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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는 School doctor, 우리나라에는 한의사 교의”운현초등학교 유현진 선생님 [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서울 종로구 운현초등학교에서 9년째 근무하고 있는 유현진 교사로부터 최근 발간된 신간 ‘열네 살이 되기 전에 알아야 해, 몸과 마음’(공동저자 통인한의원 이승환 원장) 집필활동 및 2015년에 시작된 ‘한의사 학교 주치의(교의) 지원사업’에 대한 견해 등을 들어봤다. Q. ‘열네 살이 되기 전에 알아야 해, 몸과 마음’은 어떤 책인지? 이 책은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과 초등학생 자녀를 두고 있는 부모님, 그리고 초등학생을 가르치시는 선생님들을 위한 성교육 소설책이다. 이승환 한의사와 이세린 그림 작가가 저술한 저학년용 성교육 동화책 ‘열한 살이 되기 전에 알아야 해, 진짜 내 몸’의 후속이기도 하다. 초등학교 2학년이었던 1편의 주인공들이 5학년이 돼 사춘기를 겪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등장인물과 함께 만들어나가는 학교생활의 모습을 아주 세밀하게 담아냈다. 딱딱하고 어려운 성교육 내용만 담긴 것이 아니라 5학년 생활 속에서 겪게 되는 우정, 갈등, 사랑, 화해와 같은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줄거리를 이루고 있다. 어린이들이라면 갖고 있던 고민거리나 친구들과의 은밀한 대화 내용에 공감할 수 있고, 평소 고학년 자녀의 학교생활이 궁금했던 부모님들과 선생님들에게도 좋은 정보가 될 것이다. Q.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는? ‘20년부터 3년째 5학년 담임교사를 하고 있는데, 저학년 담임교사를 오랜 기간 하다가 처음 만나게 된 고학년 학생들은 생각보다 훨씬 더 성장해 있었다. 어린이들의 발육 속도가 점점 빨라지기 시작하면서 이제 일반적으로 초등학교 4학년 정도가 되면 사춘기가 조금씩 시작되고, 5학년에서 6학년 동안에는 사춘기의 절정을 겪는 양상을 보인다. 이때의 어린이들은 갑작스럽게 겪는 몸의 변화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하거나,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아 당황하고 겁을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어린이들에게 성(性)은 드러내놓고 말하기엔 어쩐지 불편하고 부끄러운 주제인 데다가, 어른들이 먼저 관심을 가져주지 않으면 아이들은 스스로의 변화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어린이들이 소설책 읽듯이 재미있게 읽어 내려가면서 그동안 궁금했던 점, 쉽사리 말을 꺼내기 어려웠던 점을 책을 통해 알게 되고, 또 성(性)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게 했으면 하는 바람에 이 책을 쓰게 됐다. Q. 이승환 원장과의 특별한 인연이 있다면? 이승환 원장과 처음 연을 맺은 것은 2015년, 서울시한의사회와 서울시교육청의 MOU 체결에 따라 새롭게 시작된 ‘한의사 학교 주치의(교의) 지원사업’ 덕분이다. 당시 학교에서 보건체육부장을 맡고 있었는데, 해당 사업을 1년간 시범 도입을 진행할 모니터링 학교를 모집한다는 소식에 관심이 생겨 지원하게 됐고, 그때 저희 학교로 위촉된 한의사 교의가 이승환 원장이었다. 당시 교의 사업은 서울 시내 학교에서 전례가 없었고, 세부 진행 방식과 내용에 대해 참고할 만한 자료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이승환 원장과 머리를 싸매고 함께 고민하며 모든 틀을 새롭게 만들어냈다. 1학년에서 6학년에 이르기까지 각 학년의 발달 단계에 맞게 교의 교육의 목표를 세우고 월별 지도계획을 수립하면서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함께 계획을 수정·보완했었다. 그렇게 ‘일로 만난 사이’로 연을 맺은 이승환 원장은 어느새 만 8년째 교의로서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부모 교육, 심지어는 선생님들의 건강까지 책임져주고 있어 이제는 정말 특별한 인연이 있는 것 같다. Q. 한의학에 대한 평소 생각은? 사실 한의원 단골손님이다. 아주 어릴 때부터 허약 체질이라 부모님께서는 한약을 자주 지어 먹이셨고, 침도 자주 맞으러 다녔다. 학창 시절에는 아침마다 한약 먹기 싫어 도망치면 저희 어머니께서 앞치마 차림으로 엘리베이터까지 쫓아와 억지로 한약을 먹이던 기억도 난다(웃음). 덕분에 지금도 한의원은 익숙하고 편한 곳이라 돼서 몸이 안 좋을 때 한약을 먼저 지어 먹고, 어깨가 아플 때는 침을 맞으러 자주 방문하고 있다. 한의학은 몸에 문제가 생겼을 때 단순히 그 질병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체질을 분석하고 근본적 원인을 찾아 우리 몸 자체의 힘을 회복시키는 것을 중요시한다. 그래서 피부에 문제가 생겨도, 소화불량에도, 기력이 떨어져도 한의원부터 가보는 편이다. 무엇보다 한의사들은 진료에 오랜 시간을 들이면서 환자를 세심히 살피는 등 그 따뜻함이 한의원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Q. 서울시한의사회장 표창도 받았는데. 2017년 2월, 한의사 교의 사업 확대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감사패를 받았다. 2015년 사업 시범 도입을 위한 모니터링 학교에 자원하면서 그간 교의 교육의 성과에 대해 이승환 원장이 논문을 작성했는데, 저는 교의 교육 지도 계획서 작성 및 성과 분석 설문자료 수집 등 도움을 드렸다. 운현초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전·사후 설문지에다가, 대조군으로 활용될 타 초등학교 3개교를 섭외해 설문조사 자료를 모아드렸는데, 그 자료들이 논문에 멋지게 활용돼, 한의사 교의 사업의 성과가 잘 드러난 덕에 이 사업이 서울시 전역으로 확대될 수 있던 것 같다. 이제는 이 사업에 참여하는 학교와 한의사들이 꽤 많아져 올해부터는 한 학교당 한의사 교의가 2명씩 배치되는 등 정말 뿌듯하고 보람찬 일을 한 것 같아 기쁜 마음이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아이들과 한 공간에서 함께 생활하며 다양한 교과를 두루 가르치는 초등학교 교사이기에 연구할 수 있는 주제가 많아서 참 좋다. 이번에 책을 쓰게 되면서 성교육에 특히 집중할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 그 외에는 미래지향적 교육과정에 대해 꾸준히 연구하고 있고, 최근에는 국제바칼로레아(IB) 교육과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태라 IB교사 자격증 취득에 도전해볼 계획도 가지고 있다. Q. 기타 하고 싶은 말은? 한의학과 학교의 만남은 정말 신선하고 기분 좋은 충격이었다. 2015년에 공문을 보자마자 ‘해외의 Family doctor, school doctor처럼 우리나라에는 한의사 교의가 있다!’는 생각에 기회를 뺏길까봐 서둘러 신청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특히 양의학에 더 친숙한 어린이들이 한의학을 접하고, 한의사와 함께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위한 방법을 배워가는 모습을 초등학교의 교실에서 볼 수 있어 참 감사한 마음이다. 앞으로도 한의학과 학교의 만남이 점점 더 확대돼 가기를 소망한다. -
“신종 감염병 상황에서 한의약은 대증치료 이상의 역할 할 수 있다”<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코로나19가 앤데믹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한의약의 역할을 되돌아 보면서 성과 및 치료효과를 점검하는 한편 이를 통해 향후 신종 감염병 출현시 한의약이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되기 위한 방안 등을 제시하고자 한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우리나라와는 달리 중국과 일본 등에서는 한의약을 적극 활용하면서 다양한 치료효과에 대한 연구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개최된 ‘2022 글로벌 전통의약 협력을 위한 국제 컨퍼런스’에서는 ‘전통의약 감염병 관리 현황’을 주제로 한 세션을 운영, 홍콩·일본 등 전통의약 활용국에서의 한의약을 활용한 다양한 치료효과 관련 연구가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홍콩, 원격중의학진료센터서 치료효과 밝혀 우선 홍콩 침례대학 BIAN Zhao-Xiang 부총장은 ‘홍콩의 오미크론 기간 동안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한 한약의 효과: 원격 의료센터의 후향적 코호트 연구’란 제하의 발표를 통해 당시 원격중의학진료센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후향적 코호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3월14일부터 5월6일까지 치료를 제공한 총 1만8692건의 코호트를 분석, 양성판정 10일 이내에 중의학약물을 복용한 집단과 양성판정 이후 10일 이내 중의학 약물을 복용하지 않은 집단으로 나눠 코로나 증상 기간을 살펴본 결과 한약을 복용한 집단은 평균 6.98일, 한약을 복용하지 않은 집단은 평균 8.15일로 나타나 한약을 복용했을 때 훨씬 빠른 호전을 보였다. 또한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캄포 의약품 임상시험’을 주제로 발표한 도호쿠대학병원 캄포의약부 Shin Takayama 교수는 코로나19 경증에서 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약의 급성기 증상 완화와 중증화 억제 효과에 대한 임상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이 연구들은 각각 국제학술지인 ‘Internal Medicine’과 ‘Frontiers in Pharmacology’에 게재됐다. 우선 ‘Internal Medicine’에 게재된 연구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중 스테로이드 투여를 받지 않고 증상이 발현된 시점으로부터 4일 이내에 치료를 개시한 환자들을 분석한 결과, 호흡 부전으로 악화될 리스크가 한약을 치료한 군이 한약 치료를 사용하지 않은 군에 비해 낮다는 결과를 도출했으며, 사용빈도가 높았던 한약은 갈근탕·소시호탕加길경석고였다. 즉 코로나19 초기 한약 치료를 시행하면 증상 악화 리스크가 억제될 가능성이 확인된 것이다. 한약, 코로나19 중증으로 이행 ‘억제’ 효과 이어 갈근탕·소시호탕加길경석고를 중심으로 치료효과를 분석한 후속연구인 ‘Frontiers in Pharmacology’ 게재 논문에서는 경합적 위험(competing risks)을 고려한 공변량 조정 후 누적 발열율에서는 한약 복용군이 한약을 복용하지 않은 대조군보다 유의미한 수준으로 회복이 빠를 뿐 아니라 코로나19 중등도1 환자의 경우 호흡 부전으로 악화될 리스크는 대조군에 비해 한약 복용군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약물 투여와 관련된 중대한 부작용 보고에서는 양군간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연구진들은 “이번 연구는 한 곳의 의료기관이 아닌 전국 7곳, 23개 의료시설에서 공동으로 관찰한 연구로, 갈근탕·소시호탕加길경석고를 투여한 결과 조기에 한약 치료를 시행함으로서 코로나19의 증상 악화 위험(호흡 부전)이 억제될 가능성이 발견됐다”며 “이같은 연구결과를 통해 코로나19 급성기 치료시 한약은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발열 완화 및 중증화 억제에 공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도 지난해 ‘동의생리병리학회지’에 투고된 ‘지역 보건소에서 시행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 진단 검사상 양성인 재택치료 환자의 비대면 한의진료 효과: 후향적 차트 리뷰’ 논문을 보면 한약 처방에 대한 효과 및 환자의 만족도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한약치료 효과 및 환자 만족도 ‘입증’ 환자들은 한약 복용 후 증상의 평균 NRS(Numerical Rating Scale)는 △기침(5.56±2.23→2.89±2.14) △가래(6.11±1.75→3.28±2.47) △인후통(6.06±2.70→1.47±1.62) △식욕부진(5.56±2.63→1.94±2.21) △오심(3.75±1.71→1.17±1.11) △설사(3.40±2.63→1.50±1.51) △가슴 답답함(4.93±2.46→2.29±2.30) △피로(6.44±1.79→2.67±1.88) 모두에서 감소됐고, 일부 환자에서는 증상이 소실되는 한편 한약 치료에 따른 부작용이나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서병관 대한한의사협회 학술이사는 “코로나19는 그동안 인류가 접해보지 못한 신종 감염병인 만큼 치료제가 없어 환자들의 증상에 맞춘 대증적인 치료가 시행될 수밖에 없었다”며 “한의약은 환자들의 증상에 따른 맞춤형 처방에 강점을 지니고 의학적인 사상을 가지고 있어,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경우 적극 활용할 수 있다”고 운을 뗐다. 서 이사는 이어 “국가방역체계에서 한의약의 활용이 철저하게 외면받은 우리나라의 경우와는 달리 중국과 일본 등에서는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활용을 통해 많은 환자들이 효과를 받고, 그러한 결과들이 연구를 통해 국제학술지에 게재되는 등 객관적인 근거를 통해 인정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신종 감염병을 극복하는데 있어서는 한·양의학에 대한 구분을 짓기보다는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의료수단을 활용, 극복방안을 모색하는 것이야말로 의료체계 내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통의약 적극 활용하는 해외사례 벤치마킹해야” 특히 서 이사는 “한의치료는 신종 감염병의 병원체와 무관하게 감염병 환자에게 대증치료로서의 역할 이상을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은 전통의약을 활용했던 국가들을 통해 이미 다양한 연구를 통해 입증되고 있으며, 국제저널에 게재되면서 그 근거를 제시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전문가들은 신종 감염병의 출현이 지속될 것이며, 출현의 빈도나 기간 역시 짧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해외의 전통의약 활용 사례 및 연구결과들을 적극 벤치마킹해 향후 신종 감염병 출현시에는 초기부터 국가방역체계에서 한의약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정부에서도 이러한 세계적인 흐름을 감안, 한의약 감염병 대응방안 마련 연구를 진행하는 것은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앞으로 지속적인 연구 및 임상 등을 통해 감염병에 대한 한의 치료효과의 근거가 쌓여져 나간다면 한의약이 국가 위기사태에서 보다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242)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지난해 9월 영면에 들어간 임종국 교수(1938〜2022)는 평안남도 출신으로 성남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희대 한의대에 입학해 1960년에 9기로 졸업했다. 이후 대한한의학회 회장, 경락경혈학회 및 대한침구학회 초대 회장을 역임하는 등 침구의학계의 최고 학자였으며,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명예교수였다. 1975년 3월 ‘대한한의학회지’ 제12권 제1호에 임종국 교수는 「東醫寶鑑上에 나타난 合谷穴의 臨床的 分類硏究」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 『동의보감』에서 합곡혈을 사용해서 치료하는 방안을 자신의 경험과 연결시켜 논하고 있다. 그는 『동의보감』에서 합곡혈을 응용한 것이 31종의 질환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뉵혈, 暴瘖, 불능언어, 상한불한출, 월경폐, 이급후중, 이질, 편정두통, 정두통, 미릉골통, 안정통, 障瞖, 누풍증, 이명증, 비색불문향취, 비류취예, 구창, 치통, 후폐, 인후종통, 오지통 및 마비, 臂膊痛 및 마비, 탈항, 치풍팔혈, 반신불수, 口噤, 피부마비, 전신피부, 최산과 난산 및 下死胎, 小兒疳眼 등이 그것이다. 그는 1964년 5월18일부터 1974년 6월5일까지 10년간 관찰해 31종의 질환에 대한 임상적 효과를 관찰하기 위하여 각종 질환별 合谷單獨鍼治療와 倂用穴鍼治療와 기타 혈 침치료를 각각 무작위로 동일한 증례수로 선정하여 총 3027例 남녀 구별없이 快治, 有效認定, 無效로 구분해 비교관찰했다. 그는 이를 위해 31개의 질환별로 도표화하여 이해를 쉽게 하도록 했다. 임상증례로서 4개의 치료 의안을 소개하고 있다. 첫 번째는 48세의 남자 환자로 7년 전부터 오지에 마비증세가 서서히 진행하면서 냉감 때문에 무더운 복중에도 털장갑을 끼고 있었으며 찬물이나 鐵物에 수족을 대면 전류가 통하는 것 같이 저리다고 호소하고 지각둔마에 이르고 있었다. 발병 전에는 알코올중독자였다. 이에 15일간 八邪穴에 매일 30분간의 유침으로 시술했으나 효과가 없어 합곡 단독 침구와 병용 침구를 실시하여 손바닥에 열감을 느끼기 시작하여 30일동안 투약없이 침치료로 완치되었다. 두 번째는 이명증에 합곡 단독 침구와 병용 침구를 실시하여 바로 이명의 증상이 소실되었다. 세 번째 두통의 치료는 합곡 단독 침구와 병용 침구를 시행하여 효과를 보았다. 네 번째는 월경폐의 증상에 합곡과 삼음교를 병용하여 우수한 효과를 거둔 경우이다. 그는 이에 대해 “수양명대정경(金) 上의 합곡혈은 보편화되어 있는 소화기 질환의 이용뿐만 아니라 原穴의 가치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경혈이며, 월경폐에 응용하여 요사이 많은 피임제 장기복용으로 인한 월경량 감소 또는 간헐적인 월경폐증세에 우수한 효과를 발휘함을 경험하였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연구를 통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하였다. 1)합곡 단독 침치료만으로 좋은 효과를 얻은 질환례는 정두통, 미릉골통, 누풍증, 비박통, 탈항증이었으며, 2)합곡 단독 침치료와 기타 경혈의 병용침치료가 좋은 예는 월경폐증, 이명증, 치통, 오지통 및 마비, 반신불수였고, 3)합곡혈을 제외한 기타 경혈망을 응용한 침 치료효과는 합곡을 병용한 예보다 훨씬 못하였다. 이상으로 합곡혈은 『동의보감』에 수록된 치료 경혈 중 가장 중요한 치료혈이며, 더욱이 상체 질환의 주요요혈이며 기타혈은 보조혈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
한약처방 본초학적 해설-35주영승 교수 (전 우석대한의대) #편저자 주 : 한약물 이용 치료법이 한의의료에서 차지하는 중요한 위치에도 불구하고, 최근 상황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모든 문제 해답의 근본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에서, 전통처방의 진정한 의미를 이 시대의 관점에서 재해석해 응용률을 높이는 것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서는 신진대사질환인 肥滿 관련 5번째 처방을 소개함으로써 치료약으로서의 한약의 활용도를 높이고자 한다. 향후 대상질환을 점차 확대할 것이며, 효율 높은 한약재 선택을 위해 해당 처방에서의 논란대상 한약재 1종의 관능감별 point를 중점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한의학의 因人制宜 원칙을 구체화하고 도식화한 대표적인 모형이 사상의학이라고 말할 수 있다. 모든 질병의 예방과 치료를 크게 4체질로 분류해 접근했고, 비만 역시 이에 부응하는 원인 분석 및 처방으로 접근이 가능했다. 사상의학에서 태음인체질은 비만해지기 쉽고 체중 감량도 어렵다고 보았는데, 그동안의 처방 분석 및 임상연구를 살펴보면 체중 감량효과가 뚜렷해 가장 많이 사용되었다는 처방이 太陰調胃湯이었다. 이는 장기간의 비만치료과정에서 나타나는 만성질환과 저항력 감퇴 등의 문제를 체질처방으로 접근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본다. 한편 임상에서 비만치료에 활용되는 개별약물 중에서 사용빈도가 높은 麻黃이 여기에 포함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麻黃이 가지고 있는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기타 한약재와의 조합을 통해 이를 극복하고 비만에 활용할 수 있음을 시사해주고 있다. 太陰調胃湯은 1894년 李濟馬의 東醫壽世保元에서 表寒證에 응용됐다. 表寒證은 태음인 가운데에서도 寒氣를 잘 타는 사람, 곧 素病寒者에게 쉽게 발생하는 胃脘受寒表寒病의 대표증상이다. 素病寒者는 태음인기본 장부구조인 肝大肺小에 부합하여, 몸이 차고 땀이 없으며 가슴이 두근거리고 호흡이 짧은 잔기침과 食滯 및 痞滿 그리고 소변량이 감소하면서 설사가 있는 것이 주된 증상이다. 즉 胃脘受寒表寒病은 胃脘이 氣液을 上達하고 呼散하는 기능이 약화되어 表局이 寒氣를 이기지 못해 발생하는 表病 逆證인 胃脘寒證에 해당한다. 이는 소화기의 胃脘과 호흡기의 肺에 있어 기능적 위축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는 병증임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위의 구성 한약재 8품목의 본초학적 특징에 대해 태음인비만을 적응증으로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1)氣를 기준으로 분석하면 溫3 平3 微寒(凉)2로서 溫性처방으로 정리되는데, 寒症인 체질의 비만에 적용된다고 해석된다. 구체적으로는 溫性약물은 斂肺滋腎(五味子), 開竅化濕(石菖蒲), 發散風寒(麻黃)으로 세분되는데, 이는 脾胃常要溫과 脾愛煖 脾惡濕 그리고 形寒飮冷則傷肺의 원칙으로 설명된다. 또한 平性약물은 補氣(乾栗), 助消化酵素(蘿葍子), 淸化熱痰(桔梗)으로 세분된다. 한편 微寒약물은 利水滲濕(薏苡仁), 養陰潤肺(麥門冬)로 세분되는데, 이는 脾惡濕의 원리에 따른 소화기 보강과 淸潤生津을 통한 호흡기 보강으로 설명된다. 이러한 내용은 전체적으로 소화기와 호흡기 계통의 虛寒性 비만에 응용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2)味를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포함) 甘味5 辛味4 苦味2(微苦2) 淡味1 微鹹1 酸味1로서 甘辛苦味로 정리된다. 이는 滋補和中緩急 목적의 甘味로써 소화기계통 장애에 대처하며, 發散行氣滋養의 辛味로써 호흡기계통 장애를 대처하고, 淸熱降火燥濕의 苦味의 배합으로서 소화기와 호흡기 계통 장애를 보강하는 형태이다. 전체적으로 소화기와 호흡기 계통의 虛寒性 비만 적용에 부합된다. 3)歸經을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및 臟腑表裏 포함), 脾3(胃4) 肺6 心3 腎2(膀胱1) 肝1로서 脾胃肺經으로 정리된다. 虛寒性 비만을 기준으로 재분석하면, 주된 歸經으로서의 脾胃經은 後天의 正氣인 水穀之精을 총괄하는 장부로서 脾喜潤而惡濕 胃爲受納之器로서의 역할을 의미한다. 한편 肺의 경우는 肺主皮毛(麻黃) 肺爲通調水道(薏苡仁) 肺爲貯痰之氣(桔梗) 肺腎陰虛(五味子)의 역할로 분담된다. 歸經 역시 소화기와 호흡기 계통의 내용을 포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4)효능을 기준으로 분석하면 補益藥3(補氣-乾栗, 補陰-五味子 麥門冬) 消食藥3(滲濕-薏苡仁, 調消化-蘿葍子 開竅化濕-石菖蒲) 祛痰藥2(淸化熱痰-桔梗, 發散風寒-麻黃)로 정리된다. 비만을 대상으로 하여 전체적으로 관찰해보면 체질을 비롯한 여러 원인으로 나타난 기운허약과 이에 동반하는 소화장애에 대한 주된 접근과, 비만의 근본인 痰에 대한 원인 접근(桔梗) 및 발한을 통한 祛痰 촉진(麻黃)의 역할로 분류된다. 2. 太陰調胃湯 구성약물 분석 1)薏苡仁과 乾栗 ①사상의학: 主病에 주요한 치료작용을 하는 君藥에 속한다. 薏苡仁은 肺胃의 邪熱을 없애 음식소화를 돕고 乾栗은 위장을 튼튼하게 하며 腎의 기운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데, 이를 통해 胃脘의 上升之力 또는 上達而呼散을 직접 도와주고 있다. 태음인 表病의 여러 처방에서 薏苡仁과 乾栗이 광범위하게 사용됐던 점도 이를 설명해주고 있다. ②본초학: 健脾滲濕으로 위로는 淸肺熱하며 아래로는 除腸胃濕하는 薏苡仁은, 脾를 補하되 滋膩하지 않고 滲濕하되 峻利하지 않으며 藥性이 緩下한 淸補淡滲의 要藥이다(예: 蔘苓白朮散). 아울러 脾主運化→上淸肺→肺主肅降하여 肺氣를 충족시켜주어 補肺한다. 한편 養胃健脾하고 補腎强筋하는 乾栗은 용량이 과다하면 소화장애를 발생시키는데, 薏苡仁(除腸胃濕)과 蘿葍子(消食導滯)가 이에 대한 대처를 하고 있다. 2)蘿葍子 ①사상의학: 君藥을 보좌하여 치료작용을 높이는 약물에 속하는 臣藥으로 사용된 蘿葍子는 痰 제거를 비롯해 小腸의 吸聚기능이 항진되는 부담을 덜어주는 2차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한편 蘿葍子는 使藥으로 사용된 石菖蒲의 협력하여 脾胃의 기능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②본초학: 消食導滯 降氣祛痰의 蘿葍子는 消食하는 중에 行氣除脹의 효능을 나타내며 주로 實證에 사용하는 標性약물이다. 2차적 효능인 祛痰의 경우 痰飮停留 咳嗽 痰多 氣喘의 證을 치료하는데 化痰止咳하는 약물과 같이 사용하면 효과가 현저하지만(예: 三子養親湯), 肺腎虛한 경우에는 적합하지 않다. 3)五味子와 麥門冬, 桔梗 ①사상의학: 君藥과 臣藥의 兼證인 肺元을 직접 돕는데 협력하는 약물에 속하는 佐助藥이다. 五味子는 健肺潤肺하고 麥門冬은 補肺和肺하여, 胃脘寒證으로 손상된 肺元의 呼散之氣를 도와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여기에 肺元에 직접 작용하는 標性약물인 桔梗이 가세함으로써 효력을 상승시키고 있다. 氣液을 호흡하는 문호로서, 특히 胃脘은 肺가 관할하여 호위한다는 이론에 부합된다. ②본초학: 斂肺滋腎의 五味子는 潤肺의 작용으로 주로 氣盡하여 일어나는 虛痰에 止渴生津 작용으로 燥證을 없애고 潤肺시키는(예: 止嗽散) 補性약물이다. 養陰潤肺의 麥門冬 역시 潤肺의 작용으로 陰虛肺燥로 咳逆痰稠하고 咽喉不利한 증에 응용(예: 麥門冬湯)되며 아울러 潤肺로 養胃淸心하는 補性약물이다. 祛痰鎭咳劑로서 宣肺祛痰하는 양호한 효능이 있는 桔梗은 上焦를 宣通(‘舟楫之劑’)하여 胸膈과 咽喉를 편안하게 해주는 宣肺祛痰(예: 甘桔湯, 敗毒散)의 標性약물이다. 4)石菖蒲와 麻黃 ①사상의학: 처방 중의 모든 약물을 病所로 이끌어들일 수 있는 使藥이다. 石菖蒲는 開竅安神의 작용으로 다른 약물의 脾胃기능을 끌어 올리고 肺氣가 불안정하여 발생한 痞滿증상을 치료하며 아울러 心病證을 해소해준다. 麻黃은 胃脘으로부터 皮毛에 이르는 上焦의 氣液순환을 도와 태음인 呼散之氣가 인체 가장 바깥부분까지 이르도록 한다. 비만치료에서 단일 약물로는 麻黃사용이 높은 것도 이에 연유한 것으로 보인다. ②본초학: 麻黃은 대표적인 發汗解表劑이나 부작용 관계로 後世方에서는 기피했던 약물 중 하나다. 그러나 태음인의 경우 ‘腠理緻密而多鬱滯氣血難以通利’하므로 發汗을 통해 腠理를 개방시켜주는 대표적인 약물이다. 또한 본초학적으로도 麻黃은 위로는 肺氣를 開宣하여 發汗하고 또한 水道를 通調케 하여 膀胱으로 下輸하여 利水시켜 주며, 太陰調胃湯의 不眠과 心悸亢進·心煩 및 上氣등의 부작용이 麻黃의 부작용과 일치한다. 3. 정리 비만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보이고 있는 태음인에 사용되었던 太陰調胃湯은, 사상의학적으로 소화기의 胃脘과 호흡기의 肺에 있어 기능적 위축이 동시에 발생한 胃脘寒證 치료약물이다. 이와 같은 사상의학적 관점을 떠나 본초학적인 관점으로 구성약물을 살펴봤을 때도, 접근 방법과 사용된 용어에서의 차이를 빼고는 종합적인 면에서의 상호간의 관점이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기본적으로 소화기 및 호흡기 계통의 취약성을 보이는 태음인의 虛寒性 비만에 적극적으로 응용될 수 있는 처방으로 정리된다. -
올해 보건의료 연구개발에 예산 1조4690억원 지원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 질병관리청(청장 지영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종호),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이창양),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는 국회 의결을 거쳐 확정된 2023년 보건의료 연구개발 예산 총 1조469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디지털헬스케어, 보건의료데이터, 첨단재생의료와 같은 차세대 유망기술 분야의 신규사업이 대폭 확충되는 등 바이오헬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가 지속되고 있다. 정부는 △감염병 위기대응 역량 강화 △바이오헬스 분야 첨단 유망기술 육성 △질환극복 등 공익적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의료현장 연계 연구개발(R&D) 지원 등 4대 분야를 중심으로 총 128개 사업의 신규과제 1495억원, 계속과제 1조3195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올해 28개 과제에 2752억원이 투입되는 ‘공익적 R&D 투자 확대’를 통해 뇌질환, 정신건강, 암 등 국민들의 의료부담이 높은 질환 극복 의료기술 개발을 집중 지원해 국민의 사회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고 삶의 질 제고와 함께 고령화, 저출산 등 사회변화로 인해 공익적 수요 급증이 예상되는 영역의 보건의료기술을 선제적으로 연구개발해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국민들의 보건의료 연구개발 실질 체감도를 높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 분야에서는 ‘한의디지털융합기술개발사업’이 신규과제로 편성돼 38억원이 지원(복지부)되며,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은 183억원(41억원↑) 및 한의기반융합기술개발사업에 44억원(24억원↓)의 예산이 각각 확보됐다. 또한 ‘감염병 위기대응 역량 강화’ 분야에는 26개 과제에 2740억원을 투입, 백신·치료제 핵심기술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 지원에 나서는 한편 국가방역체계 고도화를 위한 방역 전주기 단계별 연구 등을 추진해 신종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구현해 나갈 계획이다. 66개 과제에 8390억원이 지원되는 ‘첨단 유망기술 육성’ 분야에서는 데이터·인공지능 기반의 보건의료기술 개발을 통해 바이오헬스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고 개인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해 의료의 질을 제고하고, 마이크로바이옴 등과 같은 차세대 유망 분야 발굴 및 첨단 재생의료 기술 국제 선도국가로의 발돋움을 꾀할 전망이다. 이 분야에서는 과기부에서 한의 디지털융합기술 개발사업을 신규로 마련해 34억원의 예산이 지원된다. 이밖에 ‘의료현장 연계 연구개발 지원’ 분야는 8개 과제에 809억원이 투입돼 신진의사과학자 연구지원 확대, 규제과학 전문가 양성 지속 등 바이오헬스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전문인력 양성에 집중 투자해 보건산업 국제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보건의료 연구개발 예산은 각 부처가 사업을 기획하고 예산 편성한 결과를 과기부·기재부 심의해 정부안을 확정하고 보건의료기술정책심의위원회 논의 및 국회 의결을 거친 결과를 최종 확정한 것이다. 보건복지부 은성호 첨단의료지원관은 “정부는 신·변종 감염병, 고비용·중증 질환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할 수 있는 보건의료기술 개발을 위해 힘을 쏟고, 바이오헬스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한 첨단 유망기술 연구개발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연구개발 투자 규모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보건의료 연구개발이 국민에게 보다 양질의 보건의료를 제공하는 기반이 될 수 있도록 관련 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보건의료 연구개발 분야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보건의료기술정책심의위원회를 보다 활성화해 관계부처 및 민간이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소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초음파’, 지금의 한의사에게 주어진 감사한 책임감김은혜 경희대학교 산단 연구원 (전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임상교수) <선생님, 이제 그만 저 좀 포기해 주세요> 저자 [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사로서의 직분 수행과 더불어 한의약의 선한 영향력을 넓히고자 꾸준히 저술 활동을 하고 있는 김은혜 경희대 산단 연구원의 원고를 싣는다. 지난 22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원심 판결을 뒤집고 한의사가 초음파를 활용한 것에 대한 의료법 위반 여부를 무죄로 선고하였다. 다시 말해, 한의사도 진료 중 초음파를 사용할 수 있다고 판결한 것이다. 한의학의 전신이 ‘동의보감’이 전부인 마냥 취급받는 일부 여론의 분위기와 다르게, 대법원의 판결문에는 지난 십 수 년 간 한의계가 현대한의학으로서의 도약을 위해 힘써온 행위들이 무죄 선고의 근거 중 일부로 반영된 것은 굉장히 감격스러운 일이다. “영상의학과의 판독을 마냥 기다릴 때 많아” 필자 개인적인 입장으로는 올해 ‘한의사는 맥을 짚어서 암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 내냐’라는 비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질문을 수없이 들어온 사람으로서 더 감사한 변화라고 생각하고 있다(지금 당장 암 환자에게 초음파를 사용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한의계에 현대한의학이 발전할 수 있는 호재가 들려왔다. 하지만 그만큼 우리는, 과거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이번 판결이 주는 책임감 또한 인지해야 한다. 초음파 프로브를 쥐고 있는 한의사로서 환자 앞에서 뱉을 말의 책임을 감당해낼 준비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암 환자는 보통 이변이 없으면 평균적으로 3개월에 한 번씩 암의 경과 평가를 위해 CT를 찍는다. 대부분 환자들의 경우 검사 당일에 컨디션을 물어보면 ‘전 날 한숨도 못 잤다’라고 말했다. 잔존해 있는 암이 있건 없건, 항암치료에 대한 반응이 좋건 안 좋건, 검사를 받는 날이면 매번 새로운 선고를 받는 기분이라며 엄청나게 긴장을 하곤 했다. CT를 찍으면 영상 자체는 당일에 연동이 되지만 영상의학과 전문 판독이 완료되기 까지는 일주일이 걸린다. 몇몇은 검사 당일보다도 그 일주일을 기다리는 것이 더 피 말린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영상기기 진단권 있는 것에 대한 책임감 초조함을 못 이기는 환자를 위해 의대 병원 교수님께 경과 설명을 조금 일찍 요청 드리면, 당신들께서는 이미 연동되어 있는 영상 한 장 한 장을 천천히 넘기시며 이미 처음부터 끝까지 다 확인하셨음에도 영상의학과의 판독을 기다리고 환자를 보겠다고 말씀하셨다. 처음에는 다소 답답하게 느껴지는 체계이기도 했다. 하지만 한 환자 덕에 답답함은 일순 사라졌다. 그 환자는 평소와 같이 CT 결과를 설명들은 뒤 ‘암과는 별개로 요새 달리기를 했더니 근육통이 생겨서 소염진통제도 같이 처방해 줄 수 있냐’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이상한 낌새를 느낀 교수님들은 이미 판독이 끝난 영상을 다시 분석했고, 그 결과 2mm도 안 되는 작은 뼈 전이가 있었다. 알고 봐도 쉽게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병변이었다. 전이를 조기 발견한 덕에 환자는 일찍 치료 받을 수 있었고 나중에는 완전 관해로 진단받았다. 만약 이미 영상에 버젓이 기록되어 있었음에도 ‘크기가 너무 작다’는 이유로 모든 의료진이 놓치고, 환자는 다음 검사를 할 3개월 간 달리기를 계속했더라면 어떤 사고가 일어났을지 모를 상황이었다. 이때가 내가 처음으로 의료 영상 기기에 대한 처방 및 진단권이 있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간접적으로 느꼈던 순간이다. 물론 초음파에 대해서는 의과에서도 이러한 중복된 과정을 거치지 않음을 알고 있다. 하지만 처음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를 ‘의과도 안 그러는데 우리가 왜 해야 하나’라며 쉽게 가려고 하기보다, 마음가짐만큼은 방어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어떨지에 대해 조심스럽게 제언하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이 그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초음파 상에 이상이 확인될 경우 다음 스텝에 대한 조절을 오롯이 본인들 권한 안에서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므로 우리와는 상황이 다소 다르다. “현대한의학의 진료 현장 차분히 구축” 다시 말해서 어떤 질환을 확실히 진단함에 있어 초음파만 사용하는 경우는 굉장히 드문 현대 의료 체계에서, 이제 프로브를 쥘 수 있는 허락을 맡은 우리가 앞으로 거쳐야 할 시행착오를 생각한다면 책임감을 남다르게 가지고 엄숙하게 시작했으면 한다. 오늘의 결과가 나오기까지 힘써주신 많은 분들에게 본 칼럼을 통해 정말 감사하다고 공개적으로 전하고 싶다.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걸어온 분들의 노고가 합쳐져서 일으킨 변화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지금의 대중이 우리에게 바라는 현대한의학의 진료 현장을 구축하기 위한 스텝을 차분히 잘 밟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
부산대 한의전, 뉴욕·시카고서 ‘동의보감 아카데미’ 성료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원장 임병묵·이하 한의전)은 미국 뉴욕과 시카고 현지에서 2개월간 한의약 교육 프로그램인 ‘동의보감 아카데미’를 큰 관심 속에 개최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에서 추진하고 한국한의약진흥원이 주관하는 ‘한의약 해외 진출 및 외국인환자 유치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한의전은 지난 11월부터 12월 말까지 온라인 35개 강좌 및 11월 5차례의 오프라인 강의를 통해 미국 뉴욕 퍼시픽대학교와 시카고 내셔널대학교에서 진행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현지 임상가 및 관련 전공 학생을 대상으로 사암침, 미용침, 한의학 정신건강, 한국의 보험한약 처방법 등 다양한 주제로 진행됐다. 특히 미소안면침 개발자로 알려진 송정화 경희효전한의원장의 강의는 최근 미국의 안면침(Facial Acupuncture) 관심을 반영하듯 매회 100여명이 수강하며 큰 인기를 모았다. 한의학 경락이론에 근육학을 접목한 안면침 시술은 주름 개선 및 리프팅 효과와 함께 통증과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장점이 알려지면서 이미 대만·이탈리아·프랑스 등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또 김종우 경희대 한의대 교수(한의학정신건강센터장)는 ‘한의학 정신건강’을 주제로 한 강의를 통해 심리학, 명상 및 상담 기법을 침·뜸·한약 등의 한의학적 진료와 접목한 보다 포괄적인 방식의 접근법을 소개, 기존의 약물 투여 중심의 진료가 주를 이루는 미국에서 새로운 대안적 치료법으로 관심을 끌었다. 또한 ‘사암침’에 대한 강의는 한국 한의사 면허와 미국 현지 면허를 동시에 갖고 있는 이승민 연구원(부산대 한의과학연구소)이 진행했다. 이승민 연구원은 ‘17년부터 관련 강의를 계속해 왔으며, 올해 강의에서는 미국 현지에서 직접 임상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중점적으로 설명했다. 이와 관련 시카고에서 클리닉을 운영하며 몇 년 전 강의에서 사암침을 배운 뒤 임상에 활용하고 있다는 코리 브라운 씨는 “사암침을 사용하면서 정말 많은 효과를 봤는데 특히 꿈을 많이 꾸고,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에게 효과가 좋아 이런 증상이 있는 환자들을 10명 가까이 치료했다”며 “이런 프로그램을 마련해줘 감사하다”고 전했다. 또한 국내에서 활용되고 있는 한약제제를 소개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됐는데, 서본융 인천노인전문병원장은 강의를 통해 증상에 따라 사용 가능한 한약제제의 종류 및 활용법을 상세히 소개하는 한편 최근 국내에서도 사용이 늘고 있는 연조엑스제를 소개했다. 특히 국내 한 제약회사에서는 시카고 내셔널대학교에 연조엑스제를 기증, 교내 클리닉에서 직접 환자들을 대상으로 활용해볼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내셔널대학교 침술동양의학대학(Acupuncture and Oriental Medicine) 조지 스트레치 학장은 이번 한의학 강좌에 대해 “동아시아 전통의학 중 주로 중의학을 중심으로 교육되고 있는 미국에서 이번 강좌는 전공 학생들이 한국 한의학을 접할 기회가 됐다”며 “보다 포괄적이며 현대화된 한국 한의학은 미국의 임상가들에게 매우 실질적인 무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하며, 향후 한의전과 교환 학생 파견 및 섬머스쿨 개최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교류할 것을 희망했다. 한편 강의 후 진행된 강의평가 설문에서는 “실제 임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 중심으로 구성돼 특히 만족스러웠다”며 “앞으로도 임상에서 환자를 대상으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기법 중심의 강의가 계속되기를 바란다”고 응답했다. 한의전은 이번 강좌의 성과와 함께 평가과정에서 보여준 해외 한의약 교육 수요자들의 관심을 바탕으로 향후 교육 방향 및 세부 프로그램을 조정해 내실을 키우는 한편 이같은 교육 프로그램이 한의약 관련 산업의 해외 진출을 통한 한의약 세계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
일반건강검진 수검률 74.2%…‘16년 대비 3.5%p 감소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강도태)은 2021년 건강보험 대상자 기준 건강검진종별 수검 및 판정현황, 문진, 검사성적 등 건강검진 주요지표를 수록한 ‘2021 건강검진통계연보’를 발간해 배포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21년도 수검률은 일반건강검진 74.2%, 암검진 56.6%, 영유아건강검진 87.1%로 나타난 가운데 최근 5년간 건강검진 종별 수검률을 비교해보면, 일반건강검진은 ‘16년 77.7%에서 ‘21년 74.2%로 3.5%p 감소한 반면 암검진과 영유아 건강검진은 각각 7.4%p, 15.2%p 증가했다. 일반건강검진의 지역별 수검현황을 살펴보면 상위 3개 지역은 세종(79.1%), 울산(78.5%), 대전(77.8%) 순으로, 하위 3개 지역은 제주(71.2%), 서울(72.4%), 경북(72.8%) 순으로 나타났다. 일반건강검진 종합판정 비율은 △정상A 11.1% △정상B(경계) 30.5% △질환의심 33.2% △유질환자 25.2%의 분포를 보였다. 이 중 20대 이하 정상 판정비율(정상A, 정상B)은 73.1%, 유질환자 0.8%로 나타났으나 80대 이상은 정상 6.5%, 유질환자 69.5%로 나타나 연령이 높아질수록 정상 판정이 줄고, 유질환자 비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16년과 비교하면 정상(A+B)은 1.0%p, 질환의심은 10.8%p 각각 감소했고, 유질환자는 21.2%p 증가한 수치다. 또한 전체 암 수검률은 56.6%로 ‘16년 대비 15.0%p 증가한 가운데 암 종별로는 ‘16년과 비교해 자궁경부암 14.0%p, 간암 13.6%p, 대장암 10.9%p, 위암 6.2%p, 유방암 2.5%p 등의 순으로 증가했다. 이와 함께 체질량지수(BMI) 25 이상 비율은 전체 39.3%,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은 48.8%, 여성은 29.4%로 나타났으며, 연령대별로는 남성은 30대가 55.4%, 여성은 70대가 43.6%로 가장 높았다. 체질량지수 25 이상 비율은 ‘16년 대비 4.4%p 증가했고, 성별로도 남성은 7.5%p, 여성은 1.8%p 증가한 수치다. 이밖에 대사증후군 위험요인을 진단기준별로 살펴보면 높은 혈압 44.6%, 높은 혈당 41.6%, 복부비만 25.7% 순으로 나타났으며, 낮은 HDL콜레스테롤을 제외한 4개 항목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높았고, 연령이 높을수록 위험요인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또한 대사증후군 위험요인 보유개수별 분포 현황에서는 수검인원의 21.3%가 대사증후군으로 나타났으며, 위험요인을 1개 이상 보유하고 있는 수검자는 69.6%로 나타났다. 50대 이하에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높은 대사증후군 비율을 보이지만, 60대 이상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 비율을 보였다. -
‘발달장애인 참사 대책 촉구 결의안’ 국회 본회의 통과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선우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발의하고 178명의 의원이 공동발의한 ‘발달장애인 참사 대책 마련 촉구 결의안’이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되며 국가의 발달장애인 돌봄 책임이 강화될 전망이다. 이번 결의안은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발달장애인 가족의 비극적인 참사에 대해서 국가의 발달장애인에 대한 돌봄 등 관련 서비스 부족과 지원체계 부재로 발생한 ‘사회적 재난’이라고 규정했다. 강 의원은 결의안을 통해 국가의 발달장애인 돌봄책임 강화를 위해 현재 보건복지부가 수립중인 ‘제6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에 24시간 돌봄 지원과 발달장애인 가족의 신체적·심리적 부담 해소 방안 등을 반영하고 이행할 것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했다. 또한 발달장애인 가족 전체를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 실시 등을 요구했다. 강선우 의원실은 이번 법안발의는 21대 국회 개원이래 가장 많은 의원이 참여한 것으로, 강 의원이 직접 손 편지를 쓰고 의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설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강선우 의원은 “이번 결의안을 바탕으로 발달장애인 가족 지원 강화를 위한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이 수립될 수 있도록 국회에서 끝까지 챙기겠다”며 “현재 운영위에 계류중인 발달장애인 참사 대책 특위 구성결의안도 조속히 논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통과된 결의안은 국무조정실, 기재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국토교통부, 교육부 등에 송부될 예정이다. -
“2023년, 한의학 정책 성과 내는 한 해 되길”한국한의약진흥원(원장 정창현·이하 진흥원)이 지난 28일 진흥원 서울분원 커뮤니티센터 한울림에서 ‘제4회 한의약 아카데미’를 개최했다. 이날 아카데미에는 보건복지부 강민규 한의약정책관·최신광 한의약산업과장, 식품의약품안전처 고호연 한약정책과장, 이진용 한국한의학연구원장, 권기태 한의학정책연구원장, 남동우 한의학회 기획총무이사, 서영석 대한원외탕전협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정창현 원장은 인사말에서 “안으로는 진흥원 구성원들의 한의학에 대한 이해와 역할을 제고시키고, 밖으로는 한의계의 다양한 전문가들과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자 시작된 한의학 아카데미가 오늘 네 번째 회차를 맞이하게 됐다”며 “오늘 자리가 한의학 여러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다져나갈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진흥원에서는 현재의 한의약 정책과 한의약 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또 다시 미래의 한의약 산업에 연결시키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강민규 한의약정책관은 “오늘 이러한 자리를 만든 이유는 우선 한의약정책관으로 온지 1년 정도 됐는데, 스스로도 그동안 한의약 정책과 관련해서 무엇을 했는지를 되돌아보고 현재 추진하고 있는 한의학 정책에 대한 평가를 해보고자 한 것”이라며 “또한 두 번째 이유는 보건복지부의 정책은 대부분 면허증·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전문가를 대상으로 하는 추진되는 상황인 가운데 한의사들의 전문성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분야에 대해서는 가장 잘 아는 전문가이지만, 전체적인 큰 흐름을 보는 것에는 다소 약하다는 생각이 들어 정부 정책과 관련된 부분을 소개하고자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더불어 어느 분야든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정부 혼자서는 할 수 없는데, 특히 보건의료정책은 절대 정부 혼자서는 목표 달성이 어려워 어느 파트보다도 협업이 강조되고 각 구성원들간의 협조가 중요한 것 같아 오늘과 같은 소통의 자리를 만들게 됐다”며 “2023년에는 관련 정책 추진을 통한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주제 발표에서 강민규 한의약정책관은 ‘한의약 정책 방향 및 추진과제’를 주제로 △정책 환경 △최근 주요성과 및 한계 △한의약 정책 방향 △주요 추진 과제 등을 설명하는 한편 현 한의약 정책을 둘러싼 거시적인 환경과 함께 한의의료 실태조사 통계 등을 통한 미시적 환경에 대한 세부적인 설명을 이어갔다. 특히 이번 아카데미는 한의약 정책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를 청취하기 위해 전문가는 물론 일반인들까지 참여를 유도,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한의학의 발전방안을 위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