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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통합돌봄, 부산시민과 함께 하겠습니다∼”[한의신문] 부산광역시한의사회(회장 송상화)가 한의통합돌봄위원회(위원장 박지호)를 본격적으로 가동, 이달부터 시행하는 통합돌봄 체계에서 한의사의 역할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지난달 28일 농심호텔 허심청에서 개최된 ‘부산광역시한의사회 제76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 박지호 위원장은 이달 말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돌봄통합지원법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통합돌봄 체계에서 한의약의 장점을 실제 사례와 함께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박 위원장은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에 따른 만성질환 환자의 증가로 인해 재택의료 및 방문진료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에 정부에서는 이달 말부터 돌봄통합지원법을 전국 지자체에서 전면적으로 시행하게 됐다”면서 “현재 한의계의 통합돌봄 사업으로는 크게 두 가지의 커다란 틀에서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먼저 한의 방문진료를 통해 거동이 불편한 환자의 가정으로 직접 찾아가 맞춤형 한의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한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가 다학제 팀으로 구성해 운영하고 있는 장기요양 한의재택의료센터는 방문 진료 및 간호, 돌봄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부산 지역의 통합돌봄 의료기관을 살펴보면 방문진료의 경우에는 전체 596개소의 참여기관 중 한의원이 525개소를 차지하고 있으며, 재택의료센터는 27개소 중 13개소가 한의 재택의료센터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이처럼 부산 지역에서는 통합돌봄 체계에서 한의사들이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 위원장에서는 현재 한의재택의료센터에서는 △욕창 등 피부질환 △퇴원 후 재활 △복약 관리 △입원 억제(탈수, 발열) △만성병 관리(당뇨, 고혈압 등) △L-tube, 도뇨관 관리 △지역사회 자원 연계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실제 사례를 들어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박 위원장은 이날 △보행불가능 와상환자가 보행이 가능해진 사례 △만성폐쇄성폐질환을 가진 와상환자의 호흡 개선 사례 △변비가 심해 매일 관장을 실시한 와상환자가 한약 치료 후 대변이 원활해진 사례 △소아마비 1등급 환자가 치료 후 변비와 통증이 호전된 사례 △퇴원 관리 중 소변막힘으로 인한 환자에게 초음파를 활용해 해결한 사례 △96세 중증 치매 환자에게 생애말기돌봄, 호스피스, 임종기 관리, 재택임종, 장례연계 및 사후돌봄을 진행한 사례 등을 소개했다. 박 위원장은 “현재 부산시한의사회 한의통합돌봄위원회에서는 밴드와 카카오톡 단체방 등을 활용해 통합돌봄과 관련된 의견을 실시간으로 수렴, 변화하는 복지정책에 발빠르게 보조를 맞춰가고 있으며,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소코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3월 말부터 전면 시행되는 통합돌봄 체계에서 시민들에게 보다 양질의 통합돌봄 서비스 제공을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며, 언제나 그래왔듯이 한의사들은 항상 부산시민과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통합돌봄에서 한의사의 역할을 굳건히 확립하는 것은 한의학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중차대한 부분”이라며 “앞으로 통합돌봄 체계에서 한의사의 역할이 점차 확대될 수 있도록 회원들의 지속적인 관심은 물론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기대의원총회에서는 통합돌봄에 대한 관심 제고 및 한의통합돌봄위원회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 부산시한의사회 산하 16개 구·군 분회장이 후원금을 전달했다. -
난임지원사업 등 한의약 우수성 홍보 위한 사업 추진[한의신문] 대구광역시한의사회(회장 노희목·이하 대구지부)가 올 한해 난임부부 한의지원사업과 AI바이오 메디시티 대구협의회 회의, K-메디웰니스 페스타 참여 등 한의약의 위상 고양을 위한 다양한 사업에 착수한다. 대구지부는 지난달 27일 라온제나호텔에서 정기대의원총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사업계획 등을 의결했다. 이날 총회에는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 윤재옥 의원, 추경호 의원, 이재화 대구광역시의회 부의장, 이태손 시의원, 대구시청 보건복지국 이재홍 국장,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구경북본부 최수경 본부장, 대구한의대학교 변준석 의무부총장/의료원장,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구경북본부 심현섭 부장, 대구시청 조영애 팀장, 김현주 주무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강주현 사무처장, 장세환 명예회장, 김영진 명예회장, 신원목 명예회장, 배주환 명예회장, 손창수 명예회장, 전병욱 명예회장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특히 이날 대구지부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004만 원의 성금을 전달해 이웃사랑과 나눔을 실천했다. 이어 노희목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대구시한의사회는 K-메디 웰니스 페스트, 경북 산불피해 진료봉사, 대구시 자원봉사센터와의 업무협약, 건강보험관리공단과 불법개설의료기관 근절 협약, AI바이오시티 대구협의회 참여를 통해 사회적 책임 실천과 미래 한의약의 자리매김에 앞장서고 한의약 홍보에 앞장섰다”며 모든 성과는 회원의 헌신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또 노 회장은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확대 등 산적한 과제가 남아 있지만 산을 만나면 길을 만든다는 봉산계도(逢山開道)의 마음으로 회원들과 끝까지 노력하겠다”며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자랑스런 문화인 한의약이 재도약하고 자부심을 회복하는 데 매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장은 격려사에서 “의대 증원문제, 정치적 현안들로 인해 보건의료에 관한 논의를 진전하기 어려웠지만 국정과제에 한의사 노인 및 장애인 주치의제와 방문진료가 포함되는 성과를 거뒀다” 며 “재택의료센터 방문진료횟수를 60회에서 100회로 확대하고 엑스레이 관련 법안을 발의했으며 문신사법의 개악을 저지하는 여러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이어 윤 회장은 “올해는 준비의 시간을 넘어 성과를 보여드리기 위해 첫째 한의사의 엑스레이 사용 문제를 해결하고, 둘째 어르신과 장애인 주치의제도의 실질적 시행을 통해 한의사의 역량을 발휘하고 국민 의료비 절감 효과를 입증해 일차의료 진입의 토대를 만드는 한편, 세 번째 건강보험 영역에서 한의 보장성 강화가 더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협회와 회원이 서로 믿고 함께 버텨내는 것이 중요한 만큼 조금 더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대구시한의사회 노희목 회장(사진 왼쪽)이 인사말을, 대한한의사협회 윤성찬 회장이 격려사를 하고 있다. 이재홍 대구시 보건복지국 국장은 “대구는 한의약의 본고장으로 대구시한의사회는 난임부부한방지원사업과 약령시 한방문화축제 등을 통해 공익적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며 “올해 시행되는 통합돔봄의 핵심사업인 재택의료센터의 조기 정착을 위해 한의사회 회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또한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은 “현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보건의료 직역 간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 등 한의계의 여러 현안에 관심을 갖고 살피겠다”며 “오늘 모임을 통해 대구시한의사회가 단합하고 화합했으면 한다”고 축사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축사에서 “한의약이 실제 현장에서 수요가 많고 효능감이 크다는 목소리가 많지만 여러 보험체계나 공공 의료부분에 한의계가 참여해야 하는 영역이 많지만 제도 미비 등으로 제약이 있다”며 “국민 건강을 위해 한의계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이재화 대구시의회 부의장은 “대구시한의사회는 오랜 시간 지역사회와 함께하며 시민을 든든히 지켰다”며 “대구시의회도 시민의 삶에 보탬이 되는 길이라면 늘 귀를 기울이고 소통과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 사진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이재화 대구시의회 부의장, 이재홍 대구시 보건복지국장 이날 총회에서 대구지부는 난임부부 한의지원사업과 AI바이오 메디시티 대구협의회 회의, K-메디웰니스 페스타, 약령시 한방문화축제 참여 등 올 한 해 한의약을 적극 홍보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아울러 불우이웃돕기, 대민복지활동, 통합돌봄 대비 등 대국민 의료지원 및 봉사활동을 통해 지역 건강 지킴이 역할은 물론, 불법의료행위 단속, 회원복지 활성화 등의 사업을 통해 회원 권익을 보호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대구지부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에 대한 시상이 진행됐다.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대구광역시장 표창: 박시덕 감사(서진한의원), 김종봉 감사(김종봉한의원), 김태우(건강장수한의원) △대한한의사협회장 감사패: 대구광역시청 지방행정주사 김두란 △대한한의사협회장 유공표창: 김재홍 부회장, 정수경 부회장, 송영석 이사, 조현정 이사 △대구광역시한의사회장 감사패(단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구경북본부, 엑스코 이정우 차장, 변경국 대리, 대구시청 의료산업과 윤금주 주무관, 대구지방경찰청 교통과 교통수사계 김태형 경사, 수성경찰서 치안정보과 김건년 정보관, 남구보건소 보건행정과 장효진 주무관, 서부보건소 의약관리팀 정가혜 주무관 △대구광역시한의사회장 감사패(단체): 수성문화재단, 재가노인돌봄센터 이병규 회장. -
통합의학 병동·임상 참관…“한의학의 임상적 가치·미래 가능성 확인”[한의신문] 상지대 한의대는 지난 1월 12일부터 22일까지 대만 화련 자제대학병원에서 글로벌 인턴십을 진행, 학생들이 통합의학 환경 속에서 전통의학의 임상과 교육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자제대학병원은 자제공덕회 산하의 대표적 통합의학 병원으로, 전통의학과 현대의학을 아우르는 진료·교육 체계를 갖추고 있다. 학생들은 진료 참관, TCM Gynecology 강의, 전통 침술 교육, 입원환자 증례 토의 등에 참여하며 실제 임상 과정을 폭넓게 경험했다. 이에 본란에선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의 소회를 통해 통합의학 현장에서 확인한 전통의학의 가치와 가능성을 소개하고자 한다. “중증 환자 진료 현장에서 확장된 한의학 임상의 시야” - 이소연 학생(상지대 한의대 본과 3학년) 본과 3학년으로서 임상에 대한 이론적 학습은 어느 정도 진행해 왔지만 중증 환자를 직접 마주하고 진료 전 과정을 가까이에서 참관한 경험은 이번 대만 자제대학병원 글로벌 인턴십이 처음이었다. 2주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한의학 임상에 대한 시야를 넓히고 향후 진로와 학습 방향을 다시 정립하는 계기가 됐다. 자제대학병원은 대학병원급 의료기관으로 규모가 매우 크고, 진료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구축돼 있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서양의학과 중의학이 대립적인 관계가 아닌 환자의 상태에 따라 자연스럽게 협진하는 구조였다. 혈액검사와 영상검사 결과, 기존 진단명을 적극적으로 참고하면서도 한의학적 변증과 맥진을 통해 치료 방향을 설정하는 모습은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이 실제 임상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보여줬다. 인턴십 기간 동안 종양 환자, 만성 신질환 환자, 자가면역질환 환자, 고령 환자 등 중증도가 높은 다양한 환자를 연속적으로 접할 수 있었다. 폐암으로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 말기 대장암 환자, AFP 수치가 급격히 상승한 환자의 진료를 참관하며, 한의학이 단순 한 증상 완화를 넘어 전신 상태를 유지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실감했다. 또한 음허로 설태가 소실된 환자, 장부 기능 저하로 변비와 야뇨를 호소하는 노인 환자 등 실제 환자의 혀와 맥을 바탕으로 처방을 결정하는 과정을 직접 관찰할 수 있었다. 소화기, 부인과, 면역질환, 종양 등 다양한 외래 케이스를 접하면서 환자의 생활습관, 식이, 기후 요인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처방을 조정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고령 환자에서 나타나는 기혈 허약, 심·신 기능 저하, 순환 장애를 기능적으로 해석하는 접근이 특징적이었으며, “심장이 약하면 야뇨가 많다”, “변이 처음에 단단한 것은 추진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와 같은 설명은 증상을 장부 기능과 연결하는 임상적 사고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IPD 케이스 리뷰를 통해 상한론이 단순한 고전 이론이 아니라 현재 임상에서도 유효한 사고 틀이라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태양병을 단순한 표증이 아니라 ‘정기가 외사를 저항하고 있는 상태’로 해석하는 관점, 猪苓湯과 五苓散의 적용을 열의 잔존 여부로 구분하는 방식, 그리고 결대맥의 호전을 증상이 아닌 맥의 변화로 판단하는 접근은 맥진의 중요성을 다시 인식하게 했다. 환자들의 한약에 대한 인식 역시 인상 깊었다. 한의 진료가 의료 시스템 안에 자연스럽게 포함되어 있어 한약 복용에 대한 신뢰도가 높았으며, 처방과 조제 과정에서 파우더 제형을 활용해 간편하고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는 점도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요소로 느껴졌다. 이는 한국의 한의 의료 환경에서도 참고할 만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이번 인턴십을 통해 한의사의 역할은 단순히 처방을 암기하고 적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환자의 전신 상태와 삶의 맥락을 이해하며 서양의학적 정보와 한의학적 판단을 통합하는 과정임을 깨달았다. 아직 임상 경험은 부족하지만, 현장에서 한의학이 의미 있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다. “통합 병동에서 확인한 한의학의 임상적 위상” - 박규환 학생(상지대 한의대 본과3학년) 타이베이 자제병원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물리적·심리적 장벽이 없는 협진’이었다. 내과 부장 Dr. P.C. Hsieh 교수님의 병동 회진(IPD on call)을 참관하며 본 장면은 한국의 병원과는 사뭇 달랐다. 중의사가 서양의학 병동을 자유롭게 오가며 환자를 진료하고, EMR을 통해 양방 의료진과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있었다. 뇌졸중 급성기 환자나 대사 질환 환자에게 서양의학적 처치와 중의학적 침 치료, 한약 투여가 동시에 이뤄지는 모습은 매우 자연스러웠다. 이는 협진이 제도적으로 보장된 것을 넘어 의료진 간 깊은 신뢰가 뒷받침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의학이 보완적 수단을 넘어 필수적인 치료 파트너로 자리 잡은 현장을 보며, 향후 상지대병원 실습에서도 의·한 협진을 더욱 깊이 탐구해야겠다는 동기를 얻었다. 침구과 Dr. C.T. Lee, Dr. Y.Y. Shen 교수님의 지도 아래 접한 침구 임상은 교과서보다 훨씬 입체적이었다. 특히 ‘동씨침법(Master Tung’s Acupuncture)’과 ‘전식침법(Holographic Acupuncture)’의 실제 적용을 직접 확인한 것은 큰 수확이었다. 환부가 아닌 원위 취혈만으로 통증을 조절하는 치료 과정은 경락 체계에 대한 이해를 한층 확장시켰다. 또한 중의 정형외과 Dr. H.F. Huang 교수님의 진료를 통해 강도 높은 수기 요법을 접하며 한국의 추나요법과 비교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경험을 했다. 이번 인턴십의 가장 큰 성과는 대만의 의술을 배우는 것을 넘어 한국 한의학(KTM)과 대만 중의학(TCM)이 상호 보완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하게 된 점이었다. 첫째, 대만의 유연한 통합 시스템은 한국이 참고할 가치가 크다. 타이베이 자제병원에서는 진단 단계부터 서양의학과 중의학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치료 효율을 높이고 있었다. 한국 역시 협진 시범사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여전히 제도적·공간적 분리가 존재한다. 병동 회진과 차트 공유를 기반으로 한 통합 진료 체계는 환자 중심 의료를 실현하는 중요한 모델이 될 수 있다. 둘째, 한국 한의학의 표준화된 치료 기술 역시 중요한 경쟁력이다. 대만의 수기 요법은 개인 역량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었던 반면, 한국의 추나요법은 해부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표준화되어 있다. 약침 요법과 고농축 탕전 시스템 등 한국이 발전시켜 온 치료 기술 또한 중요한 강점이다. 대만의 과립제 중심 처방이 가진 복용 편의성과 한국 탕약의 치료 효과를 질환별로 적절히 활용한다면 임상적 효과는 더욱 향상될 것으로 생각한다. 셋째, 동아시아 전통의학 간 협력을 통한 공동 발전의 가능성이다. 대만은 국제 교류와 학술적 개방성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으며, 한국은 임상 기술의 표준화와 발전된 치료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장점을 바탕으로 상호 협력한다면 전통의학의 국제적 위상도 더욱 높아질 것이다. 예비 한의사로서 대만의 협진 모델과 다양한 침법을 배우는 동시에, 사암침법과 추나요법 등 한국 한의학의 정체성을 계승하는 의료인이 되고자 한다.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314)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오늘날 한의학은 ‘개별화된 맞춤의학’이라는 본연의 가치를 넘어, 방대한 임상 데이터와 복잡한 변수를 다뤄야 하는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인간의 직관과 경험만으로 수천 년간 축적된 의학 지식의 상관관계를 모두 파악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인공지능(AI)은 단순한 보조 도구가 아닌, 한의학의 심오한 체계를 가시화하고 표준화할 핵심 엔진으로 부상한다. 한의학 특유의 “辨證體系”는 수많은 증상 사이의 미묘한 연결 고리를 찾아내는 과정이며, 이는 고차원 데이터를 처리하는 AI의 신경망 알고리즘과 본질적으로 궤를 같이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역사는 크게 두 줄기로 흐른다. 초기 AI는 인간의 논리적 추론 과정을 기호화하여 규칙으로 정의하려 했던 ‘기호주의(Symbolism)’가 주류였다. 이는 명시적인 규칙(If-Then)에 기반한 ‘화이트박스’ 모델로, 명확한 인과관계를 설명하는데 유리했다. 그러나 인간 지능의 유연함과 복잡계로서의 인체는 정해진 규칙만으로 다 설명되지 않았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인간 뇌의 뉴런 구조를 모방한 ‘연결주의(Connectionism)’다. 오늘날 딥러닝으로 대표되는 ‘신경망(Neural Network)’ 이론은 이 연결주의의 정점이며, 수많은 데이터 간의 가중치를 학습하여 스스로 최적의 패턴을 찾아내는 구조를 지닌다. 흥미로운 점은 한국 한의학의 정수인 『동의보감』, 『향약집성방』, 『의방유취』 등의 의서들이 보여주는 구조적 치밀함이 현대 AI의 신경망 체계와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다는 사실이다. 인공지능이 유의미한 결과를 내놓기 위해서는 학습 데이터의 ‘라벨링’과 ‘구조화’가 필수적인데, 우리 선조들은 이미 수백 년 전 의서의 목차를 통해 완벽한 데이터 구조를 설계해 놓았다. 특히 『동의보감』의 목차 구성은 단순한 지식의 나열이 아니다. 內景, 外形, 雜病 등으로 이어지는 대분류는 거대한 신경망의 ‘입력층(Input Layer)’과 같고, 그 아래 세분화된 門과 항목들은 정보를 정제하고 전달하는 ‘은닉층(Hidden Layer)’의 노드(Node) 역할을 수행한다. 증상과 약재, 처방 사이의 유기적인 연결은 마치 신경망의 ‘가중치(Weight)’가 조정되며 최적의 결론인 처방(Output)에 도달하는 학습 과정과 흡사하다. 이는 여타 국가의 의학 서적들이 연대기 순이나 단순 증례 위주로 구성된 것과는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한국의 의서들은 백과사전식 방대한 지식을 ‘분류’와 ‘계층’이라는 논리적 망(Grid) 안에 정교하게 배치했다. 『의방유취』의 방대한 인용 체계는 데이터의 출처와 신뢰도를 확보한 거대 데이터베이스이며, 『향약집성방』은 로컬 데이터(향약)를 표준 체계에 통합시킨 최적화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잘 짜인 계층 구조는 AI가 지식을 추론하고 논리적 오류를 줄이는 데 최상의 조건을 제공한다. 이러한 ‘목차의 미학’은 현대 AI 구현에 있어 매우 중요한 ‘구조화된 데이터(Structured Data)’의 원형을 제공한다. 신경망 이론이 발전할수록 단순히 데이터가 많은 것보다, 데이터 간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지능의 성능을 결정짓는다. 한국 전통 의서의 목차는 이미 수백 년 전에 질병과 신체, 약물의 상관관계를 다층적인 네트워크 구조로 설계해 놓은 일종의 ‘지식 신경망 지도’인 셈이다. 결국, 한국 한의학의 논리 체계는 현대의 연결주의 AI가 지향하는 ‘복잡계 내에서의 최적 경로 탐색’에 가장 적합한 알고리즘적 토양을 갖추고 있다. 우리 의서가 가진 정교한 계층 구조를 현대의 신경망 모델에 이식한다면, 한국 한의학은 과거의 기록을 넘어 미래 지능형 의료의 핵심 엔진으로 거듭날 것이다. AI라는 거울을 통해 우리 의서의 목차를 다시 들여다볼 때, 우리는 비로소 세계가 주목할 ‘K-AI 메디컬’의 진정한 청사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한의학의 과학화와 국민건강권 上노용균 변호사 대한한의사협회 한의약법제정책연구회 회장 법무법인 명석 구성원 변호사 1. 들어가며 대법원 2022. 12. 22. 선고 2016도21314 전원합의체 판결(이하 ‘대법원 판결’)은 한의학의 발전과 국민건강권 보장이라는 측면에서 역사적 의미를 갖는 판결이다. 대법원 판결은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이 면허된 범위 내의 의료행위임을 명확히 하였으며, 한의학의 과학화와 현대화를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법원 판결이 이원적 의료체계를 훼손하고 사법적극주의의 문제점을 드러낸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무면허의료행위 처벌의 전제가 되는 ‘면허된 범위 외 의료행위’의 해석에 대한 검토”라는 논문(대한의료법학회 『의료법학』 제26권 제2호, 이하 ‘논문’)은 대법원 판결의 다수의견을 비판하며 반대의견이 더 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본 기고문에서는 대법원 판결의 정당성을 옹호하고, 논문의 주요 논거들을 조목조목 반박하고자 한다. 2. 이원적 의료체계의 본질에 대한 올바른 이해 가. 이원화 체계의 진정한 의미 논문은 이원적 의료체계를 양방과 한방을 엄격히 구분하는 원칙으로 이해하며,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이 이를 훼손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이원화 체계의 본질을 오해한 것이다. 1951년 국민의료법 제정 당시 이원화 체계를 도입한 입법자들의 의도는 한의학과 양의학을 엄격히 분리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당시 국회의원들은 오랜 역사적 유산으로서 전통한의학이 국민들에게 보다 널리 뿌리내린 현실을 주목하고 한의학에게도 대학과 학과의 설립 등을 통해 과학화를 진전시킬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여 의료직업으로서 한의와 양의가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가지는 이원화 체계를 채택한 것이다(선정원, 『의약법 연구』, 박영사(2019년), 304-305면). 즉, 이원화 체계의 핵심은 한의학의 독자적 발전과 과학화를 보장하는 것이지, 한의학을 전통의학의 틀에 가두는 것이 아니다. 대법원 판결의 다수의견 또한 “한의사가 정확한 한의학적 진단의 보조수단으로 범용성, 대중성, 기술적 안전성이 담보된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이원적 의료체계의 한 축인 한의학의 과학화, 정보화를 촉진함시킴으로써 독자적인 발전역량을 강화하는 것이자 의료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권을 보장하고 국민의 건강을 보호, 증진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서양의학과 한의학이 독자적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국민이 지역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의료 사각지대 없이 의료 혜택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려는 이원적 의료체계의 원리 및 입법 목적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라고 명확히 밝히고 있다. 이는 이원화 체계의 본래 취지에 정확히 부합하는 해석이다. 나. 한의학 과학화의 필요성 한의학이 동의보감과 사상의학으로 대표되는 전통의학의 수준에 정체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은 명백하다. “한방의료행위도 한의학과 과학의 융합이 진전됨에 따라 외국에서 발전된 의료과학기술을 수용하여 발전할 수 있어야 한다.”(선정원, 『의약법 연구』, 박영사(2019년), 307면). 「한의약육성법」 제4조는 “한의약기술의 과학화·정보화를 촉진하기 위하여 필요한 시책을 세우고 추진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이러한 법적 의무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3. 교육과 전문성에 관한 반박 가. 한의과대학 교육의 현실 논문은 한의사가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에 대한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현실과는 다른 주장이다. 대법원 판결이 명확히 밝히고 있듯이, 최근 국내 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 포함)은 모두 ‘진단학’과 ‘영상의학’ 등을 전공 필수과목으로 하여 실무교육이 상당히 이루어지고 있고, 한의사 국가시험에도 영상의학 관련 문제가 계속 출제되어 왔으며, 매년 그 교육 정도가 심화되고 출제비율도 증가하는 등 진단용 의료기기 사용과 관련한 의료행위의 전문성 제고의 기초가 되는 교육 제도·과정이 지속적으로 보완·강화되어 왔다. 나. 면허와 지식의 관계에 대한 오류 논문은 “지식과 경험이 있는 것과 면허가 있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하면서 자동차 운전면허 취소 사례를 들어 비유한다. 그러나 이는 적절하지 않은 비유다. 자동차 운전면허 취소는 이미 부여된 면허를 박탈하는 것이지만,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은 한의사가 면허의 범위 내에서 진단의 보조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한의사는 적법하게 면허를 취득하였고, 그 면허 범위 내에서 한의학적 진단을 수행할 권한이 있다. 초음파 진단기기는 이러한 진단행위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보조수단일 뿐이다. 4. 보건위생상 위해에 관한 반박 가. 초음파 진단기기의 안전성 논문은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이 오진 등 보건위생상 위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주장이다. 초음파 진단기기는 “초음파 투입에 따라 인체 내에서 어떠한 생화학적 반응이나 조직의 특성 변화가 일어나지 않고, 세포막 손상, 염색체 손상, 산화, 중합 반응 등으로 인한 부작용이 보고된 바 없으며, 초음파 진단기기는 임산부나 태아를 상대로도 안전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의료기기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이 사건 초음파 진단기기인 범용 초음파 영상진단장치는 위해성 정도 2등급(잠재적 위해성이 낮은 의료기기)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이는 “다기능 전자 혈압계, 귀 적외선체온계와 같이” 일상생활 영역에서 널리 이용되는 의료기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대법원 판결 참조). 나. 오진 가능성에 대한 편향된 시각 논문은 한의사가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할 경우 오진의 위험이 높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한의사에 대한 편향된 시각이다. 대법원 판결이 지적하듯이, 전체 의사 중 영상의학과 전문의를 제외할 경우에, 초음파 진단기기의 사용에 관한 전문성 또는 오진 가능성과 관련하여 그 사용으로 인한 숙련도와 무관하게 유독 한의사에 대해서만 이를 부정적으로 볼 만한 유의미한 통계적 근거를 찾을 수 없다. 실제로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아닌 일반 의사들도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들에 대해서는 오진 가능성을 문제 삼지 않으면서 유독 한의사에게만 이를 문제 삼는 것은 합리적 근거가 없는 차별이라고 할 것이다. 5. 한의학적 진단행위의 본질 가. 복진과 초음파 검사의 연속성 대법원 판결의 반대의견은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이 한의학적 진단행위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한의학적 진단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주장이다. 한의학의 전통적인 진찰법 중 절진(切診)은 “한의사가 손을 이용하여 환자의 신체 표면을 만져 보거나 더듬어보고 눌러 봄으로써 필요한 자료를 얻어내는 진찰법”이다. 복진(腹診)은 이러한 절진의 일종으로, 환자의 복부를 진찰하는 방법이다. 한의사가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과거 전통적인 한의학적 진찰법으로 사용하던 절진의 일종인 복진을 기본적으로 시행하면서, 그 변증 유형 판정의 정확성과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초음파 진단기기를 복진과 같은 방법에 부가하여 사용하는 것이다. 이는 한의학적 원리와 무관한 행위가 아니다. 나. 변증(辨證)과 초음파 검사 한의학에서 진단의 핵심은 변증(辨證)이다. 변증이란 질병의 원인, 성질 등을 분석·종합·개괄하여 증후를 파악하는 과정이며, 팔강(八綱) 변증이란 환자의 상태를 음(陰), 양(陽), 표(表), 리(裏), 한(寒), 열(熱), 허(虛), 실(實)의 여덟 가지 기준에 따라 분석하는 것이다. 초음파 진단기기는 이러한 팔강 변증 과정에서 보조적 정보를 제공하는 도구다. 한의사는 초음파 영상을 통해 환자의 내부 장기 상태를 확인하고, 이를 한의학적 변증 체계에 통합하여 진단한다. 실제로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환자의 자궁 부위에 관한 초음파 영상을 관찰하고, 환자에 대해 기체혈어형(氣滯血瘀型) 자궁 질환[석가(石瘕) 내지 장담(腸覃)]으로 변증(辨證)하였다”고 했다. 이는 명백히 한의학적 진단행위다. 위 기고문은 다음 하편으로 이어집니다. ▼ '한의학의 과학화와 국민건강권' 下편 보기 (클릭) https://www.akomnews.com/66488 -
과학으로 보는 한약 이야기 13김호철 교수 경희대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김호철 교수(경희대 한의대 본초학교실)의 ‘과학으로 보는 한약 이야기’를 통해 임상 현장에서 자주 제기되는 한약의 궁금증과 문제들을 하나씩 짚어가며, 최신 연구 결과와 한의학적 해석을 결합해 쉽게 설명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독자들이 기존의 한약 지식을 새롭게 바라보고, 실제 진료 현장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만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의과대학에 입학하면 본초학 시간에 가장 먼저 만나는 약재 중 하나가 마황(麻黃)이다. 해표약(解表藥)의 첫 머리에 놓여 있고, 그 효능의 첫 줄에는 어김없이 발한해표(發汗解表)라고 적혀 있다.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서 중품(中品)으로 수재된 이래 2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마황은 ‘땀을 내어 표(表)를 푸는 약’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장중경(張仲景)은 『상한론(傷寒論)』에서 마황탕(麻黃湯)을 태양병(太陽病) 표실증(表實證)의 주방(主方)으로 제시하면서 이 위상을 확고히 했다. 이후 어떤 의가(醫家)도 이 명제에 정면으로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필자는 오늘 이 오래된 명제를 다시 질문하고자 한다. 마황은 정말로 땀을 내서 치료하는 약인가? 땀을 내는 것 자체가 치료 기전이 될 수 있는가? 발한은 치료의 원인인가, 결과인가 감기에 걸린 환자를 관찰해 보자. 오한과 발열이 시작되고, 발열기를 거쳐 어느 시점에 이르면 환자는 온몸에 땀을 쏟는다. 그리고 그 뒤에 열이 내리면서 회복된다. 고대 의가들은 이 장면을 수없이 반복해서 목격했다. 그리고 ‘땀이 나면서 낫는다’는 관찰로부터, ‘땀을 내면 낫는다’는 치료 전략을 도출했다. 자연경과에서 관찰된 현상을 능동적 치료법으로 전환한 것이다. 이것이 발한해표의 출발점이다. 그런데 현대 생리학은 이 현상을 전혀 다르게 설명한다. 바이러스 감염 시 체내에서 생성된 발열물질(pyrogen)이 시상하부의 체온조절 설정점(set point)을 올린다. 체온이 설정점에 도달할 때까지 말초혈관이 수축하고 근육이 떨리면서 열을 생산한다. 이것이 오한(惡寒)의 정체이다. 이후 면역반응이 진행되어 감염이 억제되면, 설정점이 다시 정상으로 내려온다. 이때 이미 올라가 있는 체온을 낮추기 위해 말초혈관이 확장되고 한선(汗腺)이 활성화되어 발한이 일어난다. 즉 땀은 ‘치료의 결과’이지 ‘치료의 원인’이 아니다. 고대 의가들의 관찰은 정확했으나, 인과의 방향이 역전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 점은 간단한 반증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사우나에 들어가 땀을 쏟아도 감기는 낫지 않는다. 운동을 해서 땀을 내도 마찬가지이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억지로 땀을 빼도 바이러스는 사라지지 않는다. 만약 발한 자체가 치료 기전이라면 이런 방법으로도 효과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효과가 없다. 땀 자체에는 치료 능력이 없는 것이다. 에페드린은 ‘발한제’가 아니다 마황의 주요 알칼로이드인 에페드린(ephedrine)의 약리작용을 살펴보자. 에페드린은 아드레날린성 신경말단(adrenergic nerve terminal)에 들어가 저장된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을 시냅스 틈으로 방출시키는 간접형 교감신경흥분제(indirect-acting sympatho mimetic)이다. 자기가 직접 수용체에 붙는 것이 아니라 내인성 카테콜아민을 밀어내서 작용하게 하는 것이 주된 기전이며, 자체적으로도 α 및 β 아드레날린 수용체에 결합하는 직접작용이 있어 혼합형 작용제(mixed-acting sympa thomimetic)로 분류된다. 이 기전에서 파생되는 주요 효과는 심혈관계에 집중되어 있다. α 수용체 자극에 의한 혈관수축과 혈압상승, β₁ 수용체 자극에 의한 심박수 및 심박출량 증가, β₂ 수용체 자극에 의한 기관지 평활근 이완이 핵심이다. 임상적으로 가장 의미 있는 효과는 기관지 확장과 비점막 충혈 완화이다. 주목할 점은, 양의학에서 에페드린이 실제로 사용된 용도이다. 천식 치료제, 비충혈제거제(nasal decongestant), 수술 중 저혈압 치료제로 쓰였다. ‘발한제’로 쓰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에페드린 투여 후 나타나는 발한은 교감신경 활성화와 대사율 증가에 수반되는 부수현상이다. 이것을 마치 에페드린의 주요 작용인 것처럼 기술하는 것은 약리학적으로 정확하지 않다. 마황의 부작용 목록이 이를 방증한다. 심계항진(心悸亢進), 고혈압, 부정맥, 두근거림, 불면-모두 심혈관계와 교감신경 흥분의 문제이다. 만약 마황의 본질적 작용이 ‘발한’이라면, 부작용도 발한 관련이어야 한다. 그러나 부작용은 한결같이 심혈관계를 가리키고 있다. 약물의 부작용은 그 약물의 진짜 약리작용이 무엇인지를 정직하게 보여주는 거울이다. 다른 해표약에는 발한작용이 있는가 여기서 시야를 넓혀 다른 해표약들도 살펴보자. 만약 ‘발한해표’가 해표약의 공통 기전이라면, 해표약으로 분류된 약재들에는 대부분 발한작용이 있어야 한다. 과연 그러한가? 계지(桂枝)의 주성분 시나몬알데히드(cinnamaldehyde)는 말초혈관 확장과 항염증 작용이 핵심이다. 발한작용이 아니다. 갈근(葛根)의 푸에라린(puerarin)은 해열과 항염증 작용이 핵심이다. 발한작용이 아니다. 시호(柴胡)의 사이코사포닌(saikosaponin)은 해열과 면역조절 작용이다. 형개(荊芥)와 방풍(防風)은 항염증과 진통 작용이다. 박하(薄荷)의 멘톨(menthol)은 청량감을 주는 항소양(抗搔痒) 작용이다. 강활(羌活), 백지(白芷), 세신(細辛)은 진통과 항염증 작용이 핵심이다. 어느 것 하나 ‘땀을 내서 치료한다’는 기전에 해당하지 않는다. 해표약으로 분류된 수십 종의 약재 중, 에페드린의 교감신경 흥분에 의해 그나마 발한이라는 부수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마황 한 가지뿐이다. 나머지 해표약들의 실제 약리기전은 해열, 항염증, 진통, 항바이러스, 면역조절 등으로 제각기 다르다. 그런데 이 모든 약재를 ‘발한해표’라는 하나의 기전으로 묶어놓은 것이다. 기전 분류가 아니라, ‘감기 초기에 효과가 있더라’는 임상 결과를 묶어놓은 것에 불과하다는 의미이다. 이것은 마황의 발한해표라는 효능 기술의 문제가 마황 한 약재에 국한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해표약이라는 범주 전체가 ‘발한’이라는 허상의 공통 기전 위에 세워져 있는 셈이다. 이 문제는 제3회에서 본격적으로 다루겠지만, 여기서 미리 환기해 두고자 한다. 발한해표(發汗解表)인가, 산한해표(散寒解表)인가 다시 마황으로 돌아오자. 에페드린은 대사율을 높이고 열 생산(thermogenesis)을 촉진한다. 이로 인해 오한이 해소되고 체표의 한기(寒氣)가 물러난다. 마황이 실제로 하는 일은 ‘땀을 내는 것’이 아니라 ‘한(寒)을 흩어버리는 것’이다. 『상한론』의 마황탕 복용법을 보면 흥미로운 단서가 있다. “온복(溫服)하고 이불을 덮어 취미한출(取微汗出)하라”고 했다. 따뜻하게 복용하고 보온하여 약간의 땀이 나게 하라는 것이다. 이 복용법은 에페드린의 대사율 증가 효과에 온열 자극을 더하여 산한(散寒) 작용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고대 의가들은 경험적으로 최적의 복용 조건을 찾아낸 것이다. 다만 그 효과의 본질을 ‘발한’이라고 명명한 것이 현대 약리학과 어긋나는 지점이다. 따라서 마황의 효능은 발한해표(發汗解表)보다 산한해표(散寒解表)로 기술하는 것이 약리학적 실체에 부합한다. 물론 산한(散寒) 역시 전통적 용어이지만, 적어도 ‘땀을 낸다’는 부수현상이 아닌, ‘한을 물리친다’는 실제 작용에 더 가까운 표현이다. 관찰은 소중하되, 해석은 진화해야 한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고대 의가들의 관찰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감기 환자가 땀을 내면서 호전된다는 관찰은 정확했고, 마황이 감기 초기에 효과적이라는 임상 경험도 틀리지 않았다. 다만 그 현상에 부여한 인과적 해석, 즉 ‘땀을 냈기 때문에 나은 것이다’라는 설명이 현대 약리학과 부합하지 않을 뿐이다. 천 년 넘게 사용된 용어라 하더라도, 실제 기전과 맞지 않으면 재검토가 필요하다. 이것은 한의학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한의학의 언어를 더 정밀하게 다듬는 작업이다. -
의료인의 긍지와 신뢰의 시작점김은혜 가천대 한의과대학 조교수 <선생님, 이제 그만 저 좀 포기해 주세요> 저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한의사로서의 직분 수행과 더불어 한의약의 선한 영향력을 넓히고자 꾸준히 저술 활동을 하고 있는 김은혜 교수의 글을 소개한다. 얼마 전, 한의사의 응급 상황 대처 역량에 대한 조사를 위해 각 대학의 교육과정을 살피고 있었다.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복수 면허 교수님이나 의과와의 협업을 통해 ‘응급의학’이라는 과목으로 학생들에게 응급 상황에 대한 판단과 대처 방법을 강의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중 한 대학의 교육과정에서는 관련 수업을 할 만한 교과목이 눈에 띄지 않았다. 평소 해당 학교의 교육열을 익히 들은 바, 현대 한의학의 ‘온고지신’이라는 방향성에 걸맞게 한의학은 한의학대로 깊이 있게 가르치고, 현대 한의사로서 갖춰야 할 기본 술기와 최신 의과 지견까지 소위 ‘제대로 된 현대 한의사’를 배출하기 위해 힘쓰는 학교라는 이미지가 강했기에 관련 교과목의 부재는 의외였다. 아쉬운 마음에 그냥 넘어갈까 하다가도 찝찝함이 남아 해당 학교의 교육 담당 교수님과 연락이 닿았다. 현재 응급의학 관련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지 여쭙자, 돌아온 대답은 꽤 신선한 충격이었다. 한 교수님의 사명감과 책임감 덕분에… “아 네, 교수님. 저희는 모든 학생에게 대한심폐소생협회 기본소생술(BLS) 자격증을 취득하게 하고, 그것을 취득해야만 다음 학년으로 진급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습니다.” 약 2년 전, 나 또한 우연한 기회로 해당 자격증을 취득했었다. 습득하고 나면 간단한 술기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의료인으로서 자격증의 유무가 주는 무게는 분명 다를 것이라 생각했다. 나 역시 교육 제공자로 활동하기 위해 ‘강사 과정’ 자격증을 알아보았으나,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포기했던 기억이 있다. 그 기억과 함께, 이 과정을 학교 교육과정 안에 정착시켰다는 사실은 누군가의 지극한 헌신과 노력이 들어간 결과물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교수님 대단하시네요. 교육비는 학교에서 지원하되 학생들이 외부 기관에 가서 배우는 구조인가요?”라고 다시 여쭈니, 돌아온 대답은 한층 더 놀라웠다. “허허, 아무래도 그게 현실적이긴 하죠? 그런데 아닙니다. 제가 직접 강사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실제 수업할 때는 간호학과와 응급구조학과 교수님들께서 함께해주시는데, 그분들 또한 모두 자격증(또는 그에 준하는 자격)을 보유하신 분들입니다.” 글로만 읽으면 어찌 보면 당연하거나 심드렁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 중 현장에 나와 단 한 번이라도 응급 환자를 마주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그때 본능적으로 혹은 개인적으로 공부했던 기억을 되살려 정신없이 환자를 처치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또는 절대 걸어서 올 수 없는 컨디션의 환자가 내원했기에 실시한 검사에서 말도 안 되는 수치를 확인하고 급히 응급실로 전원을 보내며 발을 동동 굴러본 사람이라면, 혹은 졸업 후 홀로 공부할 거리를 찾아 헤매며 ‘이런 건 학교에서 기본적으로 알려줬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느껴본 사람이라면, 마지막으로 현대 한의계에 꼭 필요한 교육과정 하나를 새롭게 도입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인력과 노력, 그리고 운이 따라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라면, 이 교수님이(또는 이 과정을 위해 힘쓰신 모든 교수님이) 어떤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학생들의 손에 자격증을 쥐어주려 노력하고 있는지 알 것이다. 그것이 결국 한의계를 위한 길이라는 확신 같은 교수직으로서 참 대단하면서도 짠했고, 한 때 학생이었던 입장으로는 정말 부러웠으며, 선배 한의사로서는 미안한 마음이 컸다. 약 2년 전, 내가 같은 자격증을 따려 마음먹었던 동기도 비슷했을 것이다. 수련의 시절, 점점 악화되는 수많은 암 환자를 보며 응급 상황에 대한 의과적 처치를 그 어떤 한의사보다 달달 외고 다니던 때가 있었다. 그때는 갓 1년 차가 된 내과 수련의에게 전화를 걸어 “보통 이런 처방들을 내시더라고요”라고 먼저 제안할 때도 많았다. 그러나 막상 임상 필드에 나오니, ‘학교에서는 왜 한의사가 의료인으로서 기본적으로 수행해야 할 응급 처치에 대한 제도적 준비를 해주지 않았던 걸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고, 그 마음으로 자격증 과정을 수강했던 것이다. 앞서 말했듯 나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강사 자격증은 포기했었다. 당연히 내가 가르쳐줄 수 있는 부분임에도, 학생들에게 그저 자격을 따놓으라는 말만 선뜻 하기가 어려웠다. 그런 고민과 합리화를 반복하던 중 접한 이 교수님의 행보는 깊은 울림을 줄 수밖에 없었다. 타 학과의 도움까지 요청하며 이 과정을 도입하신 교수님의 마음을 감히 다 헤아릴 수는 없으나, 그것이 결국 한의계를 위한 길이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리라 믿는다. 우리는 종종 한의원이라는 이유로, 한의사라는 이유로 응급 상황 감별과 대처가 미흡할 것이라는 오해를 받곤 한다. 그러나 대다수가 1차 의료기관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우리 임상 환경의 특징을 고려했을 때, 이 특징이 오히려 미흡할 수가 없는 구조로 해석될 수 있다. 대부분이 1차 의료기관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은, 오히려 이미 응급 상황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알게 모르게 익숙해져 있는 것이기도 하다. ‘한의사’라서, ‘한의원’이라서… 어느 의료계든 1차 의료로는 응급 환자를 온전히 대처해내는 데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며, 그 대처 방법과 재료도 굉장히 제한적인 선택지에 있다. 그러니 ‘한의사’라서, ‘한의원’이라서, ‘한의치료’라서 우리는 그저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재료인 한의치료의 효능과 약효성에 맞게 우리만의 red flag를 정의하고 대처를 하면 완벽히 대체할 수 있는 해결점이다. 갈등을 내려놓고 오롯이 환자 중심으로 생각하며, 위험 신호를 감지한 의료기관에서 납득 가능한 대처와 전원을 제공하는 네트워크가 견고하게 구축되기를 바란다. 후배들의 손에 쥐여진 그 작은 자격증 한 장이, 단순히 술기를 익혔다는 증명을 넘어 환자의 생명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의료인의 긍지와 신뢰의 시작점이 되길 기대한다. -
- ‘개원의의 소확행’ 편 - -
‘공공의대법’ 복지위 법안소위 통과…15년 공공의료 의무복무[한의신문] 의사 면허 취득 후 15년간 공공의료기관 복무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일명 ‘공공의대법’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하면서 공공의료 인력 양성체계 개편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다만 야당이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으며 향후 입법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제2소위원회(소위원장 이수진)는 지난달 27일 △박희승 의원의 ‘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법 제정안’ △김문수 의원의 ‘공중보건장학법 개정안’ △이수진 소위원장의 ‘국립의전원 설립법 제정안’을 병합 심사해 정부안으로 병합·가결했다. 이번에 통과된 법안의 핵심은 학비 전액 또는 일부를 지원받은 공공의대(공공의학전문대학원) 졸업생이 의사 면허 취득 후 15년간 공공 보건의료기관에서 의무 복무토록 하는 내용이다.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장학금 환수 등 제재가 뒤따르며, 교육·실습 기관으로는 국립중앙의료원과 지방의료원 등이 지정될 예정이다. 정부는 2030학년도부터 공공의대를 설립해 매년 100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지역·필수의료 분야의 만성적 인력 부족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중장기 대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앞서 26일 열린 복지위 전체회의에서는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 추진계획 △의사 인력 양성 규모 확대 추진 현황 △지역의사제 도입 관련 현안 보고가 이뤄졌다. 복지위원들은 응급의료체계 개선 사항 점검에 이어 △신설 의대의 개교 시기 단축 △지역의사 의무복무 이후 정주 여건 마련 △생활권 기반 진료권 설정 검토 등을 주문했다. 다만 전체회의와 법안심사 소위에는 국민의힘 소속 복지위원들은 불참했다. 이는 '사법 3법' 등 더불어민주당의 쟁점 법안 강행 처리에 반발해 필리버스터와 함께 상임위 보이콧을 선언한 데 따른 것이다. 복지위 야당 간사인 김미애 의원(국민의힘·법안심사 제1소위원장)은 법안심사 직후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이 법안심사2소위에서 단독으로 법안을 처리했는데, 심도 있는 논의와 합의가 필요한 쟁점 법안까지 일방적으로 의결한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특히 국립의전원 설립법과 장애인권리보장법이 제정법이라는 점을 들어 “충분한 공론화와 숙의 절차, 공청회 등을 통한 다양한 의견 수렴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숙의 없는 입법은 부작용을 낳기 마련이며, 졸속 처리된 법안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립의전원법’과 관련해선 학생 선발 기준과 방식이 시행령에 위임된 점도 문제로 제기했다. 김 의원은 “졸업생들이 소방·산재·보훈·경찰·교정 등 특수기관과 감염병·중독·법의학 등 특수 분야에 배치될 예정이라면, 분야별 정원과 현원, 실제 필요 인력 규모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책 설계의 출발점이자 최소 요건인 기초 현황조차 충분히 파악되지 않았다”며 “국민 생명과 직결된 보건의료 정책은 속도가 아니라 신중함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여당은 지역·필수의료 공백 해소를 위한 구조적 인력 양성 체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제도 설계의 타당성과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공공의대법은 향후 복지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를 거쳐야 하는 만큼 의무복무 기간의 적정성, 선발 방식의 공정성, 의무복무 종료 이후 인력 유출 방지 대책 등을 둘러싼 추가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공공의료 인력 확충이라는 정책 목표와 의료계·정치권의 이견이 맞물리면서, 공공의대법은 향후 보건의료 정책 지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
‘부산, 한의학 부활의 역사를 품다’ 다큐멘터리 제작 추진[한의신문] 부산광역시한의사회(회장 송상화)가 한국전쟁 당시 한의학이 소멸 위기에서 극적으로 부활한 과정을 재조명한 다큐멘터리 제작을 추진한다. 부산시한의사회는 지난달 28일 농심호텔 허심청 다이아몬드홀에서 ‘제76회 정기대의원총회’를 개최, 방문진료 및 재택의료센터 활성화 방안 연구 등 의권정책사업을 비롯해 치매사업 관련 한약제제 연구 등의 약무사업 등의 신년도 사업계획을 확정하고, 이에 따른 예산 6억9300만원의 예산을 확정했다. 김경수 대의원총회 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이번 대의원총회가 지혜로운 논의와 상호존중 속에서 국민의 건강을 더 잘 섬기고, 한의학의 가치를 다음 세대에 굳건히 전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며 “현재 한의계의 역점사업인 방문진료와 재택의료센터 사업에도 보다 깊은 관심을 부탁드리며, 한의학의 미래와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다양한 의견이 회무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상화 회장은 인사말에서 “대의원총회를 준비하면서 그동안 부산시한의사회 회무에 도움을 주셨던 한분 한분에게 연락을 해보면서, ‘정말 많은 분들이 한의사회와 함께 해주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대의원총회는 향후 1년 동안의 부산시한의사회의 사업 및 예산을 정하는 중요한 시간이기도 하지만, 이러한 소중한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날이기도 하는 만큼 앞으로도 시 및 시의회, 유관단체와의 보다 활발한 교류를 통해 부산시민에게 도움이 되고 한의사 의권도 확장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발굴·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장은 격려사를 통해 “지난 한해 국정과제에 한의사 노인주치의제, 방문진료의 확대 등이 포함되는 등 법과 제도적으로 소외받는 한의사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면서 “임기 마지막인 올해에는 X-ray 문제 해결, 주치의제의 실질적 시행을 통한 일차의료에서의 한의사 역할 확립,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를 반드시 이뤄 회원과 함께 더 나은 미래로 함게 걸어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박형준 부산광역시장은 축사에서 “부산이 살기 좋은 도시로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의료·건강 환경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데에는 한의사 여러분이 중요한 역할을 해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한의약 치매·난임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시민에게 한의학의 효과를 공유토록 하는 한편 통합돌봄체계에서도 한의사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부산시한의사회와 적극적인 파트너십으로 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며, 더불어 부산시청 내 한의진료실은 금년 내로 바로 만들겠다”고 밝혀,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전재수 국회의원(영상축사), 공한수 서구청장, 윤일현 금정구청장, 조병길 사상구청장, 손사라 수영구의회 의장, 김기원 부산시치과의사회장, 변정석 부산시약사회장, 고강희 부산지방변호사회 수석부회장도 축사를 통해 부산시한의사회 및 한의약의 발전을 기원했다. 이어진 회의에서는 투표를 통해 김경수 의장 및 공민준·신현찬 부의장이 연임됐으며, 회칙 개정에 대한 논의에서는 제11조(임원) 중 제5항 ‘임명직 임원은 4인 이내에서 회원이 아닌 자로 할 수 있다’를 신설키로 했다. 이와 함께 △2024회계연도 결산안 승인의 건 △2025회계연도 가결산안 승인의 건 △2026회계연도 사업계획 및 세입·세출 예산안 승인의 건을 원안대로 승인하는 한편 20명의 중앙대의원을 인준했다. 특히 부산시한의사회에서는 올해 지부의 홍보 예산 및 의권기금을 활용해 부산이 간직하고 있는 특별한 역사, 즉 한국전쟁 당시 한의학이 소멸 위기에서 극적으로 부활한 과정을 재조명하고자 다큐멘터리 제작을 추진, 이를 통해 한의계 내부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한편 한의학의 공익적 가치를 효과적으로 알려나갈 계획이다. 제작되는 다큐멘터리는 ‘부산, 한의학 부활의 역사를 품다’라는 주제 아래 5인 동지회와 부산동양의학전문학원 학생들의 헌신적인 노력을 담아낼 예정이며, 이를 지상파 방송국 편성을 목표로 진행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대의원총회에서는 한의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자에 대한 시상이 진행됐다.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부산시장 표창: 금종철, 이경석 △대한한의사협회장 표창: 조병제, 길상용, 권찬영, 최미라, 박정현, 이수칠, 고무성, 이현택, 이동현, 정홍덕, 이영준, 박수진 △부산시한의사회장 표창: 김승현, 공민기, 김윤영, 박은영, 강병령, 진명호, 이승철, 임제민, 강홍관, 박영수, 김윤재, 문정훈, 강민주, 최수홍 △부산시한의사회장 감사패 및 표창: 부산광역시 동래구 치매안심센터, 손소영 심평원 부산본부 팀장(감사패), 이지수 동래구 치매안심센터(표창장)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 감사패: 송상화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