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10년 동안 10배 이상 증가[한의신문=강환웅 기자] 육체활동의 감소와 더불어 서구식 식생활로의 변화는 간세포에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는 ‘지방간’이라는 새로운 현대인의 질병을 일으킨다. 과거의 음주로 인한 알코올성 지방간과는 대비적으로 현대인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크게 의학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실제 국내에서도 성인의 약 30%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중등도 이상의 지방간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일부는 간에 염증이 발생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이 발생하고, 점진적으로 간섬유화증 및 간경화, 간암으로까지 진행될 수 있는 만큼 지방간이 있는 사람들은 지방간염으로의 진행 유무를 유심히 살펴야 한다. 이런 가운데 대전대학교 천안한방병원 이남헌 교수와 대전한방병원 손창규 교수 공동 연구팀은 임상 현장에서 한국인의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의 진단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2010년부터 2021년까지 한국인의 건강보험 통계를 분석한 결과를 SCI급 국제학술지인 ‘Journal of Clinical Medicine(임상의학저널)’에 게재했다. 분석결과 매년 12만명 이상의 새로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환자가 진단받고 있으며, 12년 동안 10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실제로 환자수가 증가한 것도 이유지만, 의학적 인식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진료받는 환자수가 증가한 것도 요인으로 반영됐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체적으로는 남자에서 발생이 더 많지만, 60세 이상 나이에서는 여자 환자의 발생율이 더 높아지는 특징을 보였다. 이와 관련 이남헌·손창규 교수는 “이번 연구는 현대인의 질병으로 문제가 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에 대한 한국에서의 환자 현황을 통계로 명확히 보여준 결과”라면서 “향후 지방간 질환의 예방과 치료법 개발의 중요한 자료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
한의약진흥원, 한의약 해외교육·연수생 수기공모전 수상자 발표[한의신문=기강서 기자] 한국한의약진흥원(원장 정창현)은 13일 한의약 해외교육·연수 이수생 수기 공모전의 수상작을 발표했다. 한의약 해외교육·연수는 보건복지부 ‘한의약 해외진출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해외 의대 학생 및 의료인·보건부 공직자에게 한의약 기초·심화 이론과 임상 술기 교육 등을 실시, 한의약 의료시스템의 체계성과 우수성을 알리고, 해외진출의 교두보를 마련코자 ‘21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특히 이번 공모전은 ‘21~‘22년 이수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연수 후 실제 임상 활용 및 경험 등의 우수사례를 발굴하고, 공유함으로써 한의약 해외교육·연수를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공모전은 지난 10월 9일부터 31일까지 미국·우즈베키스탄·베트남·프랑스 등 6개국에서 참가했으며, 3차례 심사를 통해 총 5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영예의 최우수상은 우즈베키스탄 의료인 울마소브(Ulmasov Zikrillo Obidovich)의 수기 ‘Purpose, Action, and Outcome’이 차지했다. 울마소브는 ‘15년 한의학 관련 학회 참석을 계기로 한의약에 관심을 가졌으며, 경희대학교·청연한방병원에서 진행한 한의약 연수와 대구한의대에서 실시한 온라인 한의약 해외교육·연수를 마쳤다. 현재는 Fargona Valley 지역 유일의 한의원인 Arirang Uzbek Medical Clinic을 설립해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자국 전통의학 학생들에게한의약 기술도 전수하고 있다. 우수상은 미국 National University of Health Sciences에 재학 중인 멤메인 멘시마(Mammane-Mensima Horne)와 Won Institute에 재학 중인 멜리싸 메이어(Melissa Meyer)가 수상했으며, 장려상은 미국 South Baylo University에 재학 중인 케이시 김(Casey Kim)과 베트남 Vietnam University of Traditional Medicine에 재학 중인 응엔 커인 안(Nguyen Quynh Anh)이 수상했다. 정창현 원장은 “한의약 교육·연수를 통해 배운 지식과 기술을 실제 임상에 어떻게 활용하는지 경험을 공유해준 해외 참가자들에게 감사와 응원의 말을 전한다”며 “이를 계기로 한의약이 더 넓은 세계로 뻗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한의약 이슈 브리핑] 보건복지부, '한의약 유관기관장 협의회' 개최, "소통과 협력 강화"[주요이슈] ① 한의약 유관기관장 협의회 “소통과 협력 강화” ② ‘2023년 한의학교육 심포지엄 및 교수 연수’를 개최 ③ ‘2023 K-메디웰니스 프리페스타’ 개최 ④ 대한통합암학회, ‘통합종양학-기초에서 임상으로’ 추계학술대회 개최 유튜브에서 큰 화면으로 보시려면 이곳을 클릭하세요. -
의약단체들, 보건의료인력통합시스템 구축 ‘공동대응’[한의신문=강환웅 기자]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약사회(이하 의약단체들)는 12일 ‘제1차 보건의료인력통합시스템 공동 대응 회의’를 갖고, 정부의 보건의료인력통합시스템(이하 통합시스템) 구축 관련 요구사항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공동 대응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날 의약단체들은 보건복지부에서 제출을 요구한 각 의약단체들의 회원 관리 전산 시스템 DB구조(테이블 및 코드정의서)는 각 단체가 재정을 투입해서 만든 협회 자산이라고 강조하면서, 보건복지부의 제출 요구는 지식재산권 침해이자 보안 위협 요소인 만큼 응할 수 없다고 의견을 모았다. 의약단체들은 이어 보건복지부가 통합시스템을 위해 의약단체들에 자료 제출을 매달 요구하는 것도 각 협회에 상당한 행정적 부담이 되고 있어, 이를 시정해 줄 것을 요구키로 했다. 또 이날 회의에서 의약단체들은 보건복지부의 경우 상호 교류를 통해 통합시스템의 최신성을, 또한 각 협회는 통합시스템을 통해 협회 자료의 무결성을 각각 담보받을 수 있도록 통합시스템에 모인 회원 자료와 각 협회의 회원 관리 데이터를 상호 교류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밖에 의약단체들은 보건복지부에서 각 의약단체를 ‘인력지원전문기관’으로 지정, 각 협회가 전자적인 방법으로 회원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보건복지부의 통합시스템과 연계하여 운영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해 줄 것을 요청키로 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박종웅 대한한의사협회 재무·정보통신이사는 “이번 회의에서 모아진 입장을 보건복지부가 이해하고, 요청을 받아들여 줄 것을 전제로 보건복지부에 협조를 재개하기로 의약단체들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편 보건의료인력통합시스템은 보건의료인력지원법에 따라 보건의료인력 현황 파악, 인력 수요 예측 및 인력 수급 등의 정부 정책 수립에 필요한 보건의료인력 데이터를 각 협회와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으로부터 수집해 통합 관리하는 목적으로 구축되고 있다. -
“한의진료센터, ‘Safety with K-Medicine’ 실현”[한의신문=강현구 기자] 대한한의사협회 한의진료센터는 올 여름 폭염 속에서도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에 참가한 세계 각국 청소년들의 질병 치료와 건강 증진을 위해 한의의료봉사를 실시, 한의약의 품격과 수준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한 공로로 ‘2023 한의혜민대상’을 수상했다. 본란에서는 양선호 공동센터장(전라북도한의사회장)으로부터 수상 소감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Q. 한의혜민대상을 수상한 소감은? ‘Safety with K-Medicine’이라는 슬로건처럼 한의진료센터의 목표는 참가 대원들이 잼버리대회를 안전하게 마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한의진료센터가 이에 대한 실현에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하니 지금도 가슴이 벅차다. 한의진료센터는 지난 2년여 동안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에서 만반의 준비해온 만큼 능숙한 운영과 진료활동을 펼칠 수 있었다. 한의혜민대상을 수상하게 돼 매우 기쁘며, 한의협 잼버리지원위원회를 비롯한 80명의 한의사와 82명의 진료보조진들에게 그동안 너무나 수고했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Q. 한의진료센터 유치에도 어려움이 있었는데. 한의협은 2021년 8월 한국스카우트연맹과의 업무협약 이후 잼버리대회를 준비해 왔으며, 지난 3월과 4월, 6월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직위원회에 한의진료센터 운영을 제안해 유치하기로 결정됐다. 하지만 조직위원회 일부에서 한·양방 견해 차이로 대회 직전까지 유치 여부 관련 답변이 지연되는 사태를 겪었다. 이후 조직위원회 공동조직위원장인 김윤덕 의원(더불어민주당·전북 전주시갑)을 만나 한의진료의 당위성에 대해 강조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김 의원은 한의진료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한의진료센터가 유치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도움을 줬다. 지면을 통해 김윤덕 의원에게 꼭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저는 주로 허드렛일을 많이 했는데 야간에 센터 막사를 구축했던 것과 우리 차량이 진흙에 빠졌던 웃지 못할 상황들이 스쳐 지나간다. 개영식은 8월1일이었지만 운영 준비를 위해 IST(운영요원)로서 그보다 며칠 앞서 잼버리대회장 안으로 들어갔다. 황건순 한의협 총무이사를 비롯해 한의협 직원들과 함께 심야까지 막사를 짓느라 더위, 벌레 등과 사투를 벌였으며, 온몸은 땀과 먼지 등으로 범벅이 됐다. 또 숙소에서 잼버리대회장까지 의료진들의 왕래를 돕고자 제가 운영하는 한방병원의 승합차도 추가로 투입시켰는데 대회장 내부 진흙 뻘에 빠지게 됐다. 잼버리대회장에는 사전허가받은 관계자와 차량만 출입할 수 있었기 때문에 보험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차량 등이 들어올 수 없는 상황이었다. 몇 시간 동안 차를 빼내려고 고생하던 중 대회장 안에 상주하고 있던 119대원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와 함께 폭염이 예상보다 너무 심한 탓에 환자를 보살피기 위해 황건순 이사가 우여곡절 끝에 에어컨과 가동을 위한 발전기를 추가로 확보해 가동했던 기억도 떠오른다. Q. 한의진료에 대한 반응은? 잼버리대회 참가자들은 다리 등에 성한 곳이 없을 정도로 벌레물림이 심각했으며, 폭염으로 인한 탈진으로 한의진료센터가 자리한 고구려 허브 내 운영요원 편의시설 안에 모두 누워있는 상태였다. 그들은 한의진료센터에서 실시하는 침·부항 치료, 근막 추나 등 한의진료를 처음 경험하면서도 거부감 없이 진료를 받았다. 침 치료에도 겁을 내지 않고, 경험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매우 즐거워했으며, 특히 폭염에 지친 참가자들을 위해 제공된 제호탕, 생맥산 등 한약이 큰 호응을 얻었다. 이번 경험을 통해 한의약이 전 세계인들에게 각광받는 의료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Q. 국제행사에서 한의진료 참여의 의미는? 이번 치료 성과와 호응도를 통해 잼버리 등 국제행사에서의 한의진료센터 유치에 대한 명분과 당위성은 충분히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지난 2018년 10월 열린 ‘제26차 아시아태평양 스카우트총회’에서 우리나라가 오는 2025년에 열리는 ‘제33회 아시아태평양 잼버리’ 개최권을 따냈다. 이에 따라 2년 후에 열릴 ‘아시아태평양 잼버리대회’에서 더 업그레이드된 스케일과 운영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9월 열린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에서 축사를 통해 ‘한의진료센터를 개소해 폭염으로 어려움을 겪는 참여 대원들의 건강을 돌봐준 한의협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한 바 있다. 이제 한의계가 국제행사에서 정부의 의료시스템 구축에 주도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폭넓은 지원을 통해 전 세계 참가자들을 좋은 환경에서 돌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Q. 그 외 하고 싶은 말은? 한의진료센터는 열악한 환경 및 잼버리 파행 등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진료 열정을 불태워 모든 것을 극복해냄과 동시에 전 세계에 한의약의 명성을 드높일 수 있었다. 꿈을 꾼다고 꿈이 이뤄지지 않는다. 그 꿈을 확실히 준비하고 추진할 때 이뤄진다는 것을 한의진료센터를 통해 깨달았다. 한의협 잼버리지원위원회를 비롯해 한의진료센터에 참여한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전국 한의사 회원들도 한 해 정리 잘 하고, 다가오는 새해에 건강하기를 기원한다. -
감초단2022, 한의학의 매력을 전하는 젊은 목소리[한의신문=주혜지 기자]대한여한의사회(회장 박소연)에서는 매달 유튜브 채널(www.youtube.com/@user-tw4wi4ti6h)를 통해 한의계 소식을 전하고 있다. 본란에서는 2018년부터 ‘김감초와 친구들’이라는 인스타툰을 연재 중인 지정연 원장과, ‘한의학은 처음인데요?’라는 이름으로 전시회를 연 한다윤 학생위원을 만나봤다. 다음은 김지연 학생위원과 지정연 원장, 한다윤 학생위원이 나눈 일문일답이다. <편집자주> Q.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지정연: ‘김감초와 친구들’의 작가이자 대표 지정연이다. 올해 갓 졸업한 1년차 한의사로 지금은 인턴 수련 중이다. ·한다윤: 저는 작년 지정연 원장님과 함께 전시회를 열며 ‘감초단2022’로 활동했던 한다윤이다. 현재 동국대학교 본과 4학년에 재학 중이다. Q. ‘감초단2022’란? ·지정연: 2022년 두 달간 함께 전시회를 기획했던 프로젝트팀 이름이다. 한의대생 5명과 문예창작과 1명이 모여서 함께했다. Q. 주로 온라인으로 활동하다가 어떻게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할 생각을 했는가? ·지정연: 핸드폰 화면을 넘어 입체적으로 캐릭터들과 한의학의 매력을 담아내는 ‘실제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결정적인 계기가 된 건 혼자 조용한 여행을 갔을 때 본 로컬 맛집 지도였다. 비슷한 느낌으로 한의학을 주제로 지역 네트워킹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오프라인의 가치를 느꼈다. 하지만 혼자는 하기 힘들기도 하고 다른 친구들이랑 머리를 맞대서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고 싶어 다윤님을 포함해서 총 5명의 친구들을 더 모았다. 이렇게 프로젝트 팀이 꾸려졌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한다윤: 처음에는 굿즈를 판매하는 플리마켓을 개최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모여서 함께 회의를 하다 보니, 각자가 한의학에 대해 말하고 싶은 바가 큰 사람들이라는 걸 알게 됐다. 그냥 굿즈 위주로만 가기보다는, 김감초와 친구들 캐릭터를 통해 체험형으로 한의학 스토리를 느낄 수 있는 전시회를 만들자 싶어서 기획하게 됐다. Q. ‘한의학은 처음인데요’ 전시회 내용은? ·지정연: 전시공간은 총 3파트로 나눠 구성했다. 1부 ‘한의학은 처음인데요?’에서는 보험제제, 탕약, 생약 등 한약의 종류에 대해 스토리를 만들어 소개하고, 기존 KMCRIC(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에 연재했던 김감초 한의학 만화들도 일부 전시했다. 감초, 신이, 곡아, 맥아 캐릭터들의 모티브가 된 약재를 배치해 만져볼 수 있도록 했다. 2부 ‘김감초의 한의대 생존기’에서는 각 학년별 시간표나 교과서를 비치해두고, 주요 경혈 위치를 맞춰보는 땡시 체험 코너도 만들었다. ·한다윤: 3부 ‘김감초의 가까이 한의원’에서는 실제로 여러 종류의 침, 뜸, 부항, 적외선 램프 등 한의원에서 사용하는 치료도구를 비치해 친숙하게 함으로써 한의원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자 했다. 여기에 캐릭터 포토존과 직접 만든 굿즈 판매 등 다채로운 체험형 프로그램들이 진행됐다. Q. 기획하면서 특별히 중점을 둔 부분은? ·지정연: 감초단2022는 진짜 매 회의마다 기본 3∼4시간, 길게는 5시간 동안을 함께 했다. 그렇게 긴 시간 온라인 회의를 하면서 점점 방향성이 뚜렷하게 잡혔던 것 같다. ·한다윤: 크게 세 가지였던 것 같다. 첫째는 관람객들이 한의학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평면적이지 않고 입체적인 트렌디한 체험형 전시회를 만들자, 그리고 둘째는 ‘한의대생’만이 할 수 있는 것들을 놓치지 말자였다. ·지정연: 셋째는 철저한 검증을 거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한의학이 의료인에 의해서만 시행돼야 하는 엄밀한 의학이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많은 노력을 했던 것 같다. ·한다윤: 이런 방향성이 뚜렷했기 때문에 모두가 긴 회의시간에도 힘든 내색을 하지 않고 각자 맡은 일들을 척척 해 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Q. 현실적으로 비용을 마련하기 쉽지 않았을텐데. ·한다윤: 이번 전시회의 목적은 동네 주민들에게 친근하게 한의학을 소개하기 위한 것이었고, 처음에 목표로 했던 타겟 역시 한의대생·한의사가 아닌 일반인이었다. 그래서 입장료라는 문턱을 줄여 무료로 운영해야겠다고 판단하고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방법을 통해 전시대관료 및 소품 제작비를 마련했다. 이밖에도 마포구한의사회나 한의원 원장님들, 학교 교수님들을 통해 다양한 물품들을 기부 혹은 대여받을 수 있었다. Q.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비법이 있다면? ·지정연: 일단 시작을 해보는게 먼저라고 생각한다. 결국 사람과 사람이 모여 하는 일이니까 불가능한 건 없다고 생각한다. 진부한 말이지만, 진심은 통한다고 믿는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의 가치나 대원칙이 분명했기 때문에 다들 공감해 주셨던 것 같다. 대신 도움을 받는 게 당연한 것은 아니니, 상대편이 기꺼이 시간을 내어주셨다는 점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소중하게 대할 수 있도록 많이 준비하고 노력을 기울였다. 앞서 한의학을 주제로 지역 네트워킹을 시도해보고 싶었던 게 전시회를 하게 된 이유라고 말씀드렸는데, 전시회 포스터를 카페 인근 한의원에 붙여서 전시회를 소개하고, 또 반대로 저희 전시회 내에 ‘동네 한의원 지도’를 만들어 선순환이 일어나게끔 했다. ·한다윤: 이를 위해 마포구한의사회에 지원을 부탁드렸는데 다행히 좋게 봐주셔서 인근 한의원에 포스터와 팸플릿을 비치해 주시고, ‘동네 한의원 지도’를 만들 수 있게 한의원 명단도 공유해 주셨다. 또한 포스터 인쇄비도 지원해 주셨다. Q. 기억에 남는 순간은? ·지정연: 프로젝트 총책임자의 입장에서, 감초단2022 팀원들을 모으고 보니 운명처럼 최고의 조합이었던 것이 가장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다윤: 한의학을 알린다는 순수한 열정으로 한 일인 만큼 원장님들, 교수님들께 진심 어린 응원과 도움을 받은 건 소중하고 따뜻한 경험이었다. 그리고 전시회에 방문했던 친구들이 이후에 한의원 치료를 받고 나서, ‘전시에서 알게 된 치료를 받았어’라던가 ‘그때 땡시 체험에서 외운 혈자리에 침 맞았다’라며 연락을 준 것도 기억에 남는다. ·지정연: 우연히 오신 카페 손님들, 한의학 업계 분이 아닌데도 텀블벅 사이트에서 보시고 구경하러 오셨다던 분들도 기억에 남는다. 전시회의 목표를 다 이뤘달까. Q. 좋은 팀을 만들고 팀워크를 이뤄내기 위해서 중요한 점은? ·한다윤: 평소 저의 장단점에 대해 고찰을 자주 하는 편이라 제게 없는 면들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하면 에너지가 많이 난다. 퍼즐의 들어가고 나와 있는 모양이 다른 것처럼 사람들마다 장단이 있는데 같이 있으면 맞춰지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을 만났을 때 그 활동이 즐거워지는 것 같다. ·지정연: 다윤이 말한 것과 비슷한 맥락에서, 각자의 장점을 더 부각시키고 약점은 감출 수 있도록 서로 도와주는 팀이 좋은 팀이라고 생각한다. 팀 리더로서 업무를 배분하거나 역할을 배정할 때 가장 염두에 두었던 부분이기도 하다. 항상 잘해냈다고 말하기에는 어렵지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다. Q. 추후 전시회 개최 예정은? ·지정연: 오프라인 콘텐츠에 항상 관심이 많기 때문에 비슷한 기회를 만들고 싶은 생각이 당연히 있다. 한의학박람회에서 부스로 참여하거나, 일러스트페어 참여 혹은 입시 박람회 등 한의계가 아닌 곳에서도 콘텐츠를 꾸려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
“하루 한 시간씩 필사해 7개월 만에 완성”정재우 원재한의원장, 비플러스원외탕전 대표 글씨를 쓰는 일은 나에게 늘 스트레스가 따르는 일이었다. 악필(惡筆)이다 보니 방명록에 이름 석자를 쓰는 일도 늘 머뭇거리게 마련이었다. 필사의 시작은 악필을 교정해 보고 싶어서였다. 하루 진료 일과가 끝나는 1시간 전에는 환자가 비교적 뜸한 시간이다. 매일 이 시간을 이용해서 하루 한 시간씩 세필로 필사를 했다. 당시에는 논어를 읽고 있을 때였으므로 그 뜻을 세밀하게 살펴보고, 악필도 교정해 볼 목적으로 논어 본문을 필사 했다. 붓글씨를 배워본 적이 없어서 글이 제대로 될 리가 없었다. 논어 필사를 마치고 맹자와 도덕경도 필사를 했다. 아주 조금씩이지만 글씨가 틀이 잡혀가고 하루 한 장 씩 쌓여가는 필사지를 보면 늘 가슴이 뿌듯한 기분을 느꼈다. 일궤위산(壹簣爲山)이라 했던가… 매일 한장씩 쌓여가는 필사지는 어느듯 논어 두권, 맹자 상하권, 도덕경 5권이 되어 책으로 엮어졌다. 이왕에 필사를 할거면 내가 전공하는 한의서를 필사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필사를 하면서 원전(原典)을 세밀하게 읽어보고 싶었다. 제일 먼저 선정한 책이 강평본(康平本) 상한론(傷寒論)이었다. 환자 진료 처방의 90% 정도를 고방(古方)으로 처방하고 있는 나로서는 당연한 선택이었다. 예로부터 중경서(仲景書)를 일러 천고묘문(千古妙文)이라 했다. 상한론에 기재되어 있는 처방들은 비록 2,000여년 전에 쓰여진 처방이지만 오늘날에도 활용 빈도가 매우 높으며, 임상에서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는 처방들이 많다. 특히 중경(仲景) 처방의 으뜸이라고 하는 계지탕(桂枝湯)과 마황탕(麻黃湯)은 임상 현장에서 처방 빈도가 매우 높을 뿐만 아니라 효과도 매우 좋아서 지금도 이 처방을 기본으로 다양하게 가감(加減)하여 사용하고 있다. 현재 한방건강보험에 적용이 되는 56종의 처방 가운데 상한론 처방은 갈근탕, 대시호탕, 대청룡탕, 대황목단피탕, 도인승기탕, 반하사심탕, 삼황사심탕, 소시호탕, 소청룡탕, 시호계지탕, 이중탕, 인진호탕, 조위승기탕, 황련해독탕 등 14개 처방으로 모두 임상 현장에서 다빈도로 이용되고 있으며, 모두 훌륭한 효과를 볼 수 있는 처방들이다. 강평상한론은 일본 강평(康平) 3년(1060년) 단파아충(丹波雅忠)이 초록(抄錄)한 전사본(傳寫本)으로 1936년 대총경절(大塚敬節)이 처음 학계에 보고한 상한론 고본(古本)이다. 이 본(本)는 당대(唐代)의 권자본(卷字本)이라고 여겨지고 있으며, 1065년 교정의서국(校正醫書局)의 교정을 거치지 않은 고본(古本) 중의 하나이다. 강평상한론이 송본(宋本)과 다른 점은 원문의 형식이다. 즉 가장 초기의 원문으로 추정되는 15자행(字行)의 조문(條文)이 있으며, 대자(大字) 첩주(曡注)의 형식으로 14자행, 13자행이 있으며, 이 밖에 15자행과 14자행에 부가되어 있는 소자(小字)의 감주(嵌注)와 방주(傍注)가 있다. 이른 봄부터 하루 한 시간씩 필사한 강평상한론이 7개월에 걸쳐서 완성이 되었다. 졸필이어서 세상에 내어 놓기가 매우 부끄럽지만 한 글자 한 글자 써 내려가면서 상한론을 깊이 있게 다시 읽는 계기가 되었고, 악필 교정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상한론 조문마다 나의 감성을 정성껏 넣고 보니 무엇보다도 한의학에 대한 나의 애정과 사랑이 더욱 깊어졌다. 한의사로 살아오면서 만난 모든 인연에 감사드린다. 특히 교토대학 디지털 자료와 출처미상의 필사본을 전해준 나무뿌리한의원의 조성 원장님께 고마움을 전한다. 2023. 12. 1 喜雨堂에서 鄭 在 雨 筆寫 참고한 底本 서지사항 傷寒論版本大全. 康平本傷寒論. 李順保編著. 北京. 學苑出版社, 2006. 8 康治本·康平本傷寒論. 付國英 張金鑫 点校. 北京. 學苑出版社, 2021. 1 출처미상의 필사본 -
정신건강 국정 어젠다(Agenda) 시대를 준비하는 정신건강한의학김명희 연구원 한의학정신건강센터(KMMH) 경희대 한방신경정신과 박사 수료 정부는 5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정신건강정책 비전 선포대회’를 열고 흔들리고 있던 국민마음건강을 국가가 챙기도록 하는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새해에 구성될 대통령 직속 ‘정신건강정책 혁신위원회’가 정신질환의 사전 예방부터 조기치료 및 회복에 이르기까지 국가가 지원하는 체계로 전환되도록 하는 것이 이번 대책의 골자이다. 정신건강한의학은 한·양의 이원화 보건의료제도를 취하고 있는 현실에서 국가정신건강정책에 맞춰 국민의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 안녕과 행복한 삶의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적극 기여하고 참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정신건강한의학에서는 우울증, 조현병, 조울증 등 정신질환들에 대해 칠정(노·희·사·비·우·공·경)스트레스를 병인으로 보고 있으며, 내인이든 외인이든 개인별 생활환경 조건에 따라 ‘몸과 마음’에 이상변이가 일어나면 ‘인간 개체’는 정신건강 위험군으로 노출되고 이어 근골격계, 순환계, 신경계, 오장의 활동 등 전반에 걸쳐 신체적 병증도 함께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치료 위주로 집중해왔던 ‘정신건강관리체계’를 사회안보 차원에서 국가가 예방에서부터 조기발견->치료->일상회복까지 확대함에 따라, 정신건강한의학 역시 정신장애환자들에 대해 동의생리학리로 분석하여 치료·관리하는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이미 정신건강한의학은 수천 년 동안 형신(形神)의 생명력에 오운론(五運論)의 혼(발생력), 신(추진력), 의(통합력), 백(억제력), 지(침정력)를 기초로 하여 개개인의 정신건강에 대해 생활환경 현상을 분석하여 연구해 왔다. 정부가 전 국민의 정신건강을 챙기는 종합대책을 내놓은 만큼 보다 많은 국민들이 정신건강한의학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의학 정신건강정책과 산·학·연·병 간 연계 및 연구개발 전략을 세밀히 세워 적극 참여, 협력토록 해야 한다. 한의학은 생명현상을 주체로 자기대사의 생명력을 이끌어 내는 전일개념에 근거를 두고 있고 서의학은 물질현상을 주체로 나열식 해부학적인데 근거를 두고 있어, 정신건강한의학의 임상효용성 확대는 무너지고 있는 정신건강문제에 의과학으로써 국민의 행복한 삶과 사회안보 향상에도 새로운 의의를 갖게 될 것이다. 임상사례 40대 후반의 부인이 상기된 얼굴로 가쁜 숨을 몰아쉬며 내원했다. “대학병원에서 우울증, 공황장애로 진단받고 수 년 간 향정신약을 복용해 왔는데도 불면증, 호흡곤란, 가슴 두근거림과 두통은 여전하다”며 “우선 잠만이라도 잘 수 있게 해 달라”고 하소연했다. 망문문절 진찰해보니 면적설무태홍 맥활삽긴하초맥무력(脈滑澁緊下焦脈無力)하였다. 한의사: 전부터 힘들거나 놀란 일이 있었나요? 환자: (힘없는 목소리로)뜨거운 작업장에서 일하는 직업이다 보니 평소에도 힘들고 피곤했어요. 그런 와중에 지난 해 친정엄마가 코로나에 걸렸는데 현관문을 나서다가 뇌출혈로 쓰러져 바로 돌아가셨어요. 그때부터 가슴이 더 두근거리고 안절부절 불안해졌어요. 한의사: 저런, 어째 그런 일이... 환자: 돌아가시기 얼마 전만 해도 칠순을 가족들과 함께 하며 무척 좋아하셨는데, 다들 너무 놀라고 경황이 없었어요. 한의사: 상심이 크시겠어요. 환자: 딸 하나라 남동생들보다 저를 무척 예뻐하셨어요. 친정집에 내려가면 아직도 엄마가 계셔서 반겨주실 것만 같아요. 한의사: 무척 많은 사랑을 받으셨군요. 환자: 네. 부모님 모두 저에게는 특히 잘 해주셨어요. 시골집에서 혼자 지내시는 아버지를 생각하면 너무 속상해요. 아버지도 엄마처럼 뭔 일이 생기실까봐서요. 한의사: 홀로 계신 아버님 걱정이 많이 되시겠어요. 환자: 남동생들이 주변에 살고는 있지만 맞벌이들을 하다 보니, 저녁에 퇴근하고 나서야 비로소 돌봐드릴 수 있어요. 아버지가 제대로 식사나 하시는지 너무 염려가 돼요. 한의사: 어머니와의 갑작스런 이별에 가족 모두 황망한데, 함께 지내셨던 아버님은 오죽하시겠어요. 환자: (눈물 글썽이며)두 분은 금슬도 아주 좋으셨어요. 제가 어머니를 더 잘 챙겨드렸어야 했는데...지금도 아버지께 따듯한 밥 한 끼라도 손수 지어드리고 싶지만 몸이 이렇게 아프니...자꾸 안 좋은 생각만 떠올라 잠도 못 자겠고, 또 잠깐 잠들어도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일하는 꿈들만 꾸니까, 깨고 나서도 정신이 멍하고 너무 피곤해요. 한의사: 평소에도 많은 사랑을 주신 부모님을 잘 돌봐드렸나 봐요. 환자: 제 딴에 한다고는 했는데, 제가 잘 못 돌봐드려 갑자기 어머니가 돌아가신 같아 이젠 더욱 더 잘 해야 할 것 같고, 늘 불안해요. 한의사: 어머니 살아계실 때는 어떻게 하셨어요? 환자: 자주 전화드리고, 시간 나는대로 틈틈이 친정에 가서 뵙고 했어요. 한의사: (눈을 맞추며)대단한 슈퍼우먼이시네요. 직장생활에 남편과 아이들 챙기면서도 양가 부모님들께 효도를 다하셨고요. 환자: (계면쩍게 웃으며)지금도 남편은 ‘진심으로 고맙다’고 해요. 한의사: 살다보면 별별일 들이 일어나는데, 심한 상처에도 연고를 바르고 반창고를 붙여놓으면 새살이 돋고 회복되듯이 불가항력적인 마음의 병도 마찬가지로 얼마든지 나을 수 있어요. 환자: 선생님과 상담하니 정말 마음도 안정되고 몸도 편안해지는 것 같아요. ‘혼·신·의·백·지의 역학적 평형’은 마음건강의 바로미터 복약 석 달 후 내원한 환자는 “지어주신 한약을 복용하면서부터는 잠도 푹 잘 수 있게 되어 요즘엔 아버지께 즐겁게 자주 연락드린다”라며 “모두 선생님 치료덕분”이라고 기뻐했다. 위 사례에서 보듯 ‘친정어머니와 갑작스런 사별’의 충격을 받았던 환자는 ‘보다 더 잘 챙겨드리지 못해서 이런 일이 생겼다’는 자책으로 오종기능에서 발생기능(혼)의 정지변동이 노(怒)로 편항(偏亢)되어 ‘우울증’을 겪어 왔으나, 필자는 환자 마음속의 ‘가족 사랑’으로 ‘혼신’을 상생시켜 자발적 자기대사력 회복을 통해 치료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필자는 ‘경계정충, 불면증, 불안증’을 겪고 있던 환자에게 ‘심신과로, 간기울결’로 변이증후군을 변증·분석하여 이를 오신의 발생기능을 조화롭게 하는 신의료기법인 감정자유기법(EFT요법), 지언고론요법, 정서상승요법, 오지상승위치, 이정변기요법 및 가감사물안신탕으로 침구·방제했다. 이러한 한의학적 관의 이론적 배경을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한의약 새로운 의료기술들로 만들어 나간다면 정신건강한의학은 정신건강정책 국가어젠다시대를 주도할 선도학문으로 우뚝 서는 자리매김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263)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潘昌均 先生(1914∼1989)은 17년간 강원도한의사회 회장으로 한의계에 봉사한 脈診의 大家이다. 학술적으로는 脈學을 중요하게 여겨 診脈을 잘해야만 診斷의 본령을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10년 이상의 연륜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이것은 그의 經驗을 중요하게 여기는 學問觀과도 관련이 깊다. 그는 1989년 임종할 때까지 30여년간 춘천시 낙원동 제중한의원에서 의업에 종사하면서 지역민들과 원만한 인간관계와 정성을 다하는 진료자세로 주변의 칭송을 받았다. 그는 1973년 『醫林』 제102호에 「犀角地黃湯의 奇效」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해 이 처방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고 있다. 이 논문에는 3개의 치료 경험을 의안의 형식으로 기록하고 있다. 그가 犀角地黃湯의 주치로 꼽는 증상은 鼻血不止及上焦有瘀血變黑等症이라고 밝히고 있다. 아울러 口鼻出血如湧泉하는 證에 犀角地黃湯에 백모근·대극·치자·초결명 各 二錢, 생지황 五錢, 황금·백반 各 一錢하여 투여해 수십차례 특효를 본 경험이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이외에도 약물중독, 熱盛發疹, 熱性紫斑病(血漏病)에도 경탄할 만한 경험이 있었다고 한다. 아래에 그가 공개한 3개의 醫案을 요약해 소개한다. ① 1972년 3월5일 오전 10시경. 이〇〇. 6세. 어린 아이를 데리고 부모와 조부가 내원하여 눈물을 흘리며 애원하기에 진찰해본 결과 전신이 紫褐色으로 변하고 안면은 창백하면서 퍼렇게 멍이 들어 있고 身熱 手不可近하며 口鼻出血 또는 小便出血하며 의식불명 貧血極甚하여 악성출혈 紫斑으로 命在頃刻이라. 眼合不開하고 口脣乾燥하며 破裂出血하여 目不忍見이라. 방금 춘천 某 병원에서 진찰을 받고 불치증이라고 하며 무료로 수혈을 해주고 서울 큰 병원으로나 가 보라고 소개장을 써주었다는 것이다. 이에 犀角地黃湯을 2첩을 투여하니 신기하게도 口鼻出血이 차차 멈추어가고 몸에 반점도 색깔이 차차 엷어지며 소변출혈량도 감소되며 생기가 돌기에 다시 2첩을 투약한 바 확실히 차도가 있으므로 용기를 얻어 4첩을 더 써서 8첩으로 완치를 보아 몸에 반점도 거의 없어지고 식사도 하게 되었다. 다시 倍四物湯에 鹿茸 一錢을 가미하여 2첩을 쓰고 완치하여 현재까지 건강하게 잘 뛰어놀고 있다. 그러나 너무 악성빈혈성 허약체질에 熱이 40도 이상 상회하고 脣焦黑함으로 망설이다가 부득이 용단을 내려 복용시킨 것이었다. 만일 무열성 허약체질에 紫斑病이라면 이 처방을 삼가야 할 것이라고 믿는다. 처방 加味犀角湯. 생지황 三錢, 서각·승마·측백·백모근 各 二錢, 당귀·천궁·백작약·숙지황 各 一錢半, 치자·황련·목단피·맥문동·박하·시호·감초 各 一錢. ② 춘천시 퇴계동 최○○. 56세. 1970년 5월30일 내원. 3∼4일 전 식빵을 사먹고 속이 거북해 소화제를 사먹고 돌연 惡寒發熱戰慄 후에 口脣 및 陰囊이 헐고 진물러 피와 물이 흐르며 조이고 아파서 坐不安席으로 2일간 밤을 세우며 양방치료를 받았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고 더욱 심해져서 찾아왔노라 한다. 淸熱解毒을 목표로 아래 약 2첩을 투여하니 바로 완쾌되었다. 다시 3∼4일 후에 다시 소화불량이 와서 또 다시 2첩을 주니 완쾌됨. 처방은 加味犀角地黃湯. 생지황 三錢, 승마·적작약·서각·연교·백지 各 二錢, 당귀·천궁·목단피·시호·황금·초용담 各 一錢. ③ 鼻出血過多에 加味犀角地黃湯. 생지황 五錢, 백모근·적작약·대극·측백·치자·초결명 各 二錢, 황금·목단피·당귀·천궁·박하·백반·감초 各 一錢을 사용하여 효과를 봄. -
“산림치유의 미래를 확인한 영덕 체험 페스타”구진숙 교수 국립안동대학교 산림과학과 국제 하이웰니스 체험페스타가 경상북도와 영덕군의 후원에 힘입어 지난 10월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영덕 고래불해수욕장에서 두 번째로 펼쳐졌다. 작년 행사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국립안동대 생약자원학과가 산림과학과로 전환되면서 산림치유파트를 담당하게 되었던 터라 산림휴양이나 산림치유에 대한 좋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에서 선뜻 참여했다. 사실 생약자원학과는 한약재를 소재로 하여 연구·교육하는 학과였고, 이 학과를 졸업할 경우 일정학점을 이수한 학생에게는 한약도매관리자 자격증이 부여되었기에 한의사 출신인 필자는 교수로서 일정부분 역할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산림과학과로 전환 되면서부터는 과연 이 학과에 내가 있어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이 들어 뒤숭숭한 마음이 있었다. 과연 산림과학과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던 중 외과의사 출신 지인이 산림치유지도사 1급 자격증을 취득한 후에 유튜브 강의 영상을 찍은 것을 알게 됐고, 현직 의업에 종사하고 계신 분 중에서도 산림치유지도사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의사들이 산림치유지도사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한의사들에게도 산림치유지도사를 홍보하고자 하다는 마음에서 산림휴양, 산림치유를 산림과학과의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페스타에 참여했다. 필자는 마음건강진단 부스를 운영했는데, 이 부스에서는 한의원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수양명진단기를 활용해 HRV(자율신경계) 검사를 했다. 이 검사로 자율신경활성도, 스트레스 등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심장기능 및 혈관 노화도를 측정할 수 있어서 환자들에게 신체는 물론 정신적인 상태를 설명하기에 수월했다. 이전에 HRV를 이용하여 논문을 쓴 적도 있었기에 매우 의미 있는 경험이란 생각에서 의욕적으로 참여했다. 또한 혹시 모를 저조한 참여도에 대비해 피부진단 검사기기도 갖고 갔는데 반응이 매우 좋았다. HRV 검사를 통해 혈관 나이를 체크하고, 피부진단기를 통해 피부 나이를 측정해서 부스 방문객들에게 알려드리니 신기해하면서도 향후 어느 부위를 더 중점적으로 관리해야할 지를 스스로 인지하는 기회가 돼 호응도가 무척 높았다. 필자의 부스 옆에는 마음치유 프로그램인 ‘한의사와 함께 하는 기공과 명상’ 부스가 운영됐다. 그곳에서는 김종우 경희대 한의대 교수님을 비롯한 심리학 박사 및 관련 연구진들이 명상을 통해 불안정한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소개했다. 한의대 재학시절 이론만 배웠던 명상치료가 실제 임상에서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는데서 미처 몰랐던 한의치료의 영역이 폭 넓게 확장되고 있음을 깨닫게 됐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한의미용침의 대가인 백정의 원장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한의미용 침 시술을 해주시는 모습에서 미용침의 시술 효과와 함께 그 분들의 봉사정신과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한의체험존에는 △내몸바로알기존(맥진, 뇌파, 홍채진단, 체열진단 등) △바른몸만들기존(추나, 틀정요법, 턱관절교정, 폼체크 등) △대사성질환존(비만치료, 당뇨치료, 옴니허브 등) △한의뷰티존(한의미용침, 금침요법 등) △마음치료존(한의명상, 마음건강진단 등) △전통치료존(침 치료, 비염 치료, 약침 치료 등) 등이 운영되며, 관람객들에게 한의치료를 체험케 하는 훌륭한 기회가 제공됐다. 서울로부터 4시간 거리인 먼 지역에서 100여명 한의사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점에 놀랐기도 했지만 경상북도와 영덕군이라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한의사들이 적극적으로 주도하는 행사에 더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한의사이면서도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필자로서는 그동안 몰랐던 한의학의 장점을 새롭게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며, 영덕 고래불해수욕장 일원의 소나무 휴양림 속 맑은 공기는 바닷바람과 어우러져 그 자체만으로도 힐링을 느끼게 했다. 많은 사람들이 접근성이 좋지 못해 흥행에 참패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아무리 멀어도 꼭 가보고 싶은 콘텐츠, 반드시 가서 경험하고픈 프로그램, 제대로 치유해 줄 수 있는 우수한 의료진이 있다면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점을 확인한 계기가 됐다. 산림치유 6대 프로그램으로는 산림욕에 해당하는 식물요법을 비롯 온천욕·족욕 등 물요법, 일광욕·풍욕에 해당하는 기후요법, 약용식물 활용과 관련된 식이요법, 체조나 맨발걷기에 해당하는 운동요법, 사색과 명상을 통해 안정을 취하는 정신요법 등이 있다. 이 가운데 물요법, 식이요법, 운동요법, 정신요법은 한의치료와 매우 관련성이 많으며 접목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단순한 체험을 넘어 치유의 개념으로 전문화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한의이론이 접목될 필요가 있다. 이번 페스타의 참여 경험과 인프라를 잘 활용한다면 산림휴양과 산림치유는 한의사들이 새로운 영역으로 주도하고, 확장할만한 주요한 콘텐츠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