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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복지공단 병원, 한의과 설치로 공공·산재 성격 두루 갖춰야울산광역시의 숙원 사업인 ‘산재전문 공공병원’이 업무협약 체결, 부지 매매계약 등 2024년 준공을 목표로 병원 건립에 속도를 내면서 산업재해와 공공성의 영역 모두에서 강점을 보이는 한의과를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달 8일 울주군, 근로복지공단,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과 ‘산재전문 공공병원 적기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주된 내용은 △울산시-울주군의 부지 매입 납부 이행 및 부지 무상 대여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의료시설용지 우선 조성 및 토지사용 등 협력 △공단의 병원 규모 확대 협력 등이다. 이는 지난해 10월 울주군,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산재전문 공공병원 건립 부지 매매계약’을 체결한 데 이은 후속 조치다. 지난해 10월에 체결된 계약은 지자체와 LH가 조성 중인 ‘울산태화강변 공공주택 지구’의 의료시설 용지를 매입해 산재전문 공공병원 건립 부지로 근로복지공단에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울주군 범서읍 굴화리 ‘울산태화강변 공공주택지구’ 의료시설용지에 건립될 이 병원은 지하 2층, 지상 8층 규모로 18개 진료 과목, 300병상을 갖춘 종합병원으로 준공될 예정이다. 국립중앙의료원이 발표한 ‘공공의료기관 현황’을 보면 2019년 기준 울산의 공공의료기관 병상 수는 130개로 전국 6만2240개의 0.2%에 그치는 수준이다. 또한 공공의료기관 중환자실 병상과 음압격리병상도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지역응급센터 30분 이내 이용률 역시 55.2%로 전국 하위권이다. 울산시가 국내 최대·최고 수준의 산업재해 전문병원을 표방한 ‘산재 전문 공공병원’ 추진에 나선 배경이다. 하지만 병원 운영을 보건복지부가 아닌 고용노동부 소속 근로복지공단이 맡게 되면서 대학병원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지방정부의 공공의료정책을 반영하기보다는 산업재해로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을 위한 병원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실제로 근로복지공단이 전국 10곳에서 운영 중인 산재병원은 대체로 전문 인력을 갖춘 재활전문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뇌졸중, 관절, 척추 등 전문특화치료과목 뿐만 아니라 재활 후 사회복귀에 도움을 주는 건강검진센터 등도 운영 중이다. 이처럼 산재병원과 공공의료원의 성격이 혼재되다보니 병원의 특성에 맞게 인력 채용이나 진료 과목 개설을 할 때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의 치료는 산재보험에 자주 등장하는 상병인 근골격계 질환뿐만 아니라 공공의료의 특성을 모두 갖춘 진료를 제공할 수 있다. 먼저 다른 지역 산재병원에서 운영 중인 뇌졸중, 관절, 척추 등 전문특화치료과목은 한의치료 중에서도 높은 만족도를 보이는 영역이다. 가톨릭의대가 2010년 조사한 ‘산재보험 수가 가산율 합리화 방안연구’를 보면, 산재보험의 다빈도 상병 22개 중 한의 다빈도 진료에 해당하는 상병은 △요추 및 골반의 관절 및 인대의 탈구, 염좌 및 긴장 △뇌경색증 △경추간판장애 △대퇴골의 골절 △발목을 제외한 발의 골절 △요추 및 골반의 골절 △두개내 손상 △늑골, 흉골 및 흉추의 골절 △목 부위의 관절 및 인대의 탈구, 염좌 및 긴장 △뇌내출혈 △무릎의 관절 및 인대의 탈구, 염좌 및 긴장 △발목을 포함한 아래다리의 골절 등 12개다. 또한 한의 치료에 대한 높은 만족도도 공공의료기관 역할 수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통계청의 ‘2020 사회조사’에 따르면 한방 병·의원의 의료서비스 만족도는 2018년 57.0%에서 2020년 60.2%로 증가했다. 1999년, 2003년, 2006년, 2008년, 2010년에는 다른 요양급여기관 중 가장 높은 만족도를 보이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한의의료는 산재보험 등 공적 보험의 적용을 받고 있지만, 근로공단에 운영하는 10개 병원에 한의과는 운영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울산광역시한의사회는 지난해 11월 한의계의 공공영역 역할을 논의하는 심포지엄에서 ‘울산 산재전문 공공병원’에 한의진료시스템을 설치하기 위한 단계별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기도 했다. 안덕근 대한한의사협회 홍보이사는 “울산에 설치되는 ‘산재전문 공공병원’은 산업재해로 고통을 겪는 환자와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시민들의 요구를 동시에 떠안아야 하는 과제를 갖고 있다”며 “한의 진료는 다양한 성격의 의료를 요구받는 울산 산재전문 공공병원의 특성에 맞는 치료를 제공해 국민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 이사는 이어 “이번 울산 근로복지공단 병원의 한의과 설치에 이어 근로복지공단이 운영 중인 다른 병원에도 한의과 설치가 조속히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신미숙 여의도책방-24신미숙 국회사무처 부속한의원 원장 (前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새해 첫날의 일출은 아닐지라도 그래도 2022년 새해가 밝았으니 바다에서의 일출은 한 번 봐야하지 않겠는가하는 생각이 들어 지난 주말 부산을 가려고 이른 새벽 공항셔틀을 타게 됐다. 대부분의 승객들은 이어폰으로 자신만의 방송을 듣고 기사님들도 버스에 다른 방송을 트는 경우가 많지 않은 것이 요즈음의 풍경인데 그날은 듣고 있던 팟캐스트(삼프로는 아니다)를 잠시 멈출 수밖에 없었다. 버스 안 전체를 울리는 듯한 첼로 연주곡이 꽤 웅장했기 때문이다. 공중파 라디오의 클래식 방송은 옅게 운무가 드리워진 도로의 풍경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었고 국내선 정류장을 알리는 방송이 나올 때까지 짧게나마 감동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하차를 하며 살짝 기사님 얼굴을 살펴보니 분명히 환갑은 넘기신 듯한 얌전한 인상의 소유자셨다. BGM이 이렇게나 중요하다. 코너링마저 smoothly and perfectly!!! 오영수 배우에게서 느껴진 위대한 항상성과 고결한 도덕성 최근 품격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얼굴이 있다. 배우 오영수님.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의 수상 때문이 아니다. 깐부치킨 광고를 거절해서도 아니다. 단 한 순간도 넘버원으로 추대되는 탑스타인 적 없었던 그가 배우 생활 59년만에 단 한 편의 넷플릭스 드라마로 큰 상을 타시고도 갑작스런 유명세에 본인의 일상을 잃지 않으려고 본업인 연극 무대로 복귀하셨다는 근황 때문이다. 대학로 연극 <라스트 세션>에서 프로이트역을 연기하기 위해 오늘도 그는 혜화역을 오가는 전철에 몸을 싣고 계실 것이다. 나약한 인간을 작은 성공으로 이끄는 유일한 길은 포기하지 않고 도망가지 않고 한눈 팔지 않고 본인이 두 발 딛고 서 있는 그 곳을 벗어나지 않는 끈질김을 유지하는 것임을 온 몸으로 보여주고 계신 이 79세 배우에게서 위대한 항상성(homeostasis)과 고결한 도덕성(morality)을 비로소 발견하게 된다. 곧 설연휴가 다가와서 그런지, 대 민족명절 시즌만 되면 자동소환되는 칼럼이 하나 있다. 바로 2018년 경향신문에 실렸던 전설의 칼럼 『추석이란 무엇인가』이다. 2022년의 설날을 앞두고 다시 한 번 읽기에도 적당한 내용이라 강추하는 바이다. 이 글을 쓰신 서울대 정치학과 김영민 교수는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라는 책의 저자이기도 하다. 이 책의 제목처럼 아침에 생각해보는 죽음, 1월에 상상해보는 12월, 새해에 떠올려보는 끝마음. 각자의 삶에서 가장 젊은 날인 오늘날 스스로의 늙음과 죽음을 떠올려보는 것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줄 수 있을까? 끝을 생각하고 걷는 길이라면, 이별을 예상하고 만나는 만남이라면 우리 모두는 지금보다 훨씬 더 조심스럽고 겸손해질 것이다. 특히, 나이먹음을 실감하게 되는 1월이라 건강한 일상을 포함하여 고매한 사회활동까지도 잘 하신다는 여든을 넘긴 수퍼 에이저(super ager)들의 뉴스를 접할 때면 그 어느 때보다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내가 저 나이에 이르렀을 때에는 어떤 모습일까하는 궁금증과 노인이 되어서도 현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싶다는 욕심, 거기에 추하게 늙고 싶지는 않다는 두려움까지 뒤범벅이 된다. “찬 음식 먹지 않기, 매운 음식 안 먹기, 추위 안 타기, 기어서 다니기, 각탕법. 이 다섯 가지만 실천하셔도 여러분을 고통스럽게 하는 질병의 80%는 예방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니시요법이나 자연요법 전문가 혹은 한의사 강사가 백여명의 노인 관객들을 앞에 두고 할 법한 강의같아 보이겠지만 『누구나 알기 쉬운 한약제제 길라잡이』의 저자로 사단법인 배달치유협회, 배달의학협회회장, 춘하추동 16체질 연구회회장, 배달의학힐링센터 원장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는 한 약사가 주장하는 ‘5대 건강 유지 비법’이다. 이 약사님의 가장 주된 철학은 현대의학과 자연약을 결합한 새로운 의학 개념(배달의학)으로 이 배달의학에 체질의학을 결합하여 ‘치료에서 치유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전국단위 체인 약국들에 새로운 관점의 한약제제 항바이러스제와 림프순환제제 사례 등을 공유해주고 한방천연물을 기초로 한 건강식품과 화장품을 판매하기 위해 효과적인 약국상담 TIP을 지속적으로 교육해주는 것을 주무기로 2019년 8월 그 당시 5천여명의 약사가 이 배달의학의 실천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 바 있다. 약사들의 마케팅으로 활용되는 ‘치유’ 개념… 한의사에게 미치는 영향은? 치유상담 전도사로서의 동네약사님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서인지 “치료에서 치유로”, “지금 약사님과 치유상담 하세요”라는 광고문구로 도배가 되어 있는 동네 약국들이 꽤 많이 보인다. 개별 질병을 보다 자세히 설명해주고(당연히 의사보다 친절할 것이다) 해당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한약제제와 치료제를 섞어서 처방해주는 컨셉. 자연의학, 통합의학, 한의학에서 현대의학과의 차별화된 개념으로 자주 사용되었던 “치유”라는 단어가 약국의 적극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너무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별다방을 능가하는 동네약국이라는 접근용이성에 약사들 특유의 최강 친화력이 보강된 시너지는 “치유상담” 영역을 어디까지 확장해 나갈까? 또한, 한의사들에게는 미치는 악영향은 없을까? 치유상담을 표방하는 약국들의 입간판을 보니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책이 있다. 바로 리사 랭킨(Lissa Rankin)의 『치유 혁명(mind over Medicine)』(시공사. 2014년 4월)이다. 과학적 증거 없이는 아무것도 믿지 않았던 산부인과 전문의였으나 질병을 얻은 후 구멍 뚫린 의료 체계에 낙심하고 심신 통합의학 의사로 변신한 리사는 최고의 의학 치료를 받고도 낫지 않는 환자가 있는 반면, 불치병에서도 기적처럼 회복한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인간에게는 상상을 뛰어넘는 자가치유력이 있으며 과학적으로도 그 능력을 충분히 입증할 수 있음을 발견한다. 환자 스스로의 치유력을 돕는 ‘핑크 의료 운동’을 주도하며 의료인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온라인 건강 커뮤니티(OwiningPink.com)도 운영 중이다. 『치유 혁명(mind over Medicine)』 본문의 일부를 공유하자면 다음과 같다. - 중의사와 침구사 교육을 받은 캡척은 대부분의 무작위 대조군 연구가 플라세보 효과 이상을 증명하지 못하는 마당에 과학자로서 침술을 어떻게 정당화하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렇게 대답했다. “내가 끝내주는 치유사니까요. 이건 이해하기 어려운 진실입니다만,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저에게 오면 나을 겁니다. 수천 명의 사람이 그랬죠. 침 때문이 아니에요. 사람이 문제인 거죠.” - 의사의 낙관성 역시 환자의 치유에 영향을 미친다. 1987년 “스미스 박사가 큰 성공을 거둔 이유는 강한 낙천성 덕분이다”라는 말에 영감을 받은 K.B.토머스 박사는 의사의 긍정적인 태도가 환자의 치료 결과에 영향을 주는지 연구하기에 이르렀다. - 놀랄 것도 없이 의사의 성품 역시 영향을 준다. <영국 의학 저널>에 발표된 하버드대학의 연구에서는 의사가 ‘따뜻함, 관심, 자신감’을 갖고 환자를 치료하면 플라세보 반응이 44∼62% 증가한다고 밝혔다. - 현대 서구 사회에서는 의사의 역할이 매우 크기 때문에 목사나 치료사, 침구사 그리고 기타 치유자의 따뜻한 지원보다는 의사의 따뜻한 지원이 더욱 중요하다. 하지만 주술사, 한의사, 전통 치료사에게 치유의 모든 과정을 맡기는 다른 문화에서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 <웃음의 치유력>의 저자 노먼 커즌즈는 이렇게 썼다. “병을 다스리고, 아마도 병을 이기는 데 주치의가 한 가장 중요한 역할은, 내가 모든 일에서 존중받는 동반자로 느끼게끔 했다는 것이다.” - 건강이 위기를 맞았다면 세심한 관심과 보살핌이 반드시 필요하다. 최고의 수술이나 가장 유명한 대학 병원의 의사로는 충분하지 않다. 물론 전문적인 지식이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치유 가능성을 최대한 키우고 싶다면 치료자의 진정 어린 관심과 보살핌 또한 필요하다. - 침구사인 수전 폭스는 그렇게 협력하는 치료자들의 팀을 ‘치유의 원탁’이라고 부른다. 치유의 원탁은 환자를 담당하는 모든 치료자가 공평하게 의견을 교환하는 협력 과정이다. 치유의 원탁에서는 치료자가 아닌 환자가 최고의 지휘권을 갖는다. 치료자들은 치유의 원탁에 초청받지만 명령을 내리거나 다른 사람의 조언을 부인하거나 타인을 존중하지 않거나 무엇보다 환자의 소망을 묵살할 권리가 없다. - 의사들이 대체요법이나 동종요법을 찾는 환자나 대체요법 의사를 조롱하고 깔보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이런 적대적인 관계를 보고 나는 몹시 괴로웠다. 그들의 말에서 우리 의료 체계가 심각하게 고장 났다는 걸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 경직된 분위기보다는 좀 더 유연한 의료 체계를 지향한다. - 일선 의사들은 흔히 질병과 전쟁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병원에서 전시의 소통 방식을 그대로 모방하고 검사에 의존하는 것은 환자를 치유하는 데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는 스트레스 반응만 일으킬 뿐이다. 팀이 하나 되어 자기 중심과 경쟁, 불필요한 권력 투쟁 없이 무엇보다도 환자를 돌보는 일에 전념한다면 의료 체계는 훨씬 더 효과적으로 기능할 것이다. - 동종요법 치료사가 의사들을 싫어하고 주치의가 레이키 치료자를 돌팔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들이 다른 사람과 협력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협력자 팀에 정통 의학의 범주에서 벗어난 치료자들이 포함된다면 서로 존중하며 대화할 의사와 열성이 있는지 그들에게 분명히 물어보라. 그렇지 않다면 엇갈린 조언을 들을 뿐 아니라 자칫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 - 건강을 스스로 관리하겠다고 결심했다면, 최고의 의료진에게 조언을 구해야 하지만 그들은 보조자에 불과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치유의 원탁에 의사, 치료사, 침술사, 마사지 치료사, 인생 코치, 어머니 등 도움이 된다면 누구든 초대하라! 이들은 운영위원이자 고문단이며 교육자다. 이들을 현명하게 선택하라. 치유의학으로 평가받는 한의학, 현재의 모습은? 의사-환자의 의자 높이가 다르고 그래서 의사-환자간 거리두기가 엄격하게 유지되는 대형 병원이 바로 ‘치료’의 대표적인 이미지라면 ‘치유’는 환자의 자발적인 참여가 바탕이 된 거기에 따뜻한 엄마품 혹은 할머니손의 느낌이 첨가된 뭔지모를 인간적인 냄새가 폴폴 나는 단어였다. 그래서 자연치유니 심리치유니 하는 단어들이 힐링에 이어 건강 섹션의 주요 키워드를 오랫동안 차지하고 있는 듯하다. 약사들의 치유상담, 리사 랭킨의 치유혁명 그렇다면 역사적으로 대표적인 치유의학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한의학은 오늘날, 어떤 치유력을 선보이고 있을까? 오늘도 한의원을 방문하는 이 많은 환자들은 한의학의 도움으로 스스로의 치유력을 회복하고 각자의 공간으로 무사히 돌아갔을까? 코로나 핑계로 그간 자주 소식을 주고받지 못했었던 많은 선후배들이 새해를 틈타 다양한 소식들을 전해왔다. 지난 1월 14일 한의사 국시 출제로 경기도 여주로 출장을 왔다가 광주로 복귀하시는 선배를 오랜만에 만나 내년이면 우리가 만난 지 30년이 되는 해라며 서로의 나이듦을 축하했다. 요양병원 병원장으로 부의반열에 올라섰을 것으로 추정되는 병원 제자는 다가오는 삼일절 결혼을 한다는 소식(Welcome to hell!!)을 전해왔고 전문의 취득 이후 모 한의원에서 부원장으로 근무하며 장거리 운전을 감행해오던 다른 제자 한 명은 한의대 조교수로 발령을 받았다는 기쁜 소식도 전해주었다. 내 기억이 맞다면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광명 개원가에서 성실하게 진료를 이어오던 한 선배는 몇 달 전, 요양병원 봉직의로 자리를 옮겨 진정한 워라밸과 주 5일의 복지를 만끽하고 있다는 최신 근황을 알려왔다. 희망차고도 부담스러운 ‘1월’…올해 모든 날도 ‘일일시호일’로! 1월이라 희망차고 1월이라 부담스럽다. 버라이어티 그 자체의 12개월일 수도 있고 지루한 일상의 반복일 수도 있기에 뭔가 올해는 달라져야 한다는 부담감은 새집증후군과 유사한 비정상적 증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한의사로서의 삶과 그와 동떨어진 완벽하게 다른 사적이고 은밀한 또다른 삶을 동시에 가꾸며 올해가 끝날 때까지 건강하게 걸어봐야지 다짐하며 1월에 어울릴만한 주문을 하나 외워본다. 일일시호일, 일일시호일.. 유방암으로 10년 넘게 투병과 연기를 병행해오다 지난 2018년 9월 세상을 떠난 일본의 전설적인 명배우 키키키린의 대표작 중 하나인 『일일시호일』은 일본의 다도를 다룬 매우 아름다운 영화이다. 영화에는 “이렇게 같은 일을 매년 반복할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싶어요”, “여름에는 찌는 더위를, 겨울에는 살을 에는 추위를, 매일이 좋은 날이란 그런 뜻이던가”, “세상에는 금방 알 수 있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이 있다. 금방 알 수 있는 건 지나가도록 두면 된다. 그러나 금세 알 수 없는 것은 오랜 세월을 거쳐 조금씩 깨달아간다” 등의 명대사들이 끊임없이 흐른다. 영화 속 키키키린의 대사를 차용하여 “같은 사람들이 여러 번 치료를 하러 들러도 같은 날은 다시오지 않으니, 그들의 생에 단 한번 뿐인 치료다..라고 생각하고 임해 주세요”라며 나를 다그쳐본다. 2022년 365일 모든 날들이 일일시호일, 일일시호일!! -
맥 진단기술의 임상 활용법 <完>강희정 대요메디(주) 대표 맥상의 4대 요소인 위수형세 중 가장 복잡한 모양(形)과 관련해 3차원 맥영상 검사기의 측정파라미터를 통해 살펴보고 기초편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맥의 모양은 혈압을 타고 전달되는 피부·혈관·혈액의 합작품 맥상 분류를 위한 주요 요소에 대한 아래의 표는 맥진용어 국제표준인 ISO 23961-2에 정의된 내용으로, 국제적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작성된 표에, 필자가 위수형세의 큰 맥락으로 다시 색깔별로 구분한 것이다. 위의 표에서 알 수 있듯이 맥의 모양을 구분하는 요소는 전편에서 살펴본 맥의 굵기와 길이, 맥의 유창도(流暢度·smoothness), 맥의 긴장도(緊張度·tension)에 의해 구분된다고 정의돼 있다. 굵기와 길이는 다채널 압력센서를 통해 측정이 가능한데, 유창도와 긴장도는 어떠한 파라미터를 이용해야 할까? 맥의 긴장도(tension) 의료기기로 맥을 측정하는 측정 원리를 ‘토노메트리’라고 한다. 이 방법은 혈관 부위를 직접 가압함으로써 측정 부위의 피부와 혈관의 물리적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특징을 활용하면 맥의 기본 요소 중의 하나인 긴장도 정도를 획득하는데 도움이 된다. 3차원 맥영상 검사기를 이용해 확인할 수 있는 긴장도에 대한 정보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 방법은 일정한 속도로 가압을 변화하면서 이때 맥관의 반응(Pressure vs. Pulse Height)을 관찰하는 방법으로, 이는 중국이나 다른 나라에서도 활용하는 측정법이다. 이렇게 관찰된 정보는 우리가 지난편에서 이미 살펴봤던 가압-맥압 그래프가 된다. 아래의 가압-맥압 그래프 유형을 살펴보면 x축이 가압력이며, y축이 맥압으로 가압의 변화에 대한 맥압의 변화임을 알 수 있는데 가압이 변화함에도 불구하고 맥압은 버티면서 줄어들지 않는 경우(다섯 번째 예시)에 대해 긴장도가 높다고 평가할 수 있다. 더불어 맥관의 두께 정보를 함께 살펴보면, 긴장되고 두꺼운 맥관일 경우 긴맥, 긴장은 되었으나 맥관이 얇은 경우에는 현맥과 상관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위의 방법에는 한계가 있는데, 부현맥과 같이 사람은 맥 부위에 살짝 손을 얹은 상태에서도 긴장도가 높은 맥을 바로 잡아내는 것에 비해, 가압-맥압 비교방법은 일정 시간 동안 가압을 하면서 정보를 얻는다. 이 때문에 3차원 맥영상 검사기에서는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방법으로 두 번째, 일정 정도만 접촉하더라도 피부와 맥관의 긴장도 정도를 바로 확인하기 위해 아래의 그림과 같이 접촉시 당겨지는 힘을 접촉면과 맥관 부위에 대해 분석하고 세 번째, 맥파형 분석으로 긴장도정보를 제공한다. 맥의 유창도(smoothness) 피부에 존재하는 마이어스 소체와 같은 감각세포의 활약으로 사람은 자연스럽게 접촉대상의 질감(울퉁불퉁함, 부드러움, 꺼끄러움 등)을 감지할 수 있으나, 압력을 측정하는 센서는 측정된 신호를 바로 질감으로 변환하기 어렵다. 아직은 수직적으로 접촉만 한 상태에서 맥의 질감을 평가할 수 있는 기술은 개발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맥에 대한 시공간적 정보를 활용해 간접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아래의 3차원 맥영상으로 측정된 시공간 영상을 보면 하나의 박동이 지나갈 때 맥이 커졌다가 다시 작아지면서 동시에 맥이 튀어 오르는 위치와 모양이 변화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혈관 부위에 압력을 가함으로써 혈관, 혈액 흐름에 변화를 일으키는데 맥진을 위해서는 이를 감지하는 측정기술이 수반돼야 한다. 맥진이 능동적 검사방법인 이유는 유체역학적으로도 설명이 가능한데 초음파나 PPG처럼 혈관의 움직임을 수동적으로 관측만 하는 것이 아니라 거안심 기법을 통해 맥상이 나타나는 조건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혈액 흐름의 대표적인 변화 중 하나로 난류를 설명할 수 있다. 혈액의 밀도(ρ)와 점도(μ)가 동일하더라도 가압에 의해 혈관반경(D)이 작아지면서 베르누이 방정식에 의해 혈류속도(V)가 빨라지는데, 이때 점성력(viscous forces)에 대한 관성력(inertia forces)을 나타내는 비례값인 Reynolds number(Re)가 증가해 혈액 흐름이 층류(laminar flow)에서 난류(turbulent flow)로 변화한다. 이렇게 난류로 변한 혈액 흐름은 아래의 그림처럼 혈관벽에 부딪히면서 맥의 질감(유창도)과 관련한 느낌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살펴본 바와 같이 맥의 모양을 구성하는 요소는 가압하는 동작에 반응하는 피부, 혈관, 혈액 흐름에 의해 나타나는 복잡한 파라미터라서 본 글에서는 지면관계상 간략하게 소개만 했다. 한의진단기술의 현대적 발전·객관화 통해 한의치료기술의 발전 ‘기대’ 3차원 맥영상 검사가 3년 반 동안의 보험급여를 위한 노력(보험 개선을 위한 첫 시도는 2008년부터이니 장장 13년의 여정이었다) 끝에 지난해 8월부터 행위재분류로 급여 등재된 기념으로 3차원 맥영상 검사의 기초를 살펴봤다. 과학적 방법으로 해석이 가능한 맥 진단기술은 맞춤의학, 예방의학, 원격관리에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라고 생각된다. 이미 훌륭한 치료기술인 한의약이지만 객관적 진단정보를 보여줄 수 있을 때 근거 있는 과학기술로 인정되는 세상이다. 이제부터 한의를 위해 개발된 객관적 의료기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고려해 보면 어떨까? 이를 통해 앞으로 한의학이 미래의학을 선도하는 그날이 오기를 기원하며 글을 마친다. 1) ISO 23961-2:2021 – Vocabulary for diagnostics Part2:Pulse -
어깨의 윤활낭염 (Bursitis of shoulder)[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정보협동조합의 제공으로 한의원의 다빈도 상병 질환의 정의와 원인, 증상, 진단, 예후, 한의치료방법, 생활관리 방법 등을 소개한다. ▶ 한의정보협동조합(www.komic.org)은 더 많은 한의사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관련 문의: ☎ 051-715-7322/ 010-7246-7321 -
성조숙증 (Precocious puberty)[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정보협동조합의 제공으로 한의원의 다빈도 상병 질환의 정의와 원인, 증상, 진단, 예후, 한의치료방법, 생활관리 방법 등을 소개한다. ▶ 한의정보협동조합(www.komic.org)은 더 많은 한의사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관련 문의: ☎ 051-715-7322/ 010-7246-7321 -
대한형상의학회에서 전하는 임상치험례 <1>조성태 아카데미한의원장 남38 초진 2015년 2월16일. 【脈】 62/58 【形】 三焦結, 178cm-72kg 【手術前歷】 2011년도에 허리디스크 수술 【症】 1. 2014년 1월 건강검진상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받고 베트남 하노이에 발령받았다. 2. 그 해 3월경 차 안에서 호흡곤란이 와서 병원에 갔는데, 위에 구멍이 있는 것 외에는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것 때문에 병원을 여러 군데를 다녔으나 별 방법이 없다고 했다. 한 달 뒤 4월에 유사한 발작이 왔는데, 그 이후로 가끔 얼굴이 틀어지듯 마비가 오고 숨이 잘 안 쉬어지고 침이 흘렀다. 이런 증상 때문에 차를 타고 가다가 갑자기 내려야 했던 적도 있다. 토하기도 했다. 2015년 1월에는 심한 현기증이 와서 회사에서 구토하다가 병원에 갔었다. 3. 가슴이 답답해서 한숨처럼 내쉴 때가 많다. 4. 긴장하면 소변보러 화장실에 들락날락 한다. 5. 최근 들어 가슴이 답답하고 소화가 안 되며 더부룩하다. 6. 스트레스를 받거나 소화가 잘 안되면 명치가 싸해지면서 위로 불편감이 올라오고 그럴 때 상복부를 눌러주면 나아지는 느낌이 든다. 【治療 및 經過】 1. 초진일은 2015년 2월26일. 木香檳榔丸 일개월분 투약 2. 2015년 7월27일, 하노이에서 전화. 1년은 한약을 복용해야 한다고 하셨으나 한 달 반 정도 한약을 복용한 이후로는 전혀 불편한 증상이 없어 임의로 중단한 채 지냈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조금씩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해서 다시 약을 복용해야겠다고 함. 다시 木香檳榔丸 일개월분씩 투약, 총 5개월분 투약 3. 몇 년 후에 내원. 그동안 잘 지냈다. 부인이 이상이 없는데 임신이 안 되어 고민하던 중이었는데 여기에서 한약을 복용하고 5년만에 임신이 되어 너무나 감사하다고 함. 【考察】 상기 환자는 건강검진 결과 이상 없는 것으로 판단되어 대기업 외국지사에 파견근무 중, 별안간 나타난 호흡곤란과 얼굴이 틀어지는 마비증상, 침 흘리는 증상 등으로 현지 병원에서 각종 검사를 받았으나 원인이 나오지 않았다. 이 환자가 본원에 내원했을 때 가장 특징적으로 필자의 눈에 띈 것은 볼록하게 隆起가 되어있는 콧등이었다. 이것을 형상의학에서는 三焦가 結했다고 하는데, 삼초가 결하면 상중하초가 소통되지 못하므로 전신적으로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형상의학에서 진단시에는 형색맥증의 합일을 중시하는데, 이 환자 역시 삼초가 결했다는 형상적인 특징과 맥진, 문진을 통해 확인한 추가적인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했다. 그 결과 상기 환자의 제반 증상들은 상중하 삼초가 소통이 안 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보았으며, 이에 三焦의 氣를 소통시켜주는 목향빈랑환을 투여하여 호흡곤란, 얼굴이 틀어지는 듯한 마비현상 등이 치료되는 좋은 결과를 얻었다. 【參考文獻】 1) 『芝山形象醫案‘木香檳榔丸, 形證』 “三焦結”(鼻柱中央起) 2) <木香檳榔丸> 삼초를 소통시켜 기를 잘 통하게 하고 腸을 적셔 준다. 반하국·조각(연유를 발라 구운 후 겉껍질과 시울을 벗기고 씨를 뺀 것)·욱리인(껍질을 벗기고 따로 가루낸 것) 각 2냥, 목향·빈랑·지각·행인·청피 각 1냥. 이 약들을 가루낸다. 따로 조각 4냥을 좁쌀죽 윗물에 담갔다가 비비고 주무른 후 졸여서 고약을 만들고 찌꺼기는 버린다. 여기에 꿀 약간을 넣고 반죽하여 오자대로 환을 만든다. 생강 달인 물로 50∼70알씩 빈속에 먹는다. 『국방』 3) <東醫寶鑑·三焦門·三焦病治法> ① 『내경』에 “삼초는 도랑을 터주는 기관[決瀆之官]이니 여기에서 水道가 나온다”고 하였다. 삼초는 상중하에 있는 수곡의 도로이기 때문에 병이 들면 대소변을 소통시켜야 한다. ②삼초병에는 지각환·목향빈랑환·삼화산을 써야 한다. 4) <芝山形象醫案 p.420∼422> 【治療】 木香檳榔丸 (三焦門) 【窮理와 變通】 三焦가 結했다는 것은 形으로 보라는 뜻이다. 形이 나쁘다는 것은 六腑가 나쁘다는 뜻이다. 木香檳榔丸을 쓴다. <목향빈랑환> <氣門, 脹滿門>-氣科, <三焦腑門>- -
코로나19 확산 속 고려의학의 현주소는?[편집자주]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는 최근 북한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에 게재된 보건의료 주요 기사를 통해 고려의학(한의학)과 의학, 치과의학, 약학 등의 현황을 짚어본 ‘2020년 북한 보건의료 연차보고서’를 발간했다. 그 중 박재만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 총무이사(현 대한한의사협회 남북민족의학협력위원)가 직접 저술한 ‘고려의학(한의학)’ 파트를 인용해 북한에서 고려의학의 현주소를 점검해봤다. 북한 역시도 지난 2020년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전세계 확산으로 인한 비상방역사업에 매진했다. 모든 행정자치단위에서 위생선전활동과 개인위생을 기본으로 국가적 차원의 보건사업을 연간 지속적으로 전개했다. 따라서 2020년 노동신문에 소개된 고려의학 분야에서 자주 언급된 부분은 고려약 생산과 관련된 ‘고려약공장’이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한 국가 비상 방역사업에서 고려약의 활용이 높았을 것으로 보여지는 대목이다. 실제 2020년 노동신문에서 고려의학 키워드로는 ‘신형코로나비루스감염증’, ‘비상방역사업’, ‘고려약공장’, ‘약초’ 등이 꼽혔다. 노동신문으로 본 고려의학의 최신 현황 북한은 지난 2020년 1월19일 노동신문에서 “자력갱생정신으로 모든 난관을 정면돌파하며, 사회주의 건설의 새로운 활로를 열어나가자”는 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결정에 따라 보건의료정책에 있어 3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이 3가지 방향은 △물질기술적 토대 강화 △의료일군의 정성 발휘 △의료봉사의 질 향상 등이다. 보건사업의 목표 역시 전체 인민이 사회주의보건제도의 혜택을 누리고 사회주의의 우월성을 체득하게 하는 것이다. 그 중 물질기술적 토대 강화의 주요 과제로는 △제약공업과 의료기구공업의 자립화·현대화·국산화를 실현 △병원과 진료소, 의료기구, 제약, 의료용소모품 공장들을 현대적으로 개건 △지방병원들을 현대화하면서 먼거리 의료봉사체계를 개선하고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전략을 세웠다. 또 공업도시나 산골 군의 병원, 리진료소 같은 말단단위 의료기관의 현대화를 추진하고, 고려의학 분야에서는 시·군 단위 고려약공장 개건현대화사업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의료봉사의 질을 높이기 위한 대책으로 위생방역기관들의 역할을 높이기 위한 사업, 먼거리 의료봉사체계 확대, 고유 자원에 의거한 의약품과 의료용소모품, 시약 생산기술 개발, 의료봉사의 지능화, 정보화 등을 세부 과제로 추진했다. 실제 노동신문 2월23일자에서는 “국가적으로 보건부문을 최대로 중시하는 기풍을 세우고 의약품과 의료기구 생산에 필요한 자금과 원료, 자재를 최우선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北, 코로나19 방역서 고려약 성장에 힘 쏟아 북한 평안북도 고려약생산관리처는 자체의 힘으로 염소계 소독약인 이산화염소수 생산공정을 구비해 신형코로나비루스감염증을 막기 위한 위생방역사업에서 성과를 거뒀다. 이에 대해 노동신문은 2월13자 신문에서 “이산화염소수는 모든 건물들과 각종 상품, 의료기구 등의 소독에서 좋은 효과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월22일자 신문에서는 “구역, 군 고려약공장들에서 항비루스물약들을 대량 생산해 보건부문들에 보내주는 사업을 적극 펼치고 있다”고 제시했다. 5월20일자 신문에서는 “북한은 고려약 생산을 늘리기 위해 보건성 고려약생산관리국 총괄 아래 시·도 고려약생산관리처가 시·군 약초관리소를 지휘해 약초, 약나무림 조성사업 등 약초와 약나무심기를 군중적 운동으로 전개하고 있다”며 “봄철약초재배월간사업을 통해 고려약 원료를 최대한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0년 고려의학 분야의 주요 성과는? 먼저 노동신문 2월15일자 신문에서는 “청열해독, 진정, 진경약으로 널리 알려진 삼향우황청심환을 삼향우황청심교갑약으로 개발했다”며 “의약품 생산에서 나서는 모든 문제를 하나부터 열까지 우리의 힘으로 풀어나가는 사례”라고 소개했다. 또 지난 4월7일자 노동신문에서는 청진의학대학 라성근 강좌장이 ‘척주교정수법’ 참고서를 완성했고, 침자수법용 인체모형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고려약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점차 커지고 있으며 요구도 매우 높아지면서 7월20일자 노동신문에서는 “평천고려약공장에서는 ‘황금민들레간염단알약’, ‘두충금강약돌혈압안정단물’, ‘시호미나리간보호알약’, ‘금당화율무차’, ‘율무강냉이차’ 등 새로운 원료에 의한 다양한 고려약과 건강식품들을 개발,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총무이사는 연차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고려약에 대한 관심과 활용은 남다르다”고 밝혔다. 이는 주체 확립이라는 북한의 정치이념과 의약품의 부족이 혼합돼 나타난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고려약 활용, 정치이념과도 맞물려 있어”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고려약 생산을 과학화, 공업화하여야 합니다”, “우리나라에 풍부한 여러 가지 약초와 약재를 가지고 효능 높고 쓰기 편리한 고려약을 대대적으로 생산하여 의약품 문제 해결에서 큰 몫을 담당할 수 있게 하여야 합니다”고 교시를 수차례 내린 바 있다. 즉 고려약의 과학화, 생산증대를 통해서 북한의 의약품 부족문제를 해결하려는 지도부의 의지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그 결과 북에서는 치료약에서 고려약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박 총무이사는 전했다. 북한에서도 고려약의 생산증대를 위해 기본 원료인 약초생산이 매우 중요한 문제인 만큼 봄철 4, 5월을 약초재배월간을 지정해 ‘봄철약초재배월간사업’을 펼치고 있다. 뿌리약초의 재배방법의 혁신을 통해 약초의 생산증대 모범사례로 은천군 덕양공예전문협동농장이 노동신문에 소개되기도 했다. 함경북도에서는 지역적 특성에 맞게 저수확지, 비경지들을 약초밭으로 전환시키는 사업을 하고 있는데 회령시에서는 약초밭들에 많은 거름을 내여 단위면적당 약초생산을 늘이기 위한 준비를 착실히 갖추고 있다. 함경북도 경성군에서는 비경지들과 척박한 땅을 약초밭으로 전환해 구기자 등 약초를 많이 심게 하고 있다. 길주군, 명천군을 비롯한 군에서는 협동농장들에서 알곡생산과 함께 약초생산을 중요한 과업의 하나로 인식하고 파종에 나서고 있다고 소개했다. -
울산시한의사회-더불어민주당, 한의계 현안 정책간담회 -
금오 김홍경 선생님을 기리며“선생님의 정신을 올곧이 받아내는 후학이 될 것” 한의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홍역을 치르게 됩니다. 이제껏 배워왔던 공부와는 너무나도 다른, 새로운 때로는 올드한 공부를 접하게 되면서 그야말로 앞으로 어떤 공부를 해야 할지, 또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오리무중의 상황을 만나게 됩니다. 1984년 한의과대학을 들어와서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고민을 풀어줄 무언가를 찾고 있었습니다. 방학 때 만난 ‘사암도인 침술원리 40일 강좌’, 한의학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또 한의학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길을 금오 김홍경 선생님은 찾게 해 주었습니다. “취상” 그동안 우리는 세상을 바라보면서 기계나 도구를 활용 왔고, 그것을 과학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취상을 배우면서 인간과 인간의 직접적인 만남에서 대상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공감하며, 그것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욕망” 그동안 심리학이나 정신의학에서 다뤘던 감정과 사고의 한층 내면에 있는 욕망을 육기를 통해 풀어주었습니다. 경락은 의식과 감정의 통로로 해석되고, 경락을 흐르는 에너지를 통하여 욕망의 과잉과 결핍을 조절할 할 수 있음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방학의 거의 모든 시간을 선생님과 함께 보내고 나서야 한의학 공부의 참맛을 보았습니다. 이후 세월이 많이 흘렀습니다. 한의학을 공부하고 가르치며 바쁘게 살아오면서 마음속 한켠에 담아 두었는데, 정작 선생님의 슬픈 소식을 들으니 다시금 그때의 시간이 소환됩니다. 한의학을 공부하면서 느꼈던 아쉬움을 간절함으로 바꿔 주셨고, 한의학에 대한 열등감을 산산이 부셔주셨고, 심신일여의 의미를 깨우쳐 주셨고, 인간과 자연에 대한 관찰에 지혜를 주셨고, 무엇보다도 환자에 대한 애정과 절실함을 배웠던 그 시절이 그리워집니다. 선생님의 부의를 접하고야 고마움을 담아낼 수 있음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선생님에 대한 추모와 함께 저희의 다짐을 전하고자 합니다. 흘러가는 세월 속에 담아내어야 할 안타까움과 슬픔이지만, 선생님의 뜻을 담아 한의학이 가지고 있는 지혜를 모든 사람과 공유할 수 있도록, 선생님의 정신을 올곧이 받아내는 후학이 되고자 다짐해 봅니다. 김종우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 “굿바이, 마이 히어로…좋은 날 다시 뵙겠습니다” 어떠한 어려움도 무릅쓰고 사랑을 주셨던 선생님! 좋은 날 다시 뵙겠습니다!!! 선생님께서 헤어지실 때 항상 하시던 말씀입니다. 이제는 더 이상 지구별 여행을 계속하지 않기로 하신 선생님. 더욱 자유로와지셨으니 어느 시공간에서 더욱 자유롭게 지내시겠지요. 하지만, 선생님과의 인연을 떠나보내는 지구별 여행자들은 너무나 이별이 안타깝고 슬퍼집니다. 솔직히 이런 추도문 따위는 써지지도, 쓰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너무 너무나 쓰기 싫더라구요. 선생님 맘대로 떠나게 보내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선생님께서 이미 이별에 대해 아무리 좋은 말씀을 남기셨더라도 그냥 보내기 싫습니다. 이미 떠나버리셨지만 그걸 인정하기가 너무 싫습니다. 이렇게 잡고 놓아드리는 않는 것이 내 욕심인 것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싫습니다. 선생님께서 삶을 바쳐 제자들과 한의학을 사랑하신 것은 조금만 가까이 겪었던 사람들은 모두 다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왜 그렇게 모든 것을 다 바쳐서 이해할 수 없는 사랑을 주셨나요? 왜 그렇게 다 바쳐서 사랑해주시고는 홀연히 떠나버리시니 남겨진 저희들의 슬픔이 너무나 상상을 초월합니다. 스승에게 기대는 마음도 끊고 혼자 힘으로 설 수 있는 힘을 키우시려고 또한 사랑하는 마음으로 떠나신 것일까요? 자려고 누워서 천정을 보면 선생님과 함께 했던 수많은 순간들이 떠오르고 지나갑니다. 묵자간, 봉사단 이스타나, 수많은 의료봉사 현장들, 그 안에서 일어났던 많은 사건 사고들... 그리고는 밤을 새서 혼나고 혼나고 또 혼나고... 마음 속 깊이 있는 무관심, 두려움, 비교심, 선입견 등을 발견하고 깨질 때까지 그렇게 혼났습니다. 앞으로 삶에서 더 큰 실수를 하지 않고 더욱 잘 살아가라고 그렇게 사랑으로 혼내셨습니다. 그러시고는 이 일이 벌어지지 않은 것보다도 더욱 잘 되게 만들어 보자시며 더욱 힘을 내셔서 움직이시고 독려하시면서 결국은 더 잘 되게 만드는 모습을 보여주셨지요. 제 삶에 어떤 힘든 일이 일어나면 그 때를 생각하며 그 때 얻었던 힘으로 더 잘되도록 마음을 낼 수 있게 되었답니다. 저희는 그렇게 엄하게 혼내시는 선생님을 욕을 하고 싶어도 너무나 사욕없이 맑고 투명하게 살아가시는 선생님을 비난할 수가 없었습니다. 학생들과 환자들에게 그냥 다 퍼주지 못해서 안달나서 살아가는 분에게 내 욕심의 잣대를 재어서 비난할 수가 없더라구요. 사랑의 반대는 무관심이라며, 어떠한 어려움도 무릅쓰고 사랑을 주시려고 애쓰셨던 선생님. 시간이 지나갈수록 그 때의 사랑이 감사하고 그리워집니다. 환자에 대한 사랑을 몸소 보여주시면서 심의(心醫)라는 커다란 삶의 목표를 정해주신 선생님. 지식을 전달하는 것보다 이런 사랑을 알게 해주시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여기신 선생님. 이런 삶의 목표가 덧없이 욕심만을 쫓아가게 되는 삶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학생들에게 겉으로는 엄하셔도 뒤에서 운영진들에게는 한의계를 짊어지고 갈 사람들이니 하늘처럼 받들라고 하셨던 선생님. 선생님이 환자들을 잘 치료하는 것보다 여기서 배운 학생들이 앞으로 생에서 만나는 수많은 환자들을 잘 치료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남는 장사라고 하시며, 사암침법 40일 강좌를 한번 하면 이빨이 몇 개가 빠질 정도로 온 정성을 쏟아부으셨던 선생님. 나는 할 수 없다고 먼저 스스로 제약하려고 하면 그것을 깨주시려고 무척 애쓰셨던 선생님. 뭐 꼭 그러지 않으셔도 선생님이 힘드실 뿐이지 별 이득이 없으실텐데, 무척이나 안타까와서 밤이 새도록 제자를 데리고 제자의 삶을 제약하는 생각을 알아차리고 깨주시려고 무던히도 애쓰고 애쓰고 애쓰셨지요. 저는 그 때의 깨달음이 제 삶의 전체 방향을 변화시켰습니다. 사랑하고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삶의 전형을 보여주신 선생님… 선생님을 거쳐간 수많은 제자들이 그렇겠지만, 제 삶에서 한의학과 삶의 스승으로서 선생님을 만나기 전과 후가 나뉩니다. 이제는 다시 선생님의 육신을 떠나보낸 다음으로 나뉠 때가 된 모양입니다. 선생님. 정말 선생님을 보내드리기 싫지만 선생님께 배운 사랑을 조금이나마 흉내내어 봅니다. 선생님께서는 마음껏 자유롭게 여행을 떠나세요. 저희는 선생님의 사랑과 가르침으로 저희 삶에서 생생하게 살아계시도록 그 사랑이 선생님의 뜻대로 펼쳐질 수 있도록 어떻게든 해보겠습니다. 굿바이. 마이 히어로, 나의 스승님. 좋은 날 다시 뵙겠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이정환 사암침법학회, 사암한방의료봉사단, 혜민서한의원 ----------------------------------------------------------------------------------------------------------------------------------- 금오 선생님 靈前에 올리는 글 선생님! 만약 30년 전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었다면 저는 지금도 미몽(迷夢)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탐진치(貪瞋痴) 삼독(三毒)에 물들어 어두운 눈과 어리석은 마음으로 사람들을 속이는 사의(詐醫)로서 살아가고 있었을 것입니다. ‘사암도인침술원리40일강좌’를 통해 선생님의 음양관을 처음 접하였을 때의 그 놀라움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또 선생님께서는 육기가 12경맥에 작용하는 원리와 질병의 치료원리를 40일간의 합숙강좌를 통해 자세하게 알려주셨습니다. 무엇보다도 선생님께서는 ‘경락은 마음의 통로’라고 정의하시고 심정부침(審情浮沈) 즉 시시각각 끊임없이 변화하는 의식(意識)의 흐름을 살펴서 질병을 치료해야 한다는 유심론적인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선생님의 자상하시고 세밀하신 가르침 덕분에 저희 후학들은 근세 침구학에서 사라져 버린 경락의 실체를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으며 한의학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사암침법을 통해 당시까지 체침에만 머물러 있던 침구의학의 치료 영역을 심신(心身)을 구분하지 않고 무한히 확장 할 수 있게 된 것도 모두 선생님의 가르침 덕분입니다. 선생님! 선생님께서 한의학의 발전을 위해 수많은 학생강의와 의료봉사, 대중강연 등을 이끌어오셨습니다. 학생들을 아끼고 사랑하시는 마음으로 매번 40일 간의 합숙 강의를 열정적으로 마치셨습니다. 그때마다 마지막까지 남은 한 톨의 체력까지 모두 소진하셔서 힘들어하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앞에 떠오릅니다. 이렇게 지치신 상태에서도 저희들이 어리석게 행동할 때마다 엄하고 단호하신 모습으로 잘못을 꾸짖고 가르쳐주시던 선생님의 자상하신 마음을 30년 전에는 왜 이해하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가 저의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한의학을 아끼고 사랑하는 선생님의 마음은 그 누구보다도 컸습니다. 1993년 한약분쟁 당시에도 자비(自費)로 일간지 신문 1면 하단에 광고를 내서 국민들에게 부당함을 호소하시던 일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만약 선생님께서 건강하게 살아계셨다면 지금 한의계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한의학을 위해 헌신하시던 선생님의 큰 그늘이 오늘 더욱 그립습니다. 선생님! 어리석은 중생들을 조금이나마 깨우치게 하시려고 내어 주신 공안(公案). 오랜 세월 번뇌와 욕망에 이끌려 업장이 두터웠던 탓인지 저는 이해조차 하지 못하였습니다. 대신 마음을 다해 정성껏 공안을 만화로 그려드렸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보잘 것 없는 저의 그림을 보고 좋아하셨습니다. 선생님의 미소를 보는 것만으로도 저의 업장이 한 꺼풀 벗겨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선생님을 모시고 불법을 듣게 되어 너무나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생에서 선생님과 맺은 인(因)의 씨앗은 앞으로 있을 다음 생에 과(果)로 다시 만날 것입니다. 그 때에 다시 뵙고 더 깊은 가르침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예전에 저의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을 때 선생님께서 저에게 보내주신 글을 다시 적어 봅니다. 我有一卷經내게 있는 한권 경전 不因紙墨成종이와 먹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네 展開無一字펼쳐 열어 보니 한 글자도 없건만 常放大光明늘 큰 광명을 발한다네 2021.12.29. 불초제자 박영환 올림. -
“코딩 직접 배워 한의약 분야 혁신적 플랫폼 개발하고파”“미래에는 인공지능에 데이터를 입력하는 직업만 살아남는다.” 충북 청주 이노한방병원에서 진료원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강경모 한의사는 대전대 한의대 재학 시절 당시 수업시간에 들었던 교수님의 말씀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했다. 한의사라는 직업은 환자를 직접 보고 만지고 치료해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만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아무리 전문직이라 해도 미래에 무조건 살아남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것. 코로나19가 앞당긴 새로운 시대의 개막으로 산업계뿐만 아니라 한의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진료를 하면서 개발 업무를 배우는 한의사가 등장한 것이다. ‘메타버스 한의원’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는 강경모 한의사는 당장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고용노동부의 ‘K-디지털 트레이닝 훈련(KDT)’ 교육과정 중 하나인 엘리스 AI 트랙 2기 레이서로 선발돼 6개월 동안 알고리즘, 웹 프로그래밍, 데이터 분석, 인공지능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지금도 주 6일 한방병원에서 진료원장으로 근무하면서 코딩공부를 병행하고 있다. “코딩을 직접 배워 한의약 분야의 디지털 전환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고민해보고 기존의 방식으로 할 수 없었던 혁신적인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는 강경모 한의사로부터 개발자로서의 꿈에 대해 들어봤다. -코딩은 어디서, 어떻게 배울 수 있나? 내일배움카드를 통해 코딩교육을 무료로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있다. 고용노동부 hrd-net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코딩교육 시장이 커지다보니 커리큘럼도 다양해지고 있다. 관심 있는 분이라면 본인이 공부하고 싶은 개발 분야에 맞게 기간 내에 신청하면 된다. KAIST에서 시작한 엘리스 코딩, 삼성에서 주관하는 SSAFY 등도 참고해 볼 만한다. 요즘은 이두희 씨가 운영 중인 ‘멋쟁이 사자처럼’에서 주관하는 ‘NFT 블록체인 마켓 앱 만들기 with 그라운드X 2기’에 선발돼 교육을 듣고 있다. -한의사라는 충분히 안정적인 직업이 있는데 개발 업무가 적성에 맞는지 궁금하다. 한의사라는 직업 자체도 매력적이고 환자를 보는 일도 여전히 즐겁다. 다만 병원생활을 하다 보니 모든 게 맞지는 않다는 생각을 했다. 때마침 코로나19로 세상의 흐름이 바뀌면서 비대면 상황 속에 여러 산업분야의 디지털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것을 보며 자신도 좀 더 돌아보게 됐다. 사람들과 어울려 일하는 것을 좋아하고 새로운 아이디어, 창의적인 생각을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참 재미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개발자라는 직업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다. 실제 엘리스 AI트랙 2기에 참여하면서 팀장, 프로젝트 매니저도 맡아서 해보니 더욱 더 적성에 맞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개발 업무야말로 혼자하는 업무가 아닌가? 개발자 분야가 다양해서 백엔드서버 엔지니어(BE) 경우 혼자 일할 수도 있지만, 프론트엔드 엔지니어(FE)나 프로젝트매니저(PM) 등은 디자이너들과 같이 소통하면서 일해야 한다. 개발자들이 주로 쓰는 대표적인 협업 툴에는 Git-hub가 있다. 프로젝트를 기획한 뒤 각자 맡은 부분들을 나눠서 코딩한 뒤에 Git hub 사이트에 올려서 서로의 코드를 합치게 된다. 팀원들과 지속적인 소통과 회의를 해야 Git hub에 올린 코드가 오류가 나지 않고, 중복되는 일이 없게 된다. 아이디어 회의하고, 프로젝트 기획하고, Git hub에 올려서 서로의 코드를 리뷰하고, 실제 배포하는 것까지 계속 함께 해야만 하는 일이다. 프로젝트를 완성했을 때 코드 한줄 한줄이 모여서 원하던 서비스로 구현되는 게 보람 있고 신기하고 재미있는 경험이다. -전문 개발자들이 있는데, 한의사로서 굳이 코딩을 직접 배우는 이유가 있다면? 영어로 예를 들어보자면, 전 세계에서 통용되고 있으며, 세상에는 이미 유능한 통역가와 구글, 파파고의 번역기가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영어를 배우는 이유는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영어를 잘 하면 그만큼 더 세상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코딩은 원하는 동작을 컴퓨터가 하도록 만드는 명령어로 디지털 세계의 언어다. 디지털 시대에 코딩은 개발자의 전용스킬에 국한되는 개념이 아니라 누구나 쓰는 하나의 언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기존 아날로그 방식에서는 해결할 수 없던, 세상에 없던 아이디어와 서비스들이 코딩이라는 언어를 통해서 발명되고 탄생하고 있다. 물론 모든 사람이 코딩을 개발자 수준까지 배울 필요는 없겠지만, 영어, 중국어를 공부하듯 코딩이라는 언어를 공부하면 디지털 세상과 미래에 대한 대비는 적어도 할 수 있지 않을까. 2015년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우리나라도 2019년부터 초등학교 5,6학년 학생들이 연간 17시간 이상 코딩 교육을 의무화하도록 한 건 아마도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한의사가 직접 코딩 할 때의 장점은? 데이터 분석 분야에서 한의사의 장점이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한의학 임상 데이터를 어떤 환자군으로 나눌지, 처방약 데이터를 어떤 기준으로 나눌지에 대한 전문지식이 있을 경우 큰 장점이 될 것 같다. 웹 프로그래밍 개발을 경험해 보니 누구도 생각지 못한 한의사에 필요한 서비스를 고민할 수 있을 것 같더라. 실제 모교 선배가 메디스트림이라는 한의 커뮤니티 초기 개발자로 일했는데, 퇴사한 이후에도 한의사에게 유용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코딩으로 개발하고 있다.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해보면서 한의학 발전에 도움 되는 서비스를 차차 개발해 보려고 한다. -메타버스 한의원으로 대표되는 미래 한의원은 어떤 모습일까? 메타버스 한의원은 침, 뜸, 부항, 한약을 치료받는 의료기관의 개념이라기보다 의료 플랫폼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한의치료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소셜 네트워크이기 때문이다. 또 한의사와 환자를 매칭해 원격으로 초진을 한 뒤, 침, 뜸, 부항 등 대면치료가 필요할 경우 한의원으로 내원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든가, 한약 상담을 한 뒤 주기적으로 환자 상태관리를 위한 서비스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미래 기술과 한의약의 접목이 필요한 분야가 또 있다면? 인공지능과 한의약의 융합이 필요한 것 같다. 한의학연구원에서도 한의 인공지능 진단·예측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한의 임상 데이터가 많이 쌓이고 있는데, 인공지능 모델 학습에 도움이 될 수준의 데이터가 모여서 인공지능에 기반한 한약 처방, 체질 감별, 치료 혈자리 예측 등의 모델이 나온다면 환자들이 한의치료에 더욱 신뢰를 갖게 될 것 같다. -향후 계획은? 아직 개발자로서의 커리어는 많이 부족하지만 IT 회사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다. 개발 경험을 많이 쌓고 나면 우선 한의사로서 한의 분야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에 기여하고 싶다. 환자들의 원격진료뿐 아니라 공공의료 발전에도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를 꿈꾸고 있다. 가능하다면 해당 분야 의료인의 교육까지도 맡아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