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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 (472)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1966년 대한한의학회보 6월호에는 ‘새소식’이라는 제목으로 당시 한의계의 동정을 전하고 있다. 1966년 동양의과대학이 경희대학교로 합병된 후 새로운 학기를 맞이했던 활기찬 시기의 한의계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아래에 그 내용을 정리하여 소개한다. 1966년 ‘대한한의학회보’ 6월호에서 전하는 한의계의 새소식. ○침구학강좌 盛了: 朴奉秀 先生의 침구임상강좌는 예정대로 지난 1966년 5월18일부터 개강해 5월24일까지 1주일간 진행되어 종강했고, 수강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許珉 先生과의 환담회 개최: 5월31일 제2회 정기이사회에서는 우리 한의사가 아닌 대외인사로서 『東醫寶鑑』을 번역 출간한데 대해 감사한 뜻을 표하기 위하여 환담회를 가졌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許珉 先生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東醫寶鑑』 합본 중간을 비롯해 『醫學入門』 등 모든 한의학고전을 번역하여 한의학 발전을 위해 허준 선생의 뒤를 이어 헌신 노력하겠다는 소신을 말해 참석한 인사들에게 흐뭇한 감을 주었다고 한다. 이 자리에는 종친인 許松菴 先生도 참석했는데, 이미 중간한 『東醫寶鑑』의 합본 중간이 끝나는대로 대한한의학회에서는 출판기념회를 갖을 계획이라고 한다. ○출판기념 예고: 오는 6월26일 오후 6시부터 신문회관 지하 그릴에서 대한한의학회 주최로 韓東錫(『우주변화의 원리』), 安貞珝(『침구학기초』) 양 선생이 편저한 공로를 치하하는 뜻에서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임상강좌 예고: 대한한의학회에서는 오는 6월28일 6시반부터 6월 단기강좌의 일환으로 이비인후과를 전문으로 하는 회원을 총망라하여 중이염에 대한 임상보고를 갖는다. 강사는 이상점 등이다. ○韓東錫 先生의 四象醫學 및 임상원리 강좌 성황: 5월25일부터 예정대로 개강한 사상의학 및 임상원리 강좌는 근 50명의 수강회원의 열기 속에 이뤄졌다. ○국내 초유의 한방병원 개원: 前동양의과대학과 합병한 경희대학교에서는 지난 4월12일 한의학과와 약학과를 전부 회기동으로 이전 완료하고 그 자리(안암동 교사)에 경희대학교 부속한방병원, 동양의약연구소 및 산업경영대학원을 두고 있다. ○한약 현대화에 앞장: 경희대 윤길영 교수는 7여년간의 연구 끝에 한약의 제제화에 성공하게 됐다고 한다. 휘발성 성분의 발산을 최대한 억제하여 한약고유의 방향성 성분을 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한 연구발표회는 오는 6월28일 6시반 대한한의사회관 대강당에서 대한한의학회 주최로 갖는다. ○미8군 병원에서 한방의학 심포지움: 부평에 있는 미8군 121 후송병원(121st Evacuation Hospital)에서는 5월7일 토요일 오후 4시에 ‘韓國固有醫學’(Korean Folk Medicine)이란 제목으로 약 1시간 동안 발표가 있었다. 그 발표 내용은 ⑴The Principles of Oriental Herb Medicine(東洋醫學의 原理) ⑵Acupunture & Moxibustion(鍼과 灸에 대하여) ⑶Panax Ginseng C.A Meyer(人蔘에 대하여) 등이다. 이상과 같은 내용은 이 병원에 있는 서홍석 군의관의 발표와 경희대 침구학교실에 있는 李秀鎬 先生에 의하여 슬라이드를 통해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린 심포지움에서 美軍醫官에게 鍼과 灸 치료에 있어서 經絡을 이해시키기 위하여 經絡圖를 설명해주었다. 미군 군의관들이 60여명이 참석했으며 경희대 한의학과장인 권영준 교수를 비롯해 蔡仁植, 姜孝信, 崔容泰, 李秀鎬 등이 참석했다. 이 병원의 Julius L Bedynek 소령(군의관)은 침과 뜸에 대하여 흥미를 갖고 경희대 침구학교실 주임교수인 權寧俊 교수를 만나기 위해 2차례 방문하였었다. -
수근관증후군(Carpal Tunnel Syndrome)[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정보협동조합의 제공으로 한의원의 다빈도 상병 질환의 정의와 원인, 증상, 진단, 예후, 한의치료방법, 생활관리 방법 등을 소개한다. ▶ 한의정보협동조합(www.komic.org)은 더 많은 한의사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관련 문의: ☎ 051-715-7322/ 010-7246-7321 -
손목의 염좌 및 긴장(Sprain and strain of wrist)[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정보협동조합의 제공으로 한의원의 다빈도 상병 질환의 정의와 원인, 증상, 진단, 예후, 한의치료방법, 생활관리 방법 등을 소개한다. ▶ 한의정보협동조합(www.komic.org)은 더 많은 한의사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관련 문의: ☎ 051-715-7322/ 010-7246-7321 -
2020년 한약재 시장 3667억 규모…전년대비 10.8% 증가[편집자주] 최근 한국한의약진흥원은 한의약 산업 현황과 관련한 주요 통계를 한의약산업과 한방 응용산업으로 분류한 ‘2021년 한의약산업 통계집’을 발간했다. 본란에서는 ‘2021년 한의약산업 통계집(이하 통계집)’에 수록된 주요 내용을 각 분야별로 살펴본다. 한약재 산업 시장동향과 관련 ‘20년에는 한약재의 생산액·수출액·수입액이 전년도 대비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0년 국내 한약재 시장규모는 3667억원으로 전년대비 10.8% 증가한 가운데 수입액은 1775억원, 수출액은 201억원으로 나타나 각각 전년과 비교해 22.1%, 79.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약재 수입액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16년 1억3331만 달러 △‘17년 1억2617만 달러 △‘18년 1억4696만 달러 △‘19년 1억4538만 달러로 집계됐고, ‘20년도에는 처음으로 1억5000만 달러를 달성했다. 한약재 주요 수입 대상국은 중국(5142만 달러), 러시아(4715만 달러), 뉴질랜드(1899만 달러) 순으로 ‘19년과 동일했으며, 특히 이 세 나라와 카자흐스탄이 차지하는 한약재 수입액 비중은 89.7%에 달했다. 한약재 수출액은 ‘16년 961만 달러, ‘17년 970만 달러, ‘18년 796만 달러, ‘19년 1122만 달러, ‘20년 1702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20년 한약재 주요 수출 대상국으로는 홍콩(1280만 달러), 일본(197만 달러), 중국(138만 달러) 등의 순이었고, 이들 세 나라가 ‘20년 한약재 수출의 95%를 차지했다. 또한 한약재 생산 현황과 관련해서는 녹용과 사향이 ‘16년부터 ‘20년까지 3위권에 포함됐고, 특히 ‘20년에 녹용은 450억원(전년대비 73.0%↑)을 사향은 253억원(전년대비 48.8%↑)의 생산액을 기록하며 상승곡선을 그렸다. 이와 함께 인삼도 ‘20년에 95억원(전년대비 25.3%↑)을 기록해 상위 품목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고, 이밖에 숙지황·맥문동·황기가 상위 10품목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으며, 반하·마황 등은 ‘17년 이래로 상위 10품목에 꾸준히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한약재들의 사후관리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시험검사기관은 ‘20년 총 28개소로 민간기관 4개소, 법정기관 24개소(시도보건환경연구원 17개소, 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6개소,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이 1개소)로 파악됐다. 이 기관들의 ‘20년도 한약재 업체 감시·위반 현황을 살펴보면, 감시가 93건으로 전년대비 39.6% 감소했으나 위반내용은 21건으로 전년대비 5.0% 증가했다. 위반내용으로는 21건 가운데 표시위반이 13건(61.9%)으로 가장 많았으며, 자기품질관리 불이행이 6건(28.6%), 무단이전 휴·폐업과 기타가 각각 1건(4.8%)이었다. 이에 따른 행정처분 현황은 총 73건으로 전년대비 8.8% 감소한 가운데 그 중 품목정지가 70건(95.9%)으로 가장 많았으며, 업체폐쇄 2건(2.7%), 전품목류정지 1건(1.4%)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약재 품목허가 현황은 4건·신고 현황은 194건으로 전년대비 각각 42.9%, 85.0%가 감소했으며, 최근 5년간 한약재 수입·수출에 대한 품목허가 및 신고 건은 없었다. 아울러 한약재 검사 현황은 1091건(적합 한약재 1029건, 부적합 한약재 62건)으로 전년대비 242건(18.2%) 감소했고, 한약재 부적합 현황은 전년대비 6건(8.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약재 생산업체 수는 128개소로 전년대비 4.5% 감소했으며, 한약재 제조업체 수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통계집에 따르면 한약재 제조업체 수는 ‘16년 210개소, ‘17년 183개소, ‘18년 182개소, ‘19년·‘20년 179개소로 파악됐으며, 시도별 한약재 제조업체 수는 경기가 43개소로 가장 많았고 서울 41개소, 경북 27개소, 충남 18개소, 충북 10개소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약재 GMP 제조업체 수는 154개소로 전년대비 1.3% 증가했다. ‘17~‘18년에 GMP 제조업체 수가 조금 줄어들었으나, 최근 10년의 기록을 놓고 보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154개소 가운데 78개소(50.6%)가 수도권에 소재하고 있으며, 경상도 34개소, 충청도 23개소, 전라도 13개소, 강원도 3개소 등이 분포해 있다. 또한 한약재 판매업체는 ‘16년 2469개소, ‘19년 2324개소, ‘20년 2200개소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한약도매상과 한약업사 시장의 축소로 인한 결과로 풀이된다. -
‘6.1 지방선거’ 정당별 주요 보건의료 공약은?6.1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등 각 정당들의 주요 보건의료정책에도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6.1 선거의 보건의료정책 주요 키워드는 ‘필수의료 강화’, ‘생애주기별 맞춤의료 확대’, ‘지역의료격차 해소’ 등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필수의료가 부족한 지역의 음압병실, 중환자실, 응급실, 중증외상센터, 분만실 등을 확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역 내 의료취약 지역에 국립대병원·상급종합병원 분원을 설치하고 담당 의료 인력 확보 및 육성에 나설 것을 약속했다. 또 요양병원 간병비의 건강보험 급여화 시범사업을 실시해 간병비 지원을 확대하고, 재가 서비스 및 주간보호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이케어센터 확대 등 통합 재가급여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난임치료비 및 방문 진료 서비스 확대 현재 6대 중증질환으로 제한하고 있는 재난적 의료비도 모든 질환으로 확대하고, 연간 지원한도를 현재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상향키로 했다. 아울러 치매 등 노인성 장기질환은 국가가 책임지고 개인별 맞춤형 돌봄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치매, 생활습관성 질환 등 예방 가능한 노인질환의 사전 관리 프로그램을 강화해 건강수명을 개선하고, 어르신 골절·골다공증 관리 강화에 나설 것을 공약을 내걸었다. 난임 치료비 지원도 확대해 난임부부 치료비 지원 사업의 소득 기준을 폐지하고 모든 난임부부에게 치료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체외수정은 신선배아나 동결배아 유형과 관계없이 최대 20회 지원하고, 사실혼 부부의 난임시술 지원 조건을 완화겠다고 했다. 하지만 한의난임진료지원에 대한 내용은 담지 않았다. 아울러 장애인 건강 주치의 제도의 활성화를 위해 장애인 방문진료서비스를 확대하고, 장애인 주치의 수가도 현실화하기로 했다. 또 장애인 치과 병원을 확대하고 장애유형별 건강검진, 공공의료기관 장애친화 건강검진기관 지정 등 장애 친화 건강검진센터를 확대키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공공의료 강화 및 간병비 급여 확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70여개 중진료권 마다 1개 이상의 공공병원을 확보해 지역간 의료격차 해소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국립대병원을 신·중축해 지역 병원들과 진료협력체계를 구축하고, 공공의료 역할을 수행하는 민간병원에 대한 재정적·정책적 지원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지역의사제, 지역간호사제 도입으로 공공·필수 의료인력의 확충도 다짐했다. 지역 의대를 신설 추진해 해당 지역 인재를 집중 선발·육성해 공공의료 인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시행해 10만 병상을 확보하고, 간병비 급여화 확대도 추진키로 했다. 의료취약계층의 의료접근성 제고를 위해 비대면 의료서비스를 활성화하고, 한의과나 재활치료과 등 특화된 방문 진료 과목을 추가해 거동불편 환자 대상으로 방문진료를 활성화하는 것도 제안했다. 아울러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 연령을 현 65세에서 60세로 단계적으로 낮추고, 65세 이상 노령층에 대한 임플란트 적용 개수도 현행 2개에서 4개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아동·청소년 중증아토피 치료제 건보 확대와 공공 심야 약국으로 의약품 접근성과 편의성도 확대하겠다고 했다. 동대문, 어르신 한방바우처 ‘눈길’ 기초자치단체장에 도전하는 여러 후보들의 한의약 공약도 유권자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한방특화산업을 전략적으로 키우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일수록 이러한 산업을 뒷받침하기 위한 관련 공약이 나오고 있다. 우선 서울 동대문구 구청장에 도전하는 최동민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노인 건강증진 실현을 위해 ‘어르신 한방 바우처 실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원도심이 많은 동대문구 특성상 노인 인구 비율이 높고, 관내 제기동 약령시장이 있어 한의의료기관이 밀집한 덕분에 의료 접근성 측면에서도 장점이 많은 사업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와 함께 최 후보는 관내 경로당 주치의제도를 시행해 어르신들의 건강증진에 나설 뜻도 밝혔다. 강원 삼척시장에 도전하는 김양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삼척시 도계읍 지역에 한방특구 지정과 강원대학교 도계 캠퍼스에 한의학부 신설·지원 등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충북 제천시장 선거에 나서는 주요 후보들 모두 한방산업 육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관내 제천한방바이오클러스터가 있는데다 제천한방바이오박람회 등을 꾸준히 유치하는 등 한의약 산업을 제천시 주요 사업으로 꾸준히 육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임 기간 동안 한방치유숲길을 조성한 이상천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오는 2026년까지 1600억원을 투자해 국내 치유관광의 메카로 발돋움할 의림지뜰 자연치유특구(드림팜랜드)를 완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창규 국민의힘 후보는 제천시 내에 한방스파 리조트를 개발하고, 의림지 주변에 대규모 한옥촌 및 한의약을 모티브로 한 휴양 리조트를 건립하겠다고 약속했다. 경남 산청군수에 도전하는 주요 출마자들도 한의약산업 육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산청군은 한방약초산업특구 지정을 통해 경남도 내에서도 한방항노화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지자체 중 하나다. 이에 이승화 국민의힘 후보와 이병환 무소속 후보, 허기도 무소속 후보 모두 관내 한의약산업 육성과 오는 2023년에 열리는 ‘2023 산청세계전통의약항노화엑스포’의 성공적 개최를 다짐했다. 한편 한의계는 6.1 지방선거를 맞아 정치권과 깊이 소통하며, 국민보건향상을 위한 한의약 정책공약을 각 후보 캠프에 제언하고 있다 . “한의약 보장 강화”… 정책 제언 대한한의사협회는 지난 23일 전국 기획·정책 임원 연석회의를 개최하고, 2022 한의학 5대 공약안에 대한 소개와 함께 한의계 현안에 대한 주요 정책사항을 점검했다. 또 서울특별시한의사회는 치매,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한의방문진료 사업 신설, 한의약 난임지원 및 산후조리지원 확대, 서울시 한의약 육성발전추진단 설치와 서울시립한방병원 설립, 서울형 공공병원 한의과 설치 등을 제안했다. 경기도한의사회도 도내 각 기초자치단체의 한의약 조례 제정과 한의약 사업 활성화를 위해 각 분회별(수원, 성남, 광명, 안산, 시흥 등)로 기초자치단체장 후보자들과 정책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 인천광역시한의사회는 박남춘 시장 후보와 정책협약식을, 유정복 시장 후보와는 정책간담회를 가지며 인천의료원에 한의과 설치와 의료원에 적합한 한의진료 모델 및 한·양방 의료협력 지원시스템 개발, 노인빈곤계층, 지체장애인과 거동이 불편한 시민들 중 저소득층에 대한 한의의료권 강화 등을 논의했다. 대구광역시한의사회도 홍준표 시장 후보를 비롯 관내 각 구 구청장 후보들과 연쇄적인 정책간담회를 갖고 시청 내 한의약 전담부서 신설, 한의약 난임지원 사업 확대, 65세 이상 첩약 바우처 사업 시행 등 지역 내 한의약 육성을 위한 정책 제안에 적극 나서고 있다. -
유방암 항암화학요법 관련 부작용에 한약은 효과적인가?[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의 ‘근거중심한의약 데이터베이스’ 논문 중 주목할 만한 임상논문을 소개한다. 한가진 진리서치 ◈KMCRIC 제목 유방암 환자들이 호소하는 항암화학요법 관련 부작용을 한약 치료가 호전시킬 수 있을까? ◈서지사항 Li S, So TH, Tang G, Tan HY, Wang N, Ng BFL, Chan CKW, Yu EC, Feng Y. Chinese Herbal Medicine for Reducing Chemotherapy-Associated Side-Effects in Breast Cancer Patient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Front Oncol. 2020 Dec 9;10:599073. doi: 10.3389/fonc.2020.599073. ◈연구설계 항암화학요법 치료를 받은 유방암 환자의 항암화학요법 관련 부작용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된 한약과 다른 치료 (위약, 양약 치료)를 비교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대상으로 수행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 연구 ◈연구목적 항암화학요법 치료를 받은 유방암 환자의 항암화학요법 관련 부작용에 대한 한약, 양약 치료, 한양방 병용 치료간의 효과를 비교하기 위함. ◈질환 및 연구대상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유방암 환자 ◈시험군 중재 항암화학요법 치료 전, 중, 후에 경구 혹은 주사로 시행된 한약 치료 ◈대조군 중재 1. 위약 2. 양약 3. 한약 + 양약 ◈평가지표 1. 구토 및 오심의 빈도 및 강도 2. 설사의 빈도 및 강도 3. 변비의 빈도 및 강도 4. 탈모 5. 골수 억제: 백혈구, 혈소판 수 감소 6. 면역능 손상: CD3+, CD4+, CD8+, CD4/CD8 비율, NK 세포 ◈주요결과 1. 항암화학요법 유발 오심 및 구토 (CINV): Grade 0-II CINV의 빈도는 대조군에 비해 한약군에서 유의하게 높았다 (RR = 1.27, 95% CI = 1.15–1.4, I2 = 9%). 심각한 오심과 구토를 나타내는 grade III–IV CINV의 빈도는 한약 치료를 받은 군에서 유의하게 낮았다. 2. 설사: 심각한 설사 발생 빈도는 위약군에 비해 한약군에서 유의하게 낮았다 (RR = 0.3, 95% CI = 0.16–0.55, I2 = 0%). 3. 변비: 익기건비화위탕 치료는 심각한 변비의 발생 비율을 감소시켰으나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었다 (grades II–IV, RR = 0.61, 95% CI = 0.32–1.17, I2 = 0%). 4. 탈모: Xiaoaiping, Fuzheng Xiaozheng Qudu는 항암화학요법으로 인한 탈모 발생을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RR = 0.39, 95% CI = 0.17–0.88, I2 = 0%). 5. 1) 백혈구 감소: grades III–IV의 백혈구 감소의 발생 비율은 한약군에서 유의하게 감소되었다 (RR = 0.44, 95% CI = 0.35–0.55, I2 = 0%). 2) 혈소판 감소: 혈소판 감소 비율은 대조군에 비해 한약군에서 더 낮았다 (RR = 0.2, 95% CI = 0.13–0.31, I2 = 17%). 6. 면역능: T cell 중 CD3+ 세포의 비율은 한약군에서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MD = 5.7, 95% CI = 4.95–6.45, I2 = 87%) CD4+ 세포 (MD = 5.18, 95% CI = 4.68–5.69, I2 = 96%)와 CD8+ 세포 (MD =0.47, 95% CI = -0.59–0.34, I2 = 92%)의 비율도 한약군에서 대조군에 비해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CD4+/CD8+ 비율 또한 한약군에서 증가하였다 (MD = 0.34, 95% CI = 0.29–0.38, I2 = 79%). NK 세포 비율이 한약군에서 높았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 (MD = 0.71, 95% CI = 0.50–0.92, I2 = 84%). ◈저자결론 항암화학요법과 한약의 병용 치료는 오심, 구토, 설사, 탈모, 골수 억제, 면역능 손상 등의 항암화학요법 유발 이상반응을 감소시킬 수 있으나, 포함된 연구의 질에는 한계가 있었다. ◈KMCRIC 비평 유방암은 여성들에게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며 전 세계적으로 암과 관련된 사망의 가장 큰 원인이 된다 [1]. 국내에서도 유방암은 여성에게 발생하는 암 중 가장 흔한 암으로 2018년 기준으로 지난 10년간 무려 2배 이상 증가하였다 [2]. 유방암의 표준 치료는 수술, 항암화학요법, 방사선 요법이 있는데 이들 치료로 인한 부작용은 의료적, 사회적으로 주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3]. 최근 국내 한의계에서는 이러한 표준 치료로 발생한 부작용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한의 의료기관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으며, 해당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한의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본 논문에 대한 고찰은 시의적절하며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본 논문은 유방암 치료로 이루어진 항암화학요법의 부작용을 감소시키기 위한 부가적 치료로서의 한약의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수행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이다. 80개의 무작위 임상시험 문헌이 선정되었으며, 그중 54개 (중국어 DB 51개, 영어 DB 3개)의 문헌이 메타분석에 포함되었다. 총 4032명의 환자가 포함되었으며, 그중 2081명이 한약군에 포함되었고, 2002명은 대조군에 포함되었으며, 49명은 중도탈락되었다. 평가지표를 항암화학요법의 주요 부작용인 항암화학요법 유발 오심/구토 (CINV), 설사, 변비, 탈모, 혈구 감소증, 면역능 저하로 나누어서 메타분석을 시행하였다. 분석 결과 항암화학요법과 한약의 병용 치료는 오심, 구토, 설사, 탈모, 골수 억제, 면역능 손상 등의 항암화학요법 유발 이상반응을 감소시킬 수 있으나, 포함된 연구의 질에는 한계가 있었다. 본 연구는 최근 중요하게 여겨지는 암 환자의 삶의 질 문제에 대한 한약의 효과를 정량적으로 도출했으며, 메타분석 시 구체적 한약 처방에 대한 결과들도 제시되어 있어 비슷한 증상에 대한 치료를 고민하는 임상의에게 해당 처방을 고려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한계를 가진다. 첫 번째, 중국에서 수행된 연구이다 보니 PubMed, EMBASE, Cochrane Library 등의 주요 데이터베이스 외에 주로 중국의 데이터베이스 위주로 검색하였다. 저자들도 고찰 부분에 언급하기는 하였으나 국내에서 출판된 관련 연구들도 있는데 이 부분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다소 아쉽다. 두 번째, 대조군에 대한 내용이다. 포함되는 연구들의 ‘중재군 vs 대조군’ 설계를 1) 한약 vs 위약, 2) 한약 vs 양약, 3) 한약 + 양약 vs 양약으로 한다고 하였는데, 메타분석 수행 시 따로 나누어 분석하지 않았고 “한약 vs 대조군”으로 통합하여 분석하였다. 위약을 대조군으로 한 결과는 임상의에게 큰 흥미가 없다 하더라도, 항암화학요법 부작용 완화를 위한 한약 단독 치료를 하는 경우가 양약만을 사용하는 경우보다 어떠한 결과를 나타내는지, 한양방 병용 치료를 하는 경우가 양약 치료만 하는 경우보다 어떠한지에 대한 결과가 제시되지 않은 것은 매우 아쉬운 점이다. 구체적인 상황별 연구 결과는 이미 많은 약물 치료를 받고 있어 추가적인 한약 치료를 망설이는 암 환자들과, 추가적인 치료를 제안해야 하는 한의사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 문헌의 질에 관한 부분이다. 대부분의 연구에서 배정 은닉과 맹검에 대한 언급이 없어서 selection bias, performance bias, detection bias가 높거나 불분명한 결과를 나타내었다. 네 번째, 메타분석에 포함된 연구의 개수이다. 메타분석 중 변비나 탈모 결과 지표에 대한 한약의 효과는 각각 2개의 문헌에서 나온 결과이므로, 추후 연구가 더 누적된 이후에 재수행해보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추후 한국, 일본 데이터베이스까지 검색 범위를 넓히고, 대조군별 메타분석 수행, 포함된 논문의 질 제고에 대한 부분이 반영된 한층 보강된 내용의 연구가 수행되어 점점 늘어나고 있는 통합의학적 암 치료를 수행하고 있는 임상의들에게 근거를 제공해 줄 수 있기를 바란다. KMCRIC 링크 https://www.kmcric.com/database/ebm_result_detail? cat=SR&access=S202012077 -
텃밭에서 찾은 보약⑫권해진 래소한의원장, <우리동네한의사> 저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제철에 맞는 음식을 한의학적 관점으로 접근한 ‘텃밭에서 찾은 보약’을 소개합니다. 안전한 먹거리에 관심이 많은 권해진 원장은 9년째 텃밭을 가꾸고 있습니다. 아파트에 살면서 텃밭을 하니 모종은 베란다에서 키워야만 합니다. 모종을 가게에서 구입해 심기도 하지만 농사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씨를 뿌려 키우는 재미가 더 쏠쏠합니다. 작물의 싹이 트면 볕이 베란다에 잘 든다 할지라도 모종은 창문 밖 화분 놓을 자리에 내어 놓아야 더 잘 자랍니다. 일요일 오후 베란다 창문에 새들이 날아와 모종을 쪼고 있었습니다. 싹을 다 틔운 식물들뿐인데 ‘새들이 왜 저럴까? 맛있는 풀이 있나?’ 하는 순간, “땅콩 모종을 밖에 내어두면 어떡해!” 어머니가 새를 보시고는 제게 소리치셨습니다. “다른 모종도 내어 놓았기에 땅콩도 햇빛 좀 보라고 그랬지.” 씨앗에서 싹이 트면 씨앗은 떡잎이 됩니다. 떡잎이 된 땅콩의 고소한 향이 새를 불러들입니다. 새를 좋아하는 지인은 겨울에 먹을 것이 없는 새들을 위해 베란다 밖에 먹이 상자를 만들어 둔다고 했습니다. 과일 껍질이나 해묵은 곡식을 두면 새들이 온다고 하더군요.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새들이 그 곡식을 먹으러 온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땅콩 모종을 먹으러 온 새들을 보니 올 겨울에는 새를 위한 먹이 상자도 달아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농약·무화학 비료, 무제초제, 무비닐 멀칭으로 자연과 공생 급히 베란다 창밖에서 땅콩 모종을 집 안으로 들였습니다. 방울토마토, 오이, 가지, 고추 모종이 보여 어머니께 물었습니다. “언제 심으려고? 벌써 5월이 다 가고 있어.” “이번 주말에 최저 온도가 8도래. 10도 이하면 넝쿨식물들은 자라지 않아. 그래서 천천히 심으려고.” 봄 농사를 너무 부지런히 하면 여름 농사 때 지치기 십상입니다. 여름에는 풀이 작물보다 빨리 자라는데 그때 더운 날씨와 잡초를 이기려면 지금은 쉬엄쉬엄 하면서 힘을 아껴야 합니다. 그래도 고추 모종까지 심은 다른 사람들의 밭을 보면 서둘러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텃밭은 넓은 땅이 아니라서 식물 하나하나 잘 자라도록 신경을 쓰며 심습니다. 몇 해 전 오이 세 포기를 심었는데 한 포기가 냉해로 자라지 않더니 결국 죽어버렸습니다. 뒤늦게 부랴부랴 오이 모종을 구해 다시 심었지만 날이 더워지니 적응을 못하더군요. 그러니 해가 갈수록 작물 심는 시기를 더 살피게 되고 하나라도 성장이 좋지 않으면 그만큼 마음도 더 아픕니다. 텃밭을 시작할 때 농장주께서 분양을 해주시면서 네 가지를 지켜달라고 했습니다. 무농약, 무화학 비료, 무제초제입니다. 이 세 가지는 저도 할 생각이었습니다. 당연히 제 입에 들어가는 것이니 농약을 뿌리면서 키울 생각은 없었습니다. 또한 화학비료보다는 음식물이나 잡초 등으로 퇴비를 만들어서 쓰려고 했습니다. 제초제 또한 몸에 좋을 리 없으니 몸소 풀을 뽑으려 했지요. 그런데 네 번째 지켜달라고 하시는 ‘무비닐 멀칭’은 처음엔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비닐이 환경에 안 좋아서 그러나 싶기도 했고요. 비닐을 깔면 제초가 쉬워지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비닐멀칭은 잡초가 자라지 못하게도 하지만 땅속의 지렁이도 못 살게 합니다. 땅이 숨 쉬는 것을 막게 하는 거지요. 이렇게 비닐멀칭도 하지 않고 잡초를 제초제 없이 손으로 뽑으니 굉장히 좋은 점도 있습니다. 우리가 잡초로 여기는 풀들은 인간의 기준으로 정한 겁니다. 내가 먹으려고 심지 않은 것을 모두 잡초로 여기지요. 그런데 뜻하지 않게 냉이, 쑥을 밭에서 찾게 되고 어디서 날아왔는지 모르는 꽃씨가 꽃을 피우는 좋은 점을 알게 된 것입니다. 땅콩 모종 덕분에 뜻하지 않게 새를 불러들이고 두더지의 존재도 알게 되었습니다. “땅콩이 맛있기는 한가봐. 두더지까지 오네.” “새에 두더지에 우리 먹을 거 하나도 안 남겠다. 그래도 그렇게 먹으러 오는 거 보면 사람 몸에도 땅콩이 좋다는 뜻이겠지.” 약초 유래를 보면 동물이 먹는 모습을 보고 약효가 있겠다 싶어 사람이 먹었더니 효과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새도 두더지도 너무나 좋아하는 땅콩도 한약재 명이 있습니다. ‘낙화생’(落花生)입니다. 이름 그대로라면 ‘떨어진 꽃이 살아난 것’입니다. ◇떨어진 꽃이 살아난 땅콩, 장수에 좋은 작물 꽃이 떨어져서 땅콩이 되었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시적인 표현입니다. 하지만 사실은 땅콩 꽃이 떨어지고 나면 씨방줄기라는 것이 생겨서 그것이 땅속으로 들어가서 땅콩이 생기는 겁니다. 그러니 땅콩 줄기가 땅을 향해 자라는 것이 보이면 흙을 조금 더 덮어주면 좋습니다. ‘만세과’(萬歲果), ‘장생과’(長生果)라는 이름으로도 불린 것을 보면 땅콩은 장수를 위해서도 먹기 좋은 작물입니다. 또한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함유되어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줍니다. 속껍질은 지혈작용이 있어서 약하게 출혈이 있을 때는 속껍질을 까지 않고 먹으면 좋습니다. 『진남본초』에는 땅콩의 줄기와 잎을 타박상 치료할 때 외용제로 쓴 기록도 있습니다. 그리고 기름 성분이 많아 변비에도 좋습니다. 반대로 그 기름 성분이 설사를 많이 하는 사람에게는 독이 될 수 있겠지요. 또한 기름 성분 때문에 오래 묵히면 산패해 독성이 생길 수 있습니다. 요즘엔 ‘하루견과’라 하여 하루에 먹으면 좋은 양의 견과류를 담아 파는 제품이 많습니다. 화학 영양제 한 움큼보다는 견과류 한 움큼을 더 권장할 만합니다. 하지만 보관이 잘못되거나 수입되는 과정에서 산패되기 쉬운 견과류로 구성되었다면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땅콩은 7~8월쯤 꽃이 핍니다. 새와 두더지와 조금씩 나누어 먹은 다음, 가을에 수확해서 껍질을 까지 않고 두었다가 겨울 동안 조금씩 볶아서 먹으려 합니다. 작년 겨울 알약 먹듯이 하루에 땅콩을 서너 개를 먹었습니다. 제게는 자연이 주는 아주 좋은 영양제입니다. -
수사과정에서 당사자 참여가 중요한 이유박상융 대한한의사협회 고문변호사 (법무법인 한결)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박상융 대한한의사협회 고문변호사(법무법인 한결)로부터 한의원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법적 분쟁을 대비해 원인과 대응책을 살펴본다. 봄날 지방청 휴대폰 압수수색 분석에 참여했다. 압수한 휴대폰 이미지를 뜨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당사자인 휴대폰 소유자가 이미지 복제와 분석에 참여한다고 하니 수사관도 같이 참여하고 고생이다. 사이버사건뿐 아니라 매 사건마다 휴대폰 압수와 분석이 일상화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렌식 분석인원은 제한돼 있다. 압수수색 현장에도 포렌식 전문요원이 참여하면 좋은데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수집, 분석, 보관, 분석 후 환부 등 전 과정에 증거의 무결성은 지켜져야 한다. 즉 증거가 오염되지 않아야 한다. 아울러 휴대폰 등 디지털증거는 현장선별압수가 원칙이다. 범죄와 관련성 있는 것만 선별해 압수하여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현장선별 과정과 절차가 적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전문가가 참여하고 전문가가 해야 한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선별압수가 아닌 원본압수를 한다. 현장에서 선별압수를 하려면 원본을 복사(이미지)한 후 당사자 참여 하에 선별압수를 하여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원본을 훼손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휴대폰을 통째로 압수하게 된다. 휴대폰을 압수당한 사람은 압수 후 연락과 소통이 어려워 불안해 진다. 영업도 중단되고 휴대폰 내에 저장된 자료에 접근도 어려워 일정 관리도 안 된다. 수사관이 혹시 자신의 사생활도 볼까봐 불안하다. 압수한 휴대폰을 빨리 돌려달라고 하게 된다. 현장에서 유심칩을 돌려주지만 유심칩만으로는 압수된 휴대폰에서 사용하던 문자메시지, 카톡자료, 고객 명단 등 연락처나 스케줄 등 앱 설치 관련 자료를 백업조치를 해놓지 않는 한 활용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압수된 휴대폰은 빨리 이미지를 복사, 복제한 후 당사자에게 반환해 줘야 한다. 왜냐하면 원본이 압수된 휴대폰이 아닌 이미지를 뜬 자료를 가지고 분석을 하기 때문이다. 압수된 휴대폰 당사자의 참여 여부를 묻기는 할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많이 걸리니 참여할 필요도, 실익도 없다고 하면서 참여를 포기하게 만든다. ◇수사 관련 자료만 선별해야 그런데 실제는 참여가 중요하다. 당사자가 참여해야 휴대폰에서 수사와 관련된 자료만을 선별하기 때문이다. 수사와 관련 없는 자료는 삭제해야 한다. 삭제하지 않으면 수사관이 저장하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압수영장의 범죄혐의사실과 무관하게 별 건 수사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미지 복사 후 혐의사실 관련 선별과정에는 반드시 참여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시간이 너무 걸린다. 포렌식 분석요원이 적고 이미지 분석장비도 노후화돼 장애도 발생한다. 결국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말을 듣고 참여를 철회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 확산의 엄중한 시국에도 경찰의 출석소환 조사요청은 계속된다. 굳이 경찰서에 출석하지 않고도 비대면으로 질문지를 보내 답변서를 작성, 송부받을 수 있는데도 말이다. 최근 중대재해특별법시행 관련 회사대표자, 경영주의 소환조사도 계속되고 있다. 필자 생각에는 양벌규정사안의 경우 대표자, 경영자가 실질적으로 공사, 사업에 관여되지 않는 한 굳이 피의자신문조서를 받지 말고 진술조서를 받아도 되는데도 말이다. 경영주에 대한 소환출석 조사압박으로 경영주가 경영에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출석하면 시간도 많이 걸린다. ◇조서방식 수사체제 개선돼야 준비되지 않은 수사관의 경우 쟁점보다는 쟁점과 무관한 사안에 대해 조사를 한다. 1시간이면 충분히 마칠 조사를 3시간이 넘게 걸린다. 중간에 휴식시간도 없이 한다. 질문 중에는 강압성, 압박성 질문도 있다. 수사관이 사건에 대해 예단을 가진 질문을 한다. 아무리 사실이 아니라고 답변을 해도 왜 거짓말을 하냐고 다그치기도 한다. 문제는 그러한 다그치는 내용은 조서에 기재되지 않는다. 수사관이 사건에 대한 예단을 가진 질문을 하면 굳이 사건에 대해 해명하는 것이 무의미하다. 당사자에게 충분히 변소, 해명할 기회를 주어야 되는데 그러한 질문이나 기회를 부여하지 않는다. 문답식 조서작성에는 그 한계가 있다. 어떤 수사관은 자신이 질문을 하고 자신이 답변을 한다. 조서방식의 현 수사체제는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주체가 검찰이든 경찰이든 모두 말이다. 감찰조사의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미리 결론을 내놓고 조사를 한다. 감찰 조사 후 다시 수사의뢰를 한 후 또 조사를 받는다. 이중조사다. 법정에서의 증인신문, 피고인 신문도 마찬가지다. 예, 아니오식 답변이다. 개방형 질문이 없다. 그러한 신문의 경우에는 신문을 통한 진위확인이 어렵다. 그러다보니 신문을 마치면 기력이 쇠진하게 된다. 신문 후 신문에 기재된 사항 확인도 제대로 못한다. 조서내용이 눈에 잘 안 들어오기 때문이다. 당장 집에 가서 쉬고 싶고 나중에 조서확인을 하고 싶은데도 그렇게 하지 못한다. 수사관의 눈치를 보면서 수사관의 비위를 건드리게 되면 수사에 나쁜 영향을 받을까봐 제대로 조서내용의 확인도 못한다. 수사를 하는 수사관도 수사를 받는 사람들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자유로운 소통을 통해 진실에 접근하는 그런 분위기가 되었으면 한다. -
“지역특성 고려한 치매사업 추진…국가치매사업 진입 목표”[편집자주] 본란에서는 제32대에 이어 제33대 집행부를 새롭게 꾸려 출발한 오명균 강원도한의사회장(원주시 아침한의원)으로부터 향후 중점 추진 사업 등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Q. 제33대 집행부 첫 이사회를 개최했다. 늦은 감도 있지만 선출직, 임명직 이사 분들과 김완구 대의원 의장님 등이 함께 참석해 대면 회의를 개최한 것은 정말 오랜만이다. 긴장도 되지만 그만큼 시작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알고 새로운 임기에서도 지부 및 한의학 발전을 위한 사업에 적극 나서겠다. Q. 제32대 당시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사업은? 제32대 강원도한의사회는 지역사회에 한의학의 우수성을 알리고 주민의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의료봉사, 산후조리 사업, 한의난임지원 사업 등에 관심을 갖고 추진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사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안타깝다. 제33대 집행부를 출범시킨 만큼 지난 임기에서 추진하지 못했던 사업을 재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이에 원주, 춘천, 강릉, 속초 등에서 한의난임지원 사업을 홍보해 대상자를 모집하고 있다. 의료봉사 활동도 강원도에서 나온 지원금으로 다시 재개할 계획이다. 관건은 회원 분들의 참여를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가 하는 점이다. Q. 이번 임기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한의약 치매지원 사업이다. 현재 강원도 고령인구는 15만2000여 명으로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수준이다.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오는 2025년에는 전체 인구의 25.6%가 고령인구에 해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역 특성상 혼자 사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 전반적인 고령화 추세와 노인 인구, 노인 1인 가구가 많은 특성을 고려해 지역사회와 함께 한의약 치매지원 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 지역에서 한의약 치매지원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국가치매사업에도 한의약이 당당히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Q. 올 해의 개인적인 목표는? 읽고 있는 서양철학사를 완독하고자 한다. 여러 내용 중에서도 중세 철학사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서양의학의 중흥을 이끈 아랍의학 부분도 관심이 많다. 아랍문화의 흡수가 지금의 서양 과학을 이끌었다는 게 핵심이다. 이처럼 다양한 문화권의 의학을 융합하다 보면 현재보다 더 나은 의학의 흐름을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올 하반기 지역사회 활동 계획은? 강원도와 원주시의 예산 지원 사업에 선정돼 80만원을 지원받게 됐다. 이를 종자돈으로 삼아 태백·정선·삼척 등 의료소외 지역에서 한의의료봉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국전력공사 강릉특별지사, 유관 경찰서 등 한의사가 아닌 분들도 각자 참여해 봉사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Q. 강조하고 싶은 말은? 한의학은 유구한 역사를 이어온 끝에 현재 모습에 이르게 됐다. 다만 최근 들어 변화가 더뎌지면서 여러모로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의학개론에 ‘음극즉양’(陰極卽陽), ‘양극즉음’(陽極卽陰)이라는 말이 있다. 음이 극에 달하면 양이 되고 양이 극에 달하면 음이 된다는 의미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몸을 맡긴다면 어떨까 한다. 무엇을 열심히 하기보다, 무엇을 마주보고 버티자는 자세로 변화의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했으면 한다. -
신미숙 여의도책방-28신미숙 국회사무처 부속한의원 원장 (前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어린이날–어버이날–스승의 날까지 행사만 한가득인 오월이 끝을 향해가니 마음이 후련하다. “실외 마스크도 해제되었으니 그래도 오월에는 한 잔 해야지?” 밀린 약속들을 서둘러 잡으며 달력을 들여다본다. 뭐 대단하고 꼼꼼하게 주변인들을 잘 챙기지도 못했으면서 ‘가정의 달’에 걸맞는 몇 개의 행사들을 마무리하고 나니 갑작스런 여유로움이 훅하고 몰려온다. 결국 올해도 연초에 세웠던 간헐적 단식에 기반한 다이어트가 실패로 끝난 듯하다. 모임이 있는 날 전후로는 최대한 저녁을 건너뛰려고 노력 중이나 귀가해서 집에 도착해보면 어김없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오이장아찌나 미역국을 해놓으신 친정어머니의 성의에 감복하여 한술두술 뜨다 보면 낮에 아버지가 다 못 드신 지평생막걸리 반 병이 눈에 밟힌다. 한 아파트 아래위층으로 사는 친정부모님 덕분에 올해 어버이날에도 어머니의 해장국으로 아침을 시작했으니, 낼 모레 쉰이 되는 딸 입장에서 이렇게까지 오래오래 어린이날을 즐겨도 되나… 죄송스러운 마음이 든다. 그럴 때마다 어머니는 내게 “부모 마음 편하게 해주는 게 효도다. 효도 별 거 없다. 하루 일 잘 마치고 무사히 귀가해서 내 밥상 잘 받아먹어주는 게 그게 효도다”라고 하신다. 오늘도 나는 어머니의 사랑으로 무럭무럭 성장 중이다. 내일 모레 팔순이신 그러나 여전히 쌩쌩하신 어머니께서 차려주신 건강한 밥상. 98세 살아 내신 외할머니처럼 나의 어머니도 그러하실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지방선거일 앞두고 또 다시 북적거리는 거리 지방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빨-파-노-초 원색의 옷과 모자와 팻말을 들고 구의원, 시의원, 구청장, 시장, 도지사, 교육감 혹은 국회의원(재보궐) 등등 뭐든 일단은 되어보겠다는 사람들로 또 다시 거리는 북적거린다. 모두들 자신만이 ‘준비된’ 인재라며 남다른 ‘유능함’을 과시 중이지만 각 당의 상징색 말고는 차이가 거의 없어보인다. 공통적인 슬로건이 지향하는 방향대로 그들이 공약을 제대로 실천만 한다면 대한민국은 방방곡곡 농촌대도시 할 것 없이 정말 살기좋은 곳으로 거듭날 것이다. 그러나 이 많은 공약들은 당선과 함께 한동안 수면 아래에 숨어있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4년이 지난 후라야 ‘아 맞다. 2022년 6월 1일 지방선거가 있었드랬지…’라고 회상할 게 뻔하다. 저 사람이 4년 전에 당선이 되었던 사람인가 낙선이 된 사람이 또 나왔는가는 검색을 해야 알 수 있는 여전히 무명일 이름들도 많을 것이다. 지방선거든 총선이든 정치에 입문해서 일반 국민들의 기억에 남기가 이렇게도 힘든 일이니, 정치판에서는 유명이든 악명이든 일단 얼굴과 이름 석자가 알려진 유명세가 그래서 그 값이 높은 것이다. 얼굴값, 이름값이 보장받는 게 책시장도 예외가 아닌지라 어느 분야에서든 빵 뜨고 나면 책 한 권 내지 않고 그냥 지나가기가 어려운지 신간코너를 돌다보면 ‘저런 사람도 책을 낸 거야?’라는 생각과 함께 그런 책 한 권도 아직 내어보지 못한 주제면서 ‘정말 개나 소나 다 책을 내는구나…’라는 유치한 질투심을 외면하려고 애를 쓴다. 30년 전 과거 중의학과 닮아있는 한국 한의학의 현실 책을 고르는 어이없는 그러나 지갑을 열게 만드는 부정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가 제목일 것이다. 『동양의학은 서양과학을 뒤엎을 것인가』라는 책을 발견한 한의사 혹 한의대생들이라면 제목 때문에라도 서가에 한 권 정도는 가지고 있지 않을까 싶다. 대표역자의 글에 원저 번역을 1993년에 시작했다고 했고 1996년 8월에 저자가 한국판 서문을 미리 작성해 두었는데 2008년이 되어서야 초판이 출간되었으니 꽤 긴 시간이 소요된 셈이다. 임상한의사 두 분을 포함한 여러 분이 역자로 참여하셔서 아무래도 일정 조율이나 번역 후 정리작업이 오래 걸린 게 아닌가 짐작해본다. 저자인 하야시 하지메는 1933년생으로 대만에서 태어났고 물리학, 과학사를 전공한 분이다. 책에 기술되어 있는 중국의학의 다양한 상황들이 1990년 전임을 감안한다면 지금으로부터 30년도 더 된 과거의 이야기인데 그 시절의 중의학이나 2022년의 국내 한의학이 처한 현실은 데칼코마니처럼 닮아 있다. - 중서의결합이 중의에 대해 서의로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은 과학이고 서의로 해석이 될 수 없는 것은 비과학이라고 하는 태도를 취해왔다. - 건국 이래 30년 동안 당과 정부는 중의사업을 충분히 중시하여 일련의 중의 보호정책과 방침을 취하고 있다. - 중앙부터 지방에 이르기까지 위생관리 업무는 서의의 관리방식을 중의에 적용시키고 있다. 중서의학 체계가 다른 점을 무시하고, 서의를 중시하고 중의를 경시하는 불균형한 국면이 발생하고 있다. 국가의 중점적인 과학연구 기지와 고급 교육기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서의의 시설과 인력배치는 중의에 비해 양호하다. 종합병원에서 중의는 중시되지 않고 중의의 외래 환자 처리방식은 시종 혼란되어 있어 수선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방치되고 있다. 중의의 병상수도 현재까지 훨씬 적었고, 몇 가지 병에 대해서 중의는 순전히 중의적인 치료를 베풀 뿐, 과학적인 연구를 진행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 당중앙의 정책이 충분히 옳고 중의를 진흥하자고 아무리 선전해도 중의연구비의 부족과 중의사에 대한 지위의 저하, 대우의 격차 등 구체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중의의 뒤를 계승할 사람이 부족하고, 기술이 부족한 상황이 심해질 따름으로 중의의 발전에 불리할 것이다. - 중의의 발전은 꾸준히 스스로를 강화하는 자강불식의 방법 이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다. 중의의 발전을 방해하는 원인 중 세대 갈등도 언급되어 있는데 일단, 보수적인 노년층의 중의들은 구사회의 낮은 지위 아래에서 뒤틀린 자존심을 키워왔기 때문에 현대의학의 신속한 발전에 의해 중의의 진지가 날로 잠식되는 것을 보고 현대의학을 질투하는 비뚤어진 마음을 품고 있다고 한다. 이어서 중년의 중의들은 타성에 젖어 완전히 의욕을 상실하였으면서도 그런대로 배불리 지내고 있고 약간의 고생으로 커다란 성공을 얻으려고 잡지에 광고인지 뭔지도 모를 치료 효과에 대한 보도(한 편의 원고를 두 곳에 중복 투고 혹은 연구 성과의 수치 조작 등)를 하는 악질적인 행태를 보이는 자들도 많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중의약을 공부하는 청년층은 심각한 신념의 위기를 겪으면서 의식이 견실하지 못한 상황으로 그 요인으로는 역사적, 사회적인 문제들 이외에도 교사들의 질적, 양적 빈약함과 주입식 수업방법, 쓸모없는 커리큘럼, 이론과 실천의 분리 즉 중의약 교육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수십년 전의 중의들의 세대별 문제와 세대간 갈등이 위와 같다면 오늘날 한의사의 세대간 갈등에는 어떤 문제들이 있을까? 오늘날 한의계 세대간에는 어떤 갈등들이 있을까? 임상교수로 근무 중인 동기들에 의하면 ‘금쪽같은 내 인턴’처럼 수련의들을 사랑과 애정으로 배려하지 않으면 병원을 바로 그만둘 태세인 자들도 부지기수이고 박봉과 수련기간을 견디며 전문의를 취득하고 싶은 절실한 동기의식을 가진 후배들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냉정한 현실이라고 한다. 이러한 현상이 젊은 한의사들만의 문제겠는가?! 40-50-60대 선배 한의사들이 겪었으면서도 한의계 대내외에 풀지 않고 혹은 풀지 못한 그 많은 숙원사업과 과제들, 세월과 상황에 떠밀려 무의미하게 지나보낸 날들을 고려하면 한국한의계 역시 중의학계의 수십년 전 상황과 별반 다를 것도 없으며 앞으로도 긍정적인 장면들을 보기는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러한 세대간 갈등에 관한 생각을 하다보니 부산대 한의전 교수 시절, 면접고사에 참석했었던 일이 떠오른다. 질문의 형태와 내용은 조금씩 달랐으나 결국 단 하나의 질문으로 요약이 가능하다. 그것은 바로 ”한의사가 되믄(being) 뭐 할라꼬(doing)?”이다. 대부분 장황하고 가끔 명확했다. 합격이 간절한 수험생들의 입장이니 예상문제로 시나리오를 짜고 그룹스터디와 리허설을 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금이 저려오는 그 긴장감은 수험생이 되어본 사람이라면 상상이 가능할 것이다. 대부분은 본인이 기존에 공부했었던 학부 때의 전공을 토대삼아 한의학을 보다 새롭게 융합할 것이라고 했고 한의학 기초 연구의 활성화라는 부산대 한의전의 설립취지에 발맞추어 임상으로 바로 진출하는 대신 기초 연구에 매진하고 싶다고 했다. 한의학은 미래의학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한데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국민들에게 효과적으로 다가가지 못하는 부분이 있으므로 본인이야말로 차원이 다른 홍보에 뛰어들겠다고 했고 그러기 위해서 한의전에 합격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많은 학생들이 의료봉사에 매진하는 한의사가 될 거라고 했으며 가업을 이어나갈 예정이라며 눈깜짝할 사이에 집안내력을 어필하는 자들도 있었다. 본인이 얼마나 한의사가 되기를 갈망하고 있는지 온몸과 두 눈으로 간절함을 전달하고 있었다. 정치인들의 공약이 그렇듯 수험생들의 결심 또한 비슷한 결과를 맞이한다. 공약은 당선되려고 내세우는 것이고 면접시의 결심들도 일단 합격을 위해 잘 보이려는 노력으로 해석된다. 알고 속고 모르고도 속고 그렇게 합격의 한 페이지를 수험생의 일부는 스르륵 맞이하는 것이다. 호연지기가 느껴지는 책 제목 『동양의학은 서양과학을 뒤엎을 것인가』과는 달리 서양과학이 동양의학을 뒤엎은 지는 꽤 오래되었다. 물론 한의학은 여전히 부분적으로 강점을 발휘하고 있고 한의사들은 합법적인 면허권자로서 한의학이라는 명목을 유지하고 있다. 여전히 끊이지 않고 내원하는 많은 환자들이 바로 한의학의 살아있는 증인들이 되어 주고 있지만 이들만이 한의학의 존재(being)와 기능(doing)의 필요충분조건은 아닐 것이다. 한의학의 존재와 기능의 필요충분조건은 과연 무엇일까? “한국에서는 아직도 제도권 의학에서 한의학이란 믿음에 기반한 유사 의학에 의료인으로서 한의사면허를 부여하고, 세금으로 유지를 하고 있으며, 최근 10년간에는 한의학의 현대화 연구에 1조가 넘는 혈세를 투여해왔다. 귀신이 들려서 주의력결핍이 생기는 것이라며 빙의치료를 하는 한의원, 드래곤볼에나 나올 법한 기공치료를 하는 한의원, 현대적인 치료 근거를 확립하지 않고 확률적으로 생길 수 있는 자연 암치료 환자를 선전에 이용한 항암한약 판매 한의원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정부에서는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논할 것이 아니라, 한의사 제도 존폐를 논의하여야 할 시점이다. 한의사들의 생존이 어려운 현실의 타개는 국민의 혈세로 지원할 것이 아니라 한의대 정원의 축소부터 해야 할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도 겉보기에만 선진국이고 OECD 가입국이 아니라 과학과 의학, 상식에서도 전근대적인 국가의 행태에서 벗어나야 할 때이다.” <『한의사 제도 존폐를 논할 시점이다』(메디게이트, 한정호교수, 2015.03.05.)>라는 기사나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임신부 복용 금기로 규정한 한약재(목단피)가 포함된 한약으로 한방난임치료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는가 하면, 한의원에서 봉침시술 후 환자가 쇼크로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약재나 시술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유명 한의원이 지하철역에 설치한 ‘비염엔 00탕’이라는 광고도 의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내용을 포함해 소비자를 현혹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비의학적인 것들의 공습...국민 피해 어쩌나』(의협신문, 이정환기자, 2018.08.29.)> 같은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접할 때면 한까이즘에 몰입한 소수의견일 뿐이라고 무심하게 지나치고 싶지만 그냥 외면만 해서는 안 될 문제이다. “비의학적인” 이유로 “폐지되어야” 한다는 저런 지적에 어떤 반격과 어떤 대답을 내어놓을 수 있을까? 학회나 협회의 점잖은 논평 말고 진짜 정답 같은 정답이 뭘까? 몇 달 전 칼럼에서 소개했던 친구 조카가 한의대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다시 반수를 계획 중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다시 수능을 치룬다면 삼수생이 되는 셈이다. 아무래도 건너편 교실에서 수업을 듣고 있는 의대 친구들이 부러웠나 보다. 코로나로 정상적인 수업도 이루어지지 않았던 데다가 부모님 품을 떠나 갑자기 지역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다 보니 외로움도 한 몫 했을 것이다. 한의대에서 의대로의 전학(!)을 꿈꾸며 방황하는 그 친구에게 이번에도 응원의 멘트를 보내야 할 것 같다. “한의사가 되든 의사가 되든, being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의 doing이 훨씬 더 중요하다네. 먼 훗날 깨닫게 되겠지만 일단은, 건강관리 잘 하시어 내년에는 꼭 뜻하는 바를 이루도록 하시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