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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인심방’, ‘압통추나·온통보감’까지 실전 임상 노하우 공유경북 안동시한의사회(회장 권도경)는 안동분회 소속 회원뿐만 아니라 경북지부 내 타 분회 회원들까지 대거 참석한 가운데 임상 역량 강화 및 통합돌봄과 관련된 비전 공유를 위한 학술강좌 및 토론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고 30일 밝혔다. ‘동의보감 건강운동’을 주제로 특강에 나선 박태섭 교수(김천대학교)는 안동의 대유학자인 퇴계 이황의 ‘활인심방(活人心方)’과 기공요법을 연계해 설명함으로써 지역의 역사와 맞닿은 흥미롭고 깊이 있는 강의로 회원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어 박경숙 원장(인천 박경숙한의원)은 ‘압통추나와 온통보감’을 주제로 실전 적용을 위한 실습 위주의 강의로 눈길을 끌었는데, 이번 강의는 지난 2월 경북한의사회의 온라인 강의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 안동시분회의 적극적인 초청으로 성사됐다. 이날 박 원장은 각종 통증 질환에 즉각적으로 활용 가능한 압통추나 술기를 시연했으며, 대사성 질환 등 난치성 질환 치료를 위해 오랜 경험으로 빚어낸 식이요법(온통보감) 성과물을 아낌없이 공개했다. 또한 방호열 한의재택의료학회장은 ‘통합돌봄의 시대, 한의사 방문진료와 재택의료센터에서의 한의사의 역할 그리고 주치의’라는 주제로 열띤 강의에 나섰다. 3월 27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통합돌봄 사업에 회원들의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강의 후에도 많은 질의응답이 쏟아져 재택의료를 향한 회원들의 뜨거운 열기를 확인케 했다. 이번 학술강좌와 관련 권도경 안동분회장은 “어렵게 모신 훌륭한 강사님들 덕분에 안동분회 회원들의 임상 역량을 한층 높이고, 지방에서 소외되기 쉬운 최신 의료 정보들을 습득할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유익한 학술의 장을 지속적으로 유치해 회원들의 진료 환경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김봉현 경북한의사회장은 “수준 높은 강의를 기획하고 지부 내 타 분회 회원들에게도 참여 기회를 열어준 안동분회 임원진과 회원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면서 “이처럼 우수한 학술 콘텐츠를 인근 분회 간 적극적으로 공유한다면 경북지부 전체 한의사의 역량 강화는 물론 분회 간 긴밀한 협력과 상생에 큰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한국 한의학 우수성 알린 사암침법, 중앙아시아 확산 교두보 마련[한의신문] 한국 한의학의 대표적인 침법 중 하나인 사암침법이 중앙아시아 의료계에 본격적으로 소개되며, 새로운 협력의 장을 열고 있다. 한국국제협력단 소속 송영일 글로벌협력의사(한의사)는 28일 카자흐스탄 남부 의료 중심 도시인 쉼켄트(Shymkent)에서 현지 국가 공인 전통의학 교육 과정에 공식 초청을 받아, 카자흐스탄 의사들을 대상으로 사암침법 이론과 임상 적용에 관한 강의를 진행했다. 이번 강의에서는 한국 전통 침구학의 대표적인 치료 체계인 사암침법의 이론적 기반과 함께 실제 임상에서 활용 가능한 치료 사례가 집중적으로 소개됐다. 특히 소아 야뇨증과 오연(五軟)·오지(五遲) 증후군과 같은 소아 질환에 대한 사암침법 적용 사례가 공유되며, 기능적 접근과 체계적 치료 원리에 대한 현지 의료진의 높은 관심을 이끌어냈다. 특히 이번 강의는 카자흐스탄 내 국가 공인 전통의학 교육 과정에 공식적으로 초청돼 진행된 사암침법 강의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으며, 이는 한국 한의학이 해외의 제도권 의료 교육 과정 속에서 전문 의료 지식으로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번 강의에서는 사암침법 관련 자료의 러시아어 번역본이 최초로 현지 의사들에게 공식 전달, 그동안 언어적 장벽으로 인해 접근이 제한적이었던 사암침법 이론이 러시아어권 의료진에게 체계적으로 소개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이날 강의에 참석한 카자흐스탄 의사들은 사암침법의 논리적 진단 체계와 간결한 침 처방 구조에 깊은 관심을 보였으며, 강의 종료 후에도 추가 교육과 임상 워크숍에 대한 지속적인 요청이 이어지는 등 큰 호응을 이끌어내 향후 사암침법의 중앙아시아 확산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송영일 한의사는 “이번 쉼켄트 강의는 단순한 일회성 교육이 아니라, 중앙아시아 전통의학 교육과 임상 현장에 한국 한의학이 정식으로 진입하는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앞으로 알마티와 아스타나 등 카자흐스탄 주요 도시는 물론 인접 국가인 키르기즈스탄과 타지키스탄까지 교육과 협력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한국 한의학, 특히 사암침법은 적은 침 수로도 효과적인 치료를 구현할 수 있는 합리적 의료 체계”라며 “중앙아시아 의료 환경에 적합한 임상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육과 학술 교류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성과는 한국 한의학의 국제화와 더불어 중앙아시아 지역에서의 의료 협력 확대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향후 한국 한의학의 글로벌 확산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시민 참여형 캠페인으로 안전한 의약품 사용 문화 확산[한의신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울산경남본부(본부장 서희숙·이하 울산경남본부)는 30일 창원시 진해구 중원로터리에서 ‘진해군항제’를 방문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마약류 및 약물 오남용 예방을 위한 캠페인(이하 캠페인)’을 실시했다. 울산경남본부는 마약류 오남용 예방의 실효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경남지부 및 진해보건소와 협력체계를 구축, 거리 홍보뿐만 아니라 현장 체험부스 운영 등 다양한 방식으로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번 캠페인은 마약의 위험성과 중독의 심각성을 알리고, 올바른 의약품 사용에 대한 인식 확산을 위해 마련됐으며, 울산경남본부는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 Drug Utilization Review) △내가 먹는 약! 한눈에 등 심평원의 주요 대국민 서비스를 소개하고 모바일 앱 이용방법 등을 안내함으로써 시민들의 의료 접근성 향상에 기여했다. 또한 오는 4월에는 부산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등 8개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마약류 및 약물 오남용 예방 캠페인을 추가로 실시할 예정이다. 서희숙 본부장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최근 급증하고 있는 마약류 오남용의 위험성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높아지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안전한 의약품 사용 문화를 확산 하기 위한 홍보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316)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필자는 20년 넘게 ‘歷代名醫醫案’을 찾아 정리하여 ‘민족의학신문’에 게재해왔다. 의안(醫案)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단순히 “어떤 약을 써서 나았다”는 결과의 보고가 아니다. 환자의 證狀, 脈象, 그리고 환자의 나이, 성별, 당시의 계절적 기운까지 아우르는 종합적 사유의 정수다. 종이 위에 박제된 이 방대한 기록들은 그간 현대 과학의 잣대 앞에서 ‘경험론’이라는 이름으로 과소평가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인공지능(AI)이라는 새로운 등불을 들고 이 깊은 醫案의 숲을 다시 들여다보니, 그 속에 숨겨진 정교한 알고리즘이 비로소 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역대 명의들의 의안을 AI 연구에 활용하며 느낀 소회는 한마디로 ‘溫故知新의 경이로움’이다. 명의들의 의안은 서술형 문장으로 이루어진 ‘비정형 데이터’의 극치다. 이를 자연어 처리(NLP) 기술로 분석해 보면 단순한 처방 목록이 아니라 특정 병증(證)에서 약재로 이어지는 논리적 연결망이 지식 그래프(Knowledge Graph) 형태로 선명하게 도출된다. 과거의 직관이 현대의 논리로 치환되는 순간이다. AI는 인간의 힘으로는 계산하기 힘든 기후 데이터, 환자의 체질, 그리고 처방 사이의 다차원적 상관관계를 찾아낸다. 이는 우리가 막연히 느끼던 ‘氣의 흐름’이나 ‘장부의 조화’를 데이터 기반의 예측 모델로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또한 의안 속에서 명의들이 약재 더하고 빼는 ‘加減’의 행위는 인공지능의 ‘가중치 조절(Weight Tuning)’과 맞닿아 있다. AI는 수백 년 전 명의가 왜 그 시점에서 처방을 바꾸었는지 그 패턴을 학습하여, 현대의 난치병 치료를 위한 최적의 처방 조합을 제안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한약 처방은 君臣佐使의 체계를 따른다. 이는 현대 AI 연구의 다중 표적 치료 모델(Multi-target Strategy)에 중요한 영감을 제공한다. 침구학 역시 경혈이라는 ‘스위치’를 통해 인체의 에너지 흐름을 조절하는 시스템 가이드로서, AI를 통한 생체 제어 알고리즘으로 재해석될 수 있다. 물론 기술적 진보가 만능은 아니다. 필자가 의안을 정리하며 가장 경계했던 것은, 의안 속에 담긴 ‘醫者의 本心’, 즉 환자를 향한 긍휼의 마음이 데이터의 파편 속에 매몰되는 것이었다. AI는 처방의 확률을 계산할 수는 있지만, 환자의 손을 맞잡았을 때 느껴지는 생명의 무게까지 계산할 수는 없다. 따라서 우리가 추진하는 AI 연구는 단순히 과거의 처방을 복제하는 도구가 아니라, 명의들의 사유 구조를 복원하여 현대 한의사가 더 정교하고 따뜻한 진료를 할 수 있게 돕는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 『역대명의의안』의 원고 뭉치 속에 잠들어 있던 지혜가 디지털의 파도를 타고 미래로 나아가 현대인의 질병을 치유하는 생명수로 다시 태어나기를 소망한다. 역대 명의들의 醫案은 단순한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생명력을 기다려온 미래의 씨앗이다. 기술의 끝은 사람을 향해야 한다. AI가 도출한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환자의 고통을 살피는 ‘醫者의 本心’의 가치를 잃지 않는다면, 한국 한의학은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전 세계 인류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따뜻하고도 날카로운 지혜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
미리보는 ‘K-MEX 2026’ <2>[편집자 주] 서울특별시한의사회(회장 박성우)가 오는 4월 25일부터 26일까지 이틀간 서울 코엑스 C홀에서 ‘K-MEX 2026(제3회 한의약 및 통합의약 국제산업박람회)’를 개최한다. 이번호에서는 한의약 조제 시스템의 자동화부터 첨단 영상 진단 장비까지, 한의 진료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한 단계 끌어올릴 핵심 참여 업체들을 살펴본다. ㈜오너브 “한의산업의 DX·AX 선도하는 혁신 기술의 집약체” CES 혁신상에 빛나는 한방 조제 통합 자동화 시스템 공개 ㈜오너브는 고순도 동결건조 농축환과 자동화 조제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의 의료 현장의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기술 기업이다. 특히 2024, 2025년 연속으로 CES 혁신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번 K-MEX 2026에서 선보이는 ‘HAPs(한방 조제 통합 자동화 시스템)’는 원클릭으로 처방부터 조제, 포장, 살균까지 5분 내에 완료하는 혁신적인 솔루션이다. 상단의 동결건조 농축환 카트리지를 통해 약효를 표준화하고, 하단부에서 자동 조제가 이뤄진다. 특히 ‘HaaS(HAPs as a Service)’ 모델은 고가의 장비 도입 없이 EMR 차트 연동만으로도 소량 처방과 당일 배송 서비스가 가능, 한의원 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예정이다. ㈜옥천당 “단순 조제 넘어 전문 CDMO 서비스로 한의계 표준 세우다” 이력추적시스템 기반 원외탕전 솔루션·정밀 진단 의료기기 전시 국내 최대 규모의 원외탕전 설비를 보유한 ㈜옥천당은 고도화된 이력추적 시스템(IQMS/SPC)을 통해 한의계의 신뢰를 쌓아온 전문 기업이다. 현재는 조제 서비스를 넘어 고객의 고유 가치를 구현하는 전문 CDMO(위탁개발생산)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K-MEX 2026에서는 엄격한 hGMP 인증 원료 관리와 지표성분 분석을 통해 품질을 표준화한 ‘시그니처 약속처방(경옥고, 공진단 등)’과 함께 ‘농축 연조엑스’ 라인업을 선보인다. 또한 정밀한 진단과 처방의 연계를 위해 혈액분석기(Pointcare M4), 혈구분석기(DP-H10), 당화혈색소 분석기 등 한의 임상 현장에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공하는 전문 의료기기 라인업도 함께 공개해 기술 기반의 진단 환경을 제안할 예정이다. ㈜영일엠 “국내 최초 추나테이블 개발…척추 및 근골격 치료기술 선도” 차세대 하이브리드 매뉴얼 테이블 및 한방 전용 전동 테이블 선보여 1993년 설립된 ㈜영일엠은 국내 추나요법의 정착과 발전을 함께해 온 상징적인 기업으로, 대한민국 척추·근골격 치료 기술의 성장을 이끌며 의료진과 환자 모두의 만족을 지향하는 다양한 치료기기들을 개발해 왔다. 이번 전시의 핵심 제품인 ‘Raphael 707-K’는 전기수직 드롭과 견인, 플렉션 기능을 모두 갖춘 글로벌 인증 제품으로 뛰어난 가성비를 자랑한다. 또한 환자 체형 스캔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개인 맞춤형 견인 치료를 제공하는 ‘2026형 I5_견인 매뉴얼 테이블’과 열선 및 IR 램프를 탑재한 세계 최초 한의 전용 전동 테이블 ‘OMS-1’도 함께 선보인다. 이밖에 근막 이완에 탁월한 근육 타진기 ‘SASO-P’ 역시 임상가들의 큰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브이에스아이 “30년 노하우로 구현한 영상 진단의 새로운 패러다임” 2.5kg 초경량 휴대용 X-ray ‘CLAROX VX-100’으로 정밀 진단 지원 ㈜브이에스아이는 30년 이상의 업력을 바탕으로 의료영상 장비 분야에서 신뢰받는 솔루션을 제공해 온 기업이다. 첨단 진단 기술을 한의약 분야에 접목해 보다 통합적이고 정확한 의료서비스를 구현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번 전시의 주력 제품인 ‘휴대용 X-ray 의료기기(CLAROX VX-100)’는 기존 진단 방식의 한계를 넘어 한의학적 치료 전후 상태를 정밀하게 비교할 수 있는 혁신적 솔루션이다. 2.5kg의 초경량·초소형 설계로 공간 제약 없이 활용 가능하며, 저전력 촬영 기술로 안전한 진단 환경을 보장한다. 특히 AI 기반 분석 프로그램과의 연동을 통해 실시간으로 영상을 확인하고 효율적인 진료 흐름을 지원하며, 성장기 청소년부터 노년층까지 척추 및 관절 상태를 정밀하게 진단하여 환자 맞춤형 한의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 -
돌봄 전문인력 양성 위한 협력체계 구축[한의신문] 재단법인 돌봄과 미래(이사장 김용익)와 한국보건복지인재원(원장 직무대행 배남영·이하 인재원)은 30일 인재원에서 돌봄 및 보건복지 분야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돌봄 수요 확대와 함께 전문인력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현장 중심의 인재 양성과 지속가능한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양 기관은 앞으로 △돌봄(노인·장애인·아동 등) 및 보건복지 분야 현장 맞춤형 전문인력 양성 △돌봄 및 보건복지 분야 학술교류 △돌봄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한 협력적 거버넌스 구축 △기타 상호 합의에 의한 보건복지 분야 교육 관련 협력 사항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특히 이번 협약은 제도 시행 이후 지역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돌봄 체계를 뒷받침하기 위한 인재 기반을 함께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김용익 이사장은 “돌봄은 제도만으로 완성되지 않고, 결국 현장에서 사람을 통해 구현된다”며 “이번 협약이 현장에 필요한 전문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기반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배남영 원장 직무대행은 “보건복지 인재 양성 기관으로서 돌봄 분야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며 “양 기관의 역량을 결합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양 기관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돌봄 현장과 정책을 연결하는 교육 기반을 함께 만들어갈 계획이다. -
동국한의동문회, 제22대 출범 첫 이사회 개최[한의신문] 제22대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동문회(회장 최윤용)가 27일 온라인으로 ‘제22대 제1차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에는 최윤용 회장, 박종웅 수석부회장, 송상화·박경미 부회장, 전가윤 내외협력이사, 장우진 이사가 참석했으며, 오창영 감사가 배석했다. 이사회에서는 보고안건 5건, 의결안건 2건을 포함, 총 7건의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보고안건으로는 △제21대 제5차 이사회 결과 △제36차 정기총회 결과 △제22대 임원 선임 및 조직 구성 △행정 정비 및 회계 인수인계 △신규졸업생(42기) 대상 동문 특강 결과 등의 보고가 이뤄졌으며, 모두 이의 없이 접수됐다. 특히 제22대 집행부 구성과 관련 성시현 변호사(졸업30기)를 법률이사로, 졸업42기 김선중·장우진 동문을 이사 및 졸업42기 기장단으로 영입해 법률 전문성 확보와 청년층 참여 확대를 도모했다. 또한 송상화 부회장이 부산지부장을 겸임해 지역 동문 네트워크 활성화에 나선다. 행정 정비 면에서는 ‘동국대학교한의과대학동문회’ 법인 명의의 계좌를 신규 개설해 회장 교체와 무관하게 지속 가능한 회무 운영 체계를 마련했으며, 전임 집행부로부터 회계 인수인계를 완료했다. 이와 함께 제36차 총회에서 승인된 사업계획의 세부 실행 방안을 담은 제6호 의결 안건이 원안 가결됐으며, 주요 사업으로는 △임상강좌(초음파 진단 및 약침 실습 강의, AI 등) △제1회 동국대학교한의과대학 연합 홈커밍데이 △제29회 총장배 한의과대학 동문 골프·트레킹 대회 △비영리민간단체 등록 추진 등이다. 제7호 의결 안건으로는 제22대 동문회 슬로건 채택의 건이 상정, 동문 간 유대 강화와 함께 성장하는 동문회의 지향을 담은 ‘따뜻한 연대, 함께하는 성장’이 원안 가결됐다. 이어진 이사회에서는 송상화 부회장(부산지부장)이 30일 부산역 인근 더스퀘어뷔페에서 ‘동국한의 부산동문회의 날’이 개최된다고 보고한 가운데 회의 기준 35명의 참석을 확인했으며, 행림 원외탕전·한도깨비 원외탕전·동방메디컬 등의 협찬과 개인 후원이 이어져 뜻깊은 자리가 될 전망이다. 또한 박종웅 수석부회장이 5월16일 ‘제1회 동국한의연합 홈커밍데이’와 5월17일 ‘제29회 총장배 한의과대학 동문 골프·트레킹대회’ 준비상황을 보고했다. 한편 제22대 동국한의동문회는 취임 첫 이사회를 통해 2026년 사업의 세부 실행 방안을 확정하고, 슬로건을 공식채택하는 등 새 집행부 체제를 본격 가동했으며, ‘따뜻한 연대, 함께하는 성장’의 슬로건 아래 동문 네트워크 강화와 모교 발전 기여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적극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
과학으로 보는 한약 이야기 14김호철 교수 경희대 한의대 본초학교실 교수 (주)뉴메드 대표이사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김호철 교수(경희대 한의대 본초학교실)의 ‘과학으로 보는 한약 이야기’를 통해 임상 현장에서 자주 제기되는 한약의 궁금증과 문제들을 하나씩 짚어가며, 최신 연구 결과와 한의학적 해석을 결합해 쉽게 설명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독자들이 기존의 한약 지식을 새롭게 바라보고, 실제 진료 현장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만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섯 맛은 한 곳에서 나오지 않는다 오미자(五味子)는 이름 그대로 다섯 가지 맛을 가진 약재이다. 그런데 그 다섯 맛이 한 곳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과육(果肉)은 달고 시다. 씨앗(種子)은 맵고 짜고 쓰다. 맛의 출처가 다르다는 것은 성분의 출처도 다르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오미자의 약효 핵심은 씨앗에 있다. 문제는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씨앗의 주성분이 물에 녹지 않는다. 오미자차를 마셔본 사람이라면 그 선명한 붉은빛과 새콤한 맛을 기억할 것이다. 정성껏 우려낸 오미자차 한 잔을 손에 들고 있을 때, 정작 약이 되는 성분은 그 잔 안에 없을 수 있다. 이것이 오늘 이야기의 출발점이다. 씨앗의 성분 — 리그난은 무엇이고 어떻게 작용하는가 오미자의 약리 활성이 집중된 성분은 리그난(lignan) 계열이다. 스키잔드린(schisandrin), 고미신(gomisin), 스키잔드롤(schisandrol) 등이 대표적이며, 이 성분들은 씨앗에 집중적으로 분포한다. 리그난의 핵심 작용은 세 가지이다. 첫째는 간 보호이다. 스키잔드린은 간세포의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보호하고 Nrf2 경로를 활성화하여 세포 내 항산화 방어 시스템을 강화한다. 간 효소(ALT, AST) 수치를 낮추는 효과가 임상에서 반복 확인됐으며, 중국에서는 이미 오미자 리그난 추출물이 만성 간질환 치료 보조제로 활용되고 있다. 둘째는 항피로이다. 스키잔드린은 부신피질 반응성을 조절하여 스트레스 호르몬을 안정화하는 어댑토젠(adaptogen) 효과를 나타낸다.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고 피로 회복을 촉진한다. 한의학에서 오미자를 기허(氣虛)·신허(腎虛)에 쓰는 것이 이 기전과 연결된다. 셋째는 신경계 보호이다. 고미신(gomisin) 계열 성분은 신경세포를 보호하고 인지 기능 개선, 항우울 효과와 관련된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다. 한의학의 안신(安神) 효능 — 불면, 심계(心悸), 심신불안(心神不安) — 이 이 기전과 맞닿아 있다. 그런데 이 리그난 성분들에는 결정적인 특성이 있다. 지용성(脂溶性)이 강하다는 것이다. 물보다 기름이나 알코올에 훨씬 잘 녹는다. 오미자의 수추출물과 에탄올 추출물의 리그난 함량을 비교한 연구들을 보면, 에탄올 추출 시 리그난 함량이 수추출 대비 수 배에서 수십 배까지 높게 나온다. 물로 아무리 오래 끓여도 씨앗 속 리그난은 거의 우러나오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오미자를 물에 우릴 때 실제로 나오는 것은 무엇인가. 과육의 성분들이다. 사과산(malic acid), 구연산(citric acid) 등의 유기산이 물에 잘 녹아 나온다. 오미자차의 그 선명한 신맛이 바로 이 유기산의 맛이다. 붉은 색소인 안토시아닌(anthocyanin)도 수용성이라 차의 색깔에 기여한다. 유기산과 안토시아닌도 항산화, 수렴(收斂) 작용이 있어 전혀 의미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것은 과육의 작용이지 씨앗의 작용이 아니다. 리그난이 주도하는 간 보호, 신경계 보호, 항피로 작용과는 다른 영역이다. 다섯 맛 중 달고 신 과육의 성분만 찻잔에 담기고, 맵고 짜고 쓴 씨앗의 성분은 우려낸 건더기와 함께 버려지는 것이다. 갈아서 끓이면 이쯤에서 자연스럽게 드는 질문이 있다. 오미자를 갈아서 물에 끓이면 어떤가. 씨앗을 갈면 세포벽이 파괴되어 리그난이 외부로 노출되고 표면적이 넓어지므로, 통째로 우리는 것보다는 그나마 낫다. 임상에서 알코올 추출 제품이나 환산제를 활용하기 어려운 경우라면 현실적인 차선책이 될 수 있다. 다만 리그난이 물에 안 나오는 근본 이유는 세포벽 때문이 아니라 지용성이라는 용해도(溶解度) 자체의 문제이다. 갈아서 끓여도 알코올 추출이나 환산제 복용에 비하면 리그난 함량은 여전히 현저히 낮다. 차선은 차선일 뿐이다. 전통 의가들은 제형으로 이 문제를 풀었다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이 드러난다. 전통 방제에서 오미자가 어떤 제형으로 쓰였는지를 살펴보면, 치료 목적에 따라 제형을 분명하게 달리 선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미자가 들어가는 대표적 방제인 생맥산(生脈散)은 방약합편(方藥合編)에 가루로 복용하는 것으로 기술되어 있다. 인삼, 맥문동(麥門冬), 오미자를 갈아서 복용하는 것이 원래 복용법이었다. 현대 임상에서 탕제로 달여 쓰는 것이 관행이 되었지만, 원래 제형은 산제였다. 기(氣)와 진액(津液)을 회복시키는 이 방제에서 오미자를 가루로 복용한 것은, 유기산의 수렴(收斂)·생진(生津) 작용뿐 아니라 씨앗의 리그난까지 함께 취하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보신(補腎)과 안신(安神)을 목적으로 하는 방제에서도 오미자는 어김없이 환(丸)이나 산(散)의 형태로 등장한다. 육미지황원(六味地黃元)에 오미자를 더한 도기환(都氣丸)은 신허(腎虛)로 인한 해수와 요슬산연(腰膝酸軟)을 다스리는 환제이다. 불면, 심계, 건망(健忘)을 다스리는 천왕보심단(天王補心丹) 역시 환제로 복용하며, 오미자의 신경계 보호 리그난이 핵심적 역할을 한다. 신기(腎氣)를 보하는 팔미지황환(八味地黃丸)에도 오미자가 환제로 배합된다. 이와 같이 보신·안신을 목적으로 하는 방제들은 공통적으로 환제나 산제를 선택한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다. 환제와 산제는 약재를 분말로 만들어 그대로 복용한다. 물에 녹이는 과정이 없다. 위장 내에서 소화 과정을 거치면서 지용성 성분이 담즙(膽汁)과 같은 내인성 유화제의 도움을 받아 흡수된다. 수추출과는 비교할 수 없이 많은 리그난이 체내로 전달된다. 옛 의가들은 현대 분석화학의 언어는 몰랐다. 그러나 경험을 통해 오미자의 어떤 효능을 원할 때 어떤 제형을 써야 하는지를 이미 체득하고 있었다. 보신과 안신이 목적이면 환산제로 — 이 선택이 현대 약리학의 지용성·수용성 개념과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제형이 효능을 결정한다 이 전통적 지혜는 현대 연구에서 그대로 확인된다. 오미자 리그난의 알코올 추출물을 이용한 연구들에서 간 보호, 항피로, 인지 기능 개선, 항산화 효과가 일관되게 보고된다. 반면 수추출물을 이용한 연구에서는 같은 수준의 효과를 얻기 위해 현저히 높은 농도가 필요하거나 효과 자체가 관찰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에탄올 농도별 추출 효율 연구에서는 70% 에탄올 전후에서 리그난 추출 효율이 가장 높다는 것이 확인된다. 알코올이 씨앗의 세포벽을 통과하여 지용성 리그난을 효과적으로 끌어내기 때문이다. 물은 이 장벽을 넘지 못한다. 현대 한의 임상에서 오미자를 처방할 때 습관적으로 탕제에 포함시키는 것이 관행이라면, 한 번쯤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간을 보호하고 피로를 회복시키며 신을 보하려는 목적이라면, 탕제의 오미자는 기대하는 효능의 상당 부분을 전달하지 못할 수 있다. 제형의 선택이 곧 효능의 선택이다. 오미자를 제대로 쓴다는 것 오미자차를 즐기는 것에 아무 문제가 없다. 과육의 유기산과 안토시아닌은 양생(養生)의 관점에서 충분히 의미 있다. 그러나 오미자를 치료 목적으로 쓰려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씨앗째 갈아 분말로 복용하거나, 알코올 추출 제품을 선택하거나, 환산제 형태로 처방하는 것이 리그난을 체내로 전달하는 현실적 방법이다. 전통 의가들이 제형을 달리하여 오미자를 썼던 그 경험적 지혜를 과학의 언어로 다시 읽는 것 — 이것이 본초학이 지금도 해야 할 일이다. 오미자는 과육이 아니라 씨앗이 약이다. 그 씨앗의 성분은 물로는 꺼낼 수 없다. 이 단순한 사실을 알고 쓰는 오미자와 모르고 쓰는 오미자는, 이름은 같지만 약이 다르다. -
현대 진단기기를 사용하는 진짜 이유김은혜 가천대 한의과대학 조교수 <선생님, 이제 그만 저 좀 포기해 주세요> 저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한의사로서의 직분 수행과 더불어 한의약의 선한 영향력을 넓히고자 꾸준히 저술 활동을 하고 있는 김은혜 교수의 글을 소개한다. 주말을 맞아 KIMES(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에 다녀왔다. 작년 이맘때쯤에도 이 행사를 방문해 한의계의 변화를 체감하며 꽤 벅찬 소회를 남겼던 기억이 선명한데, 올해 역시 활기 넘치는 현장의 열기는 여전했다. 아마도 작년 칼럼에는, 몇 년 전만 해도 한의사인 우리는 관심도 없었을, 혹은 피차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는 존재였다면 2025년에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는 내용을 담았던 것 같다. 당시 혈액검사 기기를 파는 업체에 가서 ‘뭐가 궁금하냐’는 질문에 쭈뼛쭈뼛, “사실은 제가 한의사인데요...”라고 말하면 “아, 요즘은 한의사 선생님들도 많이 찾으세요! 아무래도 수가에 제한이 있으니까 최대한 간단하게 채혈할 수 있는 기계를 많이 찾으시더라구요. 간수치 위주로!”라는 대답과 함께 나보다도 더 잘 아는 한의계의 니즈(needs)를 줄줄 읊어주는 담당자분들의 상담이 꽤 인상 깊었던 기억이 있다. 근거 있는 한의 치료의 지표로 사용 그로부터 다시 1년이 흘렀다. 이제 내 주변 원장님들의 90% 이상이 원내에 혈액검사 기기를 두는 게 당연해졌고, 초음파는 기본에 큼지막한 뇌파·맥파 검사기기들까지 들여놓기 시작했다. 1년 전만 해도 “간 수치 50인데 한약 먹여도 될까? 추천 처방 있어?” 같은 질문이 많았다면, 요즘은 혈액검사 결과지나 타 병원 기록지를 주루룩 보여주며 “이 환자 왜 이런 거야? 이 질환 때문인 거 맞아? 이걸 목표로 치료 잡아도 될까?”라는 질문의 비중이 훨씬 커졌다. 단순히 ‘수치’를 확인하는 단계를 넘어, 종합적으로 결과를 해석하고 환자를 스크리닝하며 이를 ‘근거 있는 한의 치료’의 지표로 사용하는 현장으로 바뀌기까지 1년이 채 걸리지 않은 셈이다. 나 또한 그 변화를 몸소 느꼈고, 그와 동시에 학생들을 올바르게 가르쳐야만 하는 책임감을 가져야 되는 자리에 있게 됐다. 생각보다 빠르게 바뀌는 현대 한의학의 진료 현장에서 우리 학생들이 나갔을 때 너무 큰 ‘성장통’을 겪지 않기를 바랐다. 그래서 검사 결과를 넓게 해석하고 이를 ‘환자 중심 치료’로 이을 수 있는 내용들을 가르치는 데 참 많은 시간을 할애해왔다. “아, 한의사분이세요? 그럼 굳이…” 사실 이번에 KIMES를 갈 때는 바쁜 일정 탓에 지난번 같은 설렘은 잠시 잊고, 별 생각 없이 터덜터덜 들렀던 것 같다. 지난 1년간 이런 풍경이 익숙해져서일까. 1년 전엔 ‘내가 이런 곳에 들어가도 되나?’ 싶은 소심한 마음이었다면, 이번에는 ‘그냥 지나가다 들러보지 뭐’ 하는, 벌써 무언가에 적응해버린 무덤덤한 마음가짐이었다. 전시장 안에는 한의사 맞춤형 강의를 해주는 업체들이 꽤 많아져 고마운 마음도 들었다. 나름대로 몇 가지 기기를 마음에 두고 있었기에, 소비자 입장에서 각 업체의 장단점을 비교하며 자연스럽게 설명을 들었다. 부스마다 돌아다니며 기기들을 직접 만져보기도 했다. 그러다 예전부터 눈독들이던 기기가 눈에 띄어 반가운 마음에 달려갔다. 사람이 많았지만 내가 꽤 눈을 반짝였는지, ‘대표’ 명찰을 단 분이 다가와 상세히 설명을 해주었다. 적은 양의 피로도 검사가 가능하고, 과정도 쉽고 결과지도 깔끔했다. 흥미진진하게 듣다가 “오, 들었던 것보다 훨씬 좋은데요?”라고 한마디 던졌다. 나는 ‘성능이 정말 좋다’는 의미로 말한 건데, 상대방은 ‘들었던 것보다’라는 말에 꽂혔는지 갑자기 진땀을 흘리며 대답했다. “아, 아무래도 저희 기기가 수가 대비 원가가 높다 보니, 검사할수록 손해라고 생각하시는 원장님들이 많긴 하죠.” 아차 싶어 내 명찰을 보니 앞뒤가 뒤집혀 있어 나의 직책과 직종이 보이지 않고 있었다. 쓴 물을 삼키며 “아. 저는 한의사라서 수가는 일단 신경 안 써도 되는 부분이긴 해요.”라고 말하자, 상대방은 의의로 더 반가워하며 “아, 한의사분이세요? 그럼 굳이 이렇게 할수록 손해인 기계까지 생각하실 필요 없어요. 간수치만 확인하셔도 충분하니까, 최대한 카트리지 싸고 가성비 좋게 사용할 수 있는 이 기기를 더 추천드려요.”라 말했다. 그 말을 듣자마자 직전까지 가지고 있던 소비자로써의 마음이 싹 가시며, 1년 전 KIMES에 처음 방문한 한의사로서의 그것이 스윽 올라오는 것이 느껴졌다. 아마 평소의 나였다면 별 타격이 없었겠으나, 왠지 모르게 ‘방금 이 말을 내 학생들이 들었다면, 저 소리를 듣고 있는 애들을 보는 게 좀 속상했겠는데?’라는 생각이 먼저 들며 더 감정이 올라왔던 것 같기도 하다. 한의사니까 이 정도면 충분하다? 혈액검사든, 초음파든, 어떤 의료기기든 이것을 단순히 최대한 간단하고 쉽게 배제하는 용도로만 사용할 것인지, 혹은 본래의 목적에 맞게 정확한 한의치료를 제공하기 위한 감별 진단 용도로 활용해 볼 것인지는 개인적인 진료의 권한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또한 지켜본 바, 설사 요즘의 시류와 여론이 어떻다 한들, 지나치게 한 쪽으로 몰리면 생각보다 균형을 잃고 무너지는 경우도 많이 보아왔다. 하지만 “한의사니까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말 속에 숨은 타인의 낮은 기대치가 우리의 한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손에 쥔 도구들이 단순한 ‘면피용’이 아니라, 환자의 몸 상태를 더 깊게 파고들어 최적의 한의치료를 찾아내는 ‘정밀한 지도’가 되기를 바란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현대 진단기기를 사용하는 진짜 이유이자, 다음 세대 한의사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당당한 전문성일 것이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이렇게 훌륭한 한의치료 도구들을 현대적으로 잘 써먹기 위해, 혹은 정말로 환자 중심의 윤리적 의료를 제공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밤낮없이 연구하는 분들이 지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의진료의 질적·양적 영역 확대를 위해 손에 쥐어진 도구들을 어떻게 하면 더 가치 있게 활용할지 고민하는 그 치열한 마음들이 모여, 결국은 우리 한의학의 더 넓은 미래를 만들어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
- ‘원활한 소통을 위하여’ 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