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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224)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韓國의 한의학은 여러 가지 요소들이 혼재해 있다. 순수하게 한국적인 요소, 중국적인 요소, 일본적인 요소, 인도적인 요소, 아라비아적인 요소, 서양의학적인 요소 등이 그것이다. 역사적으로 한의학의 중심 과제는 언제나 ‘韓國人의 건강과 疾病 퇴치’였기에 우리의 선조들은 외국에서부터 전래된 것을 무조건 추숭하지 않고 이를 어떻게 한국인의 입장에서 수용해 한국화시킬 것인가를 고민했다. “東醫學”이라는 의사학적 실체가 바로 그것이 아닌가 한다. 1610년에 간행된 『東醫寶鑑』이 시작을 연 “東醫學”의 독자적 전통에 대한 선언은 세계 의학계를 떠들썩하게 한 일대의 사건이었다. 『東醫寶鑑』에서 許浚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나라는 치우치게 동쪽에 있지만, 의학의 도가 실과 같이 끊이지 않았기에, 우리나라의 의학도 東醫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고래로 한국인의 마음 속에는 중국과는 기후와 풍토가 다르기 때문에 우리에게 맞는 의학을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라는 광범위한 공통 인식이 오랜 기간 존재했다. 고려시대에 널리 퍼졌던 “鄕藥醫學”도 그러한 예이다. 고려시대로부터 조선 초기까지 간행된 “鄕藥”이라는 단어가 들어있는 醫書들은 이러한 맥락에서 의미가 깊다. 『三和子鄕藥方』, 『鄕藥古方』, 『鄕藥惠民經驗方』, 『鄕藥簡易方』, 『鄕藥集成方』 등과 “동쪽 사람(韓國人)의 경험방”이라는 意味를 갖고 있는 『東人經驗方』 등을 생각해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허준의 『東醫寶鑑』에 보이는 많은 처방들은 中國醫書에서 가져온 것이지만, 그 내용에 있어 차이가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용량의 차이뿐 아니라 藥物의 증감도 있음을 알 수 있다. 香砂養胃湯을 예로 들면, 『東醫寶鑑』에는 白朮 一錢, 縮砂, 蒼朮, 厚朴, 陳皮, 白茯苓 各 八分, 白豆蔲 七分, 人參, 木香, 甘草 各 五分으로 되어 있는데, 원출전 『萬病回春』에는 여기에 香附子, 茯苓 각 八分이 더 들어가 있고, 縮砂와 白茯苓이 빠져 있다. 그리고 그 주치증에 있어서도 차이가 난다. 이러한 것은 中國에서 온 처방과 그 주치증에 관한 내용을 許浚이 韓國人에 맞게 재정리한 예이다. 『東醫壽世保元』에도 비슷한 예가 있다. 『東醫壽世保元』에는 補中益氣湯이라는 처방이 나온다. 이 처방은 본래 中氣가 下陷하여 나타나는 증상을 치료하는 처방인데, 李濟馬는 少陰人의 腎受熱表熱病에 속하는 亡陽證의 초기 증세를 치료한다. 이제마의 補中益氣湯은 원방에서 柴胡와 升麻를 藿香과 蘇葉으로 대체하고 분량도 늘린 것이다. 엄밀한 의미에서 우리 의학 가운데 자생적으로 발생한 것과 외국으로부터 전래된 것을 구별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외국으로부터 전래되어 토착화된 것은 그 토착화하는 과정에서 여러 변화를 겪으면서 그 원형을 찾는 것이 어렵게 돼버리기 때문이다. 우리의 의학이 자체적 이론체계를 갖춘 의학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조상들의 우리 풍토에 맞는 의학을 만들어내고자 했던 노력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中醫學과 東醫學은 그 성장과정과 내적 논리에 차이가 있다. 中醫學이 중국의 풍토와 중국인의 체질에 맞게 만들어지고 발전한 의학이라면, 東醫學은 한국인의 체질에 맞게 완성된 의학이다. 그러므로, 중국의학이 한국에 수입된 후에 토착화되는 과정은 한국인에 맞는 의학이 만들어지는 과정의 일단일 뿐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東醫學은 그 역사적 실체가 분명하게 드러나게 된 것이다. -
인삼의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억제 효과 밝혀져(재)금산인삼약초산업진흥원(이사장 문정우·이하 진흥원)은 인삼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사망률을 현저하게 낮추고, 감염되더라도 월등한 회복력을 보이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충남대학교 수의과대학(서상희 교수)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입증했다고 밝혔다. 진흥원은 생쥐에 인삼추출물을 하루에 kg당 50mg을 30일, 60일, 90일, 120일, 150일, 180일 동안 먹인 다음, 코를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감염시키고 10일 동안 체중 변화와 사망률을 관찰했다. 실험 결과 인삼을 60일 동안 먹인 쥐는 인삼을 먹이지 않은 쥐에 비해 사망률이 20% 감소했고, 90일부터 180일까지 먹인 쥐는 30% 감소하는 등 인삼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사망률을 낮추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돼 살아남은 생쥐의 체중을 측정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10일째에 인삼을 투여한 생쥐의 체중은 감염되지 않은 생쥐 체중의 98% 이상으로 회복된 반면 인삼을 투여하지 않은 생쥐는 78% 정도 밖에 회복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인삼 투여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회복력을 높인다는 것도 함께 입증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6일째 생존한 생쥐의 폐조직에 남아있는 바이러스 농도를 측정한 결과, 인삼을 투여하지 않은 생쥐의 폐조직에 남아있는 바이러스 농도에 비해 인삼투여군의 바이러스 농도는 60일에 21.9%, 90일에 34.4%, 120일에 43.8%, 150일에 53.1%, 180일에 56.3%까지 줄어들어 인삼을 장기복용할수록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대항력이 증가되는 것도 확인했다. 이밖에 항바이러스 기능을 가지고 있는 바이러스 대항물질인 인터페론 감마의 양을 폐 조직에서 측정한 결과 인삼을 투여하지 않은 군에 비해 인삼투여 60일에 111.1%, 90일에 115.7%, 120일에 119.5%, 150일에 121.8%, 180일에 160.2%로 늘어나 인삼투여 기간이 늘어난 군일수록 인터페론 감마의 양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폐 조직에 대한 병리적 관찰 소견에서도 폐 염증이 개선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관련 이번 연구의 책임자인 표미경 진흥원 연구개발팀장은 “이번 연구결과를 종합해 보면, 인삼을 꾸준히 복용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고, 감염되더라도 사망율을 낮추고 회복력을 증가시켜 중증으로 이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두 마리 토끼든, 세 마리 토끼든 두 배 세배로 노력해서 잡아보고 싶다”[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힙합그룹 ‘SIDE-B’에서 활동하고 있는 배준 배나무한의원장에게 음악 활동을 하게 된 계기와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 앞으로의 활동 계획 등을 들어봤다. 1998년 SIDE-B를 결성해 ‘G.A.S.S.’라는 이름을 활동하고 있는 배 원장은 지난해 ‘Return of the life’ 제목의 미니앨범을 발매했다. Q. ‘SIDE-B’ 그룹에 대해 소개 바란다. 힙합크루 마스터플랜에서 활동을 해온 SIDE-B는 이른바 ‘K-HIPHOP 1세대’라고 불리는 크루다. 대중들보다 마니아들과 더 자주 접점을 갖는 ‘언더그라운드’에서 시작해 메이저 소속사와 계약하고, 두 개의 정규 앨범을 내면서 많은 활동을 해 왔다. 그러다 한의대 입학하면서 잠시 음악은 쉴 수밖에 없었다. 이후 허클베리피의 ‘분신8’이라는 공연을 본 것이 불씨가 되어 계속 참던 음악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고, 2020년에는 ‘B-CLASSIC’라는 싱글앨범을 내게 됐다. 지난해에는 ‘Return of the life’라는 미니앨범을 냈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고, 14년 동안 모아왔던 기를 넣어서 만든 노래들이니 많이 들어주시기를 바란다. Q. SIDE-B 결성 계기는? 1995년도부터 힙합에 관심이 있었는데, 이것을 한국말로는 못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며 많은 연구를 했다. 가사의 일정 부분에 운율을 넣는 ‘라임’이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 한국말로도 운을 밟는 것이 가능하다고 판단이 되어 가사를 쓰고 음악을 하게 된 것이 시작이었다. 그렇게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게 되어 자연스레 그룹을 형성할 수 있었다. 그때는 지금처럼 힙합이 주류가 아니라서 정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다음 세대들이 그 때에 힙합을 듣고 음악을 시작했다는 말을 들으면, 우리가 해왔던 게 무의미한 것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면에서는 너무 일찍 시작했나 싶기도 하는 생각도 들어 묘한 기분이다. Q.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는? 한의대 재학 시절 있었던 일이다. 뮤직비디오 촬영이 있어서 머리카락을 흑인처럼 길게 땋아 내린 ‘콘로우’ 스타일의 머리로 수업에 들어간 적이 있다. 교수님이 뭐라고 할 것 같아 맨 뒷자리에서 모자 푹 눌러쓰고 수업을 듣고 있었다. 그러자 교수님이 “누가 버릇없게 수업시간에 모자를 쓰나? 당장 벗어!”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벗었더니 한참 뒤에 “그 맨 뒤에 앉아있는 너! 모자 벗으라고!” 하고 말씀하시는 게 아닌가. 전 이미 모자를 벗고 있고 이게 제 머린데….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강의실을 나갔다. 그랬더니 교수님이 화가 나서 쫓아오시며 “모자 벗으랬더니 나가?” 하면서 모자를 벗기려고 하다, 그게 머리인걸 보시더니 눈이 커지셨다. 그 뒤에는 그냥 들어오라고 하셔서 마저 남은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Q. 음악 활동과 한의원 운영을 병행하는데 어려움은 없는가? 활동은 저녁에 하기 때문에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 그리고 코로나19로 많은 공연들이 취소가 되서 활동도 많이 하지는 못했다. 일이나 좋아하는 것에 몰두하는 것 외에도 나 자신의 삶이라는 게 있지 않나. 한의원에 ‘보라색 안경을 낀 아주머니’가 들어오시면 저녁에 술도 한잔해야 한다. 무엇보다 음악 작업이라는 게 하루에 1~2시간씩 머리를 싸매고 고민한다고 해서 결과물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언젠가 갑자기 어떤 영감을 받아 비트를 만들고, 갑자기 가사도 잘 써지고 그런 식이다. 그래서 어떤 가사는 한 달을 써도 마음에 안 들고, 어떤 가사는 2분 만에 썼는데 제일 마음에 든다. 그런 기적이 내려올 때 까지 버티는 게 작업이기도 하고 그런 타이밍을 잘 잡는 것이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정말 많이 필요한 일이고, 그래서 많이 힘들다.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미니앨범까지 냈으니 이제는 정규 앨범을 내야 할 차례인데, 많은 에너지를 갈아 넣어야 해서 부담이 크다. 그래서 싱글이나 더블싱글 정도의 앨범을 생각하고 있다. 다음 계획은 조금 젊은 세대들과 함께 작업을 하고 싶다. 또 예전에 함께 활동해 왔던 1세대들과의 콜라보로 아직 우리도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다. 멋진 음악으로 그런 말을 보여주고 싶다. Q.남기고 싶은 말은? 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절대적인 콘텐츠가 존재한다고 믿는다. 그 능력을 사용한다는 것은 삶의 큰 행복일 것이다. 하지만 그 능력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하고 싶은 일들을 하다 보면 언젠가는 “어! 이거다!” 라는 것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경험에서 느끼는 쾌감이나 실감, 만족감을 느껴보는 것이 삶의 의미라고 생각한다. 제게는 이것이 한의학일수도, 음악일수도, 아니면 전혀 다른 무엇인가 일수도 있다. 한의사가 다른 취미나 활동을 하는 일이 ‘이색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활동의 결과가 다시 한의학으로 돌아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 자신의 삶인 만큼 나만의 방식으로 나중에 후회 없도록 사는 것이 맞다고 본다. 두 마리 토끼든 세 마리 토끼든, 두 배 세배로 노력해서 잡아보고 싶다. -
[시선나누기-9] 죽음에 관하여, 삶에 관하여문저온 보리한의원장 [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공연 현장에서 느낀 바를 에세이 형태로 쓴 ‘시선나누기’ 연재를 싣습니다. 문저온 보리한의원장은 자신의 시집 ‘치병소요록’(治病逍遙錄)을 연극으로 표현한 ‘생존신고요’, ‘모든 사람은 아프다’ 등의 공연에서 한의사가 자침하는 역할로 무대에 오른 바 있습니다. 기획초청공연은 ‘명품 모노드라마 시리즈’였다. 이십 년 전에 내 마음을 울렸던 ‘염쟁이 유씨’가 모노드라마 시리즈 1에 올라와 있었다. 포스터를 보자마자, 주름마다 웃음을 머금고 있는 배우의 얼굴에서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듯 사투리가 메아리친다. 그의 금테 안경, 흰 머리, 가느다란 눈, 활짝 웃을 때 두드러지는 광대뼈, 역할마다 바꿔 쓰던 모자, 선글라스...... 무대에 관을 놓고 앉았다 일어섰다 돌아섰다 멈췄다 1인 15역으로 변신하던, 그야말로 종횡으로 무대를 누비던 배우의 표정이 눈앞인 듯 생생하다. 이 작품이 지금까지 살아 있구나, 이 배우가 여태껏 이 작품으로 살아 숨 쉬는구나, 반갑고 기쁘다. 예술은 길다. 그 긴 시간 동안 배우와 작품은 얼마나 깊어지고 아름다워졌을 것인가. 또 지금의 시대와 호흡하려 어떤 변신을 거쳤을 것인가. 한번 관람했을 뿐인데도 그날의 감동은 내게 깊이 뿌리 내리고 있었나 보다. 작품과 배우를 응원하는 마음이 물결처럼 밀려든다. 앞으로도 흥하시라! 오래 살아 숨 쉬시라! 두 작품을 빗금 그어 편집한 공연 포스터를 보자니, 이 시리즈를 기획한 주최 측의 의도를 어렴풋이 짐작할 만하다. 두 작품 모두 같은 것을 말하고 있다. 죽음, 그러므로 또한 삶. ◇죽는다는 것 “죽는다는 건, 목숨이 끊어진다는 것이지 인연이 끊어지는 게 아니야.” 주인공 유씨는 대대로 염을 하던 집안이다. 직업에 귀천이 있다 하나 가업으로 해왔었고, 자식에게는 물려주고 싶지 않았다. 일터로 찾아온 관객들에게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통해 삶에 대한 생각, 세상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잊을 수 없는 성수대교 붕괴, 골리앗 타워 농성, 유람선 침몰 등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이야기들. 그리고 때로는 즐거운 기억들. 누구나 태어나면 피하지 못하는 것이 죽음일진대. 한편, 또 다른 장의사는 철저한 자본주의 방식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상주도 대신해주고, 심지어 하객도 대신한다. 어떤 것이 옳은지는 관객이 판단할 몫이다. 관객과 함께하는 염이 유씨에게는 마지막 염이다. 한 올, 한 올 정성을 다하는 유씨. 이별의 준비를 마친 유씨는 북받치는 슬픔에 힘들어한다. 무엇이 그렇게 힘들게 할까? 수많은 죽은 이들을 돌봐온 유씨의 한 마디. “사람은 누구나 한번은 죽어. 근디 땅에만 묻혀버리고 살아남은 사람 가슴에 묻히지 못하면 그게 진짜 죽는 게여.” ◇아프다는 것 코로나 블루로 심리적인 불안감과 고립감 그리고 우울감으로 이상 행동까지 점차 늘고 있다.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과 육체적 불편함은 우리의 몸과 마음에 이상 증상을 일으킨다. 몸이 아프면 마음도 아프다. 마음이 아프면 몸도 아프다. 병의 세계에서 몸과 마음은 별개가 아니다. 일찍이 겪어 본 적이 없는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동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실존과 내면을 해부하듯이 드러내야 한다. 병과 죽음은 피할 수 없는 관계이지만, 죽음의 실체가 삶에서 그리 멀지 않은 것임도 알게 해야 한다. 몸과 마음의 병, 상처, 고통, 그리고 죽음이라는 부정적인 요소를 부각시키면서 오히려 삶에 대한 긍정적인 의지를 불러일으킨다. 코로나 시대의 병과 몸을 매개로 한 인간 실존의 내면세계와 삶을 서사적인 구성으로 시각화하는 본 작품은 삶이라는 병, 사랑이라는 증상, 신음처럼 새는 말, 가까이 있는 죽음 그리고 그 모든 장소인 몸을 4부작 마임으로 보여준다. 1. 가슴을 쪼개 보이며 그가 말했다. 2. 죽이고 싶은 인간, 나도 있어요. 3. 나는 고인을 알지 못한다. 4. 얼마나 아프신가요? ◇예술이라는 것 나는 공연 홍보자료를 찬찬히 살핀다. 공연자의 ‘작품 의도’와 주최측의 ‘기획 의도’가 문장마다 스며 있다. 날것의 이 목소리들이 무대 위에서 몸짓으로 추임새로 대사로 표정으로 새로 태어나야 한다. 찡그림과 비명과 울음과 거친 호흡과 순간의 정적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그러면 공연이다. 그래야 공연이다. 공연을 마쳤을 때 관객석에는 일고여덟 살쯤 되는 아이들이 올망졸망 앉아 있었다. 인솔 선생님을 따라 객석을 조르르 빠져나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뒤늦게 우리 무대의 색깔과 무게를 조심스럽게 돌아보았으나, 곧 마음 한쪽이 따뜻해져 왔다. 아이들은 아이들의 눈과 마음으로 하나의 무대를 품고 갔으리라. 이야깃거리와 질문거리들이 아이들 마음속에서 싹트고 자라나리라. 그것이 공연이다. 그것이 예술이다. -
코로나19 사태와 방역 당국의 무책임‘보건의료 정책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한의사협회의 주장이 최근의 현안 중 가장 잘 나타내 보여주는 사례가 신속항원검사의 한의의료기관 배제다.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수십만 명씩 발생하고 있고, 확진자들에 대한 재택치료 한계치를 넘어섰음에도 불구하고 방역 당국의 외눈박이 행정은 조금도 변함이 없다. 코로나 감염에 따른 확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동네 병의원을 방문하면 길게 늘어선 줄 때문에 제때 검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으며, 설령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해도 재택 격리동안 특별한 의료조치도 받지 못한 채 방치된 환자가 즐비한데도 방역 체계에서 한의사는 여전히 배제되고 있다. 이 같은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홍주의 회장은 지난 22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전국의 일선 한의의료기관에서도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를 본격 시행하겠다고 대내외에 천명했다. 이는 코로나19 환자 수가 1000만 명에 육박하고 있음에도 오로지 양의계의 눈치만 보고 있는 방역당국의 행태를 더 이상 방관하고 있을 수 없음을 지적함과 동시에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한 의료인의 책무를 다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에 앞선 21일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가 한의원의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 참여 문제를 복합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으나, 복지부는 당일 오후 부랴부랴 설명 자료 배포를 통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한의의료기관의 참여를 놓고 보건복지부 내에서도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지탄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이 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의사의 참여 여부를 검토하고, 말 것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국민의 피로도가 가중하고 있고, 부실한 의료대처로 인해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제까지 양방의료에만 의존하는 방역체계를 고집할 것인지, 그로인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에 대해선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안일한 행정에 대한 책임 규명이 뒤따라야 할 사안이다. 일반 국민의 시각에서 볼 때 현 방역 당국의 감염병 대처 및 관리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태로 가득하다. 그토록 자부했던 K-방역은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이미 헛구호가 된지 오래이며, 확진 판정 단계와 확진자 재택 치료 부문에 있어서도 부실하기 짝이 없다.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가용 가능한 모든 보건의료 자원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주장했음에도 현재까지도 외면과 배제로 일관해온 방역 당국이 코로나19 사태를 키운 주범과 다름없다. 반성도 없고, 개선도 없는 방역 당국의 무책임이 국민건강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
“결핵협회 합류는 한의사의 사회적 책무 다하는 과정”[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대한결핵협회 제31대 집행부에서 미래전략분과 이사를 맡게 된 박진상 효사랑 전주요양병원장에게 임원을 맡게 된 계기와 앞으로의 역할, 사회 활동 참여 계획 등을 들어봤다. 고향인 전주에 한의원을 개원한 이후 박진상 원장은 16년 동안 요양병원을 운영해 오고 있다. Q. 대한결핵협회 제31대 집행부에 합류했다. 결핵협회 신임회장과는 10년 전에 서울대 병원 고위자 과정을 함께한 인연으로 교류를 이어 왔다. 결핵은 과거에 비해 크게 감소하였으나 아직도 OECD국가 중 결핵발생률과 사망률이 1위인 무서운 질병이며, 지금도 연간 약 3만 명의 결핵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결핵협회는 1953년 창립 이래 결핵 발견 및 치료, 검사, 결핵에 대한 홍보, 연구 등 결핵 관련 전 분야에서 활동해 오고 있는 단체다. 국내 결핵 문제는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변화하고 있다. 집단 내 결핵유행은 감소한 반면 노인, 노숙인 및 사회취약계층 등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한 결핵발생 비중은 증가하고 있다. 요즘 추세는 과거처럼 시설 부족이나 치료비용의 문제가 아니라 치료를 받을 수 없는 환경에 놓여 있거나, 치료를 거부하는 이들을 치료받도록 하는 관리가 요구되는 경향이 있다. 이에 협회는 65세 이상 노인, 노숙인, 미등록 외국인 등 결핵 고위험군 맞춤형 결핵관리 사업을 확대하고 환자발견부터 치료, 완치에 이르는 전 과정을 지원함으로써 결핵이 개인의 질병이 아닌 사회적 질병으로써 관리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코로나19 검사 수탁기관으로 지정되어 검사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런 결핵협회의 역할에 한의사로서 기여할 수 있는 바가 있다고 생각해 합류하게 됐다. Q. 임원이자 한의사로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가? 결핵협회는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등 수년을 주기로 반복되는 호흡기질환 및 결핵 퇴치는 물론 다가올 미래 감염병에 대비하고 호흡기질환으로부터 건강한 대한민국 만들기에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곳이다. 결핵협회 임원으로서, 한의사로서 감염병에 대해 고민하고 국민 건강에 이바지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예정이다. Q. 한의사의 사회 참여에 대한 견해는? 한의원에 찾아오는 환자 분들만 맡기에도 일주일이 정신없이 흘러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주어진 일 말고도 지역사회나 사회가 한의사에게 부여한 소임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주변을 둘러보면 요양병원나 결핵협회처럼 환자를 면밀히 관찰하고 환자와 오래 대화를 나누는 한의사들이 더욱 빛을 발하는 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Q. 앞으로의 사회 참여 활동 계획은? 공식적으로 결핵협회에 몸담게 됐으니 당분간은 결핵협회의 회무에 집중할 예정이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협회는 서울, 부산, 수원, 춘천, 대전, 대구 등 전국 6개 도시에서 전문적인 호흡기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십자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복십자의원에서는 결핵 뿐 아니라 호흡기내과, 독감예방 및 각종 예방접종, 5대 암 검사, 건강검진 등 다양한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크리스마스 씰 모금사업이나 회원모집을 통해 결핵 없는 세상을 위한 결핵퇴치 사업을 적극 수행하고 있으며, 도움의 손길로 모아진 결핵퇴치기금은 학생 결핵환자 지원과 노숙인 결핵치료 및 자활지원, 불우결핵 환자 수용시설 지원 등의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결핵예방 및 홍보와 결핵퇴치 사업을 수행함으로써 국민 여러분의 건강한 숨결을 지키고 국민의 보건복지 증진을 위해 앞장서겠다. 우리 한의사협회와 원장님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
“한의 비만 치료, 에너지대사 향상에 효과”[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비만의 에너지대사와 마황 약재의 임상사용’을 주제로 강연해 제20회 대한한의학회 학술대상에서 우수강연상을 수상한 송미영 더리셋한의원장에게 강연주제 선정 배경과 준비 과정상의 어려웠던 점, 현대인의 한의 비만 치료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동국대 한의대를 졸업한 송미영 원장은 전문수련의 과정을 마치고 한의학 박사를 취득한 후 현재 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로 임상 진료 중이다. 동국대학교 경주한방병원에서 교수로 근무하다 2018년부터 한의원을 개원해 진료하고 있다. Q. 우수강연상을 수상했다. 먼저 부족한 강의에 과분한 평가를 주신 심사위원님들과 수강해주신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비만의 에너지대사와 마황 약재가 주목을 끌 수 있는 주제이다 보니 후한 평가를 주신 것 같다. Q. 강연주제 선정 배경은? 제 강의는 두 가지의 주제로 나누어져 있다. 비만의 에너지대사와 마황 약재에 대한 내용이다. 비만은 에너지대사의 불균형으로 발생되는 질환이다. 그러므로 비만이라는 질환의 생리와 병리 이해, 및 치료적 접근을 위해서는 비만의 에너지대사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비만은 소비 에너지보다 섭취 에너지가 많을 때 잉여 에너지가 지방으로 축적되어 생긴다. 단순히 ‘많이 먹고, 적게 움직이기 때문에 살이 찐다’라고만 생각한다면, 비만의 치료 방법 역시 간단하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면 된다. 그러나 ‘에너지대사’(energy metabolism) 저하, 즉 기초대사율 등이 낮아서 ‘에너지소비’(energy expenditure)가 잘 안 되는 경우에는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방법만으로는 체중 감량을 이룰 수 없다. ‘에너지섭취’(energy intake)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불어 에너지 소비를 촉진시킬 수 있는 치료를 병행하여야 체중이 장기적으로 꾸준히 감량되고, 감량 후 체중 요요를 방지할 수 있다. 또한 에너지 섭취 제한에 있어서도 식욕 억제제에만 의존한다면, 항정신성 부작용 및 약물 내성으로 효과가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또한 식욕과 특정 음식에 대한 탐닉 및 야식증후군은 스트레스, 피로 등으로 인한 렙틴 저항성과 우리 몸의 스트레스 반응과도 관련 있기 때문에 식욕 조절을 위해서는 보다 전인적인 한의학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렇듯 비만의 치료적 접근에 있어서 비만의 에너지대사 이해가 중요하므로, 이번 주제를 선정하게 되었다. 두 번째 주제는 마황에 대한 내용이다. 마황은 한의 비만 치료에서 자주 사용되는 약물 중 하나다. 마황의 항비만 효과는 여러 연구를 통해 구체적으로 입증되어 있지만, 마황의 안전성은 가끔 이슈가 되고는 한다. 마황이 200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건강기능식품으로서의 사용이 금지되면서 안전성 문제가 더욱 부각된 바 있다. 마황은 항비만 효능이 우수한 약물임은 분명하지만, 안전성 측면에서는 늘 주의를 기울여 처방되어야 한다. 교감신경 항진 작용을 통해 자율신경계 부작용, 심혈관계 부작용 등을 일으킬 수도 있다. 마황의 사용 용량에서 주의를 기울여 남용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교감신경계 민감도, 심혈관계 선행 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보다 주의 깊게 처방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선행 연구와 한방비만학회에서 직접 수행했었던 용량 관련 액체 크로마토그래피(HPLC)를 통한 성분 분석 연구 와 안전성 관련 메타분석 연구 결과를 소개해드리고자 마황에 대한 내용을 두 번째 강의 주제로 선정하게 되었다. Q. 강연준비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 한 강의가 되도록 노력하였기에 선행 연구들을 많이 살펴보았다, 관련 연구들이 부족했던 분야들이 있어 치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에 부족하고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저는 한약이 기초 대사량을 늘리고, 에너지배출을 촉진시키는 데 있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에 대한 관련 과학적 연구는 아직은 부족하다. 동국대학교 근무시절에 관련 내용을 연구 주제로 하여 육계, 갈근 등이 세포실험, 동물실험에서 우수한 효과를 나타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후로 학교를 떠나면서 관련 연구를 진행할 수 없었다. 활발한 후속 연구들을 기대하며, 이를 통해 에너지대사 촉진에 기반 한 한약의 효능과 마황의 안전성에서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해드리고 싶다. Q. 현대인에게 한의 비만 치료가 더욱 요구되는 이유는? 코로나로 비만 유병률이 급격히 올라가고 있다. 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남녀 모두 비만 유병률이 증가하였으며 특히 성인 남성의 비만 유병률이 48%로 나타났다. 만성피로와 스트레스로 에너지대사가 떨어지고, 음식 중독이 강하게 나타나게 된다. 비만은 단순히 식욕억제제로만 해결할 수 있는 질환이 아니다. 만성피로, 부종, 갱년기증후군, 월경전증후군, 소화기 질환 등 비만과 관련한 신체 증상이 동시에 개선되어야 안정적인 체중 감량이 가능하다. 실제로 임상에서 완경 후 체중 증가, 만성피로와 부종이 동반된 비만 등을 호소하시면서 내원해주시는 분들이 많다. 또한 근육량은 부족하고 체지방만 축적되면서, 체지방률이 40%가 넘는 분들도 흔하게 만날 수 있다. 이런 분들에게는 에너지대사를 촉진시켜서 지방을 저장하는 몸에서 지방을 태울 수 있는 몸으로 바꿀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이러한 치료적 관점은 한의 비만치료로 가능할 것이며, 식욕억제제 일변도인 양방 비만치료와 차별화되는 내용이 될 것이다. -
“임기 중 업적, 봉사와 성평등 운동 통한 의권 신장”“의료봉사 확대와 성평등 운동 등을 의권 신장과 연결시켰다는데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활동의 궁극적 목표는 여한의사회 회원 확대였습니다.” 이달 말 3년의 임기를 마치는 김영선 대한여한의사회(이하 여한)회장은 임기 중 업적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영등포구한의사회장을 시작으로 한의계 여성 리더로서 약 30년을 활동하면서 “격변의 한의계 역사를 눈앞에서 봤다”는 김 회장은 여한의사회장 임기를 마치는 소감으로 “시원섭섭하다”고 했다. 김 회장은 특히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이하 여과총)에 여한의사회가 자리 잡은 게 무엇보다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여과총에 소속된 70여개 단체들이 있는데 성폭력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한의약 매뉴얼이 심화과제에 선정돼 이공계 여성 단체 내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여한의 입지가 커졌다는 것이다. “지난해에도 우수사업에 선정됐다. 기분이 너무 좋다.” ◇성평등 운동을 하게 된 계기는? 미투 이후 성평등 운동은 세계적 흐름이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에도 젠더갈등 해결이 어느덧 시대 과제가 된 듯하다. 한의계는 여성 비율이 과거에 비해 많이 늘면서 전회원의 4분의 1정도를 점유하게 됐다. 그리고 이러한 여한의사들을 여한의사회가 대변해주고 보호해주며 대표성을 확고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때마침 한의대 여학생의 신고가 들어왔고 “너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한마음으로 얘기를 나눠보니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문제가 많을 것 같았다. 하나씩 불합리한 점을 찾아가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의 편이 되다보면 그게 시작이 될 것 같았다. 무엇보다 우리의 방향은 “여성이 힘들다”가 아닌 서로 다른 점을 이해하고 보완해 나가는데 목표를 뒀다. 또한 단순히 젠더갈등 해소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한의사의 성폭력 피해자 치료 등 의권 신장과 연결시키려 노력했다. 전국성폭력상담소에서 선정해 준 환자를 한의원에 연결해 치료를 받도록 했다. 비용은 여과총과 함께 지원했다. 치료 결과는 너무 좋았고 성폭력 상담 센터들에서 가능한 한의치료에 대한 문의를 받기도 했다. ◇코로나 와중에도 의료봉사를 중단하지 않고 이어갔다. 코로나로 인해 오히려 도움을 못 받고 있는 소외계층이 많아 소규모 혹은 비대면으로 봉사를 이어갔다. 의료봉사는 의권 신장과 연결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다. 그래서 장애인단체나 미혼모 단체에 한의 치료를 널리 알리려 했다. 의료인으로서의 소명의식을 실천함과 동시에 한의약의 훌륭한 치료 효과를 부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의협 당연직 부회장으로도 활동했다. 1년여라는 짧은 시간이다보니 살펴보다 끝난 것 같다. 집행부 1년차라 여러 위원회들이 이전과는 차별화된 개선을 시도하며 형성되던 시기였다. 구체적인 결과물을 남기기보다 참여하는데 의미를 뒀던 것 같다. 여한의사회장으로서 직능에 맞는 자리를 만들지 못한 부분에 아쉬운 마음이 있는데 차기 회장이 잘 해주리라 생각한다. ◇여성 리더로 활동할 수 있던 원동력은? 영등포구 분회장 경험이 컸던 것 같다. 첫 리더 자리라 한의계 회무 경험 중에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다. 지금 생각해보니 리더로서의 생각이나 행동을 키워가기 시작한 경험이었던 것 같다. 여성이라는 장점도 있었던 것 같다. 호의적으로 대해주는 분들, 챙겨주는 분들이 많았다. 또 사람을 좋아하고 필요한 인력을 요청했을 때 성향 상 거절을 못하다보니 회무 활동에 계속 참여를 하다 분회장직도 제안받았던 것 같고 어떻게 하면 이 사람들이 재미있게 원하는 일을 하면서 모일까를 고민하며 꾸려갔던 것 같다. ◇당시 가장 보람있던 일은? 지금은 회비를 온라인으로 수납하지만 당시에는 분회 사무장이 대면으로 직접 수금을 해서 지부나 중앙회로 전달을 했다. 자칫 전달의 문제가 있을 수 있었고 이런 문제 때문에 사무 체계를 싹 다 변경했다. 총회 자료집 관항목도 회원들이 보기 쉽게 바꿨다. 또 서울시한의사회에 건의해서 회원이 회비를 납부한 이후 지부나 중앙회에서 수납이 완료됐다는 공지를 문자로 받을 수 있게 건의해서 시행했다. 한마디로 당시는 장부를 사무국장이 갖고 있어서 조금은 ‘깜깜이 회계’였는데 그런 틀을 처음으로 바꾸기 시작한 것이다. ◇여한 회장 임기 동안 아쉬웠던 점도 있을 것 같다. 대외 사업에 공을 들이다보니 내부에는 정작 신경을 못 쓴 것 같다. 여한의사회 산하에는 7개 지부가 있다. 지부장들과 전화하고 자리 좀 만들어 보려는데 코로나가 닥쳤다. 그래서 온라인으로 리더십 강연도 하고 회의도 했지만 사실 지부에 직접 찾아가 지부가 활성화되는 계기나 구심점을 같이 만들고 싶었는데 추진하지 못해 아쉽다. ◇국민의당 공천관리위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한의사의 정당 활동에 대한 견해는? 평소 필요성과 열망을 절감해 왔다. 한의사회 파워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윤영희 교수가 이미 활동하고 있었고 이후 다른 분들에게 발판이 돼 주고 싶은 마음에 기회가 왔을 때 수락했다. 21대 총선 때 보니까 주류당까지 아니더라도 여한의사들이 생각보다 선거에 많이 나갔더라. 코로나만 아니었으면 그분들이 모이는 자리도 마련했을 텐데 아쉬운 부분이 있다. 중앙회나 서울시한의사회에서도 총력을 기울이는 걸로 안다. 지금 국민의당은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이라 어수선해 사실상 당내 활동은 마무리했다고 보면 된다. 한의계에서 필요하다면 앞으로 외곽에서 지원하고 싶다. ◇신임 여한 회장이 창립 최초 경선으로 당선됐다. 선거 공고 뒤 입후보 하는 분이 있어 진심으로 기뻤다. 경선은 여한의사회의 확장을 의미하고 선거를 치르는 동안 정관을 비롯해 점검할 부분을 알게 됐다. 공약을 좀 더 깊이 생각하고 다듬는 것은 물론 좋은 대안도 나와 건실한 토론의 장이 됐던 것 같다. 무엇보다 투표율이 90%가 넘었다. 온라인 투표라서 실시간 투표 상황이 보이지 않게 대의원들을 별도의 밴드로 따로 초청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는데 이러한 과정을 다 수락하고 참여해 주셨다. 이러한 깊은 관심은 회무가 확장되는 계기라 생각한다. ◇향후 계획은? 여과총에서 열심히 하다 보니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직 요청이 와서 수락한 상태다. 오명숙 신임 회장의 임기가 2년이니까 별일 없으면 2년 동안 같이 활동하게 된다. 2년간 추진할 활동의 키워드는 ‘다양성과 포용성’이다. 여한이 했던 성폭력 피해자 진료 등이 바로 다양성과 포용성이 행동으로 연결된 사업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아프리카 의료봉사를 앞두고 있다. 여한의 정신을 가지고 또 사회공헌위원장으로서 한의계의 발전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다. -
“한의계 첫 정회원 선출에 무게감 느껴”[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최근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의 2022년도 신입 정회원으로 선출된 고성규 경희대 한의대 교수·신병철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에게 선출 소감, 정회원 선출이 한의계에 미치는 영향, 앞으로의 활동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의학 및 의학 관련학문 분야 국내 최고 석학단체인 대한민국의학한림원에 한의계 인사가 정회원으로 선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의학 및 의학 관련 분야에서 학술 연구 경력이 20년 이상이고, 해당분야의 학술적 발전에 현저한 업적을 가진 자를 대상으로 정회원을 선출한다. 정회원 활동 기간은 5년이며 올해 선출된 30명을 포함하면 2022년 현재 총 450여명이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Q. 의학한림원 정회원으로 선출됐다. -고성규 교수(이하 고): 의학한림원이 2004년에 설립된 이후 한의학 분야 최초로 정회원(Fellow)으로 선출되었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의학한림원 정관을 보면 의학 분야의 석학을 정회원으로 받아들인다는 내용이 나온다. 여기에 여러 단계의 심사과정을 통과한 결과이니 개인적으로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신병철 교수(이하 신): 여러 훌륭하신 연구자분들이 한의계에 많이 계시는데 제가 선출되어 겸허하게 생각하고 있다. 수개월 전 신청서를 제출하고 큰 기대를 안 하고 있다가 연락이 없어서 안 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뜻밖에 신입회원 인사서류 제출을 얼마 전에 요청받아서 선정된 것을 알게 되었다. 더 노력하라는 뜻으로 생각하고, 선발해 주신 의학한림원과 한의계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Q. 합류하게 된 동기는? -고: 의학한림원에서 신입 정회원을 모집했던 시기에 주변의 권유가 많았다. 이번에 한의학 분야의 정회원 선출이 처음이니 지원했으면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대한한의학회로 추천 공문이 의학한림원으로부터 왔고 대한한의학회를 통해 대한한의학회 산하 각 정회원 및 예비회원학회, 각 대학으로 추천 절차가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 -신:이번에 고성규 교수와 제가 정회원으로 선출되기 전까지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정회원에 한의계 인사는 전무했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대내외가 인정하는 석학 단체로, 한의계의 활동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지원하게 되었다. Q. 어떤 이유로 선출됐다고 생각하시는지? -고: 정회원에 대한 추천이 이뤄지면 분과에서의 심사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인사위원회 등에서 심사를 받게 된다. 학회나 대학 또는 정회원 3인 이상의 추천을 받아서 관련 서류를 제출하면 해당 분과, 인사위원회, 집행이사회, 평의회를 거쳐 심사가 이뤄진다. 심사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학술적인 업적이다. 예를 들어 SCI 등재 전문학술지, 전문학술서적, 학술지편집활동, 학회활동 등의 후보자 활동내용을 심사하게 된다. 특히 SCI 등 해외학술지 등의 업적이 중요한 것으로 보이는데 영향력지수와 피인용지수 등이 굉장히 꼼꼼하게 정량화되어 있다. 또한 각 학회 등의 학회장, 국제학술지 편집위원 등의 국내외 활동 등도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신: 지원 시 제출서류가 생각보다 많았다. 특히 심사항목 중에 대표논문 30편이 있는데, 영향력지수 뿐만 아니라 피인용지수도 고려하여 심사를 받게 된다. 제가 제출한 30개 논문의 IF와 피인용지수가 일정 부분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 또한 그간 해외 5개 저널에서의 ‘Editorial board’ 경험과 국내 척추신경추나의학회지 편집위원장 등의 역할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학회활동에서도 학회장 등의 경력이 점수화되었는데, 이처럼 하나의 요소만 고려하지 않고 생각보다 다양한 학술활동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검토하여 선정한 듯하다. Q. 한의계에 미치는 영향은? -고: 학술분야의 석학으로서 인정되는 것이니 한의계의 이권이나 다른 활동과는 큰 관계가 있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기는 하지만, 학술분야에 있어서도 늦었지만 하나의 중요 학술분야로서 인정을 받게 되었다는 점일 것이다. -신: 2022년 정회원으로 치의학 5인, 간호학 4인, 약학 2인, 수의학 1인, 영양학 4인 등이 선발되었다. 여기에 최초로 한의계 정회원으로 2인이 신입회원으로 선출되었다. 앞으로 의학학림원의 정회원으로 선출되는 한의계 인사는 의학한림원의 활동에 함께 참여하여 한의계의 연구활동이 일정수준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려야 하는 맡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의학도 의학분야 한림원회원으로 받아들여 준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 생각하고, 향후 한의계의 많은 인사가 함께 참여하여 함께 역할을 수행한다면 매우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Q. 정회원이 된 이후의 주요혜택은? -고: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의료법상에 명시된 단체다. 공식 의학분야의 학술단체로 의학한림원 정회원이 되면 의학한림원의 상설 또는 특별 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자격, 각종 행사 초대 및 등록비 면제, 뉴스레터 및 의학한림원 발간 간행물 무료 배부 등이 주어진다. -신: 이제 막 정회원 선발통보만 받은 상태라 구체적 활동과 활동범위에 대하여 제가 알고 있는 정보는 많지 않다. 현재 의학한림원은 1~8분회까지의 의학관련 분회와 9분회의 간호학, 수의학, 약학, 영양학, 치의학, 한의학 분야, 그리고 10분회의 물리학, 생물학 등의 주변 학문과 제11분회인 의사학이 있는 것으로 안다. 한의학은 9분회에 속하는데, 분회 내에서 정회원에게 주어진 활동분야와 학술활동이 주어지리라 생각한다. Q. 앞으로의 주된 활동계획은? -고: 정회원 선출 공식 공문을 며칠 전에 받았다. 일단 관련된 의학한림원 각 위원회에서의 활동을 고려하여 볼까 한다. 상설위원회나 특별위원회에서 한의학 분야에 대한 내용이 거의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 분야에 관한 정보의 제공이나 논의 등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 나아가 의학한림원 주관, 주최의 토론회 등에도 우리 분야가 같이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신: 다소 긴장도 되고 저명하신 여러 정회원분들과 함께 어울려서 한의학의 학술적 발전과 역할을 전개하여 나아가야 한다는 압박감도 있다. 함께 선발되신 고성규 교수님과 함께 상의하고, 대한한의학회와 소통하며 잘 알려지지 않은 한의학의 학술적 성과를 의학한림원에 연결시키는 가교역할을 하고 싶다. Q. 강조하고 싶은 말은? -고: 일단 열심히 활동하겠다. 첫 한의사 출신의 의학한림원 정회원이다보니 아무래도 조금은 신경이 쓰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는 한의사로 활동해오며 한의사가 처음으로 진출한 분야에서 유일한 한의사로서, 또 한의과대학 교수로서 활동을 많이 해 왔다. 그러면서 한의학에 대한 외부의 생각, 토론, 한의학의 학술적, 임상적 장단점 등을 많이 고민할 기회가 적지 않았다. 이번 의학한림원의 정회원 활동도 이런 역할의 하나로 이해하고 열심히 하겠다. -신: 의학한림원은 홈페이지에 대한민국의 의학 및 의학 관련 최고의 석학단체로서 국가 보건의료정책 자문역할을 수행하고자 2004년 창립된 것으로 그 창립의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한의계를 대표하여 고성규 교수와 함께 첫발을 시작하게 된 것에 매우 감사드린다. 대한한의학회와 함께 학술적 성과를 교류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하겠다. -
한의협, ‘한의사의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시행 촉구' 긴급 기자회견※ 일시 : 2022/3/22(화) 오후 1시 30분, 온라인 생중계 ※ 본 온라인 기자회견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부득이 한의협 유튜브 채널(AKOM_TV)을 통해서만 시청하실 수 있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