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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진료 포함 ‘지역돌봄통합지원법’ 국회 통과[한의신문=강현구 기자] 지역사회 어르신에 대한 의료·요양·돌봄을 연계하는 통합돌봄시스템 구축에 한의진료를 포함한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9일 열린 제413회 국회(임시회) 본회의에서 ‘지역돌봄통합지원법 제정안(대안)’을 표결에 부쳐 재석 205인 중 찬성 203인, 반대 0인, 기권 2인으로 가결됐다. ‘지역돌봄통합지원법 제정안(대안)’은 정춘숙·전재수·남인순·신현영·최영희·최재형·최종윤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법안을 통합·조정한 것으로, 일상생활 수행에 어려움을 겪는 대상자에 대한 보건의료와 장기요양·돌봄에 관한 지원을 통합적으로 연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는 오는 ‘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노인·장애인·정신질환자 등이 살던 곳에서 건강하고 자립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보건의료와 요양·돌봄 등의 지원이 빈틈없이 통합적으로 제공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오고 있다. 하지만 보건의료·장기요양·사회복지 사업들이 정보가 부족한 이용자의 선택에 의존하거나 사업별로 각각 대상자를 선정하는 등 이용체계가 불명확해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으며, 지자체 중심의 보건의료 통합지원은 전담조직과 정보시스템 등 제도적 기반이 미비해 관련 기관과의 서비스 연계 및 정보 공유 등이 원활하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보건의료와 요양·돌봄 영역에서 공급자 중심이 아니라 수요자의 욕구 중심으로 필요한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서비스 제공 기관과 정보 공유 및 연계·협력 체계의 근거를 마련해 살던 곳에서의 ‘계속 거주(Aging in Place)’와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려는 것이다. 이번 제정안을 살펴보면 보건복지부 장관은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시·도지사와 협의해 5년마다 통합지원 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명시했으며, 환자, 가족, 관련 기관 업무담당자 등은 주소지 관할 시장·군수·구청장 등에게 통합지원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국가와 지자체는 ‘의료법’에 따른 한의사·의사·치과의사가 의료기관 및 대상자 재택과 사회복지시설에서 제공하는 진료서비스를 확대하거나 다른 서비스와 연계토록 해야 한다고 명시했으며, 지자체는 의료, 간호, 복지 등 다학제간 협업을 통해 건강 관리 및 예방 등의 활동이 가능토록 통합 방문기관을 지정하는 등 통합지원 기반을 조성하도록 했다. 또 지자체의 장은 관할구역 내 통합지원의 원활한 추진과 관련 기관 등과의 연계·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통합지원협의체’를 둘 수 있도록 했으며, 이 경우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통합해 운영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이에 앞서 이번 제정안은 당초 ‘행안부와 시군구 통합지원협의체 및 전담 조직을 둔다’로 명시하고, 세부사항 조례로 정하도록 했는데 지난 1월24일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 김도읍) 전체회의에서 행안부가 지자체 기구 통합지원협의체와 전담 조직 설치를 강행 규정으로 두는 것은 자치조직권 침해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내면서 ‘임의 조항으로 둘 수 있다’고 수정을 요구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오전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이기일 보건복지부 차관은 “곧 노인인구 1000만명 시대를 맞이하게 되는데, 어르신들을 잘 돌보려면 노인 의료·요양·돌봄이 연계돼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통합 조직에 대한 전담이 필요한 건 사실”이라면서 “현재 12곳 시군구에서 시범사업을 하고 있으며, 과나 팀의 형태로 전담 조직이 설치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차관은 이어 “비록 ‘통합지원협의체를 둘 수 있다’고 수정하기로 합의했지만 행안부와 향후 최대한 잘 협조해 돌봄을 진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상호 적극적인 교류협력 통해 한의약 발전에 이바지”[한의신문=강환웅 기자] 대전광역시한의사회(회장 김용진)와 대전시 유성구한의사회(회장 김기병), 대한공중보건한의사협의회(회장 심수보)는 29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한의약 발전을 위해 공동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번 업무협약은 한의약을 중심으로 상호간 학술정보 교류 및 협력을 통해 한의약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체결된 것으로, 이에 따라 앞으로 이들 기관들은 서로의 핵심 역량과 자원을 바탕으로 상호 유기적인 업무협력 체계를 구축해 교류 협력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또한 업무협약에 따른 실질적인 창출을 위해 구체적인 협력의 방법과 범위는 협의 하에 진행키로 했다. 이와 관련 김용진 회장은 “공중보건한의사들은 각 지역의 보건소 및 보건지소에서 한의 공공의료를 제공하는 최일선을 꿋꿋하게 지키고 있는 소중한 의료자원들”이라며 “이번 업무협약 체결을 계기로 앞으로 지역 내 한의 공공의료 확대 등과 관련한 다양한 추진에 있어 일선에서 근무하고 있는 공중보건한의사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추진하는 등 실질적인 한의약 발전을 이뤄낼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김기병 회장은 “최근 유성구는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사업기관으로 지정되는 등 한의약을 활용한 구민건강 증진에 나서고 있다”면서 “지난 부천시한의사회에 이어 이번 공중보건한의사협의회와의 업무협약 체결은 유성구 내 한의 공공의료를 확대함에 있어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심수보 회장은 “지난 2월부터 새롭게 임기를 시작한 가운데 대전시한의사회 및 유성구한의사회와의 업무협약을 체결을 시작으로 일선 시도 한의사회와의 공중보건한의사협의회간 소통의 장을 적극 마련하고자 한다”며 “상호 단체간 긴밀한 협력을 토대로 한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한의약 발전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이 발굴돼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
한의대에 안부를 묻다-32최승환 경희대학교 생리학교실 박사과정 저는 경희대학교에서 한의대와 의대 졸업 후, 동 대학원에 진학해 학위과정을 밟고 있는 주니어 연구자입니다. 동기들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경희대 최고의 input이라는 별명을 만들어줬습니다. 현재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생리학교실 주임교수이신 김선광 교수님의 지도하에 연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뇌졸중, 별아교세포, 뇌척수액에 대해 연구하고 있고, 한의학분야에 한정하면 집속초음파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혈위자극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습니다. 한의신문에서 좋은 기회를 주셔서 기초한의학 연구에 종사하는 한의사의 삶에 대해 소개해드릴 수 있게 돼 감사한 마음입니다.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생리학교실 소개 저희 생리학교실 연구실은 배현수, 김선광, 김우진 교수님 세 분의 팀으로 구성돼 있고 연구 분야는 신경과학, 면역학, 종양학이 주된 테마입니다. 주로 마우스, 랫과 같은 실험동물의 조직, 세포를 다루는 전형적인 wet-lab입니다. 여러 지도교수의 학생들이 섞이게 되는 경우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를 더러 듣게 되는데, 저희 연구실은 소규모 동호회 활동도 같이하고, 단체복도 맞추고, 실험에 있어서 필요한 요소들도 공유하며 화목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한의과대학의 연구실이라 하더라도 학위과정 학생들은 대개 비한의사(non-KMD)가 많기 때문에, 한의사 대학원생이 비교적 특별한 존재로 부각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한의사 대학원생이 한의과대학 특유의 업무(한의과대학 학부생 관련 업무 등)를 포함해 모든 일에 낮은 자세로 솔선수범하고 연구실 내에서도 완충적인 역할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도교수님과의 인연 저는 한의과대학 학부 시절 생리학과 해부학에 많은 흥미가 있었고, 제가 예과 2학년 무렵 김선광 교수님께서 일본 국립생리학연구소에 계시다가 한국에 돌아와 모교 조교수로 부임하신 첫 해 생리학 수업에 들어오셨습니다. 당시 부친께서 신경통을 오래 앓고 있어 개인적인 관심이 많던 차에 교수님의 연구주제인 신경병성 통증을 학부수업시간에 소개하셨던 것에 흥미를 가지고, 지금 돌이켜보면 굉장히 용감하게(?) 교수님께 연구활동을 하고 싶다고 상담 메일을 보냈습니다. 이후 교수님께서 계셨던 일본 국립생리학연구소에 파견을 보내주시기도 하고 실질적인 연구활동에 참여하면서 논문도 쓰게 됐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교수님께서 저와 같은 학문후속세대를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해주셨던 것 같습니다. 그때의 인연이 지금까지 계속돼 지도교수이자 멘토로 모시고 있습니다. 학위과정에 있다 보니 지도교수를 대하는 다양한 형태의 대학원생 유형들을 목격하게 되는데, 어떤 경우는 굉장히 적개하거나 또는 지나친 맹종을 하는 경우도 보게 됩니다. 저는 비교적 중간적인 입장에서 교수님을 대하면서도 어떤 면에서는 참 대단하다는 생각도 많이 하게 됩니다. 교수이지만 안주하기보다는 새로운 학문 분야와 기술에 도전하고, 연구의 디테일을 누구보다 정확히 짚을 정도로 깊이 있게 공부하는 교수님의 태도에 대해서 감명을 받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도 외부 기관과의 공동연구에도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셔서 현재 서울의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림의대, 경북의대·수의대와 공동연구 프로젝트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연구자로 트레이닝 받으면서 교수님께 상당히 많은 영향을 받아 ‘재밌고 참신한 연구’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기초한의과학 연구에 종사하는 한의사의 생활 학사는 모든 것을 안다고 착각하지만, 박사는 다른 사람도 나와 같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깨닫는다는 밈을 본 적이 있습니다. 학-석-박사과정을 경험한 학생의 입장에서 특정 분야의 ‘박사’에게 주어진 무게감과 현실, 한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석박사를 하는 것이 마치 지식의 층위를 레벨업하는 것과 같이 여겨지는 경우가 많은데, 연구자의 본업은 지식의 습득보다도 지식의 발견과 창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연구자는 기본적으로 지식의 생산자이고, 탁월한 지식생산을 위해 부가적으로 지식을 습득하는데 많은 시간을 쏟을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한의사 연구자의 현실은 생각보다 멋지지는 않습니다. 저는 늘 검은 옷만 입는데, 굳이 옷차림에 시간을 뺏기고 싶지 않은 저의 목적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실험에 주로 사용하는 마우스의 털이 검은색이라 묻어도 티가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쥐의 입장에서는 제가 마치 광기 어린 도살자 같을 것입니다. 쥐를 잡고, 복강이나 혈관, 뇌척수액 공간에 주사를 놓고, 머리뼈를 자르고, 뇌를 꺼내고, 어떤 경우에는 특정 목적을 위해 보상을 주며 훈련시키기도 합니다. 털, 피, 뇌 조직, 오줌, 똥, 사체는 매일같이 보고 닿는 일상이 됩니다. 연구의 현실은 굉장히 지난하고, 반복적이다가, 아주 재밌는 순간이 간혹 짧게 찾아오고, 다시 반복됩니다. 연구실마다 분위기는 다르겠지만 저희 연구실은 하루에 할당된 근무시간과 업무 사항이 ‘교수님에 의해’ 규정된 것이 아니고, ‘나의 의지에 의해’ 자율적으로 관리돼야 합니다. 상당히 많은 부분이 실험동물의 컨디션과 스케줄에 의해 좌우되는데, 인간에게는 주 7일의 개념이 있지만 실험동물에게는 사육실 조명이 켜지는 12시간, 꺼지는 12시간 만이 있을 뿐입니다. 연구자마다 스타일이 다르겠지만 저는 최대한 많은 시간에 가용한 모든 작업을 채워넣기 위해 하루의 대부분을 연구 활동에 투입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몸은 퇴근한 상태이지만 대용량의 데이터 분석을 위해 원격으로 연구실 워크스테이션을 가동시키고 있습니다. 가끔은 이런 일이 세상에 무슨 쓸모가 있나 싶기도 합니다. 비유컨대 연구실 구석에서 나만의 소중한 찰흙덩이를 한 땀 한 땀 매만져서(실험), 관심 있어 하는 소수의 사람에게 나의 찰흙덩이가 얼마나 아름답고 멋진지를 심사받고 자랑하는 것(논문발표) 같다고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교수님 또는 동료 연구자들과의 대화에서 영감을 얻고, 기대하지 않았던 무언가에서 재밌는 결과가 나오는 등의 이벤트들은 굉장한 모티베이션을 제공해 줍니다. 근본적으로 저는 임상현장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는 트리거는 기초연구를 통해 도출된다는 믿음이 있고, 연구실과 학계에 한정되지 않고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성과를 만들고 싶은 작은 소망이 있습니다. 맺음말: 기초연구에 관심 있는 선생님들께 연구에 관심 있는 동료 한의사 선생님들과 한의대 학생 선생님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을 전하면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이화여대 오욱환 교수님의 <학문을 직업으로 삼으려는 젊은 학자들을 위하여>라는 글을 꼭 읽어보시기를 감히 권해 드립니다. 제가 좋아하는 글 중 하나인데, 가끔 생각이 나면 다시금 읽으며 마음을 다지곤 합니다. 저의 한의과대학 학부생 시절 서울의대에 계시던, 제가 지금도 존경하고 좋아하는 한의대 선배가 당시에 한 말이 기억나곤 합니다. 연구자의 가장 큰 자질 중 하나는 ‘self-motivation’이라는 것이 요지였습니다. 연구자에게 있어 외부로부터의 경제적 또는 사회적 보상과 인정 등도 큰 기쁨이고 중요한 가치들이겠으나, 무엇보다도 내가 하루하루 일군 연구결과 자체만으로도 스스로 즐거울 수 있는 사람이라면 연구자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초한의학 연구에 종사하는 한의사 대학원생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답도 여기에 있습니다. 부족한 글을 읽어주신 모두의 마음속에 평화가 함께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심평원 자동차보험 현지확인심사에 따른 진료수가 삭감 관련 의료기관의 대응방안장주용 변호사 (신앤유법률사무소) W한의원을 운영하던 S원장은 2023년 11월 중순경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이하 자배법) 시행규칙 제6조의3 제2항을 근거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직원들의 현지 방문 및 확인(자동차보험진료수가 현지확인심사)을 받게 됐다. 이후 S원장은 2023년 11월 하순경 심평원으로부터 입원료 및 첩약 등과 관련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W한의원의 2023년 8월분부터 2023년 10월분 자동차보험진료수가(이하 진료수가) 청구에 대한 삭감(정산 및 심사조정) 조치를 하겠다는 취지의 통보를 받았다. S원장은 각 보험회사들로부터 위 삭감 조치에 따른 진료비정산요청 공문까지 받게 됐다. 이 경우 S원장으로서는 어떻게 대응하여야 할까. S원장으로서는 자배법 시행규칙 제6조의4 제1항에 따라 심사결과를 통보받은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심평원에 이의제기를 할 수 있다. 그러나 통보 주체인 심평원에서 진행되는 이의제기 절차의 실효성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S원장의 이의제기에 대한 심평원 구제가 이뤄지지 못할 경우 진료수가 삭감 조치에 대한 행정소송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인데, 위 삭감 조치의 처분성을 인정할 수 없어 항고소송인 취소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 법원의 기본적 입장이므로(서울행정법원 2015. 4. 9. 선고 2014구합11991 판결 등 참조) 결국 S원장으로서는 심평원의 현지확인심사 결과 자체에 대하여는 실효성 있는 구제를 받을 방안이 없다. 위 삭감조치에 대한 구제를 받지 못한 결과로 각 보험회사에서 삭감된 금액을 돌려달라고 의료기관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거나 이후 발생한 진료수가액에서 삭감된 금액을 임의로 공제하고 지급하게 된다. 이와 관련하여 자배법 제19조 제3항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위 조항은 의료기관의 진료수가 청구에 대한 심평원의 심사결과를 통보받은 보험회사와 의료기관이 심사결과에 이의가 있는 때에는 이의제기 결과를 통보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자동차보험진료수가분쟁심의회(이하 심의회)에 심사를 청구하지 아니하면 그 기간이 끝나는 날에 의료기관이 지급 청구한 내용 또는 심사결과에 합의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진료수가를 둘러싼 보험회사와 의료기관 사이의 분쟁을 조속히 마무리하여 교통사고 피해자의 적절한 진료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이 우리 대법원의 기본적 입장이다(대법원 2019. 7. 4. 선고 2018다304229 판결). 또한 우리 대법원은 보험회사가 심평원의 심사결과에 대해 심의회에 심사청구를 하지 아니하고 진료수가를 지급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지급청구가 진료수가기준을 부당하게 적용한 것이라는 등의 이유를 들어 의료기관에 지급한 금원의 반환을 구할 수 없고, 비록 그것이 당초 진료수가의 인정 범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진료수가에 대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라고 했고(대법원 2015. 3. 20. 선고 2012다88945 판결 등 참조), 심의회의 심사결정을 통지받은 당사자로서는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심사결정의 내용과 양립할 수 없는 취지의 소를 제기함으로써 심사결정에 불복할 수 있으며 그와 같은 소가 제기되면 심사결정은 아무런 법적 구속력을 발생시키지 않는다고 해석된다고 했으며(대법원 2008. 10. 20. 선고 2008다41574, 41581 판결 등 참조), 심평원이 확정된 진료수가를 변경하는 심사결정을 하고 이를 당사자에게 통보했다고 하더라도 그 심사결정 내지 통보가 당사자에게 법적 구속력을 가진다고 볼 수도 없다고 했다(대법원 2019. 7. 10. 선고 2017다268326 판결). 지금까지 설명드린 관련 대법원 판결의 취지에 따르면, 심평원의 심사결과로 보험회사에서 진료수가를 의료기관에 지급한 이후에는 그 액수에 합의한 것으로 간주되는 효력이 발생하므로 사후적인 심평원의 현지확인심사로써 기존 심사결과를 변경해 진료수가를 삭감할 수 없고 삭감 조치를 하더라도 이는 당사자 사이에 법률적 효력이 없다. 아울러 미지급 부분에 대한 삭감이 부당하다는 의견일 경우 의료기관으로서는 심의회에 심사청구를 하여 부당하게 삭감되었음을 다퉈야 하고 구제받지 못할 경우 보험회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결국 S원장으로서는 2023년 8월분 및 9월분 진료수가 청구 부분에 관하여는 합의 간주되었음을 내세워 각 보험회사의 진료비정산요청을 거절하고 필요할 경우 보험회사를 상대로 소제기를 하는 등 민사상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더불어 2023년 10월분 진료수가 청구 부분에 관하여는 심의회에 심사청구를 하여 부당하게 삭감되었음을 다퉈야 할 것이고 심의회 심사결정으로 이를 구제받지 못할 경우 그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보험회사를 상대로 소를 제기하여 민사적으로 해결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268)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蔡仁植 先生(1908〜1990)은 동양철학 연구를 한의학에 접목시킨 위대한 현대의 儒醫이며, 한의학 교육자다. 어려서부터 四書三經을 배우고 동양학문 전체를 섭렵하면서 天文, 地理, 醫藥, 卜筮, 兵農律曆을 연구하게 됐다. 특히, 동양철학은 청주의 박성암 선생에게서 배웠다. 24세가 되던 해에 한의학의 연구를 시작해 『素問』, 『靈樞』, 『醫學入門』, 『東醫寶鑑』, 金元四大家 醫說 등을 순서대로 공부하면서 의학적 견해를 쌓아나갔다. 해방 이후에 대전에서 개업을 한 후 다시 서울에 올라와 활동하면서 동양의학대학 강사, 부교수, 한의학과장, 부속병원원장 등을 역임했고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이후로는 교수로 학생을 지도했다. 1969년에 채인식 교수는 대한한의학회지 제6권 1호에 「한국의학의 연구 발전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한다. 그는 이 논문에서 한의학의 연구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를, ㈎한의학의 기초지식을 토대로 연구해야 한다는 입장 ㈏고전적 한의학을 현대적 술어로 번역해 연구해야 한다는 입장 ㈐한의학의 논리에 대해 회의적 태도로 현대의학의 논리가 제일의 방안이라고 주장하는 입장 ㈑삼사천년의 역사를 가지고 온 고대의학은 미신이고 오직 사상의학만이 한국의학이라 주장하는 입장 ㈒한의학의 생리나 병리가 현대과학의 안목에서 긍정받지 못하니 한 개의 증후 위주인 치료의학으로 인정하여 황한의학의 연구방향을 위주하는 입장 ㈓한의학은 음양오행의 원리를 근간으로 하여 동양철학의 사유개념이 내포되었기 때문에 단순한 과학관으로만 연구할 수 없다는 입장 ㈔음양오행생극의 논법은 점술가의 말이므로 이런 논법을 배제하고서야 연구발전할 수 있다는 입장 ㈕오운육기의 논법이 한의학의 원리라 인정하는 입장 등으로 각종 견해를 정리했다. 그는 이 논문에서 과학화와 현대화의 맥락에서 痰飮의 연구에 대해서 아래와 같이 주장했다. “벌써 오랜 세월을 두고 과학화 현대화를 제창하여 오늘에 의학연구방향에서 이것이 무엇보다 급선무라고 이구동성으로 주장해왔으나 과학화나 현대화할 자료의 정리작업에는 10년 전이나 금일이나 뚜렷한 발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감을 느끼고 있다. 한 예를 들어 말하자면 십병 중에 아홉가지가 담의 관계란 말이 있다. 이 담이란 것의 생성 과정 및 병증의 변화과정에 대하여 한의학적인 근본논리를 정리해 그 정리된 자료를 가지고 과학의 방법 및 현대화의 방법을 주입하여 성공을 하든 못하든 연부방법을 추진해야만 될 줄 생각된다. 첫째, 한의학에서 말하는 담을 예로 들더라도 한의학적 논리체계를 세우는 기초작업이 소홀했기 때문에 즉 담에 언급된 고서의 한구절이나 또 두셋 낱말을 적기해 놓고 현대의 사고 개념 및 자기 나름 생각한 바로 가정하여 도대체 담이란 것이 무엇인지를 도저히 분간할 수 없게 나열하고 치방만을 열거하여 배치해 놓았다 하면 그것은 과학화하는 방법도 아니요 현대화의 작업도 못되는 동시에 한의학을 하는 데에 피상적인 영향을 줄지 모르나 그 내면의 진면목은 납득하지 못할 것이다. 생각되기도 한다. 본인은 과학화나 현대화를 하루 속히 이룩하자면 먼저 한국의학의 논리체계를 정리해야 하고 그를 수행함에 있어서는 옛 서적의 내용으로 정리해야 한다. 옛 서적을 정리하는 방법은 엄격한 분류 방식을 정해야 하고 그 분류된 부분은 능숙한 지식을 가진 자가 알기 쉽게 번역하여 공동의 광장에서 무자비한 비판을 거쳐 그 자료를 가지고 과학화하는 방법 또는 현대화하는 방법으로 추진시켜야 된다고 주장하고 싶다.” -
“한의사의 현대 진단의료기기 사용, 법리적 판단 근거 상 합리적”*편집자주 : (사)대한한의학회가 주최한 제22회 학술대상 시상식에서 임정태 교수(원광대학교)‧김주철 책임연구원(대한한의사협회 한의약정책연구원)가 작성한 ‘국민인식을 기초로 한의사의 현대 진단의료기기 사용 법제화 필요성에 대한 제언’이 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본지에서는 해당 논문의 저자인 김주철 책임연구원을 만나 수상소감 및 논문 작성 계기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김주철 책임연구원은 경영학 전공 후 국무총리실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서 근무했으며, 2017년부터 대한한의사협회 한의학정책연구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Q. 제22회 학술대상에서 우수논문상을 수상하셨습니다. 소감을 들려주신다면? A. 우리나라 한의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학회인 대한한의학회로부터 우수논문상을 수상하게 되어 너무 감사하고 기쁩니다. 무엇보다 대한한의사협회 소속으로는 최초로 이 상을 수상한 것으로 알고 있어 전에 받았던 어떤 상보다 영예롭게 생각합니다. Q. 이번 논문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A. 한의사의 현대 진단의료기기(X-ray, 초음파영상진단장치 등) 사용에 대해 국민 여론은 2015년부터 일관되게 긍정적으로 형성되어 있고, 한의사의 진료범위는 현대과학에 기반한 필수적 현대 진단의료기기 활용한 진료를 허용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학문의 기초원리, 교육과정 및 전문성 관점에서 한의사는 현대 진단 의료기기를 사용할 충분한 자격과 조건을 갖춘 의료인으로 한의의료행위를 결정하는 법리적 판단 근거인 사회통념에 비추어 한의사의 현대 진단의료기기 사용은 합리적이라는 것입니다. Q. 이번 논문을 작성하게 된 계기는? A. 초음파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의료기기 사용 확대를 위한 특별위원회에서 ‘한의사의 현대 진단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국민인식조사’를 추진하게 되었고, 제가 담당하여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국민인식조사 결과를 한 번의 기사 보도에 그칠 것이 아니라 입체적으로 분석하여 논문을 통해 평생 근거로 남길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마음에서 논문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논문을 작성하면서 가장 주안점을 두었던 것은 우리나라 현행법상 한의사와 의사의 업무구분 개념이 명시적으로 되어 있지 않고, 사안에 따라 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의해 결정되는데 이 판단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사회통념에 대한 개념과 판결문에서 인용 사례에 대해 심층적으로 알아보고자 과거 판례를 전수조사 한 점입니다. 사회통념은 한의사 초음파 허용 대법원 판결(2022.12.22.)에서도 한의사의 진단용 의료기기 사용의 새로운 판단기준으로 판시했습니다. 그리고 논문을 작성하면서 한의사 현대진단의료기기 사용에 대해 직역 간의 갈등이 첨예하다보니 제 주장에 대한 정당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유려한 문장보다는 객관적이며 치밀하고 설득력 있게 쓰려 노력했습니다. Q. 논문 작성에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다고 들었습니다. A. 제가 평소 좋아하고 존경하는 분들이 논문에 참여해주셨습니다. 국민인식조사부터 논문 작성까지 아낌없는 응원과 지원해주신 대한한의사협회 황병천 수석부회장님·황민기 부회장님을 비롯해 하베스트 해외사업팀장이자 버지니아 통합한의대학원 이승민 교수님, 한국한의학연구원 경영전략팀 이은희 박사님, 원광대학교 임정태 교수님(교신저자) 등 한의계 발전을 위해 항상 애쓰시는 너무나도 훌륭하신 분들입니다. 그리고 지면을 빌려 한의정책에 대해 넓은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항상 도움주시는 동신대학교 김동수 교수님께도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Q. 대한한의사협회 한의약정책연구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데, 연구원과 맡고 계신 업무 등에 대해서도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저보다는 한의약정책연구원을 알리고 싶습니다. 한의약정책연구원에서는 △대내외 정책연구용역 수행 △국내외 의료정책 동향 파악 및 정보수집·분석 △정책포럼 및 세미나 개최 등 많은 사업을 수행하고 지원하고 있으며, 그간의 사업수행에 대해 대한한의사협회 홈페이지에서 연구결과물과 통계자료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최근 코로나19 비상사태에서도 진단과 치료에 있어 한의사가 제도적 차별과 배제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감염병에서의 한의사 역할 확대를 위해 ‘한의약 감염병 대응방안 마련 연구’를 수행하였으며, 연구결과물을 토대로 주저자로 ‘감염병 예방 및 관리를 위한 한의사의 역할과 정책적 과제’ 논문을 게재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올해는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한의계 대응 방안 연구’, ‘지속성장형 한의약 미래상 수립 연구’ 등을 계획 중에 있습니다. 이렇듯 한의약정책연구원은 늘 현안에 밀접하게 대응하고 있으며, 한국의료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미래 지향적인 연구에 힘쓰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의약정책연구원을 따뜻한 눈으로 관심 갖고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제가 몸담았던 과학기술계에서는 ‘벽돌 한 장 쌓는다’라는 표현을 종종 사용합니다. 벽돌 한 장 한 장 쌓여 큰 건축물을 만들 수 있는 것처럼 본인이 하고 있는 연구 하나하나 모여 큰 집을 이루듯이 저는 오늘도 내일도 벽돌 한 장씩 쌓아 튼튼하고 근사한 집을 짓고 싶습니다. 그리고 우수한 인재들이 한의약정책연구원에 유입되고 오랫동안 근무할 수 있도록 처우도 연구자 정서에 부합되도록 지속적으로 개선되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갑진년(甲辰年) 새해 좋은 출발을 알리는 상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드리며, 한의약이 청룡처럼 비상할 수 있도록 더 좋은 연구로 보답하겠습니다. -
“위기를 모르고 있는 게 제일 무서운 거지”김은혜 치휴한방병원 진료원장 <선생님, 이제 그만 저 좀 포기해 주세요> 저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한의사로서의 직분 수행과 더불어 한의약의 선한 영향력을 넓히고자 꾸준히 저술 활동을 하고 있는 김은혜 원장의 글을 소개한다. 언젠가 환자로부터 가슴 아픈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당시로부터 수년 전에 한 의료기관(어떤 분야인지는 밝히지 않음)으로부터 ‘당신의 나이와 질환명 상 돈이 크게 되지 않으니 입원은 힘들다’라는 식의 통보를 받은 적이 있다는 말이었다. 물론 환자의 말을 표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에 어폐가 있고, 비슷한 뉘앙스의 말을 전한 해당 기관의 마음도 이해를 못 하는 바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그 말을 들은 지 몇 년이 지났음에도 그 후로 어떤 병원을 가든지 간에 문턱을 넘는 매 순간마다 뇌리를 스친다고 말하는 환자의 씁쓸한 표정이 아직도 생생하다. “요즘 정말 힘들다, 진짜 위기인 것 같다” 의료계를 벗어나서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결국 그들마다 하는 고민이 대부분 꽤 비슷하다고 느낄 때가 많다. 그중에서도, 요즘에는 어떤 영역이든 간에 ‘요즘은 정말 힘들다. 지금이 진짜 위기인 것 같다’라고 말하지 않는 곳이 드문 것 같다. 그렇게 한 모임에서 누가 누가 더 고군분투하고 있냐는 자조적인 경쟁 아닌 경쟁을 하는 모양새로 왁자지껄하게 떠들고 있었다. 농담 섞인 진담을 주고받으며 여느 흔한 사적 모임과 같이 서로 간 조언을 나누던 중, 최근 몇 년째 부르는 게 값이라고 칭송받는 영역에서 일을 하는 지인의 한마디에 모두가 입을 합 다물었었다. “너네처럼 그 업계 자체가 위기인 걸 알고 있는 상황에서는 아직 괜찮은 거야. 코앞에 닥친 위기를 과거의 영광에 취해 여태 모르고 있는 게 제일 무서운 상황인 거지. 우리처럼.” 클리셰적인 위기론이었음에도, 소위 제일 잘 나가고 있는 지인이 그런 말을 하니 감회가 새로웠고 지난 기간 우리가 겪어온 변화와 지금의 행보를 새삼 돌아보게 되었다. 예후와 대비 방안이 구체적인 공약으로 제시 원고를 작성하고 있는 시간을 기준으로, 며칠 전부터 협회장 선거 운동이 시작되었다. ‘선거’라는 특성상 발생할 수밖에 없는 갈등들은 거두절미하고, 개인적으로 우리의 선거에 이렇게 건설적인 토론이 가능하고 다양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공약들이 상이하게 나온 지금이 얼떨떨할 정도로 감격스럽다. 한 의학적 치료가 제도권에 들어간다는 것에 이득이 분명한 만큼, 어떤 분야에서는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 아주 옛날의 어느 순간에는 이러한 저울질이 분쟁적 사담의 수준에서 끝났던 시절이 있었는데, 작금에는 이에 대한 예후와 대비 방안이 구체적인 공약으로 제시되고 있는 분위기가 꽤 달갑다. 그뿐만 아니라 고질적인 세대 간 격차를 따져가며 너네 세대와 우리 세대를 나누지 않고 궁극적인 ‘미래 먹거리’를 좇아가자는 내용들도, 작년에 일었던 많은 긍정적인 변화들의 파급력 덕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모종의 마음과 거듭 저울질을 해야 하는 숙명 의료계를 포함하여 어떤 영역이든, 자본주의 사회에 속해있는 이상 매출에 대해 연연하지 않을 수가 없고, 당연히 아주 중요한 부분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어떤 면에서는 역설적이게도, 매출에 대한 노골적인 욕망을 드러내는 것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의료계라면, 매출과 비례적이기도, 반비례적이기도 한 모호한 관계를 가지는 것이 결국은 환자의 안녕이라는 전제가 있으므로, 끊임없이 모종의 마음과 거듭 저울질을 해야 하는 숙명도 있다. 그럼으로 몰아치고 있는 변화 속에 우리의 숙명과 사명을 결코 잊지 않았으면 한다. 작년의 변화와, 올해의 계승과, 앞으로의 발전이 우리의 미래 먹거리, 사업적 가치적 측면을 위함 보다 더 나아가서 궁극적으로 국민의 건강에 대한 가치 상승을 위함임을 새기며 지금의 흐름을 유연하고 유의미하게 잘 다듬어냈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
- '정리는 끝이 없어' 편- -
한약처방 본초학적 해설-49주영승 교수 (전 우석대한의대) #편저자주 : 한약물 이용 치료법이 한의의료에서 차지하는 중요한 위치에도 불구하고, 최근 상황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모든 문제 해답의 근본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에서, 전통처방의 진정한 의미를 이 시대의 관점에서 재해석해 응용율을 높이는 것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서는 첩약 건강보험 2단계 시범사업의 알레르기 비염에 응용될 수 있는 약물처방(49회∼)을 소개함으로써 치료약으로서의 한약의 활용도를 높이고자 한다. 아울러 효율 높은 한약재 선택을 위해 해당 처방에서의 논란대상 한약재 1종의 관능감별 point를 중점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다양한 원인인 항원에 대한 코점막의 과민반응으로 코에 가려움이 동반되는 재채기와 맑은 콧물이 줄줄 흐르게 된다. 모든 질병이 그러하듯이 鼻炎 역시 기본적으로 유전적 요인에 바탕을 두고 다양한 환경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서, 전체 인구의 10∼20% 정도의 유병률을 가지고 있는 질환이다. 병리적으로는 코점막에 노출된 원인을 제거 혹은 대항하기 위해서 나타나는 비정상적인 과민성면역반응에 해당되며, 여기에서 만들어지는 히스타민과 같은 여러 화학물질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이다. 계절적으로는 환절기에 주로 발생되며, 일반적인 감기로 착각할 정도로 비슷한 증상을 나타내지만 재채기와 맑은 콧물 등의 비교적 뚜렷한 양상을 나타내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항원 제거와 체질을 바꾸어 주는 것과 같은 이론적인 치료법이 있기는 하나 현실 적용에는 많은 한계점을 가지고 있어, 일상생활에서의 항원 회피와 부수적인 면역약물 투여 및 대증치료 등과 같은 다양한 시도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한의학에서 코(鼻)는 呼氣와 吸氣가 출입하는 門戶로서 肺의 구멍(竅)이다. 이는 肺의 주된 생리기능인 肺主氣의 첫 번째 측면에 해당되며, 營氣 衛氣 元氣 등과 같은 체내의 각종 氣機 활동인 두 번째 측면도 포함한다. 구체적으로 알레르기 鼻炎은 콧물이 흐르고 그치지 않는 鼻淵이나 코가 막히는 鼻鼽 등이 해당된다. 초기의 맑은 콧물 단계는 外寒이 內熱을 束縛하는 증세로서 肺寒에 속하며(正傳), 점차적으로 변환되는 탁한 콧물 단계는 風熱에 속한다고 보고 있다(回春). 이때 응용되는 처방 중에서 많은 빈도수와 오랫동안 사용되어온 대표처방으로 小靑龍湯이 있다. 1. 小靑龍湯 小靑龍湯은 傷寒論의 傷寒表症에 처음으로 소개된 처방으로, 發汗化飮의 효능이 ‘능히 구름을 일으켜 비를 내리게 하는 龍의 용맹스러움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靑龍者東方木神 主發育萬物 小靑龍湯以發散爲義 故名之). 구체적으로는 ‘治傷寒表不解 心下有水氣 咳嗽喘急 肺脹胸滿 鼻塞流涕 或咳逆倚息不得臥 及一切肺氣不宜 痰飮停積 膚脹水腫之宜發汗者’라 하여, 傷寒 치료가 미흡해 발생되는 콧물을 비롯한 제반증상에 發汗을 통해 호전시키는 처방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러한 치료기전은 알레르기 鼻炎을 비롯해 만성 鼻炎, 咽頭炎鼻炎 등에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을 것이다. 위의 구성 한약재 8품목에 대해, 과다한 콧물 분비와 코막힘을 기본 증상으로 하는 알레르기 鼻炎을 대상으로 본초학적인 특징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1) 氣는 溫性6(熱性1), 凉性1로서 전체적으로는 확실한 溫性 처방이다. 초기의 콧물 분비 과다를 기본증상으로 하는 알레르기 鼻炎에 활용되는 처방이라는 점에서 매우 합당한 조합이라고 볼 수 있다. 아울러 독성이 있는 半夏의 경우 相畏약물인 生薑을 사용한 修治(薑製)와 구성약물인 乾薑을 통해 추가로 독성에 대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傷寒論 저술시기의 桂枝는 현재의 桂皮를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溫性이 더욱 보강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또한 芍藥의 경우 성질이 凉한 부분은 溫性에 대한 反佐의 의미로 정리된다. 2) 味(중복 포함)는 辛味5, 甘味3(酸味2), 苦味1(微苦1)로서, 發散 기능의 辛味를 중심으로 收斂 기능의 甘味와 酸味가 보조하고 있는 형태다. 辛味는 能散·能行하는 작용(發散·行氣 혹은 潤養)으로, 發汗과 行氣·活血 작용을 나타내어 흔히 外感表證 혹은 氣血阻滯의 病證에 많이 응용된다. 甘味는 能補·能和·能緩하고 酸味는 能收·能澁하여 收斂에 대한 유사한 효능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서는 發散의 주된 효능을 가진 辛味에 대해 甘味와 酸味가 견제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할 수 있다. 한편 보조적으로 苦味는 淸熱降火 작용으로 解熱에 대한 보조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3) 歸經(중복 및 臟腑表裏 포함)은 肺7, 脾4(胃3), 心5, 腎2(膀胱2), 肝1로서 肺脾心經에 주로 작용하며 腎膀胱經이 보조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여기에서 肺心經은 發汗에 관련하여 肺主氣 肺主皮毛 形寒飮冷則傷肺의 내용과 汗者心之餘液으로 설명할 수 있으며, 脾胃經은 溫性에 대한 내용으로 脾胃常要溫으로 설명된다. 한편 五味子와 細辛이 歸經하는 腎經의 경우는, 五味子의 肺氣降下를 통한 腎氣納入 작용과 細辛의 少陰性頭痛 치료와 鼻塞開竅 작용으로 설명할 수 있다. 보조적으로 發汗을 통한 水濕대사의 조정기능은 膀胱主一身之表로 정리된다. 4) 효능은 解表藥3, 補益藥2(收澁藥1), 化痰藥1, 溫裏藥1이다. 여기에서 解表 化痰 溫裏가 發汗 및 血行 촉진의 瀉性으로 주된 역할을 수행한다면, 補益과 收澁은 補性으로 이의 지나침을 경계하는 反佐의 역할과 더불어 부수 증상(예: 咳嗽)에 대한 대처 목적을 가지고 있다. 특히 解表藥 3종은 모두 發散風寒 기능을 나타내며, 여기에 化痰의 溫化寒痰·溫裏의 溫中逐寒이 發汗이라는 주된 치료방향으로의 지향에 맞추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2. 구성약물의 세부 분류 1) 君藥(解表藥 2종): 麻黃과 桂枝가 해당되는데, 發汗解表하여 외부의 寒邪를 제거하고 肺氣를 잘 통하게 하는 역할로써 相須작용을 나타낸다(예; 麻黃湯 등). ① 麻黃의 峻烈한 성질에 대한 기존의 여러 완화법을 보면, 먼저 끓인 뒤 위에 뜨는 거품을 제거하는 방법과 마디 제거 방법 및 修治法이 있다. 이중에서 현실적으로 용이한 방법이 修治法인 蜜炙인데(麻黃:蜜=10:1), 실제적으로는 發汗解表에도 蜜炙麻黃을 사용하고 있는 점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고 보겠다(辛散作用減弱 且有潤肺之功). 이는 生用의 경우 發汗力이 강하므로 주의해야 함을 의미하며, 따라서 부작용이 염려되는 경우에도 蜜炙麻黃의 사용을 검토할 수 있다. 즉 蜜炙麻黃을 소량에서 대량으로 증량하며, 이어서 生麻黃을 소량에서 대량으로 사용하는 습관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겠다. ② 桂枝는 《傷寒論》의 113처방 중 41방에서 桂枝가 사용되어 전체 빈도수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에 桂枝는 현재의 桂皮를 사용하였음을 나타내는 여러 근거가 있으므로, 현재의 기준에 맞추어 桂枝와 桂皮를 가변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초기의 콧물성 알레르기 鼻炎의 경우에는 發汗에 초점이 맞추어 解表力이 상대적으로 뛰어난 계수나무 가지인 桂枝를 선택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본다. 한편 桂皮는 溫裏藥으로서 通陽化氣한다는 점에서, 질병의 진행과 內寒이 심한 경우에는 桂皮로의 전환이 가능할 것이다. 2) 臣藥(2종): 細辛(解表藥)과 乾薑(溫裏藥)이 해당되는데, 주로 君藥의 解表작용을 보좌한다. ① 細辛: 味가 辛香하고 性이 溫하면서 猛烈하여 外로는 風寒의 邪氣를 發散시키고 內로는 寒飮을 化하며 아울러 開竅하여 止痛시키는 효능이 있다. 하지만 散寒시키는 작용이 비교적 좋으나 發汗시키는 작용이 약한데, 여기에서는 解表의 보조적인 역할로 설명되며, 아울러 半夏와 더불어 溫肺化飮하는 작용을 도와주는 부수적인 기능을 가지고 있다. ② 乾薑: 溫裏藥으로서 辛熱하고 효능이 강력하여 溫中回陽이 주된 작용이고 아울러 溫肺化痰하여 裏寒의 증상에 응용된다. 즉 주된 효력이 上中二焦에 미치는데, 여기에서는 麻黃 細辛과 함께 裏寒을 제거하고 肺寒에 적용되어 溫肺化飮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3) 佐藥(3종): 芍藥(補血藥)과 五味子(收澁藥) 半夏(化痰藥)가 이에 해당된다. ① 芍藥: 酸甘化陰에 의해 營陰을 보호하고 養血하여 津液을 收斂하는 역할을 한다. 아울러 君藥인 麻黃과 桂枝의 辛散의 지나침을 방지하는 反佐의 의미를 포괄한다. 실제로 麻黃 桂枝에 芍藥을 배합하면 發汗解表 작용이 桂枝湯보다 우수하고, 麻黃湯에는 미치지 못하므로 有汗 無汗을 막론하고 고루 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芍藥의 역할을 ‘所以和陰血’이라 하였다. 한편 白芍藥과 赤芍藥에서의 補瀉 선택기준에 따라, 초기 實症에는 白芍藥을 대신하여 赤芍藥사용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② 五味子: 주로 酸味를 가지고 收斂 작용을 나타내는데, 肺氣上逆이 심한데 辛溫發散劑만 사용하면 肺氣를 손상시키므로 肺氣를 수렴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여기에서는 “五味子는 乾薑 없이 肺氣를 降下하고 腎氣를 納入시킬 수 없다”는 내용과 溫肺散寒의 효능인 乾薑 細辛 등이 배합되어 一收一散의 효능을 나타내는 2가지 방향을 나타낸다. 특히 乾薑 細辛 등과의 배합은 한편으로는 肺氣耗損의 지나침을 방지하고 한편으로는 斂肺로 인한 邪氣의 壅滯를 피하고자 하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五味子의 역할을 ‘所以收肺氣’라 하였다. ③ 半夏: 化痰의 효능으로 여러 痰症에 기타의 약물들과 배합되어 응용될 수 있다. 여기에서는 痰多淸稀에서의 細辛 乾薑 등과 배합된 경우에 해당되며, 이런 의미에서 半夏의 역할을 祛痰和胃散結을 이용한 ‘降上逆之氣’라 하였다. 하지만 알레르기 鼻炎에서 咳嗽 喘症 등이 없을 경우에는 鼻淵 혹은 鼻鼽의 表症약물인 辛夷 등으로의 교체가 효율적일 것이다. 4) 佐使藥(補氣藥 1종): 炙甘草가 이에 해당된다. 甘草의 일반적인 효능인 諸藥調和로써 여기에서는 發散하는 약과 收斂하는 약을 조화시키는 역할을 하며, 炙를 통한 溫性 및 약간의 補性 추가로 益氣和中한다. 3. 정리 이상을 종합하면 小靑龍湯은 風寒을 疏散하고 肺氣를 잘 통하게 하므로, 콧물이 많이 유출하면서 코가 막히기도 하는 초기 알레르기 鼻炎에 응용될 수 있는 처방이다. 특히 부수적으로 기관지의 분비물이 많을 때 적합한 처방이다. 아울러 구성약물의 辛溫燥熱한 특성은 초기 實症의 호흡기질환에 유효하지만, 陰液을 손상시킬 수도 있으므로 참고하여 응용해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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