 내포되었기 때문에 단순한 과학관으로만 연구할 수 없다는 입장 ㈔음양오행생극의 논법은 점술가의 말이므로 이런 논법을 배제하고서야 연구발전할 수 있다는 입장 ㈕오운육기의 논법이 한의학의 원리라 인정하는 입장 등으로 각종 견해를 정리했다. 그는 이 논문에서 과학화와 현대화의 맥락에서 痰飮의 연구에 대해서 아래와 같이 주장했다. “벌써 오랜 세월을 두고 과학화 현대화를 제창하여 오늘에 의학연구방향에서 이것이 무엇보다 급선무라고 이구동성으로 주장해왔으나 과학화나 현대화할 자료의 정리작업에는 10년 전이나 금일이나 뚜렷한 발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감을 느끼고 있다. 한 예를 들어 말하자면 십병 중에 아홉가지가 담의 관계란 말이 있다. 이 담이란 것의 생성 과정 및 병증의 변화과정에 대하여 한의학적인 근본논리를 정리해 그 정리된 자료를 가지고 과학의 방법 및 현대화의 방법을 주입하여 성공을 하든 못하든 연부방법을 추진해야만 될 줄 생각된다. 첫째, 한의학에서 말하는 담을 예로 들더라도 한의학적 논리체계를 세우는 기초작업이 소홀했기 때문에 즉 담에 언급된 고서의 한구절이나 또 두셋 낱말을 적기해 놓고 현대의 사고 개념 및 자기 나름 생각한 바로 가정하여 도대체 담이란 것이 무엇인지를 도저히 분간할 수 없게 나열하고 치방만을 열거하여 배치해 놓았다 하면 그것은 과학화하는 방법도 아니요 현대화의 작업도 못되는 동시에 한의학을 하는 데에 피상적인 영향을 줄지 모르나 그 내면의 진면목은 납득하지 못할 것이다. 생각되기도 한다. 본인은 과학화나 현대화를 하루 속히 이룩하자면 먼저 한국의학의 논리체계를 정리해야 하고 그를 수행함에 있어서는 옛 서적의 내용으로 정리해야 한다. 옛 서적을 정리하는 방법은 엄격한 분류 방식을 정해야 하고 그 분류된 부분은 능숙한 지식을 가진 자가 알기 쉽게 번역하여 공동의 광장에서 무자비한 비판을 거쳐 그 자료를 가지고 과학화하는 방법 또는 현대화하는 방법으로 추진시켜야 된다고 주장하고 싶다.” -
“한의사의 현대 진단의료기기 사용, 법리적 판단 근거 상 합리적”*편집자주 : (사)대한한의학회가 주최한 제22회 학술대상 시상식에서 임정태 교수(원광대학교)‧김주철 책임연구원(대한한의사협회 한의약정책연구원)가 작성한 ‘국민인식을 기초로 한의사의 현대 진단의료기기 사용 법제화 필요성에 대한 제언’이 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본지에서는 해당 논문의 저자인 김주철 책임연구원을 만나 수상소감 및 논문 작성 계기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김주철 책임연구원은 경영학 전공 후 국무총리실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서 근무했으며, 2017년부터 대한한의사협회 한의학정책연구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Q. 제22회 학술대상에서 우수논문상을 수상하셨습니다. 소감을 들려주신다면? A. 우리나라 한의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학회인 대한한의학회로부터 우수논문상을 수상하게 되어 너무 감사하고 기쁩니다. 무엇보다 대한한의사협회 소속으로는 최초로 이 상을 수상한 것으로 알고 있어 전에 받았던 어떤 상보다 영예롭게 생각합니다. Q. 이번 논문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A. 한의사의 현대 진단의료기기(X-ray, 초음파영상진단장치 등) 사용에 대해 국민 여론은 2015년부터 일관되게 긍정적으로 형성되어 있고, 한의사의 진료범위는 현대과학에 기반한 필수적 현대 진단의료기기 활용한 진료를 허용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학문의 기초원리, 교육과정 및 전문성 관점에서 한의사는 현대 진단 의료기기를 사용할 충분한 자격과 조건을 갖춘 의료인으로 한의의료행위를 결정하는 법리적 판단 근거인 사회통념에 비추어 한의사의 현대 진단의료기기 사용은 합리적이라는 것입니다. Q. 이번 논문을 작성하게 된 계기는? A. 초음파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의료기기 사용 확대를 위한 특별위원회에서 ‘한의사의 현대 진단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국민인식조사’를 추진하게 되었고, 제가 담당하여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국민인식조사 결과를 한 번의 기사 보도에 그칠 것이 아니라 입체적으로 분석하여 논문을 통해 평생 근거로 남길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마음에서 논문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논문을 작성하면서 가장 주안점을 두었던 것은 우리나라 현행법상 한의사와 의사의 업무구분 개념이 명시적으로 되어 있지 않고, 사안에 따라 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의해 결정되는데 이 판단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사회통념에 대한 개념과 판결문에서 인용 사례에 대해 심층적으로 알아보고자 과거 판례를 전수조사 한 점입니다. 사회통념은 한의사 초음파 허용 대법원 판결(2022.12.22.)에서도 한의사의 진단용 의료기기 사용의 새로운 판단기준으로 판시했습니다. 그리고 논문을 작성하면서 한의사 현대진단의료기기 사용에 대해 직역 간의 갈등이 첨예하다보니 제 주장에 대한 정당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유려한 문장보다는 객관적이며 치밀하고 설득력 있게 쓰려 노력했습니다. Q. 논문 작성에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다고 들었습니다. A. 제가 평소 좋아하고 존경하는 분들이 논문에 참여해주셨습니다. 국민인식조사부터 논문 작성까지 아낌없는 응원과 지원해주신 대한한의사협회 황병천 수석부회장님·황민기 부회장님을 비롯해 하베스트 해외사업팀장이자 버지니아 통합한의대학원 이승민 교수님, 한국한의학연구원 경영전략팀 이은희 박사님, 원광대학교 임정태 교수님(교신저자) 등 한의계 발전을 위해 항상 애쓰시는 너무나도 훌륭하신 분들입니다. 그리고 지면을 빌려 한의정책에 대해 넓은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항상 도움주시는 동신대학교 김동수 교수님께도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Q. 대한한의사협회 한의약정책연구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데, 연구원과 맡고 계신 업무 등에 대해서도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저보다는 한의약정책연구원을 알리고 싶습니다. 한의약정책연구원에서는 △대내외 정책연구용역 수행 △국내외 의료정책 동향 파악 및 정보수집·분석 △정책포럼 및 세미나 개최 등 많은 사업을 수행하고 지원하고 있으며, 그간의 사업수행에 대해 대한한의사협회 홈페이지에서 연구결과물과 통계자료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최근 코로나19 비상사태에서도 진단과 치료에 있어 한의사가 제도적 차별과 배제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감염병에서의 한의사 역할 확대를 위해 ‘한의약 감염병 대응방안 마련 연구’를 수행하였으며, 연구결과물을 토대로 주저자로 ‘감염병 예방 및 관리를 위한 한의사의 역할과 정책적 과제’ 논문을 게재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올해는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한의계 대응 방안 연구’, ‘지속성장형 한의약 미래상 수립 연구’ 등을 계획 중에 있습니다. 이렇듯 한의약정책연구원은 늘 현안에 밀접하게 대응하고 있으며, 한국의료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미래 지향적인 연구에 힘쓰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의약정책연구원을 따뜻한 눈으로 관심 갖고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제가 몸담았던 과학기술계에서는 ‘벽돌 한 장 쌓는다’라는 표현을 종종 사용합니다. 벽돌 한 장 한 장 쌓여 큰 건축물을 만들 수 있는 것처럼 본인이 하고 있는 연구 하나하나 모여 큰 집을 이루듯이 저는 오늘도 내일도 벽돌 한 장씩 쌓아 튼튼하고 근사한 집을 짓고 싶습니다. 그리고 우수한 인재들이 한의약정책연구원에 유입되고 오랫동안 근무할 수 있도록 처우도 연구자 정서에 부합되도록 지속적으로 개선되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갑진년(甲辰年) 새해 좋은 출발을 알리는 상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드리며, 한의약이 청룡처럼 비상할 수 있도록 더 좋은 연구로 보답하겠습니다. -
“위기를 모르고 있는 게 제일 무서운 거지”김은혜 치휴한방병원 진료원장 <선생님, 이제 그만 저 좀 포기해 주세요> 저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한의사로서의 직분 수행과 더불어 한의약의 선한 영향력을 넓히고자 꾸준히 저술 활동을 하고 있는 김은혜 원장의 글을 소개한다. 언젠가 환자로부터 가슴 아픈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당시로부터 수년 전에 한 의료기관(어떤 분야인지는 밝히지 않음)으로부터 ‘당신의 나이와 질환명 상 돈이 크게 되지 않으니 입원은 힘들다’라는 식의 통보를 받은 적이 있다는 말이었다. 물론 환자의 말을 표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에 어폐가 있고, 비슷한 뉘앙스의 말을 전한 해당 기관의 마음도 이해를 못 하는 바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그 말을 들은 지 몇 년이 지났음에도 그 후로 어떤 병원을 가든지 간에 문턱을 넘는 매 순간마다 뇌리를 스친다고 말하는 환자의 씁쓸한 표정이 아직도 생생하다. “요즘 정말 힘들다, 진짜 위기인 것 같다” 의료계를 벗어나서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결국 그들마다 하는 고민이 대부분 꽤 비슷하다고 느낄 때가 많다. 그중에서도, 요즘에는 어떤 영역이든 간에 ‘요즘은 정말 힘들다. 지금이 진짜 위기인 것 같다’라고 말하지 않는 곳이 드문 것 같다. 그렇게 한 모임에서 누가 누가 더 고군분투하고 있냐는 자조적인 경쟁 아닌 경쟁을 하는 모양새로 왁자지껄하게 떠들고 있었다. 농담 섞인 진담을 주고받으며 여느 흔한 사적 모임과 같이 서로 간 조언을 나누던 중, 최근 몇 년째 부르는 게 값이라고 칭송받는 영역에서 일을 하는 지인의 한마디에 모두가 입을 합 다물었었다. “너네처럼 그 업계 자체가 위기인 걸 알고 있는 상황에서는 아직 괜찮은 거야. 코앞에 닥친 위기를 과거의 영광에 취해 여태 모르고 있는 게 제일 무서운 상황인 거지. 우리처럼.” 클리셰적인 위기론이었음에도, 소위 제일 잘 나가고 있는 지인이 그런 말을 하니 감회가 새로웠고 지난 기간 우리가 겪어온 변화와 지금의 행보를 새삼 돌아보게 되었다. 예후와 대비 방안이 구체적인 공약으로 제시 원고를 작성하고 있는 시간을 기준으로, 며칠 전부터 협회장 선거 운동이 시작되었다. ‘선거’라는 특성상 발생할 수밖에 없는 갈등들은 거두절미하고, 개인적으로 우리의 선거에 이렇게 건설적인 토론이 가능하고 다양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공약들이 상이하게 나온 지금이 얼떨떨할 정도로 감격스럽다. 한 의학적 치료가 제도권에 들어간다는 것에 이득이 분명한 만큼, 어떤 분야에서는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 아주 옛날의 어느 순간에는 이러한 저울질이 분쟁적 사담의 수준에서 끝났던 시절이 있었는데, 작금에는 이에 대한 예후와 대비 방안이 구체적인 공약으로 제시되고 있는 분위기가 꽤 달갑다. 그뿐만 아니라 고질적인 세대 간 격차를 따져가며 너네 세대와 우리 세대를 나누지 않고 궁극적인 ‘미래 먹거리’를 좇아가자는 내용들도, 작년에 일었던 많은 긍정적인 변화들의 파급력 덕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모종의 마음과 거듭 저울질을 해야 하는 숙명 의료계를 포함하여 어떤 영역이든, 자본주의 사회에 속해있는 이상 매출에 대해 연연하지 않을 수가 없고, 당연히 아주 중요한 부분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어떤 면에서는 역설적이게도, 매출에 대한 노골적인 욕망을 드러내는 것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의료계라면, 매출과 비례적이기도, 반비례적이기도 한 모호한 관계를 가지는 것이 결국은 환자의 안녕이라는 전제가 있으므로, 끊임없이 모종의 마음과 거듭 저울질을 해야 하는 숙명도 있다. 그럼으로 몰아치고 있는 변화 속에 우리의 숙명과 사명을 결코 잊지 않았으면 한다. 작년의 변화와, 올해의 계승과, 앞으로의 발전이 우리의 미래 먹거리, 사업적 가치적 측면을 위함 보다 더 나아가서 궁극적으로 국민의 건강에 대한 가치 상승을 위함임을 새기며 지금의 흐름을 유연하고 유의미하게 잘 다듬어냈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
- '정리는 끝이 없어'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