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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 (569)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1960년 초 부산에서 醫林社와 慶南鍼灸醫會의 공동 주최로 ‘오늘날의 세계적 침구학’이라는 주제의 학술 좌담회가 열렸다(1960년 간행된 『醫林』 제26호 기사 참조함). 오랜 역사와 탁월한 효능에도 불구하고 법적·사회적으로 외면받는 침구학의 현실을 타개하고 학술적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자리였다. 당시 참석자들은 침구학의 과학화와 위상 제고를 위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주요 발언자들의 핵심 의견을 요약해 정리한다. 참고로 부산시가 경상남도 소속에서 1963년부터 분리독립되었으므로 이 시기의 ‘慶南’은 부산시를 포함하는 것이다. ○ 홍순백(慶南鍼灸醫會長): 한의학은 국민 보건에 기여해 왔으나 사회적으로 비하당하고 법적 보호도 받지 못하고 있음. 우리가 수출한 침구학이 일본을 거쳐 유럽에서 크게 발전하여 역수입되는 현실은 우리 동인들의 공동 책임임. 하루빨리 연구하고 개량하여 한의학을 다시 수출할 수 있도록 전국 동인들이 총궐기해야 함. ○ 우길룡(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 겸 부산시한의사회장): 침구학은 난치병을 치료하는 훌륭한 독자적 의학임. 서구에서 발전한 침구학이 역수입되는 현상은 슬픈 일이나 누구를 탓할 것이 아니라 국민 계몽운동을 전개하고 학술 좌담회와 강연회를 자주 개최하여 돌파구를 찾아야 함. ○ 백연욱(小花의원장): 침구학의 발전은 과학적 기반 위에서의 연구와 개량에 달려 있음. 침구학의 사회적 위신을 세우기 위해서는 시술료의 현실화와 운영상의 변화가 필요함. ○ 고태박(본회 고문): 침구학에 대한 사회적 몰이해로 인재들이 연구에 뜻을 두지 않고 있음. 스스로 연구하고 개량하는 자세가 절대적으로 필요함. ○ 송태석(해군군의학교 부교장): 피부 표면의 특정 부위 자극은 체내 분비 호르몬의 균형 작용을 일으키며, 금침과 은침의 효능에는 분명한 과학적 차이가 존재함. 침구의 효능은 이처럼 철저한 과학적 근거와 임상 실적으로 증명될 수 있음. ○ 박천래(경남한의사회 부회장): 침구의 뛰어난 효능을 알면서도 사회적 편견 때문에 침을 놓지 않고 한약 처방만 고집하는 측면이 있음. 사회적 인식과 대우가 개선되어 위상이 새로워질 때 다시 침구술을 펼칠 것임. ○ 배석수(의사): 서양의학에서 난치병으로 분류되는 간경화증을 오직 침구술만으로 완치시킨 실제 임상 사례가 존재함. 침구학은 구체적인 임상 실적을 통해 그 강력한 치료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음. ○ 이재원(오행침구연구소장): 다양한 침구 학리 중에서도 五行鍼灸醫學이 가장 선구적이며 치료 정확성도 가장 높음. ○ 배상국(전 동양의약대학 강사 겸 본회 고문): 침구학에 제기되는 비난을 극복하고 자연과학계의 인정을 받으려면 침구학의 원리를 현대 과학적 체계로 정립하려는 학문적 노력이 시급함. ○ 김영진(부산시한의사회 부회장): 한의사는 침구학을 더욱 깊이 연구해야 할 것이다. ○ 신현수(의림사 총무): 치료 기술만 과신하여 고전 용어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현대적인 연구와 학술 개량을 통해 한의계의 지위를 높이기 위해 총궐기해야 함. -
“약재에서 처방까지, 한약 공부의 기준을 세우다”[한의신문] 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간 건국대학교 경영관에서 대한동의방약학회 하계학생학술특강이 열렸다. ‘藥證을 중심으로 처방의 얼개와 사로를 연결하다’라는 주제로 이신형·이승훈·양지연·김휘열 네 분의 강사님께서 고방에서 자주 쓰이는 약물의 특징부터 주요 처방의 계통과 방증까지 이틀에 걸쳐 차근차근 설명해 주셨다. 한약 공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한약은 한의학에서 가장 중요한 치료 수단 중 하나다. 그래서 학생 때부터 제대로 공부해 두어야 한다는 생각은 늘 있었지만, 정작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는 막막했다. 물론 학교에서 방제학을 배우고 시험도 치른다. 하지만 수업만으로는 실제 임상에서 처방을 선택하는 과정까지 충분히 익히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처방의 구성과 효능을 외워도 막상 “그래서 이 환자에게는 어떤 처방을 써야 하지?”라는 질문 앞에서는 쉽게 답을 내리기 어려웠다. 그러던 중 이마성 부회장님의 소개로 대한동의방약학회를 알게 되었고, 동아리 활동을 통해 약징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김휘열 강사님께서는 약재의 효능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약물이 인체에 어떻게 작용하며 어떤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쓰일 수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셨다. 그 과정에서 따로 흩어져 있던 약재와 처방에 대한 지식이 조금씩 연결되는 느낌을 받았다. 자연스럽게 학회에 좋은 인상을 갖게 되었고, 학생 특강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망설임 없이 신청했다. 처방에 이르는 네 가지 길 이번 특강에서 가장 먼저 접한 것은 대한동의방약학회의 선방 기준이었다. 대한동의방약학회에서는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을 바탕으로 약증·방증·변증·약리라는 네 갈래의 경로를 통해 최종적으로 처방을 선택한다고 설명한다. 중요한 점은 한 환자에게서 이 네 가지 단서가 모두 뚜렷하게 드러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어떤 환자는 특정 약증이 선명하게 잡히고, 어떤 환자는 처방 전체의 방증이 먼저 보인다. 또 어떤 환자는 변증을 통해 접근해야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약리적 관점이 중요한 단서가 되기도 한다. 말하자면 환자마다 처방에 이르는 길이 서로 다른 셈이다. 그렇기에 각 처방의 약증과 방증, 육경병증과 약리를 두루 알아야 한다. 실제 환자를 만나기 전에는 어떤 길이 열릴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특강은 이 네 가지 사로(思路) 가운데 약증과 방증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첫째 날: 약물을 바라보는 기준을 배우다 첫째 날에는 약증을 중심으로 소화기계와 어혈제, 심폐순환, 체액조절과 스트레스 및 간담도계에 관한 세 개의 약물론 강의가 진행되었다. 세 강의에서 공통적으로 좋았던 점은 약재를 단순히 하나씩 나열하며 설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먼저 약물을 분류할 수 있는 큰 기준을 세우고, 그 안에 각각의 약재를 배치한 뒤 설명해 주셨다. 이후 각 약재의 작용과 특징을 하나씩 구체적으로 살펴보며, 비슷한 약재들이 어떤 점에서 구분되는지도 배울 수 있었다. 덕분에 세부적인 내용을 배우기 전에 전체적인 방향을 먼저 잡을 수 있어 이해하기가 훨씬 수월했다. 세 강의를 모두 듣고 나니 약물을 공부하는 기준이 이전보다 조금은 분명해졌다. 그동안에는 약재마다 적혀 있는 수많은 효능을 단순히 외우려고 했다면, 이제는 먼저 환자의 몸에서 어떤 기능이 지나치거나 부족한지를 생각하고, 그에 맞는 약물을 찾아가야 한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흩어져 있던 지식들이 하나의 지도 위에 놓이기 시작한 느낌이었다. 둘째 날: 흩어져 있던 처방이 연결되다 둘째 날에는 김휘열 강사님께서 하루 동안 약증과 방증을 바탕으로 처방을 계통적으로 분류하는 강의를 진행하셨다. 강의는 처방들을 계통별로 묶고, 각 계통의 중심이 되는 처방에서 비슷한 처방들이 어떻게 뻗어나가는지를 살펴보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처방의 구성과 약증·방증을 함께 비교하면서, 서로 비슷해 보이는 처방들이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도 설명해 주셨다. 방제학 시간에 많은 처방을 배웠지만, 사실 그 처방들은 내 머릿속에서 각각 따로 존재하고 있었다. 그런데 강사님의 설명을 따라 처방을 계통별로 정리해 보니, 그동안 흩어져 있던 지식들이 조금씩 이어지기 시작했다. 서로 별다른 관련이 없어 보였던 처방들이 하나의 계통 안에서 연결되고, 중심 처방으로부터 여러 처방이 어떻게 변화하고 확장되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강의 중간중간 실제 임상 사례를 계속해서 보여주신 점도 인상 깊었다. 이론으로만 접할 때는 다소 추상적으로 느껴졌던 약증과 방증이 실제 환자의 모습과 연결되자 훨씬 생생하게 다가왔다. 각 처방이 실제 임상에서 어떤 환자에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어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둘째 날 강의를 듣고 나서는 처방을 개별적으로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로의 관계와 계통 안에서 크게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깨달을 수 있었다. 따로 떨어져 있던 처방들 사이에 하나씩 연결고리가 생기는 느낌이었다. 제대로 된 공부의 방향성 잡는 뜻깊은 시간 강의 내용이 결코 가볍지 않아 따라가기 벅찬 부분도 있었고, 이틀 동안 배운 많은 내용을 그 자리에서 온전히 소화하기는 어려웠다. 그럼에도 강의실을 나서며 남은 것은 막막함이나 부담보다는 앞으로의 공부 방향이었다. 무엇을 어떤 기준으로 공부해야 하는지, 그리고 지금 내가 그 길의 어디쯤에 서 있는지가 이전보다 조금 더 또렷해졌다. 나처럼 한약을 제대로 공부하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던 학생이라면, 이번과 같은 강의가 좋은 출발점이 되어줄 것이라 생각한다. 귀한 임상 경험과 지식을 아낌없이 나누어 주신 네 분의 강사님과 학생들을 위해 뜻깊은 자리를 마련해 주신 대한동의방약학회에 감사드린다. 이번 특강에서 배운 내용을 한 번의 강의로 끝내지 않고, 꾸준히 복습하며 온전히 내 지식으로 만들어가고 싶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적어도 어느 방향으로 걸어가야 할지는 조금 알게 된 이틀이었다. -
실전 한의 피부미용 치료 임상례 <2>김서영 대한통합레이저의학회 교육위원 한의 임상에서 피부미용 치료의 영역이 넓어지면서, 색소성 병변뿐 아니라 홍조·모세혈관 확장증·혈관종·화염상모반·정맥 등 혈관성 병변에 대한 레이저 치료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 혈관 병변마다 혈관의 깊이, 굵기, 혈류 상태, 산소 포화도가 서로 달라 병변의 특성에 맞는 파장과 조사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1. 피부 혈관질환의 분류와 특징 임상에서 흔히 마주치는 피부 혈관 병변은 크게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다. 첫째, 홍조(안면홍조)와 모세혈관확장증이다. 진피 상층의 가느다란 모세혈관들이 확장되어 얼굴 전체 혹은 볼·코 주변에 미만성(diffuse)으로 넓게 퍼져 나타나며, 주사(酒渣, rosacea) 경향이 있거나 피부 장벽이 약한 환자에서 흔히 관찰된다. 둘째, 혈관종(hemangioma)이다. 흔히 ‘앵두혈관종’, ‘체리혈관종’이라고도 한다. 진피 내 모세혈관이 국소적으로 증식·확장되어 생기며 병변의 경계가 비교적 뚜렷하고 융기되어 있는 경우도 많다. 셋째, 해면상 혈관종(cavernous hemangioma)이다. 혈관종보다 더 깊고 넓은 진피∼피하층의 혈관강(腔)이 확장되어 형성되며, 병변이 더 두텁고 색조도 자적색에 가깝게 짙은 경우가 많다. 넷째, 화염상모반(port-wine stain)이다. 선천성 모세혈관 기형으로, 진피 내 모세혈관이 넓은 범위에 걸쳐 확장되어 있으며 평생 지속·진행하는 경향이 있다. 치료 반응이 더디고 반복 치료가 필요한 것이 특징이다. 다섯째, 정맥 병변(venous lesion)이다. 산소포화도가 낮은 정맥혈을 담고 있어 푸르스름하게 비쳐 보이며, 진피보다 깊은 피하지방층에 가깝다. 2. 진단과 치료 계획 수립 치료 전 진단에서 중요하게 확인하는 항목은 다음과 같다. 1) 병변의 색조: 선홍색(동맥혈 위주, 표재성), 자적색∼암적색(정체된 혈류, 좀 더 깊은 병변), 푸르스름한 색(정맥혈, 심부 병변)을 구분한다. 2) 압박 시 퇴색 여부(diascopy): 눌렀을 때 병변이 완전히 퇴색되는지, 부분적으로만 옅어지는지를 통해 혈관의 개방성과 대략적인 깊이를 가늠한다. 3) 병변의 범위: 미만성인지, 국소적으로 경계가 뚜렷한지 구분하여 모드를 결정한다. 4) 기존 시술 이력: 필링, 박피, CO2 레이저 등 다른 시술을 받은 뒤 신생 혈관이 생긴 것인지, 처음부터 있던 병변인지 확인한다. 반흔 치유 과정에서 신생 혈관이 증식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아, 반흔 치료와 혈관 치료를 함께 계획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치료 간격의 경우 홍조와 모세혈관확장증은 4주 내외 간격으로 스퀘어 모드 토닝을 반복하며, 미만성인 만큼 일시에 무리하게 출력을 올리기보다 누적 효과를 노리는 것이 안전하다. 혈관종과 해면상 혈관종은 서클 모드로 2∼3주 간격, 1∼3회 정도의 짧은 치료로도 육안상 변화가 뚜렷한 경우가 많다. 화염상모반은 병변이 두텁고 범위가 넓어 회복 기간을 넉넉히 두고 3개월 이상 완만하게 접근하는 것이 안전하다. 정맥은 표재 병변보다 조직 손상 회복에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어 짧은 간격으로 자주 조사하기보다 2주 간격으로 소수 회차만 시행하고 경과를 지켜본다. 시술 후 일시적인 자반이나 붓기, 병변 부위의 일과성 암적색 변화가 나타날 수 있음을 미리 고지해야 한다. 특히 서클 모드 시술 후 혈관 내 응고로 인해 병변이 일시적으로 더 진해 보일 수 있는데, 이를 악화로 오인하지 않도록 사전 설명이 중요하다. 자외선 차단과 보습을 철저히 하도록 안내하고, 색소침착 위험이 있는 환자에게는 미백 관리를 병행하도록 한다. 아래는 실제 치료 사례들이다. 사례 1. 홍조(치료 2개월) 눈가와 뺨 주변에 붉은 실핏줄이 퍼져 있고, 점상 출혈처럼 보이는 작은 붉은 반점들이 동반되었다. 육안 관찰과 퇴색 검사를 통해 병변이 진피 상층의 미세혈관 확장에서 비롯된 표재성 병변임을 확인하고, 아드바 TX 스퀘어 모드 토닝만으로 치료를 진행했다. 3주 간격으로 내원하도록 하여 총 2개월에 걸쳐 치료하였으며, 초기에는 큰 변화가 없어 보이다가도 2∼3회차를 넘어가면서 붉은기가 눈에 띄게 옅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시술 후 일시적인 홍반 외에 특별한 다운타임은 없었으며, 자외선 차단과 보습을 병행하도록 안내했다. 사례 2. 비후성 반흔(추적 관찰 2개월) 입술 주변에 이전 시술 혹은 외상으로 인한 비후성 반흔이 있던 환자로, CO2 레이저로 반흔 조직을 절제하는 처치를 먼저 시행한 사례다. 절제 후 반흔 부위에 붉은색의 신생 혈관이 두드러지게 나타나, 아드바 TX로 반흔 부위의 신생 혈관을 추가로 제거하였다. 2개월간의 추적 관찰 결과 반흔 부위의 융기와 발적이 함께 개선되었다. 반흔 치료 환자에서는 절제 이후 신생 혈관의 발생 여부를 정기적으로 관찰하고, 필요 시 조기에 혈관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최종 색조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례 3. 정맥(2주 간격 2회 치료) 뺨 부위의 푸르스름한 정맥성 병변이 있던 환자다. 심부 혈관 병변이므로 엘레멘탈 TL 1064nm(Nd:YAG)를 선택했다. 2주 간격으로 2회 치료 후 병변의 푸른 색조가 눈에 띄게 옅어졌는데, 이는 병변의 깊이에 맞는 파장을 선택하면 적은 회차에서도 빠른 치료 반응을 얻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치료 후에는 일시적으로 병변 부위의 경결감이 있거나 멍처럼 보일 수 있음을 설명하고, 압박이나 마사지를 삼가도록 안내했다. 사례 4. 혈관종(1∼3회 조사) 눈가의 작은 혈관종을 더모스코피(피부현미경)로 확대 촬영한 사례다. 더모스코피상 병변의 경계와 색조가 뚜렷하게 확인되며, 조사 전에는 선홍색으로 도드라져 있던 병변이 1∼3회의 서클 모드 조사만으로 갈색조로 변화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색조 변화는 혈관 내 응고가 일어나면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반응으로, 이후 갈색조도 점차 소실되는 경과를 밟는다. 혈관종은 국소 부위에 정확히 에너지가 전달되면 적은 횟수의 치료로도 빠른 반응을 얻을 수 있어, 환자에게 즉각적인 치료 효과를 보여주기에도 유용하다. 다만 응고 직후의 색조 변화를 부작용으로 오인하지 않도록, 시술 전 충분히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관 병변의 레이저 치료는 병변의 깊이와 혈류 특성을 정확히 평가하고, 이에 맞는 파장과 조사 방식을 선택하는 것에 달려 있다. 향후에도 다양한 혈관 질환 사례를 축적하여 병변의 깊이와 색조에 따른 맞춤형 치료 프로토콜을 더욱 정교하게 발전시킬 계획이다. -
"국민을 위한 일차의료 혁신을 위해서는 한의사를 포함한 모든 의료자원을 총동원해야" -
신미숙 여의도 책방-78신미숙 국회사무처 부속한의원 원장 (前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편집자주] 『신미숙의 여의도 책방』은 각 회마다 1개의 키워드에 5권의 도서를 추천하는 형식으로 이어갑니다. 디지털 기기에 지나치에 의존하여 기억력이 떨어져 발생하는 건망증을 지칭하는 ‘디지털 치매’라는 신조어가 국립국어원에 처음 등재된 것은 2004년이다. 같은 해 중앙대 특강에서 “60세가 넘으면 뇌세포가 죽어 과거의 능력있는 사람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즉 “60 넘으면 뇌썩남”이라는 발언을 하신 분이 최근 다시 핫하다. 올해로 68세가 되신 그 분! 과거의 자신이 했던 다소 과격했던 표현에 의거하자면 그도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뇌썩남이다. 물론 “환갑 넘어도 뇌가 썩지 않았고 백살이 코앞인 데도 나는 여전히 건재하다”를 증명하고 있는 슈퍼 에이저(super ager)들은 억울할 수도 있겠다. 옥스퍼드는 ‘뇌 썩음’ 즉 ‘브레인 로트(brain rot)’를 2024년의 단어로 선정하면서 짧은 콘텐츠로 끊임없이 정보를 소비하는 과정에서 한 사람의 정신적 또는 지적 상태가 악화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치매에서 브레인 로트에 이르기까지 20여 년이라는 시간의 축적과 초월적 편리 위에 디지털 기기에의 의존도는 진정한 물아일체(物我一體) 휴먼을 양산하였고 우리 모두는 남녀노소와 빈부귀천 무관하게 1인 1기 보유 시대에 도착해 있다. 이제는 1기에 해당하는 스마트폰에 AI까지 장착되어 당장 몇 년 후의 일반인들과 전문가들의 생활에 불어닥칠 변화는 현재로서도 상상불가라 하니 ‘그만 발전해, 이러다 다 죽어!’라는 두려움으로 다가올 내일을 조심스럽게 기다려 본다. 선관위 뻘짓으로 인한 6·3 지방선거 후유증이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개표 수개표’라는 올공시위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에 “부정선거 있었다”는 응답을 한 2030 청년들이 과반을 넘어섰다는 여론조사까지 보도되었다. 세대별 인식 차이가 극명하게 엇갈린 가운데에 이들을 합리적, 이성적, 감성적으로 설득할 기성세대의 노력은 여전히 게을러 보인다. ‘요즘 것들은…’이라고 감정적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진 시각은 선입견을 낳고 편견으로 이어졌다가 확신으로 굳어진다. 웬만해서는 이들을 바꿀 수 없다. 독서 취향도 정치 성향도 그렇게 서서히 단단해진다. 상황이 심각한 데도 연일 현정부에까지 저주의 언사를 퍼부으시는 유모 전 의원님의 최근 행보는 『청춘의 독서』, 『어떻게 살 것인가』 등의 그의 책 제목들과 무척 모순적으로 느껴진다. 한 때 인덱스 붙여가며 읽었던 책들이었다. 그 시절과 그 때의 내 마음은 결론적으로는 도둑맞은 셈인가? 『도둑맞은 뇌』(대니얼 샥터, 인물과사상사, 2023년 1월) - 기억의 소멸은 소리 없이 지속적으로 작용한다. 그리고 새로운 경험이 발생하면서 과거는 계속 희미해진다. - 사람들은 때때로 현재의 자신을 호의적으로 바라보고 긍정적으로 느끼기 위해 과거의 자신을 비난한다. - 편도체는 우리가 두려움이나 자극을 유발하는 사건을 만나면 호르몬 체계에 강력한 영향을 주기도 한다. 『균형잡힌 뇌』(권택영, 글항아리, 2025년 1월) - 인간의 행동은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 우리 몸은 겉으로 보면 대체로 대칭이지만 우리의 행동 방식은 그렇지 않다. - 마음의 병은 예민하고 치유하기가 어렵다. 원인을 알아내고 치유하기 위한 연구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아직도 정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 편도체는 어느 시점에 어떤 감정을 동원할지 결정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럴 때는 주로 슬픔과 증오의 감정을 동원한다. 『기울어진 뇌』(로린J. 엘리아드, 알에이치코리아, 2025년 3월) - 우리의 강력한 편측성은 손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발, 눈, 귀, 심지어 콧구멍에서도 강력하고 명확한 편측성이 나타난다. - 취향은 천차만별이다. 미적 경험은 주관적이고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므로 객관적으로 정의하거나 경험을 평가할 방법을 찾기가 굉장히 어렵다. - 우리는 방향을 전환할 때 대부분 오른쪽을 선호한다. 방향 전환에서 나타나는 이 편향성은 주로 사용하는 손, 나이, 성별에 영향을 받는다. 『뉴로테리어』(손혜주, 한국경제신문, 2026년 5월) - 노화로 인해 뇌기능이 서서히 변할 때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것이 바로 스스로 계획하고 움직이는 주도적 행동 능력이다. - 눈이 침침해지고 시야가 답답해지는 것은 단순한 노안이 아니라 뇌의 시각 처리 시스템이 고장나고 있다는 조용한 경고였던 셈이다. - 치매가 중기로 접어들면 두정엽이 손상되면서 감각 정보를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능력 자체가 심각하게 손상된다. - 내 의지대로 언제든 움직일 수 있을 때, 뇌는 스스로 삶을 통제하고 있다고 느낀다. 이 주도적인 감각이야말로 뇌를 늙지 않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엔진이다. 『회복하는 뇌』(헤더 샌디슨, 더 퀘스트, 2026년 6월) - 뇌 건강에 영향을 끼치는 모든 요소를 제대로 다루려면 시야를 넓혀야 한다. - 그동안 과학계가 매달려온 아밀로이드 플라크와의 전쟁 외에도 기본 가설 자체가 잘못됐던 이론들이 있다. 이로 인해 치매 예방과 치료 연구는 잘못된 길로 접어들었다. - 운동은 건강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개입으로, 실천하기만 하면 수많은 만성 질환에서 벗어날 수 있다. - 재미는 뇌 기능에 필수적이다. 즐거움은 뇌와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 - 삶의 목적이 명확하면 하루를 시작하고 시련을 견딜 힘이 생긴다. 뚜렷한 삶의 목적은 경도 인지장애 위험을 낮추고 인지저하를 늦춘다. 운동과 담 쌓고 살아온 일간지 기자. 어느날 허리가 아파 한의원을 찾았다. 수백만원짜리 척추 교정 치료를 권유받고 오는 길에 드는 생각. ‘이 돈이면 차라리 PT를 받고 말지.’ 그렇게 시작한 일이 인생의 중심이 된다. 『이러다 죽겠다 싶어 운동을 시작했습니다』(고영, 카시오페아, 2019년)라는 책의 서평이다. 7월 초, 국내 최대 규모의 한방병원이 820억원대 보험사기 의혹으로 압수수색을 당했다는 뉴스가 있었다. “한의원은 비싼 곳! 한방병원은 보험사기나 치는 곳!” 해당 뉴스에 달린 한의사들을 향한 공격적인 댓글을 읽은 젊은층이 한의학에 대해 가지게 될 부정적 이미지는 뇌와 가슴에 깊고 강하게 각인될 것이다. “너희들 생각이 잘못됐어!”라고 다그치며 그들을 설득해낼 수 있을까? 『1951년 국민의료법 제정과정에서 한의사 제도를 둘러싼 논쟁 _ 국회 속기록을 중심으로』(동의생리병리학회지: 26(5): 2012)라는 논문은 열악한 의료 현실, 한의에 대한 대중적 지지, 값싸고 접근성 높은 한약의 존재, 한국전쟁으로 인한 부족한 의료 자원 등의 복합적인 현실을 고려하여 제시된 한의사 제도의 탄생 과정을 기술하고 있다. 2026년 오늘날 한국의 의료 현실이 열악한가? 한의에 대한 대중적 지지가 있는가? 값싸고 접근성 좋은 한약이 존재하는가? 의사와 동등한 권한을 부여하여 기회를 주고자 했던 1951년 당시 국회의원들의 질문들에 2026년 오늘날 우리들의 답변은? YES? NO? 지난주 영화 『호프(HOPE)』를 보았다. 나홍진 감독을 거장의 반열에 오르게 한 『곡성』 이후 10년만의 작품으로 깐느 경쟁부분 초청작, 헐리웃 배우들의 대거 출연, 한국영화 사상 최고의 제작비 투여 등의 뽐뿌질로 점철된 티저 영상들은 나의 기대치를 최절정에 올려놓았다. 짜디짠 평점으로 유명한 박평식 평론가의 “끌렸다, 즐겼다, 낚였다”라는 한줄평은 정확하게 나의 감상평과 일치했다. 관객들을 여러 방면으로 홀리는 감독의 실력은 여전했다. 신통방통하다는 칭찬! 무슨 병이든 척척 알아맞히더라는 찬사! 침 한방에 벌떡 일어났다는 기적! 한 때 한의계도 환자들을 여러 방면으로 홀리던 시절이 있었다. 오늘날 한의학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을 가진 의료소비자들은 죄가 없다. 한의계는 아직 시대적 쓰임을 다하지 않았다. 그 쓰임의 본질로 다시 되돌아가는 것만이 한의계의 희망(HOPE)일 수도 있다. -
한의학 교육의 현재와 미래Ⅱ 26한상윤 원광대 한의과대학 교수 (한의학교육학회 회장)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원광대 한의과대학 한상윤 교수(한의학교육학회 회장)로부터 한의학 교육의 질적 향상과 함께 우수한 인재 양성을 위해 ‘한의학 교육의 현재와 미래Ⅱ’ 코너를 통해 한의학 교육의 발전 방향을 소개하고자 한다. 종강을 앞둔 시점부터 종강 직후까지 학생들에게 꼭 듣는 질문이 있다. “교수님! 방학엔 뭘 해야 하나요?” 학생들은 아마도 정답을 기대하며 묻는 것일 것이다. 어떤 과목을 미리 공부해야 하는지,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지, 무엇을 준비해야 다음 학기에 앞서갈 수 있는지 말이다. 그러나 나는 그들의 기대와는 조금 다른 대답을 하곤 한다. “방학에는 학교에서 할 수 없는 일을 하세요.” 누가 뭐래도 대학은 배우는 곳이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대학에서 배울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시험 일정에 쫓기고 과제와 실습을 반복하는 학기 중에는 경험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학생들은 흔히 방학을 두 가지로 생각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는 시간이거나, 다음 학기를 위해 미리 공부하는 시간이다. 물론 충분한 휴식도 필요하고 공부도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방학동안 할 일이 그 두 가지만이라면 조금 아쉽다. 방학은 학기 중에는 하지 못했던 경험을 통해 자신을 조금 더 넓히는 시간이어야 한다. 무언가를 경험하는 것은 매우 소중한 자산 무엇보다 방학에는 사람을 많이 만나 보았으면 좋겠다. 한의사는 결국 사람을 만나는 직업이다.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면 좋은 진료도 어렵다. 그런데 사람을 이해하는 힘은 강의실보다 삶의 현장에서 더 많이 길러진다. 여행도 좋고, 봉사활동도 좋고, 아르바이트도 좋다. 여행은 낯선 사람과 문화를 만나게 해 주고, 봉사활동은 누군가의 어려움을 가까이에서 바라보게 하는 장점이 있다. 아르바이트 역시 다양한 연령과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일하면서 책임감과 소통을 배울 수 있기에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때로는 예상치 못한 갈등을 겪기도 하고, 고객을 응대하며 감정을 조절하는 법을 배우기도 한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무언가를 경험하는 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은 언젠가 환자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공감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 권하고 싶은 것은 평소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활동에 도전하는 일이다. 전시회를 찾아가 시선을 끄는 그림 한 점 앞에 오래 서 있어도 좋고, 공연장에서 음악이나 연극을 감상해도 좋다. 꾸준히 운동을 시작해 몸의 변화를 느껴 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악기를 배우거나 사진을 찍고, 요리를 배우거나 글을 써 보는 것도 좋다. 꼭 특별한 재능이 있어서가 아니라, 새로운 경험 자체가 우리의 시야를 넓혀 주기 때문이다. 이런 활동은 얼핏 한의학과 아무 관련이 없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예술은 감수성을 키워 주고, 운동은 자신의 몸을 이해하게 하며, 취미는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다루는 방법을 알려 준다. 다양한 경험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넓히고, 익숙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게 한다. 결국 이러한 경험들이 모여 환자를 더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힘이 될 것이다. 꼭 거창할 필요는 없다. 평소 가보지 않았던 동네를 천천히 걸어보는 일, 부모님과 오랜만에 긴 이야기를 나누는 일, 혼자 카페에 앉아 사람들을 바라보는 일도 충분히 의미 있는 경험이다. 방학, ‘자기 삶을 설계하는 연습’의 기간 학생들이 방학에 꼭 했으면 하는 것 중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독서다. 다만 전공 서적을 읽으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소설과 역사, 철학 등의 인문학 책을 많이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전공 서적은 지식을 가르쳐 주지만, 인문학은 사람을 가르쳐 주기 때문이다. 좋은 소설 한 권은 한 사람의 인생을 대신 살아보게 하고, 역사책은 시대를 보는 눈을 넓혀 주며, 철학은 익숙한 생각에 질문을 던지게 한다. 이런 독서는 당장 시험 점수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역시 간접 경험으로서 훗날 환자의 이야기를 듣고 그 마음을 이해하는 토대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공부는 하지 말라는 이야기일까? 가능하면 공부하지 말고 방학을 온전한 휴식과 경험의 시간으로 채우라고 하고 싶다. 방학을 다음 학기를 위한 재충전의 시간으로만 삼더라도 충분히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만약 방학 중에 공부를 하게 된다면 예습보다 복습을 권하고 싶다. 많은 학생들이 다음 학기 교재를 미리 사서 앞부분을 읽는 등의 예습을 하다가 금방 지치는 경우를 많이 봐 왔다. 열정은 칭찬할 만하지만, 그 효과만 놓고 보면 복습이 더 큰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이미 배운 내용을 다시 떠올리고, 스스로 설명해 보고, 서로 연결해 보는 과정에서 학습한 지식은 비로소 자신의 것이 된다. 교육학에서도 장기 기억을 형성하는 데에는 새로운 내용을 무작정 많이 배우는 것보다 배운 내용을 반복해서 떠올리고 활용하는 과정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특히 지난 학기 특정 과목에 약점이 드러났거나, 스스로 돌아보기에 특정 부분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학생이 있다면 방학에 반드시 그 부분을 보완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다음 학기 혹은 다음 학년이 되어서 결국 그 약했던 부분이 발목을 잡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기초가 탄탄해야 높이 세울 수 있기에, 무사히 진급했다 하여 안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 학기 동안 이해하지 못했던 내용을 천천히 정리해 보고, 노트를 다시 펼쳐 보며 ‘왜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을까’를 고민해 보는 것만으로도 다음 학기의 출발은 훨씬 가벼워진다. 학기 중에는 강의시간표가 학생들의 하루를 결정하고 시험 일정이 삶의 우선순위를 정한다. 반면 방학은 누구도 대신 계획해 주지 않는다. 무엇을 읽을지, 누구를 만날지, 어디를 갈지, 얼마나 쉴지 모두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방학은 ‘자기 삶을 설계하는 연습’을 하는 기간인 셈이다. “어떻게 보냈느냐에 따라 배움은 달라져” 그래서 방학을 보내는 방식은 그 사람의 공부하는 방식만이 아니라 살아가는 방식을 보여준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며 좋은 영향을 받을 수도 있고, 책을 읽으며 생각을 깊게 만들 수도 있으며, 여행을 통해 익숙한 일상에서 한 걸음 떨어져 자신을 돌아볼 수도 있다. 반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여유를 통해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것 역시 충분히 의미 있는 선택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했느냐보다 왜 그것을 선택했는가이다. 방학이 끝나고 같은 교실, 같은 교수, 같은 교재를 마주하더라도 방학을 어떻게 보냈는지에 따라 배움은 달라질 수 있다. 더 많은 사람을 만나 본 학생은 환자의 이야기를 다르게 듣고, 더 다양한 책을 읽은 학생은 같은 증례를 조금 더 넓은 시각에서 바라보며, 스스로의 시간을 책임져 본 학생은 공부도 조금 더 주도적으로 해 나갈 수 있을지 모른다. 방학이 자신을 한 뼘 더 성장시키는 과정이 된다면 말이다. 돌아보면 방학은 참 이상한 시간이었다. 시간이 너무 빨라 정신차려보면 어느 새 방학이 다 지나가 있게 되는데, 바쁘게 보내면 괜히 쉬지 못한 것 같고, 쉬기만 하면 시간을 허비한 것 같은 마음이 든다. 남은 방학 계획을 세우며 글을 쓰고 있는 지금, 교수도 학생과 마찬가지라는 점이 한숨 나오면서도 재미있다. -
지역사회 중심 보건의료 발전 및 상생협력 모델 모색[한의신문] 원광대학교는 21일 교내 WON웰니스센터 디지털웰니스XR스튜디오에서 ‘통합의료와 보건의료정책 혁신’을 주제로 제11회 통합의료 글로컬 포럼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통합의료혁신센터 주관 및 JABA대학원·글로컬대학사업단·글로벌희귀질환네트워크 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이번 포럼은 강형원 통합의료혁신센터장의 개회사와 황진수 글로컬부총장의 축사를 시작으로 보건의료 전문가와 지자체 관계자들의 다양한 정책 논의가 이어졌다. 이명수 의과대학 부학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된 1부에서는 김남권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의 기조발표에 이어 이진윤 익산시보건소장·김성철 글로벌희귀질환네트워크 연구소장이 각각 지역 보건의료 현황 및 협력 모델을 발표했다. 이어 강형원 센터장이 진행한 2부 정책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전병훈 前 부총장을 비롯한 주요 패널들이 참여해 ‘익산형 통합의료 협력모델’의 실질적인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참석자들은 대학과 지자체가 협력해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한의학 공공의료 서비스 점검 및 국립 보건의료 AI연구센터 유치 등 구체적인 지역 상생 전략을 모색했다. 황진수 글로컬부총장은 “이번 포럼은 보건의료 문제를 해결하고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한 중요한 자리”라며 “제시된 의견들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져 통합의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원광대는 교육·임상·연구·지역사회가 연결되는 글로컬 통합의료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통합의료 글로컬 포럼의 지속적인 개최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해외 직구 식품의 부정확한 건강정보 확산 주의 필요[한의신문] 한국건강증진개발원(원장 김헌주·이하 개발원)은 불면·우울·불안 증세 완화를 표방하는 해외 직구 식품과 관련해 부정확한 건강정보가 확산되고 있어, 국민의 건강정보 이해능력 제고와 올바른 정보 선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해 건강정보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정확한 건강정보를 경험한 사람 가운데 18.7%가 해당 분야로 정신건강을 선택했으며, 건강정보 이해능력 조사 결과에서도 정신건강 위험도에 대한 이해 도가 3.13점(5점 만점)으로 여러 영역 가운데 가장 낮게 나타나, 신뢰도 높은 건강정보 확산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수면 유도 및 우울증·불안증 치료 등의 효능·효과를 표방하는 해외 직구 식품 30개 제품을 검사한 결과, 19개 제품에서 국내 반입 금지 대상 원료·성분이 확인됐다. 이번 검사에서의 조사항목은 수면유도제 및 우울증·불안증 치료제로 사용되는 의약성분 39종이며, 국내 반입차단 대상 원료·성분(312종)이 제품에 표시되어 있는지도 함께 확인했다. 조사 결과 수면 유도 효능·효과를 표방한 11개 제품에서는 멜라토닌, 5-하이드록시트립토판(5-HTP), 후박이 확인됐으며, 이 가운데 9개 제품에서는 전문의약품으로 허가돼 있는 멜라토닌이 검출됐다. 또한 우울감·불안 증세 치료 효능·효과를 표방한 8개 제품에서는 신경안정제 등에 쓰이는 5-하이드록시트립토판(5-HTP), 리튬, 엘-도파 등 의약품 성분과 식품에 사용할 수 없는 요힘빈, 바코파 성분이 확인됐다. 이에 식약처는 위해성분이 확인된 제품에 대해 관세청에 통관보류 요청하고,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에는 온라인 판매사이트 접속차단 및 위해상품 판매차단을 요청하는 등 문제가 된 제품을 국내 반입·판매되지 않도록 조치했다. 아울러 소비자가 해당 제품들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해외직구식품 올바로’에 제품명, 제조사, 위해성분, 제품사진 등 정보를 게재한 바 있다. 개발원은 이러한 제품들은 천연 성분, 수면 영양제, 기분 개선 보조제 등으로 판매되고 있어 소비자가 처방이나 복약 지도가 필요 없는 제품으로 오인하고 장기간 복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내에서 전문의약품으로 허가된 멜라토닌은 고함량을 장기간 복용할 경우 의존성과 두통, 어지러움, 우울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며, 아울러 5-하이드록시트립토판은 우울, 불안증 치료제의 성분과 유사해 전문가의 처방 없이 과다 복용할 경우 구토, 메스꺼움, 행동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개발원은 건강정보를 이용할 때 정보의 출처와 목적을 확인하고 합리적으로 의심하는 것이 중요하며 ‘건강정보 게시물 가이드라인’을 활용할 것을 강조했다. 이에 건강정보 생산·게시자에게는 △이해하기 쉽고, 명확한 표현 사용 △거짓·과장 주의 △근거 기반 정보 생산 △출처·날짜 제시 △이해관계나 광고 협찬 표시를 지침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건강정보 이용자에게는 △출처 확인 △목적 확인 △날짜 확인 △비교·검토 △합리적 의심하기 등 5가지 수칙을 지켜 올바른 건강정보를 이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한창우 교수(한양대 교육협력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는 “정신건강에 도움이 될만 한 것을 찾는 일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해외 직구 상품의 효과를 맹신하거나, 안전할 거라는 생각에 해외 직구 식품을 택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번에 확인된 성분들은 전문가의 관리 없이 복용할 때 위험이 커지는 만큼 복용을 시작하는 것도, 중단하는 것도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헌주 원장은 “정신건강과 관련된 정보는 어려움을 겪는 사람에게 절실하게 다가오는 만큼, 상업적 목적을 감춘 정보가 더 쉽게 받아들여지고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며 “수면이나 기분의 변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제품을 찾기에 앞서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며, 개발원은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스스로 선별할 수 있도록 건강정보 이해능력을 높이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
국회 후반기 복지위 출범…한의약·디지털헬스·일차의료 주역 포진[한의신문] 국회 후반기 보건복지위원회가 이만희 위원장(경북 영천시청도군·3선) 선출을 계기로 정상 운영에 들어갔다. 후반기 복지위에는 한의약과 일차의료, 디지털 헬스케어, 통합돌봄 관련 입법에 참여한 의원들이 다수 포진해 향후 보건의료 정책과 한의약 제도 개선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는 23일 열린 제437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 선거를 실시하고, 복지위원장 후보로 단독 입후보한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을 91.22%의 득표율로 선출했다. 이만희 신임 위원장은 당선 인사를 통해 “우리 사회가 저성장 기조와 소득 불균형, 양극화 심화 속에서 취약계층이 증가하고 있으며, 연금개혁 등을 둘러싼 세대 갈등 또한 깊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복지위는 의료와 연금 등 국민 삶에 직결되는 핵심 민생정책을 다루는 상임위원회인 만큼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설계하고, 필요한 곳에는 두터운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세대 간·계층 간 갈등을 극복해 국민 통합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속가능한 복지를 통해 국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여야 동료 의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며 “동료 의원들의 협조와 조언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서영석 간사, 이만희 위원장, 백종헌 간사 이번 위원장 선출은 제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이 장기화되면서 진통 끝에 이뤄졌다. 법제사법위원장 등 핵심 상임위원장 배분을 둘러싼 여야 대치와 국민의힘의 국회 일정 불참으로 복지위는 한동안 위원장 공백이 이어졌다. 이후 여야가 원 구성에 합의하면서 국민의힘은 ‘제22대 국회 후반기 상임위원장 후보자 선출 의원총회’를 열고, 단독 입후보한 이만희 의원을 복지위원장 후보로 추대했다. 경찰공무원 출신으로, 배우자가 약사인 이 위원장은 1986년 치안본부 경무과를 시작으로 대통령실 치안비서관, 경찰청 기획조정관, 경북경찰청장, 경기지방경찰청장 등을 역임했으며, 국회에서는 20·21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간사와 21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를 맡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이 위원장은 복지위 운영 방향으로 △지속가능한 복지 △국민 생명·안전을 핵심 가치로 제시했다. 그는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복지위가 우리 당이 지향하는 따뜻하면서도 지속가능한 복지가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이 추진되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위원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권칠승·김교흥·김윤·남인순 위원 ▲(왼쪽부터) 박용갑·박지원·서미화·소병훈 위원 ▲(왼쪽부터) 이수진·이인영·전진숙·허종식 위원 ◎ 여야 22명 새 진용 확정…의사 2명·약사 1명·간호사 2명 배치 이번 후반기 복지위를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에는 간사인 서영석 의원(경기 부천시갑·재선)을 비롯해 △권칠승 의원(경기 화성시병·3선) △김교흥 의원(인천 서구갑·3선) △김윤 의원(비례대표·초선) △남인순 의원(서울 송파구병·4선) △박용갑 의원(대전 중구·초선) △박지원 의원(전북 군산시김제시부안군을·초선) △서미화 의원(비례대표·초선) △소병훈 의원(경기 광주시갑·3선) △이수진 의원(경기 성남시중원구·재선) △이인영 의원(서울 구로구갑·5선) △전진숙 의원(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을·초선) △허종식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갑·재선)이 선임됐다. 국민의힘에는 간사인 백종헌 의원(부산 금정구·재선)을 중심으로 △김기웅 의원(대구 중구남구·초선) △김태호 의원(경남 양산시을·4선) △이달희 의원(비례대표·초선) △이소희 의원(비례대표·초선) △조배숙 의원(비례대표·5선) △최보윤 의원(비례대표·초선) △한지아 의원(비례대표·초선)이 활동한다. 이와 함께 조국혁신당에는 백선희 의원(비례대표·초선)이, 진보당에는 전종덕 의원(비례대표·초선)이 선임했다. 보건의약인 출신 위원은 의사인 김윤·한지아 의원과 약사인 서영석 의원, 간호사인 이수진·전종덕 의원이다. 의사 출신 의원은 전반기 5명에서 후반기 2명으로 줄어든 반면 간호사 출신 의원은 1명에서 2명으로 늘었다. 또한 ‘통합돌봄법’ 제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남인순 의원이 국회 부의장으로 선출된 만큼 정부가 추진 중인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와 통합돌봄 정책 과정에서 여러 보건의약 직능의 참여와 역할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왼쪽부터) 김기웅·김태호·이달희·이소희 위원 ▲(왼쪽부터) 조배숙·최보윤·한지아 위원 ▲(왼쪽부터) 백선희·전종덕 위원 ◎ 후반기 복지위 새 진용…한의약 정책 추진 동력 주목 새로 선임된 위원들 가운데 권칠승 의원은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 활성화를 위해 한방병원을 국가 의료데이터 활용 체계에 포함하고, 사망자 보건의료정보의 연구 활용을 법률로 허용하는 내용의 ‘디지털헬스케어진흥법 제정안’을 대표발의해 추진 중이다. 특히 보건의료정보 활용과 연구개발을 위한 의료데이터 중심병원 체계에 한방병원이 공식 포함된 점이 주목된다. 김교흥 의원은 인천대 공공의대 설립 등 지역 공공의료 확충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으며, 박용갑 의원은 국가가 직접 표준화된 교육·훈련 체계를 통해 한의사를 일차의료 전문인력으로 육성하는 내용을 담은 ‘한의약육성법 개정안’ 공동발의에 참여한 바 있다. 이인영 의원은 노인주치의·보훈의료 관련 입법과 ‘K-medi의 세계화를 위한 경쟁력 강화 방안’ 토론회를 주최했으며, 허종식 의원은 지속적·포괄적 지역사회 보건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한 ‘일차의료강화특별법 제정안’ 공동발의에 참여했다. 김기웅 의원은 치유관광산업을 국가가 육성하는 내용을 담은 이른바 ‘K-웰니스 관광산업 육성법(치유관광산업육성법 제정안)’에 참여했다. 김태호 의원은 의료취약지 주민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병원선을 지역보건의료기관에 포함하는 ‘지역보건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해 추진 중이며, 이달희 의원은 방문진료 활성화를 위한 ‘농어촌의료법 개정안’ 공동발의에 참여했다. 아울러 조배숙 의원은 난임검사비와 약제비 지원 대상을 한의난임치료까지 확대하는 ‘모자보건법 개정안’ 공동발의에 참여했다. 한편 후반기 복지위는 2028년 5월 말까지 활동한다. -
한눈에 보는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 비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