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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 강원본부 및 제주본부 신설[한의신문=강환웅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강중구·이하 심평원)은 지역 중심 적정의료 환경 조성 및 일선 요양기관 소통·협력 활성화를 위해 강원·제주특별자치도 소재 요양기관들을 관할할 강원본부 및 제주본부를 신설해 오는 7월1일부터 운영을 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심평원은 기존 10개 지역본부에서 12개 지역본부 체제로 현장 조직을 확대하게 된다. 현재 두 특별자치도는 경기북부강원본부 및 부산제주본부에서 관할하고 있었지만, 이번 지역본부 신설로 7월1일부터는 관할이 변경되게 된다. 즉 기존 경기북부강원본부는 경기북부본부와 강원본부로, 또한 부산제주본부는 부산본부와 제주본부로 변경된다. 심평원은 7월1일부로 진료비심사청구, 의료자원신고 등 업무 관할이 변경되는 것과 관련해 요양기관의 혼선이 없도록 전국 시·도 및 의약단체에 안내하고 누리집 및 소셜미디어에 게재함과 동시에 요양기관 등에 안내문 발송, 언론보도 등 다양한 홍보를 실시할 예정이다. 김한정 심평원 강원제주설립추진단장은 “지역본부 신설을 통해 요양기관과 국민에 대한 정보 제공, 상담·교육 등 현장 지원을 강화하고, 지역별 특성에 부합하는 현장 지원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요양기관의 의료서비스 질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성동구한의사회, 지역어르신 한의 건강상담 ‘큰 호응’[한의신문=기강서 기자] 서울시 성동구한의사회(회장 김창식)가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가 후원한 가운데 OK좋아연예인봉사단(총감독 신창석·이하 OK봉사단)과 함께 16일 성동구청 앞마당에서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한의건강상담을 진행해 큰 호응을 받았다. OK봉사단은 신창석PD를 비롯한 방송관계자와 이종원, 김희정, 배도환, 박종진 등 유명 탤런트들이 한마음으로 모여 어르신, 군인 등을 대상으로 기부, 봉사, 후원행사 등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건강상담은 OK봉사단이 주최한 ‘오늘, 좋은날!, 어르신 효도잔치’와 함께 진행됐으며, 성동구한의사회 김창식 회장, 이재욱 부회장, 권고은 본아한의원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지역 어르신들 대상으로 한의 건강상담 및 한방파스․비누 등의 한의물품을 제공해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첩약건강보험 2차 시범사업을 비롯해 △서울시 한의약 난임치료 지원 사업 △서울시 한의약 건강증진 사업 등 한의약 관련 사업에 대한 상세한 상담은 물론 관련 리플릿 배포를 통해 한의약 홍보에 나서 참여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행사에 참여한 한 어르신은 “평소 몸이 아플 때 한의원을 자주 찾았는데 친절하게 건강상담도 해주고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되는 물품도 받을 수 있어 좋았다”며 “국가와 시에서 진행하고 있는 한의약 사업을 알게 된 만큼 앞으로 적극적으로 이용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김창식 분회장은 “오늘 건강 상담을 통해 지역 어르신들의 건강증진에 많은 도움을 드릴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며, 유명 연예인들과 합심해 어르신들께 즐거움을 드릴 수 있는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꾸준한 활동을 통해 지역주민들의 건강증진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날 격려차 현장에 방문한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장은 “성동구한의사회를 비롯한 전국의 지부분회가 각 지역 주민들의 건강증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으며,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힌 뒤 “대한한의사협회도 전국의 시도지부 분회가 국민의 건강증진을 위한 활동을 꾸준히 진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 하겠다”고 전했다. 윤 회장은 이어 “모쪼록 오늘 행사에 참여하신 어르신들이 한의약을 통해 건강을 챙기실 수 있기를 바라며, 우리 대한한의사협회는 건강백세 한의약으로서 국민 곁에 언제나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한의 건강상담 뿐 아니라 유명 탤런트들의 재능기부를 통한 각종 공연과 함께, 무료 푸드트럭 운영, 후원금 기부 등 어르신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으며, 성동구한의사회는 이 행사를 위해 많은 물품을 기부했다. 한편 이날 기부 물품은 다음과 같다. △이정화 금빛한의원장: 삼행두 10박스, 한방치약 30개, 한방소화제 20개 △김경주·오경환 신사임당한의원장: 생맥산 100포, 부채 100개 △정범석 상왕십리한의원장: 천연비누 10종 10세트, 드립백커피 10종 20세트, 한방파스 44개, 비염스프레이 9개, 자운고스틱 7개, 자운고 3개, 영신환 37개 △권고은 본아한의원장: 한방파스 100매 △경정나라: 한방파스 200매. -
어? 이건 뭐지?- 사진으로 보는 이비인후 질환 <33>정현아 교수 대전대 한의과대학 대한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학회 학술이사 여행을 하기 좋은 계절을 맞으면서 귀와 관련된 질환을 앓고 있는 많은 환자들이 궁금해하는 질문이 있다. 바로 ‘비행기를 타도 될까요?’다. 중이염을 치료하고 있는 과정 중의 환자들이나 돌발성 난청, 이석증 같은 귀 질환을 가진 환자들은 귀에 영향을 주는 압력, 소음 등에 조심스러워지고 특히 비행기를 탑승하는 것과 같은 심한 압력 차이는 기압성 중이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번호에서는 기압성 중이염에 대한 여러 가지 궁금증을 풀어보고자 한다. 몇 년 전 27세 남성이 귀가 아프다는 주소증으로 내원했다. 이 환자는 저희 학교 본과 3학년 재학생으로 진료를 보러왔던 날은 동남아에 위치한 나라로 졸업여행을 다녀온 다음날이였다. 고막상태를 확인한 후 통증이 어마어마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고, 병력을 들어봤다. 3주간에 가까운 중간고사를 보면서 잠을 거의 못자고 감기에 걸렸으나 치료를 하지 못한 상태로 코막힘이 심해 코를 세게 풀고 들여마시고를 반복하던 중 시험 끝나는 다음날 비행기를 탔는데, 양쪽 귀로 날카로운 통증이 비행 내내 있었다고 한다. 비행기에서 내린 이후에는 통증이 점차 사라져 시험기간 내내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했는데 여행에서 스킨스쿠버를 하려다 귀 통증이 다시 극심해져 바로 물에서 나왔고, 이후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부터 몇 시간 동안 극심한 고통으로 집에 돌아온 어제 저녁부터 아침까지 잠을 거의 못자고 진료를 받으러 왔다고 했다. 환자의 양측 귀 상태는 전형적인 기압성 중이염으로, 강한 음압으로 삼출액이 나온 것뿐 아니라 혈액도 나와 혈성고막 즉 혈액이 섞여 빨갛게 보이는 상태였다. 이 상황에서 항생제 종류의 약보다는 좁아지고 기능이 떨어진 이관을 복구시켜주고 기존의 비염을 치료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31편 부비동염과 이관협착 참조). 고막에 구멍을 내어주는 고막천자나 환기관을 하고 내원하는 환자들이 있는데, 고막천자의 경우 물은 빠지지만 간혹 천공으로 귀가 더 멍멍해지기도 하다. 아직 학생이여서 약은 형개연교탕 보험제제를 투여했고, 일주일간 매일 치료받기로 했다. 비통, 거료, 관료의 코 주위 혈자리와 예풍, 천유, 솔곡 등 귀 주위 혈자리에 자침하고 전침치료를 했으며, 특히 증상이 더 심했던 좌측으로는 천유차리로 뜸과 침 치료를 추가했다. 재미있었던 것은 다른 치료는 모두 동일하게 하고 통증과 출혈이 더 심한 좌측으로 뜸과 침을 추가로 치료했더니 좌측이 더 빠른 속도로 좋아졌다는 점이다. 환자는 내원 2일차인 11월4일 통증은 거의 소실됐고, 3일차인 11월5일에는 양측 삼출액도 빠졌다. 일주일 후인 11월9일에는 이제 모두 좋아졌다면서 상태만 확인하려 내원했다. 강한 압력 차이에 의한 기압성 중이염은 이관폐쇄로 인한 모습으로 대기와 비인강 내 압력이 중이강 내 압력보다 빠르게 높아지는 잠수나 비행 등으로 발생할 수 있다. 기압성 중이염에 대해 몇 가지 알아두면 좋은 침고사항들이 있다. 첫째 만약 환자가 비행을 하기 전에 기압성 중이염에 대한 예방을 더 했더라면 이렇게 고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감기기운이 있는 상태에서 비행을 해야만 한다면 사실 가장 필요한 것은 코가 막히거나 목 뒤가 부어오르는 것을 최대한 막아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것은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스프레이형 비점막수축제와 형개연교탕·연교패독산 등의 연조제형 보험제제를 가져가 복용하는 것이다. 또한 침을 삼키는 동작을 할 수 있는 껌을 씹어주고 귀마개를 착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밖에도 비행 전 체력 보강을 위해 충분한 수면이나 체력을 비축하고, 혈액에 산소를 공급해주는 공진단을 복용하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다. 둘째, 상태가 심한 환자의 경우 혈성고막 외에 수포가 생기는 고막염과 외이도가 한껏 부어오르는 외이도염이 동반되기도 한다. 셋째, 만약 치료가 잘 되지 않고 이후 삼출중이염이 반복된다면 어떻게 될까? 최근 내원한 25세 여자 환자의 경우 고등학생 때 장거리 비행으로 기압성 중이염이 오고 사성상 치료를 받지 못했는데(중이염 당시 천공으로 귀에서 다량의 피가 나왔다고 한다) 이후 삼출중이염이 반복적으로 발생해 현재는 고막이 안으로 빨려들어가 귀가 항시 멍하고 이명과 어지러움이 심한 상태였다. 즉 유착성 중이염으로 진행된 것이다. 항상 강조하는 부분이지만 초기치료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는 사례다. 넷째, 혈성고막은 중이강에 혈액이 차는 상태로 진보라색이나 자주색으로도 보이고 중이강 하벽뼈 결손으로 경정맥구가 노출돼 박동성 이명이 심한 청색고막과는 감별돼야 한다. -
[시선나누기-33] 나비가 있습니까?문저온 보리한의원장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공연 현장에서 느낀 바를 에세이 형태로 쓴 ‘시선나누기’ 연재를 싣습니다. 문저온 보리한의원장은 자신의 시집 ‘치병소요록’ (治病逍遙錄)을 연극으로 표현한 ‘생존신고요’, ‘모든 사람은 아프다’ 등의 공연에서 한의사가 자침하는 역할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아이가 타박타박 무대로 걸어 나온다. 맨손의 아이. 맨발의 아이. 타박타박 계산 없이 걷는 아이의 걸음. 이리저리 고개 돌리는 아이의 호기심. 아이의 빨간 코. 눈앞에 나비 한 마리가 간다. 아이는 나비를 본다. 나비는 팔랑거리는 나비. 이리저리 공중에 난 길을 제멋대로 가는 나비다. 흰 나비인가? 노란 나비인가? 형체가 없는, 나풀거리는, 나비는 단 한 마리 나비. 지금 눈앞에서 아이의 마음을 온통 빼앗아 나풀나풀 가져가고 있는 유일한 생명체. 이것 아니면 아무것도 아닐, 나비. 당신의 눈동자가 이리저리 나비를 따라 흔들린다. 당신의 발걸음이 휘청휘청 나비를 쫓아 걸어간다. 당신은 나비에게 다가가고 싶다. 당신은 나비와 함께이고 싶다. 당신은 나비 날개를 만지고 싶다. 당신은 나비를 가지고 싶다. 오로지 나비를 가지는 것만이 세상에서 해야 할 단 한 가지 일인 것처럼. 당신은 나비를 잡으려고 한다. 당신의 어깨에는 나비를 잡아넣을 상자가 기다란 끈에 매여 있다. 당신 손에는 나비를 덮칠 커다란 잠자리채가 투명하게 들려 있다. 잠자리채와 나비채는 어떻게 다른가, 생각할 겨를이 없이 당신은 팔을 뻗는다. 온몸이 팔을 향해 쏟아지는 것 같다. 당신은 오로지 팔 하나인 것처럼, 눈빛도 숨소리도 팔 하나에 다 몰아넣은 것처럼 나비를 향해 간다. 당신은 그렇게 한 사람을 잃는다 단 한 마리 나비를 찾기 위해서 당신이 여기까지 걸어온 것이 아니라 해도, 당신 손은 나비채와 똑같은 모양으로 길어나 있다. 당신이 단 한 마리 나비를 잡으려고 지금까지 살아온 것은 아닐 텐데도, 당신의 가슴은 나비 한 마리를 넣을 작은 상자가 되어 몸 안에 자리 잡고 있다. 이 모든 준비가 일순간에 마련된다. 계획이란 것은 당신에게 아무 의미가 없다. 당신이 아는 세상의 모든 법칙을 덮으며 나비가 있다. 당신에게 시간이란 이 순간뿐이다. 당신은 아이처럼 호동그래진 눈으로 사로잡히고, 당신은 아이같이 가볍게 땅에서 뛰어오르고, 당신은 아이처럼 오직 나비만 보고, 당신은 아이같이, 아이같이 온몸으로 나비를 향한다. 당신은 당신의 마음을 던진다. 나비채처럼 둥근 테를 갖춘 마음을, 촘촘한 그물눈의 마음을, 단박에 덮칠 긴 장대 모양의 마음을. 당신은 나비를, 단 하나의 나비를, 가진다. 당신은 그렇게 한 사람을 가졌다. 아이는 상자에 나비를 넣고 기쁘게 바라본다. 기쁘게 흔든다. 상자 안에서 나비는 이리저리 흔들린다. 아이는 상자를 매고, 아이는 상자를 다시 들여다보고, 아이는 기쁘게, 나비를 흔든다. 나비가 이내 바닥으로 떨어진다. 아이는 다시 상자를 흔든다. 나비가 다시 바닥으로 떨어진다. 아이가 상자에서 나비를 꺼내 손바닥에 올린다. 걱정스럽게 나비를 살핀다. 아이가 나비를 공중에 띄운다. 땅으로 나비가 떨어져 내린다. 아이는 나비를 손바닥에 올리고 어쩔 줄 모른다. 나비를 가슴에 품고 어쩔 줄 모른다. 아이는 나비에게 귀를 갖다 댄다. 발을 구른다. 나비를 다독인다. 나비를 제 가슴에 안고 쓰다듬는다. 아이는 저보다 더 쪼그만 아기를 돌봐야 하는 아이처럼 세상에서 가장 근심 어린 눈빛으로,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손끝으로, 나비를 감싼다. 당신은 그렇게 한 사람을 잃는다. 당신은 그렇게 한 사람을 가졌다 아이는 나비를 어깨에 얹지 않고, 아이는 나비를 머리에 얹지 않고, 아이는 나비를 무릎에 앉히지 않고, 오직 제 가슴에 갖다 댄다. 제 가슴을 내어주고 나비를 눕힌다. 온기와 숨과 박동과 할 수 있는 한 가장 커다란 후회를 동시에 내어준다. 나비를 쓰다듬는 아이는 선 채로 종종거리며 제 가슴을 쓰다듬는다. 아이는 제 마음을 쓰다듬는다. 할딱이는 나비는 세상에 태어나 처음 무언가를 잃어버린 아이의 심장처럼 멎을 듯 멎을 듯 숨을 이어간다. 시간은 멀고 영원한 것처럼 아이의 눈썹 끝에 매달려 있다. 나비가 움직인다, 당신의 손 안에서. 날개를 파닥거린다, 당신의 가슴 위에서. 당신은 환호한다. 기뻐서 발을 구른다. 당신은 웃는다. 나비를 가슴에서 꺼내며 당신은 나비를 공중에 놓아 본다. 나비가 난다. 당신은 나비를 놓아 보낸다. 나비가 날아간다. 나비채로 나비를 잡았을 때처럼, 나비채로 나비를 잡았던 순간보다 더 크고 환하게, 당신은 웃는다. 나비채와 나비상자를 던져버린 당신이 웃는다. 당신은 그렇게 한 사람을 가졌다. 당신은 당신을 겨우 쓰다듬는다 당신의 손은 나비채 모양이 아니고, 당신의 가슴은 상자 모양이 아니다. 당신은 아프고 당신은 기쁘다. 당신은 자유롭다. “마르셀 마르소라는 프랑스 배우가 있어. 찰리 채플린이 영화에서 마임을 알렸다면 이이는 연극 무대에서 마임을 펼쳤지. 우리나라에도 두어 번 왔었어. 그 사람이 오래전에 만든 작품이야. 빨간 코? 그냥 빨간 코라고 부르지 뭐. 그걸 쓰면 재밌잖아. 어린이들 만날 때나 심각한 이야기를 쉽게 풀어내고 싶을 때 빨간 코를 써. 그게 광대를 표현하는 거잖아. 코믹한데 깊은 얘기를 할 때, 깊은 얘기를 코믹하게 하고 싶을 때 빨간 코를 쓰지.” 길지 않은 무대를 빨간 코를 쓴 아이가 다녀갔다. 보이지 않는 나비를 보이지 않는 사랑이 만지다가 갔다. 보이지 않는 마음이 마임 배우의 손끝에서 나비와 함께 실재하는 것처럼 나타났다 사라졌다. 당신과 나에게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해도 우리 가슴 속에서 저처럼 한 사랑이 일어났다 스러진다. 한 통증이 가슴을 덮치고 사라진다. 왼쪽 가슴에 손을 얹은 저 포즈는, 자기 자신을 보는 듯 제 사랑을 보는 듯 멀리 던진 저 눈길은, 무엇을 아련하게 쓰다듬고 있는가? 당신은 당신을 겨우 쓰다듬는다. -
성동구한의사회, 지역주민 건강상담(16일) -
내과 진료 톺아보기⑨이제원 원장 대구광역시 비엠한방내과한의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한방내과 전문의인 이제원 비엠한방내과한의원장으로부터 한의사가 전공하는 내과학에 대해 들어본다. 이 원장은 내과학이란 단순히 몸의 내부를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질환의 내면을 탐구하는 분야이며, 한의학의 근간이 곧 내과학이라면서, 한방내과적으로 환자를 어떻게 진료할 것인가의 해답을 제시해 나갈 예정이다. 한의학은 인체와 자연, 몸과 마음이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하고 있다고 인식한다. 이러한 한의학의 정체관념은 의사로서 갖추어야 할 전문직 윤리에도 반영돼 있다. 그 예로 조선 전기 세조의 『醫藥論』에서는 의사를 심의(心醫), 식의(食醫), 약의(藥醫) 등 여덟 부류로 나누었는데, 그중에서 심의를 최고의 의사로, 살의(殺醫)를 최악의 의사로 일컫고 있다. “뇌내출혈이 있는데요, 인터넷 검색으로 내원했습니다.” 50대 남성 환자가 약간 잠긴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나의 세부 전공은 순환신경내과(cardiology & neurology)이고, 뇌내출혈은 순환신경내과에서 주로 담당하는 질환이다. 환자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이러한 내용을 보고 내원한 것이다. 환자의 종합병원 의무기록사본을 살펴보았다. 뇌 자기공명영상(brain MRI) 및 뇌 전산화 단층촬영(brain CT)상 우측 조가비핵(putamen)에서 혈종이 관찰됐다(그림 1). 그런데 첫 brain CT 검사를 시행한 날짜를 보니 불과 내원 16일 전이었다. 내원 9일 전 시행한 두 번째 brain CT상 혈종이 약간 감소하기는 하였으나 상당량이 남아있었고, 혈종 주위 부종이 계속 관찰되는 상태였다(그림 2). 내원 시 환자의 혈압은 150/90 mmHg에 이르렀다. 병원 주치의가 퇴원을 지시한 것인지 물었다. 그러자 환자는 도망치듯 겨우 퇴원했다면서, 다시는 입원하지 않겠다고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답했다. 환자의 말에 따르면 자초지종은 이러했다. 내원 20일 전 해외여행 중 갑자기 왼손에 힘이 빠지면서 말을 듣지 않는 증상이 발생했다. 그리고 증상은 다음날 완전히 회복됐다. 3일 후 귀국했으나 일요일이었고, 다음날 검사나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병원을 찾았다. 검사 후 병원에서는 입원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입원했는데 그 후 5일 동안 왜 입원했는지, 현재 어떠한 상태에 있는지 설명해 주는 사람이 없었다고 했다. 그동안 주치의를 한 번도 못 만난 것이다. 간호사에게 부탁해 겨우 주치의를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주치의는 한숨만 쉬며, 자세한 설명을 해 주지 않았다고 했다. 주치의에게 다시 검사해 보고 싶다고 부탁했지만, 주치의는 그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입원 7일째가 되어 두 번째 brain CT 검사를 시행했고, 환자는 검사를 마치자마자 도망치듯 병원을 나왔다고 했다. 어떠한 상황이었는지 대충 짐작이 되었다. 진료실 모니터에 환자의 brain CT 영상을 띄우고 상태에 관해 설명했다. 지금은 뇌내출혈 급성기로서 절대 안정과 함께 적극적인 혈압 조절이 요구되며, 이를 위해서는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고 했다. 무엇보다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경미하다고 결코 병이 가벼운 상태가 아님을 강조했다. 환자는 자신의 영상을 제대로 보는 것이 처음이라고 했다. 하지만 입원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했다. 환자의 뜻은 완고했다. 퇴원 시 처방받은 암로디핀,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올메사르탄, 카르베딜롤의 고혈압 관련 약물이 오늘 아침까지 복용하고 다 소진된 상태라고 했다. 그래도 약을 처방받기 위해 그 병원에 다시 가지는 않겠다고 했다. 이 같은 양약 복용 후 빈뇨, 무기력, 근육 경련이 너무 심해서 가능하면 한약을 사용하고 싶다고 했다. 신경학적 검사에서 좌측 안면의 중추성 마비와 좌측 상하지 원위부 근력의 경미한 저하(mMRC grade 4+)가 관찰됐고, 수정바델지수(MBI)는 완전 독립 상태였다. 일단, 주 3회 내원과 침구 치료, 매일 2회 이상의 혈압 측정 및 기록, 첩약과 함께 처방될 식단을 엄격하게 준수하는 것을 조건으로 통원 치료를 시도해 보자했다. 자발성 뇌내출혈 및 고혈압 외에 본원의 추가 검사에서 BMI 28.0 ㎏/㎡의 전비만단계, Cholesterol, total 287 ㎎/dL, Triglyceride 300 ㎎/dL의 이상지질혈증이 관찰됐다. 이들 소견과 함께 榮•紅한 舌質, 白•厚•潤•粘한 舌苔, 沈•虛•滑•洪•無力한 脈象을 통해 濕熱證으로 진단 후 中風熱證에 사용하는 防風通聖散을 기본으로 처방을 구성했다. 다행히 환자는 계획된 치료를 잘 따라 주었다. 그 결과 좌측 안면 마비와 상하지 근력 저하가 서서히 회복되고, 화학합성약물 복용 없이 혈압이 안정적으로 잘 유지됐다. 발병 약 3개월 후 시행한 brain CT 검사에서 혈종 및 부종이 모두 호전된 것으로 관찰됐다(그림 3). 치료 5개월 후 BMI 22.5 ㎏/㎡, Cholesterol, total 259 ㎎/dL, Triglyceride 103 ㎎/dL 등 다른 검사 결과도 크게 회복됐다. 환자는 ‘편안한, 건강한 병원 방문이었습니다’라는 말로 치료 과정을 요약했다. 세조가 가장 좋은 의사로 평가한 심의는 환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그 마음이 동하지 않게 하는 의사이다. 한의학은 병을 치료하는 데 환자의 정신 상태를 중요시하고 있으며, 이러한 이론이 전문직 윤리에도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이처럼 한의학 이론은 항상 사람을 향하고 있으며, 한의사는 검사 자체가 아닌 사람을 먼저 생각한다. 도구는 도구일 뿐, 그 도구를 누가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만들어진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아는 사실이다. 사람을 중심에 두는 한의학 이론을 바탕으로 한, 한의사의 현대 과학 도구 및 진단기기 사용은 국민 건강 증진에 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전 세계 보건의료인에게 큰 귀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부항 화관법, 이론부터 임상 노하우까지 ‘공유’[한의신문=강환웅 기자]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동문회(회장 최유행·이하 동문회)는 11일 동국대 일산한의학관에서 동국대 한의과대학 이음학생회 초청으로 ‘부항 화관법’을 주제로 임상술기특강을 개최했다. 동국대 한의과대학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특강은 최유행 회장이 직접 강의를 진행했으며, 이론 강의와 실습 강의로 나뉘어 진행됐다. 이론 강의에서는 기본적인 부항의 이론, 부항을 통한 진단 방법, 부항 치료의 원리, 환자 시술 매뉴얼 등을 설명하는 한편 학생들에게는 생소한 ‘턱관절균형조절치료원리’를 소개해 한의학 치료의 다양한 관점을 제시했다. 특히 최유행 회장은 부항을 많이 접해보지 않은 학생들을 위해 실습 강의를 따로 마련, 학생들이 술기를 정확히 익힐 수 있도록 해 눈길을 끌었다. 실습 강연에서는 최유행 회장이 먼저 시범을 보인 후 학생들은 팀을 이뤄 서로에게 부항 치료를 시행했으며, 이를 최유행 회장이 학생들 옆에서 살펴보며 개개인에게 필요한 조언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와 함께 부항 화관법에 대한 질의응답의 시간도 가졌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부항요법을 통해 사혈을 하면서 어혈이 아닌 건강한 혈액도 같이 제거하게 되면 오히려 문제가 되지 않는지 △부항 화관법과 습식 부항을 어떻게 병행을 하는지 등 다양한 의문점에 대한 답변을 들으면서, 이론과 실기는 물론 임상에서의 다양한 노하우까지 공유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 이와 관련 이나경 학생회장은 “부항 화관법을 직접 체험해보면서 명확한 술기 방법을 익힐 수 있었으며, 특강을 들은 학생들의 만족도가 정말 높았다”면서 “동문회 선배님들의 도움을 받아 이번 특강을 비교적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어 감사함을 많이 느꼈으며, 앞으로도 이런 특강을 많이 기획하려 한다”고 밝혔다. 또 김혜진 학생(본과 2학년)은 “이번 특강을 통해 부항 또한 침과 약 못지 않게 중요한 한의치료 도구로, 병의 진단과 예후 판단에 유용하고 치료 효과 및 환자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었다”며 “평소에 접하기 쉽지 않은 부항 화관법을 직접 실습해볼 수 있었는데, 불을 이용해서 안전하게 알맞은 강도로 붙이는 방법과 주의해야 하는 점들을 자세히 전달해주셔서 더욱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최고은 학생(본과 2학년)은 “현재 경혈학 강의를 수강하면서 자침하는 방법을 배웠는데 침뿐만 아니라 부항 화관법이라는 또 다른 임상 술기에 대한 개념을 익히고 직접 실습을 해볼 수 있어 뜻깊은 경험이 됐다”며 “부항 화관법을 몸소 체험해보고 직접 처치할 수 있어 재밌고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
침금동인으로 복원한 내의원 표준경혈 10박영환 시중한의원장(서울시 종로구) 침금동인의 복삼(BL61)은 발꿈치 뒤쪽 가운데 아래에 위치한 경혈이며 실제 자침한 기록이 <승정원일기>에 기록된 유일한 경혈이다. <승정원일기>에 따르면 1747년, 민간에서 가장 침술이 뛰어나다고 하는 두매(斗梅)와 송월(松月)의 실력을 시험하기 위해 영조임금 앞에서 두 사람이 침금동인의 복삼(BL61)에 자침을 하였다는 내용이 있다. 이처럼 침금동인의 복삼(BL61)은 역사의 고증을 확실히 받은 경혈이다. 그런데 <WHO/WPRO 표준경혈위치>에서는 복삼(BL61)을 “발 가쪽면, 곤륜(BL60)의 먼쪽, 발꿈치뼈 가쪽, 적백육제”라고 정의하고 있어 발꿈치의 옆에다 표시하고 있으며 침금동인의 복삼(BL61)과는 전혀 다른 곳에 위치하고 있다. 이는 동인도의 작도作圖 원리를 고려하지 않은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기록에 따르면 현재 전해오는 동인도 중에서 가장 초기에 그린 명당도(明堂圖)는 북송(北宋)의 석장용(石藏用)이 그린 동인도라고 한다. 이 그림은 현재 남아있지 않고 이를 이어받은 동인도가 1474년 명(明) 사소(史素)의 성화사소중수동인도(成化史素重修銅人圖)라고 한다. 또 1303년에 제작하였다고 하는 원대(元代) 삼인명당도(三人明堂圖)는 후세에 수많은 의가들이 모사(模寫)하였으며 <의학강목>, <침방육집>, <침구대성> 등에 수록되어 있고 청대(淸代)에 여러 번 중간(重刊)하기도 했다. 그런데 당시의 동인도는 현재와 같은 원근법을 사용하여 보이는 그대로 그린 것이 아니라 조선후기의 책가도(冊架圖)와 같이 다중 시점(視點)으로 경혈을 기록한 일종의 전개도라고 할 수 있다. 즉 인물화처럼 사실 그대로를 그리기보다는 2차원 평면에 3차원의 경맥 경혈을 모두 표시하기 위해 피카소의 그림처럼 동시에 상하좌우의 경맥과 경혈을 평면에 모두 그려 넣은 것이다. 앞모습을 그린 정인도(正人圖)와 뒷모습을 그린 복인도(伏人圖) 2장으로 구성된 동인도의 경우에는 측면의 경맥과 경혈을 정인도의 아랫배 쪽에 빈 공간을 활용하여 빠짐없이 기록했다. 이와 같은 이유로 본래 발꿈치 뒤에 있지만 동인도에서 정확한 위치를 표현 할 수 없었던 복삼(BL61)은 관습적으로 발꿈치 옆에 기록하였는데 이러한 사실을 인지 못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복삼(BL61)이 실제로 발꿈치의 옆에 있는 것으로 잘못 알게 된 것이다. 이상으로 내의원에서 제작한 침금동인과 <WHO/WPRO 표준경혈위치>의 경혈 중에서 몇 개를 10회에 걸쳐 간략히 비교하고 그 차이점을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경혈 위치는 18세기 내의원의 표준 경혈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영조의 윤허를 받아 침금동인의 제작을 총괄하고 여러 침의(鍼醫)들과 함께 경혈을 최종 검수한 분은 내의원 수침의(首鍼醫) 오지철(吳志哲)이다. 또한 조선시대 최고 명장(名匠)인 최천약(崔天若)이 없었다면 침금동인의 주조(鑄造)는 불가능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침금동인을 통해 내의원에서 학습하던 경혈의 정확한 위치를 약 280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어 직접 배울 수 있게 됐으며 내의원 침구 의학을 원형 그대로 전승받을 수 있는 길을 찾게 됐다. 지금까지 우리가 출처를 모르고 사용했던 왜식 경혈은 내일이라도 과감히 폐기하고 침금동인에 근거하여 의사학적 고증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침구의학의 표준을 재정립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할 것이다. 앞으로 중국, 일본과 차별화 된 수준 높은 ‘K-침구의학’을 전 세계에 알리는 때가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
“수가협상의 목표는 한의약 보장성 확대”[한의신문=강환웅 기자]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이하 한의협)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은 16일 건보공단 스마트워크센터(영등포남부지사)에서 2025년도 요양급여비용계약(이하 수가협상)을 위한 1차 협상을 진행하고, 본격적인 수가협상에 돌입했다. 이날 정유옹 한의협 수가협상단장은 인사말을 통해 “한의협 수석부회장으로 취임하기 전 중랑구에서 한의원을 운영해 왔기에 현장의 목소리를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현재 한의사 회원들은 높은 폐업률과 함께 최저임금도 안 되는 수익으로 한의의료기관을 운영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하고 있는 등 매우 어려운 현실 속에서 고통 받으며, 이번 한의협 수가협상단은 이처럼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원들을 대표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 단장은 “이번 수가협상은 점차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한의계의 건강보험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현재 양의사가 13만 명이고, 한의사는 3만 명인 상황에서 한의계의 건강보험 점유율이 불과 3%를 기록하는 것은 어느 누가 봐도 정상적인 구조라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 단장은 “이러한 비정상적인 구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한의약 보장성 강화라는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한의협 수가협상단은 이 같은 전반적인 한의계의 상황을 충분히 염두에 두고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남훈 건보공단 수가협상단장(급여상임이사)은 “금년도 수가협상의 환경도 녹록치는 않지만, 가입자와 공급자간 균형 잡힌 시각을 갖고 수가협상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올해부터는 기존과는 달리 1차 협상에서 건보공단에서 자료를 제시하고, 2차 협상에서 공급자의 상황을 듣는 순서로 바뀌었는데, 이는 유연한 수가협상을 위한 소통과 배려를 위한 작은 실천으로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또 “필수의료 미비 및 의료전달체계 왜곡 문제와 더불어 진료량 중심의 행위별 수가제도에서 발생하고 있는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보상구조의 정상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은 사실상 수가협상 추진의 가이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올해에도 지난해처럼 5가지 수가 조정 모형을 제시해 균형 잡힌 수가협상의 기준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김 단장은 “올해에도 재정소위원회-공급자-건보공단이 함께하는 소통간담회를 마련, 그 자리에서 서로의 간극을 줄이고 접점을 찾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이를 통해 공급자는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국민에게 제공하고, 국민들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는 한편 보험자인 건보공단은 재정이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이번 수가협상이 가입자-공급자-건보공단-정부 모두가 상생 발전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김 단장은 “건강보험 재정이 3년 연속 흑자인 상황이지만, 중장기 재정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다”면서 “전체적인 상황을 고려해볼 때 그 어느 때보다도 수가협상의 환경은 어렵지만 보험자이자 재정 관리자인 건보공단은 지속가능한 건강보험 운영을 위해 상호 신뢰와 존중, 소통과 배려의 자세로 필수의료 체계를 구축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의료인프라를 유지하면서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가입자의 부담수준 둥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합리적인 균형점을 찾는 수가협상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1차 수가협상 후 가진 브리핑에서 정유옹 한의협 수가협상단장은 한의약 보장성 강화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정 단장은 “한의계는 현재 3%의 건강보험 점유율을 가지고 있으며, 이 또한 지속적인 감소세에 있다”면서 “한의약 보장성을 늘리는 것이 한의협 수가협상단의 목표”라고 밝혔다. 특히 정 단장은 “내년부터 의대정원 사태로 인해 필수의료 항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한의계는 더욱 힘든 시기를 겪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러한 부분들까지 반영해 이번 수가협상에서는 더 높은 수가 인상률을 요구할 계획이며, 더불어 한의 보장성 강화라는 측면에서도 보장성 항목을 늘릴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수가협상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단장은 이어 “한의학은 미래지향적인 학문이며, 지금보다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더 큰 역할을 해나갈 수 있는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는 만큼 그에 걸맞는 한의의료기관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수가 인상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수가협상 기간 동안 한의사들 보다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안과 현재 고통받고 있는 한의의료기관들의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는 방안들을 지속적으로 논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완호 한의협 부회장은 “지난 2020년 코로나부터 올해 양의사들 파업까지 4년 동안 한의계는 많이 소외돼 왔다”면서 “그렇게 소외된 부분이 쌓이고 쌓여 한의의료 쪽이 객관적인 수치상으로도 많이 악화돼 있는 상황”이라고 운을 뗐다. 이 부회장은 “한의학은 국민건강 증진은 물론 국민들의 의료 이용량을 줄이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이번 수가협상을 통해 한의의료가 기본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생명유지 장치로서의 수가 인상이 반드시 돼야 할 것이며, 또한 지난 4년간 소외돼 왔던 한의계가 제자리를 찾을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는 협상이 진행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
한의대에 안부를 묻다-34서지명 원광대학교 본과4학년 “Xin chao! (신 짜오!)” 이틀간 베트남 의료봉사에서 가장 많이 말했던 단어다. 그저 리그오브레전드 게임 캐릭터로만 알았던 신짜오는, 알고 보니 존중의 의미를 담은 정중한 베트남 인사말이었다. 4월 24일 수요일, 철없는 4명의 원광대학교 본과 4학년(서지명, 김태연, 최지우, 권용한)은 호기롭게 베트남 의료봉사의 첫발을 내디딘다. 이들은 그저 본4 병원 실습의 일상에서 벗어나 난생처음 밟아보는 베트남에서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설렜다. 우리는 학생이었지만 원장님들의 진료 보조와 예진을 담당하기 위해 발탁돼 영광스러운 여정을 함께 하게 됐다. 다행히도 협회에서 학교에 공문을 보내주셔서 우리는 실습을 공결 처리할 수 있었고, 실습 조원들에게 미안함의 의미로 밥도 한 번씩 사준 뒤 들뜬 마음으로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4월 25일 아침, 호텔 밖을 나서자마자 정신을 잃을 뻔했다. 열대 사바나 기후의 푹푹 찌는 더위에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주룩 흘러내렸다. 비라도 시원하게 내리면 좋겠는데 4월은 아직 건기였다. 후에 알고 보니 이때가 베트남에서 가장 더운 시기이며 현지에서도 기록적인 폭염이었다고 한다. 출발할 때의 호방했던 기세는 보기 좋게 제압당했다. 땡볕 더위에 진료 준비로 짐을 나르다 보니 여차저차 빈즈엉성의 반푹(Van Phuc)병원에 한의진료소가 열렸다. 나는 오전에 예진을 담당하게 됐고, 첫 환자분은 60세 정도 돼 보이는 여성 환자셨다. 언어의 장벽을 넘어 “신 짜오! ...” 말문이 막혔다. 우선 성함, 나이부터 묻고, C.C를 적어 나가야 하는데 ‘your name?’과 같은 간단한 영어도 통하지 않는 베트남이었다. 미리 준비한 회화집에서 ‘이름이 뭐예요?’를 발견하고 “Anh ten la gi? (아잉 뗀 라지?)”라고 물어도 성조가 맞질 않으니,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했다. 구글 번역으로 힘겹게 의사소통을 이어나가고 있을 때 단비처럼 통역사님들이 도착했다. 순식간에 예진 보는 속도가 세 배 이상 빨라졌다. 참 언어장벽이 크다는 것을 느낀 순간이었다. 어느 지점부터는 통역사님이 내가 해야 할 질문을 다 외우신 듯, “이분은 허리 아픈 분인데 1년 전에 L4, L5 요추추간판탈출증 진단받고 하지정맥류도 있고 진통제 복용 중이다”며 내가 묻지 않아도 환자에게 필요한 정보만 쏙쏙 뽑아주셨다. 어느샌가 나는 받아쓰기 기계가 돼 있었다. 이와 유사하게 학교 병원에서 매주 치르는 CPX 시험이 떠올랐다. 이렇게 효과적인 학습법이었다니! 실전경험이 역시 중요한 것 같다. 오후엔 원장님들의 진료를 보조하며 한의치료의 효과를 다시금 경험할 수 있었다. 특히 이번 의료봉사에서는 원장님들이 직접 한국에서 초음파기기를 가져와 최신 한의술기를 선보이셨다. 전통적인 오수혈부터 추나치료, 초음파 유도하 약침치료 등 다양한 치료를 한데 모아 참관할 수 있었다. 김기병 원장님께서 능숙한 손길로 추나를 시전하자, 환자분 얼굴엔 한결 가볍고 시원한 미소가 생겼다. 엄지를 척 들어 올리고는 통역사님께 만족스럽다고 말씀하셨다. 김세종 원장님께서는 대전대학교에서 추나의학을 강의하는 교수님이시고, 감사하게도 나의 틀어진 횡돌기를 추나로 교정해 주셨는데 정말 시원했고 눈이 탁 트였다. 대전자생한방병원 홍정수 원장님, 호치민에서 진료하시는 최성주 원장님께 약침을 쉴 새 없이 만들어드렸다. 학교 병원에서의 실습보다 그 2시간 동안 훨씬 집중적으로 훈련받은 느낌이다. 홍정수, 최성주 원장님의 친절한 미소와 신속정확한 진단, 술기를 보며 나도 언젠가 저렇게 임상적 퍼포먼스가 탁월한 한의사가 되고 싶어졌다. 박정호 원장님께서는 환자의 체형을 보시면서 어디가 문제인지 한눈에 파악하시고는 약침 치료의 포인트까지 우리에게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다. 대한한의약해외의료봉사단 KOMSTA 이승언 단장님께서도 이번 봉사에 협력을 위해 선뜻 와주셨고, 직접 진료도 참관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열정과 치유의 공간 4월 26일 둘째 날 봉사한 곳은 빈즈엉성 전통의학병원이었다. 덥고 푹푹 찌는 듯한 날씨에도 환자분들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그래도 어제 하루 봉사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척척 역할을 나누어 진료를 시작할 수 있었다. 나는 용한이 형과 함께 오전 예진 담당이었다. 예진을 보며 빈증성과 호치민 지역 환자군의 특징을 대략적으로나마 파악할 수 있었다. 첫 번째 특징은 관절질환이 많다는 것이다. 꼭 이곳 환자군의 특징이라기보다 우리가 한의진료소를 열었기 때문에 관련 환자군이 자연스럽게 모인 것일 수도 있겠다. 요통, 경항통, 견비통 등 근골격계 환자가 많았는데, 아무래도 습한 기후환경의 영향인 것 같다. 베트남 도로 위엔 오토바이가 가득하다. 많은 환자분은 “오토바이를 타면” 손이 저리다, 어깨가 아프다 등 관련해서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두 번째 특징은 뇌출혈, 뇌경색 후유장애 환자가 많았다는 점이다. 기름기 많은 음식이 이유가 될 수 있을지? 더운 날씨가 이유가 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또한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나이에 비해 노화가 더 진행돼 보였다. 강한 자외선에 피부가 노출되고, 덥고 습한 기후 속에서 생활하고 노동하며 인체에 가해지는 스트레스가 더 크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베트남에서나 한국에서나 인간이 질환으로 고통받는 현장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이틀간 진료소의 문전을 지키며 500명이 넘는 베트남 환자분들을 예진하고 표정을 살피고 목소리를 하나하나 들어보았다. 들어오실 땐 근심 가득한 표정이었는데 치료받고 한약도 받아 가시는 빈증성 주민분들의 환한 미소를 보니 힘든 것이 싹 날아갔다. 봉사는 베푼다기보다 오히려 자기 내면이 행복으로 가득 차는 소중한 경험이다. 이번을 계기로 의료가 열악한 지역에 한의학이라는 도구로 봉사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뿌듯한 일인지 알게 됐다. 의료봉사에서 가장 탁월한 분야는 역시 한의학이다. 봉사를 준비하는 의료진의 부담은 적고, 수용할 수 있는 질환의 범위가 넓을뿐더러, 환자 만족도 또한 높기 때문이다. 머나먼 베트남 땅에도 한국의 한의 의료기술이 이만큼 효과적이고, 멋있다는 것을 알리는 데 동참하게 돼 기뻤다. 한편으론 직접 진료를 보지 못해 아쉽기도 했다. 지식과 술기를 갈고닦아 실력 있는 한의사로 성장해 세상 사람들에게 건강과 기쁨, 행복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무엇보다도 대전의 어벤져스 히어로같은 원장님들, 인생의 롤모델로 삼고 싶은 존경스러운 분들을 뵙게 돼 큰 영광이었다. 어디에서도 얻지 못할 소중한 추억과 가르침을 주신 이번 의료봉사의 모든 관계자분께 깊이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