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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거관리위 소위원회 개최(3.10) -
제9대 부산대한방병원장에 이인 교수 연임부산대학교한방병원 제9대 병원장에 이인 교수(부산대학교한방병원 한방내과·사진)가 연임됐다. 임기는 2022년 3월11일부터 2년이다. 원광대 한의대를 졸업한 이인 병원장은 동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원광대학교한방병원 한방내과에서 수련의,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이후 2010년 3월 부산대학교한방병원이 개원하면서부터 근무를 시작해 한방내과장, 진료부장, 제 4·8대 한방병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2017년부터 2018년에는 미국 듀크대학교에서 방문학자로 연구했으며, 현재 대한중풍순환신경학회 기획이사, 통합뇌질환학회 교육이사,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병원장은 “코로나19 등 어려운 상황에 연임하게 돼 어깨가 무겁다”며 “한의계를 더욱 발전시키라는 뜻으로 알고 국민건강 증진과 의료기관의 발전을 위해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
“국민 위한 보건의료서비스, 전문성 강화되길”대한한약사회(회장 임채윤)가 10일 윤석열 후보의 제20대 대통령 당선 축하 메시지와 함께 국민 보건의료서비스의 전문성 강화를 당부했다. 대한한약사회는 “현재 한약사 제도를 만든 정부가 한약사의 직능을 제대로 살피지 않아 한약사와 타 직능 간의 갈등이 심화되어 가고 있고, 한약사의 전문성이 돋보여져야 할 한약 관련 정책에 있어서도 제도적으로 보장되기는커녕 오히려 배제되고 있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우리는 지난달 한약사 및 한약업 관련인 1001명과 국회에서 윤석열 후보지지 선언을 한 바 있다”며 “정책 제안을 잘 살펴 한약사의 직능이 바로 서고 한약사 제도 설립 당시의 취지에 맞는 국민건강에 기여하는 보건의료직능이 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부산 진구, 만성·급성 구분해 한의약 건강돌봄사업 실시<편집자주> 본란에서는 2021년 한의약건강돌봄사업 지역별 사례를 살펴본다. 부산 진구는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수가 7만1738명으로, 전체인구의 20.2%를 차지하고 있 으며 노인비율은 지속 상승 추세로 전국 및 부산시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독거노인 인구수는 1만7886명이며, 이 중 기초생활보장수급자와 저소득 노인이 34.4%를 차지하고 있다. 2020년 기준 부산진구의 연령표준화 사망률은 335.7명으로 부산시 및 전국보다 높고, 주요 만성질환인 악성신생물 및 심뇌혈관질환, 당뇨병·고혈압성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 또한 부산시 및 전국보다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구는 2021년 통합건강증진사업 계획 수립을 위해 관내 주민 300명 대상 보건서비스 인지 및 중요도, 건강문제 관심도 등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의약 건강증진사업의 비율이 전체 항목 중 5.1%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주민의 고령화로 만성퇴행성 질환 위주의 질병이 증가됨에 따라 한의약에 대한 관심도 역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부산 진구는 2021년 기준 이미 초고령사회(20.3%)에 진입한 것으로 예상돼 선제적 대응을 위한 특단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해 1월부터 한의약건강돌봄사업을 실시했다. ◇사업 내용 구는 의료 사각지대를 줄이고 활력증진 및 낙상예방 등 질병관리로 노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한의 방문 진료를 실시했다. 사업기간은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였으며 주민센터 통합돌봄 창구와 간호사 방문 등을 통해 지역사회 통합돌봄서비스 대상자를 만성군과 급성군으로 나눠 선정했다. 만성군은 만성 와병환자를 대상으로, 선정기준은 노인장기요양등급 판정자 또는 부산진구 간이판별기준 7점 이상(간이판별기준 표 참조)으로 했다. 진료주기는 2주 1회, 정기 방문진료로 총 진료횟수에는 제한을 두지 않았다. 급성군은 급성 질환자(염좌 등 정형외과 질환 포함)를 대상으로, 부산진구 간이판별기준 5점 이상(간이판별기준 표 참조), 진료주기는 주기 제한 없이 집중 방문 진료하되, 총 10회로 횟수 제한을 뒀다. 대상자 방문지료 사업 의뢰는 케어안내창구에서 보건소로, 보건소가 부산진구한의사회에 의뢰해 관내 한의원으로 연계했다. 서비스는 ‘가정형’과 공유주택에서 거주하는 ‘거점형’으로 나눠서 진행됐으며 △침, 뜸, 부항시술, 추나요법 등 개인별 건강상담 및 진료 △(한약처방) 한약제제 처방 △보험약제만 사용 가능, 비급여 약제 사용 불가 △(건강교육) 근력강화, 면역력 증강 등 질환 및 일상건강관리 방법 △(진료의뢰) 일차의료기관에서 수행할 수 없는 진단 시 상급병원 의뢰 등의 내용으로 진행됐다. 수가는 1시간 이상 기준으로 가정형은 회당 16만원, 거점형은 30만원으로 책정됐으며 약제비, 의료소모품 등의 기타비용이 포함됐다. ◇사업성과 구는 사업 강점과 관련해 “지역주민의 고령화 등으로 만성퇴행성 질환 위주의 질병이 증가함에 따라 한의약에 대한 수요가 증가 추세이고 대상자가 기존에 한의진료에 대한 호응도와 선호도가 높은 노인층이 대부분이라 사업 참여에 대한 거부감이 적었다”고 전했다. 특히 “한의 진료는 진료에 필요한 의료장비(침, 뜸, 부항, 약침, 혈압계, 혈당계 등) 휴대가 용이해 거동불편, 교통수단 이용이 힘든 노인을 대상으로 방문 진료에 적합했다”며 “무엇보다 지역 한의사회의 사업 참여 의지가 매우 높아 네이버 밴드, SNS 등을 통해 현재 서비스 참여 기관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다른 한의원의 사업 참여를 독려했다”고 덧붙였다. 개선방향으로는 “각 지자체별 진료 수가 편차가 커 실제 수행 기관의 혼란을 야기하고 제공기관(한의원)의 참여 의지를 감소시키는 부분이 있어 표준화된 한의 방문진료 사업 수가가 필요하다”며 “사업을 장기적으로 추진 시 의료사고 대비 방안과 이를 위한 컨설팅 지원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역 한의사와 사회복지사와의 직역 간 직접 소통체계 없이 보건소 통합돌봄창구를 통해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어 수행동 복지창구와의 직접 연결망이 필요하다”며 “지역 한의사와 타 직역뿐만 아니라 지역 의사회, 치과의사회, 물리치료사회 등 의료진과의 연계 및 소통을 위한 네트워크 체계 역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
"전통의학인 한의학 계승과 발전에 함께 할 것"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은 국가 보건의료정책의 주요 공약으로 ‘필수의료 국가책임제’의 도입을 약속했다. 이를 위해 필수의료 분야인 중증외상센터, 분만실, 신생아실, 노인성 질환 치료시설에 국민건강권 확보 차원에서 ‘공공정책 수가’의 신설을 예고했다. 이와 함께 성장-저출생-양극화 극복을 위해 아이가 태어나면 1년간 매월 100만 원의 정액 급여를 받도록 하는 ‘부모급여’ 도입을 공약했고, 난임 지원에 대한 소득기준 폐지, 모든 출산 가정에 바우처 제공, 산모신생아를 위해 건강관리사를 가정에 파견하는 방식의 신생아 돌봄 서비스 제공도 제시했다. 또한 요양병원의 간병비를 국민건강보험에서 지원해 국민의 간병비 부담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일반병원 입원 시 시행하고 있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확대해 간병 서비스의 질적 수준과 환자 보호자의 부담을 덜어주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임신성 당뇨와 성인 당뇨병 환자에게도 연속혈당측정기 건강보험 지원 △원격의료 허용 △간호사 업무환경 개선 등을 약속했으며, 간호법 제정과 관련해서는 공정과 상식에 비춰 합당한 결론이 도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찬성의 입장을 나타냈다.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서는 병상 확보를 위해 공공의료기관을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전환하고 만성질환자, 고령자는 입원치료를 받도록 하는 한편 무증상이거나 건강한 성인은 일선 의료기관 및 민간의료기관에서 조기 치료를 받도록 의료체계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백신 부작용과 관련해서도 △정부의 인과성 증명 책임 △사망자 선보상·후정산, 중증환자 선치료·후보상 제도 확대 △백신 부작용 국민신고센터 설치·운영 △안전성 입증된 백신 확보 등을 약속했다. 이 밖에도 △국립의대 분원 설립과 닥터헬기 운용 지역 전국으로 확대 △0~5세 보육·유아교육, 국가책임제 실현 △‘가다실9가’ 접종 보험 혜택 적용 △어르신 건강증진 여가활동 프로그램 확대 △골다공증·우울증 건강검진 강화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보건의료정책에 있어 한의학 균형 발전 약속 윤석열 당선인은 특히 지난해 12월 대한한의사협회 창립 기념식 축사를 통해 “우리 고유의 전통의학인 한의학의 계승과 발전에 함께 하겠다”며 국가 보건의료정책에 있어 한의약 균형 발전을 약속했다. 윤 당선인은 또 지난달 13일 대한한의사협회 한의학정책연구원 오수석 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한의학 발전을 위한 한의협의 ‘한의학 5대 공약안’을 담은 정책 자료집에 대해 “국민의 건강증진을 위해 힘써 온 전국의 한의사 여러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한의계가 제안한 한의학 5대 공약안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살펴 볼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윤석열 국민의힘 선대위 핵심 관계자들도 지난달 20일 한의협 회관에서 대한한의사협회와 가진 정책간담회에서 국가방역체계에서의 한의사 참여와 중·장기적인 한의약 발전을 위해 한의약 건보 급여 확대, 현대 진단기기 사용규제 등을 개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밖에도 윤 당선인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통령 후보와 후보 단일화를 통한 공동정부를 구성함에 따라 안 후보가 내세운 한의계 주요 공약들도 윤석열 정부에서 함께 추진될 가능성도 높아진 상황이다. 안 전 후보는 지난 1월 한의협과의 정책간담회를 통해 △의사 우선 보건소장 임명을 철폐하는 지역보건법 개정안 찬성 △타협과 양보 통한 한·양방 협력체계 중재 △신약 개발을 위한 한의산업 연구개발 지원 확대 등을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
서울·경북한의사회, 울진군에 2000만원 상당 쌍화탕 기부서울시한의사회(회장 박성우)와 경상북도한의사회(회장 김현일)가 최근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 복구에 힘을 쏟고 있는 울진군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찾아 격려와 함께 약 2000만원 상당의 쌍화탕을 전달했다. 이날 김현일 회장은 서울시한의사회와 함께 마련한 쌍화탕 4500개를 전달하면서 “국가위기경보 단계의 대형 산불을 진압하고, 이재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소방관계자 및 울진군 공무원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한의계가 마련한 쌍화탕이 관계자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성우 회장은 “건조한 날씨 탓에 산불로 인한 피해가 길어진 가운데서도 더 큰 비상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산불재난특수진화대 등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고 있다”며 “이에 감사한 마음을 담아 피로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쌍화탕을 준비했다. 마지막 불씨 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울진군민들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에 울진군 재난안전대책본부는 “피해 복구를 위해 밤낮으로 고생하고 있는 소방관계자 및 재해봉사원 등에게 잘 전달하겠다”며 “한의계의 도움에 힘입어 어려운 시기를 견뎌내고 있는 울진군민들에게 희망과 따뜻함을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
커피와 한의학<上>1. 커피 추기경과 심뽀 (coffee cardinal & heart wrap) 커피에게 임의로 작위를 주었다. 커피 그대를 추기경으로 임명하노라. 그리고 요즘 사람들에게 커피는 그럴만한 위치에 있다. 커피는 요즘 사람들에게 기미(氣味, 느낌과 맛)와 향과 분위기에 있어서 다른 음료와는 차원이 다른 세계로 안내하기 때문에 임의로 특별한 작위인 추기경으로 추대했다. 그만큼 커피는 특별하다. 커피를 말할 땐 “흔히 주성분은 카페인으로 그 작용은 늘 중추신경을 자극하여 각성작용을 하고 이뇨작용을 하며...”로 시작된다. 사실 커피는 카페인 말고도 항산화 물질인 클로로겐산과 트리고넬린, 미네랄, 이소플라본, 플라보노이드, 카로티노이드와 기타 단백질, 비타민 등 300여 가지가 넘는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쓴맛은 주로 카페인에서 나오고, 신맛과 떫은맛은 클로로겐산의 맛이고, 기타 단백질과 비타민 등은 구수한 맛, 부드러운 맛, 감칠맛을 내고, 알 수 없는 여러 성분이 복합되어 커피 특유의 풍미와 매혹적인 맛과 향기와 분위기를 느끼게 해준다. 물론 사람의 입맛과 풍미, 분위기를 성분으로 다 설명하기는 어렵다. “커피가 중추신경에 작용하여 각성작용을 하고...”라고 커피를 설명할 때 이 중추신경이라는 것은 말이 중추신경이지 뭔 말인지 뜬구름 잡는 얘기 같다. 왜냐하면 우리 머리를 복잡하게 하는 중추신경이란 말은 우리 몸의 중추(中樞: 가운데 지도리)라는 뜻이어서 아무리 생각해도 어떤 곳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중(中)은 많이 쓰이는 가운데라는 뜻이어서 이해가 쉬운데 추(樞)라는 말은 잘 와닿질 않는다. 이 말을 이해하기 위해서 추(樞)자가 들어가는 말은 살피다가 우연히 발견한 게 추기경이다. 카톨릭에서는 교황 다음의 고위 성직자로 추기경을 두고 있는데 여기에 추(樞) 자가 들어간다. 교황, 신부, 수녀의 직책은 이해가 가는데, 추기경 즉 지도리(樞), 기틀(機,) 벼슬(卿), 이렇게 뜻풀이를 해놔도 그래도 뭔 말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 잘 살펴보면 주역을 꽤나 아는 사람이 번역한 이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직책으로야 교황 선출권과 피선거권이 있는 교황 다음의 성직자인줄 알겠지만, 가장 중요한 뜻을 가진 카디날(cardinal)을 추기경으로 번역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경(卿, 벼슬)은 유럽식으로 존칭을 붙인 것이라지만 추기라는 말은 또 뭔 말일까? 추기라는 말은 우리가 그토록 미신이라 여기는 주역 계사상(繫辭上) 제8장에서 유래된 말이다. 言行 君子之樞機 樞機之發 榮辱之主也(언행군자지추기 추기지발 영욕지주야) 言行 君子之所以動天地也 可不愼乎(언행 군자지소이동천지야 가불신호) 언행은 군자의 추기(지도리와 기틀)이니 추기의 발함이 영욕(영예로움과 욕됨)의 주가 된다. 언행은 군자가 천지를 움직이게 하는 이유가 되니 어찌 삼가지 아니하랴. 말과 행동은 사람의 중심(마음, 심장이 주관, 요즘의 대뇌 신피질의 이성작용)이니, 사람의 마음에서 비롯된 말과 행동으로 드러난 것(심뽀, 요즘의 대뇌 변연계의 감정 조절기능)이 영예로움과 욕됨을 만든다. 말과 행동은 사람이 우주(시간과 공간, 사람을 뺀 하늘과 땅, 사람이 살고 있는 환경 전체)를 움직이는 이유가 되니 어찌 조심 조심하고 잘 살피지 아니하랴 여기에서 언과 행 중 어느 것이 지도리이고 어느 것이 기틀인지는 잘 구분이 안된다. 보통 기틀은 움직이지 않고 지도리는 움직이는 것이므로 행(行)이 기틀이고 언(言)이 지도리라고 해석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맞을 것 같기는 하다. 말보다야 행동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말과 행동은 사람을 둘러싼 환경과 인간관계를 결정짓는 이유가 되니 삼가고 신중하라는 경계의 말이다. 여기서 삼가하란 말은 조심조심 매사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말이다. 이런 얘기가 논어에 나온다. 공자께서 어떤 상가집에 조문을 갔는데 조문을 하는 동안 일일이 물어보면서 조심조심하는 것을 보고 나중에 제자가 왜 많이 안다는 공자께서는 그렇게 일일이 물어보는지 이유를 물었는데 공자께서 ' 안다고 하더라도 혹시 실수할지 모르므로 일일이 물어 조심조심 한 것이다' 라고 대답했다고 하니 신(愼), 삼가한다는 말은 이런 뜻이다. 우리가 조문을 할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라고 하는데 이 ‘삼가’란 말이 신(愼)의 우리말로 요즘도 흔히 쓰이는 말이다. 다 알고 있어도 혹시 실수 할지 모르니 더 조심조심 한다는 뜻으로 최고의 예우를 할때 쓰일수 있는 말이다. 왜 공자는 군자(君子)를 추기(樞機)에 비유했을까? 추(樞)는 돌쩌귀(문짝을 여닫게 하기 위하여 쇠붙이로 만든 한 벌의 물건, 요즘의 경첩)나 문장부 등을 일컫는 말로 우리말로는 지도리라고 한다. 우리 문화가 서구화되면서 점차 기억에서 사라져 가는 말인데, 전통가옥에서라면 흔히 쓰이는 문과 관련된 구조물의 이름이다. 돌쩌귀는 방문이나 창문을 여닫기 위해 문기둥과 문짝에 달아 놓는 쇠붙이로 암짝은 고정된 문기둥에 수짝은 동적인 문짝에 붙인다. 그래야만 햇빛이 많은 추석 전에 창호지를 바르기 위해 문짝을 떼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서양식 구조물이기 때문에 돌쩌귀 대신 주로 경첩을 단다. 그래서 현장에서 일하시는 목수분들은 돌쩌귀를 조선경첩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경첩은 암수가 없이 거의 붙어있어서 암수 구분(음양의 구분)있는 지도리와는 다르긴 하다. 문장부는 대문이나 광문(넓은 문, 요즘의 창고문에 해당함)의 문짝처럼 떼었다 붙였다 할 필요가 없는 큰문을 여닫기 위해 널문짝의 축 아래 위로 상투같이 길게 깎아 문에 달린 암구멍에 끼울수 있게 만든 부분을 일컫는다. 추(樞) 곧 지도리란 문을 여닫기 위한 장치들을 말하는데, 여기서도 어김없이 음양의 조화를 맞춘 장치를 만든 것이다. 똑같은 기능을 가진 것을 만드는 데도 이렇게 동양과 서양은 생각이 달랐다. 물건에 암수가 있으랴마는 돌쩌귀의 암수 구분이 그렇고 문둔테, 문장부가 다 그렇게 생겼다. 암 지도리는 곧 음의 정적인 장치이고, 숫 지도리는 곧 양의 동적인 작용을 하는 장치이다. 기틀을 뜻하는 기(機)라는 말은 ’일의 가장 중요한 고동‘이라는 뜻으로, 고동은 기적 소리 혹은 기계 따위를 움직여 활동시키는 장치 등 여러 가지 뜻이 있는 순 우리말이다. 하지만 이런 사전적인 의미 말고도 집을 지을 때 기틀이란 문을 달기 위한 틀(전문가에게 물어보니 문선몰딩이라 부른다고 함)을 말한다. 문짝이나 지도리가 있어봐야 기틀이 없으면 문을 달 곳이 없으므로 가장 중요한 구조물중 하나이다. 추기경은 교황(기틀, 문을 다는 틀)에게 붙어 신도(문짝)를 움직이게 하는 추(문지도리, 경첩) 역할을 하는 직책을 가진 사제라는 뜻이 된다. 어쨌거나 흥미로운 것은 천주교의 추기경이라는 말이 유교의, 그것도 미신이라고 여기는 주역에서 유래됐다는 점이다. 그리고 추기경을 군자와 대비시킨 것이다. 이처럼 커피는 사람과 삶, 사람과 일상생활 사이에서 중요한 사제인 추기경같은 위치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가히 커피는 음료계의 추기경(樞機卿), 군자(君子)인 셈이다. 이렇듯 커피, 추기경, 군자는 중간자, 매개체, 조절자의 역할로 쉽게는 공인중개사, 결혼 중매인, 자동차 딜러와 같고 속된 말로는 마담 뚜다. 사실 군자와 추기경, 커피 역할을 하는 사람은 우리 생활에 아주 많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의 거의가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고 정작 한의사 또한 병과 환자 사이에서 조절자 역할을 하는 “마담 뚜”일 수도 있다. 2. 커피와 중추신경 중추(中樞)란 사물의 중심이 되는 자리 또는 중요한 부분이라는 뜻이고 의학용어로는 중추신경계에서, 말초(末梢)로부터 받은 자극을 통제하거나 말초로 자극을 전달하는 부분이다. 그런데 서양의학의 관점에서 보면 중추신경(中樞, 가운데 지도리)이 아니고 중기신경(中機, 가운데 기틀)이어야 맞을 것 같은데 여기에도 한의학적인 속뜻이 들어 있다. 서양의학에서 뇌는 중간자가 아니고 사람의 중심이므로 중기여야 한다. 그런데 번역한 사람도 한국사람이어서 그랬던지 한의학적인 사고를 했던 것 같다. 한의학에서 사람의 중심은 심장으로 중기(中機)가 되고 뇌는 중간자이므로 뇌를 중추(中樞)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경계는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로 나뉜다. 중추신경계는 뇌와 척수가 있고, 뇌는 대뇌, 간뇌, 소뇌, 중뇌, 연수로 구성되어 있다. 말초신경계는 경추 신경, 흉추 신경, 요추 신경이 있다. 신경계에서도 인간 뇌에서 가장 중요한 중추신경계인 뇌와 척수신경중 거기서도 더 중요한 뇌는 크게 3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다른 신체는 동물이나 인간이나 비슷비슷하지만, 인간이 동물과 다른 이유는 사실 머리 복잡하게 하는 뇌 때문이다. 1. 간뇌(소뇌 포함)- 간뇌는 호흡, 혈압, 체온 등 생명유지의 중추이다(한의학의 精). 2. 대뇌 변연계 - 감정을 주관. 신피질에 의해 둘러 쌓여 있다(한의학의 氣). 3. 대뇌 신피질 - 신피질은 이성을 각각 주관한다(한의학의 神). 간뇌는 가장 안쪽에, 변연계은 중간에, 신피질은 바깥부분에 위치하고 있다. 그러나 변연계와 신피질이 이분법으로 대립되는 것은 아니다. 즉 감정과 이성이란게 딱 둘로 나뉘어 있는 것은 아니란 말이다. 신피질은 감정을 생산하지는 않지만, 그 자체의 상징적 기능들로 여러 가지 느낌들을 조정하고 통합하는 역할을 한다. 인간의 뇌와 마음을 어떤 식의 개념으로 분리한다고 해도 상호작용이 없는 순수한 인지, 순수한 감정이란 존재하기 어렵다. 이처럼 변연계의 감정 처리와 신피질의 의사 결정 간에는 밀접한 연관이 있다. 커피와 가장 연관이 있는 변연계는 다시 5가지 기능으로 나누어져 있다. 1. 편도 - 감정 전반을 조절 2. 해마 - 기억의 임시 저장창고 3. 시상하부 - 감정변화에 따라 행동이나 내분비계를 변화시키는 역할 4. 기저핵 - 운동을 제어 5. 안와전두피질 - 희노애락의 감정을 담당 커피의 중요한 맛을 만드는 쓴맛과 떫은맛이 작용하는 심포는 대뇌 변연계의 감정 조절기능과 직접 관련이 있다. 심장이 대뇌 신피질로 이성을 주관하여 언어와 논리적 추론을 관장하는 군주(요즘의 대통령)의 기능으로 신명(神明, 心者 君主之官 神明出焉: 심장 곧 마음은 임금과 같은 관직으로 신령스럽고 밝음 즉 이성이 나온다)인 신령스럽고 밝은 이성의 기능을 한다면, 심포는 이 심장의 판단을 받아 그 신하(대내적으로는 보좌관, 대외적으로는 외교관)가 부리는 감정 표출로 희락(喜樂,내 안에서 느껴지는 희열과 외부에서 받아들여 느껴지는 즐거음)의 기능을 하는 대뇌 변연계의 기능이다. 여기서 희락은 우리가 희희락락한다는 말로도 쓰이는데, 희는 스스로 내부에서 우러나는 기쁨이고, 락은 외부의 자극으로부터 생기는 기쁨이다. 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학이시습지 불역열호),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有朋 自遠方來 不亦樂乎(유붕 자원방래 불역락호). 벗이 먼 곳에서 찾아오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여기에서 보면, 學而時習之 不亦說乎는 혼자 배우고 익혀 깨달아야 오는 기쁨(喜悅, 희열)을 말한 것이고, 有朋 自遠方來 不亦樂乎는 벗(여기서 벗은 오늘날의 친구와 조금 다른 뜻을 같이하는 동지라는 어감이 강함. 뜻이 다르면 친구가 아님)이 찾아와야 느끼는 즐거움(樂, 락)을 말한 것이다. 뒤집어 얘기하면, 배우지 않거나 배워도 깨닫는 게 없다면 기쁜 것도 없을 것이고, 친구가 없거나 친구가 있어도 찾아오지 않으면 즐거울 것도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희락(喜樂)은 안팎의 기쁨과 즐거움을 말한 것이 된다. 대뇌 변연계는 해마에서 그 이전에 기억(무의식)을 저장하고 있다가 어떤 내부의 희열이나 외부로부터 오는 즐거움을 느끼면, 편도에서 희락을 느낄까 말까 감정을 조절하다가 안와전두피질로 희노애락의 감정을 전달하고, 이어 기저핵에서 기쁜마음이나 즐거운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다. 대뇌 변연계의 이런 감정의 변화는 다시 내분비계(삼초의 기능으로 추정됨)로 전달되어 내분비계에 변화를 준다. 즉 심장(군주)에 희노애락을 판단하는 신명이 있는데, 이 신명이 심포(대변인과 외교관)를 통해 표출되는 기능을 하는 것이다. 즉 희노애락이 밖으로 표출되지 않은 상태나 판단하는 기능은 심장이 하고(中), 그 희노애락을 밖으로 표출하는 기능은 심장의 대변인인 심포가 한다(和). 요즘 얘기로 하면 대통령의 희노애락은 대통령 보좌관이나 대변인이나 외교관을 통해 표출한다는 뜻과 같다. 우리가 슬퍼서 눈물이 난다고 할 때 느끼지는 못하지만, 우리 뇌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진다. 대뇌 변연계는 해마에서 그 이전에 기억(무의식)을 저장하고 있다가 내부의 슬픈 기억이나 외부로부터 슬픔을 느끼면 편도에서 슬픔을 느낄까 말까 감정을 조절하다가 안와전두피질로 희노애락의 감정을 전달하고, 이어 기저핵에서 슬픈 마음이나 슬픈 감정을 표출한다. 대뇌 변연계의 이런 감정의 변화는 다시 내분비계(삼초의 기능, 수액대사, 물의 움직임)로 전달되어 삼초의 기능에 변화를 주어 비로소 눈물(눈으로 보이는 실제 물질)이 나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눈물이 나는 것도 단순한 물이 아니라 복잡한 경로를 거치는 아주 고도의 복잡한 감정이 섞인 물인 것이다. 그런데 커피의 카페인은 중추신경 중에서도 이 변연계에 작용하여 감정을 조절하는 중추에 작용 감정을 변화시키는 작용을 한다는 것으로 추측되고, 이 변연계의 작용이 바로 심뽀다. 대뇌 신피질이 이성을 주관하여 심장(한의학에서 군주, 천주교에서 교황, 민주국가에서는 대통령)이라고 한다면, 대뇌 변연계는 심뽀(한의학에서는 심포, 천주교에는 추기경, 민주국가에서는 보좌관이나 외교관)로 감정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고 군주나 교황의 판단, 대통령의 뜻)을 전달, 표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각성(覺醒)은 깨어나 정신을 차린다는 뜻으로 어떤 잘못이나 사실 등을 깨달아 알거나 정신을 차리고 주의깊게 살피어 경계하는 태도 등에 사용되는 용어인데 사실 정상적인 사람은 누구나 각성상태로 살고 있으므로 따로 각성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졸릴때나 머리가 흐리멍텅해질 때 이럴때는 각성이 필요하긴 하다. 설마 커피가 잘못된 것을 깨닫게 하거나 불교에서 말하는 깨달음 주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니 커피에 의지하여 각성을 해야하는 상황을 일부러 만들 필요까지는 없다. 잘 자고 밥 잘 먹으면 커피가 아니어도 각성하며 살 수 있기 때문이다. -
서울시·경상북도한의사회, 울진산불피해 복구 위한 쌍화탕 기부 -
한의대에 안부를 묻다-7송수민 동의대학교 한의학과 본과 2학년 본란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 상황에서도 학업을 이어가고 있는 전국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학생회연합 소속 한의대 학생들에게 코로나19 상황에서의 학업 및 대학 생활의 이야기를 듣는 ‘한의대에 안부를 묻다’를 게재한다. 당신은 어떻게 지내셨는가,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 사실 누군가에게는 너무나도 무거운 주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선뜻 묻고 대답하기가 어렵다. 처음 보도가 되고 2년이 지나 확진자가 하루에 30만 명이 된 현재까지,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을 잃은 것은 모두들 마찬가지지만 생업을, 가족을, 목숨을 잃은 사람들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모두가 팬데믹을 겪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건강, 의료 접근성, 생계를 꾸리는 방법 등에 따라 모두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다. 이 시기에 내 하잘것없는 일상을 알리는 글을 감히 써도 되는가. 어쩌자고 글을 쓰겠다고 지원했는가. 아무 생각 없이 뭘 쓰면 될까 고민하다가 이런 질문에 갑자기 턱 막힌다. 신청했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글을 과제처럼 써도 되는 것인가. 하지만 또 이런 질문을 해본다. 과연 의미가 없었는가. 나라는 작은 인간이 코로나19와 함께하면서 삶이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는가. 꼭 모두가 끄덕일 만큼 큰일을 겪은 사람만이 글을 쓸 수 있는가. 기쁨이나 슬픔의 척도가 높은 사람만이 무언가를 말할 권리를 갖는가. 그건 아니라고 분명히 배웠다. 한의학에서 병은 생활에 불편함이 있는 상태이다. 죽을 정도로 아프지 않아도 불편하기만 하면 환자이고, 한의사는 기꺼이 다른 사람의 불편함에 대해 들어줄 의향이 있다. 완전히 건강한 사람은 아무도 없고 모든 곳이 아픈 사람도 없다. ‘미병’ 상태로 한의원에 간다는 마음으로 내 일상을 써본다. “예비 의료인으로서 뭔가 하고 싶었다” 식상하지만 어쩔 수 없이 먼저 떠오른다. 학교 가지 않는 일상. 일단 좋았다, 너무 좋았다. 학교가 싫었다는 것은 아니다. 공부는 힘들어도 친구들이 있었다. 그저 놀기만 했다면 몰랐을 즐거움은 함께 과제를 하고 시험을 치고, 동아리 일을 하며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늦잠 자도 되는 월요일을 반기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2년 전 예과 2학년 때, 3월에 대면개강이 밀린 것에 환호했던 기억이 난다. 좋은 일은 아니었지만 학교를 안 가게 된 것이 기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강의는 시험기간에 몰아듣고, 나머지 날들은 밖에 나다닐 수 없어 그냥 누워서 지냈다. 학교에 가지는 않았지만 피가 끓었다. 파릇파릇한 예과생이었던 나는 쥐뿔도 모르면서 예비 의료인으로서 뭔가 하고 싶었다. 공지방에 코로나19 한의진료센터 모집이 올라왔을 때 이거다 했다. 거기서 학생들은 예진을 보고 처방을 기록하고 약을 포장하여 택배로 보냈다. 새롭게 만난 한의대 친구들은 모두 호의적이었고 도움이 되고 싶어 했다. 소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끝나고 나서는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고정된 할 일이 없어진 것이 처음에는 좋았지만, 오랜 시간 지속되니 힘들어졌다. 친구들을 만나고 싶었지만 모두의 의견이 달랐다. 코로나19로 인해 죽는 사람이 있으며 그게 아니더라도 병을 옮겨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기 싫다고, 모두를 위해 좀 자제할 수 있는 거 아니냐며 만나기 싫어하는 친구가 있었다. 한편 방역수칙을 잘 지키며 일상생활을 계속 해야 한다, 언제까지나 기약 없이 집에만 박혀 있을 수는 없다, 병이 아니라 생계가 중요한 사람들은 어떡할 거냐고 말하는 친구도 있었다. 아무것도 포기할 수 없었던 나는 2주에 한 번씩 코를 쑤시며 친구들을 만났다. 운이 좋아 코로나19에 걸리지는 않았다. 코로나19는 그저 한 부분, 하나의 증상일 뿐 코로나블루와 함께 자존감이 바닥을 쳐서 힘든 시간을 보낸 적도 있었다. 평생 보리라 생각했던 사람들과 연이 끝나고 탓할 사람은 나밖에 없었을 때였다. ‘내 삶의 부피는 너무도 얇다. 겨자씨 한 알 심을 만한 깊이도 없다.’ 양귀자 소설 ‘모순’에 나오는 말이다. 어느 날 책방을 걷다가 내 마음 그대로를 옮겨놓은 문장을 보고 뭔가에 맞은 듯이 멍했던 기억이 난다. 어떤 식으로든 가라앉지 않을 방법이 필요했다. 가치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온라인으로 책모임을 하다가 비건을 지향하기로 결심했다. 때로 나를 사랑하는 방법은 내가 아닌 다른 생명을 사랑하는 것이므로. 코로나19 이전부터 있었던 문제들에 대해 처음으로 관심을 가졌다. 애초에 팬데믹이 왜 생겼는지에 대해, 팬데믹의 타격을 가장 크게 받은 사람들은 누구인지에 대해, 팬데믹 이전부터 있었던, 정부가 져야 할 책임을 개인이 지게 된 것에 대해. 코로나19 사태는 그저 연장선일 뿐이었다. 서양의학은 부분에, 한의학은 전체에 강점이 있다고 항상 배워왔다. 독립된 병인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를 파악하고 균형을 되찾는 것을 중시한다고. 코로나19는 그저 한 부분, 하나의 증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를 병명으로 진단하여 치료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나타난 원인이 무엇인지 전체를 보고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다. 사실 글을 읽어주신 분들이 본과 2학년 나부랭이에게 코로나19와 한의학에 대한 어떤 통찰을 기대하신다고는 생각하지 않으면서도, ‘한의대생’으로서의 글을 기대하신 분들은 실망하셨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여기서 코로나19와 한의학의 역할에 대해 논하는 것은 전문가 분들의 글을 그저 옮겨놓은 것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신속 항원 검사부터 먼저 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상식조차 잊은 채 PCR 줄을 한 시간 이상 기다린 적이 있는 멍청이다. 의료인이라기보다 한 명의 시민으로서 팬데믹을 지냈을 뿐이다. 미래의 한의학을 책임질 인재로서 올바른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한다, 라는 식의 글은 쓰고 싶지 않았다. 일단 무엇이 올바른 방향인지 나는 잘 알지 못한다. 분명히 치료 효과가 있다는 논문, 저항력을 높이는 한의학적 예방이 최선이기에 반드시 한의사들이 함께해야 한다는 홍보물, 수많은 한의사들의 노력과 부족한 의료 인력에도 모른척하는 정부와 양의사들. 자체적으로 한의사협회에서 비용을 부담하며 환자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모르는 사람이 많다는 것, 그저 권력싸움인지, 의료이원화 체계에서 환자를 함께 돌보는 것이 불가능했는지에 대해 아직 물음표밖에 띄우지 못했다. 다만 아는 것은 정말 환자를 위한다면 한의사도 일을 했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생명의 본질은 저항 나는 할 수 있는 게 없는 학생이라고만 생각하고 정부와 기성세대를 원망하기만 했다. 외감병에 대해 공부하여 친구에게 약을 보내주거나 한의사들의 투쟁에 대해 더 찾아볼 수도 있었을 텐데, 부끄럽지만 큰 관심도 없었고 무력감에 휩싸이기 싫어 그런 생각도 제대로 하지 않고 지냈다. 센터가 끝난 이후에는 코로나19에 관한 과제를 하는 것 이상으로 참여한 것이 없다. 학생이 주체가 된 수많은 운동에 대해, 개개인이 모여 이뤄낸 성과들에 대해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입학하고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생명의 본질은 저항’이라는 말이다. 땅을 뚫고 새싹을 틔우는 것, 우리 몸에서 수승화강을 통해 생명에너지를 만드는 것 모두 저항이며 이는 숨처럼 자연스러운 것이다. 저항은 문제를 직시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학교에서 하는 외감병 비상대책위원회에 지원했다. 투표처럼 작지만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나하나 해보려 한다. -
인류세의 한의학 <6>김태우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한의원의 인류학 : 몸-마음-자연을 연결하는 사유와 치유> 저자 하늘은 가깝다. 연기가 나면 바로 하늘에 닿는다. 캘리포니아 산불은 위성사진에도 선명하다. 지구 반지름(6400km)에 비하면, 구름 일고 바람 부는 하늘은 땅에 닿을 듯하다. 천인상응의 하늘은 이 하늘을 말한다. 비 내리고, 때로는 혹한과 혹서의 하늘이지만 그 와중에도 사시(四時)의 흐름을 잃지 않는, 소한 대한의 꽁꽁 언 추위 뒤에도, 발진(發陳)의 봄이 오고야 마는 하늘이 그 하늘이다. 그래서 생명들을 생명이게 하는 장덕부지(藏德不止)의 하늘이다. 간직한 덕이 그침(止)이 없어서, 생명들이 생(生)하고 또 생(生)한다1). 날씨가 있고, 기후가 변하고, 비가 내리고, 햇볕이 나는 하늘은 결코 멀지 않다. 인간과 상응하는 자리에 있다. 상응의 관계이므로 우리는 아마존의 화재를 걱정한다. 광활한 숲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다시 산소를 내놓는 순환이 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아마존의 화재는 많은 부분 인간이 원인이다. 목축과 농사지을 땅을 확보하기 위한 방화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아마존이 지구의 허파라면, 이것은 폐를 태우는 일이다. 화재로 인한 아마존의 파괴는, 지구온난화를 억제하고 있는 하나의 동아줄을 놓쳐버리는 일이다. 인간의 활동(방화를 포함해서)은 하늘에 닿아, 더워진 하늘이 다시 인간에 닿는다. 천인상응에서, 서로 응한다는 ‘상응(相應)’은 이러한 하늘과 인간의 관계를 분명히 말하고 있다. 하늘의 움직임이 땅과 인간에 닿듯, 인간의 행위도 하늘에 닿는다. 서로 응한다. 브뤼노 라투르(Bruno Latour)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학자 중 한 명일 것이다. 인류학, 사회학, 과학학, 철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가, 이제 기후위기에 그 학문적 열정을 쏟아붓고 있다. 라투르가 최근 강조하는 크리티컬 존(critical zone)은 천인상응과 매우 가까운 의미를 가진다. 크리티컬 존은 날씨가 바뀌고, 강과 산과 평지가 있고, 바다가 있는 영역이다. 이곳은 다양한 생명들의 터전이다. 크리티컬 존은 과학 용어에서 시작하여, 이제 라투르 같은 인문사회과학자들도 깊은 관심을 가지는 융합적 논의 주제가 되고 있다. 이 영역 밖에서는(예를 들면, 깊은 땅속이나 대류권 밖의 대기에는) 생명이 존재하기 힘들다. 크리티컬 존은 지구를 바라보는 다른 시선을 제시한다. 라투르는 당구공 같은 지구의 모델은 기후위기 극복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말하며, ‘크리티컬 존’을 적극 지지한다2). 여기서 ‘당구공’은 라투르의 표현이다. 우리는 이런 지구를 본 적이 있다. 태양계의 다른 행성들(다른 크기의 당구공 모양의)과 나열되어 있기도 하고, 우주에서 찍은 동그랗고 파란 지구가, 검은색 배경 위에 있는 경우도 있다. 구 모양의 지구는 지구 바깥에서 바라보는 시선을 상정한다. 하지만 지구는 멀리서 바라보는 대상(對象)이 아니다. 우리는 지구 속에 있고 기후변화의 와중에 있다. 라투르는 기후위기의 문제는 바깥에서 바라보는 시선으로 해결될 수는 없다고 강조한다. 사람이 지구 안에 있다. 지구 안에서도 천(天)과 인(人)이 상응하는 크리티컬 존 안에 있다. 사실, ‘지구’온난화라고 하지만 지구 전체가 온난화를 경험하고 있지는 않다. 지구온난화는 당구공 같은 밖에서 본 동그란 지구 전체의 온난화가 아니라, 크리티컬 존의 온난화이다. 크리티컬 존은 지구반지름에 대비해서 보면 아주 얇은 막이다. 라투르는 이를 표현하기 위해 바이오필름(biofilm)이라는 말을 가져오기도 한다. 지구표면의 얇고, 민감한 영역이다. 거기에 공기가 흐르고, 비가 내리고, 얼음, 물, 땅들이 있다. 한마디로 하면 거기에 만물(萬物)이 있다. 만물들이 생하고 자라고 움직이는 장소가 크리티컬 존이다. 크리티컬 존과 마찬가지로, 천인상응은 지구 바깥에서 바라보는 시선을 상정하지 않는다. 천인상응에는 서로 인트라-액션하는3) 관계에 방점이 있다. 천인상응은 생명들과, 생명들의 터전인 하늘 사이 얽힘을 강조한다. 즉, 크리티컬 존이 한의학을 비롯한 동아시아의 생각과 실천들의 주 관심사의 영역이다. 같은 지평에서 서로 주고 받는 관계가 세계를 말하는데 핵심이라는 관점이다. 이 관점은 저기 바깥에서 시선을 던지지 않는다. 그동안 인간은 지구 안에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저기 바깥에서 시선을 던지는 존재로 간주되곤 했다. 그만큼 특별한, 비인간 존재들과는 다른 존재로, 인간은 스스로를 생각해 왔다. 천인상응은 저 바깥으로 나간 인간의 시선을 다시 지구 안으로, 크리티컬 존으로 당기는 관점이다. 천인상응의 관점은, 당구공 같은 지구를 저기 우주에서 바라보기보다는, 바로 여기서 접촉하고, 일어나고, 변화하는 상황에 관심을 가진다. 이러한 관심사가 ‘상응’이라는 언어로 표현된다. 천인상응은 기후위기 시대에 필요한 말이다. 기후위기 속 뜨거워진 하늘은 뜨거워진 몸을 의미한다. 천인상응이기 때문이다. 최근에 발표된 유엔 산하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의 6차 평가보고서도 이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들지 않을 때 온열 관련 사망자의 증가를 피할 수 없다고 그 보고서는 경고하고 있다. 하늘의 온도 상승은 몸의 체온을 상승하게 한다. 상응하기 때문이다. 기후위기는 천인상응이 또한 인천상응(人天相應)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인류세는 인천상응의 지질시대적 표현이다. 인간의 영향력(특히 악영향)이 자연의 변화에 주된 역할을 하는 시대를 강조하기 위해 인류세라는 용어를 사용한다면, 인천상응 또한 인류세의 그러한 문제를 바로 지시하는 용어다. 하지만, 천인상응 대신 인천상응을 따로 내세울 필요는 없다. 상응이므로, 서로 얽힘의 관계이므로, 선후가 따로 없다. 인류세는 천인상응의 천인 관계가 이전과는 다른 시대임을 의미한다. 무엇보다도, 그 상응 관계가 악화일로에 있는 것이 인류세이다. 본디 천인상응이 전제하는 것은 천과 인의 고무적인 관계다. 봄여름가을겨울의 사시가 순조롭게 흐르듯, 몸의 사시도 순조롭게 흐르는 것을 건강한 상태로 보아왔다. 몸의 육기와 몸 밖의 육기가 조화를 이루는 상태를 이상적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의 기후위기는 반대의 상황이다. 인간은 탄소를 태우고, 또한 그 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아마존마저 태워 하늘을 열받게 한다. 기온이 상승된 하늘은 다시 온열병 같은 문제로 인간에게 상응된다. 천인상응이 부정적 관계 속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천인상응의 긍정적 전제마저 바꾸려는 시대가 인류세이다. 이것은 ‘장덕부지’와는 멀어진 시대를 의미한다. 생명을 살리는 덕이 없는 시대는 몸도 마음도 아플 수밖에 없는 시대다. 이번 IPCC 보고서는 온열병 뿐만 아니라, 지구온난화가 야기할 수인성질환, 알레르기질환, 정신질환 등의 건강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 천인상응은 다양한 질병의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희망의 끈은 남아 있다. 천인상응은 상응이므로 관계의 변화도 가능하다. 기후행동을 통한 천인상응을 말할 수도 있다. 아마존의 방화가 하늘을 변화시키듯, 기후행동은 다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인간의 행동이 하늘에 상응한다. IPCC의 6차 보고서는 암울하지만, 희망의 끈을 놓을 수는 없다. 인간뿐만 아니라, 크리티컬 존에 존재하는 많은 생명들의 목숨이 달려있는 일이다. 천인상응은, 기후위기 속 하늘[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직시하기 위해 필요한 언어다. 기후위기가 천인상응을 소환하고 있다. 1) ‘장덕부지,’ ‘발진,’ ‘사시’의 용어들은 모두 『내경(內經)』에서 인용하였다. 2) Latour(2017) Facing Gaia: Eight Lectures on the New Climate Regime. 3) ‘인트라-액션(intra-action)’에 관해서는 이전 연재글 “환경위기와 천인상응”에서 상술하였다. 이미 연결되어 있는 물(物)들이 다시 출렁이며 변화를 드러내는 관계를 표현하기 위해 새롭게 제안된 용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