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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후 부모님이 챙겨주시던 한약 떠올라”[한의신문=주혜지 기자]강원 정선군의회에서 한의원 이용에 따른 산후조리비를 지원하는 ‘정선군 산후조리비 지원 조례’가 제정됐다. 본란에서는 이 조례안을 대표발의한 조현화 의원을 만나 한의의료를 산후조리비 지원 범위에 포함시킨 계기 및 기대효과 등을 들어봤다.<편집자 주> 조현화 의원(정선군 의회) Q.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 A. 안녕하세요. 정선군의회 제8대 및 제9대에 걸쳐 의정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조현화 의원입니다. 지면을 통해 한의신문 독자 여러분께 인사드리게 돼 반갑습니다. Q. 정선군 산후조리비 지원 조례를 발의한 계기는? A. 우리 정선군은 정부의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이 본격화한 1989년 이후 폐광의 영향으로 인구 감소에 직격탄을 맞은 지역입니다. ‘교통오지’라는 오명과 열악한 생활 인프라로 인해 지역민들이 타 지역으로 급속히 빠져나가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89개 인구감소지역 중 한 곳으로 지정됐습니다. 2023년 대한민국 합계출산율이 0.72명이라는 초유의 숫자만큼이나 우리 지역도 출생아 수가 줄어 2021년 127명, 2022년 93명, 2023년 93명으로 100명대가 무너졌습니다. 갈수록 심화되는 저출산 현상을 예방하고 출산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대부분의 산모가 이용하는 산후조리원 등 산후 관리 목적의 비용을 지원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 생각했습니다. 더구나 우리 지역은 관내에 산부인과, 분만실, 산후조리원 등 임신·출산 관련 시설이 없어 타지역으로 원정 다닐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도시 임산부보다 더 많은 경제적 비용을 감수하고 아이를 낳아야 하는 실정입니다. 산후조리비 지원이 정선군의 마을마다 아이 울음소리를 되찾기 위한 작은 출발점이 되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입니다. Q. 산후조리비 지원 범위에 한의원을 포함한 이유는? A. 앞서 말씀드렸듯이 우리 지역에는 산후조리원이 없습니다. 대부분 산모가 산후조리원 이용을 염두에 두고 산부인과 진료를 다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첫째 아이 돌봄, 조리원 생활의 답답함, 원거리로 인한 불편 등 여러 개인적인 이유로 산후조리원을 선택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산후조리원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기에 지원 범위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고, 출산 후 산모의 부모들이 주로 챙겨주던 한약이 떠올랐습니다. 질병으로 인한 약 처방과는 다르게 출산으로 인해 기력이 많이 허해졌을 때는 한의원을 많이들 찾으니까요. Q. 조례 발의에 있어서 특별히 고민됐던 부분은? A. 아무래도 우리 군은 생활 인프라가 많이 부족합니다. 산모들에게 도움이 되는 시설들이 도시보다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지원 범위를 정하는 것이 꽤 어려웠습니다. 또한 출산가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만큼의 지원 금액을 산정하고 싶었으나 재정 여건상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것도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Q. 조례 시행 이후 기대효과는? A. 사실 산후조리비 지원으로 갑자기 출생아 수가 늘거나 하지는 않을 겁니다. 대부분의 지원사업이 출산율을 높이는 데 성공하지 못한 것과도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고, 이 조례는 그런 환경을 조성하는 준비 단계라고 보시면 됩니다. Q. 정선군 주민들의 반응은? A. 예비부모 분들께 호응이 좋습니다. 물론 작년에 출산한 부모로부터는 진작에 하시지 그랬냐는 아쉬운 소리도 듣긴 합니다만... 출산으로 인해 육체적·정신적으로 힘든데 일부나마 재정적인 지원을 받게 되니 깜짝 선물을 받는 것 같다고 하시는 분도 계시고, 다른 시·군에서 이미 하고 있는 사업인 걸 아시는 분들은 우리 군도 드디어 하게 돼서 다행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앞으로도 지방소멸이란 화두가 쉽게 해결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여러 요인들이 원인이겠지만 우리 지역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안들을 계속해서 연구할 계획입니다. 특히 출산뿐만 아니라 영유아 보육환경, 교육, 청년 정책 등 생애주기에 따른 맞춤형 사업들에 대한 정책을 마련하고 싶습니다. Q. 구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A. 한의학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대체의학 분야 중 하나로 알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는 서양의학으로는 개선이 곤란한 질환과 증상에 대해 대체의료가 적극 병용된 통합의료를 시행하고 있는 점을 볼 때, 우리나라에서도 현재 연구 중인 한의학의 표준화·과학화를 통해 1차 의료에서의 역할 확대를 기대해 봅니다. Q.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우리 정선군은 2018 동계 올림픽 경기 당시 사용하던 케이블카가 있습니다. 올림픽 경기 후 원상 복원을 이유로 철거할 계획이었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 중입니다. 훼손됐던 슬로프 복원을 위해 우리 군에서는 국가 정원 유치에 사활을 걸고 가리왕산 케이블카를 운영 중이니, 우리 군에 방문해 즐거운 추억을 많이 많이 만드시길 바랍니다. -
사업용 차량 세무처리… 리스, 렌트, 할부 중 무엇이 유리할까?김조겸 세무사/공인중개사 (스타세무회계/스타드림부동산) 친한 원장님이 이번에 사업용 차량으로 G80을 구입했다고 하는데, 나는 포르쉐를 구입해도 될까? 리스, 렌트, 할부, 현금 중 어떤 방법으로 차량을 구입해야 더 유리할까? 사업을 운영하다 보면 자동차가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이번호에서는 사업용 자동차를 어떻게 구매해야 절세가 되는지, 또 어떻게 경비처리가 되는 구조인지에 대한 의문을 풀어보고자 한다. 먼저, 우리가 이용할 차량의 종류를 크게 2가지로 구분해 생각해야 한다. 첫째 차량의 종류를 ‘업무용 승용차’라고 정의해 보자. 세법에서는 개별소비세가 과세되는 차량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승용차들이 이 경우에 해당된다고 보면 된다. 둘째 차량의 종류를 ‘영업용 화물차’라고 구분해보자. 세법에서는 앞에 설명했듯이 차량들과 달리 구입할 때 개별소비세가 과세되지 않는 차량들이다. 대표적인 예시로 경차, 9인승 이상 카니발이나 스타리아 같은 차량, 포터와 같은 화물차가 여기에 해당된다. 다음으로 생각해볼 문제는 바로 종합소득세 신고할 때 경비처리 방법의 차이다. 앞서 얘기한 영업용 화물차의 경우에는 경비처리할 때 한도가 없이 전부 차량유지비가 경비에 반영된다. 또한 업무용 승용차인 경우에는 차량 1대당 기본 한도 1500만원에 업무용 운행비율에 따라 추가 인정을 받게 된다. 차량경비 처리에 한도가 정해져 있다라고 이해하면 된다. 그렇다면 리스, 렌트, 할부 중 어떤 방법으로 사업용 차량을 이용해야 가장 절세에 유리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세 방법 모두 세법상 한도가 동일하게 1500만원이 적용되기 때문에 유불리가 없다가 정답이다. 단, 일시불·리스·렌트·할부가 있는데, 업무용 승용차일 때는 각 1500만원이라는 한도가 동일하지만, 어떤 방법으로 차량을 구입할지는 세무처리와 연계해서 각자 사정에 따라 유불리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 먼저 현금이나 할부로 구입하는 건 내 명의로 구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감가상각비라는 항목으로 매년 최대 800만원 한도로 경비처리를 해주는데, 주로 5년 이상 10년 장기간으로 타는 경우 차량 구입가액만큼 전부 경비처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차를 한번 사면 오래 탄다고 한다면 이렇게 현금이나 할부로 사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 리스와 렌트는 각각 리스료 또는 렌트료라는 개념으로 경비처리가 되는데, 리스는 돈을 빌리는 것이고, 렌트는 차량을 빌리는 형태다. 명의는 각각 리스회사나 렌트회사지만, 리스는 돈을 빌리는 것이라서 대출이 개인신용정보에 반영되기 때문에 신용점수에 불리할 수 있다. 또한 리스는 차량보험을 따로 가입해야 하는데, 렌트는 차량보험을 따로 가입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차이점이다. 자동차 리스의 장점은 운전자 개인의 보험 경력이 유지되고, 일반 차량과 동일한 번호판 사용이 가능하며, 초기 비용 없이 실행가능하고, 계약만료 후 차량 반납이 가능하기 때문에 차량을 5년 미만으로 이용하는 경우에 많이 선호되는 방법이다. 하지만 단점으로는 운용리스인 경우 리스비용이 이자비용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최근과 같이 금리가 높은 시기에는 비용부담이 더 높고, 주행거리 제한이 있다거나 보험료를 계약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자동차 렌트의 장점으로는 자동차세나 취등록세 등 부담이 렌트회사에 있고, 렌트계약이기 때문에 대출 형태가 아니라 신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다르다. 렌트의 경우 보험료 같은 유지비용까지 렌트료에 포함돼 있어 따로 신경쓰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인 반면 운전자 개인보험 경력이 단절되고, ‘허’나 ‘하’로 렌트회사 번호판으로 사용된다는 것이 주요 단점이다. 이렇게 차량이 내 명의일 때는 감가상각비라는 항목으로, 렌트나 리스일 때는 리스료나 렌트료와 같은 임차료 형태로 차량 경비가 발생하는 것이고, 각각 장단점이 있어 자신의 사정에 맞게 선택해야 한다. 지금까지 추천해드린 가이드라인을 정리하자면, △차량을 장기간 탈 예정이고, 현재 통장의 자금사정에 여유가 있으며, 원장님이 직접 타는 차량일 때는 주로 자가나 할부로 진행 △차량을 짧게 3∼5년 이내로 타고 다른 차량으로 교체 예정이거나, 현재 통장의 자금 사정에 여유가 없어 매달 납부하는 것이 더 유리한 경우, 주로 고가 차량인 경우에는 리스로 진행 △주로 직원용 차량이거나, 단기간으로 이용할 예정인 경우에는 렌트로 이용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업무용승용차 경비처리 꿀팁으로 업무용 승용차 운행일지를 작성하는 것을 추천드린다. 만약 업무용 승용차 운행일지를 하나도 작성하지 않았다면, 차량 관련 비용을 1500만원까지 밖에 인정받을 수 없지만, 업무용 승용차 운행일지를 작성했다면 업무용 승용차 관련 비용이 1500만원을 초과하더라도 업무용 사용비율에 따라 더 많은 비용을 인정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GPS 기반으로 자동으로 운행일지를 작성해주는 모바일앱 등이 있으니 활용해보길 권해드린다. 또한 업무용 승용차에 대해서는 임직원 전용보험에 가입해야 하는 강제 규정이 있다. 최근에는 세법이 개정돼 2021년 이후부터는 성실신고 확인대상 개인사업자와 전문자격사의 경우 2번째 차량부터 업무전용보험가입이 의무화됐고, 2024년 이후부터는 모든 복식부기의무자에 대해서도 업무전용보험을 가입하도록 하고 있어, 각자의 사정에 맞는 차량 구입방법을 잘 선택해 절세혜택을 꼭 챙겨보길 바란다.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269)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趙世衡 先生(1926〜2004)은 사암침법, 고전침 수기법과 임상처방 정리의 외길을 걸어온 한의학자로서 만학의 나이로 경희대 한의대 13기로 졸업해 한의사로 활동했다. 그는 재학시절 동의임상처방집편찬위원회를 조직해 대표로 활동하면서 후에 1971년 『동의 새 임상처방학』이라는 작품을 만들어내는데 솔선하였다. 조세형 선생은 1987년 『醫林』 제181호에 「熱痰에 對한 治驗例」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한다. 이 논문에서 그는 58세된 부인의 증상을 熱痰으로 판별하여 치료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58세된 부인이 내원하여 호소하는데 처음에는 어리둥절해서 판별하기가 어려웠다. 그 증상들을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 36세 때 집에서 출산을 했는데, 신생아가 가사상태가 되어 산모가 놀라서 한기가 나기 시작하였다. 2일 후에 背部에 손바닥만하게 炭 같은 것이 눌리는 것 같더니 2개월 후에는 全腰部가 아프면서 결리고 이것이 손으로 돌아오면 손바닥에서 열이 불같이 나더라는 것이다. 약간 덜하다가는 다시 이런 증상이 오는데 봄과 가을에 더하고 여름과 겨울에는 덜하다. 손바닥에 불같은 열이 나는 것이 덜해지면 허리가 아프고 이 증상 다음에는 臍下痛이 오고 또한 이것이 덜해지면 膝痛이 와서 행보를 못하고 다시 이 증상이 없어졌다 나타난다고 한다. 이와 같은 증상이 계속되던 중 50세에 신경 쓰이는 일이 많아서 처음에 喉頭部에 머리카락이 걸려 있는 것 같다가 혀가 갈라지고 혓바늘이 나면서 헤지고 口乾이 온다. 덜하다가도 하복통이 오고 手掌熱이 나타나다가 요통으로 변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56세가 된 여름부터는 안면, 頸項, 後頭部에 열감이 상충하면서 어깨가 빠지는 듯도 하고 때로는 심하부가 손도 못대게 아프기도 하고, 이 증상이 없어지면 腰背部, 肩部까지 뻗치며 후두부까지 있다고 한다. 이 증상이 소실되고 숨을 겉으로 내뿜을 때는 肌肉瞤動하면서 上肢瘙痒도 오며 이것이 또 덜하면 臍下痛이 생기면서 小便不利가 오고 다시 상초로 올라가서 안면, 경항, 후두부에 열통이 오면 소변이 시원하게 나온다고 한다. 종합병원에 가서 소변검사 등 제검사를 해도 별 이상이 없다고 하였으며 23년간 이런 증상에 시달려서 여러 의원을 찾아봐도 병명과 원인을 못 밝혀냈으며 백약이 무효였다고 한다.” 조세형 선생은 위의 58세 부인 환자의 증상을 진단하면서 “통증이 돌아다니면서 아프니까 痰이 아니겠는가고 생각되었다”고 실마리를 풀어나갔다. 또한 “증상에 열증을 겸한 것도 같고 특히 手掌熱은 心熱이라고 볼 때 그 윤곽이 잡혀가는 것 같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진단의 실마리를 『醫學入門』과 『東醫寶鑑』에서 찾았다. 『의학입문』의 “痰은 津과 血로 이루어진 것으로 氣를 따라 승강하므로 기혈이 조화하면 잘 流行하여 모이는 일이 없지만 內傷이나 外感이 되면 그 流行이 津이 막혀서 逆行하여 병이 된다”는 논술과 『동의보감』의 王隱君의 痰論의 내용을 꼽았다. 조세형은 이어서 痰의 寒熱을 “熱痰은 火痰으로 煩熱, 燥結하여 面目이 烘熱하고 혹 眼爛, 喉閉, 癲狂, 嘈雜, 懊惱, 怔忡하고, 寒痰은 冷痰으로 骨痺, 無熱하고 色深靑黑한다”고 주장하였다. 조세형 선생은 熱痰의 증상이 20년이나 경과하여 58세까지 이어졌기에 虛證으로 판단하여 虛而有火者에게 쓰는 大調中湯(인삼·백출·백복령·천궁·당귀·생지황·백작약 각 4g, 황련·감초 각 3g, 과루인·반하 각 4g)을 20첩 투여하여 뻐근하게 아프면서 돌아다니는 것이 경감되면서 열감이 덜해지고 점차 호전되었다. -
“세상에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하는 한의사가 되고 싶어요”[한의신문=강환웅 기자] “이번에 제출한 논문은 석사학위 주제로 진행한 프로젝트로, 지난해 10월 출판되기까지 3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됐습니다. 그동안 많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대한한의학회에서 주는 좋은 상까지 받게 돼 더욱 기쁘고, 연구를 계속 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신 교수님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대한한의학회 미래인재상 시상식에서 미래상을 수상한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윤다은 학생은 수상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이번에 논문 부문 미래인재상에 제출한 논문은 ‘다양한 용량의 체성 및 시각 침 자극에 대한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연구’로, 침을 침습적(체성감각적) 요인과 시각정보를 활용한 비특이적(인지적 요인) 요인의 두 가지 modality로 제시하면서 자극의 세기를 증가시켜 용량을 늘렸을 때, 침감이 느껴지는 정도 및 관여하고 있는 뇌의 영역이 무엇인지를 자기공명영상 기법으로 측정한 연구다. 특히 이 논문은 지난해 10월 ‘Cerebral Cortex’지에출판되기도 했다. 윤다은 학생은 이번 연구를 시작한 계기에 대해 “경혈학 분야에서 침의 용량에 관한 주제에 인간의 뇌, 행동 및 인지의 관계를 연구하는 분야인 인지 신경과학을 접목한 연구를 구상하던 중 경희대에서 수행한 GutBrain axis 프로젝트에 연구원으로 참여하게 되면서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24명의 건강한 피험자들을 대상으로 fMRI를 촬영하면서 6가지 조건의 침 자극을 받고 각 침 자극의 득기감 정도를 0부터 10까지 숫자로 평가했으며, 침-특이적 요소를 측정하기 위해 피부를 뚫는 체성 침(Somatic Acupuncture·SA), 비특이적 요소를 측정하기 위해 침 맞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보여주는 시각 침(Visual Acupucnture·VA)을 고안하고, 두 종류의 침을 자극의 세기를 달리해 세 가지 용량으로 제시했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fMRI 촬영 여건을 꼽은 윤다은 학생은 “경희대에서 가장 가까운 고려대 뇌영상센터에서 fMRI촬영을 했었는데 fMRI를 사용할 수 있는 장소와 시간이 모두 상당히 제한적이다 보니, 실험 일정을 맞추거나 갑자기 기계에 문제가 생기는 등의 경우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어려움에도 지속적으로 진행한 연구를 통해 체성 침과 시각 침 모두 자극이 더욱 강할수록 득기감이 더 크게 나타나는 한편 혼합 분산 분석 및 사후 분석을 통해 세 가지 침의 용량에 유의한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뇌영상 분석 결과 높은 용량의 체성 침은 전·후 뇌섬엽과 이차 체감각피질을 포함한 감각운동 처리 영역에서 더 큰 활성을 보였고, 높은 용량의 시각 침은 V5/ MT+ 영역과 후두피질(occipital cortex)을 포함한 시각 처리 영역에서 더 큰 활성을 보인 것도 함께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관련 윤다은 학생은 “이번 연구를 통해 체성 침 및 시각 침에서 모두 자극의 세기가 더 강한 높은 용량일 때 정신물리·생리학적 반응이 더욱 크게 나타난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는 침의 반응이 침-특이적 및 비특이적 요소의 용량에 의해 조절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향후 침의 용량과 관련한 개인 맞춤형 침 치료 방식을 결정하는데 기여할 수 있고, 더불어 한의학과 인지신경과학을 접목한 연구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침의 특이적 효과뿐 아니라 비특이적 효과에 대한 신경학적 메커니즘을 밝히는데 기여했다는데 이번 연구의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윤다은 학생은 앞으로 한의학의 미래를 이끌어갈 한의학도로서 한의학이 한층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연구와 교육의 내용 및 환경의 개선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된다고 밝히며, 앞으로 세상에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하는 한의사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이와 함께 윤다은 학생은 “최근 연구비가 삭감이 많이 됐는데, 앞으로도 좋은 연구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이같은 어려움이 잘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앞으로도 보다 많은 학생들이 임상 이외에도 연구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갖고 동참하는 학생들이 많아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서 병용 치료제로 중성약 사용 ‘효과적’[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의 ‘근거중심한의약 데이터베이스’ 논문 중 주목할 만한 임상논문을 소개한다. 한창우 부산대학교한방병원 한방내과 KMCRIC 제목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NAFLD)에 대한 중성약(Chinese patent medicine)의 효과. 서지사항 Xu Y, Wang Y, Gou XJ, Wang M. Comparative Efficacy of Chinese Patent Medicines for Clearing Heat and Dampness in the Treatment of NAFLD: A Network Meta-Analysis of Real-World Evidence. Evid Based Complement Alternat Med. 2022 Jul 31;2022:4138555. doi: 10.1155/2022/4138555(2021 IF 2.650). 연구 설계 · 공통 대조군 간접 비교 방법으로 수종의 중성약을 비교 분석하는 네트워크 메타분석. · 화학 약품(chemical drug) 투여군을 대조군으로 하고, 중성약(Chinese patent medicine) 중 하나가 대조군 중재와 함께 병용 투여된 그룹을 시험군으로 하는 무작위 대조 연구들을 대상으로 했음. * chemical drug은 conventional medi cines(western medicines)을 지칭하는 것으로 판단되며, 양약 또는 기존 치료제 등으로 표기하는 것도 고려했으나, 화학 약품이 원문의 의미에 가장 적합한 단어로 생각됨. 연구 목적 빅데이터와 실제 임상 데이터(real-world data)를 결합해 화학 약품(chemical drug)과 병용 투여 시 중성약(Chinese patent medicine)의 임상 효능을 평가하고 합리적인 약물 선택을 위한 추가 근거를 제공하는 것. 질환 및 연구대상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NAFLD). 시험군 중재 대조군 중재와 함께 중성약(Chinese patent medicine)이 병용 투여됨. 투여된 중성약은 大黄利胆囊(Da-Huang-Li-Dan capsule·DHLD), 胆宁片 (Dan-Ning tablet·DN), 当飞利肝宁胶囊(Dang-Fei-Li-Gan-Ning capsule·DFLGN), 强肝胶囊(Qiang-Gan capsule·QG) 및 化滞柔肝颗粒(Hua-Zhi-Rou-Gan granule·HZRG). 대조군 중재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에 투여되는 기존 치료제에 해당하는 화학 약품들. 스타틴계 고지혈증 치료제, 소염제, 경구 혈당 강하제 및 영양제가 포함됐으며, 스타틴계 고지혈증 치료제로는 주로 아토르바스타틴(atorvastatin), 심바스타틴(simvastatin) 및 로수바스타틴(rosuvastatin)이 단독 또는 병용 투여됨. 평가지표 · 일차 평가지표: 임상 유효(유효 또는 유효하지 않음). · 그 외 평가지표: 알라닌아미노기전달효소, 아스파트산아미노기전달효소, 총 콜레스테롤 및 트라이글리세라이드. · 치료법 사이의 비교우위는 누적 순위 확률 곡선 하 면적(the surface under the cumulative ranking·SUCRA)을 계산하여 비교했음. 주요 결과 1. 화학 약품(chemical drug)들과 병용 투여됐을 때 大黄利胆囊, 胆宁片, 当飞利肝宁胶囊, 强肝胶囊 및 化滞柔肝颗粒이 모두 임상 유효율을 통계적으로 의미있게 개선시켰다. 2. 치료법 사이의 비교우위 순서는 胆宁片(SUCRA: 81.8%), 当飞利肝宁胶囊(SUCRA: 74.9%), 大黄利胆囊(SUCRA: 61.1%), 化滞柔肝颗粒(SUCRA: 56%), 强肝胶囊(SUCRA: 25.9%)이었다. 3. 알라닌아미노기전달효소 감소 효과에서는 胆宁片이 최선의 중성약이었고(SUCRA: 85.5%), 아스파트산아미노기전달효소 감소 효과에서는 当飞利肝宁胶囊이 최선의 중성약이었으며(SUCRA: 83.6%), 총 콜레스테롤 및 트라이글리세라이드 감소 효과에서는 化滞柔肝颗粒이 최선의 중성약이었다(SUCRA: 87.1%, 및 79.9%). 저자 결론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에서 병용 치료제로 중성약(Chinese patent medicine)을 사용하는 것은, 혜택을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이고 효과적인 중재일 수 있다. 특히 胆宁片이 화학 약품(chemical drug)과 함께 투여됐을 때, 임상 유효율 및 그 외 지표들에서 가장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KMCRIC 비평 이 연구에서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Non-al coholic fatty liver disease·NAFLD)에 사용되는 중성약(Chinese patent medicine)들의 임상 효능을 평가하고, 합리적인 약물 선택 근거를 제공하기 위해 네트워크 메타분석을 시행했다. 기존 치료제에 해당하는 화학 약품 투여군을 대조군으로 하고, 시험군으로는 대조군 치료에 더해 중성약을 투여한 무작위 대조 연구들을 포함했다. 화학 약품 투여군을 공통 대조군으로 하는 간접 비교 방법으로 분석을 진행했고, 중성약들 간의 비교우위는 누적 순위 확률 곡선 하 면적(the surface under the cumulative ranking·SUCRA)[1]을 계산하여 비교했다. 평가 대상이 되었던 다섯 가지 중성약 모두 일차 지표인 임상 유효율을 유의하게 개선했으며, SUCRA 값에 따른 비교우위 순서는 胆宁片 > 当飞利肝宁胶囊 > 大黄利胆囊 > 化滞柔肝颗粒 > 强肝胶囊 이었다. 따라서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에서 기존 치료와 병행해 일부 중성약을 함께 투여하면 치료율을 더 높일 수 있으며, 특히 胆宁片을 병용 투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이 연구 결과를 해석하는 데에는 몇 가지 제한 사항이 있다. 우선 포함된 연구들의 방법론적 품질이 낮아 bias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대조군들에 적용된 화학 약품(chemical drug)에는 포함된 연구에 따라 상이한 기존 치료제가 적용됐다고 했는데, 화학 약품으로 명명할 수 있다는 점 이외에는 유사성을 뒷받침할 다른 근거가 제시되어 있지 않다. 공통 대조군에 포함된 여러 집단들에 대해 효능 크기가 서로 다른 처치들이 적용됐다면 비교우위 결과가 부정확할 수 있다. 한편, 일차 평가변수로 사용된 ‘임상 유효’라는 지표는 중의학 이외의 의료 집단에서 사용례를 찾기 어렵고, 본 연구에서 개념 정의도 제시되지 않아 연구 결과의 임상적 해석이 명확하지 않은 점도 아쉽게 느껴진다. 중성약과 조제 구성이 유사한 한약처방에 대해서도 비슷한 효능과 우선순위를 가정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이 연구의 제한 사항을 보완할 만한 충분한 관련 임상연구가 우선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참고문헌 [1] Mbuagbaw L, Rochwerg B, Jaeschke R, Heels-Andsell D, Alhazzani W, Thabane L, Guyatt GH. Approaches to interpreting and choosing the best treatments in network meta-analyses. Syst Rev. 2017 Apr 12;6(1):79. doi: 10.1186/s13643-017-0473-z. https://pubmed.ncbi.nlm.nih.gov/28403893/ KMCRIC 링크 https://www.kmcric.com/database/ebm_result_detail?cat=SR&access=S202207102. -
내과 진료 톺아보기⑦이제원 원장 대구광역시 비엠한방내과한의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한방내과 전문의인 이제원 비엠한방내과한의원장으로부터 한의사가 전공하는 내과학에 대해 들어본다. 이 원장은 내과학이란 단순히 몸의 내부를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질환의 내면을 탐구하는 분야이며, 한의학의 근간이 곧 내과학이라면서, 한방내과적으로 환자를 어떻게 진료할 것인가의 해답을 제시해 나갈 예정이다. 『사피엔스』의 저자인 유발 하라리는 과학 혁명은 무지의 혁명이라고 이야기한다. 무지의 인정함에서 출발한 현대 과학은 새로운 지식의 획득을 목표로 한다. 새로운 지식을 획득하기 위해 관찰한 것을 수집하고, 수학적 도구(Mathematics)로 그 관찰 결과를 연결해 포괄적인 이론을 만들어 낸다. 그 이론이 바로 새로운 지식이 되는 것이다. “3주 전부터 소화가 잘되지 않습니다. 역류성 식도염이 재발한 것 같아요. 그리고 온몸이 으슬으슬 추운데요. 면역력이 떨어진 걸까요? 한약을 한 번 지어 먹을 때인가요?” 50대 남성 환자가 조심스럽게 현재 증상에 관해서 이야기했다. 환자는 약 2년 전, 역류성 식도염 및 기능성 소화불량에 대해 본원에서 치료받은 후 증상이 크게 호전됐다. 그리고 지금은 3개월 단위로 생활 습관 및 식습관과 함께 건강 상태를 추적 관찰하고 있었다. 3개월 전 내원 시, 환자는 심한 스트레스로 불안 증상이 1주일가량 지속된다고 호소했다. 이에 加味逍遙散을 처방하여 필요시 복용할 수 있도록 지시했다. 하지만 당시 소화 기능은 좋아진 상태를 잘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3개월 동안의 병력을 깊이 있게 청취했다. 환자는 2개월 전부터 회사에서 회식이 많아져 일주일에 2~3회 외식 및 과식, 음주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에 따라 3주 전부터 소화불량과 속쓰림 증상이 다시 나타난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마치 독감에 걸린 듯한 오한 증상도 함께 나타났다. 집에서 상비약으로 가지고 있던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하였지만, 증상이 지속돼 내원 2주 전 양방 내과에서 진료받고 약을 처방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양약을 복용해도 오한 증상은 지속되고 있었다. 양약 처방전을 살펴보았다. 세파드록실, 아세트아미노펜, 아젤라스틴, 에르도스테인, 레바미피드로써 상기도 감염에 흔히 사용되는 약물이 처방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의 건강하지 않은 생활 습관 및 식습관에 의해 소화 기능에 문제가 생겼으니, 한약을 사용하여 치료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발열은 없으나, 오한 증상이 지속되고 있었기에 진단의학적 검사를 통한 정확한 평가가 필요한 상태였다. 내원 시 환자의 혈압은 120/80 mmHg, 맥박수 78 bpm, 체온 36.5 ℃였다. 진단의학적 검사에서 AST 41 IU/L, LDH 226 U/L, Uric acid 7.8 ㎎/dL, Amylase 104 U/L, Pancreatic amylase 54 U/L, Lipase 64 IU/L, hs-CRP 1.54 ㎎/L, ESR 13 ㎜/hrs, RA Factor 105.6 IU/mL, Creatine Kinase,Total(CPK) 1277 IU/L로 췌장염을 의심할 수 있는 소견이 관찰됐다(표 1). 검사 결과를 설명한 후 공복 상태에서 복부초음파 검사를 시행했다. 검사를 함에 있어 2년 전 시행했던 복부 전산화 단층촬영(abdomen CT) 검사 결과를 참고했다. 다행히 췌장 조직의 에코도 저하나, 췌장 주변의 액체 저류 또는 낭종 등과 같은 특이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55세가 넘는 고령, Hematocrit(Hct) 44.6%와 같이 급성 췌장염의 중증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 있었지만, WBC 6.7×103/㎕, BUN 15 ㎎/dL, Glucose 82 ㎎/dL 등의 수치가 정상 범위 내에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장기 부전이나 전신 염증반응 증후군(SIRS)이 관찰되지 않았기 때문에 경증 급성췌장염으로 판단할 수 있었다. 이렇게 수집된 관찰 결과와 함께 榮•淡紅한 舌質, 沈•遲•滑•有力한 脈象을 바탕으로 肝鬱氣滯證 및 心脾兩虛證으로 辨證했다. 그리고 歸脾湯에 大柴胡湯을 合한 처방으로 2주일 투약한 후 다시 혈액 검사를 시행하기로 했다. 2주 후, AST 26 IU/L, LDH 176 U/L, Uric acid 7.1 ㎎/dL, Amylase 85 U/L, Pancreatic amylase 43 U/L, Lipase 56 IU/L, hs-CRP 0.77 ㎎/L, ESR 3 ㎜/hrs, RA Factor 74.9 IU/mL, Creatine Kinase, Total(CPK) 286 IU/L 등 거의 모든 검사 수치가 개선됐다(표 1). 환자의 소화불량 증상도 크게 개선됐고, 오한 증상도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추가 처방 없이 경과를 관찰하기로 했다. “저는 본래 한의학을 신뢰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현대 의료기기를 이용해서 이렇게 진단하고 치료해 주시니 한의학에 대해 큰 신뢰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역류성 식도염 및 기능성 소화불량에 이어 다시 한 번 한의학, 한방내과학의 도움을 받은 환자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과학 혁명이 무지를 인정함에서 출발했듯, 한의학 혁명도 지금까지 한의계가 부족했던 부분을 과감히 인정함으로써 출발할 수 있다. 무엇보다 현대 과학이 이뤄낸 성과로 만들어진 현대 의료기기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새로운 한의학적 지식을 획득하기 위해 전 세계 보편적인 과학 지식 도구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 도구들을 통해 질병과 생명 활동을 관찰하고 그 결과를 수집하여 수학적 도구로 연결해 새로운 한의학 이론을 만들어 내는 것이 곧 한의학 혁명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한의학은 국민으로부터 더 큰 신뢰를 얻고, 한의학적 이론이 가진 특수성과 우수성은 더욱 널리 알려질 수 있을 것이다. -
어? 이건 뭐지?- 사진으로 보는 이비인후 질환 <31>정현아 교수 대전대 한의과대학 대한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학회 학술이사 이번호에서는 부비동염과 이관협착-삼출성 중이염의 연결관계를 살펴보고, 이에 대한 치료과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40세 남성 환자가 2월5일 이명과 귀먹먹함을 호소하면서 내원했다. 병력을 들어보니 작년 겨울 동안 감기에 걸려 한달 이상 지속되다 1월15일경 부비동염 진단을 받았고, 이후 1월22일 좌측 삼출성 중이염 진단을 받았다. 물론 그 사이 항생제 복용 등 치료는 꾸준히 했지만 호전되지 않다가, 2월1일에는 우측 귀까지 먹먹해 청력이 떨어지는 느낌이 더 심하게 들었고, 자신의 목소리가 울려들리고 머리는 너무 무거워 두 달 가까이 복용한 항생제 치료를 지속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어 한방병원으로 왔다고 했다. 먼저 환자의 코 상태를 확인했다. 물론 타 병원에서 부비동염 소견을 들은 상태이긴 했지만 본원에서도 현재의 상황을 파악코자 자각증상확인(코막힘, 후비루, 안면통)과 내시경 상태(중비도 농성비루, 중비도 점막부종과 폐쇄)로 아직 여전히 부비동염이 진행 중임을 확인했고, 증상이 한달은 경과한 것으로 보여 상악동 이외에도 침범됐을 가능성이 높아 CT 촬영을 의뢰했다. 결과는 예상대로 침범된 부비동이 상악동뿐 아니라 전사골동, 전두동 등으로 넓어져 있었다. 부비동염이 시기상 만성으로 이행하는 중이라 비루가 많은 것은 아니고, 소량의 콧물이 뒤로 넘어가 코를 들여마시는 훌쩍임을 자주 한다고 호소했다. 따라서 이관협착 또한 동반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음으로 가장 불편한 귀를 살펴봤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좌측은 삼출중이염, 우측은 중이염이 시작되려는 상태였다. 환자의 중이염에 가장 유력한 원인은 부비동염으로 인해 이관으로 분비물이 넘어가거나, 부비동과 비강의 점막염증이 이관으로도 이행되는 이관협착이었다. 이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첫째 협착이 유지되려는 상황을 풀어주고, 둘째 원인이 되는 부비동염을 치료하는 것이다. 협착이 유지되려는 상황을 풀어주기 위해서는 인위적으로 이관을 열어주면 된다. 이를 위해 영향·거료·관료·예풍 혈을 중심으로 침 치료와 부항 치료가 효과적이고, 환자가 할 수 있는 것으로는 발살바를 시행하거나 이어벤트라는 풍선으로 코를 통해 숨을 강하게 내쉬는 방법 등을 고려할 수 있다. 2월5일 초진날 환자에게 발살바를 통해 한 차례 이관을 열어주는 법을 알려줬을 때의 변화된 모습이다. 처음에 고막이 고실갑각 쪽으로 유착돼 뒷벽에 눌려있던 삼출물이 확보된 중이강으로 내려오면서 삼출액선이 선명하게 보였다. 다음은 선행요인이자 이관협착의 주된 원인이 되는 부비동염의 치료다. 급하게는 석션을 통해 비루를 제거해야 하고, 중요하게는 체력 보강을 통해 만성화되는 염증을 잡아야 한다. 환자는 거의 두달에 걸친 감기와 체력 저하가 원인이였으므로 보아대보탕을 처방했다. 물론 환자가 내원한 4일 사이에 부비동염까지 완전히 호전되는 것은 무리지만, 이관을 열어주면서 비강을 통해 분비물을 제거하는 치료를 반복하는 적극적인 치료로 비강상태 또한 호전도가 빠르게 좋아졌다. 치료 3일차가 되는 2월8일 환자의 귀상태는 이명, 자성강청, 두중감 등의 자각증상 소실과 고막내 삼출액도 모두 소실됐다. 이와 함께 청력검사도 호전돼 청력저하 또한 없어졌다. 마지막으로 이 환자의 경우 비염으로 인한 귀증상이 왜 유독 심하게 나타났을까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처음 고막사진에서 확인되는 것처럼 환자의 귀는 중심부 함몰뿐 아니라 이완부라 불리는 곳이 기존부터 함몰이 진행되는 중으로 보인다. 즉 부비동염에서 시작된 만성적인 이관협착으로 중이강이 음압상태가 일전에도 자주 발생했고, 이번처럼 심한 경우 일시적으로 폐쇄가 됐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번 경우는 단 며칠만에 이관상태를 인위적으로 열어 해결했지만, 앞으로 적극적인 부비동염 치료가 병행되지 않는다면 다시 재발할 가능성이 크다. 여담으로 환자는 그동안 코와 귀가 불편해도 참는 편으로 병원을 거의 다니지 않아 부비동염, 중이염 등의 반복노출됐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환자에게 이번에 발생한 이관기능이 회복되려면 적어도 3주 정도는 조리기간이 필요하다는 설명과 더불어 비염 치료를 미루지 말 것을 당부했다. 간단하게 보이는 삼출중이염 상태지만 환자 내적으로 많은 악화조건을 가지고 있고, 이를 위한 치료는 항생제가 아닌 환자에 대한 병력 이해와 치료, 관리가 함께 돼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
[시선나누기-32] 신유배 기행문저온 보리한의원장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공연 현장에서 느낀 바를 에세이 형태로 쓴 ‘시선나누기’ 연재를 싣습니다. 문저온 보리한의원장은 자신의 시집 ‘치병소요록’ (治病逍遙錄)을 연극으로 표현한 ‘생존신고요’, ‘모든 사람은 아프다’ 등의 공연에서 한의사가 자침하는 역할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한낮에 비가 내렸다. 봄비라고 부르기에는 이른 때지만 세상을 흠씬 적시고 남을 만큼 양이 많았다. 하긴 섬진강에는 벌써 매화가 피고 있다. 신유배 공연팀이 비 오는 고속도로를 달려 점심 무렵 도착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늦어질 것 같다고 연락이 왔다. 점심시간에 짬을 내서 리허설을 하리라던 계획이 무산되었다. 저녁 공연 전에 두 시간 일찍 가서 손발을 맞추어야 한다. 긴장감이 돌지만, 괜찮다. 우리는 선수니까. 혼잣말로 속을 달랜다. 나는 잠시 등장해서 시를 읽고, 다시 잠시 등장해서 침을 놓으면 된다. 유진규 선생과는 이미 여러 차례 공연을 했으니, 한동안 못 뵈었다 하더라도 우리를 여전히 통하게 하는 무엇이 있음을 믿는다. 신유배 기행. 공연 제목이다. 신(新) 유배 기행이라고? 선생은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설명했다. “예술인들은 해 바뀌면 1월, 2월이 비수기잖아. 관에서 주도하는 공연지원심사가 이때 열리니까... 3월이 돼야 움직일 수 있는데, 이게 뭐야. 가만히 있느니 차라리 나서서 뭐라도 해봐야지. 이건 유배나 다름이 없어. 그래서 유배 기행이야. 하하하.” 작당(?)을 한 세 사람의 예술가는 신은미, 유진규, 배일동. 이름 첫 글자를 따서 신유배 기행이라고 붙였다 한다. 이런 조합을 어디서 볼 것인가 선생의 낙천적인 성품과 호방한 웃음과 하회탈 같은 얼굴을 보고 있으면 젊은 내가 부끄러워진다. 그는 무엇이든 시도하고 부딪치고 쉬지 않는다. 판을 벌이고 목소리를 낸다. 그게 마치 생명을 유지하는 방식이라는 듯이. 들숨과 날숨의 쉼 없는 연속이라는 듯이. 일찍 공연장에 도착하자 출연자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낸다. 신, 유, 배 세 사람은 ‘우리가 기행을 떠나니 같이 한판 놉시다’, 전국의 소극장들에 알린다. 거기에 화답하는 소극장과 공연 계획을 세우고, 그 지역의 예술인들을 찾아 문을 두드린다. 그렇게 기행을 떠나온 이들과 맞이하는 이들이 하룻저녁을 함께 어우러진다. 배일동 명창은 풍채가 좋고 쾌활한 사람이다. 입담이 좋아 만나자마자 기분이 좋아진다. 서울국제공연예술제 뒤풀이에서 인사를 나눈 터라 더욱 반갑다. 곱슬머리를 휘날리는 젊은 고수가 날아갈 듯한 물빛 도포를 입고 곁에 서있다. 신은미 화가는 곱게 땋은 머리에 노랑 저고리 흰 치마를 입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한복이라니. 치마폭마다 수묵이 쳐져 화가인 줄 짐작하겠다. 어리고 꽃다운 사람이 활짝 웃는데 마치 걸어 다니는 봄 같다. 여기에 유진규 선생까지. 세 사람은 이미 통영의 작은 섬에서 한 차례 공연을 벌였다. 어민들과 관광객뿐이던 섬마을에서 듣도 보도 못한 공연을 펼쳐주어서 주민들이 무척 기뻐했다고 한다. 아무렴. 이런 조합을 어디서 볼 것인가. 마임과 판소리와 한국화 드로잉 퍼포먼스라니. “우리는 몸만 있으면 돼. 어디든 갈 수 있어! 하하하.” 무녀가 철렁철렁 칼을 휘젓는다 선생은 웃었다. 가서 펼치기만 하면 되는 것이 몸에 들어 있다. 그것이 예술일까. 예술이 서 있다. 예술이 서서 웃는다. 예술은 수십 년 나이를 먹고 마침내 걸어 다니는 예술이 되었다. 하지만 몸뿐일까. 서로 열린 마음과 즉흥이 필수일 텐데, 그건 공연 막바지에 모든 출연진이 등장해 하나의 판을 만들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가 공연복을 갖추고 들어선다. 조선시대 무사들이 입던 파란 옷을 한복 치마 위에 입고 술이 달린 파란 모자를 쓰고 붉은 띠를 가슴에 둘렀다. 비녀를 꽂고 두 손에 칼을 들었다. 진주검무다. 홀춤을 춘다고 한다. 진주검무는 여덟 명이 마주 보고 추는 것인데 그것을 다듬어 독무로 만들었다고 한다. 전통을 현대로 가져오는 데에는 숨은 노력이 필요했을 것이다. 파란 관복을 입은 빨간 입술의 무녀가 철렁철렁 칼을 휘젓는다. 지리산 자락에서 왔다고 자신을 소개한 이는 북을 들고 앉아 소리를 한다. 북채를 놓더니 기타를 잡는다.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시지 마시고’. 말하듯 노래하듯 긴긴 시를 읊는다. 이 시는 지리산에 파묻혀 시를 쓰고 환경운동에 참여하던 이원규 시인의 것이다. ‘진실로 진실로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섬진강 푸른 산 그림자 속으로/ 백사장의 모래알처럼 겸허하게 오고’ ‘그러나 굳이 지리산에 오고 싶다면/ 언제 어느 곳이든 아무렇게나 오시라/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 마음이니/ 행여 견딜만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화폭에는 먹빛 꽃이 솟아나고 심봉사 눈뜨는 대목이 애간장 끊을 듯한 소리로 객석을 휘어잡는다. 고수의 북소리가 소리꾼을 휘몰아간다. 몸이 들썩이고 눈물이 솟고 환희와 박수갈채가 쏟아진다. 한 손에 물감, 한 손에 붓을 들고 커다란 화폭 앞에 선 이가 팔을 휘둘러 그림을 그린다. 어릿광대의 빨간 코를 붙인 마임이스트가 나비 한 마리를 가슴에 대고 다독이다 겨우 살려 보내더니, 한지로 얼굴을 뒤덮어 감싼 마임이스트가 하늘로 곧게 세워 올린 한지를 거꾸러뜨려 촛불에 대고 소지하듯 불사른다. 소리꾼이 구음을 넣는다. 고수가 변죽을 울리고 기타를 잡았던 이가 다시 대금을 분다. 철렁대는 칼 소리, 휘도는 치마폭. 굿판 같은 한판 공연의 절정이 지나간다. 화폭에는 먹빛 꽃이 솟아나고 바닥에는 부서지고 흩어진 꽃잎, 꽃잎. -
침금동인으로 복원한 내의원 표준경혈2박영환 시중한의원장(서울시 종로구) 의서와 경혈도는 그림과 글자를 그대로 베껴서 옮기면 되기 때문에 필사를 하거나 목판으로 인쇄하는 방법을 통해 의학지식이 없어도 얼마든지 출판이 가능하다. 하지만 동인은 복제 할 수 있는 원형이 있어야 만들 수 있으며 경혈을 완전히 숙지한 전문가들의 감수를 거쳐야 정확하게 제작이 가능하다. 따라서 동인은 당시 그 나라의 침구의학 수준을 알아볼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물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에서 발간한 <WHO/WPRO 표준경혈위치>나 ‘한국 표준 침구동인’의 경혈과 골도법을 <동의보감 침구편>이나 침금동인과 서로 비교해보면 상당히 많은 차이가 있다. 따라서 <WHO/WPRO 표준경혈위치>는 조선시대 내의원에서 전해오던 침구의학의 명맥을 이어받았다고 하기에는 다소 부족하다. 사실 우리나라의 침구의학은 일제강점기를 지나면서 완전히 단절되었다고 할 수 있다. 과거 일본은 임진왜란 당시에 조선에서 수많은 의서를 약탈해 갔다. 1607년 이후 조선에서 통신사를 파견할 때에는 내의원의 양의(良醫)와 의원(醫員)도 동행하였는데 이들을 통해 침구의서가 전달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일본 학계에서는 다케다 쇼케이(竹田昌慶)가 1378년 명나라에서 귀국할 때 가지고 온 것이 일본 최초의 동인이며 기슈번(紀州藩)의 번의(藩醫) 이와타 치유키(岩田道雪)가 이를 참조하여 1600년 간분동인(寛文銅人)을 제작하였다고 하여 일본의 동인이 조선에서 전해진 것이 아니라 명나라에서 직접 전해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남아있는 일본의 동인들에서는 중국 동인들의 고유한 특징을 찾을 수 없고 경혈의 위치도 중국의 동인과는 다르므로 일본이 중국에서 동인을 전래받았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오히려 현재 남아있는 일본의 동인들은 대부분 침금동인의 고유한 특징(머리를 크게 만들고, 쇄골과 늑골과 척추돌기를 강조하고, 팔다리의 근육을 세밀하게 표현하고, 배를 볼록하게 하고, 손바닥을 앞으로 하고, 무릎을 약간 구부린 자세)을 그대로 가지고 있어서 조선의 영향을 받았다고 해야 한다. 일본에서 해부학이 발전하기 시작한 것은 <해체신서(解体新書)>가 보급된 1774년 무렵인데, 서양해부학은 일본의 경혈도와 동인형의 제작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19세기 말이 되면서 일본에는 현재와 같이 서양인의 모습에 경혈을 표시한 경혈도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경혈도들은 당시 서양의학과 결합한 신문물이라는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고 한국과 중국에 빠르게 보급되어 기존의 경혈도들을 점점 사라지게 하였다. 다음 시간에는 일본식 경혈의 문제점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
소방공무원들에게 한의진료…만족도 ‘Good∼’[한의신문=강환웅 기자] 서울특별시한의사회(회장 박성우)에서는 올해 서울시 예산 1억원을 지원받아 ‘한의약 소방공무원 근골격계 및 유병 현장 진료 시범사업’을 진행한다. 본란에서는 지난해 시범사업에서 4개 구 소방서에서 사업을 진행한 양운호 서울시한의사회 홍보이사로부터 사업이 시작한 계기 및 올해에는 어떠한 방식으로 사업이 운영되는지 등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Q. 지난해 서울시 4개 구에서 시범사업을 전개했다. “서울특별시한의사회(이하 서울시한의사회)는 지난해부터 서울시청 및 서울시의회 의원들과 함께 서울형 웰니스 산업을 어떻게 육성할 것인지에 대해 활발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웰니스 서울 정책 연구 포럼’의 대표의원인 김춘곤 시의원이 지난해 소방공무원의 심신건강 회복 및 증진을 위해 한의사들의 참여가 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해줬고, 이에 지난해 9울 서울시한의사회와 서울소방재난본부와의 업무협약 체결을 계기로 사업이 진행됐다.” Q. 직접 소방공무원에게 한의진료를 제공했다. “실무자간 여러 차례 회의를 통해 한의사회가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어떤 것이 있는지, 또한 소방공무원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등을 파악했고, 최종적으로 △소방서 방문 의료서비스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한방신경정신과 진료 △화상 환자들을 위한 비수술적 한의약 재생 전문치료 사업을 제공하게 됐다. 제 경우에는 그 중 소방서 방문 진료한의사로 활동하고 있다. 시범사업인 만큼 서울을 4권역으로 나눴을 때 권역별 1개, 총 4개 소방서인 강동·강서·동대문·마포 소방서에서 진료 중에 있다.” Q. 소방공무원들의 반응은? “현재 결과보고서를 작성 중이라 정확한 데이터는 나오지 않았지만, 피부로 경험한 만족도는 아주 높은 편이다. 교대근무로 365일 운영되는 소방서의 특성상 따로 시간을 내서 의료서비스를 받기가 어려운 편인데, 의료진이 직접 소방서에 방문해 치료뿐만 아니라 평소에 궁금하던 건강 관련 의문점들을 풀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진료 현장에서 우리 소방서에도 이런 사업이 있으면 좋겠다, 주 1회가 아니라 횟수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등의 긍정적인 의견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Q. 소방공무원들에게 한의진료의 장점은? “약 6개월을 활동하면서 느낀 점은 디스크 판정을 받은 소방공무원들이 매우 많다는 점이다. 소방공무원들은 매년 건강검진을 받는데, 약 80%가 경추·요추 디스크 판정을 받고 있다. 아무래도 외근직들은 교대근무를 하고, 긴급출동시 단기간에 무거운 장비들을 들어야 하는 만큼 대부분 염좌, 추간판탈출증 등 근골격계 질환을 호소하는데, 한의약 진료는 근골격계 치료에 큰 강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빠른 시간 내에 만족도를 제공할 수 있다. 그 외에도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나 신경성 두통, 난치병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의료기관이 아니라서 치료 도구의 제한이 있어 모든 질환을 해결하지는 못하지만, 앞으로 본사업이 진행되면서 지원을 받고 더 많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더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Q. 올해는 서울시에서 예산도 배정했다. “현재 서울시한의사회에서는 서울시의회, 서울시청에서 진행하는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서울시의회에서도 그동안 서울시한의사회에서 보여줬던 여러 활동과 소방사업의 반응이 좋기 때문에 큰 신뢰감을 가지고 있어, 처음에는 5억원 이상의 예산 지원을 제안했다. 하지만 서울시한의사회는 ‘몇 억 사업을 성사시켰다’는 홍보성 사업이 아닌 소방공무원들과 한의사 회원들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고, 장기적으로 사업을 안착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에 따라 올해에는 서울 전체 지역에서 시행되는 것이 아니라, 10개의 소방서로 시범사업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운영키로 했으며, 최종적으로 1억원의 예산을 지원받게 됐다. 좋은 사업을 잘 하려면, 또한 회무를 잘 하려면 인재가 필요하다. 모든 한의사 회원들이 자신이 속한 분회나 지부, 중앙회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적극 참여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Q. 이번 사업을 통해 기대되는 효과는? “임상적으로 특정 직업 질환군에 대한 데이터를 쌓을 수 있으며, 이에 맞는 치료법이나 맞춤 한약 등의 학술적 데이터를 쌓을 수 있다는 의의가 있다. 더불어 사회적으로는 지역사회에 이바지하는 의료인으로의 가치를 보일 수 있으며, 소방서 진료 한의사라는 일자리 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 재난의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한의계가 응급활동의 최전선에 활동하고 있는 소방공무원들과 함께 일할 기회를 가지면서 한의계의 외연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Q. 서울시의회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앞서 설명했듯이 서울시의회에서는 이번 사업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실제로도 많은 예산을 제안해주기도 했다. 서울시한의사회가 자진에서 예산을 제한했지만, 앞으로 올해 10개구에서 서울 전체 25개구로, 또한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 소방서에 진료한의사가 참여하는 사업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충분히 현실적인 목표라고 생각되며, 보다 많은 한의사 회원들이 관심을 갖고 응언해 준다면 그러한 목표는 더 빠르게 달성될 수 있을 것이다.” Q. 이외에 강조하고 싶은 말은? “이번 사업을 하게 되면서 의용소방대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됐다. 이는 소방 업무를 보조하는 민간 소방 봉사 단체로, 이번에 알게 된 것이 계기가 돼서 제가 속한 지역의 의용소방대에 지원했다. 기회가 된다면 의용소방대장이 돼서 한의계와 소방계가 여러 방면에서 긴밀하게 협조할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했으면 한다. 무엇인가를 이루려면 무언가의 활동을 해야 한다. 관심이 있으신 회원들은 의용소방대 지원을 생각해주면 좋겠고, 소방 진료 한의사가 아니더라도 각자 자리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를 위해 활동해 나간다면 한의계가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