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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 정당별 주요 보건의료 공약은?6.1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등 각 정당들의 주요 보건의료정책에도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6.1 선거의 보건의료정책 주요 키워드는 ‘필수의료 강화’, ‘생애주기별 맞춤의료 확대’, ‘지역의료격차 해소’ 등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필수의료가 부족한 지역의 음압병실, 중환자실, 응급실, 중증외상센터, 분만실 등을 확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역 내 의료취약 지역에 국립대병원·상급종합병원 분원을 설치하고 담당 의료 인력 확보 및 육성에 나설 것을 약속했다. 또 요양병원 간병비의 건강보험 급여화 시범사업을 실시해 간병비 지원을 확대하고, 재가 서비스 및 주간보호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이케어센터 확대 등 통합 재가급여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난임치료비 및 방문 진료 서비스 확대 현재 6대 중증질환으로 제한하고 있는 재난적 의료비도 모든 질환으로 확대하고, 연간 지원한도를 현재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상향키로 했다. 아울러 치매 등 노인성 장기질환은 국가가 책임지고 개인별 맞춤형 돌봄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치매, 생활습관성 질환 등 예방 가능한 노인질환의 사전 관리 프로그램을 강화해 건강수명을 개선하고, 어르신 골절·골다공증 관리 강화에 나설 것을 공약을 내걸었다. 난임 치료비 지원도 확대해 난임부부 치료비 지원 사업의 소득 기준을 폐지하고 모든 난임부부에게 치료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체외수정은 신선배아나 동결배아 유형과 관계없이 최대 20회 지원하고, 사실혼 부부의 난임시술 지원 조건을 완화겠다고 했다. 하지만 한의난임진료지원에 대한 내용은 담지 않았다. 아울러 장애인 건강 주치의 제도의 활성화를 위해 장애인 방문진료서비스를 확대하고, 장애인 주치의 수가도 현실화하기로 했다. 또 장애인 치과 병원을 확대하고 장애유형별 건강검진, 공공의료기관 장애친화 건강검진기관 지정 등 장애 친화 건강검진센터를 확대키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공공의료 강화 및 간병비 급여 확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70여개 중진료권 마다 1개 이상의 공공병원을 확보해 지역간 의료격차 해소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국립대병원을 신·중축해 지역 병원들과 진료협력체계를 구축하고, 공공의료 역할을 수행하는 민간병원에 대한 재정적·정책적 지원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지역의사제, 지역간호사제 도입으로 공공·필수 의료인력의 확충도 다짐했다. 지역 의대를 신설 추진해 해당 지역 인재를 집중 선발·육성해 공공의료 인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시행해 10만 병상을 확보하고, 간병비 급여화 확대도 추진키로 했다. 의료취약계층의 의료접근성 제고를 위해 비대면 의료서비스를 활성화하고, 한의과나 재활치료과 등 특화된 방문 진료 과목을 추가해 거동불편 환자 대상으로 방문진료를 활성화하는 것도 제안했다. 아울러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 연령을 현 65세에서 60세로 단계적으로 낮추고, 65세 이상 노령층에 대한 임플란트 적용 개수도 현행 2개에서 4개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아동·청소년 중증아토피 치료제 건보 확대와 공공 심야 약국으로 의약품 접근성과 편의성도 확대하겠다고 했다. 동대문, 어르신 한방바우처 ‘눈길’ 기초자치단체장에 도전하는 여러 후보들의 한의약 공약도 유권자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한방특화산업을 전략적으로 키우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일수록 이러한 산업을 뒷받침하기 위한 관련 공약이 나오고 있다. 우선 서울 동대문구 구청장에 도전하는 최동민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노인 건강증진 실현을 위해 ‘어르신 한방 바우처 실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원도심이 많은 동대문구 특성상 노인 인구 비율이 높고, 관내 제기동 약령시장이 있어 한의의료기관이 밀집한 덕분에 의료 접근성 측면에서도 장점이 많은 사업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와 함께 최 후보는 관내 경로당 주치의제도를 시행해 어르신들의 건강증진에 나설 뜻도 밝혔다. 강원 삼척시장에 도전하는 김양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삼척시 도계읍 지역에 한방특구 지정과 강원대학교 도계 캠퍼스에 한의학부 신설·지원 등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충북 제천시장 선거에 나서는 주요 후보들 모두 한방산업 육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관내 제천한방바이오클러스터가 있는데다 제천한방바이오박람회 등을 꾸준히 유치하는 등 한의약 산업을 제천시 주요 사업으로 꾸준히 육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임 기간 동안 한방치유숲길을 조성한 이상천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오는 2026년까지 1600억원을 투자해 국내 치유관광의 메카로 발돋움할 의림지뜰 자연치유특구(드림팜랜드)를 완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창규 국민의힘 후보는 제천시 내에 한방스파 리조트를 개발하고, 의림지 주변에 대규모 한옥촌 및 한의약을 모티브로 한 휴양 리조트를 건립하겠다고 약속했다. 경남 산청군수에 도전하는 주요 출마자들도 한의약산업 육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산청군은 한방약초산업특구 지정을 통해 경남도 내에서도 한방항노화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지자체 중 하나다. 이에 이승화 국민의힘 후보와 이병환 무소속 후보, 허기도 무소속 후보 모두 관내 한의약산업 육성과 오는 2023년에 열리는 ‘2023 산청세계전통의약항노화엑스포’의 성공적 개최를 다짐했다. 한편 한의계는 6.1 지방선거를 맞아 정치권과 깊이 소통하며, 국민보건향상을 위한 한의약 정책공약을 각 후보 캠프에 제언하고 있다 . “한의약 보장 강화”… 정책 제언 대한한의사협회는 지난 23일 전국 기획·정책 임원 연석회의를 개최하고, 2022 한의학 5대 공약안에 대한 소개와 함께 한의계 현안에 대한 주요 정책사항을 점검했다. 또 서울특별시한의사회는 치매,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한의방문진료 사업 신설, 한의약 난임지원 및 산후조리지원 확대, 서울시 한의약 육성발전추진단 설치와 서울시립한방병원 설립, 서울형 공공병원 한의과 설치 등을 제안했다. 경기도한의사회도 도내 각 기초자치단체의 한의약 조례 제정과 한의약 사업 활성화를 위해 각 분회별(수원, 성남, 광명, 안산, 시흥 등)로 기초자치단체장 후보자들과 정책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 인천광역시한의사회는 박남춘 시장 후보와 정책협약식을, 유정복 시장 후보와는 정책간담회를 가지며 인천의료원에 한의과 설치와 의료원에 적합한 한의진료 모델 및 한·양방 의료협력 지원시스템 개발, 노인빈곤계층, 지체장애인과 거동이 불편한 시민들 중 저소득층에 대한 한의의료권 강화 등을 논의했다. 대구광역시한의사회도 홍준표 시장 후보를 비롯 관내 각 구 구청장 후보들과 연쇄적인 정책간담회를 갖고 시청 내 한의약 전담부서 신설, 한의약 난임지원 사업 확대, 65세 이상 첩약 바우처 사업 시행 등 지역 내 한의약 육성을 위한 정책 제안에 적극 나서고 있다. -
유방암 항암화학요법 관련 부작용에 한약은 효과적인가?[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의 ‘근거중심한의약 데이터베이스’ 논문 중 주목할 만한 임상논문을 소개한다. 한가진 진리서치 ◈KMCRIC 제목 유방암 환자들이 호소하는 항암화학요법 관련 부작용을 한약 치료가 호전시킬 수 있을까? ◈서지사항 Li S, So TH, Tang G, Tan HY, Wang N, Ng BFL, Chan CKW, Yu EC, Feng Y. Chinese Herbal Medicine for Reducing Chemotherapy-Associated Side-Effects in Breast Cancer Patient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Front Oncol. 2020 Dec 9;10:599073. doi: 10.3389/fonc.2020.599073. ◈연구설계 항암화학요법 치료를 받은 유방암 환자의 항암화학요법 관련 부작용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된 한약과 다른 치료 (위약, 양약 치료)를 비교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대상으로 수행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 연구 ◈연구목적 항암화학요법 치료를 받은 유방암 환자의 항암화학요법 관련 부작용에 대한 한약, 양약 치료, 한양방 병용 치료간의 효과를 비교하기 위함. ◈질환 및 연구대상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유방암 환자 ◈시험군 중재 항암화학요법 치료 전, 중, 후에 경구 혹은 주사로 시행된 한약 치료 ◈대조군 중재 1. 위약 2. 양약 3. 한약 + 양약 ◈평가지표 1. 구토 및 오심의 빈도 및 강도 2. 설사의 빈도 및 강도 3. 변비의 빈도 및 강도 4. 탈모 5. 골수 억제: 백혈구, 혈소판 수 감소 6. 면역능 손상: CD3+, CD4+, CD8+, CD4/CD8 비율, NK 세포 ◈주요결과 1. 항암화학요법 유발 오심 및 구토 (CINV): Grade 0-II CINV의 빈도는 대조군에 비해 한약군에서 유의하게 높았다 (RR = 1.27, 95% CI = 1.15–1.4, I2 = 9%). 심각한 오심과 구토를 나타내는 grade III–IV CINV의 빈도는 한약 치료를 받은 군에서 유의하게 낮았다. 2. 설사: 심각한 설사 발생 빈도는 위약군에 비해 한약군에서 유의하게 낮았다 (RR = 0.3, 95% CI = 0.16–0.55, I2 = 0%). 3. 변비: 익기건비화위탕 치료는 심각한 변비의 발생 비율을 감소시켰으나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었다 (grades II–IV, RR = 0.61, 95% CI = 0.32–1.17, I2 = 0%). 4. 탈모: Xiaoaiping, Fuzheng Xiaozheng Qudu는 항암화학요법으로 인한 탈모 발생을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RR = 0.39, 95% CI = 0.17–0.88, I2 = 0%). 5. 1) 백혈구 감소: grades III–IV의 백혈구 감소의 발생 비율은 한약군에서 유의하게 감소되었다 (RR = 0.44, 95% CI = 0.35–0.55, I2 = 0%). 2) 혈소판 감소: 혈소판 감소 비율은 대조군에 비해 한약군에서 더 낮았다 (RR = 0.2, 95% CI = 0.13–0.31, I2 = 17%). 6. 면역능: T cell 중 CD3+ 세포의 비율은 한약군에서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MD = 5.7, 95% CI = 4.95–6.45, I2 = 87%) CD4+ 세포 (MD = 5.18, 95% CI = 4.68–5.69, I2 = 96%)와 CD8+ 세포 (MD =0.47, 95% CI = -0.59–0.34, I2 = 92%)의 비율도 한약군에서 대조군에 비해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CD4+/CD8+ 비율 또한 한약군에서 증가하였다 (MD = 0.34, 95% CI = 0.29–0.38, I2 = 79%). NK 세포 비율이 한약군에서 높았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 (MD = 0.71, 95% CI = 0.50–0.92, I2 = 84%). ◈저자결론 항암화학요법과 한약의 병용 치료는 오심, 구토, 설사, 탈모, 골수 억제, 면역능 손상 등의 항암화학요법 유발 이상반응을 감소시킬 수 있으나, 포함된 연구의 질에는 한계가 있었다. ◈KMCRIC 비평 유방암은 여성들에게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며 전 세계적으로 암과 관련된 사망의 가장 큰 원인이 된다 [1]. 국내에서도 유방암은 여성에게 발생하는 암 중 가장 흔한 암으로 2018년 기준으로 지난 10년간 무려 2배 이상 증가하였다 [2]. 유방암의 표준 치료는 수술, 항암화학요법, 방사선 요법이 있는데 이들 치료로 인한 부작용은 의료적, 사회적으로 주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3]. 최근 국내 한의계에서는 이러한 표준 치료로 발생한 부작용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한의 의료기관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으며, 해당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한의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본 논문에 대한 고찰은 시의적절하며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본 논문은 유방암 치료로 이루어진 항암화학요법의 부작용을 감소시키기 위한 부가적 치료로서의 한약의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수행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이다. 80개의 무작위 임상시험 문헌이 선정되었으며, 그중 54개 (중국어 DB 51개, 영어 DB 3개)의 문헌이 메타분석에 포함되었다. 총 4032명의 환자가 포함되었으며, 그중 2081명이 한약군에 포함되었고, 2002명은 대조군에 포함되었으며, 49명은 중도탈락되었다. 평가지표를 항암화학요법의 주요 부작용인 항암화학요법 유발 오심/구토 (CINV), 설사, 변비, 탈모, 혈구 감소증, 면역능 저하로 나누어서 메타분석을 시행하였다. 분석 결과 항암화학요법과 한약의 병용 치료는 오심, 구토, 설사, 탈모, 골수 억제, 면역능 손상 등의 항암화학요법 유발 이상반응을 감소시킬 수 있으나, 포함된 연구의 질에는 한계가 있었다. 본 연구는 최근 중요하게 여겨지는 암 환자의 삶의 질 문제에 대한 한약의 효과를 정량적으로 도출했으며, 메타분석 시 구체적 한약 처방에 대한 결과들도 제시되어 있어 비슷한 증상에 대한 치료를 고민하는 임상의에게 해당 처방을 고려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한계를 가진다. 첫 번째, 중국에서 수행된 연구이다 보니 PubMed, EMBASE, Cochrane Library 등의 주요 데이터베이스 외에 주로 중국의 데이터베이스 위주로 검색하였다. 저자들도 고찰 부분에 언급하기는 하였으나 국내에서 출판된 관련 연구들도 있는데 이 부분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다소 아쉽다. 두 번째, 대조군에 대한 내용이다. 포함되는 연구들의 ‘중재군 vs 대조군’ 설계를 1) 한약 vs 위약, 2) 한약 vs 양약, 3) 한약 + 양약 vs 양약으로 한다고 하였는데, 메타분석 수행 시 따로 나누어 분석하지 않았고 “한약 vs 대조군”으로 통합하여 분석하였다. 위약을 대조군으로 한 결과는 임상의에게 큰 흥미가 없다 하더라도, 항암화학요법 부작용 완화를 위한 한약 단독 치료를 하는 경우가 양약만을 사용하는 경우보다 어떠한 결과를 나타내는지, 한양방 병용 치료를 하는 경우가 양약 치료만 하는 경우보다 어떠한지에 대한 결과가 제시되지 않은 것은 매우 아쉬운 점이다. 구체적인 상황별 연구 결과는 이미 많은 약물 치료를 받고 있어 추가적인 한약 치료를 망설이는 암 환자들과, 추가적인 치료를 제안해야 하는 한의사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 문헌의 질에 관한 부분이다. 대부분의 연구에서 배정 은닉과 맹검에 대한 언급이 없어서 selection bias, performance bias, detection bias가 높거나 불분명한 결과를 나타내었다. 네 번째, 메타분석에 포함된 연구의 개수이다. 메타분석 중 변비나 탈모 결과 지표에 대한 한약의 효과는 각각 2개의 문헌에서 나온 결과이므로, 추후 연구가 더 누적된 이후에 재수행해보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추후 한국, 일본 데이터베이스까지 검색 범위를 넓히고, 대조군별 메타분석 수행, 포함된 논문의 질 제고에 대한 부분이 반영된 한층 보강된 내용의 연구가 수행되어 점점 늘어나고 있는 통합의학적 암 치료를 수행하고 있는 임상의들에게 근거를 제공해 줄 수 있기를 바란다. KMCRIC 링크 https://www.kmcric.com/database/ebm_result_detail? cat=SR&access=S202012077 -
텃밭에서 찾은 보약⑫권해진 래소한의원장, <우리동네한의사> 저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제철에 맞는 음식을 한의학적 관점으로 접근한 ‘텃밭에서 찾은 보약’을 소개합니다. 안전한 먹거리에 관심이 많은 권해진 원장은 9년째 텃밭을 가꾸고 있습니다. 아파트에 살면서 텃밭을 하니 모종은 베란다에서 키워야만 합니다. 모종을 가게에서 구입해 심기도 하지만 농사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씨를 뿌려 키우는 재미가 더 쏠쏠합니다. 작물의 싹이 트면 볕이 베란다에 잘 든다 할지라도 모종은 창문 밖 화분 놓을 자리에 내어 놓아야 더 잘 자랍니다. 일요일 오후 베란다 창문에 새들이 날아와 모종을 쪼고 있었습니다. 싹을 다 틔운 식물들뿐인데 ‘새들이 왜 저럴까? 맛있는 풀이 있나?’ 하는 순간, “땅콩 모종을 밖에 내어두면 어떡해!” 어머니가 새를 보시고는 제게 소리치셨습니다. “다른 모종도 내어 놓았기에 땅콩도 햇빛 좀 보라고 그랬지.” 씨앗에서 싹이 트면 씨앗은 떡잎이 됩니다. 떡잎이 된 땅콩의 고소한 향이 새를 불러들입니다. 새를 좋아하는 지인은 겨울에 먹을 것이 없는 새들을 위해 베란다 밖에 먹이 상자를 만들어 둔다고 했습니다. 과일 껍질이나 해묵은 곡식을 두면 새들이 온다고 하더군요.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새들이 그 곡식을 먹으러 온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땅콩 모종을 먹으러 온 새들을 보니 올 겨울에는 새를 위한 먹이 상자도 달아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농약·무화학 비료, 무제초제, 무비닐 멀칭으로 자연과 공생 급히 베란다 창밖에서 땅콩 모종을 집 안으로 들였습니다. 방울토마토, 오이, 가지, 고추 모종이 보여 어머니께 물었습니다. “언제 심으려고? 벌써 5월이 다 가고 있어.” “이번 주말에 최저 온도가 8도래. 10도 이하면 넝쿨식물들은 자라지 않아. 그래서 천천히 심으려고.” 봄 농사를 너무 부지런히 하면 여름 농사 때 지치기 십상입니다. 여름에는 풀이 작물보다 빨리 자라는데 그때 더운 날씨와 잡초를 이기려면 지금은 쉬엄쉬엄 하면서 힘을 아껴야 합니다. 그래도 고추 모종까지 심은 다른 사람들의 밭을 보면 서둘러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텃밭은 넓은 땅이 아니라서 식물 하나하나 잘 자라도록 신경을 쓰며 심습니다. 몇 해 전 오이 세 포기를 심었는데 한 포기가 냉해로 자라지 않더니 결국 죽어버렸습니다. 뒤늦게 부랴부랴 오이 모종을 구해 다시 심었지만 날이 더워지니 적응을 못하더군요. 그러니 해가 갈수록 작물 심는 시기를 더 살피게 되고 하나라도 성장이 좋지 않으면 그만큼 마음도 더 아픕니다. 텃밭을 시작할 때 농장주께서 분양을 해주시면서 네 가지를 지켜달라고 했습니다. 무농약, 무화학 비료, 무제초제입니다. 이 세 가지는 저도 할 생각이었습니다. 당연히 제 입에 들어가는 것이니 농약을 뿌리면서 키울 생각은 없었습니다. 또한 화학비료보다는 음식물이나 잡초 등으로 퇴비를 만들어서 쓰려고 했습니다. 제초제 또한 몸에 좋을 리 없으니 몸소 풀을 뽑으려 했지요. 그런데 네 번째 지켜달라고 하시는 ‘무비닐 멀칭’은 처음엔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비닐이 환경에 안 좋아서 그러나 싶기도 했고요. 비닐을 깔면 제초가 쉬워지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비닐멀칭은 잡초가 자라지 못하게도 하지만 땅속의 지렁이도 못 살게 합니다. 땅이 숨 쉬는 것을 막게 하는 거지요. 이렇게 비닐멀칭도 하지 않고 잡초를 제초제 없이 손으로 뽑으니 굉장히 좋은 점도 있습니다. 우리가 잡초로 여기는 풀들은 인간의 기준으로 정한 겁니다. 내가 먹으려고 심지 않은 것을 모두 잡초로 여기지요. 그런데 뜻하지 않게 냉이, 쑥을 밭에서 찾게 되고 어디서 날아왔는지 모르는 꽃씨가 꽃을 피우는 좋은 점을 알게 된 것입니다. 땅콩 모종 덕분에 뜻하지 않게 새를 불러들이고 두더지의 존재도 알게 되었습니다. “땅콩이 맛있기는 한가봐. 두더지까지 오네.” “새에 두더지에 우리 먹을 거 하나도 안 남겠다. 그래도 그렇게 먹으러 오는 거 보면 사람 몸에도 땅콩이 좋다는 뜻이겠지.” 약초 유래를 보면 동물이 먹는 모습을 보고 약효가 있겠다 싶어 사람이 먹었더니 효과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새도 두더지도 너무나 좋아하는 땅콩도 한약재 명이 있습니다. ‘낙화생’(落花生)입니다. 이름 그대로라면 ‘떨어진 꽃이 살아난 것’입니다. ◇떨어진 꽃이 살아난 땅콩, 장수에 좋은 작물 꽃이 떨어져서 땅콩이 되었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시적인 표현입니다. 하지만 사실은 땅콩 꽃이 떨어지고 나면 씨방줄기라는 것이 생겨서 그것이 땅속으로 들어가서 땅콩이 생기는 겁니다. 그러니 땅콩 줄기가 땅을 향해 자라는 것이 보이면 흙을 조금 더 덮어주면 좋습니다. ‘만세과’(萬歲果), ‘장생과’(長生果)라는 이름으로도 불린 것을 보면 땅콩은 장수를 위해서도 먹기 좋은 작물입니다. 또한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함유되어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줍니다. 속껍질은 지혈작용이 있어서 약하게 출혈이 있을 때는 속껍질을 까지 않고 먹으면 좋습니다. 『진남본초』에는 땅콩의 줄기와 잎을 타박상 치료할 때 외용제로 쓴 기록도 있습니다. 그리고 기름 성분이 많아 변비에도 좋습니다. 반대로 그 기름 성분이 설사를 많이 하는 사람에게는 독이 될 수 있겠지요. 또한 기름 성분 때문에 오래 묵히면 산패해 독성이 생길 수 있습니다. 요즘엔 ‘하루견과’라 하여 하루에 먹으면 좋은 양의 견과류를 담아 파는 제품이 많습니다. 화학 영양제 한 움큼보다는 견과류 한 움큼을 더 권장할 만합니다. 하지만 보관이 잘못되거나 수입되는 과정에서 산패되기 쉬운 견과류로 구성되었다면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땅콩은 7~8월쯤 꽃이 핍니다. 새와 두더지와 조금씩 나누어 먹은 다음, 가을에 수확해서 껍질을 까지 않고 두었다가 겨울 동안 조금씩 볶아서 먹으려 합니다. 작년 겨울 알약 먹듯이 하루에 땅콩을 서너 개를 먹었습니다. 제게는 자연이 주는 아주 좋은 영양제입니다. -
수사과정에서 당사자 참여가 중요한 이유박상융 대한한의사협회 고문변호사 (법무법인 한결)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박상융 대한한의사협회 고문변호사(법무법인 한결)로부터 한의원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법적 분쟁을 대비해 원인과 대응책을 살펴본다. 봄날 지방청 휴대폰 압수수색 분석에 참여했다. 압수한 휴대폰 이미지를 뜨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당사자인 휴대폰 소유자가 이미지 복제와 분석에 참여한다고 하니 수사관도 같이 참여하고 고생이다. 사이버사건뿐 아니라 매 사건마다 휴대폰 압수와 분석이 일상화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렌식 분석인원은 제한돼 있다. 압수수색 현장에도 포렌식 전문요원이 참여하면 좋은데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수집, 분석, 보관, 분석 후 환부 등 전 과정에 증거의 무결성은 지켜져야 한다. 즉 증거가 오염되지 않아야 한다. 아울러 휴대폰 등 디지털증거는 현장선별압수가 원칙이다. 범죄와 관련성 있는 것만 선별해 압수하여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현장선별 과정과 절차가 적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전문가가 참여하고 전문가가 해야 한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선별압수가 아닌 원본압수를 한다. 현장에서 선별압수를 하려면 원본을 복사(이미지)한 후 당사자 참여 하에 선별압수를 하여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원본을 훼손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휴대폰을 통째로 압수하게 된다. 휴대폰을 압수당한 사람은 압수 후 연락과 소통이 어려워 불안해 진다. 영업도 중단되고 휴대폰 내에 저장된 자료에 접근도 어려워 일정 관리도 안 된다. 수사관이 혹시 자신의 사생활도 볼까봐 불안하다. 압수한 휴대폰을 빨리 돌려달라고 하게 된다. 현장에서 유심칩을 돌려주지만 유심칩만으로는 압수된 휴대폰에서 사용하던 문자메시지, 카톡자료, 고객 명단 등 연락처나 스케줄 등 앱 설치 관련 자료를 백업조치를 해놓지 않는 한 활용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압수된 휴대폰은 빨리 이미지를 복사, 복제한 후 당사자에게 반환해 줘야 한다. 왜냐하면 원본이 압수된 휴대폰이 아닌 이미지를 뜬 자료를 가지고 분석을 하기 때문이다. 압수된 휴대폰 당사자의 참여 여부를 묻기는 할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많이 걸리니 참여할 필요도, 실익도 없다고 하면서 참여를 포기하게 만든다. ◇수사 관련 자료만 선별해야 그런데 실제는 참여가 중요하다. 당사자가 참여해야 휴대폰에서 수사와 관련된 자료만을 선별하기 때문이다. 수사와 관련 없는 자료는 삭제해야 한다. 삭제하지 않으면 수사관이 저장하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압수영장의 범죄혐의사실과 무관하게 별 건 수사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미지 복사 후 혐의사실 관련 선별과정에는 반드시 참여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시간이 너무 걸린다. 포렌식 분석요원이 적고 이미지 분석장비도 노후화돼 장애도 발생한다. 결국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말을 듣고 참여를 철회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 확산의 엄중한 시국에도 경찰의 출석소환 조사요청은 계속된다. 굳이 경찰서에 출석하지 않고도 비대면으로 질문지를 보내 답변서를 작성, 송부받을 수 있는데도 말이다. 최근 중대재해특별법시행 관련 회사대표자, 경영주의 소환조사도 계속되고 있다. 필자 생각에는 양벌규정사안의 경우 대표자, 경영자가 실질적으로 공사, 사업에 관여되지 않는 한 굳이 피의자신문조서를 받지 말고 진술조서를 받아도 되는데도 말이다. 경영주에 대한 소환출석 조사압박으로 경영주가 경영에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출석하면 시간도 많이 걸린다. ◇조서방식 수사체제 개선돼야 준비되지 않은 수사관의 경우 쟁점보다는 쟁점과 무관한 사안에 대해 조사를 한다. 1시간이면 충분히 마칠 조사를 3시간이 넘게 걸린다. 중간에 휴식시간도 없이 한다. 질문 중에는 강압성, 압박성 질문도 있다. 수사관이 사건에 대해 예단을 가진 질문을 한다. 아무리 사실이 아니라고 답변을 해도 왜 거짓말을 하냐고 다그치기도 한다. 문제는 그러한 다그치는 내용은 조서에 기재되지 않는다. 수사관이 사건에 대한 예단을 가진 질문을 하면 굳이 사건에 대해 해명하는 것이 무의미하다. 당사자에게 충분히 변소, 해명할 기회를 주어야 되는데 그러한 질문이나 기회를 부여하지 않는다. 문답식 조서작성에는 그 한계가 있다. 어떤 수사관은 자신이 질문을 하고 자신이 답변을 한다. 조서방식의 현 수사체제는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주체가 검찰이든 경찰이든 모두 말이다. 감찰조사의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미리 결론을 내놓고 조사를 한다. 감찰 조사 후 다시 수사의뢰를 한 후 또 조사를 받는다. 이중조사다. 법정에서의 증인신문, 피고인 신문도 마찬가지다. 예, 아니오식 답변이다. 개방형 질문이 없다. 그러한 신문의 경우에는 신문을 통한 진위확인이 어렵다. 그러다보니 신문을 마치면 기력이 쇠진하게 된다. 신문 후 신문에 기재된 사항 확인도 제대로 못한다. 조서내용이 눈에 잘 안 들어오기 때문이다. 당장 집에 가서 쉬고 싶고 나중에 조서확인을 하고 싶은데도 그렇게 하지 못한다. 수사관의 눈치를 보면서 수사관의 비위를 건드리게 되면 수사에 나쁜 영향을 받을까봐 제대로 조서내용의 확인도 못한다. 수사를 하는 수사관도 수사를 받는 사람들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자유로운 소통을 통해 진실에 접근하는 그런 분위기가 되었으면 한다. -
“지역특성 고려한 치매사업 추진…국가치매사업 진입 목표”[편집자주] 본란에서는 제32대에 이어 제33대 집행부를 새롭게 꾸려 출발한 오명균 강원도한의사회장(원주시 아침한의원)으로부터 향후 중점 추진 사업 등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Q. 제33대 집행부 첫 이사회를 개최했다. 늦은 감도 있지만 선출직, 임명직 이사 분들과 김완구 대의원 의장님 등이 함께 참석해 대면 회의를 개최한 것은 정말 오랜만이다. 긴장도 되지만 그만큼 시작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알고 새로운 임기에서도 지부 및 한의학 발전을 위한 사업에 적극 나서겠다. Q. 제32대 당시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사업은? 제32대 강원도한의사회는 지역사회에 한의학의 우수성을 알리고 주민의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의료봉사, 산후조리 사업, 한의난임지원 사업 등에 관심을 갖고 추진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사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안타깝다. 제33대 집행부를 출범시킨 만큼 지난 임기에서 추진하지 못했던 사업을 재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이에 원주, 춘천, 강릉, 속초 등에서 한의난임지원 사업을 홍보해 대상자를 모집하고 있다. 의료봉사 활동도 강원도에서 나온 지원금으로 다시 재개할 계획이다. 관건은 회원 분들의 참여를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가 하는 점이다. Q. 이번 임기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한의약 치매지원 사업이다. 현재 강원도 고령인구는 15만2000여 명으로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수준이다.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오는 2025년에는 전체 인구의 25.6%가 고령인구에 해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역 특성상 혼자 사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 전반적인 고령화 추세와 노인 인구, 노인 1인 가구가 많은 특성을 고려해 지역사회와 함께 한의약 치매지원 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 지역에서 한의약 치매지원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국가치매사업에도 한의약이 당당히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Q. 올 해의 개인적인 목표는? 읽고 있는 서양철학사를 완독하고자 한다. 여러 내용 중에서도 중세 철학사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서양의학의 중흥을 이끈 아랍의학 부분도 관심이 많다. 아랍문화의 흡수가 지금의 서양 과학을 이끌었다는 게 핵심이다. 이처럼 다양한 문화권의 의학을 융합하다 보면 현재보다 더 나은 의학의 흐름을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올 하반기 지역사회 활동 계획은? 강원도와 원주시의 예산 지원 사업에 선정돼 80만원을 지원받게 됐다. 이를 종자돈으로 삼아 태백·정선·삼척 등 의료소외 지역에서 한의의료봉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국전력공사 강릉특별지사, 유관 경찰서 등 한의사가 아닌 분들도 각자 참여해 봉사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Q. 강조하고 싶은 말은? 한의학은 유구한 역사를 이어온 끝에 현재 모습에 이르게 됐다. 다만 최근 들어 변화가 더뎌지면서 여러모로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의학개론에 ‘음극즉양’(陰極卽陽), ‘양극즉음’(陽極卽陰)이라는 말이 있다. 음이 극에 달하면 양이 되고 양이 극에 달하면 음이 된다는 의미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몸을 맡긴다면 어떨까 한다. 무엇을 열심히 하기보다, 무엇을 마주보고 버티자는 자세로 변화의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했으면 한다. -
신미숙 여의도책방-28신미숙 국회사무처 부속한의원 원장 (前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어린이날–어버이날–스승의 날까지 행사만 한가득인 오월이 끝을 향해가니 마음이 후련하다. “실외 마스크도 해제되었으니 그래도 오월에는 한 잔 해야지?” 밀린 약속들을 서둘러 잡으며 달력을 들여다본다. 뭐 대단하고 꼼꼼하게 주변인들을 잘 챙기지도 못했으면서 ‘가정의 달’에 걸맞는 몇 개의 행사들을 마무리하고 나니 갑작스런 여유로움이 훅하고 몰려온다. 결국 올해도 연초에 세웠던 간헐적 단식에 기반한 다이어트가 실패로 끝난 듯하다. 모임이 있는 날 전후로는 최대한 저녁을 건너뛰려고 노력 중이나 귀가해서 집에 도착해보면 어김없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오이장아찌나 미역국을 해놓으신 친정어머니의 성의에 감복하여 한술두술 뜨다 보면 낮에 아버지가 다 못 드신 지평생막걸리 반 병이 눈에 밟힌다. 한 아파트 아래위층으로 사는 친정부모님 덕분에 올해 어버이날에도 어머니의 해장국으로 아침을 시작했으니, 낼 모레 쉰이 되는 딸 입장에서 이렇게까지 오래오래 어린이날을 즐겨도 되나… 죄송스러운 마음이 든다. 그럴 때마다 어머니는 내게 “부모 마음 편하게 해주는 게 효도다. 효도 별 거 없다. 하루 일 잘 마치고 무사히 귀가해서 내 밥상 잘 받아먹어주는 게 그게 효도다”라고 하신다. 오늘도 나는 어머니의 사랑으로 무럭무럭 성장 중이다. 내일 모레 팔순이신 그러나 여전히 쌩쌩하신 어머니께서 차려주신 건강한 밥상. 98세 살아 내신 외할머니처럼 나의 어머니도 그러하실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지방선거일 앞두고 또 다시 북적거리는 거리 지방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빨-파-노-초 원색의 옷과 모자와 팻말을 들고 구의원, 시의원, 구청장, 시장, 도지사, 교육감 혹은 국회의원(재보궐) 등등 뭐든 일단은 되어보겠다는 사람들로 또 다시 거리는 북적거린다. 모두들 자신만이 ‘준비된’ 인재라며 남다른 ‘유능함’을 과시 중이지만 각 당의 상징색 말고는 차이가 거의 없어보인다. 공통적인 슬로건이 지향하는 방향대로 그들이 공약을 제대로 실천만 한다면 대한민국은 방방곡곡 농촌대도시 할 것 없이 정말 살기좋은 곳으로 거듭날 것이다. 그러나 이 많은 공약들은 당선과 함께 한동안 수면 아래에 숨어있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4년이 지난 후라야 ‘아 맞다. 2022년 6월 1일 지방선거가 있었드랬지…’라고 회상할 게 뻔하다. 저 사람이 4년 전에 당선이 되었던 사람인가 낙선이 된 사람이 또 나왔는가는 검색을 해야 알 수 있는 여전히 무명일 이름들도 많을 것이다. 지방선거든 총선이든 정치에 입문해서 일반 국민들의 기억에 남기가 이렇게도 힘든 일이니, 정치판에서는 유명이든 악명이든 일단 얼굴과 이름 석자가 알려진 유명세가 그래서 그 값이 높은 것이다. 얼굴값, 이름값이 보장받는 게 책시장도 예외가 아닌지라 어느 분야에서든 빵 뜨고 나면 책 한 권 내지 않고 그냥 지나가기가 어려운지 신간코너를 돌다보면 ‘저런 사람도 책을 낸 거야?’라는 생각과 함께 그런 책 한 권도 아직 내어보지 못한 주제면서 ‘정말 개나 소나 다 책을 내는구나…’라는 유치한 질투심을 외면하려고 애를 쓴다. 30년 전 과거 중의학과 닮아있는 한국 한의학의 현실 책을 고르는 어이없는 그러나 지갑을 열게 만드는 부정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가 제목일 것이다. 『동양의학은 서양과학을 뒤엎을 것인가』라는 책을 발견한 한의사 혹 한의대생들이라면 제목 때문에라도 서가에 한 권 정도는 가지고 있지 않을까 싶다. 대표역자의 글에 원저 번역을 1993년에 시작했다고 했고 1996년 8월에 저자가 한국판 서문을 미리 작성해 두었는데 2008년이 되어서야 초판이 출간되었으니 꽤 긴 시간이 소요된 셈이다. 임상한의사 두 분을 포함한 여러 분이 역자로 참여하셔서 아무래도 일정 조율이나 번역 후 정리작업이 오래 걸린 게 아닌가 짐작해본다. 저자인 하야시 하지메는 1933년생으로 대만에서 태어났고 물리학, 과학사를 전공한 분이다. 책에 기술되어 있는 중국의학의 다양한 상황들이 1990년 전임을 감안한다면 지금으로부터 30년도 더 된 과거의 이야기인데 그 시절의 중의학이나 2022년의 국내 한의학이 처한 현실은 데칼코마니처럼 닮아 있다. - 중서의결합이 중의에 대해 서의로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은 과학이고 서의로 해석이 될 수 없는 것은 비과학이라고 하는 태도를 취해왔다. - 건국 이래 30년 동안 당과 정부는 중의사업을 충분히 중시하여 일련의 중의 보호정책과 방침을 취하고 있다. - 중앙부터 지방에 이르기까지 위생관리 업무는 서의의 관리방식을 중의에 적용시키고 있다. 중서의학 체계가 다른 점을 무시하고, 서의를 중시하고 중의를 경시하는 불균형한 국면이 발생하고 있다. 국가의 중점적인 과학연구 기지와 고급 교육기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서의의 시설과 인력배치는 중의에 비해 양호하다. 종합병원에서 중의는 중시되지 않고 중의의 외래 환자 처리방식은 시종 혼란되어 있어 수선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방치되고 있다. 중의의 병상수도 현재까지 훨씬 적었고, 몇 가지 병에 대해서 중의는 순전히 중의적인 치료를 베풀 뿐, 과학적인 연구를 진행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 당중앙의 정책이 충분히 옳고 중의를 진흥하자고 아무리 선전해도 중의연구비의 부족과 중의사에 대한 지위의 저하, 대우의 격차 등 구체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중의의 뒤를 계승할 사람이 부족하고, 기술이 부족한 상황이 심해질 따름으로 중의의 발전에 불리할 것이다. - 중의의 발전은 꾸준히 스스로를 강화하는 자강불식의 방법 이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다. 중의의 발전을 방해하는 원인 중 세대 갈등도 언급되어 있는데 일단, 보수적인 노년층의 중의들은 구사회의 낮은 지위 아래에서 뒤틀린 자존심을 키워왔기 때문에 현대의학의 신속한 발전에 의해 중의의 진지가 날로 잠식되는 것을 보고 현대의학을 질투하는 비뚤어진 마음을 품고 있다고 한다. 이어서 중년의 중의들은 타성에 젖어 완전히 의욕을 상실하였으면서도 그런대로 배불리 지내고 있고 약간의 고생으로 커다란 성공을 얻으려고 잡지에 광고인지 뭔지도 모를 치료 효과에 대한 보도(한 편의 원고를 두 곳에 중복 투고 혹은 연구 성과의 수치 조작 등)를 하는 악질적인 행태를 보이는 자들도 많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중의약을 공부하는 청년층은 심각한 신념의 위기를 겪으면서 의식이 견실하지 못한 상황으로 그 요인으로는 역사적, 사회적인 문제들 이외에도 교사들의 질적, 양적 빈약함과 주입식 수업방법, 쓸모없는 커리큘럼, 이론과 실천의 분리 즉 중의약 교육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수십년 전의 중의들의 세대별 문제와 세대간 갈등이 위와 같다면 오늘날 한의사의 세대간 갈등에는 어떤 문제들이 있을까? 오늘날 한의계 세대간에는 어떤 갈등들이 있을까? 임상교수로 근무 중인 동기들에 의하면 ‘금쪽같은 내 인턴’처럼 수련의들을 사랑과 애정으로 배려하지 않으면 병원을 바로 그만둘 태세인 자들도 부지기수이고 박봉과 수련기간을 견디며 전문의를 취득하고 싶은 절실한 동기의식을 가진 후배들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냉정한 현실이라고 한다. 이러한 현상이 젊은 한의사들만의 문제겠는가?! 40-50-60대 선배 한의사들이 겪었으면서도 한의계 대내외에 풀지 않고 혹은 풀지 못한 그 많은 숙원사업과 과제들, 세월과 상황에 떠밀려 무의미하게 지나보낸 날들을 고려하면 한국한의계 역시 중의학계의 수십년 전 상황과 별반 다를 것도 없으며 앞으로도 긍정적인 장면들을 보기는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러한 세대간 갈등에 관한 생각을 하다보니 부산대 한의전 교수 시절, 면접고사에 참석했었던 일이 떠오른다. 질문의 형태와 내용은 조금씩 달랐으나 결국 단 하나의 질문으로 요약이 가능하다. 그것은 바로 ”한의사가 되믄(being) 뭐 할라꼬(doing)?”이다. 대부분 장황하고 가끔 명확했다. 합격이 간절한 수험생들의 입장이니 예상문제로 시나리오를 짜고 그룹스터디와 리허설을 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금이 저려오는 그 긴장감은 수험생이 되어본 사람이라면 상상이 가능할 것이다. 대부분은 본인이 기존에 공부했었던 학부 때의 전공을 토대삼아 한의학을 보다 새롭게 융합할 것이라고 했고 한의학 기초 연구의 활성화라는 부산대 한의전의 설립취지에 발맞추어 임상으로 바로 진출하는 대신 기초 연구에 매진하고 싶다고 했다. 한의학은 미래의학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한데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국민들에게 효과적으로 다가가지 못하는 부분이 있으므로 본인이야말로 차원이 다른 홍보에 뛰어들겠다고 했고 그러기 위해서 한의전에 합격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많은 학생들이 의료봉사에 매진하는 한의사가 될 거라고 했으며 가업을 이어나갈 예정이라며 눈깜짝할 사이에 집안내력을 어필하는 자들도 있었다. 본인이 얼마나 한의사가 되기를 갈망하고 있는지 온몸과 두 눈으로 간절함을 전달하고 있었다. 정치인들의 공약이 그렇듯 수험생들의 결심 또한 비슷한 결과를 맞이한다. 공약은 당선되려고 내세우는 것이고 면접시의 결심들도 일단 합격을 위해 잘 보이려는 노력으로 해석된다. 알고 속고 모르고도 속고 그렇게 합격의 한 페이지를 수험생의 일부는 스르륵 맞이하는 것이다. 호연지기가 느껴지는 책 제목 『동양의학은 서양과학을 뒤엎을 것인가』과는 달리 서양과학이 동양의학을 뒤엎은 지는 꽤 오래되었다. 물론 한의학은 여전히 부분적으로 강점을 발휘하고 있고 한의사들은 합법적인 면허권자로서 한의학이라는 명목을 유지하고 있다. 여전히 끊이지 않고 내원하는 많은 환자들이 바로 한의학의 살아있는 증인들이 되어 주고 있지만 이들만이 한의학의 존재(being)와 기능(doing)의 필요충분조건은 아닐 것이다. 한의학의 존재와 기능의 필요충분조건은 과연 무엇일까? “한국에서는 아직도 제도권 의학에서 한의학이란 믿음에 기반한 유사 의학에 의료인으로서 한의사면허를 부여하고, 세금으로 유지를 하고 있으며, 최근 10년간에는 한의학의 현대화 연구에 1조가 넘는 혈세를 투여해왔다. 귀신이 들려서 주의력결핍이 생기는 것이라며 빙의치료를 하는 한의원, 드래곤볼에나 나올 법한 기공치료를 하는 한의원, 현대적인 치료 근거를 확립하지 않고 확률적으로 생길 수 있는 자연 암치료 환자를 선전에 이용한 항암한약 판매 한의원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정부에서는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논할 것이 아니라, 한의사 제도 존폐를 논의하여야 할 시점이다. 한의사들의 생존이 어려운 현실의 타개는 국민의 혈세로 지원할 것이 아니라 한의대 정원의 축소부터 해야 할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도 겉보기에만 선진국이고 OECD 가입국이 아니라 과학과 의학, 상식에서도 전근대적인 국가의 행태에서 벗어나야 할 때이다.” <『한의사 제도 존폐를 논할 시점이다』(메디게이트, 한정호교수, 2015.03.05.)>라는 기사나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임신부 복용 금기로 규정한 한약재(목단피)가 포함된 한약으로 한방난임치료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는가 하면, 한의원에서 봉침시술 후 환자가 쇼크로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약재나 시술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유명 한의원이 지하철역에 설치한 ‘비염엔 00탕’이라는 광고도 의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내용을 포함해 소비자를 현혹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비의학적인 것들의 공습...국민 피해 어쩌나』(의협신문, 이정환기자, 2018.08.29.)> 같은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접할 때면 한까이즘에 몰입한 소수의견일 뿐이라고 무심하게 지나치고 싶지만 그냥 외면만 해서는 안 될 문제이다. “비의학적인” 이유로 “폐지되어야” 한다는 저런 지적에 어떤 반격과 어떤 대답을 내어놓을 수 있을까? 학회나 협회의 점잖은 논평 말고 진짜 정답 같은 정답이 뭘까? 몇 달 전 칼럼에서 소개했던 친구 조카가 한의대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다시 반수를 계획 중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다시 수능을 치룬다면 삼수생이 되는 셈이다. 아무래도 건너편 교실에서 수업을 듣고 있는 의대 친구들이 부러웠나 보다. 코로나로 정상적인 수업도 이루어지지 않았던 데다가 부모님 품을 떠나 갑자기 지역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다 보니 외로움도 한 몫 했을 것이다. 한의대에서 의대로의 전학(!)을 꿈꾸며 방황하는 그 친구에게 이번에도 응원의 멘트를 보내야 할 것 같다. “한의사가 되든 의사가 되든, being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의 doing이 훨씬 더 중요하다네. 먼 훗날 깨닫게 되겠지만 일단은, 건강관리 잘 하시어 내년에는 꼭 뜻하는 바를 이루도록 하시게. ” -
공정과 정의에 부합하는 새로운 보건의료정책 기대국민 10명 중 8.5명이 한의사의 현대 진단의료기기 사용을 찬성하고 있으나 현실에서는 전혀 변화 없는 낡은 규제로 인해 한의사들의 의료기기 활용은 여전히 제한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전국 성인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의사 현대 진단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84.8%가 한의사의 현대 진단의료기기 사용에 찬성했다. 이와 함께 ‘한의사가 현대 진단의료기기를 사용하면 진단만을 위해 양방의료기관에 방문하지 않아도 되기에 의료비를 절감하고 중복 방문의 불편함으로 해소할 수 있다’는 질문에는 83.9%가 ‘동의한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한의사 X-ray 사용에 75.8% 찬성 또한 ‘한의사의 현대 진단의료기기 사용을 통해 우리나라 의료서비스 전반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질문에도 84.1%가 ‘동의한다’를 선택, 대다수의 국민들이 한의사의 현대 진단의료기기 사용은 환자의 불편을 해소하고 의료서비스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주목되는 대목은 한의사의 현대 진단의료기 사용과 관련한 국민의 찬성률이 5년이 흐르는 사이에 무려 9%p가 더 높아졌다는 점이다. 지난 2017년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방병의원 이용 및 현대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인식조사’에 따르면, ‘한의병의원에서 한의사가 X-ray 및 초음파기기와 같은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찬성하느냐 아니면 반대하느냐’를 묻는 질문에 ‘찬성한다’가 75.8%, ‘반대한다’가 19.0%로 집계된 바 있다. 하지만 문제는 변화와 개혁이 정체돼 있다는 점이다. 한의사의 현대 진단의료기기 사용의 당위성이 크게 높아져가고 있음에도 법과 제도는 제자리걸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2017년 여론조사에서는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당위성 외에도 ‘한의약 신의료기술 평가’, ‘치매 국가책임제’, ‘장애인주치의제’ 등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요구와는 반대로 이 분야 역시 답보 상태로 남아 있다. 2017년 당시 “현재 새로운 의료기술을 평가하는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에서는 한방의료기술에 대해서는 평가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방의료기술을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별도의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를 신설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77.1%가 한의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 신설에 동의했다. 또한 “한의학에서도 치매 관리가 가능한 한약제제가 있음에도 아직 보험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치매 관리를 위해 한약제제까지 보험혜택을 적용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85.7%가 치매 관리를 위해 양약뿐만 아니라 한약제제까지 보험혜택을 적용하는 것을 찬성했다. 또 “장애인의 의료선택권을 위해 양의사뿐만 아니라 한의사도 장애인 주치의가 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주장이 있지만, 아직 반영되지 않은 상태로 시범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77.6%가 당연히 한의사도 장애인 주치의에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5년이 경과했어도 낡은 규제는 여전” 한의사의 현대 진단의료기기 사용은 물론 한의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 신설, 치매 관리를 위한 한약제제의 보험 급여화, 한의사 장애인 주치의제 참여 등은 아직도 보건의료 정책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채 겉돌고 있는 중이다. 특히 한의사가 의료기기를 사용하여 진료할 수 있는 범위와 한계에 대해 의료법상에서도 구체적으로 금지하는 조문이 있지 않음에도 사실상 한의사의 임상 실제에서는 사용에 제한을 두고 있다. 가령 의과의 경우에 있어서는 혈액검사나 소변검사에 대한 급여화가 오래 전부터 이뤄지고 있으나 한의과는 그렇지 못해 환자들의 정확한 질병 진단에 적지 않은 곤란을 겪고 있다. 이에 더해 헌법재판소와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으로 한의사의 사용이 허용된 5종 의료기기(안압측정검사기, 자동시야측정검사기, 세극등검사기, 자동안굴절검사기, 청력검사기)도 건강보험 미적용으로 인해 한의사들이 환자를 진료함에 있어 큰 제한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환자들은 한·의과 의료기관을 중복 방문해 진단을 받아야만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고, 이에 따른 시간적·경제적 소모 비용을 자부담으로 떠안아야만 한다. 이와 더불어 지난 2020년 연말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을 비롯한 여야 국회의원 36명이 발의한 ‘의료법’ 개정법률안의 논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법안의 골자는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를 설치한 의료기관의 개설자나 관리자가 안전관리책임자가 되도록 하고, 의료기관 개설자나 관리자가 의료인이 아닌 경우 등은 보건복지부령에 따라 안전관리책임자를 선임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방사선 발생장치 안전관리 책임자에 한의사를 포함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찬성 여론이 81.0%에 이르고, ‘한의사의 초음파영상진단장치 진료 활용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여론 또한 83.5%에 이르는 국민의 요구와 정면 배치된다. 한의사의 현대 진단의료기기 활용, 장애인 주치의제 참여, 치매 국가책임제에서의 역할 확대 등은 매번 국회 보건복지위 국정감사나 복지부장관의 업무 보고 시 지적되는 사항들이다. 이때마다 보건당국의 관계자는 ‘진지하게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내놓고 있으나 그에 따른 진지한 고민과 후속조치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당시의 상황만을 모면하기 위한 임기응변식 대처가 나은 무책임의 극치다. 보건당국은 한의사들의 현대 진단의료기기에 대한 관련 과목 이수 여부, 한의사 국가시험의 관련 문제 출제 여부 등이 검토할 부분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핑계에 불과하다. 특정직역 눈치 보기로 국민의 실익 외면 온전히 국민의 편익과 건강 증진만을 바라봤다면 해결돼도 벌써 해결될 일이었다. 미해결의 난이도 높은 과제로 남은 이유는 딱 한 가지, 특정직역에 대한 눈치 보기다. 정부의 존재 이유 중 하나는 민간 차원에서 풀기 어려운 과제를 해결하는데 있다. 대부분의 과제가 풀리지 않는 이유는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규제를 고집하기 때문이다. 과감하게 뜯어고쳐 해당 분야의 발전 동력을 이끌어 내는 것이 정부의 역할인데, 그것을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이 현재 보건당국의 태도다. 복지부동의 대표적인 사례가 현재 논란 중인 ‘간호법’ 사태다. 보건의료와 관련된 다양한 직역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며 큰 갈등을 겪고 있음에도 보건복지부는 이 문제를 애써 외면하고 있다. 판단 보류는 복지부가 취할 자세가 아니다. 갈등 조정과 해결을 위해 적극 개입해야 한다. 복지부의 이 같은 무관심 때문에 지속적으로 피해를 겪고 있는 분야가 바로 한의의료 정책이다. 국민의 필요도를 놓고 한의 정책을 추진해야 함에도 늘 의과의 눈치를 보며 미적거리고 있다. 적폐는 멀리 있지 않다. 보건 당국의 무관심과 무책임이 혁파해야 할 적폐다. 좌고우면할 필요 없이 국민의 실익을 최우선으로 두면 많은 난제들이 쉽게 풀릴 수 있다. 새 정부의 출범 기치가 공정과 정의다. 무엇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잣대인지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
“매일 아픈 사람 상대하다 국악에서 치유받았어요”“국악이 소중한 이유요? 한의약처럼 우리 것이니까요.” 트로트 붐에 이어 이제는 국악 붐이다. 국악 오디션 프로그램인 ‘JTBC 풍류대장’ 결승 6팀에 1년간 무료 한의진료를 제공하기로 했다는 박경미 한의사(서울 삼성동 한나라한의원장, 대한여한의사회 대의원)는 후원 이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시작은 기획사 대표와의 개인적 인연이었다고 한다. 한마디로 지인이 추천한 프로그램이라 눈여겨봤는데 50팀이 넘는 국악계 실력자들이 출연해 독창적인 크로스오버로 국악을 전 세계에 널리 각인시키고, 매력 넘치는 퍼포먼스로 ‘K-흥’을 전파하는 모습을 보며 느낀 바가 많았다는 것. 음악에 원래 관심이 많은 것도 후원을 결심한 이유 중에 하나였다. 박 원장은 “한의대 재학 시절에도 합창단 동아리를 만든 경험이 있다”며 “원래 음악을 좋아는 했는데 풍류대장을 통해 국악을 접하게 되면서 우리 것에 무심했던 스스로에 대해 반성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렇게 좋은 음악을 우리나라 국민으로서 잘 몰랐던 자신을 돌아보며 어떻게든 더 알리고 싶어 파이널 6팀부터 한의의료지원을 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다음은 박 원장과의 일문일답. - 진료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기획사를 통해 대상자들에 의사를 전달했고 지속적으로 내원하고 있다. 후원내용은 1년간 모든 한의치료 무상지원이다. 약이든 뭐든 팀원전체에 조건 없이 무상 지원한다. 다만 한분은 남편이 공중보건한의사라 그분은 제외했다. - 반응은? 당연히 다들 너무나 좋아한다. 국악 하는 이들이라 그런지 한의약에 대해서도 상당히 우호적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쌓인 육체적 피로들을 해소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들을 진찰하고 치료하며 관계를 맺다보니 이 땅의 젊은 국악인들이 갖는 여러 가지 고민과 상황들을 함께 나누고 이해하고 환호하는 사이가 된 것 같다. - 최근 국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한의약과 국악의 공통점이 있다면? 한의사와 오버랩 되는 부분이 많다. 대중들에게 선택받는 음악이 되기 위한 치열한 고민, 장르의 한계를 넘기 위한 끊임없는 도전, 그 속에서 지켜내야 하는 국악의 정체성 등이다. 이들도 완성도 높은 국악을 위해 서양음악을 공부하더라. 대중들에게 친근한 비트와 멜로디를 고려해 편곡삽입하기도 하고 사물놀이를 비롯한 다양한 퍼포먼스 속에 우리 가락이 주는 감동과 울림을 녹여 넣기도 한다. 이러한 것들이 양의학과 약학에 대한 공부를 바탕으로 한의약을 대중적 용어로 설명하고 식이요법, 생활습관, 운동법 등 다양한 공부와 시도들을 통해 그 속에 한의학적 치료를 함께 녹여 환자들을 대하는 우리의 모습과 참 많이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한의사의 문화 활동, 어떤 의미가 있을까? 문화 활동은 한의사가 사회에 뭔가를 기여하기 위해 하는 게 아니라 반대로 우리가 사회에서 뭔가를 얻을 수 있는 행위이다. 매일매일 아픈 사람을 대하는 우리는 어디서 치유를 받을 수 있을까? 저는 그게 문화 현장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사회 곳곳의 현장으로 나가는 게 첫 걸음이다. 현장에 나가보면 단순히 쉼을 느끼는 것뿐만 아니라 한의사로서의 직능을 발휘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하다. 우리 동료 선후배 한의사들이 문화현장에서 쉼도 느끼고 나아가 우리나라 문화예술계 어느 장르에서든 ‘모퉁이 돌’의 역할을 하면 좋겠다. - 남기고 싶은 말은? 이번 풍류대장 서울 콘서트를 한의계에 소개하면서 정말 우리 한의사 회원들 중에도 풍류를 아는 멋진 분들이 많다는 걸 새삼 느꼈다. 아울러 풍류대장 출연진들뿐만 아니라 우리 한의가족 들 중에서도 유명한 국악인들이 많이 계시다는 것도 알게 됐다. 이들의 행보를 눈여겨 지켜봐주시고 응원해 주시고 성원해주시길 부탁드린다. 그동안 코로나로 한의계도 공연계도 많이 위축됐는데 이제는 우리 일상에도 흥과 신과 멋이 돌아오길 기대한다. -
“노인질환 이해 바탕으로 한의 임상 근거 축적 기대”[편집자주] ‘노인의학-노인의학 개요 및 임상적 접근’을 주제로 보수교육 강의를 제공한 조충식 대전대 한의대 교수는 대전대 대전한방병원에서 신장내분비센터를 개설하고 신장질환, 내분비질환, 비뇨생식기, 노인질환 영역을 중심으로 진료하고 있다. Q.‘노인의학’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학부에서도 학생들에게 노인의학 강의를 담당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노인대상 사업이나 노인의학 교육의 논의에 참여할 기회가 많았다. 한의사협회에 노인대상 한의 방문 진료에 대한 자문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초고령 사회 진입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사회인구 구조변화와 의과대학에서 새로운 진료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는 노인의학에 대한 한의사들의 인식을 넓히고, 진료역량 강화를 위한 방법을 모색할 수 있었다. 이에 주도적으로 노인의학 보수교육 강의안 틀을 마련하고 노인의학 총론, 영양, 주요 증후군과 질환으로 세분하고 각 영역에 교수 등 전문가를 섭외해 강의를 진행하게 됐다. Q. 강의 핵심 내용을 소개한다면? 강의하는 부분은 ‘노인의학 개요 및 임상적 접근’으로 총론에 해당된다. 노인의 인구학, 노인의 건강상태, 노화의 원인 및 예방법, 노인증후군과 노인병, 노인증후군과 노인병의 임상적 접근 및 주요 질병코드에 대한 한의사들의 이해를 돕고자 했다. 특히 노인에게 질병다발성과 다약물 복용에 따른 복잡한 양상의 의학적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증상 및 징후가 기능의 변화로 발현된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인 환자의 의학적 상태는 일반적으로 만성적이고 복합적이며 다인자적이라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Q. 회원들에게 강조하는 내용은? 노쇠의 병태생리를 이해하고, 진단기준이나 평가도구를 숙지해 임상에 활용하도록 강의를 구성했다. 노인 질환을 접할 때 노인증후군과 질환의 특성을 고려해 치료 목표를 설정하고 용약(用藥) 시에도 부작용과 적절한 용량을 선정할 수 있기를 바란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1년 건강보험 주요통계’에 따르면, 전체 요양기관의 2021년 총 진료비는 93조5011억 원으로 전년보다 7.5% 증가했으며, 이중 65세 이상 진료비는 40조6129억 원으로 전체의 43.4%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의 37조4737억 원보다 8.4% 증가한 수치다. 향후 증가 추세는 초고령 사회를 맞이해 총 진료비의 50%를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국내 의료 현실을 반영해 노인증후군과 노인성 질환에 대한 이해가 요구된다. 진료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치료 전략도 마련해야 한다. 노인은 생리적 특성상 약물의 대사가 느리고, 장부가 노쇠해져 있으며, 다른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치료를 위해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Q. 노인의학의 저변을 넓히기 위한 과제는? 노인의학은 한의치료가 강점을 가지는 대표적인 분야 중 하나다. 노인증후군과 노인질환 치료에 전통적으로 구축해 놓은 다양하고 많은 방제와 양생법 등을 그대로 활용하는 것도 의미 있지만, 발전적 측면에서 노인증후군과 노인질환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통해 임상적 근거를 만들고 응용 범위를 한층 넓혀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기존의 양생법과 도인법을 활용해 노인 연령별 운동법, 일상생활동작(ADL) 상태에 따른 운동법 등을 개발하면 노인 보건 건강에 기여하는 바가 클 것으로 생각된다. 아울러 다양한 한의 치료를 활용한 식욕부진, 근감소증, 어지럼, 두불청, 요실금, 변비, 빈뇨 등 노인증후군에 대한 다수의 임상연구를 통해 많은 근거를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 Q. 앞으로의 연구 활동 계획은? 한의계에 아직 노인전문학회가 없는 실정이다. 과거에 만들어졌다고 하지만 현재는 유명무실한 상태다. 우선 노인전문학회를 창립해 노인관련 진료 및 정책을 마련하고, 임상진료에서의 적용을 위한 학문적 근거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빠른 시일 안에 노인의학 보수교육에 참여하신 교수님들과 노인의학에 관심이 있는 한의사 분들의 모임을 만들어 학회 창립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또한 노쇠에 대한 한의학적 평가도구인 변증도구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노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생각하는 야간뇨에 대한 임상연구를 통해 한의학적 치료근거를 확보하고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을 주고 싶다. 이와 함께 보수교육의 대미를 장식할 ‘양생도인법’을 활용해 노인의 특성을 고려한 ‘노인 양생 건강체조’를 만들고 보급해 한의학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
“따뜻한 시선으로 분회를 지켜봐 달라”김형기 안산시한의사회 회장은 분회의 목표에 대해 “회원들 간의 친목 도모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 한의계 성장을 위한 회원 간 아이디어가 모아지고, 이를 밑거름 삼아서 의권 사업이 추진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런 만큼 회원 간 친목을 다질 수 있도록 단합하는 자리를 더 많이 마련해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김 회장은 “일반 회원들이 분회를 위해 봉사하는 분들을 행여 다른 시각으로 보는 것보다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Q. 코로나19 기간 동안 가장 힘들었던 점은? 지난 2020년에 취임한 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오프라인 모임이 한 번도 없다보니 회원들 간 친목을 도모할 기회 자체가 없었다. 제가 생각하는 분회의 가장 큰 지향점은 회원들 간의 친목 도모다. 거기서 파생돼 이사진들도 꾸려지는 건데, 모임 자체를 할 수가 없어 초기에는 이사진 구성에도 문제가 있었다. 다행히 현재는 정상 궤도를 달리고 있다. Q. 안산시한의사회의 올 한해 목표는? 올 하반기부터는 안산시한의사회 회원들이 자주 모일 수 있는 기회를 열심히 만들어 보려 한다. 분회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회원 간의 단합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단합이 되기 시작하면 의권 사업을 위한 회원들 간 아이디어도 잘 모아지고, 이를 추진할 수 있는 추동력 역시 작용하기 마련이다. 이와 더불어 안산시의회에서 ‘안산시 한의약 육성 조례안’이 제정될 수 있도록 시의원들과도 활발히 소통하려 한다. 경기도 각 기초 자치의회 별로 한의약 육성 조례 제정을 이뤄낼 수 있도록 경기도한의사회에서 많이 도와주고는 있지만, 결국에는 분회장이 중심이 돼 열심히 뛰는 방법밖에 없다. Q. 경기도한의사회 총무이사도 겸직하고 있다. 지부와 분회 살림 모두 신경 써야할 텐데? 경기도한의사회 윤성찬 회장과 정재성 총무부회장과의 개인적인 인연으로 지부 회무에 참여하게 됐다. 지부와 분회 살림을 동시에 신경 써야하기 때문에 처음엔 많이 부담됐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부와 한의약 발전을 위해 총무이사직을 맡기로 한 만큼, 최대한 시간을 쪼개 지부 업무를 돕고 있다. 다행히도 분회장인 점을 고려해서 홍성광 경기도한의사회 총무이사가 나 보다 더 많이 고생하고 있다. Q. ‘안산시 한의약 건강돌봄사업’으로 호평을 받았다. 안산시한의사회는 지난 2020년 5월 안산시 지역사회 통합돌봄 사업의 일환으로 안산시 등과 함께 협약을 맺고, 한의 방문진료 사업을 시작했다. 간단히 말한다면 재가노인들을 찾아가서 그들의 건강을 돌보기 위한 한의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2주에 한 번 방문을 원칙으로 하되, 환자 상태에 따라 방문 진료 종료가 가능하도록 했다. 전체 통합돌봄 사업 대상자 3475명 중 한의 방문진료 서비스를 받은 대상자는 208명이었다. 이 가운데 참여자 2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건강에 도움이 됐다’고 응답한 대상자는 4명(19%), ‘건강에 매우 도움이 됐다’고 응답한 대상자가 17명(81%)이었다. 만족도와 관련해 ‘만족한다’고 응답한 대상자가 2명(9.5%), ‘매우 만족한다’고 응답한 대상자는 19명(90.5%)이었다. 전체 통합 돌봄 서비스 이용자 수가 많은 상위 6개 프로그램에 대한 서비스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에서는 한의 방문 진료가 4.9점(5점 만점)으로 만족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결과, 이 사업은 처음에 시 예산 5000만원으로 시작했는데, 방문 진료의 높은 성과 덕분에 지난해 예산의 경우 1억1500만원으로 증액됐다. 한편으론 방문 진료 사업에 참여할 원장님들이 없을까봐 걱정도 됐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원장님들이 참여해줘서 큰 무리 없이 잘 운영되고 있다. 미래에는 이런 통합 돌봄 사업이 더 많이 확대될 것으로 생각된다. 지자체나 정부에서 주도할 노인복지 사업에 분회나 중앙회가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면 좋겠다. Q. 분회 활성화라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일인 것 같다. 서두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분회가 활성화 되려면 회원들 간 친목이 더욱 다져져야 한다. 그래야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이사진이 나오고, 그러면서 회무가 선순환이 된다. 젊은 세대 원장들은 점점 분회 모임에 잘 안 나오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젊은 원장들을 어떻게 참여시키느냐가 가장 어려운 과제인 것 같다. 많은 회원들이 참여해 서로 얼굴을 익히는 자리를 자주 만드는 게 중요한데, 이를 위한 여러 방안들을 고민 중이다. Q. 분회 회무에 있어 꼭 칭찬하고 싶은 회원은? 안산시한의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회원들 한 명, 한 명이 모두 다 고맙다. 그럼에도 굳이 한 명을 꼽으라면 동문 직속 후배라는 이유로 분회에서 총무이사를 맡아 고생하고 있는 김재선 원장을 꼽고 싶다. 정말 많은 고생을 하고 있다. 그것에 대해 늘 고마운 마음 가득하다. Q. 특히 강조하고 싶은 말은? 점점 분회 업무를 하려는 한의계 구성원들이 줄어드는 실정이다. ‘분회가 왜 필요하냐’고 하면서 분회비 납부에 불만이 있는 분들도 많다. 하지만 제가 분회 일을 맡아서 하다 보니 한의계 의권과 직결되는 관공서 등과 협력해야 할 부분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느꼈다. 안산시 통합 돌봄 사업 등을 비롯해 경기도 한의약 난임지원 사업 등 도청, 구청, 보건소 등과의 연계 및 각종 사회공헌활동 등 이러한 부분 모두가 회원들의 권익에 관계되어 있기에 회원들의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만약 이러한 부분에서 한의사가 배제된다면 우리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어버릴 수 있다. 그렇기에 분회를 위해 봉사하는 분들을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