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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대에 안부를 묻다-14김회승 경희대 한의대 본과 1학년 [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전국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학생회연합 소속 한의대 학생들에게 학업 및 대학 생활의 이야기를 듣는 ‘한의대에 안부를 묻다’를 게재한다. 이번 호에서는 경희대 한의대 본과 1학년 김회승 학생에게 코로나19 기간 동안 참여했던 한의의료봉사 활동에 대해 들어봤다. ‘한의대생의 안부를 묻다’라는 기고에 대한 모집 글을 보자마자 바로 노트북을 켜 글을 작성해야겠다고 다짐하였다. 필자는 코로나가 시작된 2020년도에 입학하여, 예과 1학년부터 본과 1학년 1학기에 이르기까지 학교 수업을 대부분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하였다. 그런 상황 속에서 한의학도인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지 생각하였고,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바로 봉사였다. ◇코로나19한의진료센터서 봉사활동… 끝난 후 뿌듯함 잊지 못해 학교의 개강도 늦춰지고 예정되어있던 새내기 배움터와 같은 행사들이 전면 취소됨에 따라 비대면 수업으로 3월을 보내던 중, 학교 단체 메신저에 코로나19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 봉사자를 구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봉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강하게 가지고 있었기에 주저 없이 바로 지원하였고, 가양동에 있는 한의사협회로 거의 매일 등교하던 기억이 난다. 지금 돌아보면 아무것도 모르는 예과 1학년이 세상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란 부푼 기대를 안고 당당하게 갔던 게 참 대견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의대에서 배우는 기본적인 본초학과 같은 과목명도 모른 채, 한의사협회에서 약 처방을 위한 보중익기탕과 같은 약들이 준비되어 있는 것들을 보고 한약들이 이런 이름을 가지고 있구나 하고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집에서 협회까지 출근길에 9호선을 타고 봉사 가는 것은 고됐던 기억이 남아있지만, 봉사가 끝이 난 후 집에 갈 때 그 뿌듯함은 결코 잊지 못한다. 많은 선배 한의대생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으며 한의학에 대해 조금 친숙해질 수 있었으며, 같은 학교 동기도 봉사 현장에서 만나게 되어 지금까지 친하게 지내고 있다. 봉사에 가서 하는 활동은 예진, 약 포장, 데이터정리 들이었는데, 예진할 때 코로나 확진자들과 전화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하루에 많아야 세 자릿수의 확진자들이 나오고 있을 때였고, 코로나에 대한 공포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했을 때였다. 전화기 너머로 속상해서 우시는 분들, 도와주셔서 감사하다는 분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많은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봉사라는 것이 얼마나 값진 행동인지,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그 자체로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에 대해 말이다. 학교에 등교하기 전부터 한의진료센터에서 두 달 동안 총 96시간의 봉사를 하였다. 5월의 마지막 봉사를 끝낸 후, 나는 멈추지 않고 내가 한의학도로서 어떤 봉사를 할지 고민하기 시작하였다. ◇KOMSTA에도 가입…봉사 참여 후 행복감에 심취 2020년에 코로나한의진료봉사를 하던 중, 한의사협회 내부의 기관들을 견학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많은 기관들에 가 다양한 구경을 하다, 마지막으로 간 곳은 대한한의약해외의료봉사단 (이하 KOMSTA)이었다. 한의사들을 중심으로 1993년부터 공식적으로만 160번의 해외 봉사를 파견했다는 소개를 들으며, 그때 뛰었던 내 가슴을 잊지 못한다. 그날 바로 KOMSTA에 가입서류를 보내 가입하게 되었다. 최근까지 KOMSTA에서는 코로나로 인해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국내 봉사를 진행했던 터라, 기회가 될 때마다 지원하여 본과 1학년까지 총 39시간의 국내 봉사를 하게 된다. 황금 같은 주말 오전에 봉사가 열리는데, 봉사가 끝나고 집에 오는 길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그러한 뿌듯함을 가지고 한 달 동안 학교 공부도 하고 지내다가, 다음 달에 또 봉사에 참여해 뿌듯함을 얻어 한 달을 또 열심히 보내고, 그렇게 살아갔다. ◇한의학에 대한 자부심을 크게 느꼈던 우즈베키스탄 의료봉사 활동 코로나의 엔데믹 시기에 이르며, 해외 봉사가 열리게 되었다. 161차, 162차 우즈베키스탄 파견공고가 떴고, 평소 해외 봉사를 하고 싶다는 마음을 품고 있었기에 지원하였다. 그리고 2022년 8월 10일에 인천공항에서 타슈켄트로 향했고, 8월 11일에 부하라로 한 번 더 이동하여 본격적으로 봉사를 진행하게 된다. 첫날 116명, 둘째 날 317명, 셋째 날 408명, 넷째 날 218명으로 총 1059명의 환자를 진료하였다. 봉사를 진행하며, 나는 한의학에 대한 자부심을 크게 얻을 수 있었다. 책으로만 한의학을 공부하다, 실제로 타지에서 말도 안 통하는 환자들을 걷게 하고, 웃을 수 있게 하는 한의학을 두 눈으로 보면서 정말 내가 참 멋지고 매력적인 학문을 공부하고 있다는 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에 담기엔 정말 너무나도 놀라운 경험이었다. 이런 것들을 느끼고 나니, 한국에 돌아가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윤곽이 보이기 시작했다. 빛이 닿지 않는 곳에 한줄기 빛이 되어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한의사가 되고 싶다. 나의 전문지식 하나로 누군가에게 빛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임이 틀림없다. 나에게 주어진 한의학이라는 학문을 갈고닦아 실력 있는 한의사로 성장하여, 따뜻한 손길이 닿지 않는 여러 곳에 가 의술을 펼치고 싶다. 우리나라 고유의 의학인 한의학은 세계 여러 곳에서 현재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실제로 많은 환자들이 한의학을 통해 행복을 찾음을 두 눈으로 직접 보았다. 이런 생각을 가슴 깊이 새기고 진심을 다해 공부하여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한의사가 되고 싶다.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234)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朴奭彦 先生은 四象醫學을 평생동안 연구한 한의사다. 그는 1937년 일제 강점기에 醫生이 됐고, 해방 이후 한의사로 활동하면서 四象醫學을 전문으로 연구했다. 그는 영등포구 신길동에 1967년 한의원 이름을 ‘사상당한의원’으로 하여 개설하고 활동했다. 그의 대표적인 저서로는 『동의사상대전』(1977년)이 있다. 1985년 『醫林』 제166호에는 박석언 선생의 「弱肉强食과 强肉弱食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되어 있다. 이 글은 한 쪽을 채운 글이지만 한의사로서 죽어가는 주위 사람들의 안타까운 모습을 ‘약육강식’이라는 은유적 술어를 사용해서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아래에 그의 글의 전문을 싣는다. “약한 자의 살은 강한 자의 먹이가 되고, 강한 자의 살은 약한 자의 먹이가 된다는 뜻이다. 옛날 선비들은 弱肉强食에 對하여 몹시 슬퍼하고 탄식하였다. 先知者 이사야께서도 매우 슬퍼하셨다. 사자 호랑이가 노루 사슴 토끼를 잡아 삼켜 먹어버리는 것이겠다.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삼켜버리고 큰 자가 작은 자를 먹어버린다. 이것을 눈에 보이는 事實이라고 한다. 이것을 너도 나도 몹시 괘씹스럽게 여기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强肉弱食에 對하여서도 잘 알고 있다. 三尺童子들도 잘 안다. 풀, 나무, 채소, 곡식과 사람, 새, 짐승, 물고기가 다 弱食에 인하여 먹이가 되어가고 마는 것이다. 내가 잘 아는 朴 敎師는 평양사범을 나와 교편을 잡고 바욜린을 잘켜고 ‘활촉에 맞은 참새야 벌벌 떠는 그 모양 사람이 비웃지 말라. 내 가슴에도 붉은 피가 식기 전에 네 갈길을 찾어라’하는 詩를 늘 읊기를 좋아하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어느날 갑자기 가래침에서 血點이 나타났다. 略血을 하면서 기침을 하더니 三年 後에 이 세상을 떠나갔다. 肺結核菌에 먹키운 것이다. 또 한 사람 金 醫師는 세부란스 醫大를 나와 詩 「진달래」 수집어 수집어 연분홍이 부끄러워 부끄러워 바위틈에 숨어 피이다. 그나마 남이 볼세라 곧에지고 말더라. 이 詩를 늘 읊더니 이상하게도 하루는 장질부사를 여러 사람들이 앓고 있는 집에서 왕진을 청하였다. 그리하여서 왕진가방을 들고 가서 그집에 자면서 病을 치료하여 주다가 그만 전염되어서 이 세상을 영영 떠나갔다. 이와 갈이 腸디브스菌이 사람들을 홍수처럼 쓸어가는 世代도 있고, 結核菌이 사람들을 몰아가는 세대도 있고 호열자菌이 사람들을 흩어가는 시대도 있고, 요새 와서는 癌腫菌이 그러하다. 물고기가 물고기를 먹고, 짐승이 짐승을 먹고, 새가 새를 먹고, 또한 거북이가 비둘기를 잡아먹는다. 그러나 徵菌은 거북이도 먹고 비둘기도 먹는다. 天下의 萬가지 生物을 이것들이 다 먹어버린다. 더군다나 우리 人類를 더 잘 먹어 삼킨다. 그리하여 醫者는 病患者를 다스리다가 저승으로 가고. 牧者는 羊을 먹이다가 저승으로 간다.” ‘서사’(narrative)란 어떤 사건이나 상황을 시간순서에 따라 기록하는 산문을 말한다. 서사는 경험적 서사와 허구적 서사로 구별되며, 전자에는 역사·전기·실록이, 후자에는 소설·드라마 등 문학 작품 속에 나타난다. 박석언 선생은 한의사의 입장에서 주변 환자들이 병으로 죽어가는 모습을 약육강식이라는 은유로 경험적 서사의 형식으로 ‘기술’(description)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의학적 사망의 원인은 그리 중요하지 않고 문학적 감수성의 호소가 더욱 애닳게 다가오는 것이다. 1985년 ‘의림’ 제166호에 나오는 박석언 선생의 약육강식 서사 기록. -
일상의 의미김은혜 임상교수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선생님, 이제 그만 저 좀 포기해 주세요> 저자 [편집자 주] 화가 베이먼은 마지막 잎새가 떨어지면 죽는다고 믿던 이웃을 위해 나뭇가지에 직접 잎새를 그렸다. 이웃은 이 잎새를 보며 생의 의지를 다잡았다. 오 헨리의 소설 ‘마지막 잎새’ 이야기다. 본란에서는 죽음을 눈앞에 둔 말기 암 환자에게 한의사로서 희망을 주고자 한 김은혜 임상 교수(강동경희대한방병원)의 원고를 싣는다. 암 환자, 특히 말기 암 환자 위주로 진료를 하면서 심적으로 힘들지는 않았냐는 질문을 종종 받곤 한다. 여러 차례 얘기했듯 임종을 준비해 나가시는 분들에게 한의사라는 직업으로 큰 도움을 줄 수 없을 때가 많다. 솔직히 말하면, ‘이제 더 이상 암 치료의 의미가 없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찾아오신 그 분들에게 “고통 없이 잘 돌아가실 수 있도록 도와 드리겠다”라는 말만 반복해야 하는 운명은 매 순간 버거웠다. 그럼에도 임종의 존엄한 순간을 옆에서 볼 수 있는 것 자체가 내 삶을 준비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임을 알게 되면서 버거움 또한 감사히 감당하려 노력했다. 그리고 그 경험으로 깨달아진 것을 통해, 임종을 준비하는 또 다른 환자에게 길잡이로서의 역할을 잘 해드리고 나면 앞선 환자들의 가르침에 더욱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우리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일상’ 그 경험 속에는 조금은 의아한 깨달음도 있었다. 임종이 목전임에도 가정 속에 다툼이 반복되는 경우는 보통은 돈 때문이라는 것, 그렇기에 생각보다 죽음 앞에서도 돈이라는 존재는 작지 않은 의미를 가진다는 것, ‘사람은 안 변한다’라는 말이 누군가의 죽음을 앞둔 공동체 안에서도 똑같이 적용되는 공식이라는 것, 그리고 이별은 떠나는 이가 아닌 남는 사람들이 온전히 감당해내야 하는 과정이라는 것. 그 중 내 삶에서 가장 큰 영향을 끼쳤던 깨달음은 동시에 내가 이것만큼은 모두에게 적용될 거라고 확언할 수 있는 것이기도 했다. 바로 우리 인생에서 잃고 나서야 너무나도 소중했음을 알게 되는 것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존재가 ‘일상’이라는 사실이다. ‘일상’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현실에 치여 가며 살아가는 보통의 우리들은 평범하고 지루한 느낌을 받곤 한다.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에 ‘소확행’을 외치며 작은 변화들을 일으키며 자극을 받으려고 하지만 그것마저도 이내 지루해지고 만다. 하지만 그러한 작은 도전들의 반복이 인생의 긴 여정에서는 큰 동기였음을, 나는 일상의 낙을 빼앗긴 환자들의 모습을 보고 나서야 깨달을 수 있었다. 이에 이번 글에서는, ‘날마다 반복되는 생활’이라는 뜻의 일상(日常)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게 될 것이 분명한 끝을 앞두고 병원을 나섰던 한 환자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같은 이야기 속에서 각자가 깨달을 바는 다르겠지만 적어도 글 속의 환자분께는 존중이 담긴 안녕을 보내주길 바란다. 노령의 할아버지가 딸들의 손에 이끌려 진료실을 찾아왔다. “아버지, 진짜 마지막으로 방사선 치료만 딱 받고! 그때부터는 하시고 싶은 거 다 하시게 해 드릴게요.” 환자를 달래며 진료실로 들어오는 딸들의 목소리였다. “싫다. 지금 말만 그렇게 하고 죽을 때까지 안 놓아주겠지.” 폐암이 쇄골에 있는 림프절에 전이되어 방사선 치료를 받고자 온 환자였다. 이미 받을 수 있는 치료는 다 받은 상태인데 최근에 새로운 전이가 또 발견되어서 온 것이었다. 쇄골 위에 움푹 파여 있어야 할 곳이 오히려 불룩 솟아오른 게 확연히 보였기에 상태가 자못 심각해 보였다. 부녀 간의 대화를 잠깐 들어보니 어르신이 원해서 온 것은 아닌 게 분명했다. 그 연세에도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이 적용되는지, 딸들의 부추김을 결국 이기지 못한 할아버지는 한참을 투덜거리다 설렁설렁 입원할 채비를 갖췄다. 하지만 입원한 이후에도 할아버지는 여전히 치료에 큰 관심이 없는 듯했다. “방사선 치료 언제 끝나요? 빨리 퇴원했으면 하는데.” “쇄골 쪽은 2주 정도 입원할 생각 하셔야 해요. 퇴원해서 뭐 하시려고 그렇게 빨리 가려 하세요.” 할아버지의 마음속에 병보다 중요한 무언가가 있어 보이기에 가볍게 던진 질문이었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갑자기 헛기침을 하며 어깨를 들썩이는 모습이 생각보다 진지한 대답을 내놓을 눈치였다. 그 모습에서 암 환자답지 않은 형형한 자신감이 뿜어져 나오는 것 같았다. “오토바이 타야지요!” 응급실 의사가 가장 무서워하는 바퀴 달린 물건이 오토바이라는 사실은 이미 대외적으로 소문이 자자했다. “오토바이요? 그 위험한 걸요?” “에잇! 하나도 안 위험합니다! 그거 다 아마추어들이 위험하게 달려서 생긴 편견이지! 우리 같은 베테랑은 얼마나 안전하게 타는데!” “그런 말씀하시는 분들이 제일 위험해요…….” “에잇! 선생님이 노인네한테 장난을 거네! 내가 미국에서 오토바이를 10살 때부터 탔는데요. 원래 오토바이가 전쟁에서 안전하고 빠르다고 군인들이 제일 많이 타던……” 병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세상 무관심한 표정으로 있던 할아버지는 오토바이 이야기를 시작하자 눈빛을 반짝거리며 말을 늘어놓았다. 오토바이와 함께한 나날들을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때로 추억하고 있음이 분명한 반짝임이었다. 한동안 말을 이어 나가던 할아버지가 갑자기 왼쪽 소매를 걷더니 내게 내밀었다. 어르신들에게는 드문 커다란 문신이 어깨를 덮고 있었다. 미국에서부터 시작된 오토바이 동호회 회원들끼리 젊을 적 한 문신이라고 했다. 6명의 팔이 합쳐지면 동호회를 상징하는 무늬가 만들어진단다. 알고 지내던 응급실 선생님이 “오토바이가 제일 무섭다”고 말하며 덧붙였던, “그런데, 유독 오토바이 타시는 분들은 절대 못 말리는 것 같아. 매번 타다가 사고 나셨던 분이 또 다치셔서 오거든”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오토바이’ 얘기 꺼내며 눈 빛내던 한 어르신이었는데… “2주 뒤에 퇴원시켜 주겠다고 딱 약속하면 치료받겠습니다.” 이날 30분이 넘는 대화에 치료에 대한 얘기는 단 두 문장이었다. 2주가 지났다. 방사선 치료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계획대로 치료는 마쳤지만 방사선 치료를 하는 중에도 쇄골 위에 솟아오른 ‘그것’은 점점 커졌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염증이나 일시적인 출혈 같은 다른 원인을 의심했지만 결국은 방사선 치료를 담당한 교수님도 병이 진행되고 있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더 이상 시도할 수 있는 치료가 없는 상황에서 새롭게 생긴 부분에만 마지막으로 방사선 치료를 한 것이라서, 2주라는 짧은 시간 만에 할아버지는 더 악화된 말기 폐암 환자가 되어버렸다. 차근차근 설명을 해드렸다. 이제 정말 당신은 말기 암 환자가 되셨다고. 할아버지는 개의치 않아 하셨다. 보통은 겉으로만 괜찮은 척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분은 정말 치료의 경과에는 관심이 없어 보였다. 그런 기대는 지난 경험을 통해 벌써 접고 오셨던 것 같다. “퇴원시켜 주겠다는 약속 지킬 거지요?” “댁에 계시다가 갑자기 안 좋아지시면 어떡해요.” “그럼 죽는 거지요. 살려고 삽니까? 하고 싶은 거 하려고 사는 거지. 그러니깐 오토바이 타러 갈 겁니다. 살 날이 얼마 안 남은 것 같은데, 나는 하늘로 승천할 때도 오토바이 타고 갈 겁니다. 내 영혼의 단짝이니까!” 기회가 되었다면 오토바이에 빠지게 되신 계기를 듣고 싶었는데, 얘기를 들을 새도 없이 할아버지는 그날 바로 퇴원하셨다. ‘더 이상의 입원은 자기를 더 가두기만 하는 것 같다’는 말을 남긴 채. 할아버지에게 오토바이는 당신이 암 환자라는 사실에 매몰되지 않게 해주는 고마운 물건이었을 것이다. 그저, 그가 끝까지 안전하게 타면서 하늘로 떠났기를 염원한다. *상기 원고는 「선생님, 이제 그만 저 좀 포기해 주세요」의 일부를 각색하였습니다. -
임상시험에서 침 치료와 샴침 치료의 비특이적 효과 구성요소는?[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의 ‘근거중심한의약 데이터베이스’ 논문 중 주목할 만한 임상논문을 소개한다. 임정태 원광대학교 전통의학연구소 KMCRIC 제목 임상시험의 침 치료와 샴침 치료의 비특이적 효과를 구성하는 요소들은 어떤 것이 있는가? RCT에 포함된 질적연구들의 체계적 문헌고찰. 서지사항 Ho RS, Wong CH, Wu JC, Wong SY, Chung VC. Non-specific effects of acupuncture and sham acupuncture in clinical trials from the patient’s perspective: a systematic review of qualitative evidence. Acupunct Med. 2021 Feb;39(1):3-19. doi: 10.1177/0964528420920299. 연구설계 무작위 샴침 대조군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들의 침 치료 경험에 대한 질적연구들의 체계적 문헌고찰(Systematic Review for Qualitative Research, SRQR). 연구목적 임상시험의 침 치료와 샴침 치료의 비특이적 효과를 구성하는 요소들의 질적인 합성을 통한 파악. 질환 및 연구대상 [문헌 선정 기준] △질환에 대해서는 한정하지 않음 △무작위 대조군 연구 중에서 질적인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을 포함하는 연구. 전통적인 질적연구의 방법인 인터뷰, 포커스 그룹, 사례연구, 참여관찰, Ethnographic 분석뿐만 아니라 양적연구와 질적연구를 포함한 Mixed method 연구도 포함함 △침 치료 후의 환자의 경험에 대해서 조사한 연구를 대상으로 함. [문헌 배제 기준] △리뷰 논문 △침 치료군 전체가 아닌 responder만을 대상으로 수행한 연구 △침과 샴침 치료에 대한 환자의 관점에 대한 내용이 없는 연구 △침 단독 치료가 아닌 뜸, 전침 등의 다른 중재와 결합한 연구 △질적인 내용이 없는 연구 △RCT가 아닌 연구 디자인의 환자들. 시험군중재 수기침 치료(전침 치료는 포함하지 않았으며 뜸 등의 한의 치료와 복합 중재는 포함하지 않음) 대조군중재 샴침 치료 평가지표 [질적 합성의 방법] 1) 질적연구의 theme, category, 다이어그램, 테이블, 디스커션을 추출했고 ‘patient-reported result’, ‘discussion’, ‘conclusion’으로 각각 라벨링 하였다. 2) 질평가는 Critical Appraisal Skills Program(CASP)의 질적연구 체크리스트를 활용해 평가하였다. 3) 침 치료의 비특이적 효과를 설명하기 위한 ‘MOCAM framework’을 사용해 theoretical framework analysis를 수행하였다. MOCAM framework를 질적 합성에 적용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modify하고 adapted MOCAM framework이라고 명명하였다. a)침 치료에 대한 환자의 인식(perception) b)환자의 지식, 태도, 행동(knowledge, attitude, behaviors) c)환자-의사 관계(relationship) d)치료 환경(trial environment) 4) 위와 같은 과정을 바탕으로, 연구자의 새로운 해석을 거쳐서 침 치료의 비특이적 효과와 기전에 대한 새로운 모델을 도출하였다. 주요결과 1) 포함된 연구의 특성: 총 20개의 연구가 질적 합성에 포함되었다. 9개 연구에서는 침 치료군에서만, 3개의 연구에서는 샴침 치료군에서만, 나머지 8개의 연구에서는 침 치료군과 샴침 치료군 양쪽에서 질적 자료가 추출되었다. 11개의 샴침 치료군 중에서 9개의 연구에서는 비관통하는 샴침 device가 활용됐고, 나머지 2개는 비경혈 천자를 활용했다. 2) 질적 합성: 질적 합성 결과 임상시험에서의 침 치료의 비특이적 효과의 기원은 크게 4가지 domain으로 나눌 수 있었다. 각 Domain은 다시 몇 개의 하위 카테고리로 구성된다. Domain 1: 침 치료자에 대한 환자의 인식(Patient perception of the acupuncturist) 1.1 전체론적 치료적 접근(Holistic treatment approach) 1.2 침 치료와 샴침 치료의 이론에 대한 침 치료자의 설명(The acupuncturist’s explanation regarding the theory of acupuncture and sham acupuncture) 1.3 치료자의 전문성(Professional status) Domain 2: 환자의 지식, 태도, 행동(Patient’s knowledge, attitudes and behaviors) 2.1 자신의 의학적 상태에 대한 환자의 전체론적인 이해(The patient’s holistic understanding of his or her own medical conditions) 2.2 본인의 건강 상태를 잘 조절할 수 있다는 확신(Confidence in the ability to control one’s own health) 2.3 긍정적인 태도와 기대감(Positive attitudes and expectations) 2.4 치료 과정에의 적극적 참여(Active engagement with acupuncturists) 2.5 임상시험 경험에 의거해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Ability to adapt behaviors based on experiences in the clinical trial) Domain 3: 환자-의사 관계(Patient–acupuncturist relationship) 3.1 Trust(신뢰) Domain 4: Trial Environment(임상시험 환경) 4.1 Pleasant trial environment(쾌적하고 우호적인 임상시험 환경) 4.2 Trial design(임상시험 디자인) 3) 침 치료의 비특이적 효과에 대한 새로운 framework 개발: 저자들은 2)질적 합성에서 도출된 theme과 subtheme과 그들의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하여 어떻게 침 치료가 환자의 생활습관을 변화(patients making healthy lifestyle modification)시킬 수 있고, 침 치료의 비특이적 효과를 끌어내는지에 대한 새로운 모델을 도식화하였다(그림은 저작권상 직접 보여드릴 수 없는 점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저자결론 본 연구진이 기존의 침과 샴침 치료에 대한 임상시험에서의 활용 가능한 질적 근거를 합성한 결과, 침 치료자에 대한 환자의 인식(Patient perception of the acupuncturist), 환자의 지식, 태도, 행동(Patient’s knowledge, attitudes and behaviors), 환자-의사 관계(Patient–acupuncturist relationship), Trial Environment(임상시험 환경)가 환자들의 생활습관을 변화시켜(lifestyle modification) 침 치료군과 샴침 치료군에서의 비특이적 효과를 증진시킨다는 모델을 구축하였다. 본 연구 결과 임상시험에서 샴침군과 비샴침군의 비특이적 효과를 증진시키기 위해서 치료자는 전문성을 유지하고(maintaing a professional status), 전체론적인 치료적 접근을 하며(applying a holistic treatment approach), 환자에게 공감하고(practiging empathy), 진짜침과 샴침의 이론과 효과에 대한 적절한 설명을 해주는 것이 필요했다. 아울러 환자의 측면에서는 치료사가 제시한 생활습관 조절에 대한 조언을 잘 따르고, 치료 효과에 대해서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치료사와의 상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임상시험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행동의 변화(behavioral change)를 이끌어내는 것이 비특이적 효과를 증진시키는데 영향을 주었다. 더불어 연구자들은 적절한 자료 수집 방법을 적용하고 임상연구 환경을 편안하게 유지하게 하는 것이 중요했다. KMCRIC 비평 많이 알려진 바와 같이 침 치료의 효과는 단순히 needle의 삽입에 의한 발현되는 특이적인 효과(specific effect)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 사회적, 환경적 요인의 영향을 받는 다양한 비특이적 효과(non-specific effect)도 존재합니다[1]. 침 치료의 효능을 확인하기 위한 실험적 연구에서는 sham침 대조군은 생리적으로 활성이 없어야 하고(physiologically inert) 진짜침과는 구별이 불가능해야 합니다[2]. 이전의 침 치료 임상시험들에서는 침 치료와 샴침 치료가 모두 무처치군에 비해서 유의미한 비특이적 효과를 가지고 있음이 보고된 바 있습니다[3∼5]. 2016년도에 통증 치료에서 표준 치료와 CAM의 비특이적 치료 효과에 대한 메커니즘(MOCAM, mechanisms in orthodox and CAM)에 대한 이론적인 framework에 대한 논문이 출판되었습니다[1]. 해당 논문에서는 침 치료의 비특이적 효과는 다양한 domain에서 기원한다고 보고합니다. 구체적으로는 환자의 특성, 침 치료사의 기술, 환자-의사 관계, 침 치료 시의 환경 등이 영향을 준다고 언급합니다[1]. 그러나 이런 요인들이 어떻게 비특이적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본 연구는 침 치료와 샴침 대조군을 포함한 무작위대조 임상시험에서 참여자들이 어떻게 비특이적 효과를 경험하는지에 대한 질적연구들을 대상으로 한 체계적 문헌고찰 연구로, 침 치료의 비특이적 효과에 대한 모델을 개발하고자 하였습니다. 본 연구 결과 침 치료 임상시험에서 비특이적 효과를 증진시키기 위한 요인으로는 1)침 치료자에 대한 환자의 인식, 2)환자의 지식, 태도, 행동 3)환자-의사 관계 4)임상시험 환경 등 총 4가지 domain이 도출되었으며 이는 실제 임상 환경에도 적용이 가능합니다. 아울러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경우에도 이러한 domain들이 침 치료군과 샴침 대조군에 균형적으로 배분되도록 임상시험 디자인을 짜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위에서 언급한 4가지 주요 domain뿐만 아니라 하위 theme들에 대해서도 저자들은 여러 참고문헌과 질적 합성에 포함된 연구들을 이용해 다양한 생각거리를 제공합니다. 먼저 이런 비특이적 효과를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환자-의사 간의 상담 시간(consultation time)이 충분히 확보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기존의 연구에서 상담 시간이 길수록 환자의 만족도가 올라갔다는 연구 결과와도 관련이 있습니다[6]. 또한 이 질적 합성에 포함된 RCT 중 하나에서도 긴 상담 시간이 공감의 표현뿐 아니라 환자-의사 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7]. 또한 본 연구에서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환자들이 기대감이 높고, 호기심이 많으며, 이타적인 동기로 임상시험에 참여하였을 때 침 치료와 샴침 치료의 비특이적 효과가 높게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침 치료자에 의해 제공되는 생활습관에 대한 조언들은 환자 스스로의 돌봄을 개선해 본인의 질환을 더 잘 관리하고 호전시킬 수 있게 합니다. 한편 침 치료 임상시험 디자인의 문제점들에 대해서도 본 연구에서는 언급합니다. 일상 진료에서의 침 치료사는 환자의 다양한 증상 및 질환을 전체론적인 관점에서 호전시키고자 노력하는데 반해, 임상시험에서는 서양의학적 진단에만 매몰되어 환자가 호소하는 다른 질환이나 증상은 무시하고 기계적으로 임상시험 프로토콜만 따르게 됩니다. 이는 실제 임상 환경에서 전통적인 침 치료가 어떻게 작동하고 개인별 맞춤 치료가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지에 대해 무지하거나 혹은 무시했기 때문에 임상시험 결과의 외적 타당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따라서 본 연구의 저자들은 후속 연구 디자인에서는 전통의학적 진단이 서양의학적 진단과 같이 통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침 치료자의 전문성 또한 비특이적 효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8]. 신뢰가 올라갈수록 플라세보 효과도 올라가며, 침 치료자와 환자 간의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치료자는 환자의 호소에 적극 공감해야 합니다. 공감이라는 것은 결국 환자에게 본인의 ‘이야기(story)’를 할 수 있도록 하고 무엇을 말하는지 주의를 기울이고 치료에 대해서 긍정적인 태도와 접근 방식을 취하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연구 디자인 측면에서, 향후 sham침 대조군 임상시험에서 비특이적 효과를 향상시키기 위해서 어떻게 디자인을 개발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언급합니다. 동의를 받는 과정에서 비록 샴침 대조군이어도 충분한 비특이적 효과가 나타날 수 있고 그로 인한 건강상의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이해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합니다. 또한 치료군과 대조군 양군이 동일한 상담과 조언을 받고 같은 생활습관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합니다. 특히 실용적 임상시험의 경우에서는 침 치료의 비특이적 효과를 최대화하여야 하며 그렇지 못하면 임상시험 결과의 외적 타당도가 떨어지는 문제도 발생하게 됩니다. 물론 본 연구에도 여러 한계점이 존재합니다. 포함된 연구의 1/3 정도에서 비특이적 효과의 주요 요소인 환자-의사 관계에 대한 언급이 없었습니다. 또한 본 연구의 분석 대상이 실제 임상 진료가 아니라 임상시험 환경에서의 결과라서 외적 타당도가 떨어진다는 점도 본 연구의 한계점 중의 하나입니다. 또한 본 연구의 결과는 한약 등 다른 한의 진료의 샴 대조군에 대해서는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그동안 KMCRIC에서 많이 다뤄왔던 일반적인 체계적 문헌고찰 논문과는 다르게 질적연구의 합성 논문은 상당히 방대하고, 요약을 하는 부분이 쉽지는 않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임상적 측면과 연구 디자인 측면에서 침의 비특이적 효과에 대한 모델을 구축하고 비특이적 효과를 최대한 이끌어내기 위한 임상적, 연구적 측면에서의 고려할 사항들에 대해 제안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상세한 내용은 직접 논문을 찾아보시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울러 해당 연구팀이 본 연구에서 도출된 침 치료의 비특이적 효과에 대한 모델을 기반으로 실제 임상시험에서 침 치료의 responder와 non-responder 사이에 비특이적 효과의 domain들이 실제 차이가 있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후속 연구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해당 연구 결과도 추후에 찾아보는 것도 침 치료의 비특이적 효과에 대한 이해를 돕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코로나 시대, 해외봉사에 대한 목마름으로[편집자주] 본란에서는 김희영 한의사에게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제162차 ‘World Friends Korea’(WFK)-대한한의약해외의료봉사단(KOMSTA)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지역 의료봉사에 참여한 소감을 싣는다. KOMSTA는 한의학을 통해 현지 주민의 질병 치료와 건강 증진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희영 한의사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 그러나 쉽사리 마음먹지 못하는 그 일이 ‘봉사’ 일 것이다. 봉사를 하고자 용기를 내면 만나게 되는 긍정적 반응과 환자들이 보여주는 온정이 좋다.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필요한 존재라는 데서 오는 자신감은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의 큰 활력으로 이어진다. 게다가 진료실에서 경험한 한의학을 세계에 알릴 수 있다면 더 큰 의미가 있을 터였다. 2022년 8월 11일, 한여름의 더위와 폭우 속에 18명의 한의사, 한의과대학 학생 단원들은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로 떠났다. 제2국립병원, 고려인협회, 아리랑요양원의 세 기관으로 나뉘어 봉사가 진행되었고 그 중 필자는 제2국립병원으로 배정되었다. 병원 측의 배려로 한의사 각각은 진료실과 3개의 침상을 배당받았고, 최대한 많은 환자를 보면서도 빠른 동선, 안전을 고려해 침대와 집기를 배치했다. 흡사 시골 학교의 양호실 같기도, 70년대 영화에 나옴직한 병원 같기도 했다. 입국 당일 한약제제 통관문제로 3시간여를 공항에서 나오지 못했는데 진료개시일까지도 진료용품을 받지 못하면 어쩌나 모든 단원들이 마음 졸이며 시간을 보냈던 웃지 못할 헤프닝도 있었다. ◇한의학은 어떤 치료를 잘 할 수 있습니까? 콤스타 단원들이 병원장과 간소한 환영식을 하며 들었던 첫 질문이었다. 장소를 내어주기는 하였지만, 우리가 어떤 치료를 할 수 있고, 잘 할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었다. 소아 환자, 디스크 환자, 내과질환 환자를 보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한 세부적 질문이 이어졌다. 우리의 대답은 “모두 가능하다”였다. 최고의 효과를 보여줘야 했기에 봉사단은 침 치료 뿐 아니라 한약제제, 부항, 도침, 추나 등 최대한의 것을 준비했다. 처방을 쓸 때는 학생단원 선생님들과 머리를 맞댔다. 의견을 나눠가며 제한된 처방 범위 내에서도 적방(適方)을 썼고, 치료의 효과는 극대화 되었다. 체형교정이 필요한 분들에게는 추나도 시행했다. 이번 콤스타 활동은 치료를 통한 봉사를 할 뿐만이 아니라 한의학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이를 알려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기도 했다. 침을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비단 환자들만은 아니었다. 현지 의사들도 침 치료에 대한 관심이 많아 혈자리를 익히는 단기 트레이닝이 우즈베키스탄 내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수요가 꽤 있을 정도다. 부항치료를 받은 현지 의사들은 동영상으로 이를 촬영하기도 했다. 현지 의사들을 대상으로 당뇨, 적절한 자침 깊이, 골절과 한의치료에 대한 세미나가 마지막 날 이뤄졌다. 유튜버, 공신력 있는 방송국에서도 우리의 진료 및 환자 인터뷰 영상을 촬영했고, 이는 한의학이라는 좋은 치료법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우즈베키스탄 전역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사상체질방 적용 환자 3일 만에 호전 이곳의 사람들은 40도를 웃도는 고온건조한 날씨에 버티기 위해 콜라를 즐겨 마신다. 양, 소, 닭고기를 사랑하며 기름진 볶음밥, 빵을 주식으로 먹는다. 한국에 비해 이곳의 음식은 달고 짜다. 때문에 당뇨, 고혈압, 비만이 흔하며 그로 인한 하지정맥류, 허리디스크, 무릎 관절통이 빈번했다. 당뇨합병증으로 인한 말초신경이상, 두통 등 만성질환도 많았다. 뚱한 표정의 아주머니가 불편한 걸음으로 진료실을 찾았다. 병원에서 받은 진단명은 골연화증이었다. 이곳에서는 노화, 운동부족 등으로 인한 골다공증, 근력약화를 골연화증이라 흔히 칭하는 모양이었다. 결국 주호소가 문진표 한가득인 전신이 아픈 환자였다. 특히 무릎 통증과 하지정맥류, 요통과 하지방사통을 심하게 호소하였다. 압통점을 찾아 꼼꼼히 눌러보니 환자는 자지러지게 반응한다. 해당 증상을 앓은 지 오래되어 디스크로 인해 신경이 눌려 다리의 굵기도 차이가 났다. 여태껏 치료받았는데도 효과가 없었는데 한의약치료라고 방법이 있겠는가. 그래도 별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일말의 희망이 그들에게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반가워하고 고마워할 줄 알았는데, 여느 봉사 때와는 다른 예상치 못한 뚱한 반응에 당황스럽기도 했다. 한방과립제는 태음조위탕을 처방했다. 외국인에게 사상체질방을 써 본 것이 처음이었는데 환자의 현증과 소증을 꼼꼼히 파악하며 선방(選方)한 것이 적방(適方)이었던 모양이다. 도침과 호침치료, 부항치료를 했고, 추나 치료로 틀어진 골반을 맞췄다. 3일차부터 환자가 통증뿐 아니라 컨디션이 많이 좋아졌다며 밝은 미소를 보이기 시작했고, 마지막 날에는 감사의 눈물을 보이며 와락 안겨왔다. 또 다른 아주머니는 다리에 거뭇한 반점이 생겨 온 분이었는데 이를 태음인 간열증으로 보고 ‘열다한소탕’을 썼다가 다음날 알레르기 반응이 더 심해졌다. 연교패독산으로 전방하고 해독 혈자리와 동씨 침법을 활용하니 하루 사이 피부증상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호전을 경험한 환자는 진료실에서 필자를 끌어안으며 ‘프린세스’라 불렀는데 어린아이처럼 그 말이 무척 설렜다. 팔 운동의 가동범위가 제한적이었던 오십견 환자는 팔을 번쩍 들어올리게 되었고, 다리저림으로 잠 못 이루던 환자는 간만에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되었다. 진료실 내에는 치유의 기운이 맴돌기 시작했다. ◇환자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 ‘라흐맛’, ‘스파시바’ 반신반의하며 진료실을 찾았던 초진 환자들 열에 아홉은 사흘 내내 진료실 단골이 되었다. 환자분들의 만족도는 꽤나 높았다. 봉사기간이 끝난 후에도 한국에 와서 치료를 받고 싶다거나, 침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이어가겠다는 피드백이 돌아왔다. 정성들여 치료해 주는 의료진에 후한 점수를 주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치료를 받고 나서 가족과 이웃을 함께 모셔왔고, 진료기간 내내 늘어난 환자 수를 실감하는 것이 이곳에서 보람을 느낄 수 있었던 이유가 되었다. 치료를 받은 후 이곳의 사람들은 오른손을 가슴에 얹고 고개를 살짝 숙이며 “라흐맛(우즈베키스탄어, 감사합니다)”,“스파시바(러시아어, 감사합니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뿌듯하기도 했지만 완치시켜드리지 못한 아쉬움과 체중관리 및 생활습관 개선으로 충분히 좋아질 수 있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 혹여나 다시 불편해지지는 않을까 하는 노파심에 마음이 무겁기도 했다. 초심을 되새기게 된 이번 기회는 진료실 내 매너리즘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앞으로 함께하게 될 한의사로서의 소명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들어 줄 것이다. 우즈베키스탄에서 많은 이들과 즐겁게 교감하며 한의학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해준 콤스타에도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한다. -
“지식 이외 수기·태도 영역 평가할 수 있는 한의사 국시 필요”[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 도입 타당성 연구’의 연구책임자 이혜윤 부산대 한의전 교수에게 이번 연구를 맡게 된 계기와 연구를 통해 기대하는 바, 한의사 국가고시의 견해 등에 대해 들어봤다. 이 연구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서 발주하고 부산대학교 산학협력단에서 수행하는 과제로, 지난달 16일부터 26일까지 전체 한의사를 대상으로 한의사 국시 실기시험 도입 필요성과 방식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다. 한의학박사이자 한방내과 전문의인 이 교수는 의학교육학박사를 취득하기도 했다. Q. 이번 연구를 맡게 된 계기는? 의학교육에서는 ‘학생’에서 ‘의사’로의 전이(transition)가 어떤 과정으로 이뤄지는 지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한의과대학을 졸업하면 곧 임상 현장을 맞이하게 되는데, 일차 진료의로서 환자를 진료하기 위해서는 지식뿐만 아니라 임상 추론 능력·진찰·검사·치료에 해당하는 수기 능력 등이 필요하다. 아울러 제한된 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정보를 얻고 환자가 치료 계획에 잘 순응하도록 돕는 의사소통 능력도 갖춰야 한다. 의료인으로서의 윤리적 책임의식이나 동료와의 협업 능력 등도 필수적이다. 교육학에서는 지식·수기·태도 영역에 대해 각각 별개의 방법으로 교육 및 평가를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한의사 국가시험에는 필기시험만 진행되고 있어 지식 이외의 영역에 대한 평가는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한 측면이 있다. 이렇듯 수기와 태도 영역에 대한 수업 및 평가에 관심을 갖고 있던 중 본 과제 공고를 접하게 됐고, 오랜 시간 동안 한의학 교육을 위해 연구해오신 각 대학의 여러 교수님들께서 함께 해주셔서 이번 과제를 맡을 수 있었다. Q. 연구의 주요 내용은? 한의사 실기시험 도입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것과 실기시험 시행 방법 및 평가 내용 도출, 실기시험 도입까지의 구체적 계획 마련 등이 본 연구의 주요 내용이다. 이를 위해 한의사 직무를 고려했을 때 실기시험이 필요한지, 또 어떤 항목에 대한 평가가 필요한지 파악하기 위한 전체 한의사 대상 설문조사를 지난달 16일부터 26일까지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는 구체적인 실기시험 시행 방법과 내용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Q. 연구를 통해 기대하는 바는? 의사와 치과의사의 실기시험 시행까지의 준비 과정을 살펴보면, ‘도입 타당성 연구’ 외에도 필요한 연구와 준비해야 할 점이 상당히 많다. 이번 연구는 첫 단계로서 우리 한의사들이 실기시험의 필요성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는지 조사하고, 타 직종과 달리 한의사 실기시험에서 특히 고려해야 할 점이 어떤 것들인지 파악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바탕으로 초안을 마련해 향후 지속될 연구의 기초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Q. 한의사 국가시험의 변화 흐름에 대한 개인의 견해는? 사회의 변화에 따라 우리 시험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사회적 분위기는 의료인이 환자를 직접 만나기 전에 기본적인 역량을 갖춘 상태로 의료 현장에 임하기를 바란다. 이런 흐름은 일차 진료의가 다양한 영역에서 역량을 갖추도록 강제하고 있다. ‘학생들은 나쁜 수업의 영향을 피할 수는 있지만, 나쁜 평가의 영향은 피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시험을 앞둔 학생들은 시험을 위한 공부를 하기 때문에, 정말 필요한 내용에 대해서 타당한 방법으로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가시험이 바뀌면 교육 방법이나 내용도 수정될 것이고, 교육에 임하는 학생의 태도도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앞으로의 연구 계획은? 실기시험에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문항 유형과 문항 수, 그리고 어떤 항목을 실기시험 대상에 포함시킬 것인지, 채점은 누가 할 것인지, 합격 기준은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표준화 환자의 교육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 추가로 연구할 내용이 많이 남아있다. 향후 이러한 연구에 동참해 한의학의 특성을 반영하고 교육학적으로도 타당한 실기시험이 시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바쁘신 중에도 지난 실기시험 도입에 관한 설문조사에 참여해주신 분들께 감사 말씀드린다. 이제 연구를 시작하는 초임 교수로 부족한 점이 많지만, 한의학의 특성을 고려해 교육이나 평가가 잘 이뤄질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겠다. 한의학 교육의 발전적 변화를 위해 지속적인 관심과 조언 부탁드린다. -
한약처방 본초학적 해설-31주영승 교수 (전 우석대한의대) #편저자 주 : 한약물 이용 치료법이 한의의료에서 차지하는 중요한 위치에도 불구, 최근 상황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모든 문제 해답의 근본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에서, 전통처방의 진정한 의미를 이 시대의 관점에서 재해석해 응용률을 높이는 것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한다. 筋骨骼系 질환인 요통(19∼24회)과 肩胛痛(25∼29회)의 처방 소개에 이어, 이번호부터는 신진대사질환인 肥滿 관련 처방을 소개함으로써 치료약으로서의 한약의 활용도를 높이고자 한다. 향후 대상질환을 점차 확대할 것이며, 효율 높은 한약재 선택을 위해 해당 처방에서의 논란 대상 한약재 1종의 관능감별 point를 중점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비만은 이미 사회적 질환의 하나로서 미용상의 문제를 떠나 질병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단순하게는 in put∼out put문제로서, 적게 섭취하고 많이 배설하면 되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점점 비만환자가 늘어나는 것을 보면 인간의 의지와 실행은 간단히 설명할 수 없음을 실감한다. 물론 신경 및 내분비계 질환이나 유전 및 선천적 장애, 약물과 정신질환 등에 의해 유발되는 2차성 비만도 있지만, 식습관과 관련된 다양한 위험요인이 복합된 원발성 비만이 90%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비만으로 확정되면 심각한 증후 발생 및 향후 예상되는 증후에 대처하기 위한 다양한 처리방법이 동원되는데, 서양의학의 경우 식욕억제제나 지방분해효소제 등의 약물요법과 수술과 같은 물리적인 요법이 있지만, 그리 보편적이고 긍정적인 효율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의학에서의 비만접근법을 보면, 쉽게 인지할 수 있는 痰飮부터 소화기계통과 연관된 많은 경우(穀氣勝元氣 등)를 포함한 다양한 원인으로 분류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원인과 이에 수반된 치료법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실제적으로 한의학에서도 역시 단순대처 수준에 머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면에서 한의학의 중요 치료수단인 약물치료에 대한 정리 및 검토를 통한 실질적인 효율 증대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번호에서는 각종 문헌에서 비만치료처방으로 소개된 防風通聖散의 내용 및 활용을 검토하고자 한다. 1. 防風通聖散 金나라 劉河間의 降火益陰 원리에 따른 宣明論方에 기술된 처방으로, 성미가 辛微溫하여 祛風 解表 鎭痙止痛하는 효능을 가진 防風을 主藥으로 하여 表裏·氣血·三焦를 通治하는 ‘通의 聖藥’이라는 뜻에서 명명됐다. 이 처방에 대해 朱丹溪도 風熱燥를 다스리는 총체적인 처방으로 유사하게 해석하고 있다(丹心). 위의 구성 한약재 17품목을 비만을 적응증으로 본초학적인 특징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1)氣를 기준으로 분석하면 寒5(微寒3 大寒1) 溫5(微溫1) 平2로서 寒性처방으로 정리되는 바, 따라서 實熱로 인한 濕痰 비만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濕生痰하고 痰生熱하며 熱生風하는 원리로 설명되어진다. 한편 여기에서의 溫性약물은 反佐의 의미로 정리된다. 2)味를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포함) 苦味8(微苦1) 辛味8 甘味6 淡味1로서 苦辛甘味로 정리된다. 苦味의 淸熱降火燥濕, 辛味의 發散行氣, 甘味의 滋補和中緩急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濕熱에 대하여는 苦味와 辛味로서 적극적으로 대처하면서, 한편으로 과도한 散瀉法에 의한 보완의 의미로서 甘味를 배합하고 있다. 3)歸經을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및 臟腑表裏 포함), 肺10(大腸3) 胃8(脾5) 肝7(膽2) 心4(心包2 小腸1) 膀胱3 三焦1로서 歸經이 넓은 편이다. 이는 본처방이 發汗 通便 利尿 등과 같은 다양한 통로를 통한 散瀉法을 활용했음에 기인한다. 4)효능을 기준으로 분석하면 淸熱藥5 解表藥4 補益藥3 攻下藥2 利水滲濕藥1 化痰藥1 理血藥1로서, 補益藥3과 理血藥1을 제외하고는 모두 發汗 排便 利尿를 이용한 불필요물질의 배설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 補益藥에서 甘草의 경우는 和平之劑로 정리되고 白朮은 補氣劑로서 (健脾)化濕하는데, 淸熱藥과 利水滲濕藥 역시 化濕으로 재분류된다. 따라서 補益藥의 배합은 격렬한 散瀉法에 대한 보완 수준의 反佐法으로 해석함이 마땅할 것이다. 전체적으로 구성약물을 분류해 정리하면, ①解表藥인 防風 麻黃 薄荷 荊芥를 君藥으로 하여 發汗을 도모했고, ②淸熱藥인 石膏 黃芩 桔梗 連翹 梔子와 利水滲濕藥인 滑石, 攻下藥인 大黃 芒硝를 臣藥으로 하여 泄熱利尿通便했으며 ③養血活血藥인 當歸 川芎 赤芍藥과 健脾燥濕藥인 白朮을 佐藥으로 하여 散瀉가 지나침을 견제했고 ④調和諸藥인 甘草를 使藥으로 배치한 처방이다. 2. 防風通聖散의 구성약물 제거 의견(문헌기록) 1)惡寒의 증후가 없으면 麻黃을 제거: 비만 치료에 있어 解表 즉 發汗(由汗而泄)의 조절에 관한 내용이다. 麻黃은 대표적인 發汗解表劑로 강력한 효능과 더불어 불면증과 심계항진 등의 부작용을 나타내, 기본적으로 사용에 주의를 필요로 하는 약물이다. 본 처방의 목적이 風熱證을 主治하는데 있으므로 강력한 發汗을 필요로 하는 風寒證의 惡寒이 없을 경우에는 發散風寒藥의 대표격인 麻黃의 제거는 필수적일 것이다. 한편 麻黃의 항비만효과는 여러 연구를 통해 구체적으로 입증돼 현재 임상에서도 비만처방에서 응용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太陰人과 같은 비만성향이 높은 경우에 부합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건강기능식품으로서의 麻黃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경우 등이 있다는 점에서, 한약재로서의 麻黃에 대한 전문적인 내용에 맞춰 응용돼야 할 것이다. 2)壯熱이 없으면 石膏를 제거: 비만 치료에 있어 淸熱의 조절에 관한 내용이다. 石膏는 대표적인 淸熱瀉火약물로서 壯熱煩渴 肺熱喘急 등 肺胃氣分의 實熱을 淸解하는 要藥이다. 즉 表熱과 裏熱이 겹치는 공통부분에 관계되는 약물로서, 처방 중의 기타 淸熱藥(淸熱燥濕-黃芩, 淸熱凉血-赤芍藥, 淸熱解毒-連翹)과 함께 裏熱에서도 實熱증상(예: 發熱을 수반하지 않는 熱象-口乾 咽燥 面赤 目赤 舌紅苔黃 大便秘結 小便黃赤 脈數 등)에 적용될 수 있는 약물이다. 따라서 壯熱에는 石膏가 유용하지만, 壯熱이 없을 경우 기타 淸熱藥의 역할로서도 충분한 대처가 가능하기 때문에 제거해도 무방할 것이다. 3)便秘가 아니면 芒硝 大黃을 제거: 비만 치료에 있어 瀉下 즉 排便 촉진(由後而泄)의 조절에 관한 내용이다. 즉 熱이 腹中이나 내부 깊이 있어 체표배설이 어려워 大便이나 소변으로 熱을 발산해야 하는 경우에 해당된다. 大黃과 芒硝는 下焦에 직접 작용해 腸胃의 積滯를 없앨 뿐 아니라 血分의 實熱을 淸熱瀉火하는 효능으로써 많은 처방(예: 大承氣湯)에서 상호 배합되고 있다. 즉 解表→淸熱→瀉下의 약물로 구성되는 본처방에서는, 實熱積滯로 인해 대변이 燥結한 경우인 便秘에 사용돼 설사를 통해서 瀉熱通便하는 약물이다. 하지만 便秘가 심하지 않을 경우에는 바로 직전의 淸熱과정에서 해소될 수 있으므로, 便秘가 아닌 경우(소화불량과 대변이 무른 경우 등)에는 大黃 芒硝의 제거가 필요할 것이다. 한편 약물 제거의 여러 문헌기록에서 利水滲濕약물인 滑石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이는 散瀉法을 이용한 가장 완만하고 장기적인 비만치료의 수단으로 소변을 통한 利尿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4)경우에 따라 필요하지 않으면 當歸 芍藥 川芎 白朮 등의 제거: 비만 치료에 있어 散瀉의 지나침에 대한 견제 조절에 관한 내용이다. 즉 養血活血藥인 當歸 川芎 赤芍藥과 健脾燥濕藥인 白朮의 경우, 비만 초기의 實症 및 체력이 건장한 상태의 경우 배합될 이유가 없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赤芍藥의 경우 성미가 苦寒하며 주로 肝經血分으로 들어가 血分의 實熱을 淸熱시키는 散瀉의 약물에 배속되기도 한다. 물론 白芍藥과 赤芍藥을 구분하지 않고 芍藥 1종으로 규정해 補性의 범주인 養血活血藥으로 보는 현재의 기준 역시 참조돼야 할 것이다. 3. 정리 이상을 종합하면 防風通聖散은 비만 초기의 實症에 활용되어질 수 있는 처방으로서, 불필요한 물질을 효율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다양한 통로(땀, 소변, 대변)를 활용한 解表·淸熱·攻下通便하는 表裏雙解의 처방이라고 할 수 있다. 즉 濕痰, 宿便으로 대표되는 체내 노폐물을 發汗·利尿·通便을 통해 체외로 배출함으로써 체중을 감소시킨다는 점에서 ‘一切風濕暑濕 內外諸邪---表裏三焦俱實’에 이용된다는 立方 취지와 일치된다. 하지만 허약한 체질이나 가벼운 병증 등과 같이 表裏가 모두 實하지 않을 경우, 해당약물의 제거에 관한 문헌기록을 유효적절하게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본다. # 기고내용과 의견을 달리하는 회원들의 고견과 우선 취급을 원하는 한방약물처방이 있으면 jys9875@hanmail.net 로 제안해주시길 바랍니다. -
“R프로그래밍, 보건의료데이터 활용에 좋은 도구”[편집자주] 지난달 15일 막을 내린 한의계 지식 공유의 장, <도전! 베스트 강의>에서 김종연 한의사가 진행한 ‘R프로그래밍 기초’ 강의가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는 자신을 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이자 역학자, 데이터 과학자, R프로그래머로 소개했다. Q. ‘R프로그래밍 기초’라는 주제를 선택한 이유는? A. 데이터를 다루는 프로젝트의 모든 과정을 코드화하는 것은 연구 재현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연구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그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특히 R은 이러한 연구들의 신뢰를 높이는 데 활용하기 좋은 도구라고 생각하시면 좋다. 이를 접목한 연구가 한의계에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고, 코딩에 전혀 경험이 없는 연구자나 학생에게 R을 소개함으로써 앞으로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동기를 주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생각에 이번 강의를 기획하게 된 것이다. R을 공부하면서 환자와 의료진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건강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방법, 일차 의료 현장에서 체계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법, 연구 재현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 등을 고민해왔다. 이번 강의를 통해 코딩 문화가 조금 더 널리 알려져 연구를 하시는 한의사 선생님들께 도움이 됐길 바란다. Q. 강의 내용 가운데 ‘ggplot2 패키지’를 자주 강조한 것으로 알고 있다. A. 전 세계가 보건의료데이터에 주목을 하고 있으며, 데이터 시각화를 활용한 보건의료포럼도 곳곳에서 개최되고 있다. 데이터 시각화에 사용되는 ggplot2 패키지는 모든 출판물에 질 높은 그림을 실을 수 있게 도와주고, 데이터 현황을 한 눈에 보여줄 수 있는 대시보드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대시보드는 데이터 소비자에게 두 가지 큰 장점을 제공한다. 첫 번째는 자동으로 데이터베이스의 데이터를 시각화 할 수 있다. 일정한 형식으로 데이터를 모으고 있을 때, 이를 시각화하는 과정을 코딩해두면 실시간으로 데이터 현황을 살펴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게 된다. 두 번째로는 데이터 소비자와 대시보드가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개발자가 소비자로 하여금 데이터와 상호작용을 할 수 있도록 미리 코딩해두면, 소비자의 요구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 없이 자동으로 새 플롯을 보여줄 수 있는 효율성을 가진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 존스홉킨스 의대에서 개발한 데이터 대시보드가 뉴스에 활용되는 등 큰 역할을 해냈다. 잘 개발된 데이터 대시보드가 어떤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지 알아볼 수 있는 대목이다. Q. 강의를 진행하면서 아쉬웠던 점을 꼽는다면? A. R 언어의 아주 기초적인 부분을 소개하고,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정형화된 코드를 직접 타이핑 해보게 하는 것을 목표로 강의를 준비했었다. 하지만 온라인 강의라는 한계로 인해 수강한 선생님들께서 얼마나 실습을 하셨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 많이 아쉬웠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보고 있으며, 현재는 새로운 채널을 만들어 R언어와 관련된 질문도 받고 있는 중이다. 또 한 가지 겪었던 어려움은 아무런 피드백이 없는 상황에서 강의를 하다 보니 수강자 분들이 잘 따라오고 있는지 확인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다행히 참여했던 수강생 두 분께서 내 마음을 읽으셨는지 강의 중간중간 ‘잘 따라가고 있습니다’는 글을 채팅방에 남겨주셨고, 이에 힘을 얻어 끝까지 강의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Q. ‘R프로그래밍’ 심화강의 요청도 많다. A. <도전! 베스트 강의> 2기 공모가 며칠 전 열렸다. 이에 어떤 내용으로 심화강의를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긍정적인 입장에서는 데이터를 가공하고 모델링하는 과정에 대해서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동안 현업에 있으면서 쌓인 노하우도 나누고 싶은 마음이다. 이와는 별개로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대면으로 진행하는 ‘R로 하는 데이터 분석 부트캠프’ 형태의 강의를 한의대학생이나 전공의 대상으로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Q, <도전! 베스트 강의>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A. 지식은 나눌수록 더 커진다는 신념을 오래전부터 갖고 있었고, 이는 내가 오픈소스 커뮤니티들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다. <도전! 베스트 강의> 공고를 보고는 내가 갖고 있는 지식을 나눔으로써 한의 커뮤니티의 지식 범위를 더 넓히는데 큰 기여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다만 임상주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공고에서는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었던 것 같다. 예상보다 많은 선생님들께서 강의에 참여해주셔서 즐겁게 강의를 할 수 있었다. Q. 2기에 참여하고자 고민하는 분들에게 조언한다면? A. 지식은 나눌수록 커진다. 나눔을 통해 원장님들 또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믿는다. 아주 작은 주제라도, 강의 경험이 없더라도 용기 내어 도전해 본다면 분명 스스로에게도 많은 발전과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공교롭게도 <도전! 베스트 강의>에 도전했던 것이 정말 새로운 도전으로 이어졌다. 메디스트림에서 좋은 비전을 제시해줘서 내가 꿈꾸는 한의계의 미래를 함께 그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 합류를 통해 재미있는 아이디어도 제시하고, 한의계 발전을 위해 실현 가능한 모든 연구에 도전해보고 싶다. -
[칼럼]장애인건강권과 방문진료에서 희망을 찾다얼마 전 폭우로 인해 반지하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생명을 잃은 안타까운 사연을 접했다. 재난을 통해 목숨을 잃었던 사람들 중 대다수는 가난한 약자였고 장애를 가진 사람이었다. 발달장애인 변호사를 소재로 한 드라마 우영우의 인기에 한창 빠져있을 때 현실 속 우영우는 곳곳에서 죽고 가족들로부터 죽임을 당하는 뉴스가 끊이질 않았다. 이처럼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매일의 일상이 재난과 같은 차별과 배제라는 불평등의 위험 속에서 건강과 생명을 걱정하며 살아가고 있다. 지난 2021년 5월 31일 제74차 세계보건총회의 의제 항목은 ‘The highest attainable standard of health for persons with disabilities (WHA74.8)’로 달성 가능한 최고수준의 장애인건강권을 결의했다. 그리고 올해 UN은 장애인건강형평성을 위한 글로벌보고서를 WHO를 통해 각국의 피드백을 받아 오는 12월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만큼 장애인건강권에 대한 관심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이 중차대한 시기라고 볼 수 있겠다. 국내에선 2017년 시행된 장애인건강권법으로 그동안 시혜적인 사회복지서비스로 일관했던 장애인의 의료접근성보장을 권리로서 법에 명시하게 됐다. 정부와 지자체는 장애인주치의, 장애인보건의료센터, 권역재활병원 등 장애인건강권 체계와 인프라를 구축하고 통합돌봄 시범사업으로 장애인 방문진료의 데이터를 축척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의료인들의 장애인 건강권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장애인들의 높은 수준의 미충족의료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의료에 대한 접근성의 어려움이기에 이동이 어렵고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에게는 방문진료가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대한민국의 인구 분포가 초고령사회로 넘어가면서 장애인 인구 역시 고령자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사항이다. 지난 2020년 장애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은 49.9%로 3년 전인 2017년의 46.6%에 비해 3.3%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정부는 향후 과도한 의료비 지출 경감 및 각종 사회복지서비스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재가 중심의 통합돌봄서비스와 방문진료 시범사업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지역사회통합돌봄 서비스는 향후 병의원 중심의 의료 방향이 방문의료로 재편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 정부는 작년부터 시범사업으로 일차의료 방문진료사업을 시작했지만 의료인들과 의료이용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의료인들은 낮은 방문진료 수가를, 의료이용자들은 홍보와 참여기관부족 및 높은 자부담 비용을 토로하고 있다. 어찌됐든 지금과 같은 고령화의 추세로 본다면 향후 방문진료의 비중은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정부도 지자체도 방문진료에 대한 지원 정책을 내놓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보다 한발 앞서 방문진료를 적극적으로 수행하면서 질적 수준을 높이고 전문성을 키워나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한의사회도 관심을 가지고 일선 한의사들을 독려해 국민의 건강권 차원에서의 방문진료를 계획하고 실행해 다양한 사례를 수집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 땅의 민족의학으로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던 한의학이 보건의료제도에서 차별되고 배제된 현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서라도 장애인건강권과 방문진료를 통해 국민건강권을 보장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렇게 사회적 약자인 국민과 낮은 마음으로 만나 소통하고 공감하며 의료전문가로서의 실력과 신뢰를 회복할 때 한의학과 한의사가 살아날 희망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희망이 없다면 우리 스스로가 희망이 돼 만들면 될 것이다. 우리에겐 지금이 기회다. -
대한형상의학회에서 전하는 임상치험례 <10>김민성 본디올 분당한의원장 여자 19세. 고3 수험생. 2021년 2월 내원. 【形】 눈꼬리, 코끝, 상순이 들림. 안구 돌출. 안경(근시). 【色】 눈 밑 담음색. 【脈】 65/63. 간-대장> 담 < 간, 폐 【腹診】 膻中 2, 中脘 2 【症】 ① 생리통(아랫배와 허리 심한 통증. 생리: 초경-13세, 주기-규칙적, 선홍색, 덩어리 없음, 冷帶下와 가려움증 없음). ② 구내염, 입술 건조, 입 마름. ③ 꿈이 많고 깊은 잠을 못 잔다. 자고 나서 개운하지 않다. ④ 가슴 답답함, 소화불량, 트림, 더부룩, 위 통증. ⑤ 대변 2일에 1번 본다. 【治療 및 經過】 ① 2월20일. 移熱湯 20첩 투여. 침-소장정격. ② 3월15일. 구내염 사라지고, 소화불량 호전. 3월 생리통 없이 지나감. 상기 처방 20첩 투여. ③ 이후 11월 수능시험까지 한 달에 한 번씩, 총 10회 상기 처방 투여함. 수능 입시까지 생리통 없이 좋은 컨디션으로 입시 마무리하였다고 연락 옴. 【考察】 상기 환자는 上脣이 들리고 눈꼬리와 코끝이 올라간 太陽形이며 안구가 돌출되고 입술이 건조한 고3 수험생이다. 맥이 肝-大腸과 膽에 떨어지고 膻中과 中脘 압통이 있으면서 생리통과 구내염, 소화불량으로 내원했다. 이 학생은 수험생으로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하고, 생긴 모습이 太陽形이며 입술이 들려 小腸熱로 인한 생리통과 구내염이 나타난 것으로 보았다. 지산도표에서 脈이 膽脈으로 나타나 七情, 內傷에 의한 것으로 보고 心胃의 熱을 해결하는 移熱湯을 선방하여 매우 양호한 결과를 얻었다. 【參考文獻】 ① [東醫寶鑑.小腸外候]에 “입술의 두께와 인중의 길이로 소장을 살핀다”고 하였다. ② [東醫寶鑑.口糜] “『내경』에, ‘방광에서 소장으로 열이 옮겨지면 장이 막혀 소변을 보지 못하고 위로는 입이 짓무른다’고 하였다. 이열탕·시호지골피탕을 써야 한다.” ③ [임상한의사를 위한 형상의학. p565]에 “移熱湯의 형상적 특징은 윗입술이 들리거나 인중이 짧은 사람, 太陽形(정수리나 이마가 튀어나옴, 눈썹 짙음, 耳目口鼻에서 눈초리와 코끝이 올라간 경우, 하삼백과 같은 삼백안, 인중이 짧아서 상순이 올라간 경우, 콧구멍이 들린 사람)에 주로 활용할 수 있다”고 하였다. ④ 移熱湯의 임상적 활용으로 心胃熱로 인해 점막이 예민해서 생기는 소아의 유뇨와 야뇨, 심-소장 열이 심하여 입안이 헐고(口舌生瘡) 음부가 가렵고, 생리통, 비염, 베체트증후군 등에도 응용할 수 있다. 또 태양형의 감기 두통, 땀이 잘 안 나는 사람의 여드름, 아토피 피부염 등에서 소변으로 열을 조절하여 치료하는 효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