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학, 내 삶을 비추는 거울”이원희 동신대 한의과대학 학생 한의과대학에 입학한 후 ‘한의학개론’을 들으며 인상 깊었던 내용은 ‘생긴 대로 병이 온다’는 것이었다. 그 사람이 살아온 방식이나 가치관 등이 전부 밖으로 드러나 그의 인생이 된다는 것이 나름대로 공평하다고 생각했다. 그로부터 근 4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봤을 때, 한의학을 대하는 태도는 놀랍게도 입학 후로부터 살아온 인생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예과: 새로운 생활 속 다방면의 활동 대학을 계속 옮겨 다니다 연고가 아예 없는 지역의 한의과대학에 입학함에 따라, 항상 조급함과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고 혼자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 굉장히 많았다. 이런 고민은 예과 1학년 때부터 본과 3, 4학년 선배님들을 자주 뵙고 한의학 및 한의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차츰 해결됐다. 고학년 선배님들과 친하게 지내며 한의원 참관, 한방병원 임상시험 참여 등 저학년이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대외활동을 많이 접할 수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활동은 한의건강검진 서비스 출범을 위한 빅데이터 수집 임상시험의 참여자 및 보조 인력으로 일했던 것이다. 한의계에서도 한의학만의 방식으로 건강검진 서비스를 도입하고자 5년에 걸친 빅데이터를 수집하는 장기 프로젝트를 지난 2020년부터 시작했고, 나주 동신대학교한방병원에서 진행한 건강검진에 대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과정을 통해 한의학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그려볼 수 있었다. 같은 시기 병원의 다양한 임상연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연구원들과도 라포를 쌓으며 졸업 후 연구쪽 진로를 선택하면 어떠한 장단점이 있는지를 현장에서 직접 보고 배울 수 있었다. 운 좋게도 저학년 때부터 한방병원의 시스템이나 체계에 익숙해졌고, 학문적인 부분은 잘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내가 배우는 학문이 실제로 정형화된 체계 속에서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몸소 느껴 학업에도 열정을 불태울 수 있었다. 본과: 계속된 이색 활동에서부터 더 넓은 세상으로 본과에 진입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한의학적인 내용을 배울 수 있었다. 예과 때와 마찬가지로 학과 공부에 성실히 임했으며, 병원에서 일할 때 연이 닿았던 부인과 교수님 덕분에 증강 현실을 이용한 터치스크린식의 경혈 교육 기기 및 난임사업 등 학부생과 실제 임상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예과 때에 이어 진행할 수 있었다. 저학년 때 넓은 세상을 봤던 경험은 한의학을 배우는데 긍정적으로 기능했고 그런 경험을 자교 한방병원에서 했다는 점은 이내 애교심으로 이어졌다. 후배들이 저와 비슷한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코로나 시기 제대로 이뤄지지 않던 교내외 여러 학사일정을 다시 바로잡고 싶다는 목표가 생겨서 올해는 학생회장으로 활동했다. 학생회장이 되고 나서 가장 크게 변한 점은 자교 혹은 광주권 활동에만 국한돼 있던 활동을 전국 단위로 넓힐 수 있었다는 점이다. 전국 한의과대학 및 한의학전문대학원 연합(이하 전한련) 소속 위원으로 활동하며 타 한의과대학 학생회장들과 소통으로 한의계 전체의 크고 작은 이슈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질 수 있었다. 한의학교육에 눈뜨다 개인적으로 꾸준히 과외와 학원 알바 등을 통해 누군가를 교육한다는 것이 익숙했었고, 신입생 때 갈팡질팡하던 시기에 선배님들의 조언을 통해 갈피를 잡을 수 있었기에 저 역시 그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었다. 또한 이미 대내외적으로 좋은 인프라가 구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학년 학우들로 연결이 잘 되지 못한 점이 아쉬웠기에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전한련 내에서도 교육과 관련된 활동을 도맡았다. 한편 학생회장이 되고 나니 학생대표의 입장으로 한의과대학 인증평가에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인증 평가와 한의학교육의 방향성을 엮어서 지난 여름방학 때 전국 12개 한의과대학을 방문해 각 대학의 커리큘럼을 비교하고 다가올 한의과대학 인증평가를 대학별로 어떤 컨셉으로 대비할지에 대해 면담을 시행했고 겨울방학 때 자료집을 제작할 계획이다. 학교 내부적으로는 2023학년도부터 개정될 교육과정 개편에 대해 12개 한의과대학 면담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대표의 입장에서 의견을 피력했고, 재학생들의 학업 보조를 위해 각종 과목 오리엔테이션 및 한국어문회 한자 급수 스터디를 직접 기획했다. 한의학교육과 병행한 향후 계획 올해 교육 관련 활동을 통해, 현재 한의학교육이 과도기에 있으며 향후 몇 년 동안은 과도기 속에서 한의과대학 인증평가와 맞물려 한의과대학의 전반적인 운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을 알게 됐다. 앞으로의 새로운 인증 기준에는 보다 더 많은 학생의 의견이 반영돼야 하고 수요자 중심의 한의학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학생들도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비록 졸업을 앞둔 본과 3학년이 됐지만, 새로운 인증 내용 중 상당수가 임상실습 과목 컨텐츠 및 현황을 다루고 있는 만큼 졸업 전까지는 꾸준히 임상 관련 인증 항목에 대한 자문위원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졸업 후에는 임상 한의계의 일선에서 신졸 한의사들이 배웠던 교육이 얼마나 한의사의 역량과 관련이 있는지 조사하는 일을 보조할 생각도 미약하게나마 가지고 있다. 거울과도 같은 한의학의 매력 이 같은 이유로 한의학은 마치 거울과도 같이 제가 활동해온 내용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저의 지난 4년이 저를 한의학교육에 관심 가지게 만들었듯이 모든 한의대생, 심지어는 한의사라 할지라도 개개인의 추억과 경험이 쌓여 한의사로서의 진로가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저학년 때부터 운 좋게 외부 활동을 진행하다 학생회장이 되고 교육 관련 업무를 통해 관련 진로를 선택하게 된 제 이야기는 하나의 예시에 불과할 뿐, 한의학은 이미 개개인의 삶을 반영하고 있다. 또한 선배님들께서 한의계에 크고 작은 공헌을 해주셨기에 지금 적어도 한의학교육만큼은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과도기를 겪을 수 있게 됐다. 수백년 전의 경험이 근대를 비추고 수십년 전의 활동이 현대 한의계를 비추듯 한의학은 끊임없이 과거의 결실을 미래로 비춰왔다. 개개인의 서사를 모아 후대로 또 다른 빛을 비출 수 있도록 거울의 일부분으로서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하겠다. -
“더 많은 지식의 공유 및 확산 위해 노력할 것”[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메디스트림이 주최한 ‘도전! 베스트 강의 시즌2’에서 우승의 영예를 안은 심수보 한의사를 만나봤다. 심수보 한의사는 ‘한방소아과 진료’를 주제로 한방 소아진료의 특성, 진료 핵심 등을 설명하는 한편 소아진료에 대한 잠재수요를 이끌어내는 방법을 공유해 큰 호응을 얻었다. Q. 우승한 소감은? 정성 들여 준비한 강의가 다른 한의사 회원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또 호응도 좋았다고 해서 더할 나위 없이 기쁜 마음이다. 제 지식과 경험을 나눴을 뿐인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되어 얼떨떨하면서도 행복하다. 앞으로도 더 많은 지식의 공유 및 확산을 위해 노력하겠다. Q. 한방소아과 전문의 과정을 밟게 된 계기는? 학생 때부터 학구열이 높은 편이었고 연구나 진료, 교육에 관심이 많았던 탓에 자연스럽게 졸업과 동시에 수련의 과정을 선택하게 됐다. 생각보다 고된 수련과정에 몸과 마음이 지쳐가던 중 어느 날 병동에 있는 5세 소아환자에게 정성껏 그린 그림과 편지를 선물로 받았는데 하루의 피로가 사라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또 어린이들의 웃음소리를 들으면 지쳐 있다가도 힘이 나고는 했다. 이렇듯 어린이 환자를 보는 시간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기 때문에 한방소아과 전문의 과정을 밟게 됐다. Q. 참여하게 된 계기 및 강의를 통해 꼭 전달하고자 했던 내용은? 아내가 메디스트림의 열성유저라서 ‘도전! 베스트 강의’ 공고가 뜨자마자 저에게 꼭 참가했으면 좋겠다고 링크를 보내줬다(웃음). 강의 취지가 좋고 내가 가진 지식을 공유해 한의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참여하게 됐다. 임상경력이 짧은 한의사 회원들은 물론 수십년간 진료를 해오고 있는 회원들도 소아진료에 대해서는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강의를 통해 소아진료가 어렵지 않으며, 치료효과를 확실히 보여줄 수 있는 진료영역이라는 것을 꼭 전달하고 싶었고, 이를 위해 최대한 쉽게 풀어내려 노력했다. Q. 이전에 온라인 강의를 진행해본 경험은? 온라인 강의를 진행해 본 적은 없지만, 수년간 대학원 수업을 ZOOM으로 진행하며 온라인 발표에 대한 경험을 많이 쌓았다. 또 전공의 시절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습을 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학교 보건교육을 하기도 하면서 작고 큰 강의들을 진행해 왔던 경험들이 도움이 됐던 것 같다. 강의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해 스크립트를 미리 작성하고, 목소리 톤과 강의 속도 등을 많이 연습했다. 수강생들이 듣기에 편했다는 피드백을 들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Q. 현장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강의내용이 눈에 띈다. 그 비결은? 가장 큰 도움이 된 것은 아내다. 로컬에서 진료를 보고 있는 아내가 소아 진료에 관련된 질문을 자주 하기 때문에 주로 어떤 것을 어려워하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가르쳐 준 내용을 아내가 현장에서 바로 적용해보고 생생한 후기까지 들려준 것 또한 많은 도움이 됐다. 또 개원가나 로컬에서 진료를 보는 선후배 및 동기들의 고충을 많이 들어보려고 노력했고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고 편하게 소아진료에 접근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강의를 준비하는 내내 임상 현장에 있는 한의사 회원들의 입장에서 접근하고자 신경을 많이 썼고, 결과적으로 실제 임상 현실에서 필요한 내용 위주로 강의를 구성할 수 있었다. Q. 소아진료 접근을 어려워하는 회원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처음부터 소아환자들에게 침, 부항 등 침습적인 치료를 시행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아이들이 한의원을 무서워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스티커침과 레이저침, 수기요법 등 아이들이 편하게 받을 수 있는 치료부터 차근차근 접근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한의치료는 어린이에게도 효과와 안전성이 뛰어나다. 자신의 치료에 확신을 가지고, 보호자에게도 자신있게 티칭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강의를 들은 회원이라면 로컬 한의원 진료실에 내원하는 질환 정도는 충분히 티칭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웃음). Q. ‘도전! 베스트 강의’의 긍정적인 부분과 아쉬웠던 측면이 있다면? 긍정적인 부분으로는 강의를 듣는 사람은 물론 하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는 기회라는 점이다. 수강자들은 다양한 분야의 강의를 들으면서 임상 실력에 보탬이 됐을 것이고, 강연자들의 경우에는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다듬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한층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다만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온라인 비대면 강의이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이 힘들었다는 점이다. 진행할 때 수강자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알기 어려워서 힘든 부분이 있었다. 수강자들과 질의응답도 편하게 주고받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Q. 한의계 발전을 위한 강의문화 조성을 위해 노력해야할 점은? 초보자를 위한 친절한 강의가 좀 더 있으면 좋겠다. 대부분의 임상강의가 해당 분야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이 있는 한의사를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 막 임상을 시작한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도록 내용을 쉽게 풀어주는 강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와 함께 강의가 단순히 지식 전달에서 끝나지 않고, 강의 이후에도 ‘스스로 처방구성 해보기’나 ‘소아환자 치료플랜 수립하기’, ‘나만의 개원 시스템 구축해보기’ 등 강의 컨셉에 맞는 과제 수행을 통해 수강생이 강의내용을 실제 임상에서 적용해보고, 이를 강사에게 피드백을 받는 시스템도 구축됐으면 좋겠다. Q. 마지막으로 전달하고 싶은 말은? 아내인 권하린 원장, 학교 후배인 조소해 원장과 한 팀이 되어 책을 만들고 있다. 한의사협회에서 주최하는 ‘소아청소년을 위한 서적 출판 공모전’이라는 좋은 기회를 통해 출판하게 됐는데, 키 성장에 관한 정보를 쉽고 재미있게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설명하는 이야기책이다. 아이들과 학부모뿐 아니라 일선 진료현장의 한의사 회원들도 참고할 수 있을 만한 알찬 내용으로 구성했다. 내년 1월 <한방소아과 전문한의사가 알려주는 키 성장의 일급비밀>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될 예정이니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
홍주의 회장, 국시원 이사회 참석(21일) -
수사와 재판 잘 받는 법-20[편집자주] 본란에서는 박상융 대한한의사협회 고문변호사(법무법인 한결)로부터 한의계를 둘러싼 다양한 법적 분쟁을 대비해 원인과 대응책을 살펴본다. 박상융 대한한의사협회 고문변호사(법무법인 한결) 한의의료기관에서 입원치료를 받은 환자(피보험자)가 가입한 보험회사를 상대로 입원보험료를 청구했다. 그러자 보험사에서 환자가 장기간 입원했다는 이유로 과잉진료를 했다고 판단, 환자들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상당액을 손해배상, 또는 입원기간이 과도하다는 이유로 보험금으로 지급한 입원치료 비용 상당액은 한의의료기관이 보험사에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하면서 한의의료기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례가 있다. 이와 관련 과연 한의의료기관에서 환자에 대하여 입원을 시킬 필요가 있었는지, 통원치료만으로 가능한 것은 아닌지, 입원을 시키더라도 입원기간이 너무 장기간인 것은 아닌지에 대한 쟁점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공방이 벌어진다.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입원치료와 통원치료 여부, 입원치료 시 입원기간의 적정성 여부는 환자를 치료한 전문 의료기관에서 판단할 문제이지 비전문가인 보험사에서 판단할 문제는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보험사의 경우, 보험청구 자료를 분석, 보험사 소속 보험의의 감정과 분석을 통해 의료기관에서 입원한 환자는 굳이 입원할 필요도 없이 집과 병원에서 통원치료를 받을 수 있으며 입원기간도 너무 진단에 비해 너무 길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사건은 보험사 뿐 아니라 건강보험공단 등을 통해 수사기관에 보험사기 등의 혐의로 수사의뢰에 의해 수사에 착수하게 된다. 병원규모에 비해 입원병실이 많고 입원환자가 많은 병원, 병원 수입에서 환자입원 관련 보험청구가 많은 병원, 진단명에 비해 입원기간이 장기화 한 병원 등이 그 보험사의 청구 표적이 된다. 병원운영자의 입장에서는 입원 브로커들의 유혹과 악성 환자들의 입원 요구로 몸살을 겪기도 한다. 입원과정에서 입원보다는 몰래 입원실을 빠져나가 집과 직장에서 출퇴근하다가 조사과정(수사기관)에서 CCTV에 걸려 가짜입원이 발각되기도 한다. ◇최근 판례는? 이와 관련 최근 서울중앙지방원의 판결문을 살펴보면 ‘대한한의사협회는 이 사건 피보험자(입원환자)들이 입원치료가 반드시 필요했고, 통원치료는 불가능했다고 볼만한 객관적인 증거는 부족하나 입원여부는 요통의 중증도나 보행가능여부와 더불어 환자의 전반적인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는 것으로 초진진료 당시 주치의 판단 하에 입원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입원진행을 했을 것이라고 판단했으며, 위 감정의견은 위 입원치료에 관한 진료기록 등을 기초로 이 사건 피보험환자들의 질환과 증상, 그 치료내용에 따른 입원의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분석한 것으로 그 기재내용에 비추어 감정방법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그 내용에 합리성이 없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하면서 한의의료기관의 손을 들어주었다. 특히 법원은 “입원의 필요성과 상당성은 의사가 환자의 질병, 건강상태 등을 개별적으로 확인해 판단하는 것으로 그 판단을 신뢰하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한 존중되어야 한다” “단순히 진단병명에 대한통상적인 치료방법 및 입원일수를 기준으로 하여 그보다 장기간 입원치료를 받았다고 해서 이를 치료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불필요한 입원치료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라고 판시했다. ◇입원 필요, 상세히 기재해야 다만 이러한 사건처럼 환자가 병원에 입원이 필요한지 아니면 통원치료만으로 치료가 가능한지 여부, 입원기간동안 치료한 내역, 치료 후 환자의 건강상황 등을 상세히 진료내역에 기재할 필요가 있다. 필자가 언급한 것처럼 환자가 보험금 청구와 휴직보상을 이유로 굳이 입원할 필요가 없는데도 의료인에게 입원을 간청하는 경우, 브로커가 접근하여 입원환자를 유치시켜 주겠다고 유혹하는 경우, 입원시킨 환자를 잘못 관리하여 입원환자가 입원실에 입원하지 않고 출퇴근하는 장면이 CCTV에 포착되는 경우, 때로는 입원환자가 입원병원을 바꾸어가면서 상습적으로 입원하는 경우 등 보험사기성 입원환자와 그 브로커의 유혹에는 잘 대처해야 한다. 보험사기의 경우에 자칫 공범으로 가담, 기소되는 경우 자칫 면허 취소라는 불이익이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입원실이 있는 만큼 입원기준, 입원기간 관련 협회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사례별 적정한 기준마련 제시도 필요하다. 아울러 허위입원 관련 분쟁이 제소되는 경우 한의사협회 차원에서 법원으로 하여금 사실조회, 감정신청을 활성화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 입원실에서 도난사건, 폭행, 방화, 화재 등 사건 관련 입원실 관리 잘못으로 민,형사상 책임이 문제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입원실 관리 감독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
한의약 빅데이터 시대 여는 ‘표준 EMR’ 개발 순항질환별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CPG)을 중심으로 한의약 EMR 표준을 개발하고, 표준 EMR 인증시스템을 마련해 임상 정보 취합체계를 구축하는 한의약 임상정보 빅데이터 지원센터 구축 사업의 현황이 소개됐다. 한국한의약진흥원(원장 정창현)의 한의약 임상정보 빅데이터 지원센터 구축 추진단은 지난 21일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2022년도 성과보고회를 개최하고, 금년도 주요 사업 내용과 향후 추진 계획 등을 설명했다. 이 사업은 한의약육성법 제4조, 제10조, 제4차 한의약육성발전종합계획에 근거해 한의약 임상정보 등을 취합하여 안전성‧유효성 비교연구(CDM, 공통데이터모델) 등을 지원할 수 있는 한의약 임상정보 빅데이터 Hub를 구축하기 위해 2021년부터 5년간 진행되고 있다. 사업단은 지난해에는 10개 질환 한의CPG 기반 DB구조도 개발하고, 빅데이터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성과를 이뤘으며, 금년도에는 한의약 표준 EMR DB구조도의 확장 및 고도화, 빅데이터 분석을 전제한 한의CPG 기반 EMR 인증 기준을 개발했다고 보고했다. 이를 통해 임상현장에 EMR 표준을 적용하여 한의진료를 표준화하고, 향후 한의약 임상정보 빅데이터 구축에 활용될 수 있고, 한의-의과 진료정보 교류를 통해 치료 연계성, 중복방지, 병용효과 등 환자 편익증대와 환자중심 진료의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한의약 의료기술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 확보, 한의 의료서비스의 표준화와 진료정보 교류를 통한 진료비 절감, 국가 보건의료 빅데이터와 연계되어 한의약의 역할 증대와 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빅데이터 지원센터 구축사업, 한의약 성장산업 핵심가치로 자리 잡길” 이날 한국한의약진흥원 정창현 원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데이터가 국력이 되는 이른바 ‘빅데이터 시대’로, 보건의료분야에서의 데이터는 한의약 육성을 위한 기반조성과 국민건강 증진 및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할 가치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사업이 한의의료기관 현장에서 폭넓게 활용돼 한의약 성장산업의 핵심가치로 자리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관 강민규 국장은 “이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구축되고 활용되기 위해서는 첫 번째로 시스템의 완결성, 즉 기능적으로 잘 작동되어야 할 것이고, 두 번째로는 의료 현장에 있는 최종 사용자들이 편리하게 사용하도록 사용자친화적으로 설계되고 개발되어야 할 것이고 세 번째로 국가 보건의료 빅데이터 및 국제표준과 연동 등 장기적 발전 가능성을 가져야 하고, 마지막으로 구축 초기단계부터 전 단계에서 전문가 및 한방병원 등 관계자들과 충분한 의사소통을 거쳐야 현장의 수용성 확장성이 높을 것”라고 강조했다. 대한한의사협회 홍주의 회장은 “결과가 산재해 있더라도 종합적이고 평가 가능한 데이터가 되지 못했을 때 한의학이 현대과학으로 살아남기는 어렵다. 임상으로 살아남는 것 뿐 아니라 과학이라는 한의학의 학문 영역에서 살아남으려면 데이터 구축은 굉장히 중요하고 의미 있는 기초작업”이라며 “한의협은 보건의료단체 중 유일하게 한의맥이라는 청구소프트웨어를 관리하며, 회원들에 대한 설득력이 높은 기관의 장점을 활용해서 병원급에서뿐만 아니라 의원급까지 표준 EMR 확산해 충실한 데이터가 확보되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상현장에서 표준 EMR 확산 방법 반드시 고려해야 이어 진행된 참석자들의 자유토론 시간에는 현재 개발 중인 표준 EMR이 한의의료기관에서 실제 사용으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 개진됐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송미영 부원장은 “한의의료기관 현장에서 실제로 이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지 연구 활용은 사실상 부수적인 목적일 뿐”이라며 “의료 현장에서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반드시 신속하고 가볍게 돌아가는 프로그램으로 개발되어야 할 것이며, 이것을 사용했을 때 사용자들에게 제공될 리워드도 반드시 제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한의학회 최도형 회장도 “임상에서 빨리 적용하기 위해서는 민간업체가 참여하는 기회를 빠르게 주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며 “사업단에서 기초작업을 구상한 것이 현실적으로 어떻게 구현되고, 또 구현됐을 때 실질적으로 사용자가 빨리 적응하고 사용할 수 있는지를 현재 전자차트를 운영하는 민간업체와 함께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보는 것도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복지부 강민규 국장은 “아무리 좋은 물건이 만들어도 사용되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다. 표준임상진료지침을 완벽하게 탑재한들 일선에서 쓰지 않는다면 실패로 볼 수밖에 없다”며 “기존 사용자들이 쓰는 EMR과 충돌된다면 현장에서 사용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표준 EMR에는 그야말로 코어기능만을 담고, 나머지는 기존 사용하던 차트하고 연동되게 개발되면 사용률 역시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
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486)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필자가 1975년 중학교 2학년 시절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갑자기 수업을 줄이고 가봉공화국 봉고 대통령이 방한하는 행사에 동원돼 길거리 환영을 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에 신촌로터리 근처까지 가서 봉고 대통령의 방한 차량 행렬을 열렬히 환영하며 국기를 흔들며 소리쳤던 추억이 있다. 당시 거리에 있는 우표 가게에 가서 방한 기념 우표도 몇 장 구입했던 것도 떠오른다. 필자의 소장 자료 안에 이때 샀던 우표가 보관돼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북한보다 외교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국가적으로 기획된 행사에 학생들을 동원하면서 선생님들은 저마다 그 의미를 학생들에게 설명하기에 여념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자료를 찾아보니 이날이 1975년 7월5일이었다고 한다. 2019년 노정우 교수님(1975년 당시 경희대한방병원 원장)의 유품을 따님이신 노효신 선생께서 기증하였는데, 그 자료 안에 ‘가봉공화국 봉고 대통령 영접계획’이라는 제목의 자료가 포함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자료에는 봉고 대통령의 한방병원 방문 날이 1975년 7월7일로 기록돼 있었다. 한국 방문 후 이틀만에 전격 방문하는 일정이었던 것이었다. 매우 파격적인 방문이었다. 1975년 당시 경희의료원 원장이었던 김종렬 원장의 회고록 『경희의료원, 그 길을 닦다』(2011년 간행)에 따르면 봉고 대통령의 경희대한방병원 방문은 봉고 대통령 본인의 부탁으로 인한 것이라고 한다. 특히 이 방문은 즉흥적인 결정이 아니라 방문 전에 이미 계획된 것이라는 것이다. 특별히 프랑스에서 공부한 간호사 조카의 6개월 시한부 암 투병에 도움받기 위해 한의학의 치료를 받고자 방문한다는 것이었다. ‘가봉공화국 봉고 대통령 영접계획’이라는 자료에 따르면 대통령 조카의 진단 검사를 위해 최용태, 이봉교, 강성길, 정우순, 최상순, 구혜숙, 이순자 등이 준비를 하고 대기하며 현관에서 의료원장, 부속병원장, 한방병원장, 치과병원장, 신상주 교수 등이 일렬로 정렬해 영접하는 것으로 예정되었다. 한방병원 진찰실에서 한방병원장 노정우, 신상주, 최상순 등이 조카를 탈의한 후 예진을 마치고, 경락측정, 전기맥진, 맥진, 복진, 배진 등을 마치고 진찰결과를 설명하도록 되어 있었다. 또 다른 한 장짜리 자료 ‘診療陣 名單’에 따르면, 주치의는 노정우 한방병원장, 침치료는 침구과장 최용태, 한의사 강성길, 지압요법실장 정우순, 한의사 이봉교 등이라고 기록돼 있다. 이후 봉고 대통령 조카는 입원을 하고, 봉고 대통령은 한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갔고, 조카는 3개월 동안 의학적, 한의학적 치료를 마치고 돌아갔다. 애초에 완치는 바라지도 않았고, 6개월 시한부를 생명연장하는 것에 의미를 둔 치료였다. 그녀는 이후 가봉으로 돌아가서 3년을 더 살았다고 한다. 이후 봉고 대통령은 한방병원에서 사용하고 있는 한방맥진계, 경락측정기와 한의사 한 명을 파견해달라고 요청한다. 조카가 호전되고 있는 것을 보고 한 결정이었다. 이 때 파견된 한의사는 홍성수 원장이다. 1984년 7월31일자 한의사협보(한의신문의 전신)에는 홍성수 원장이 잠시 귀국해 진행된 인터뷰가 게재돼 있는데, 이에 따르면 홍성수 원장은 봉고 대통령 주치의로 파견돼 수도인 리브레빌의 매런병원에 한방진료실을 차렸다가 다시 디스팡세 런던병원으로 진료실을 옮겼다고 한다. 고온다습한 기후 때문인지 관절염, 신경통 계통의 질환이 많아 하루에 50〜60명의 환자를 보았다고 기록돼 있다. -
下편. 경혈진(經穴診)유준상 학장 (상지대학교 한의과대학 사상체질의학교실) 혈위진단에 주로 사용하는 경혈은 방광경 위에 있는 배수혈, 복부에 있는 모혈, 손목과 발목에 주로 있는 원혈, 16개의 극혈이 있다. 이에 대해 좀더 구체화한 것이 일본의 서적으로, 여기에서 절경은 경맥진(經脈診), 경락진(經絡診), 경혈진(經穴診)으로 구분하는데 본란에서는 지난 시간에 이어 ‘경혈진’을 다뤄보고자 한다. 2) 경혈진 경혈부위가 의미 있는 즉, 환자의 질병이 있는 부위인지를 확인하고자 경혈을 눌러보는 것이 경혈진이다. 문제의 경혈이라면 몇가지 종류의 반응이 있을 수 있는데, 일본의 북진회(北辰會)에서는 허의 상태 4가지, 실의 상태 4가지를 제시했다. 제1허는 약간 한출이 되면서 위기가 손상된 상태, 제2허는 위기가 손상된 것에 더하여 기육까지 살짝 침범한 단계, 제3허는 2가지가 있는데 함요가 되면서 속이 빈 듯 한 느낌 혹은 약간 융기된 듯 하지만 속이 빈 느낌이며, 제4허는 제3허와 비슷한데 그것이 더욱 아래 근이나 골까지 텅빈 느낌이 드는 상태다. 실에서는 기체에서 약간 융기되며 기육에 단단한 느낌, 열사에 의해서는 열감, 습담은 약간 기육과 근의 사이에 존재하고, 어혈은 근과 골의 경계에 존재하는 것으로 인식했다. 진단 및 치료를 시행하기 위해서 중요한 경혈로 오수혈, 원혈, 극혈, 락혈, 배수혈, 모혈이 있다. 한의과대학에서 각 경혈의 의미에 대해 이미 학습했으므로 여기에서는 표로 대체한다. 오른쪽에서 배수혈을 촉진하는 방법을 순서대로 적어 놓았다. 첫째 가벼운 찰진, 둘째 가시돌기를 표시하고 독맥을 촉진한다. 셋째 화타협척혈 라인을 촉진, 넷째 방광 1선을 촉진, 다섯째 방광 2선을 촉진하는 순서로 진행할 수 있고, F에서는 좌위에서의 촉진을 보여준다. 흥미로운 것은 일본인 사와다 켄(澤田 健 1877-1938)은 임상관찰에서 배부정중선에서 외측 5푼 떨어진 협척혈 라인을 1행선, 방광 1선을 2행선, 방광 2선을 3행선이라 하며, 기존 방광1선과 방광2선의 중간에 별도의 라인이 있다고 생각해 ‘뿌리의 통로(根の通り)’라고 했다. 옆의 그림은 복모혈을 그린 것이다. 이상 경락진(경맥진)과 경혈진에 대해 살펴봤다. 현재까지 국내에서는 주로 손목에서 촌관척 맥진이나 증상을 통한 변증(辨證)을 통해 문제의 경락을 찾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와 같은 내용을 참고해 국내에서도 문제의 경락을 찾는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기를 기대해 본다. ※ 관련 논문은 대한한의진단학회지 2021;25(1):72-87 「유준상. 경락경혈안진법을 적용한 절경방법론에 대한 고찰」을 참고바람. -
계묘년(癸卯年), 한의약의 눈부신 도약 기대서영석 국회의원이 지난달 25일 ‘모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의 대표 발의를 통해 양방의 보조생식술만이 아니라 한의난임치료도 지원 가능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과 관련해 양의계는 즉각적인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한의난임치료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았으며, 실제 효과가 있었는지를 판단할 근거가 전혀 없기에 법률 개정은 불가하고, 지자체에서 진행되고 있는 한의난임치료 지원 사업도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올 한해 양의계는 국민에게 양질의 한의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각종 정책 및 제·개정 법률안 등 각각의 사안마다 발목잡기로 일관했다. 가장 최근에는 심평원의 한방의료행위전문평가위원회 회의에서 경근간섭저주파요법, 경피전기자극요법, 경근초음파요법, 경근초단파요법, 경근극초단파요법 등 한의물리요법을 급여 항목으로 논의하는 것조차 어깃장을 놨다. 문제는 한의계가 요구하고 있는 대다수의 정책 및 법률 제·개정 사안들이 국민의 건강 증진과 직결되고 있음에도 양의계의 반대 목소리에 짓눌려 행정 및 입법기관에서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한의의료기관도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의 관리·운용 자격에 포함토록 하는 ‘의료법’ 개정 법률안은 물론 보건소장 임용에 있어 한의사와 치과의사 등의 의료인에게 불합리한 차별을 개선키 위한 ‘지역보건법’ 개정 법률안, 한의약 육성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한 ‘한의약육성법’ 개정 법률안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또한 실손의료보험의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의 표준약관 중 비급여 실손의료비 보장 항목에서 ‘한의치료’가 배제돼 있는 것을 비롯 혈액검사 결과가 자동으로 수치화돼 추출되는 혈액검사기를 한의사들이 사용하고 있지만 양방 의료기관과 달리 급여가 적용되지 못하는 것과 장애인주치의제 시범사업에 한의사의 참여가 배제되고 있는 것 등도 마찬가지 사례들이다. 이들 사안들이 제대로 개선되지 못해 가장 피해를 많이 겪는 대상은 국민이다. 질환으로 고통 받고 있는 환자들이라면 자신의 증세와 처지에 맞게 한의약이든 양의약이든 쉽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하며, 그것이 바로 의료이원화 체제에서의 당연한 의료 선택권이라 할 수 있다. 일제 강점기 이후 소외와 배제로 일관된 한의약 정책은 그대로 박제돼 한·양방 간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어 버렸다. 임인년(壬寅年)을 밀어내고 힘차게 다가올 계묘년(癸卯年)에는 한의약이 눈부신 도약을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한다. -
대법, “한의사의 초음파 기기 사용 합법”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천대엽 대법관)가 22일 한의사 박 모 원장의 의료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벌금 8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냄으로써 한의의료기관에서 현대 의료기기를 활발히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이는 한의사가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해 진료하더라도 의료법 위반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기 때문이다. 한의사 박 모 원장은 2010∼2012년 한의원에서 환자를 진료하면서 초음파 진단기기를 이용해 환자의 질병 상태를 파악한 것이 의료법 위반이라는 이유로 기소된 바 있다. 이에 검찰은 ‘의료인이 아니면 의료행위를 할 수 없고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는 의료법 제27조 제1항을 적용했으며, 박 모 원장은 검찰의 처분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재판 과정에서 한의사 박 모 원장은 “한의사들은 초음파 진단기기와 관련한 교육을 받을 뿐 아니라 한의의료행위 범위 내에서 진단기기를 사용했다”며 “초음파 진단기를 쓰는 것은 국민건강의 보호·증진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하지만 1심 판결에서는 “한의사가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할 경우 보건위생상 위해의 우려가 있다”며 박 모 원장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다. 박 모 원장은 이에 불복한 항소했으나 2심 판결에서도 “일반인이 한의사도 의사와 동일한 목적과 방법으로 초음파 검사를 한다고 오인할 가능성이 크고 그러한 오해 때문에 서양의학적 방법에 따른 진단과 치료를 도외시할 우려가 높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하지만 22일 열린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한의사가 진단의 보조 수단으로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보건위생에 위해를 발생시킨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 취지로 판단을 뒤집어 향후 한의사들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전원합의체는 또 “헌법재판소는 과거에 두 차례에 걸쳐 한의사가 현대 진단기기 등을 사용하여 진료 의뢰를 한 것이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 행위에 해당한다고 결정한 바 있다”고 밝힌 뒤 “그러나 헌법재판소 결정 당시와 비교할 때 최근 국내 한의과대학의 진단 방식을 사용하는 교육 과정이 지속적으로 보완 강화돼 왔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대법원은 “이 사건에 관하여 한의사인 피고인은 환자의 복부에 한의학 진단의 보조적 수단으로 이 사건 초음파 기기를 사용했다”면서 “피고인의 행위에 대하여 의료법 위반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특히 “한의사가 진단용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관련 법령에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금지하는 규정이 있는지, 의료기기 특성과 전문적 지식과 기술 수준에 비춰 한의사 진단의 보조수단으로 사용하면 의료행위에 수반되는 통상적 수준을 넘어서는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지, 전체 의료행위 경위 목적에 비춰 한의학적 원리에 입각해 적용 응용 행위와 무관함이 명백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회 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새로운 판단 기준은 한방의료행위 의미가 한의사 입장에서 명확하고 엄격하게 해석돼야 한다는 죄형 법정주의 관점에서 진단용 기기가 한의학적 관련이 없다는 명백한 경우가 아닌 한 형사 처벌 대상에서 제외됨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새로운 판단 기준으로 보면 한의사인 피고인이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 환자 신체 내부 촬영해 화면에 나타난 모습을 보고 한의학적 진단의 보조 수단으로 사용한 것은 한의사의 면허 이외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이유로 “한의사 진단기기 사용 금지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법원은 특히 “한의사에게 초음파 진단기기 허용한 것은 의료법 1조에서 정한 국민 건강을 보호하고 건강증진에 기여할 뿐 아니라 헌법 10조에 근거한 국민 선택권을 합리적 범위에서 보장하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다만, “제도적 입법적으로 해결이 바람직하고 정비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을 무면허로 규제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소수 의견도 있었다. -
한의약 건강돌봄 사업 성과대회(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