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학, 부산록페서 MZ세대 사로잡다”[한의신문] 부산광역시한의사회(회장 송상화)는 2일부터 4일까지 사상구 삼락생태공원에서 개최된 ‘2026 부산국제록페스티벌(이하 부산록페)’에서 한의약 치료 및 홍보 부스를 운영, 한의진료는 물론 한의학을 다소 생소하게 인식하는 MZ세대 대상 맞춤형 홍보를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로 26회째를 맞이한 부산록페는 지난해 국내 음악 페스티벌 유료관객 수(KOPIS 기준)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행사로, 올해에도 전국에서 4만명 이상의 관람객들이 참가했다. 부산시한의사회에서는 지난 2023년부터 홍보부스 운영을 통해 톡톡 튀는 홍보 문구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끄는 등 젊은 세대에게 한의학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에도 △엄마가↓ 뭘 아노↑ 아↑들은 다∼ 침 맞는다↓ △근(근육통)·염(염좌)·감(감기)·소(소화불량) 내리고↓ 면역력 올리라↑ 등의 눈에 띄는 홍보문구를 전면에 내세우고 진료·홍보 부스를 운영했다. 진료 받기 위해 2시간 대기 등 인산인해 진료부스에는 공연을 즐기면서 헤드뱅잉으로 인한 목통증이나 슬램으로 발목을 접질린 환자 등이 진료를 받기 위해 2시간씩 대기하면서 인산인해를 이뤘으며, △2일: 150명 △3일: 233명 △4일: 254명 등 637명이 진료를 받았다. 특히 올해에는 SNS를 활용, 간단한 퀴즈를 통해 침 치료에 대한 상식을 알리는 ‘침문침답’ 및 구글폼을 활용한 침 치료 후기 작성 등의 이벤트를 진행, MZ세대에게 익숙한 홍보방안이 눈길을 끌었다. 또한 △근육통 △염좌 △감기 △소화불량과 같은 일상 속 4대 질환에 대한 한의학의 우수한 효과를 배너 광고 등을 통해 알리는 한편 △없던 통증도 확실하게 치료합니다 △@@락페 잔병치레 고민 상담 가능@@ △아니 근데 진짜 맞으셔야 합니다! △오늘의 혈자리 추천해 드립니다 등의 문구가 담긴 스티커 및 침·경혈 등의 이미지가 담긴 타투 스티커를 배포해 호응을 얻었다. “한의학은 항상 국민 곁에 있는 치료의학” 이와 관련 송상화 회장은 “부산시한의사회에서는 한의학을 다소 생소하게 느끼는 MZ세대에게 한의학의 우수성을 전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면서 “실제 10년 넘게 이어진 한의학 홍보공모전을 통해서는 그들의 눈으로 보는 한의학을 홍보하는 작품들을 만드는 과정에서 미처 알지 못했던 한의학의 올바른 지식을 전달하고 있으며, 부산록페 및 대학 축제 현장에서의 진료·홍보 부스에서는 MZ세대들과 같은 공간에서 함께 호흡하면서 한의학이 멀리 있는 의학이 아닌 항상 가까운 곳에서 국민의 치료의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의학이 지속적인 발전을 이뤄나갈 수 있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국민이 한의의료를 치료의학으로 인식하고, 한의의료기관으로 발길을 돌릴 수 있도록 하는 홍보가 중요하다”면서 “앞으로도 MZ세대는 비롯한 전 세대의 국민들이 아프면 양방의료기관이 아닌 한의의료기관을 먼저 떠올릴 수 있도록 하는 홍보방안을 기획해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의 감흥…SNS 통해 확산 이와 함께 김영호 (홍보)부회장은 “직접 진료에 참여하면서 한의학이 낯선 세대들이 치료를 받기 위해 2시간 넘게 대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의학의 밝은 미래를 느낄 수 있었다”면서 “치료를 받은 이후 효과에 무척이나 만족해 하는 MZ세대를 지켜보면서 이러한 현장에서의 홍보야말로 진정한 한의학 홍보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평소 한의의료기관과의 접점이 적은 10∼30대인 만큼, 그들이 모이는 장소에서 직접 한의학을 체험할 수 있는 부산록페와 같은 현장에서의 진료 및 홍보는 매우 중요하다”며 “더욱이 현장에서 다발되는 목이나 발목 통증의 경우에는 한의치료가 현장에서 즉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부분인 만큼, 한의학 우수성에 대한 홍보가 더욱 배가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에는 예전보다 다양한 SNS 홍보를 진행, 현장에서의 감흥이 보다 널리 확산되는데 초점을 맞췄다”면서 “앞으로도 보다 진일보한 홍보를 통해 MZ세대를 사로잡는 한의학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진료·홍보부스에는 부산시한의사회 송상화 회장, 박지호·김영호·이근진 부회장, 최수지 학술이사, 최미라 홍보이사, 이동희 전 보험이사, 김청림 전 홍보이사 및 이승호·정종혁·박은영 한의사, 동의대한방병원 윤하준·김민규·문지후·김기서·김시헌 수련의 등 의료진으로 참여했다. -
10대 의약품 중독 5년 새 31.4% 증가…원인약물은 깜깜이[한의신문] 청소년 의약품 중독 환자가 최근 5년 사이 3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대 환자의 증가율이 전체 의약품 중독 환자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지만, 정작 어떤 약물이 중독을 일으켰는지는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나 예방과 재발 방지를 위한 관리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병훈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광주시갑)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의약품 중독 진료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의약품 중독으로 진료받은 10대(10~19세) 환자는 2315명으로 2021년 1761명보다 31.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의약품 중독 환자는 2021년 1만5743명에서 2025년 1만6294명으로 3.4% 증가, 10대 환자의 증가율이 전체 환자 증가율보다 약 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병별로는 2025년 10대 환자 가운데 △T50 이뇨제 및 기타 상세불명의 약물·약제 및 생물학적 물질 중독이 1087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T39 비아편유사진통제·해열제 및 항류마티스제 487명 △T42 항뇌전증제·진정제-수면제 및 항파킨슨제 398명 △T43 정신작용제 345명 순이었다. 연령대별로는 10~13세의 진통·해열제 등(T39) 중독 증가세도 두드러졌다. 해당 환자는 2021년 44명에서 2025년 73명으로 65.9% 증가했다. 입원치료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아, 2025년 10대 의약품 중독 환자 2315명 가운데 입원치료를 받은 환자는 2084명으로 전체의 약 90%를 차지했다. 이는 청소년 의약품 중독이 단순한 호기심이나 일시적인 행동을 넘어 입원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최근 일부 청소년 사이에서는 감기약, 진통제 등 의약품을 다량 복용하는 이른바 ‘OD 환각놀이’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충동적인 약물 오·남용으로 인한 응급실 이송과 중독, 심각한 건강 악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현재 통계만으로는 청소년들이 어떤 의약품을 실제로 오·남용해 중독에 이르렀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건강보험 청구자료 기반 통계로 의약품 중독 환자의 발생 현황과 추이는 확인할 수 있지만, 실제 중독을 일으킨 개별 성분·제품명이나 일반의약품·전문의약품 여부 등 구체적인 오·남용 양상을 파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답변했다. 소병훈 의원은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관계기관이 청소년 의약품 중독을 일으킨 구체적인 약물과 경로,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 어떤 약물을 중심으로 예방해야 하는지, 어떤 청소년을 집중적으로 보호해야 하는지조차 알 수 없다”며 “원인을 모르는 상태에서는 재발 방지와 조기 개입, 맞춤형 예방대책 모두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건복지부가 식품의약품안전처·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관계기관과 함께 청소년 의약품 중독의 원인과 위험특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예방·관리대책을 연결하는 국가 차원의 관리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지역·시간 관계없이 소아응급환자에 필요한 진료를…소아응급의료체계 강화 해야”보건복지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진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응급의료기관의 소아응급환자 진료현황’에 따르면 전국 431개 응급의료기관 중 시간·연령·증상 등의 제한 없이 24시간 소아응급진료가 가능한 기관은 단 58개소(13.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4시간 소아응급진료 자체가 불가능한 기관은 170개소(39.4%)였으며, 전체의 47.1%인 203곳은 시간·연령·증상 등에 따라 제한적으로 소아응급진료가 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 개별 의료기관이 복지부에 제출한 내용을 살펴보면, 24시간 진료가 가능하다고 응답했음에도 평일 또는 특정 시간대에는 소아응급진료가 불가능하거나일정 연령 미만의 영유아 또는 특정 증상의 환자는 진료가 어렵다고 답한 기관들이 있었다. 또한 경련·중증외상 등 특정 증상에 대한 진료가 어렵거나 소아전문진료가 필요한 경우 다른 의료기관으로 전원해야 한다고 답한 기관도 있었다. 응급의료기관 종별로 보면, 24시간 소아응급진료가 불가능하다고 응답한 기관은 권역응급의료센터 44개소 중 3개소(6.8%), 지역응급의료센터 141개소 중 47개소(33.3%), 지역응급의료기관 232개소 중 119개소(51.3%)였으며, 특히 지역응급의료기관은 절반 이상이 24시간 소아응급진료가 불가능하다고 응답했다. 이와 함께 소아응급진료를 담당할 전문의 인력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431개 응급의료기관 가운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응급실 전담의사로 근무하는 기관은 99개소(23.0%)에 불과했고, 나머지 332개소(77.0%)에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응급실 전담의사로 근무하지 않았다. 아울러 소아응급진료가 가능한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있는 기관도 275개소(63.8%)로, 156개소(36.2%)는 해당 전문의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진숙 의원은 “복지부 제출자료에서는 24시간 소아응급진료가 가능하다고 응답했지만, 세부 내용을 보면 특정 시간이나 연령, 증상에 따라 실제 진료가 제한되는 기관들이 확인됐다”며 “‘24시간 진료 가능’이라는 단순한 분류만으로는 보호자가 실제 우리 아이를 진료할 수 있는 응급실인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 의원은 “정부는 단순히 24시간 진료 가능 기관의 숫자를 관리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시간과 연령, 증상별 실제 소아환자 수용 가능 여부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국민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지역과 시간에 관계없이 소아응급환자가 적시에 필요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소아응급의료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2026 전국한의학학술대회 영남권역 강연 미리 만나보기◇대한약침학회-세션3, 11월 8일 오후 13:40~17:00, 101~102호◇ 올해 영남권역 전국한의학학술대회에서 선보일 대한약침학회 세션에서는 다빈도 피부질환부터 탈모, 근골격계 질환, 생체역학까지 다양한 임상 영역에서 약침을 활용하는 주제와 방법을 소개한다. 특히 이번 세션의 각 강연에서는 약침의 특성과 치료 목적에 따른 활용법뿐만 아니라 실제 임상에서 고려해야 할 진단과 치료의 한계, 안전한 시술을 위한 주의점 등도 제시될 예정이다. [편집자 주] 피부질환에 대한 약침 활용 개괄 서형식 교수(부산대학교) “다빈도 피부질환, 질환별 약(침)액 선택 중요” 강연에서 서형식 교수는 임상에서 흔히 접하는 다빈도 피부질환을 범주화하고, 적합한 약(침)액을 선택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특히 약(침)액을 선택할 때 본초학적 특성과 약리학적 활용을 함께 살펴보며 회원들이 임상에서 적용할 수 있는 핵심이라고 서 교수는 강조한다. 또 서 교수는 “진료 현장에서 약(침)액의 효과를 높이고 다양화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다빈도 피부질환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 전략이 미흡했던 임상경험이 이번 주제 선택의 계기”라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한의학을 전통에 매몰돼 이해하는 것은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기존 사고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치료 방법을 제시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연아약침의 피부질환 및 근골격계 질환 치료 개괄 김석희 원장(바른몸에스한의원) “PDRN, 피부 넘어 조직 회복과 근골격계 치료까지” 김 원장은 연아약침에 활용되는 PDRN의 작용 기전과 특성을 살펴보고, 피부질환뿐 아니라 근골격계 질환에서의 병변과 치료 목적에 맞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활용법을 소개한다. PDRN의 조직 회복과 재생을 돕는 작용 및 항염증 작용을 이해하고, 이를 피부 재생이나 미용 시술에만 국한하지 않고 건·인대 손상과 퇴행성 관절질환 등 다양한 근골격계 질환에 적용하는 것이 강연의 핵심이다. 김 원장은 “환자의 기대와 실제 치료 목표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PDRN 시술만으로 손상 연골이나 힘줄이 완전히 재생되기를 기대하기보다 통증과 염증을 조절하고 손상 조직의 회복 환경을 돕는 보존적 치료의 하나로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같은 어깨나 무릎 통증이라도 근육·건·인대·관절강 등 병변의 위치와 손상 정도에 따라 치료 접근이 달라져야 하며, 완전파열이나 신경학적 문제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추가 검사나 의뢰가 필요하다”고 김 원장은 강조한다. 김 원장은 “PDRN은 모든 손상을 재생시키는 만능 치료제가 아니라”며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시술을 전제로 조직 회복을 돕는 하나의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슈퍼헤어A 약침의 활용 이문원 원장(이문원한의원) “커지는 탈모시장, 한의약의 새로운 가능성 모색” 이문원 원장은 탈모치료 시장을 분석하고, 약침의 활용법과 슈퍼헤어A 약침을 시연한다. 특히 회원들이 탈모치료에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약침의 종류와 사용 방법, 시술 주기 등에 대한 구체적인 경험과 노하우 전달에 초점을 맞춘다. 이 원장은 탈모 관련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한방의료가 해당 시장에서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이번 강연을 준비하게 된 계기로 꼽는다. 이에 한의원에서 탈모치료를 보다 쉽게 시작할 수 있는 노하우와 임상 경험을 공유할 계획이다. 다만 탈모치료에서 과도한 기대감을 제시하거나 지나치게 짧은 치료기간을 제시하는 것은 오히려 환자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한다. 탈모는 1년 내외의 집중치료와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분야인 만큼 현실적인 치료 목표를 설정하고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탈모 분야가 환자를 20~50년 장기간 관리해야 하는 시장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한의계가 탈모치료 영역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자신만의 약침 활용 경험과 슈퍼헤어A 약침에 대한 노하우를 소개할 예정이다. 생체역학(fascial system)으로 임상하기(ft. 경근이완약침) 황동석 원장(두봄한의원) “근막을 넘어 생체역학적 문제를 치료하다” 황동석 원장은 경근이완약침의 임상 활용을 위해 ‘Fascial Medicine’, 즉 생체역학적 관점에서의 근막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소개한다. 치료하고자 하는 신경·혈관·림프·장기 등 해부학적 요소 주변의 생체역학적 저항을 찾아 이를 제거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높이는 접근법이 강연의 핵심이다. 황 원장은 “일반적으로 ‘근막’으로 번역되면서 축소된 ‘fascia’의 기능과 병리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이를 실제 임상에 폭넓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뇌부종(종양) 감소, Tic, 공황장애 등 다양한 임상 케이스를 통해 생체역학적 접근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근이완약침은 주로 표층근막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큰 부작용이나 위험요소가 많지는 않지만, 경추부(삼차신경·상부경추신경절·미주신경)를 대상으로 심자하는 포인트의 경우, 정확한 선혈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어 황 원장은 “한의학 치료방법은 생체역학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치료법”이라며 “이번 강연을 통해 회원들이 ‘fascia’와 ‘fascial system’을 보다 폭넓게 이해하고 임상에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시니어 한의(韓醫) 리포트 ⑥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325)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조선의 의서 편찬사는 백성의 생명을 구제하기 위해 방대한 의학 지식을 시대에 맞게 재편한 국가적 지식공학 프로젝트였다. 인공지능(AI) 시대의 본질 역시 원천 데이터를 어떠한 철학과 체계로 구조화할 것인가에 성패가 달려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조선의 관찬의서와 이를 창조적으로 계승한 주요 의서들은 현대 AI 지식 아키텍처와 직통하며 향후 AI 한의학(K-Med)이 세계화로 나아갈 정밀한 청사진을 제공한다. 세종 15년(1433)의 『鄕藥集成方』은 ‘로컬 데이터의 표준화와 데이터 주권’을 확립한 선구적 기획이었다. 자생 약재인 향약을 표준 병증 체계와 정밀하게 매핑하고 이두를 병기해 접근성을 높였다. 이는 글로벌 LLM 환경에서 한의학 고유의 임상 지식을 고품질 표준 데이터셋으로 구축하는 ‘데이터 현지화 및 라벨링’의 원형이다. 세종 27년(1445)의 『醫方類聚』는 한·중 의서 153종을 집대성해 질병 범주별로 계층화한 ‘초거대 파운데이션 데이터베이스’이자 지식 그래프의 전형이었다. 광해군 2년(1610) 허준의 『東醫寶鑑』은 방대한 빅데이터를 인간과 임상 중심으로 재편한 ‘파인튜닝과 UX 설계의 정수’다. 내경과 외형을 앞세워 몸의 근본을 먼저 보게 한 뒤 잡병, 탕액, 침구로 이어지는 직관적 진료 알고리즘을 완성했다. 특히 ‘治病’에 앞서 ‘養生’을 중시한 철학은 예방과 생활의학을 지향하는 현대 AI 헬스케어의 목표와 직결된다. 이 지식 체계는 한국 고유의 전문적·실용적 임상의학으로 심화되었다. 인조 22년(1644) 허임의 『鍼灸經驗方』은 독창적 수기와 실증적 임상 경험을 집대성하여 물리적 중재 알고리즘을 규격화한 침구 전문 솔루션이었다. 이어 정조 23년(1799) 강명길의 관찬의서 『濟衆新編』은 『동의보감』의 방대한 체계를 임상 위주로 압축하고 실용 약성을 보완하며 경량화의 물꼬를 텄다. 이는 19세기 황도연, 황필수 부자의 『方藥合編』으로 이어져 三統 체계와 藥性歌가 결합된 실용 핸드북으로 만개했다. 관찬의 기획이 민간의 실용성과 만나 이론과 처방이 하나로 연결된 한국 한의학 고유의 ‘학술적 임상의학’을 완성한 것이며, 이는 거대 모델을 진료 일선에 최적화한 온디바이스(On-device) 솔루션의 구현이었다. 나아가 1894년 이제마의 『東醫壽世保元』은 四象體質을 통해 획일적 처방을 탈피한 대혁신이었다. 환자의 다변수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개별 최적의 처방을 도출하는 현대 정밀의학이자 AI 초개인화 맞춤 알고리즘의 선구적 모델이다. 결국 데이터 주권 매핑(향약집성방), 온톨로지 집대성(의방유취), 인간중심 인터페이스(동의보감), 중재 기술 규격화(침구경험방), 학술적 임상의학 경량화(제중신편, 방약합편), 초개인화 맞춤의학(동의수세보원)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완벽한 AI 데이터 파이프라인이다. AI 시대 K-Med의 세계화는 선조들이 일궈놓은 이 정밀한 지식 구조와 임상 데이터를 현대의 알고리즘으로 온전히 되살려내는 일이다. 수천 년 임상 빅데이터와 고유의 침구 수기, 체질 맞춤 이론이 첨단 인공지능과 결합할 때, 한국 한의학은 전 세계인의 건강을 전인적으로 돌보는 초개인화 글로벌 헬스케어의 새로운 표준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것이다. -
“같은 통합돌봄, 사는 곳 따라 돌봄 연계 최대 4배 차이”[한의신문] 전국적으로 시행된 의료·요양 등 지역돌봄 통합지원제도에서 신청 이후 돌봄 연계 확정까지의 현황이 사는 곳에 따라 최대 약 4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지역별로 연계되는 서비스의 구성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병훈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광주시갑)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통합돌봄 신청 및 처리현황’에 따르면 올해 3월27일부터 8월31일까지 약 5개월 간 전국 통합돌봄 신청대상자는 9만3139명으로 집계된 가운데 이중 6만8715명이 연계확정, 신청 대비 연계확정 비율은 73.8%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대전이 82.3%로 가장 높았고 전남광주통합특별시 81.8%, 제주 81.3%, 부산 80.7% 순이었다. 반면 울산은 53.8%로 가장 낮았고 서울 64.4%, 대구 67.4%, 인천 68.2% 등이 뒤를 이었다. 가장 높은 대전과 가장 낮은 울산은 28.5%p로 약 1.5배 차이가 났다. 기초자치단체로 내려가면 차이는 더 커졌다. 신청자 100명 이상인 기초자치단체를 비교한 결과, 경북 경산시는 신청자 701명 가운데 666명이 연계확정돼 95.0%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던 반면 강원 속초시는 207명 가운데 49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23.7%에 그쳐, 두 지역의 차이는 71.3%p, 약 4배였다. 상위권에는 경산에 이어 전남광주 해남 92.4%, 부산 영도·전남광주 남구·강원 양양 각각 92.0%, 경기 여주·대전 유성 각각 91.5%, 경남 의령 91.4%, 충남 예산 90.8%, 경남 고성 90.3% 등이 이름을 올렸다. 반대로 하위권은 강원 속초 23.7%, 충남 아산 27.9%, 서울 강남 34.5%, 서울 동대문 34.6%, 울산 울주 39.9%, 경북 봉화 44.4%, 전남광주 강진 45.3%, 서울 강동·경기 광주 각각 47.8%, 강원 태백·삼척 각각 50.0% 순이었으며, 특히 전국 하위 20곳 가운데 서울 자치구가 강남·동대문·강동·은평·서초·중구 등 6곳 포함됐다. 같은 시도 안에서도 어느 시군구에 거주하느냐에 따라 편차가 나타났다. 강원은 속초 23.7%~양양 92.0%로 약 3.9배, 충남은 아산 27.9%~예산 90.8%로 약 3.3배, 서울은 강남 34.5%~동작 87.9%로 약 2.5배 차이를 보였으며, 경북은 봉화 44.4%~경산 95.0%로 약 2.1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강진 45.3%~해남 92.4%로 약 2.0배였다. 이 밖에도 전북 순창 56.3%~진안 89.3%, 울산 울주 39.9%~북구 70.0%, 경남 양산 62.2%~의령 91.4%, 충북 제천 59.6%~진천 84.6%, 대구 남구 59.0%~군위 81.8%, 인천 연수 54.6%~계양 75.5%였다. 지역별로 어떤 서비스가 많이 연계됐는지도 차이를 보였다. 보건복지부 제출자료상 연계확정된 서비스는 모두 23만2083건이었다. 유형별로는 일상생활돌봄이 10만1774건(43.9%)으로 가장 많았고, 건강관리 4만7887건(20.6%), 장기요양 2만7459건(11.8%), 주거복지 2만5792건(11.1%), 보건의료 1만7232건(7.4%), 기타 1만1939건(5.1%) 순이었다. 모든 시도에서 일상생활돌봄 비중이 가장 높았지만, 서비스별 구성비는 지역마다 달랐다. 일상생활돌봄은 대구가 56.8%로 가장 높고 세종이 32.7%로 가장 낮아 24.1%p 차이가 났다. 보건의료는 대전 15.9%·대구 3.0%로 약 5.3배, 건강관리는 서울 28.2%·대전 12.8%로 약 2.2배 차이를 보였다. 이와 함께 장기요양은 세종 18.8%·대구 6.1%로 약 3.1배, 주거복지는 제주 15.9%·인천 5.8%로 약 2.7배 차이가 났다. 유형별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도 일상생활돌봄은 대구, 보건의료는 대전, 건강관리는 서울, 장기요양은 세종, 주거복지는 제주로 서로 달랐다. 이와 관련 소병훈 의원은 “복지부는 통합돌봄이 전국 229개 시군구 현장에 안착하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이번 자료를 보면 신청 대비 연계확정 비율은 기초자치단체에 따라 20%대에서 90%대까지 차이가 나고, 연계되는 서비스의 구성도 지역마다 달랐다”며 “전국에서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는 것만으로 안착했다고 평가해서는 안 되며, 어느 지역에 살더라도 필요한 의료·요양·돌봄을 제대로 연결받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지역마다 여건이 다른 만큼 수치가 똑같을 수는 없지만,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지는 정부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며 “신청시점이나 대상자 특성의 차이인지, 행정처리와 인력의 문제인지, 지역에 실제 연결할 의료·요양·돌봄 서비스가 부족한 것인지 원인을 하나하나 점검하고, 취약한 부분에는 인력·재정·서비스 공급 등 필요한 모든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과학으로 보는 한약 이야기 20김호철 교수 경희대 한의대 본초학교실 교수 (주)뉴메드 대표이사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김호철 교수(경희대 한의대 본초학교실)의 ‘과학으로 보는 한약 이야기’를 통해 임상 현장에서 자주 제기되는 한약의 궁금증과 문제들을 하나씩 짚어가며, 최신 연구 결과와 한의학적 해석을 결합해 쉽게 설명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독자들이 기존의 한약 지식을 새롭게 바라보고, 실제 진료 현장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만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의사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약에 대한 관심이 깊다는 것을 느낀다. 본초를 전공하지 않았어도 임상 연차가 쌓일수록 약재의 품질을 꼼꼼히 따지는 이들이 많다. 산지를 묻고 채취 시기를 묻고 절단면의 때깔을 본다. 한약을 주요 치료 수단으로 쓰는 의사로서 당연한 관심이고, 나 역시 좋은 약재를 구하려는 노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다만 좋은 약재를 고르는 데서 관심이 멈춰서는 안 된다. 약재에 들어 있는 성분과 그 양은 가공하고 조제하는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다. 산지와 성분 함량을 따지는 만큼, 어떻게 약을 만들어야 필요한 성분이 환자의 몸에 들어가 작용할 수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같은 양의 아스피린, 최고혈중농도는 약 두 배 같은 아스피린을 같은 양으로 먹었는데, 최고혈중농도는 약 두 배 차이가 났다. 최고농도에 도달하는 데 걸린 시간도 한쪽은 1시간, 다른 쪽은 4시간이었다. 2022년 발표된 연구에서 성인 36명에게 인지질 복합 아스피린과 장용 아스피린을 각각 81mg씩 한 차례 투여한 결과다. 복합제는 장용정보다 혈중농도를 시간에 따라 합산한 총노출량도 44% 많았다. 혈소판에 대한 작용도 달랐다. 24시간 뒤 잔여 혈소판응집률의 중앙값은 복합제 47%, 장용정 80.5%였다. 수치가 낮을수록 혈소판 응집이 더 억제된 것으로, 복합제에서 억제 작용이 더 크게 나타났다. 이 결과가 장기 복용 시 심근경색 예방 효과의 차이까지 입증한 것은 아니지만, 유효성분과 투여량이 명확한 아스피린조차 제형에 따라 흡수와 약리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약은 성분표에 적힌 대로 곧바로 혈액 속에 들어가지 않는다. 제제에서 방출되고, 녹고, 흡수되는 과정을 거친다. 그렇다면 여러 약재를 함께 달이는 한약은 어떨까. 처방전의 약재 이름과 중량이 같으면, 환자의 몸에 들어가는 성분과 양도 같다고 할 수 있을까. 약은 효과가 있고 안전해야 하며, 일정한 품질을 유지해야 한다. 한약의 품질도 세 가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어떤 약재를 쓰는지, 그 안에 어떤 성분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가공하고 조제해 복용하는지다. 약재의 기원: 어떤 약재를 쓰는가 약재의 품질을 살필 때 먼저 확인할 것은 처방에서 의도한 기원종과 약용부위다. 당귀가 좋은 예다. 참당귀와 중국당귀는 단순히 한국산과 중국산의 차이가 아니다. 참당귀는 Angelica gigas, 중국당귀는 Angelica sinensis로, 식물의 종부터 다르고 성분 조성도 다르다. ‘어느 나라 당귀가 더 좋은가’를 묻기 전에 ‘어떤 당귀를 쓰려는가’를 먼저 정해야 한다. 같은 식물이라도 사용하는 부위가 중요하다. 전통적으로 마황의 지상부는 땀을 내는 데, 뿌리인 마황근은 땀을 멎게 하는 데 사용해 왔다. 청피와 진피처럼 열매의 성숙도에 따라 약재를 구별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같은 약재에 성분이 많고 적은 차이를 넘어, 서로 다른 약재로 구별해 사용하는 문제다. 산지와 등급을 따지는 것은 그다음이다. 좋은 약재를 고르는 일은 처방하려는 약재가 무엇인지 정확히 확인하는 데서 시작한다. 성분과 함량이 많다고 다가 아니다 같은 약재라도 산지와 재배 조건, 채취 시기와 생육 연수에 따라 성분의 조성과 함량이 달라진다. 약효에 기여하는 성분이라면 그 함량은 중요하다. 같은 중량을 처방해도 들어 있는 유효성분의 양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다만 성분이 많다는 말을 할 때는, 무엇이 많은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 품질검사에 쓰는 지표성분이 반드시 약효를 나타내는 성분은 아니다. 약재를 확인하거나 품질을 일정하게 관리하기 위해 측정하는 성분도 있다. 유럽의 생약 지침도 치료 작용에 기여하는 표지성분과 분석 목적으로 사용하는 지표성분을 구별한다. 따라서 지표성분의 함량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약효가 더 좋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유효성분이라도 함량과 약효가 늘 같은 비율로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가령 그 성분의 함량이 1%인 약재와 2%인 약재를 각각 10g씩 쓰면, 투입량은 100mg과 200mg이다. 그러나 약효까지 두 배가 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실제로 얼마나 추출되고 흡수되는지, 그 양에서 치료 효과가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살펴야 한다. 규격에 맞는 원료를 쓰는 것은 기본이다. 다만 함량의 하한을 정한 규격에서는 기준을 통과한 약재끼리도 성분량이 달라질 수 있다. 둘 다 규격품이라는 뜻이지, 같은 치료 효과가 입증됐다는 뜻은 아니다. 약의 품질을 관리한다는 것은 성분이 많은 원료를 찾는 데서 그치지 않고, 치료에 필요한 성분과 함량을 파악해 그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일이다. 약재는 꼼꼼히 고르면서, 조제에는 얼마나 신경 쓰는가 내가 특히 짚고 싶은 것은 조제와 제형에 대한 관심이다. 한의사들과 이야기하면서 느끼는 것은, 산지와 등급에는 관심이 많지만 그 약재를 어떻게 가공하고 달여서 복용하게 할 것인지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다는 점이다. 그러나 같은 약재를 같은 양으로 써도 조제 방법에 따라 환자가 복용하는 성분과 양은 달라진다. 부자는 가공이 안전성에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아코니틴과 같은 독성이 강한 성분은 가열하는 동안 가수분해되어 벤조일아코닌 등 상대적으로 독성이 낮은 성분으로 전환된다. 따라서 어떤 포제품을 쓰는지, 사용량과 전탕 조건이 적절한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좋은 산지에서 난 부자라는 사실이 적절한 포제와 전탕을 대신해 주지는 않는다. 대황은 달이는 방법과 사하작용의 관계를 보여준다. 사하작용에 기여하는 센노사이드 A는 전탕 중 추출되지만 가열에 의해 분해될 수도 있다. 한 실험에서는 센노사이드 A의 추출량이 최대가 되는 시간이 대황 분말은 10분, 절편은 40분으로 달랐으며, 사하활성도 그 함량에 비례했다. 이 연구의 조건에서 얻은 결과지만, 무조건 짧게 달이거나 오래 달이는 것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대황 몇 g을 넣었는지 만큼, 어떤 크기로 썰어 얼마나 달였는지도 중요하다. 박하와 강황도 같은 문제를 보여준다. 은교산 연구에서는 전탕 온도와 시간에 따라 박하의 멘톨 추출량이 달라졌다. 강황의 커큐미노이드는 물과 에탄올의 비율에 따라 추출량에 큰 차이가 났다. 원료에 들어 있는 성분이 조제한 약에 그대로 옮겨지는 것은 아니다. 탕·산·환의 선택도 중요하다. 물로 달여 찌꺼기를 버리는 것과 약재를 분말로 만들어 복용하는 것은 먹게 되는 성분의 구성이 다르다. 같은 약재를 같은 중량으로 처방해도 제형에 따라 실제 복용하는 성분과 양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제형은 복용의 편의와 함께 치료 목적을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 성분량의 차이가 모두 치료 효과의 차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조제 방법이 최종 약의 성분과 양을 바꾼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약재의 차이에는 민감하면서 약을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차이는 놓치고 있지 않은가. 좋은 약재를 고르는 꼼꼼함이 포제와 전탕, 제형의 선택까지 이어져야 한다. 좋은 약재에 대한 관심이 좋은 약으로 이어지려면 좋은 약재를 고르는 데 들이는 노력이 좋은 약으로 이어지려면, 조제 방법에 대한 연구와 정보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어떤 약재를 얼마나 달이고, 언제 넣으며, 어떤 제형으로 복용하는 것이 치료 목적에 적합한지 근거를 쌓아야 한다. 전통적으로 전해 온 조제법도 그 의미를 과학적으로 살펴, 한의사가 처방하고 조제할 때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는 한의사의 약에 대한 관심이 약재를 고르는 단계에서 멈추지 않았으면 한다. 산지를 묻는 꼼꼼함으로 포제와 전탕 조건을 묻고, 성분 함량을 따지는 만큼 환자의 몸에 무엇이 얼마나 들어가는지를 살폈으면 한다. 이러한 관심과 연구가 쌓여, 좋은 약재를 고르는 일부터 환자가 복용하는 약의 품질까지 뒷받침하는 제도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
자격은 이미 있는데, 준비는 되어 있는가?김은혜 가천대 한의과대학 조교수 <선생님, 이제 그만 저 좀 포기해 주세요> 저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한의사로서의 직분 수행과 더불어 한의약의 선한 영향력을 넓히고자 꾸준히 저술 활동을 하고 있는 김은혜 교수의 글을 소개한다. 최근 호스피스 지정기관 서류를 준비하며, 여러 날 생각이 많았다. 서류 하나하나를 채워 넣는 동안, 정작 마음에 걸렸던 것은 서류 자체가 아니라 그 서류 뒤에 서 있는 우리의 민낯이었다. 칸을 채우다 보면 자연스럽게, 우리가 정말 이 자리에 서도 되는 사람들인지를 스스로에게 묻게 되는 순간들이 있었다. 한의사는 법적으로 호스피스 전담 인력이 될 자격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그 자격이 현장에서 얼마나 실질적인 무게를 갖고 있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선뜻 자신 있게 답하기가 어려웠다. 마약성 진통제 처방권이 없으니 통증이 급격히 변할 때 즉각 대응할 수 있는 폭이 좁고, 호스피스가 포괄수가제로 운영되는 구조 안에서 한의 치료가 어디에 어떻게 자리해야 하는지도 여전히 애매하다. 소규모로 운영되는 한방병원이 많다 보니 인력 구조나 24시간 대응 체계를 촘촘히 갖추기도 쉽지 않다. 말기 암 환자를 안전하게 모실 준비가 시설과 약품 면에서 충분한지도, 자문해 보면 자신 있게 그렇다고 답하기 어려운 곳이 적지 않을 것이다. 감염 관리나 낙상 예방 같은 기본적인 안전장치 하나하나도, 막상 세세히 들여다보면 아직 다듬어야 할 구석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모든 것이, 굳이 누군가 지적하지 않아도 우리 스스로 이미 알고 있는 사실들이다. 실제로 확인해야 할 정보는 훨씬 많고 촘촘해 그래서였을까. 법적으로는 분명히 자격을 갖춘 인력인데, 실질적으로는 있으나 마나 한 존재로 여겨질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자 마음 한구석이 무거워졌다. 이름은 명단에 올라 있지만 정작 그 이름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스스로도 선뜻 말하기 어렵다면, 그것은 자격의 문제라기보다 준비의 문제에 가깝다. 그리고 그 무게를 다른 누구의 탓으로도 돌리기 어렵다는 사실이 더 오래 남았다. 침 치료가 암성 통증 관리에 근거를 가진 치료법이라는 사실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쌓여 있다. 그럼에도 정작 임종을 앞둔 환자 곁에서 그 근거를 제도 안에서 온전히 펼쳐 보이지 못하고, 오히려 급여 기준을 벗어나지 않도록 매 순간 조심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면, 문제는 근거의 유무가 아니라 그 근거를 현장의 역량과 자격, 제도로 연결시키지 못한 우리 안에 있을 것이다. 좋은 근거를 갖고도 그것을 온전히 펼쳐 보이지 못하는 상황만큼 안타까운 일도 없다. 그런데 ‘있으나 마나 하다’는 말 앞에서, 나는 동시에 다른 질문 하나를 떠올리게 된다. 실제로 나는 지금 한·양방 협진이 가능한 병원에서, 말기 암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하거나 그 용량을 조절할 권한은 나에게 없다. 하지만 바로 그 환자에게 근거에 기반해 침 하나를 놓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그 약에 대해 누구보다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지금 이 환자가 어떤 마약성 진통제를 쓰고 있는지, 용량은 그동안 어떻게 조정되어 왔는지, 어떤 부작용을 겪고 있는지, 최근 며칠간 통증의 흐름은 어떠했는지, 돌발성 통증은 얼마나 자주 나타났고 그때마다 추가 진통제(PRN)가 얼마나 들어갔는지, 그리고 그 약이 경구인지 패치인지 정맥인지— 만약 패치 제형이라면 교환 시점 즈음엔 혈중 농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져 환자가 평소보다 더 아파할 수 있는데 오늘이 바로 그 시점은 아닌지까지, 하나하나 확인한 뒤에야 비로소 침을 놓을 자리와 강도를 가늠할 수 있다. 진통제는 그저 하나의 예시일 뿐, 실제로 확인해야 할 정보는 이보다 훨씬 많고 촘촘하다. 자격에 걸맞은 역량을 채워 넣는 일 ‘불명확’ 처방권이 없다는 사실이, 그 약을 몰라도 된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처방권이 없기 때문에, 그 약이 지금 이 환자의 몸 안에서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를 스스로 더 정확히 읽어낼 수 있어야 안전하고 근거 있는 치료가 가능해진다. 이 지점에서 나는 동료 한의사들에게 묻고 싶어진다. 협진 현장에서 환자를 마주할 때, 우리는 정말 이만큼의 정보를 확인한 뒤에 침을 놓고 있는가. 아니면 그저 ‘한의사도 참여하고 있다’는 명목만 채우며, 정작 그 환자의 몸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는 눈감고 있는 것은 아닌가. 협진이라는 제도 위에 서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그 자리에 설 자격이 저절로 채워지지 않는다. 결국 이 문제는 교육으로 되돌아간다. 방금 나열한 것과 같은 수준의 정보를, 지금 협진 현장에 있는 한의사들이 당연하게 확인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확인법을 정식으로 배운 적이 있는지부터 되짚어야 한다. 한의대 교육과정 안에서 완화의료와 호스피스를 다루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통증 평가와 다학제 협진, 임종 돌봄 커뮤니케이션 같은 실무 역량을 배울 기회가 학생 때부터 마련되어 있는지를 먼저 물어야 한다. 물론, 해당 지식들이 교육과정에 들어가 있음은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고 있는 사람으로서 잘 알고 있다. 반면 그와 동시에, 현 교육의 주소가 어떠한 지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죽음을 앞둔 환자와 가족 앞에서 어떤 말을 건네야 하는지, 다른 직역과 어떻게 정보를 주고받아야 하는지는 이론 강의 몇 시간으로 채워지는 역량이 아니다. 그리고 이미 임상 현장에 나가 있는 한의사들에게는, 이 영역의 최신 지견과 실무를 익힐 체계적인 재교육 과정이 있는지를 물어야 한다. 지금은 관심 있는 개인이 알아서 학회를 찾아다니거나, 뜻이 맞는 동료들끼리 스터디를 꾸리는 정도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무엇보다, 이 낯설고도 급성장하는 영역에서 누가, 어떤 내용으로, 어떤 방식으로 교육을 설계하고 제공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지금 우리에게 얼마나 준비되어 있는지를 되물어야 한다. 자격은 이미 법전 안에 있는데, 그 자격에 걸맞은 역량을 채워 넣는 일은 아직 누구의 책임인지조차 뚜렷하지 않다. 왜 준비하지 못했느냐고 서로를 탓하게 되지는 않을지 호스피스와 완화의료는 요즘처럼 뜨거운 관심을 받은 적이 없다. 고령화와 존엄한 삶의 마무리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맞물리며, 이 영역은 앞으로도 계속 커질 수밖에 없는 시장이다. 그리고 최근 몇 년간 의료계를 둘러싼 여러 사건들을 떠올려 보면, 한의계가 이런 뜨거운 감자 같은 제도권 한복판에 이미 발을 들여놓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결코 당연하지도, 흔하지도 않은 기회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제도 밖에서 아무리 목소리를 높여도 닿지 않던 자리에, 지금은 어쨌든 이름 하나는 걸쳐 있는 셈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 귀한 자리를, 정작 제대로 써 보지도 못한 채 방치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훗날 이 영역이 지금보다 훨씬 커지고 나서야, 그때는 왜 준비하지 못했느냐고 서로를 탓하게 되지는 않을지 걱정스럽다. 자리는 한번 내어주고 나면 다시 되찾기가 훨씬 더 어렵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여러 차례 지켜보지 않았던가. 인력 신고서에 이름 한 줄 적는 일이 무의미해지지 않으려면, 그 이름 뒤에 실제로 서 있을 수 있는 역량이 함께 채워져야 한다. 그 역량을 어디서부터, 누구를 위해, 어떻게 길러낼 것인지를 지금부터라도 진지하게 논의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모처럼 얻은 이 제도권 안의 자리마저 다음번에는 스스로 내어주게 될지도 모른다. 자격증 한 장으로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시절은 이미 지났다. 지금 이 물음에 답하지 못한다면, 다음 세대의 한의사들은 아예 이 질문을 던질 기회조차 얻지 못할 수도 있다. 서류를 준비하며 마음에 남았던 무거움도, 결국 이 물음 앞에서 비롯된 것이었다는 생각을 하며 글을 마친다. -
미등록 이주민에도 ‘국제수가’…같은 질환 진료비 최대 17.5배 격차[한의신문] 의료관광 등을 목적으로 국내 의료기관을 찾는 외국인에게 적용되는 ‘국제수가’가 의료취약계층인 미등록 이주민에게도 적용되면서 진료비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제 주요 상병의 외국인 환자 1인당 평균 진료비를 비교한 결과 최대 17.5배까지 격차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윤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립대병원의 외국인 진료현황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외국인근로자 등 의료지원사업 진료현황’을 비교·분석한 결과 비교 대상 13개 주상병에서 국립대병원 외국인 환자의 1인당 평균 진료비는 의료지원사업 환자보다 약 1.6배 높았다. 진료수가는 의료기관이 환자 진료에 따라 받는 비용으로 △건강보험·의료급여 등 법령과 고시에 따라 정해지는 보험수가 △의료기관이 자체적으로 정하는 일반수가·국제수가 등으로 나뉜다. 국제수가는 일반적으로 의료관광 등을 목적으로 국내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외국인 환자에게 적용된다. 문제는 국립대병원마다 국제수가 적용 대상과 산정기준이 다르고, 일부에서는 미등록 이주민에게도 국제수가를 적용한다는 점이다. 의원실이 각 국립대병원에 질의한 결과 부산대학교병원 본원과 서울대학교병원, 전남대학교병원은 미등록 이주민에게 국제수가를 적용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부산대병원 양산분원을 비롯해 강원대·경북대·경상국립대·전북대·제주대·충북대·충남대병원은 일반수가를 적용했다. 특히 부산대병원은 본원은 국제수가, 분원은 일반수가를 적용해 같은 국립대병원 내에서도 기준이 달랐다. 김 의원은 이에 2023~2025년 국립대병원 외국인 진료현황과 같은 기간 외국인근로자 등 의료지원사업 진료현황을 비교했다. 의료지원사업은 의료보장제도의 혜택을 받기 어려운 외국인에게 의료급여 수가를 적용하고 총진료비의 90%를 1회 300만원·연간 600만원 범위에서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원금액 상위 20개 상병 가운데 환자 수가 5명 미만인 상병을 제외한 13개 주상병의 외래 진료현황을 합산한 결과, 국립대병원 외국인 환자는 1021명으로 총진료비 20억6841만원, 1인당 평균 202만6000원이었다. 의료지원사업 환자는 627명으로 총진료비 7억7511만원, 1인당 평균 123만6000원이었다. 국립대병원 외국인 환자의 평균 진료비가 약 1.6배 높은 셈이다. 질환별 격차는 더 컸다. 급성 충수염(K35)은 국립대병원 외국인 환자 21명의 1인당 진료비가 약 60만2000원으로 의료지원사업 환자 41명의 약 3만4000원보다 17.5배 높았다. 폐렴(J18)도 각각 약 61만5000원과 5만5000원으로 11.1배 차이가 났으며 △담석증(K80) 6.0배 △발목을 포함한 아래다리 골절(S82) 4.1배 △정상임신의 관리(Z34) 4배 등의 격차를 보였다. 이번 비교는 동일 상병의 환자 1인당 평균 진료비를 비교한 것으로 환자의 중증도·세부 진료내역·의료기관 종별 차이 등은 반영되지 않았다. 김윤 의원은 “기계적으로 국제수가를 외국인 모두에게 일률 적용하면 진료비 부담이 큰 취약계층이 피해 볼 여지가 있다”며 “국제수가 자체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이용 목적과 경제적 여건을 고려해 적용기준을 보다 세분화하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응급·중증질환이나 출산처럼 의료 필요성이 높은 경우에는 비용 부담 때문에 필요한 치료를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세심한 적용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