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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대 서울한방병원, ‘담대한 여정’ 1기 아카데미 수료식 개최[한의신문] 서울한방병원(원장 조충식)은 22일 병원 4층 혜화홀에서 ‘서울한방병원 아카데미 1기 수료식’을 개최하고, 8월 20일부터 9주간 진행한 ‘담대한 여정, 항암완주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날 수료식에 앞서 조충식 병원장은 ‘항암 후유증, 건강한 몸을 다시 세우다’를 주제로 9회차 마지막 강연을 진행했다. 수료자들은 학위복과 학사모를 착용하고 수료식에 참석해 교육과정을 마무리했다. 이날 배현진 국회의원(국민의 힘)은 축전을 통해 수강생들의 수료를 축하하고, 배움이 일상 속 작은 건강 실천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수료증은 전체 9회 강의 중 3분의 2 이상 출석한 참여자에게 수여됐다. 전체 참여자 45명 가운데 25명이 수료증을 받았으며, 이 중 14명은 9주간 모든 강의에 빠짐없이 참석했다. 1기 아카데미는 ‘통합 암 케어’를 주제로 매주 목요일 오후 진행됐다. 의료진과 영양팀장 등 9명의 강연자가 암의 이해와 전이·재발 관리, 통합 암 치료, 항암 부작용과 면역 회복, 항암 식단, 재활과 근감소증 예방, 여성암 이후의 회복, 치료 단계별 회복 전략, 신체 기능 회복과 항암 후유증 관리 등을 주제로 강연했다. 정원 30명으로 모집한 이번 과정에는 45명이 참여했다. 조충식 병원장은 “9주 동안 매주 자리를 지켜 주신 수강생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이번 과정이 건강을 스스로 관리하는 힘을 기르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란다”며 “1기 운영 성과와 참여자 의견을 바탕으로 더 다양한 주제의 아카데미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서울한방병원은 1기 운영 성과와 만족도 조사 결과를 분석해 2기부터 다양한 질환을 주제로 아카데미를 확대할 계획이다. -
“상처보다 사람을 먼저 품는다”…트라우마 한의진료 전문성 강화[한의신문] 트라우마 환자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섣불리 들추기보다 안전감을 회복하고 스스로를 돌볼 힘을 되찾도록 돕는 한의진료가 전문교육 현장에서 강조됐다. 대한여한의사회는 이러한 치료법의 임상 적용을 위한 한의사 교육을 강화하고, 전국의 전문인력 양성을 통해 범죄 피해자 의료지원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다. 대한여한의사회(회장 박소연)는 24일 한의협 대강당에서 ‘2026 Trauma Informed Care를 위한 트라우마 한의 일차진료 전문과정’를 개최, 네 번째 트라우마 치유 전문가 양성에 나섰다. 여한의사회는 트라우마 환자의 한의 일차진료를 담당할 전문인력을 양성하고자 2023년 교육과정을 개설, 현재까지 150여 명의 트라우마 인폼드 케어(TIC) 한의사를 배출했으며, 서울시·경기도 여성가족재단,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등과 진료 연계체계를 구축해 성폭력 등 범죄 피해자 대상 한의의료 지원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박소연 회장은 인사말에서 “전국의 더 많은 한의사들이 교육에 참여해 각 지역에서 트라우마 환자 진료에 나서길 바란다”며 “성폭력 피해자 지원사업을 범죄 피해자 전반과 재난 트라우마 분야로 확대하고, 한의계의 국가 정책사업 참여 기반을 마련하고자 교육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온라인 교육과정을 개편해 전문성을 강화한 만큼 이번 실습이 참여 한의사들의 진료 역량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앞서 대한여한의사회는 9월부터 이달 23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course 1. 트라우마 치유를 위한 기초 다지기(2강) △course 2. 트라우마 치유의 한의임상 실제(5강) △course 3. 트라우마 치유를 위한 사회기반 마련(2강) △course 4. 트라우마 치유를 위한 M&L 심리치료(5강) 등 4개 주제에 걸쳐 총 14강의 이론교육을 진행한 바 있다. ◎ “트라우마, 상처부터 들추지 마라”…치유의 첫걸음은 ‘안전감’ 이날 course 5. 오프라인 교육에서 이진화 상지대 한의대 한방소아과 교수(M&L Teacher)는 ‘트라우마 치유를 위한 M&L 심리치료-실전 임상적용 워크북 중심으로’를 주제로 강연에 나서며 “트라우마 치료는 고통스러운 기억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잃어버린 안전감과 스스로를 돌볼 힘을 회복하도록 돕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트라우마의 신체·심리증상을 함께 살피는 심신의학적 접근을 강조하며 주요 증상으로 △신체(두통·현훈·소화불량·설사·흉민·근골격계 통증·피로) △심리(우울·불안·공포·무기력·불면·분노·회피행동) 등을 제시했다. 특히 “쉽게 호전되지 않는 반복성 통증도 트라우마와 관련될 수 있다”며 △신체치료(침·뜸·부항·약침·추나) △심리치료(EFT·M&L 심리치료·경자평지요법·이정변기요법)를 병행하는 한의치료법을 소개했다. M&L 심리치료의 치유 과정은 △1단계 안전의 장 구축 △2단계 흘려보내기 △3단계 받아들이기 △4단계 통합하기로 구분했다. 이 교수는 “트라우마 치료에서 첫 단계인 안전의 장 구축이 가장 중요하다”며 “환자가 안전하다고 느껴야 비로소 자신의 상처를 마주하고 돌볼 힘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치료자와 환자 간 신뢰관계 없이 과거의 기억을 다루거나 수용을 강요하면 오히려 새로운 상처가 될 수 있으며, 안전감 형성에는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수강생들과 호흡 명상을 통한 ‘그라운딩(Grounding)’을 실습했다. 그라운딩은 신체 감각과 주변 환경에 집중해 의식을 ‘지금, 여기’에 머물도록 하는 기법으로, △감각 집중(주변 색깔·소리 찾기) △신체 접촉 확인(발바닥·의자에 닿는 감각) △현재 인식(장소·날짜 확인) △안정 유도(물 마시기·호흡 조절) 등의 방법을 소개했다. 이 교수는 “트라우마 환자는 과거의 기억과 감정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며 “치료 전후 환자가 현재에 안정적으로 머물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환자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 “트라우마의 상처보다 회복의 힘을 보라”…한의 심리치료 실습 이어진 조별실습에선 △이진화 교수 △신현숙 부회장 △김윤나 학술이사 △성승규 원장(인천 보성일침한의원) △한경훈 원장(화성 산수유한의원)이 각 조의 M&L 티처로 참여해 수강생들이 안전감 회복과 긍정적 경험 확대를 위한 M&L 심리치료 기법을 익힐 수 있도록 지도했다. 실습은 △리소스 탐색과 Loving Beingness △리소스 마음챙김 △신체감각 마음챙김 △마음의 방 그리기 △삼단전 마음챙김 등 5개 과정으로 구성됐다. 첫 실습인 ‘나의 리소스 찾기’에선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원을 △내적(성격·기질·건강·개인적 경험·재능·취미) △외적(자연환경·주거·고향·특별한 장소) △인간관계(가족·친구·동료·공동체)로 구분해 작성했다. 이어 치료자와 내담자 역할을 나눠 자신의 자원을 공유하며 ‘러빙 비잉니스’를 연습했다. 치료자는 상대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미소·끄덕임으로 반응하며 긍정적 자원을 발견해 구체적인 언어로 전달하는 과정을 익혔다. 이 교수는 “Loving Beingness는 치료자가 따뜻함과 사랑을 가지고 내담자와 함께 존재하는 태도로, M&L 심리치료의 근간”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리소스 마음챙김’에선 편안하고 안전했던 장소를 떠올리며 당시의 풍경·소리·감각을 재경험하는 명상법을 익혔다. 이 교수는 “좋은 기억을 충분히 체험하고 마음에 저장해 두면 좌절하거나 힘든 순간에 다시 꺼내 쓸 수 있는 안전기지가 된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 ‘신체감각 마음챙김’에선 호흡·발바닥·어깨·심장박동·주변 소리 등에 차례로 주의를 기울이며 현재의 신체 감각을 알아차리는 훈련을 진행했다. 네 번째 ‘마음의 방 그리기’에선 자신의 마음을 여러 형태의 방으로 표현하고, 치료자·내담자·관찰자 역할을 나눠 이를 탐색했다. 치료자는 그림을 임의로 해석하기보다 내담자의 설명을 경청하며 긍정적 자원을 발견하는 데 집중했다. 아울러 ‘삼단전 마음챙김’에선 하단전(배꼽 아래)·중단전(가슴)·상단전(이마)에 차례로 의식을 집중하고, 각 부위에서 떠오르는 감각·이미지·감정을 관찰하며 신체와 마음의 연결을 체험토록 했다. 이 교수는 “긍정적인 경험과 사랑을 주고받는 것도 타고난 성격이나 기질이 아닌, 반복적인 경험과 연습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이라며 “실제 진료에서도 환자를 따뜻하게 바라보며 함께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수강생들은 “심리상담이 치료자를 소진시키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치료자 자신도 따뜻해질 수 있는 과정임을 체감했다”, “잔잔한 실습으로 시작해 점점 바닷물처럼 크고 묵직한 힘을 느꼈다”, “치료자로서 배우러 왔지만 오히려 치유받고 돌아가는 시간이었다”, “마음의 방 그리기와 리소스 탐색을 통해 미처 몰랐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따뜻한 시선 속에서 사랑받는 느낌을 받았다”는 소감을 전했다. 한편 대한여한의사회는 이날 강사진에게 감사장을, 수강생들에게는 수료증을 전달했다. 수료생들은 향후 국가 재난 발생 시 피해자 진료에 참여하는 한편, 전국 124개 성폭력상담소와 여성가족재단 등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협력기관과 연계해 지역별 피해자 진료에도 나설 예정이다. -
대구한의대한방병원, 시민 대상 사상체질 홍보부스 운영[한의신문] 대구한의대한방병원이 24일 삼성현역사문화공원 일대에서 진행된 ‘2026 경산시 기부데이 및 사랑나눔 한마당 축제’에 참여했다. 이번 행사에서 대구한의대한방병원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의학의 대표적인 체질 이론인 사상체질을 소개하는 홍보부스를 운영했다. 홍보부스는 ‘KOREA MBTI, 사상체질’을 주제로 태양인‧태음인‧소양인‧소음인 등 네가지 사상체질을 소개하고, 시민들이 자신의 체질과 한의학에 대해 흥미롭게 알아볼 수 있도록 마련됐다. 특히 현대인에게 친숙한 MBTI라는 표현을 활용해 전통 한의학의 사상체질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함으로써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한의학에 대한 이해와 접근성을 높이는 데 의미를 더했다. 한편 대구한의대한방병원은 이번 행사를 통해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한의학의 가치를 알리는 한편, 앞으로도 다양한 지역사회 행사와 연계해 시민들의 건강 증진과 올바른 건강 정보 제공을 위한 활동을 지속할 예정이다. -
심평원, ‘부산국제의료기기전시회’서 보건의료 데이터·AI 혁신 사례 공유[한의신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홍승권·이하 심평원)이 보건의료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혁신기술을 소개하고, 의료산업 관계자들과 소통하며 접점 확대에 나섰다. 심평원은 23일부터 25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14회 부산국제의료기기전시회(KIMES BUSAN 2026)’에 참가해 홍보 부스를 운영하고, ‘보건의료빅데이터·AI 활용 창업경진대회’ 수상기업의 혁신기술과 심평원의 주요 사업 및 대국민 서비스를 홍보했다고 26일 밝혔다. 심평원에 따르면 2026년 창업경진대회 최우수팀인 ‘Pill Good’은 소비자가 증상에 적합한 일반의약품을 6번의 터치만으로 탐색할 수 있는 ‘AI 기반 약국 키오스크’를 선보였다. 또 우수팀인 ㈜에이닷큐어는 심부전 환자의 재입원율 감소와 의료비 절감에 도움을 주기 위한 음성 AI 기반 심부전 위험 변화 모니터링 의료기기 ‘Heart to Voice’를 소개했다. 2024년 창업경진대회 최우수팀인 ‘Wellysis’는 생성형 AI 기반 심전도 멀티모달 플랫폼 ‘MUG-ECG’와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다중 생체데이터 분석 제품을 전시했다. 심평원은 이들 창업경진대회 수상기업에 홍보 기회를 제공하고, 창업 상담과 투자 유치 연계, 보건의료 빅데이터 제공 수수료 면제 등 다양한 지원을 통해 혁신기술의 사업화와 보건의료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민의 의료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공공 보건의료 데이터의 활용 가치를 알리기 위한 서비스 홍보도 진행했다. 요양급여비용 명세서에 포함된 진료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내 진료정보 열람서비스’와 응급실 의료진에게 환자의 수술 이력 및 복용 의약품 등 진료 이력을 제공하는 ‘응급진료지원 데이터 서비스’의 주요 기능과 활용 방법을 안내했다. 지역 의료기기 기업의 건강보험 진입을 지원하기 위한 현장 상담도 마련했다. 심평원은 국내 중소 의료기기 기업의 산업 역량 강화와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찾아가는 의료기기(치료재료) 건강보험 등재’ 1대 1 상담을 진행했다. 지역 의료기기 업체들은 건강보험 등재 절차와 준비사항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의료현장 진입에 실제 도움이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 의료기기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지출보고서 제도’ 홍보도 이뤄졌다. 심평원은 의료기기 업체를 대상으로 지출보고서 실태조사 및 공개 관련 주요 사항을 설명하고, 산업계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현장 중심의 소통을 강화했다. 지출보고서 제도는 의약품·의료기기 공급자와 판촉영업자 등이 의료인 등에게 제공한 법령상 허용된 경제적 이익의 내역을 작성하고 공개하도록 하는 제도다. 홍승권 심평원장은 “KIMES BUSAN 2026은 보건의료 데이터와 AI를 활용한 혁신 사례를 산업 현장에 소개하고, 의료산업 관계자들과 소통하는 의미 있는 기회였다”며 “앞으로도 창업경진대회 수상기업의 실질적인 성장을 지원하는 한편, 보건의료 데이터와 공공서비스의 활용 가치를 널리 알려 국민 건강 증진과 보건의료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
한의약진흥원-경기도한의약정책지원단, 한의약 정책사업 협력 위한 업무협약[한의신문] 한국한의약진흥원(원장 고호연)이 23일 서울분원에서 경기도한의약정책지원단(단장 김동일)과 한의약 정책사업 협력 및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한국한의약진흥원이 보유한 정책·연구 역량과 경기도한의약정책지원단의 지역 현장 네트워크를 연계해 경기도의 특성과 주민 수요를 반영한 한의약 정책 및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경기도민의 건강 증진과 한의약의 공공 활용을 위해 △한의약 서비스 대상자 관련 사례 발굴 및 연계 △경기도형 한의약 돌봄 사업 지원 및 홍보 △우수사례 공동 발굴 및 확산 등을 협력키로 했다. 또한 연구성과와 정책자료, 발간물 등을 공유하고 세미나·포럼·교육 등을 통한 교류와 함께 정책 기획과 사업 추진 과정의 자문과 협의도 이어갈 예정이다. 양 기관은 이러한 협력을 바탕으로 지역 현장의 경험을 정책과 사업에 반영하고 한의약 돌봄 등 주요 과제의 현장 적용을 위한 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
[자막뉴스] 의료일원화 논의 한의사 진료권 보장·대등한 통합의료일원화 논의가 재추진된 가운데 대한한의사협회가 기존 한의사의 의권 보장 등을 조건으로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
2026 전국한의학학술대회 영남권역, 강연 살펴보기초고령사회 진입과 지역사회 통합돌봄·재택의료 확대에 따라 한의사의 일차의료 역량 강화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대한한의학회는 전국한의학학술대회에서 △비위관 삽입 △유치도뇨관 삽입 △욕창관리·창상 드레싱 △봉합술 △관장 등 임상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술기를 직접 익히는 실습교육을 마련해 회원들에게 풍부한 임상에서의 실전 지식을 제공한다. 교육 기획과 운영에 참여한 관계자들을 통해 이번 교육의 취지와 향후 발전 방향을 살펴봤다.<편집자 주> 일차의료 술기교육 세션 총괄 송경송 대한한의학회 부회장 일차의료 술기교육 세션의 총괄을 맡은 송경송 부회장은 “초고령사회에서 한의사의 일차의료 역량을 고도화하고 전문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의학이 환자의 구조와 기능,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살피고 만성질환을 관리하는 데 강점을 갖고 있다”며 “고령층과 만성질환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모든 환자를 병원 중심으로 관리하는 데는 의료인력과 비용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의사의 일차의료 역량을 강화하고, 의과와 한의과가 각자의 역할을 바탕으로 협진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송 부회장은 지역사회에서 환자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한의사의 진료역량(술기)을 높이는 것이 미래 의료환경에 부합하는 방향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임상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술기와 검사법을 익힐 기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료인의 평생교육 체계에 이러한 교육을 확대해 한의사의 역할을 단계적으로 넓혀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세션 운영 및 의료용품 후원 김경태 대한한의학회 특임이사 김경태 특임이사는 호남권에 이어 영남권 술기교육에 실습 물품을 지원한 배경으로 교육을 통한 의료현장의 변화와 역량 강화를 꼽았다. 특히 김 이사는 “일차의료 현장에서 필요한 술기를 직접 익히고 경험하는 교육은 한의사의 진료 역량과 역할을 확장하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산업계 역시 단순히 제품과 물품을 공급하는 역할을 넘어, 의료현장에 필요한 교육을 지원하고 그 과정에서 확인되는 새로운 수요와 가능성을 기술과 산업의 발전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이사는 “이 같은 교육과 산업의 연계가 현장의 변화를 만들고, 더 나아가 한의약의 새로운 가능성을 넓혀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또 앞으로 학술단체는 교육의 방향과 전문성을 제시하고, 산업계는 교육에 필요한 기술과 자원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협력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즉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실습 기자재 지원은 물론 현장의 수요를 반영한 기술·제품 개발까지 협력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김 이사는 “교육과 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을 통해 한의사의 일차의료 역량과 한의약 미래산업의 발전을 함께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술기교육 관리·운영 임정태 대한한의학회 교육홍보이사 임정태 교육홍보이사는 돌봄통합지원법 시행과 방문진료·재택의료 시범사업 확대에 따라 한의사가 지역사회에서 수행해야 할 역할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일차의료 한의 방문진료 시범사업에는 많은 한의원이 참여하고 있지만 현장에 나가 보면 침·뜸·한약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을 자주 만나기 때문에 술기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와상 환자의 비위관과 도뇨관 관리, 욕창 처치 등은 방문진료 현장에서 필요한 경우가 많지만, 관련 술기를 반복적으로 익힐 기회는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회원들의 재교육 수요는 분명하고 개인이 외부 교육을 찾아다니기에는 시간과 비용 부담이 커, 회원들이 이미 모이는 전국한의학학술대회 안에 실습 세션을 넣으면, 학술 프로그램과 술기교육을 하루에 함께 소화할 수 있다고 판단해 학회가 장비와 강사진을 공동으로 마련하는 것이 회원 개개인에게도 가장 효율적인 방식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회원들이 학술대회 참석과 함께 실습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별도의 술기교육 세션을 기획했다. 지난 6월 호남권역 학술대회에서 진행한 워크숍의 높은 참가자 만족도를 바탕으로 이번 영남권역 교육을 마련했다. 교육에서는 비위관 삽입, 유치도뇨관 삽입, 욕창관리·창상 드레싱, 봉합술, 관장 등 5개 술기를 다룬다. 사전 이론교육과 시연을 통해 기본 내용을 익힌 뒤 현장에서는 2인 1조로 직접 실습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를 통해 임 이사는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권역별 교육을 지속해 전국 어디서든 표준화된 술기교육을 받을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술기교육 실습 총괄 진명호 동의대학교 교수 진명호 교수는 이번 술기교육에서 참가자 개개인에게 충분한 실습 기회와 피드백을 제공하는 데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참가자마다 술기 경험과 숙련도가 다른 만큼, 각자가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을 질문하고 강사의 지도를 받으며 반복해서 연습할 수 있도록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물품 준비 순서와 기구 사용법, 힘과 방향을 조절하는 감각 등은 이론만으로 익히기 어려운 만큼 직접 수행하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술기의 개별 동작을 익히는 데 그치지 않고 전체 과정과 연결해 실제 진료 상황에서 어떻게 적용할지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교육의 목표다. 또한 환자 상태와 진료환경을 고려해 필요한 물품을 준비하고 술기를 수행한 뒤 환자 상태를 확인하는 전 과정을 익힐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의 지도 아래 현장을 참관하고 임상 경험을 공유하는 기회도 숙련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학회의 실습교육과 현장 경험이 지속적으로 연계된다면 교육에서 익힌 술기를 실제 일차의료 현장에 적용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신미숙 여의도 책방-81신미숙 국회사무처 부속한의원 원장(前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편집자주]『신미숙의 여의도 책방』은 각 회마다 1개의 키워드에 5권의 도서를 추천하는 형식으로 이어갑니다. 피부과와 성형외과를 찾는 3040 환자들은 병원을 선택할 때 시술 후기, 시술 건수, 수련 병원 뿐만 아니라 병원 분위기에서 느껴지는 원장의 미감(美感)까지 꼼꼼히 살핀다고 한다. 그 공간이 주는 세련됨이 곧 시술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기에, 인테리어가 영 아니다 싶으면 그 병원은 일단 탈락이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통증 질환을 주로 다루는 정형외과나 한의원은 미감보다는 원장의 온감(溫感)혹은 안온감(安穩感)이 주요 평가 대상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한의원의 경우, 대표 원장이 K대 출신인지 따지는 환자들도 여전히 많다. 주 1~2회씩 중장기적으로 방문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원장이 다정다감할수록 병원 방문이 스트레스가 아닌 위안이 될 수 있기에 이 능력을 갖춘 병원의 대기실은 그렇지 않은 곳보다 분명히 붐빌 것이다. 그렇다고 실력은 없는데 친절하기만 해서는 환자를 붙잡을 수 없다. 인테리어로 미감을, 다정함으로 온감을 더했는데도 환자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면 실력이 뒷받침될 때까지 공감력이라도 키워보는 것이 대안일 수 있다. 환자의 말을 중간에 끊지 않고 끝까지 들어주는 '경청'부터 시도해 보자. 그것만으로도 이미 절반은 온 셈이다. ◎ “날씨만 읽고 기후는 못 읽는 정치”…지금 필요한 건 ‘센스’ 공감은 경험과 경청의 균형잡힌 축적에서 나온다. 경험이 높고 크면 웬만한 사람 말을 경청하기가 어렵다. 본인이 가진 것과 그 결과로 누리고 있는 자리를 당연하게 여기는 잘난 그룹의 사람들은 주변인들을 존중하는 듯한 메소드 연기가 일단 불가능하다. 대신, 대단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 그보다는 딱히 나은 것이 없어 보이는 사람들 가까이에서 귀를 기울이며 자세만 낮추어도 겸손하다는 찬사가 바로 터져 나온다. 특별 구역으로 주차 자리를 안내받거나 대학병원 진료 순서를 알아서 앞당겨주는 특혜를 누리거나 혹은 사과를 하라니까 일단 사과는 해 드리겠다며 진정성이 결여된 사과문을 발표하는 등의 최근 몇 정치인들의 뉴스에는“공감능력 부족”혹은“여전한 특권 의식”이라는 자막 한두 줄이 보태어진다. 정치권의 뻔한 뉴스에 이제는 화낼 기력도 없다며 정치에 대한 관심을 거두는 대중은 죄가 없다. 미국의 두 번째 여성 대법관인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Ruth Bader Ginsburg ; RBG)는 법을 통해 여성과 사회적 소수자의 권리를 확장하며 미국 현대사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놓았다. 판사란 그 날의 날씨가 아닌 시대의 기후를 고려해야 한다는 명언을 남긴 바 있다. 어디, 판사 뿐이랴? 시대의 기후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는 직군 중 하나가 바로 정치인이다. 뉴스에 얼굴 비추일 때 채널 돌아가지 않을 정도의 호감상을 가진 정치인은 과연 존재하는가? 기존 정치를 뛰어 넘는 나이스함 바로‘센스’라는 덕목이 절실하다! ◎ 『센스의 재발견』(미즈노 마나부, 하루·2015년 7월) 센스를 기르려면 온갖 것에 생각이 미치는 꼼꼼함, 남이 보지 않는 부분도 알아차리는 관찰력이 필요하다. 좋은 감각을 지니는 것, 유지하는 것, 높이는 것도 연구가 필요하다. 센스는 감각이 아니라 막대한 지식의 축적이다. 센스란 다시 말해 연구를 통해 누구나 손에 넣을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결코, 타고난 재능이 아니다. 현대 사회에서 센스는 매너다.‘센스 있다’고 불리는 사람은 지식이 풍부한 사람이며, 지식이 풍부한 사람은 일을 잘하는 사람이다. ◎ 『감각의 거짓말』(기 레슈차이너, 프리렉·2023년 1월) 통증에는 감정적인 요소도 있다. 속이 뒤틀릴 때의 불쾌감이나 두려움은 통증이 피해야 할 것임을 알려주는 강력한 요인이 된다. 통증을 느끼는 곳은 뇌의 한 지점도 한 영역도 아니다. 사실 통증을 인식하는 근본적인 뇌의 메커니즘은 단일 경로라기보다는 네트워크에 가깝다. 미각이나 후각을 잃는 것에 비해 시각, 청각, 촉각을 잃으면 기본적인 삶의 기능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 『센스의 철학』(지바 마사야, 베가북스·2025년 2월) 센스의 좋고 나쁨은 종종 어릴 때부터 축적되어‘문화자본’에 좌우된다고 여겨진다. 문화자본이 있다는 건 빅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는 뜻이다. 감각적 사고’ 내지 ‘사고적 감각’이 작동하고 있으며 그것을‘직관적’이라고 말하는데 그것이 잘 작동하는 것을‘센스’라고 한다. 센스란 사물을 직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며 다양한 장르에 걸친 종합적인 지각이다. 센스란 사물을 의미나 목적으로 정리하려고 하지 않고 그저 다양한 요소의 굴곡 즉, 리듬으로 즐기는 것이다. ◎ 『초록감각』(캐시 윌리스, 김영사·2025년 4월) 자연의 소리를 들은 환자들은 아무 소리도 듣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상처 봉합 시에 타액 내 아밀라아제 활성도가 현저히 감소했다. 이들의 스트레스 수준이 낮았다는 의미다. 통증은 감각 자극만큼 인지 처리의 결과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신체적 원인과 그에 대한 신경학적, 심리적 반응을 아우른다는 것이다. 야외 활동은 청각, 시각, 후각, 운동 및 사회적 상호작용의 이점을 두루 누릴 수 있게 해준다고들 한다. 우리는 기존의 약물과 치료 대신 자연을 처방할 수 있는 지점에 도달했는가? 안타깝게도 아직은 아닌 것 같다. ◎ 『감각자본』(김지수, 포르체·2025년 9월) 그동안 감각은 인식론적 측면에서 항상 이성보다 열등하게 취급받았다. 그런데 감각을 존재론적으로 해석하니 이성과 합리성을 선행하는‘어떤 근원적 능력’이 된 것이다. 어싱(earthing) 즉 접지란 맨발로 땅을 밟는 행위를 말한다. 시멘트나 아스팔트 등의 바닥은 효과가 없으며 황톳길이 가장 좋은 효과를 가져온다. <The Earthing Movie;The Remarkable Science of Grounding>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는 접지의 과학에 대해 깊이 파고들어 인체의 전기적 균형을 조절하고 현대 기술로 인한 전자파의 영향을 줄이는 방법을 설명한다. ◎ “민생 국감이라더니 쇼츠 국감”…말싸움 속 한의계 현안은? 올해야말로 민생 국감을 하겠다며 야심차게 시동을 걸었지만 조롱을 위한 조롱, 말꼬리 잡고 늘어지기, 수십년 전 일단락 되었던 사건들의 난데없는 파묘, 니편내편 갈라쇼, 존재감 과시와 쇼츠 조회수 올리는 용도로의 뭔들어때 모드는 올해도 리플레이 중이다. 물론 한의계 관련 의미 있는 질의도 있었다. 10월 8일 서영석 의원은 의료 일원화의 해결 방안을 질의했고 한의협과 의협은 교육 일원화를 통해 미래의 통합 의사를 양성할 필요성이 있고, 이를 위한 사회적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뜻을 모았다. 20일 한지아 의원은 환자 진료 없이 외부 시설인 원외탕전실만 공장처럼 돌리며 한약을 대량 생산·판매하고 있는 일부 한의원의 행태를 지적했고, 복지부는 조제 실태와 제기된 사안을 살펴볼 것이라고 대답했다. ◎ “나이는 쌓이고 센스는 익어간다”…가을, 감각을 채우는 시간 추남(秋男)의 계절이다. 물론 추녀(秋女)의 계절이기도 하다. 갑자기 훅 들어오는 가을바람에 괜히 센치(sentimental)해진 나를 발견한다. 독서광 동기오빠의 카톡 대문창에는 늘 그가 읽고 있는 책표지가 실려 있다. 1-2주에 한권씩 바뀌는 것으로 봐서 1개월에 2권씩은 읽는 듯하다. 진료도 잘 하시어 우리 동기들 중 ‘부의’로도 불리우는 분인데 미친 속도에 다독이라니! 그 능력이 영험하다! 아무나 서울대 아들을 둔 아부지가 될 수는 없는 법이다. 그의 최근 대문창에 드디어 앤카슨(Anne Carson)의 『남편의 아름다움』이 올라와 있다. 범상치 않은 단행본의 제목. 202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레벨은 역시 높기만 하다. 11월 중순에 막을 내리는 광주비엔날레에 가 보려고 한다. 미감과 안목에 깊이가 부족한 나인지라 튼튼한 다리를 무기 삼아 경험과 시야라도 부지런히 넓혀야 센스도 감각도 나이와 함께 조금은 나아질 수 있을 것 같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10월의 마지막 밤을 (중략)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간만의 고향 방문에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
다양성을 넘어 신뢰로, 한의학 임상진료의 새로운 기준을 세우다남동우 경희대학교 교수 <편집자주> 한국한의약진흥원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단장 이준혁)은 지속적으로 다양한 질환에 대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을 발간하고 있으며, 각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의 전자파일 및 홍보용 리플릿, 인포그래픽 이미지 파일 등을 국가한의임상정보포털사이트(www.nikom.or.kr/nckm)를 통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에 본란에서는 각 지침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에 참여했던 연구원들의 기고문을 소개하고자 하며, 이번 주 소개작은 ‘만성요통증후군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고도화 및 개정에 참여한 남동우 경희대학교 교수의 기고이다. 요통은 인구의 절반 이상이 일생에 한 번 이상 경험할 만큼 흔한 질환이며, 이 가운데 약 10%는 3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되는 만성요통으로 발전한다. 더욱이 만성요통은 반복적으로 재발하는 특성이 있어 통증의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고, 지속되면 환자의 보행과 움직임, 직업 활동 및 일상생활을 제한하거나 수면, 정신건강,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앞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만성요통에 대한 효과적이고 지속 가능한 관리체계를 마련하는 것은 개인의 건강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의료·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도 중요한 과제이다. 한의학은 오래전부터 만성요통 환자의 치료와 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 환자 개개인의 체질과 병적 상태, 증상의 특성에 따른 맞춤형 의학으로서, 임상현장에서 침, 전침, 뜸, 부항, 약침, 한약, 추나 등 다양한 치료법을 활용하였으며 환자들의 한의치료에 대한 선호도 역시 높은 편이다. 그러나 다양한 치료법이 존재하는 만큼,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과학적 근거와 안전성에 기반한 일관된 기준도 필요하다. 의료환경이 변화하고 국민이 요구하는 의료의 수준과 책임성이 높아지면서 진료지침에 기반한 의료서비스의 표준화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과제가 되었다.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은 한의학이 국민의 신뢰를 얻고 제도권 의료 안에서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한 중요한 기반이다. 이번에 발간한 「만성요통증후군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은 2020년 개발된 지침을 고도화·개정한 것이다. 기존 지침의 내용을 최신 과학적 근거와 임상 현장의 의견을 바탕으로 재검토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여 실제 진료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우선, 이번 고도화 과정에서는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에서 발간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 매뉴얼(2022)’에 따라 최신 진료지침 개발 방법론을 적용하였다. 기존 지침을 포함하여 근거의 질과 권고의 적절성을 재평가하고, 국내외 임상진료지침과 새로운 임상연구 결과를 종합하였다. 한의 임상 전문가들의 검토와 의견수렴을 거쳐 연구자뿐 아니라 실제 환자를 진료하는 임상의가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지침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었다. 그리고 부족한 과학적 근거를 보완하기 위해 임상 근거 창출형 연구를 함께 수행하였다. 기존 문헌을 단순히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필요한 분야에 대해서는 직접 임상연구를 수행하여 새로운 근거를 창출하고 그 결과를 지침에 반영하였다. 이는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이 기존의 연구결과를 정리하는 수동적인 문서가 아니라, 임상과 연구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발전하는 살아 있는 근거체계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반영한 것이다. 이번 지침에서는 성인 만성 비특이적 요통환자를 대상으로 침, 전침, 레이저침, 뜸, 부항, 봉독약침, 매선, 추나, 한약, 침도 및 물리치료 등 다양한 한의치료에 대한 최신 근거를 종합하여 권고안을 제시하였다. 특히 침 치료, 전침 치료, 봉독약침 치료 및 한약 치료 등에 대해서는 중등도 수준의 근거를 바탕으로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는 권고를 제시하여 임상에서 자주 활용되는 주요 한의치료의 근거를 보다 명확하게 제시하였다. 또한 하나의 치료법만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임상에서 이루어지는 복합치료에 대한 근거도 체계적으로 정리하였다. 침 치료와 약침 치료, 침 치료와 매선 치료, 전침과 뜸 치료, 침도와 추나 치료 등 여러 한의치료를 결합한 치료전략에 대해서도 권고안을 제시하였다. 아울러 전침 치료와 표준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한양방 복합치료에 대한 권고도 포함하여,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한의 단독치료와 한양방 협진을 선택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였다. 이러한 권고안은 단순히 치료방법을 나열한 것이 아니다. 만성요통 환자가 내원했을 때 병력청취와 신체검진, 필요한 진단검사를 통해 비특이적 만성요통 여부를 확인하고, 다른 질환의 가능성을 감별한 후 통증과 기능장애의 정도에 따라 적절한 치료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실제 임상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진료알고리즘으로 구성하였다. 특히 만성요통 환자의 진료에서 중요한 것은 ‘허리가 아프다’는 증상만으로 치료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신호가 있는지, 다른 질환을 감별해야 하는지, 통증과 기능장애가 어느 정도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이번 지침에서는 이러한 진단 및 평가 과정을 체계화하고, 한의 단독치료, 한의 복합치료, 한양방 복합치료 등 환자의 상황에 따른 다양한 치료경로를 제시함으로써 실제 진료현장에서 활용도를 높이고자 하였다. 이번 고도화 연구가 지향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가치는 ‘표준화와 개별화의 조화’이다.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은 모든 환자에게 똑같은 치료를 강요하는 규칙이 아니다. 현재까지 축적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함으로써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와 특성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치료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의사결정 지원 도구이다. 따라서 표준화된 기준이 마련될수록 한의학의 장점인 개별화된 치료를 더욱 안전하고 설득력 있게 시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번 지침 역시 완성된 최종 결과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은 끊임없이 진화해 나가는 생명체와 같다. 새로운 연구가 발표되고 새로운 치료기술이 등장하며 임상현장의 경험과 환자의 요구가 변화하는 만큼 지침 역시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어야 한다. 이번 고도화 연구는 그 지속적인 진화 과정에서 하나의 작은 이정표를 남기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지침의 출판에 그치지 않고 실제 임상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임상의와 환자의 피드백을 다시 연구와 지침에 반영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통해 임상진료지침이 단순한 문서가 아니라 임상 현장과 과학적 연구를 연결하는 살아 있는 의료 인프라로 자리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궁극적으로 이번 「만성요통증후군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의 고도화가 만성요통 환자에게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를 제공하고, 한의 임상진료의 질과 일관성을 높이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더 나아가 지속적인 개정과 근거의 축적을 통해 한의학의 과학성과 임상적 신뢰성을 높이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한의 보건의료체계를 구축하는 데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한의학의 미래는 다양성을 버리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다양한 치료의 가능성을 근거와 표준이라는 틀 안에서 더욱 안전하고 합리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있다. 이번 지침이 그 과정의 작은 씨앗이 되어, 임상에서는 더 나은 진료를 가능하게 하고 연구에서는 새로운 근거를 만들어내며, 궁극적으로는 대한민국 한의 보건의료정책의 발전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이번 지침 개발에 참여하여 아낌없는 조언과 헌신을 보내주신 모든 연구자와 임상 전문가, 방법론 전문가 및 위원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여러분의 열정과 노력이 모여 이번 지침이 만들어졌으며, 이 지침이 한의 임상진료의 보장성과 과학성을 높이는 또 하나의 소중한 이정표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
한의사는 한방의료를 업무로 하는 일반의입니다민용기 대표 변호사(법률사무소 인애·한의사) 1.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Existence precedes essence.). 장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가 1945년 공개 강연 [실존주의는 인문주의일까](L'existentialisme est un humanisme)에서 발표한 명제입니다. 원문은 「 L’existence précède l’essence.」입니다. 이 명제는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목적이나 본성(본질)을 갖고 있지 않으며, 먼저 세상에 존재(실존)한 후 스스로의 선택과 행동으로 자신의 본질을 만들어간다는 뜻입니다. 2. 의료법의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의 업무범위 의료법 제2조 제1항은 “의료인”을 의사ㆍ치과의사ㆍ한의사ㆍ조산사 및 「간호법」에 따른 간호사(이하 “간호사”라 한다)로 나누고 제2항은 각 의료인의 임무를 나누면서 의사는 의료와 보건지도, 치과의사는 치과 의료와 구강 보건지도, 한의사는 한방 의료와 한방 보건지도로 그 업무범위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실질적으로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의 면허범위를 나누는 의료법 기준의 전부입니다. 의료법이 이것보다 더 구체적으로 의료인의 면허범위를 나누고 있지 않습니다. 위 의료인의 면허범위가 법률적으로 구체화되는 것은 의료법 제5조 제1항이 “의사ㆍ치과의사ㆍ한의사가 되려는 자는 국가시험에 합격한 후 보건복지부장관의 면허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다시 의료법 시행령 제5조가 국가시험등의 시험과목, 시험방법, 합격자 결정방법, 그 밖에 시험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한 뒤, 의료법 시행규칙(보건복지부령) 제2조가 국가시험의 시험과목, 시험방법 및 합격자 결정방법은 별표 1의3과 같다고 하여 시험과목을 나열하는 과정을 거치면서입니다. 별표 1의3에 명시된 의사의 시험과목은 “의학총론(몸의 정상구조와 기능, 정상발생·성장 및 노화, 질병의 발생과 죽음, 주요 증상과 병태생리, 진찰 및 진단, 검사, 치료와 합병증, 건강증진·질병예방 및 보건의료관리를 말한다), 의학각론(영양, 소화기 질환, 손상·중독, 신생물, 혈액·조혈기관 질환, 심혈관 질환, 근골격계·결합조직 질환, 신경계 질환, 알레르기 및 면역질환, 호흡기 질환, 감염 및 기생충 질환, 내분비·대사성 질환, 신장·요로 및 남성생식기 질환, 유전 질환과 선천성기형, 주산기 및 신생아 질환, 눈 및 눈부속기 질환, 귀 및 유양돌기 질환, 피부질환, 여성생식기 질환, 임신·출산 및 산욕기 질환, 정신 질환을 말한다), 보건의약관계 법규(「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ㆍ「검역법」ㆍ「국민건강보험법」ㆍ「국민건강증진법」ㆍ「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ㆍ「보건의료기본법」ㆍ「응급의료에 관한 법률」ㆍ「의료법」ㆍ「지역보건법」ㆍ「혈액관리법」ㆍ「호스피스ㆍ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ㆍ「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과 그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말한다. 이하 같다)”라고 규정되어 있고, 치과의사의 시험과목은 “구강악안면외과학, 치과보존학, 치과보철학, 소아치과학, 영상치의학, 치주과학, 구강내과학, 치과재료학, 치과교정학, 구강병리학, 구강보건학, 구강생물학(구강해부학, 구강생리학, 구강생화학, 치과약리학, 구강미생물학, 구강조직학을 포함한다) 및 보건의약관계 법규”라고 규정되어 있으며, 한의사 시험과목을 살펴보면 “내과학, 침구학, 부인과학, 소아과학, 외과학, 신경정신과학, 안이비인후과학, 본초학, 한방생리학, 예방의학 및 보건의약관계 법규 ”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와 같이 결국 국가시험의 과목의 차이에 의해서 의사ㆍ치과의사ㆍ한의사의 면허범위의 차이가 실질적으로 구체화 되고 있습니다. 3. 의료법의 해석 방법 법률문언은 그 법률이 제정된 취지에 의해 해석됩니다. 법률은 해석의 과정을 거치면서 죽은 문자에서 살아있는 규정이 됩니다. 따라서 똑같은 법률문언이 어떻게 해석되는가에 따라 실질적으로 적용되는 현실은 전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의료법을 해석함에 있어서 한의사의 면허범위는 의료영역에 해당하지 않고 한방의료에 해당하는 것이 분명한 것으로 이해되었습니다. 여기에서 한방의료는 전통의학 원리에 기초한 의료라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고 의료와 한방의료의 영역은 상호 배타적인 것으로 해석되어 의료에 속하는 것은 절대로 한방의료의 영역이 될 수 없었습니다. 이는 동일한 의료법에서 나열된 의사와 치과의사를 구분하는 기준과는 사뭇 다른 해석입니다. 의사와 치과의사의 면허범위의 차이는 의료의 대상이 되는 인체부위의 차이로 해석되었고 그 방법에 있어서는 제한이 없는 것으로 이해되었습니다. 이러한 해석에 따라 치과의사는 진단과 치료에 사용되는 장비와 약물에 제한이 없었습니다. 이런 해석의 차이는 일면 타당해 보입니다. 의사와 치과의사의 차이는 치료범위의 차이이고, 의사와 한의사의 차이는 학문적 원리의 차이이므로, 한의사는 한의학이 아닌 의학원리에 입각한 진단방법과 치료방법을 사용할 수 없다는 주장은 오랫동안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져 왔습니다. 그러나 의료법 조문 어디를 살펴보아도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세 종류의 의사 사이의 면허의 범위가 배타적이라서 절대로 겹쳐질 수 없다고 단정하여 규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렇게 배타적인 해석은 오직 의사와 한의사 사이에서만 유효한 해석입니다. 의료법이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가 의료, 치과의료, 한방의료를 그 업무범위로 한다고 하였고, 치과의사와 한의사가 의사와 달리 앞에 ‘치과’와 ‘한’이라는 접두사가 붙어 있음을 고려할 때 상식적으로 문언 그대로 조문을 해석한다면 치과의사, 한의사는 각각 치과의료를 담당하는 의사, 한방의료를 담당하는 의사로 이해되어야 합니다. 또한 치과의사가 치과의료를 하고 의사는 치과의료를 하지 않으나, 치과의사는 진단방법과 치료방법에 제한이 없다고 해석하는 것이 올바른 해석이라면 당연히 한의사가 한방의료를 하고 의사는 한방의료를 하지 않으나 한의사는 진단방법과 치료방법에 제한이 없다고 해석하는 것이 역시 올바른 해석입니다. 따라서 의료법을 올바로 해석한다면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는 의료, 치과의료, 한방 의료를 그 업무범위로 하고, 의사는 치과의사와 한의사의 업무범위를 제외한 나머지 의료에 종사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며, 이러한 해석에 따른다면 한의사는 기본적인 진단장비와 환자의 치료에 필요한 약물이라면 양약이라도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전통한의학에 입각한 치료를 주 업무범위로 하는 일반의라고 이해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한의사의 업무범위는 (양방)의료행위를 제외한 한방의료이며 한의사는 의사가 사용하는 진단방법과 치료방법을 사용할 수 없다는 의미로 의료법이 해석되고 있습니다. 이는 매우 모순된 해석으로 법률해석의 일관성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이런 모순된 해석이 한의사와 치과의사를 매우 다른 지위에 있게 하였습니다. 물론 이러한 해석의 차이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진 이유는 한의사의 태생이 의생에 있고 한의사가 제도권에 들어오기 이전부터 의사제도가 시행되어 오고 있던 것이 원인입니다. 그리고 이런 인식은 계속해서 한의사의 현대적인 의료장비의 사용을 막아오고 있었습니다. 4. 과거의 의료법 해석 판례 실제로 우리 대법원이 2009도6980 판결로 한의사가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인 X-선 골밀도측정기를 이용하여 환자들을 상대로 성장판검사를 한 것이 구 의료법에 위반된다고 판시했을 때에도 이러한 의료법 해석방법이 바탕에 깔려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위 판결에서 “의료법은 의사, 한의사 등의 면허된 의료행위의 내용에 관한 정의를 내리고 있는 법조문이 없다”고 하면서도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의 안전관리에 관한 규칙’에 정한 각종 의무가 면제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근거로 한의사가 주당 최대 동작부하의 총량이 10mA/분 이하인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를 사용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구 의료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판단을 뒷받침하는 논리는 ‘의료 방사선이 인체에 위해를 줄 수 있는데 X선 촬영은 단순한 기계 조작이 아니라, 검사 필요성 판단, 방사선량 최적화, 영상 품질 확보, 의학적 해석이 필수적인 전문 의료행위이고, 한의학 교육과정은 방사선량 관리, 피폭 최소화 전략, 영상 획득 및 진단에 관한 국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므로 한의사를 안전관리책임자에 포함시키는 것은 방사선 안전 원리와 환자 보호 체계의 본질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위험한 발상이라는 것’입니다( 2025.11.04. 15:25자 의학신문 “한의사가 방사선 안전관리책임자? ‘환자안전 위협’ 강력 반발”라는 제호의 오인규 기자의 기사). 이런 논리와 의료법 해석은 한의사가 IPL을 이용하여 의료행위를 한 것은 한의사의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한 대법원 2010도10352 판결에서도 이어졌습니다. 위 판결에서 한의사의 구체적인 의료행위가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에 “의과대학 및 한의과대학의 교육과정이나 국가시험 등을 통해 당해 의료행위의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 여부”가 추가되었는데 이는 결국 한의사는 한의학원리를 공부하니 의학원리에 입각한 장비는 사용할 수 없다는 논리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실제로 위 판결에서 대법원은 IPL은 피부 색소침착, 여드름, 모세혈관 확장의 각 치료 및 미세한 주름제거를 위하여 사용하는 것이고, 한의사의 IPL 시술이 적외선·레이저침을 이용하여 경락에 자극을 주어서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적외선치료기·레이저침치료기와 작용원리가 같다고 보거나, 경락의 울체(울체)를 해소하고 온통경락(온통경락)하기 위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판결하고 있습니다. 5. 의료법에 대한 새로운 해석 판례 이런 와중에 2022. 12. 22. 선고된 대법원 2016도21314 전원합의체 판결은 중대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대법원은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에 대하여 심리하면서 한의사의 진단용 의료기기 사용에 관한 새로운 판단 기준을 제시였습니다. 대법원은 “한의사의 한방의료행위와 의사의 의료행위가 전통적 관념이나 문언적 의미만으로 명확히 구분될 수 있는 것은 아닐뿐더러, 의료행위의 개념은 의료기술의 발전과 시대 상황의 변화,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자의 인식과 필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가변적인 것이기도 하고, 의약품과 의료기술 등의 변화·발전 양상을 반영하여 전통적인 한방의료의 영역을 넘어서 한의사에게 허용되는 의료행위의 영역이 생겨날 수도 있는 것이다”라고 판결하면서 한의사의 의료행위 영역도 전통적인 한방의료의 영역을 넘어설 수 있다고 설시하였습니다. 위 판결에 앞서서 치과의사가 환자의 눈가와 미간의 주름을 보톡스로 치료한 것이 면허된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2013도850 전원합의체 판결)이 있었는데 여기에 사용된 논리를 한의사에게도 적용한 것입니다. 대법원은 위 치과의사 판결에서 환자의 안면부인 눈가와 미간에 보톡스를 시술한 피고인의 행위가 치과의사에게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라고 볼 수 없고, 시술이 미용 목적이라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 의료법이 각각의 업무 영역이 어떤 것이고 면허의 범위 안에 포섭되는 의료행위가 구체적으로 어디까지인지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데, 의료행위의 개념이 얼마든지 변화될 수 있는 것임을 감안하여, 법률로 일의적으로 규정하는 경직된 형태보다는 시대적 상황에 맞는 합리적인 법 해석에 맡기는 유연한 형태가 더 적절하다는 입법 의지에 기인한다고 설시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의사나 치과의사의 의료행위가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는 의료법의 입법 목적, 해당 의료행위에 관련된 법령의 규정 및 취지, 해당 의료행위의 기초가 되는 학문적 원리, 해당 의료행위의 경위·목적·태양, 의과대학 등의 교육과정이나 국가시험 등을 통하여 해당 의료행위의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전통적인 관념이나 문언적 의미에 따르면, ‘치과’는 ‘이(치아)와 그 지지 조직 및 입 안의 생리·병리·치료 기술 등을 연구하는 의학 분야’, ‘치과의사’는 ‘입 안 및 치아의 질병이나 손상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으로 정의함이 일반적이나 치과의사의 의료행위와 의사의 의료행위가 이러한 전통적 관념이나 문언적 의미만으로 구분될 수 있는 것은 아닐뿐더러, 의료행위의 개념은 고정 불변인 것이 아니라 의료기술의 발전과 시대 상황의 변화,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자의 인식과 필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가변적인 것이기도 하고, 의약품과 의료기술 등의 변화·발전 양상을 반영하여 전통적인 치과진료 영역을 넘어서 치과의사에게 허용되는 의료행위의 영역이 생겨날 수도 있으므로 앞서 든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 해당 여부에 관한 판단기준에 이러한 관점을 더하여 치과의사의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하여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대상이 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 같은 법리를 적용하여 내려진 2016도21314 전원합의체 판결도 그동안의 판단기준을 변경하여 한의사에게 허용되는 의료행위의 영역이 생겨날 수도 있는 것이므로 죄형법정주의 관점에서, 진단용 의료기기가 한의학적 의료행위 원리와 관련 없음이 명백한 경우가 아닌 한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판시하게 된 것입니다. 위 한의사에 대한 대법원 판결의 내용을 요약하면 한의사를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①진단용 의료기기가 한의학적 의료행위 원리와 관련 없음이 명백하고, ②관련 법령이 한의사가 진단기기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 명백하며, ③한의사가 진단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있어야 하고, ④진단기기의 개발·제작 원리가 순수한 서양의학적 원리에 전적으로 기초하여 그 과학기술의 원리와 성과를 한의사 아닌 의사만이 독점적으로 의료행위에 사용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라고 볼 수 있어야한다는 것이며, 반대로 ①진단기기의 사용에 관한 전문성 또는 오진 가능성과 관련하여 그 사용으로 인한 숙련도와 무관하게 유독 한의사에 대해서만 이를 부정적으로 볼 만한 유의미한 통계적 근거가 없고, ②침습의 정도가 과도하지 않으며, ③국내 한의과 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 포함)이 모두 ‘진단학’과 ‘영상의학’ 등을 전공필수 과목으로 하여 실무교육이 상당히 이루어지고 있고, 한의사 국가시험에도 영상의학 관련 문제가 계속 출제되고 그 교육정도와 출제비율이 진단용 의료기기 사용과 관련한 의료행위의 전문성을 담보할 수 있을 정도라면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위 판결들 이전에는 의사와 치과의사의 면허범위를 구분하는 기준은 그 대상이 치아인지 여부로 대상범위가 분명하고, 상호 배타적이었으며, 의사와 한의사 사이 역시 (양방)의학원리에 해당하는 것은 한의학원리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배타적인 인식이 있었습니다. 위 대법원 2016도21314 한의사의 초음파 판결과 2013도850 치과의사의 보톡스 판결은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의 면허의 범위가 서로 배타적이라는 전통적인 의료법 해석을 면허의 범위가 서로 어느 정도 중첩될 수도 있다는 것으로 변경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6. 의료법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 치과의사는 치과의료에 있어서 진단용 의료기기를 사용하고 치료를 위해 항생제, 진통제 등의 약물을 사용함에 있어서 제한이 없는데도 한의사에게만 진단용 의료기기를 사용하고 치료를 위해 항생제, 진통제 등의 약물을 절대로 사용할 수 없다고 의료법을 해석하는 것은 매우 편향된 것이었습니다. 물론 대법원의 판결이 변경되었고 의료법의 면허범위에 대한 해석이 진일보했다고 해서 지금 당장 한의사가 모든 진단용 의료기기와 항생제, 진통제 등의 약물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대법원은 판례를 변경하면서 한의사가 사용할 수 있는 의료기기는 진단용 의료기로 제한되며 한의사가 이러한 의료행위를 함으로써 의료소비자에게 예견되는 위해가 없어야 한다는 취지의 단서를 붙였습니다. 같은 법리를 이용해서 판결하면서도 치과의사에게는 매우 전향적이고 진보적인 판결을 하여 치과의사의 면허범위를 구강의 치아에 한정하지 않고 안면으로 넓혀주었으면서도, 한의사에 대해서는 인색한 판결을 하게 된 이유는 치과의사와 한의사의 국가고시 시험과목의 차이 때문입니다. 애초에 치과의사가 의사와 치료의 대상 영역을 나누었을 뿐 그 방법에는 제한이 없다는 인식이 있어서 치과의사와 의사의 교육과정과 면허시험과목은 그 내용이 상당부분 겹쳐있었기 때문에 치과의사가 보톡스를 이용한 미용시술을 한다고 하여도 의료 소비자에게 특별한 위해가 발생할 위험이 적고, 치과의사에게 이러한 면허범위를 허용해도 치과의사가 감당가능하다는 판단이 있었기에, 위와 같은 대법원의 판결이 가능했습니다. 반면 대법원이 한의사의 진단용 의료기에 대한 전향적 판결을 하면서도 누구나 사용가능하고 위험도가 적은 초음파 진단기기이기 때문에 허용이 가능하다는 논리를 제시한 것은 한의사의 교육과정과 국가고시 시험과목을 볼 때 한의사는 좀 더 침습적이고 위험이 있는 (양방)의료행위는 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대법원이 앞으로 의료법을 해석함에 있어서 한의사가 기본적인 진단장비와 환자의 치료에 필요한 약물이라면 양약이라도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전통한의학에 입각한 치료를 주 업무범위로 하는 일반의라고 판단하게 하기 위해서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분명합니다. 한의사가 일반의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교육과정과 국가고시과목의 변경이 필요합니다. 과목의 변경이라는 것은 단순히 그 과목명칭의 변경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그 교육내용의 실질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한의사의 발목을 잡고 한의사에게 무형문화제에 준하는 지위를 강요한 것은 외부적 여건이 아니라 스스로를 그렇게 정의해온 우리 자신입니다. 한의사의 IPL 시술이 적외선·레이저침을 이용하여 경락에 자극을 주어서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적외선치료기·레이저침치료기와 작용원리가 같다고 보거나, 경락의 울체(울체)를 해소하고 온통경락(온통경락)하기 위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의 판결이 내려지는 이유는 한의사가 일반의로서의 교육이 부실하고 오로지 ‘의생’에 해당하는 교육만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이는 우리의 무능함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인체는 동일한데 의사는 혈관과 근육을 말하고 한의사는 경락과 경근을 말합니다. 의사는 에너지 대사와 혈액순환을 말하는데 한의사는 기와 혈을 말합니다. 동일한 대상물을 이해하는 방법이 다를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대상물이 서로 다른 것처럼 취급되어서는 안됩니다. 그동안 한의사는 인체를 대상으로 의료행위를 하면서 마치 의사와는 다른 대상물을 치료하는 것 같은 모호한 주장을 해왔고 이것이 결국 한의사의 고립을 자초했습니다. 침구학의 경혈론과 한약을 처방하는 기미론은 도구입니다. 과학이 충분히 발전하지 못했던 때에 암흑상자 같은 인체를 이해하는 과거의 도구입니다. 이 도구는 침치료와 뜸치료를 하고 한약을 처방하는 과정에서 인체를 이해하고 한의학적 치료를 돕는 도구로서 한의사에게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도구가 인체를 올바로 이해하는데 방해된다면 제한적으로 사용되어야 합니다. 한의사는 한방의료를 업무로 하는 일반의입니다. 그동안 과학의 발전으로 이루어진 인체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기초로 하고 그 위에 도구로서의 한의학적 진단과 치료방법이 추가되어야합니다. 그런데 현실 한의학교육은 이러한 발전된 토대를 따라가지 못하고 여전히 인체를 암흑상자로 보고 치료를 위한 해석론에 집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한의학 교육의 현실이 한의사를 여전히 제한적인 절름발이 의사로 만들고 있습니다. 한의사가 한방진료를 함에 있어서 진단용 의료기기를 사용하고 치료를 위해 항생제나 진통제, 마취제 등과 같은 보조적 약물을 사용하는 것에 제한이 있는 것이 단순히 의료법 만의 문제인지 우리 스스로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법원이 한의사에게 위와 같은 의료행위가 면허된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고 판단하려면 한의사의 국가고시 시험과목을 볼 때 한의사가 이러한 의료행위를 감당하기에 충분히 숙련된 의료인력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치과의사의 시험과목보다도 빈약해 보이는 한의과대학의 커리큘럼과 국가고시 시험과목의 현실적인 변화가 반드시 따라야할 것입니다. 7. 마치며 그동안 한의사는 스스로를 올바로 정의하는 데에 매우 소극적이었고 주변에서 정의내리는 대로 수동적으로 대응해 왔으며 그 결과 스스로 자신을 적극적으로 정의하지 못하고 전통의학을 하는 한의사라는 정의에 안주해왔습니다. 그러나 한의학은 보존해야할 무형문화재가 아니라 살아 숨쉬는 의학이 되어야 합니다. 한의학이 제대로 발전하고 한의사가 일반의로서 올바른 대접을 받으려면 그에 걸맞는 교육과정이 뒤따라야 합니다. 그랬을 때 한의사에 대한 의료법의 해석이 바뀔 수 있습니다.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하는 모든 현존재(Dasein)는 본질에 앞섭니다. 존재가 먼저이고 본질은 따라오는 것입니다. 한의사가 무형문화재인지 일반의인지는 그 존재가 정해지고 나면 따라서 정해지는 것이지 제도가 먼저 한의사를 일반의라고 정의해주고 나서야 한의사가 일반의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한의사는 전통한의학을 업무로 하는 일반의라는 현존재로 나아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