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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뉴멕시코 주, 자연요법 의사 일차의료 진료 허용[한의신문=최성훈 기자] 미국 뉴멕시코 주에서 자연요법 의사들에게 일차의료 진료 자격을 부여하는 면허 발급 보장 법안이 통과됐다. 뉴멕시코 주 입법심의회는 자연요법 의사 진료법을 통과시킴에 따라 자연요법 의사들은 오는 2020년 7월부터 뉴멕시코 의료위원회(New Mexico Medical Board)로부터 일차의료 제공자로서 의사면허를 발급받게 된다고 미국 라스 크루세스 선 뉴스가 최근 보도했다. 이에 자연요법 의사들은 의사자격 국가고시와 약물처방 관련 주법 및 약사시험 통과, 전문의로서의 자질과 도덕의식 등을 갖추면 면허를 발급받게 된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이 같은 결정은 뉴멕시코 주 지역은 일차의료를 담당하는 의사 수에서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데다 동양의학을 비롯한 자연요법의 우수성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질병의 예방을 막고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인구 3500명 당 일차의료 제공자 1인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카이저 패밀리 재단이 2018년 1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뉴멕시코주의 일차의료 제공자는 필요 인력의 23%에 불과해 의료인 부족 지역으로 지정 된 상황. 하지만 미국가정의학회는 일차의료의 장점에 대해 △환자 입원 횟수 경감 △치료 중복 방지 △치료기술 적정 사용 등으로 미국 성인 한 명당 의료비 비용을 33% 절감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라스 크루세스 선 뉴스는 “자연요법 의사는 증상을 억제하기보다는 질병의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개인화 된 치료 계획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한다”며 “치료를 위한 섭식과 양생도 제공된다”고 밝혔다. -
성남시 ‘100세 시대’ 건강정책 방향…7일 심포지엄[한의신문=최성훈 기자]성남시(시장 은수미)는 오는 11월 7일 오후 3시~5시 시청 한누리에서 ‘100세 시대 건강관리, 건강도시가 답이다’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을 연다. 의료 분야 전문가 5명과 공무원, 일반시민 등 모두 200여 명이 모여 100세 시대를 살기 위한 중장년층의 건강 정책 방향, 수정·중원구 원도심과 분당구 간 건강 격차 해소 방안, 건강도시 사업 연계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대한민국건강도시협의회 학술위원회 위원장인 고광욱 고신대 교수가 좌장을 맡고, 의사회·한의사회·치과의사회의 추천을 받은 전문가 3명의 주제발표가 이어진다. 왕민정 신경과 의사가 ‘치매 예방으로 건강한 노후 즐기기’를, 김제명 한의사가 ‘갱년기 건강관리 무엇이 중요한가?’를, 고재훈 치과의사가 ‘100세까지 튼튼한 치아 관리법’을 각각 발표한다. 은수미 성남시장, 이중의 성남시의료원장, 주제 발표자 등 5명이 패널로 나와 중년기 이후 건강관리와 시책 연계에 관한 각각의 의견을 내고 집중 토론을 벌인다. 참여 시민들과 질의 응답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심포지엄에 앞선 오후 2시 30분 고령친화종합체험관과 수정·중원·분당구보건소는 치매 예방 체험과 치매안심센터 홍보 활동을 한다. 시는 이날 나온 의견을 모아 공공의료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
“경영학의 전문성 접목해 한의학 발전에 이바지할 것”[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지난달 18일 고려대학교 현대자동차경영관에서 열린 ‘2019 소비자분야 통합학술대회’에서 ‘한의의료소비자의 행복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김보민 청연한방병원 수련의로부터 연구의 의미와 향후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국내 소비자 관련 최고 학술대회에서 발표자로 나서게 됐다. 계기는? 현재 청연한방병원 한방내과 전문수련의로 근무하면서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경영대학원 MBA 과정 재학 중이다. ‘한의의료소비자의 행복’을 주제로 석사학위 논문을 준비하던 중 지도교수님의 권유로 2019 소비자분야 통합 학술대회에 참여하게 됐다. ◇발표를 마친 소감은? 소비자분야 통합 학술대회는 한국소비자학회, 한국소비문화학회, 한국소비자광고심리학회, 한국소비자정책교육학회가 공동 주관하며 논문의 질적 수준과 규모 측면에서 국내 소비자 관련 최고의 학술대회다. 금번 학술대회에는 윤석헌 금융감독원 원장의 기조 강연을 시작으로 11개의 학술논문세션과 포스터세션이 진행됐다.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연구자들이 각자 관심 있는 주제의 세션에 참석해 자유롭게 토론하고 교류하는 문화가 매우 인상 깊었다. ◇의료 마케팅에 대해 아직 한의 쪽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감이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현대 소비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마케팅은 매우 친숙한 학문 분야다. 그러나 서비스 생산성과 수요·공급 전략의 관리, 브랜드 전략에 따른 마케팅 믹스와의 조화, 고객관계관리(CRM), 인카운터 관리 등 마케팅을 통한 고객 가치의 창출은 단순히 한의학만을 전공해서는 발휘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특히, 추상화된 수준의 명제와 경험적 수준의 연구가설 사이의 논리적 관계를 올바르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방법에 근거한 연구들이 수행돼야 하며 이를 통해 한의 의료 마케팅에 특화된 이론이나 모형이 다양하게 도출돼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최근 한의계에서도 소비자 중심의 마케팅 전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므로 향후 한의 의료 마케팅 분야가 양적·질적으로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 중간 결과를 발표했는데 내용에 대해 소개해 달라. 이번 연구는 ‘한의의료소비자의 행복’을 주제로 의료소비자가 겪은 행복한 소비 경험에 대한 심층 면담을 진행하고 수집한 자료를 대상으로 내러티브 분석을 수행해 한의의료서비스에서 소비자행복의 개념적 체계를 도출했다. 한의의료서비스 소비자행복을 의료진의 진료·간호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의료 내적 원천’과 의료의 본질적 행위 이외의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의료 외적 원천’으로 나누고 행복의 원천을 ‘의료서비스의 결과 및 과정’, ‘고객 관리’, ‘대안적 소비행위’, ‘감각적 요소에 대한 음미’의 4가지로 분류했다. 이후 각각의 원천에서 ‘본원적 소비’, ‘맞춤형 소비’, ‘고객 케어 소비’, ‘신념 기반 소비’, ‘실패 복구 소비’, ‘향유적 소비’의 6가지 세부 유형을 도출하고 관련 내러티브를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이번 연구가 향후 한의 의료 서비스 제공에 미칠 영향 등 의미는 무엇일까? 이번 연구는 의료서비스에서 소비자 행복 유형을 도출한 최초의 연구로서, 의료계에서는 생소한 개념인 소비자행복 경험을 의료소비자의 관점에서 체계를 수립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또 기존의 연구들이 의료서비스 제공자 중심에서 의료기관 선택요인, 재구매의도 등에 대해 탐구했다면, 이번 연구는 의료소비자의 관점에서 구매의사 결정과정 전반의 소비자 행복 경험에 대한 종합적인 해석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본 연구의 결과는 의료소비자 중심의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데에 있어 중요한 이론적?관리점 및 시사점을 제공할 것이며 국내 의료 마케팅 분야에 소비자행복의 논의를 시작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향후 계획 및 포부는? 현재 국내외의 많은 연구들을 통해 한의 의료가 서양의학이나 타 국가의 전통의학과 비교해 안전성과 효과성 등 여러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이 입증되고 있다. 이러한 한의 의료의 경쟁력이 상당히 저평가돼 있으며 이 때문에 공공보건에 기여하는 폭이 매우 한정적이라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향후 한의의료소비자, 한의의료마케팅에 대한 심화학습을 통해 한의 의료의 잠재적 장점을 경영학적 전문성에 기반해 드러낼 수 있는 연구로써 한의학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 -
韓 의료이용 OECD 1위…지속가능성에 의문[한의신문=윤영혜 기자]한국의 의료이용량이 OECD 1위로 파악돼 현 보건의료체계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30일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이명수 자유한국당 의원,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이 공동 주최해 ‘지속가능한 미래 보건의료체계’를 주제로 열린 제13회 보건의료포럼에서 박은철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제8분회장은 “우리나라의 보건의료체계가 지속가능성에 심각한 문제를 갖고 있어 내년말까지 보건의료발전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며 국내 보건의료의 현주소를 진단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우리나라의 의료이용량은 외래방문 수치가 17로 나와 OECD 24개국 중 1위로 조사됐다. 이는 OECD 평균인 7.5의 두 배가 넘는 수치로 우리 국민은 한 달에 한번 외래 진료를 받는다는 의미다. 일인당 입원일수는 2위, 평균 재원일수도 2위로 조사됐다. 1위 국가는 일본이다. 일인당 의료비의 경우 OECD 평균 보다는 낮았으나 지속적으로 상승 추세인 것으로 파악됐다. 박 분회장은 “우리나라는 급성 질환이나 암과 같은 생명과 직결된 의료의 질에 대해서는 수치가 좋으나 1차 진료나 정신질환 관련해서는 수치가 나쁜 것으로 조사됐다”며 “그 외에도 보건인력이 적고 시설이나 장비가 특히 많은 것으로 파악됐는데 이는 의원급에서 상급병원과 경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실이 이러한데도 보건복지부의 관련 기본법은 4개인데 이 중 다른 법안들과 달리 보건의료기본법만 보건의료발전계획이 수립되지 않았다”며 “사실상 정부가 보건의료체계에 대한 미래구상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속가능한 미래 보건의료체계 혁신을 위한 로드맵에 담길 내용으로 ‘인구 정책’과 관련해서는 △초고령화 △저출산 △저성장 △지능정보사회를 꼽았다. ‘보건의료정책’으로는 만성질환관리, 환경질환 관련, 자살 예방, 공중보건 위기, 감염관리, 취약계층 지원, 의료이용 합리화, 건보 재정 건전성, 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진료비 지불제도 개편, 일차의료 활성화, 상급종합병원 재정립, 요양병원과 시설 연계 등을 제안했다. 박 분회장은 로드맵과 관련해 “미국의 경우 보건복지부가 관리하는 게 아니라 CMS 라는 내부 부처가 해당 플랜을 만들어 상향식으로 정책이 만들어진다”며 “한국도 지역사회 기반 사람중심의 통합 보건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권순만 한국보건경제정책학회 부회장은 “정부 주도의 많은 계획들은 지나치게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막히는 부분이 있다”며 “지역사회 주민 니즈에 부합하려면 더 분권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현재 지역사회에서 노인들에 대한 보건, 요양, 복지 서비스 등을 추진하고 있는데 지자체의 역할이 거의 없는 상태에선 안 맞을 수밖에 없다”며 “궁극적으로 환자 중심으로 가려면 지자체 역할을 확실히 높이는 등 지금의 구조를 완전히 바꿔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신현웅 보건사회연구원 보건정책연구실장은 “계획의 필요성은 인정하는데 실제 진행과정에서의 어려움 때문에 결국 말의 성찬에서 그치는 면이 있다”며 “이해관계자들이 합의를 보지 못하는 모습도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김헌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지난 2000년 보건의료발전계획에 대한 근거가 마련됐지만 법에 의한 계획은 나오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미래 보건의료의 방향성에 대한 문제의식은 갖고 있고 지속가능성의 필요성에도 공감하고 있는 만큼 로드맵을 검토하고 계획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
제1호 한의약 신의료기술 탄생“한의학 기술로 돼 있는 감정자유기법은 그 범주(신의료기술)에 든다는 내부 전문위원들 평가가 있어 신의료기술로 평가됐다.” 이는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이영성 원장의 말이다. 의학박사인 이영성 원장은 지난 달 8일 열렸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마찬가지로 의학박사인 윤일규 의원(더불어민주당·충남 천안시병)의 ‘감정자유기법’의 신의료기술 등재 여부를 묻는 질문에 위와 같이 답변했다. ‘감정자유기법’이 양의계와 국회 등 전방위적인 문제 제기를 극복하고, 제1호 한의약 신의료기술로 고시됐다. 2007년 신의료기술평가제도가 도입된 이후 한의약 신의료 기술로 인정받기는 처음이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지난 24일 ‘감정자유기법’을 신의료기술로 고시(보건복지부 고시 제2019-232호)했다. 공식적인 기술 명칭은 ‘경혈 자극을 통한 감정자유기법’이며, 사용 목적은 부정적 감정 해소 등 증상 개선이고, 사용 대상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이며, 시술 방법은 경혈 자극과 확언을 활용하여 준비단계, 경혈 자극 단계, 뇌조율 과정을 반복하는 것으로 적시됐다. 지난 6월 26일 신의료기술로 결정 된 이후 무려 4개월 만에 고시로 발표됐다. 한의계 경사로 받아들여야 할 쾌거이나 실제 감정자유기법이 신의료기술로 고시되기까지는 몇 년여에 걸친 꾸준한 노력의 결실이다. 감정자유기법은 강동경희대학교 한방병원 정선용 교수가 지난 2015년에 신의료기술로 첫 신청해 뜻을 이루지 못했으며, 그 이후 임상 활용 및 연구를 통해 효과와 안전성 확인 등을 거쳐 2018년에 재신청한 것이 이번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하고 유효한 기술로 심의, 결정되기에 이르렀다. 첫 신청 후 결과를 받아 들이고 포기했다면 어찌됐을까. 하지만 정 교수는 결코 포기하지 않고 감정자유기법을 한의 신의료기술로 인정받는데 필요한 근거와 자료 구축에 매진했다. 근거를 통해 감정자유기법의 유효성을 설명하고, 양의사들이 대거 포진한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의 위원들을 이해시킨 산고 끝에 첫 한의 신의료기술을 탄생시켰다. 신의료기술로 고시된 감정자유기법은 향후 복지부와 심평원 등의 협의를 통해 건강보험 급여 등재 과정을 밟게 된다. 급여 항목에 등재될 때 비로소 그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게 되는 셈이다. 한의의료기관의 입장에서는 신의료기술을 이용해 치료함으로써 환자들의 건강증진에 나서는 것은 물론 수가 반영으로 인한 경영 개선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되며, 환자들의 입장에서는 감정자유기법으로 치료받음으로써 사라지지 않는 내면의 부정적 감정 증상을 개선시키는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제1호 한의약 신의료기술의 탄생은 앞으로 제2, 제3호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가교 역할을 담당케 될 것이다. -
한의임상과 혈액 검사 <完>내가 어렸을 때 2020년 우주의 원더키디라는 만화가 있었다(이러고 보니 나도 옛날 사람인 된 것 같아 서글프다). 스토리는 아빠를 구하기 위해 외계 행성에서 외계종족과 싸우고 탈출한다는 내용으로 유치원에서 초등학교 저학년이었던 나에게는 마치 인터스텔라나 그래비티 급의 깊은 인상을 안겨준 애니메이션이었다. 2020년이면 나도 우주선을 타고 누구를 찾아 나설 줄 알았다. 그런 2020년이 바로 내년이다. 2020년이면 우주선을 타고 다른 행성에서 외계인을 만날 줄 알았지만, 아직 그런 날은 오지 않을 것 같다. 그 사이 의료 진료 현장은 어떻게 변하였는가? 스마트폰으로 건강을 관리하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면서 의료기기 업체들은 스마트폰으로 다양한 헬스케어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기기와 서비스 개발에 나선 상태다. 스마트폰의 보급과 인구 고령화 및 의료비 절감을 위한 예방 중심의 헬스케어 트렌드가 부각되면서 모바일 헬스케어 시장 규모가 급격히 커지고 있다. ICT 기반 건강관리, 국민 의료비 30조원 절감 예상 ICT기반 건강관리 서비스는 국민 의료비를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삼성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ICT기반 건강관리 서비스를 통하여 2020년 국민 전체 의료비는 30조원 절감될 것으로 예상하였다. 또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병원내 전체 진료 및 대기시간 감소 등으로 향후 5년간 1조352억원의 기회비용이 아래 표와 같이 절감될 것으로 봤다1). 의사나 간호사들을 비롯한 의료공급자들도 갈수록 커지는 환자들의 목소리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과거에는 의사 개인의 능력은 전문지식과 기술로만 충분히 측정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환자와의 소통능력도 중요한 평가자료로 삼는 곳이 많다. 변화하는 의료 환경에 스스로 변하고자 노력하고 있는가? 진료과정에서 환자와 의사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면 신뢰감을 형성할 뿐 아니라 환자의 근심을 덜어주고 시술의 만족도와 효과를 높여 준다.2)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따라 다양한 생체 정보를 활용하고, 환자에게 스스로 체크하게 교육하면서 진료 교육하는 이 시기에 우리 한의계는 어떤 노력을 해 왔는가? 변화하는 의료 환경에 스스로 변해가고자 노력하고들 있는지, 고전을 통한 새로운 의료기술이나 다양한 치료방법, 한약 제형의 다변화에 대해서 스스로들 반성하면서 새롭게 도약하고자 하는 노력들을 하고 있는가? 스스로도 많은 반성을 하게 된다. 좁은 진료 공간에서 본인의 손과 귀, 눈으로만 환자를 관찰하고 조금 더 자세하고 정확하게 환자를 평가할 노력을 하였는가? 본인이 하고 있는 진료 성과에 대해 맛집의 비법처럼 혼자만 또는 가족, 지인들만 알고 있고, 다른 동료 한의사들과 공유할 노력을 하려고 하였는가? 현재 한의계에서는 좀 더 시대에 맞는 진료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다. 진단기기에 대한 꾸준한 노력과 제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일반 로컬 한의사들도 본인의 진료 성과를 증례 보고화하는 노력들을 한의계 각각에서 공론화하고, 함께 발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얼마 전에 있었던 한의증례연구학회 등이 좋은 예다/관련 사진 참고).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검사부터 공부하고 활용 2040년경에는 지금의 진료 현장이 어떠한 모습으로 바뀌어 있을지 모르겠다. 아마 지금처럼 그대로일 수도 있고, 좀 더 한의사가 사용할 수 있는 검사기기 들이 많아지면서, 한의사들의 진료 활동 영역이 넓어지고, 의료 현장에서 한의의료의 파이가 커질 수 있다면 그것만큼 한의사로서 밝은 미래가 없을 것이다. 이러한 미래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지금 우리가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검사부터 공부하고 활용하는 것이 출발점이 아닐까한다. 혈액검사를 비롯한 소변검사 및 초음파 등등. 비록 의료 수가를 청구 받을 수 없고, 양방 협진이 어려울 수도 있지만, 진료 현장에서 계속해서 사용하고, 이를 활용한 치험례 등을 논문화하여 공유한다면, 필자가 생각하는 한의계의 밝은 미래는 오지 않을까 싶다. 참고문헌 1.중앙일보,“모마일헬스케어개막”,http://article.j oins.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11285800 2. u-Healthcare 서비스 환경에서의 통합의료정보시스템 구축방안 연구.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2 '14 Vol. 14 No. 5 -
趙憲泳(1900~1988)의 醫學思想(5)의학은 당연히 하나의 학문으로서 진실을 탐구하는 철학적, 과학적 특성을 가지고 있는 반면에, 그 의학이 당시 속해 있는 사회의 시대성을 충실히 반영하여 변화해 나가는 측면도 함께 가지고 있다. 한국의 근대화 과정에는, 조선 말기 사회가 가지고 있었던 내적 모순과 부조리를 능동적으로 극복해내지 못한 상황에서 일본 제국주의의 강점을 당하여 비정상적인 사회 구조와 문제점들을 그대로 내포한 채 이끌려 온 어두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한의학의 경우도, 19세기말 개화와 함께 서양의학을 받아들이면서 1894년에 醫科取才가 폐지되고 이후 전통적인 한의학 교육을 담당하였던 典醫監도 없어지는 등의 변화를 겪는다. 한의학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점차로 줄어드는 가운데 대한제국은 국가체제를 다시 정비하여 醫學校官制, 醫學校規則, 病院官制, 病院細則 등을 제정 반포하고 廣濟院을 설치하여 한의와 서의를 동등한 지위에서 발전시키고자 하였으나, 이마저도 1905년 을사늑약 이후 유명무실하게 되고 廣濟院에서 한의사들이 축출되기에 이르렀다. 이 무렵 최초의 근대식 국립 한의학 고등교육기관인 同濟學校 설립도 일제에 의한 한의학 소외를 벗어나기 위한 작은 몸부림에 불과했다. 개항 이후 선교사들에 의하여 서양의학이 소개되고 이어서 일본의 의사들이 한국에 유입되어 병원이 설립되면서 빠른 속도로 서양의학이 한국에 정착하게 되었으며, 1910년 한국병합늑약 이후로는 총독부의 본격적인 지원 하에 서양의학은 한국의 주류 의학으로 자리 잡게 된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와 그 충격에 대하여 한의계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한의학을 근대식 의학의 모습으로 탈바꿈하기 위하여 노력하게 된다. 한의계는 한국병합늑약 직후 朝鮮醫師硏鑽會, 醫學講究會 등의 단체를 결성하고 新舊醫學講習所, 東西醫學講座 등을 통하여 한의학 교육을 시행하였으며, 당시 洪鍾哲은 본인이 설립한 公認醫學講習所를 통하여 근대식 교육과정을 확립하고 최초의 근대식 한의학 잡지인 『漢方醫藥界』를 창간하여 학술 활동을 전개해 나가기도 하였다. 1920년대 이후로는 한의계 대표 단체인 東西醫學硏究會를 중심으로 교육 및 학술 활동이 진행되었는데, 이러한 자구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의학이 주류 의학으로 편입되기에는 여전히 요원한 상황이었다. 1930년대 들어서 조선총독부의 의료 정책이 한의학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활용하는 방향으로 바뀌기는 하였으나, 이는 만주사변과 태평양전쟁을 앞두고 의료수요가 늘어난 배경 속에서 한의학의 일부를 채용하여 공급을 맞추려고 하는 일시 방편의 하나였으며, 한의학의 핵심적인 원리와 가치를 인정하지 않은 채 효용성만을 따져서 부분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기만적인 개량주의에 불과한 것이었다. 따라서 조선총독부는 일제강점기 동안 한의사면허 제도와 고등교육기관의 설립을 일체 허용하지 않았다. 趙憲泳, 의료계몽 활동의 연장선에서 한의학 인식 趙憲泳은 이러한 시기인 1934년 10월에 東西醫學硏究會가 그동안의 부진함을 일신하기 위한 振興大會를 열고 任員을 개편하는 자리에서 전격적으로 한의계에 투신하여 이후 활발한 활동을 해나간다. 당시 한의계를 주도하던 인물들은 대부분 晴崗 金永勳과 같이 조선말기의 醫官 출신이거나 洪鍾哲과 같이 민간에서 오랫동안 한의원을 운영하였던 의원이거나 근근이 유지되던 몇몇 醫學講習所에서 배출된 사람들이 전부였다. 이에 비하여 趙憲泳은, 비록 어려서부터 한의학에 조예가 있었던 사대부 집안에서 성장하였고 개인적으로 유학 시절부터 틈틈이 한의학을 공부하였으나, 동경 와세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수학, 졸업하고 이후 신간회 활동에 매진한 경력으로 보면 기존의 한의계 인물들과 배경이 달랐다. 근현대 한의학 역사에서 한의학이 아닌 다른 전공자들이 대거 한의과대학에 입학하고 한의사가 되어 활동을 시작한 시기는 1990년대 초반부터였다. 당시 상황을 직업적으로 한의사가 선망의 대상이 되어 그 기대감 때문으로 한의학계에 타 전공자들이 몰려든 것으로 분석하기도 하나, 결과적으로 한의학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고 한의학의 토양을 풍부하게 바꾸었다는 점에서는 주목해야 할 사회 현상이었다. 물론 다른 전공의 경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한의학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한의학의 가치를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한의학이 대중들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에 대하여 수요자의 입장에서 가감 없이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 趙憲泳은 자신이 추구하는 의료계몽 활동의 연장선에서 한의학을 인식하였으며, 한의학이 민중의 건강과 행복에 기여할 수 있는 훌륭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하였다. 또한 그의 실천은, 주로 한의학의 장점을 역설하고, 당시 주류의학으로 자리 잡은 서양의학을 한의학에 융합하여 설명함으로써 한의학의 과학화에 대한 불필요한 비판을 차단하고 한의학 부흥의 당위성을 수립하는 데에 집중되었다. 『通俗漢醫學原論』, 한의 교재용 개발 역사에 중요 특히 당시 전문 의학의 서비스로부터 소외되어 있던 민중들이 쉽게 한의학을 이해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간편하게 한의학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여 한의학에 대한 대중들의 친밀감을 높였다. 수년 간 전국을 순회하며 한의학 강좌를 진행한 것도 한의학의 우수성을 알리고 전문 인력의 양성하는 데에 많은 기여를 하였다. 또한 『通俗漢醫學原論』은 한의학의 근대식 교육에 맞는 교과서로서의 구성 형식과 내용을 가지고 있어서 한의학 교육용 교재 개발의 역사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저작이다. 의학은 실용학문이면서 종합학문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관련 다른 학문 분야의 성과들을 토대로 발전하게 된다. 한의학도 마찬가지로 주변 학문들과 소통하고 융합하면서 발전해 나갈 수밖에 없다. 자연과학, 인문사회학, 현대의학 등과의 협력뿐만 아니라 의료 관련 정책 연구와 사회적 이슈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도 필요하다. 趙憲泳의 경우 신간회의 민족주의 사회운동에 참여하면서 당시 일제강점기의 사회에 대한 인식과 통찰을 가지게 되었으며, 이것이 이후 스스로 한의학을 공부하고 펼쳐나가는 데에 큰 밑바탕이 되었다. 또한 그가 제헌국회의원으로서 한의사제도의 수립에 큰 역할을 한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한의학의 핵심 가치를 정확히 짚어내고 한국의 의료 환경 속에서 한의학이 훌륭히 기여할 수 있음을 당시 정부와 정치권에 역설한 결과인 것이다. 납북 이전까지의 趙憲泳에 대한 연구는 앞으로 더 진행되어야 할 것이며, 이러한 연구를 통하여 21세기 한의학의 모습을 다시 돌아보고 미래의 나아갈 방향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 (413)故노정우 교수(1918∼2008)의 사위 윤동원 원장(가야한의원, 미국 LA 소재)과 따님 노효신 선생께서 기증한 자료 속에서 ‘鍼術麻醉手術報告書’라는 제목의 18쪽짜리(표지 포함) 보고서를 발견했다. 이 보고서는 1972년 9월11일 경희대학교의과대학부속한의원(경희대 부속한방병원을 의미함. 당시에는 한의과대학이 의과대학에 소속됨)에서 작성한 것으로 되어 있다. 이 자료는 鍼術麻醉手術經緯(院長 盧正祐, 敎授 柳根哲 작성), 鍼術麻醉實施報告書(유근철 작성), 趙宗允(청계의원) 執刀醫師 手術所感, 手術補助 醫師 김정수 所感記, 한의과의원 유근철 외래조교수의 침술로 마취수술하는 것을 보고 기사실을 아래와 같이 기술한다(관람자 대한한의사협회 회장 朴承九 작성), 침술마취 참관기(한의학과 조교수 崔容泰 작성), 침술마취 참관기(한의학과 전임강사 李秀鎬 작성), 침마취 충수염 수술 참관기(서울대 의과대학 해부학교실 교수 李明複 작성)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가운데 외부 참관자라고 할 수 있는 서울대 의대 해부학교실의 李明複 敎授가 작성한 參觀記가 보다 객관적일 수 있다고 보아 이를 아래에 全載한다. ○환자는 35세의 강○○였고, 만성 충수염으로 진단받았다. 시술은 1972년 9월9일에 淸溪病院에서 이루어졌다. 환자는 만성충수염 환자로서 맹장부의 자각적 둔통과 약간의 압통이 있고, 신열은 별로 없으며 맥박수는 1분에 60회 정도이고, 외견상 건강해 보였으며 안색은 약간 창백하였다. 사용한 穴은 복부 우측의 天樞, 大橫, 五樞, 상지 우측의 合谷, 하지 양측의 三里, 三陰交, 太衝이었다. ○경과: 오후 8시경에 환자를 수술대 위에 눕히고 上記穴에 5호 정도 1.6촌의 침을 삽입하고 오후 8시10분에 유근철 선생 자신이 연구하여 제작하였다는 무통전자침기를 사용하여 8volt의 전류를 통하기 시작했다. 통전 45분 즉 8시55분에 시술 통전 30분 정도로 마취가 되기 시작하여 45분 후에는 右側顔面, 上肢, 胸部, 腹部, 下肢의 膝關節보다 上部가 麻醉되었다. 通電 中止後는 右合谷, 腹部의 鍼을 拔取하고 下肢의 三里, 三陰交, 太衝의 鍼을 계속 留鍼하였다. 麻醉 途中 또는 완료 후 환자의 기분을 물어보니 기분이 침 놓기 전보다 더 좋아지고, 이상 특히 고통은 전혀 없다고 한다. 脈搏은 약간 促進되었고 70∼80 정도였다. 觸覺은 多少 鈍化하여 있으나 물체가 닿는 것을 잘 안다고 한다. ○충수절개수술 경과: 근육 이완제 3cc 신근육 주사 침마취는 痛覺만 完全麻醉하고 근운동이나 근긴장을 이완시키지 않아 근육 이완제 주사가 필요하다. 수술준비 완료하여 수술개시 9시15분 수술완료는 9시55분. 40분 정도가 소요되었는데, 盲腸의 癒着이 있어서 수술이 지연되었다. 수술 추진 중 환자는 침착하고 동통이나 고통 유무를 問議한즉 고통은 전혀 없다고 하고 정신상태는 완전 정상이었다. 수술 완료 후 맥박은 80 정도이고 우측상하지에 힘이 평상시와 같다고 하고, 수술 15분 정도 후에 입원실로 걸어갈 수가 있었다. 환자는 기분이 좋고 머리가 여전히 시원하다고 한다. ○所感: ①이 電氣鍼 麻醉實驗은 완전 성공적이다. ②柳根哲 先生이 考察製作한 無痛電子鍼機械는 우수하다고 본다. ③전기침 마취가 우수한 마취법이고 임상적으로 이용할 수가 있다. ④환자의 건강상태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본다. ⑤외국에서는 電氣鍼麻醉 前에 鎭靜劑, 前處置를 한다고 하였으나 이번 실험에는 그런 前處置를 하지 않았어도 麻醉가 完全히 되었다. ⑥수술 후 환자의 회복이 빠를 것으로 본다. -
“한의학 발전, 다른 분야와의 협력·연대 통해 한의학 창조해 나가야”최근 김종영 경희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한의학의 근현대 발전상을 담는 것은 물론 사회학자의 관점에서 현재 한의계가 처한 위기 및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하이브리드 한의학: 근대, 권력, 창조’라는 제하의 책을 발간해 눈길을 끌고 있다. 본란에서는 김종영 교수로부터 이 책을 저술하게 된 배경과 더불어 향후 한의학이 발전하기 위한 방안 등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Q. 이번에 출간한 책은 어떤 책인지? 이 책은 근대한의학의 탄생을 다루고 있다. 구체적으로 한의학의 과학화, 산업화, 세계화, 제도화를 창조적 유물론(creative materialism)으로 설명한다. 한의학에 대한 기존의 설명은 패러다임론이 우세했는데, 이러한 관점은 한의학이 과학·양의학과의 결합을 설명하지 못한다. 이 책은 한의학과 과학·양의학의 결합이 현실적으로 그리고 논리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한의학의 근대화, 제도화, 법제화 과정뿐만 아니라 한의학이 실험실, 진료실, 산업현장에서 어떻게 창조적으로 탈바꿈하고 인프라 권력을 확장하는지도 함께 보여주고 있다. 한의학이 억압받고 식민화된 지식에서 전문적이고 글로벌한 의학체계로 발전했기 때문에 한의학은 한국 근대를 이해하는데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다. 저는 한의학의 근대를 통해 한국 근대를 창조적-갈등적 신(新)집합체로 재해석하고 한다. 따라서 이 책은 근대 한의학의 탄생을 통해 한국 근대를 보다 깊게 이해하려는 시도이다. Q. 많은 분야 중 한의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한의학의 과학화, 산업화, 세계화는 대단히 매력적인 주제일 뿐만 아니라 우리의 관습적 사고를 수정할 것을 강요한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한의학-양의학, 전통-근대, 동양-서양 등의 이분법적 사고로 한의학과 근대를 이해한다. 한편으로 한의학은 과학, 양의학, 국가와 싸우면서 지난 100년 동안 성장했다. 또 다른 한편으로 한의학은 과학과 양의학과의 적극적인 만남을 통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한의대 교육과정만 봐도 양의학과 과학의 내용이 3〜40% 정도 된다. 한의학의 근대화는 갈등과 창조를 동시에 동반하면서 자신의 인프라 권력을 확장시키는 과정이다. 이는 연구자에게는 대단히 매력적이고 연구의 혁신을 요구한다. 이를 통해 한국의 근대 과정을 일반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사회과학자에게는 큰 숙제이기도 하다. 이런 매력적인 부분들이 한의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다. Q. 집필하면서 어려운 점들은? 이 책은 <지배받는 지배자: 미국 유학과 한국 엘리트의 탄생>, <지민의 탄생: 지식민주주의를 향한 시민지성의 도전>과 더불어 저의 <지식과 권력 3부작>의 마지막 책이다. 이 세 책 중 <하이브리드 한의학: 근대, 권력, 창조>가 가장 힘들었다. <지배받는 지배자>는 미국 유학현상을 질적 종단연구로 통해서 분석한 책으로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수년에 걸쳐 인터뷰를 통해서 자료를 수집했다. 또한 <지민의 탄생>은 4가지 사회운동(삼성백혈병 사태, 광우병 촛불사태, 황우석 사태, 4대강 사업사태)의 과정에 직접 뛰어들어 현장연구를 통해 자료를 수집했다. 이 두 책도 물론 힘들었지만 이 책이 훨씬 더 힘들었다. 왜냐하면 이 책을 위해 저는 실험실 참여관찰, 한·양방협진 참여관찰, 의료 산업체 참여관찰 등 대단히 어려운 과정을 거쳤다. 사회학자가 한의학과 과학을 동시에 배우면서 실험현장과 의료현장을 분석적으로 다루기가 대단히 힘들었다. 맨 땅에 헤딩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또한 한국 의료사회학과 의료인류학 분야에서 이런 종류의 현장연구의 전통이라는 것이 없다. 누구도 걸어보지 않았던 길을 처음으로 걷는다는 것이 너무나도 힘들었던 것 같다. 굉장히 긴 시간동안 자료를 수집하고 집필을 해서 이 책이 나왔을 때 저는 무수한 기억들로 감정이 요동쳤다. Q. 이 책을 통해 전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지? 한의계는 지난 100년 동안 과학, 양의학, 국가와의 관계정립에 있어 대단히 혼란스러운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 책은 그 관계정립에 대해 머리를 맑게 해주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 관계들을 이해하는데 사회과학, 인문학, 과학기술학과 같은 학문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며, 또한 역사와 사회 속에서 한의학의 진화를 이해해야만 한다. 한 마디로 한의학의 성장과 진화는 갈등, 창조, 협력의 다중적인 과정을 거친 새로운 인프라 권력의 탄생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한의학이 앞으로도 어떻게 성장하고 진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생산적인 관점도 제공하고 있으며, 한의학을 넘어 한국 의료계 전반에 대해서도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저는 한의학의 과학화, 세계화, 산업화를 연구하기 위해 한의사들만 만난 것이 아니다. 양의사, 과학자, 기업인, 정부정책관계자 등을 만났다. 한국 의료계는 지난 수십년 동안 서로 갈등하며 성장했다. 이 책에서는 한국 의료계가 의료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서로를 존중하며 공존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또한 이를 넘어 이 책은 한의학과 양의학 간의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소통이 가능하며 이는 두 의료 진영에도 상당한 이점을 준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사회 전체적으로 저는 우리를 억압한 근대에 대해 이제 해방을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근대(또는 근대성)는 무엇보다 한국인들에게 억압이었다. 근대는 한국인들에게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낳았고, 우리는 아직도 이를 극복하지 못한 듯하다. 한국 근대의 아버지는 서구(또는 과학)이고, 우리는 거세당할 위협을 느끼며 서구가 제시한 사회 모델과 질서 체계를 따라가야 한다는 집단적 억압에 시달려 왔다. 이런 부정적이고 억압적인 근대에 대한 무의식은 근대 초기 한국이 경험했던 뼈아픈 역사적 패배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그러나 한국은 해방 이후 산업화와 민주화로 대별되는 근대를 성공적으로 성취했다. 근대를 통해 우리는 고통받았지만 우리는 아픔을 통해 성장했다. 한의학의 근대화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 이를 잘 보여주고 있는 분야이다. 저는 이 책을 통해 근대라는 억압에 대한 치료이자 해방을 보여주고자 했는데 가장 적절한 모범이 한의학이라고 생각했다. Q. 사회학자로서 한의계 역사를 살펴본 느낌은? 한의학의 역사는 투쟁과 창조의 역사다. 일본 제국주의뿐만 아니라 해방 후 국가와 양의학에 의해 엄청남 억압과 핍박을 받았다. 한의계는 이에 굴하지 않고 싸우고 또 싸웠다. 90년대 한약분쟁을 집단적으로 체험한 한의계는 ‘집단’이 중요하다는 것을 처절하게 배웠다. 2010년대에는 천연물신약 분쟁이 있었고 아직도 한의계는 양의계와 정부와 싸우고 있다. 한의계는 싸움만 한 것이 아니라 한의학을 부단하게 창조해 왔다. 한·중·일 세 나라를 비교하면 한의학이 가장 다양하게 발달한 나라는 한국이다. 한의계는 의료현장에서 다양한 유파들이 공존하며 꽃을 피워 왔을 뿐만 아니라 과학화, 산업화, 세계화를 통해 다른 영역을 창조적으로 개척해 왔다. 한의계의 후배들과 후학들도 선배들이 이룩한 처절한 투쟁의 정신과 부단한 창조의 정신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Q. 한의학의 발전을 위한 필요한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전체적으로 이제까지 한의학은 잘해 왔다. 하지만 한의계의 기대 수준은 훨씬 높을 것이다. 한의계는 한국에서 가장 우수한 집단에 속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의계에는 인재들로 넘쳐난다. 이런 점에서 한의계는 축복받았다고 보아야 한다. 하지만 한의학이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보다 공격적으로 다른 분야와의 협력과 연대를 통해서 한의학을 창조해 나가야 한다. 임상, 연구, 산업 모두 중요하지만 산업 분야가 특히 블루오션이다. 이를 위해서는 연구개발 분야에서 좀 더 인재를 키우고 산업화를 위해 공격적인 지원과 투자가 있어야 한다. 가령 저는 한의학의 산업화를 연구하기 위해 여러 기업인들과 개발자들을 만났다. 그 중 한 곳이 아모레퍼시픽이다. 아시다시피 아모레퍼시픽의 히트 상품은 ‘설화수’라는 한방화장품이고 1년 매출액이 1조가 넘는다. 하지만 설화수의 개발자는 경희대 한의대이다. 당시 태평양화학(현재 아모레퍼시픽) 연구개발팀은 경희대 한의대에 의뢰해 설화수를 만들게 된다. 그러나 설화수의 개발로 인해 경희대 한의대가 얻은 보상은 너무나 적다. 90년대 말 설화수가 개발될 때 한국에 지적재산권이라는 개념이 없었고 경희대 한의대는 설화수라는 처방을 거의 무상으로 준 것이나 다름없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의 서경배 회장의 재산은 7조6000억원(2018년 기준)으로 이건희, 서정진, 이재용에 이어 한국 4위의 부자다. 포브스 발표 기준으로 세계 222위의 부자이다. 글로벌 자본가로서의 서경배 회장의 부상에는 설화수의 대성공이 큰 역할을 했다. 법률적으로 저는 설화수의 이익에 어떤 배분이 이루어져야 할지 모르지만, 도의적으로는 아모레퍼시픽이 경희대 한의대에 지적재산권으로 1조 이상을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혹자들은 설화수 처방 아이디어가 그렇게 큰 가치를 지니냐고 의문을 가질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지식경제에서는 아이디어가 대단히 중요하다. 구글의 알고리즘 공식을 만든 지식이 수백조의 가치로 발전하는 것이다. 좋은 아이디어 하나가 조 단위의 이익을 발생시킬 수 있는 지식경제의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설화수뿐만 아니라 다양한 한의약제품들은 일종의 지식경제다. 제 책에서 다루고 있는 ‘천연물신약 분쟁’도 이런 지식경제에서 나오는 이익에 관한 갈등으로 풀이된다. 한의계가 앞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산업화를 위해 공격적인 지원과 투자를 해야 한다. 중국이 무한한 시장을 제공하고 있고, 정부와 기업도 한의학의 무한한 가능성을 바라봐야 한다. 이를 위해서 한의계의 리더십은 대단히 중요하다. 한의계의 리더들은 산업과 글로벌리제이션에 대해 열린 시각을 가지고 보다 공격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 한의학의 지식경제에 대해 눈을 크게 뜨고 비전과 실행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를 위해 인재를 키워야 하고 후배들을 위해 선배들이 지원을 해야 한다. 한의학의 연구개발이 발전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한의계의 성공한 선배들이 후배들을 위해 장학금과 연구비를 지원하고 한의학의 2차 부흥을 이끌어야 한다. 예를 들어 류근철 박사는 한의학 1호 박사로서 큰 성공을 거뒀고 카이스트에 578억원을 기부했다. 저도 류 박사님이 살아계실 때 카이스트에서 직접 뵌 적이 있다. 제가 한의학에 대해 카이스트에서 발표를 했는데 이 때 제 발표를 듣기 위해 참석했었다. 제가 발표 도중 손바닥을 펼치면서 설명을 했나 보다. 바로 앞에 앉아있는 류 박사가 제 발표를 듣고 나서 여러 코멘트를 했떤 기억이 있다. 제가 기억나는 코멘트는 제 손금이 당신께서 보신 손금 중에서 가장 좋다고 했고 앞으로 큰 성공을 할 것이라는 말이었다(웃음). 당시 류 박사님을 뵙고 서로 교감이 좋아서 차후에 만나면 한의대 학생들을 위해서 도움을 좀 주시라는 말씀을 드리려고 했는데 그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돌아가셨다. 대단히 훌륭하신 분이셨는데 딱 한 번만 뵈어서 안타까웠다. 저는 앞으로 한의학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제2, 제3의 류근철 박사, 이영림 원장, 청강 김영훈 선생의 자제분들과 같이 한의계에 통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여러 사람들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전적으로 한의계의 선배들과 리더들의 역할이다. 너무나 우수한 한의대 인재들이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인재는 대학에서 길러진다. ‘설화수’와 ‘스티렌’의 대성공에서 알 수 있듯이 한의학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대학에서 인재를 키우기 위해 한의계 선배들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한의대 학생들이 차후에 서경배 회장이나 중의학 분야에서 노벨상을 받은 투유유와 같은 인재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4차 산업혁명과 지식경제에서는 인재들이 가장 중요하고 한의계는 보다 더 공격적으로 인재들이 모여 있는 한의대에 지원하고 투자해야 한다. Q. 기타 하고 싶은 말은? 저는 이 연구를 위해 한의계, 과학계, 정부관계자, 기업인 등 수백명을 만났다. 지면을 통해 그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이 책을 통해 저는 한의계가 처한 문제들을 심도있게 이해하고 분석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들은 한의계 사람들 누구나가 고민하고 풀고 싶은 문제들일 것이다. 이 책이 한의계의 오랜 고민과 숙제를 푸는데 조그마한 기여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임신한 비만 여성의 식이조절, 효과적인가?[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의 ‘근거중심한의약 데이터베이스’ 논문 중 주목할 만한 임상논문을 소개한다. ◊ KMCRIC 제목 임신한 비만 여성의 식이조절이 임상적으로 효과적인가? ◊ 서지사항 Flynn AC, Dalrymple K, Barr S, Poston L, Goff LM, Rogozi?ska E, van Poppel MN, Rayanagoudar G, Yeo S, Barakat Carballo R, Perales M, Bogaerts A, Cecatti JG, Dodd J, Owens J, Devlieger R, Teede H, Haakstad L, Motahari-Tabari N, Tonstad S, Luoto R, Guelfi K, Petrella E, Phelan S, Scudeller TT, Hauner H, Renault K, Sagedal LR, Stafne SN, Vinter C, Astrup A, Geiker NR, McAuliffe FM, Mol BW, Thangaratinam S; i-WIP (International Weight Management in Pregnancy) Collaborative Group. Dietary interventions in overweight and obese pregnant women: a systematic review of the content, delivery, and outcomes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Nutr Rev. 2016 May;74(5):312-28. doi: 10.1093/nutrit/nuw005. ◊ 연구설계 식이조절과 운동요법을 비교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대상으로 수행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 연구. ◊ 연구목적 임신 중 비만에 식이조절 시행 시 방법론적으로 연구설계의 타당성과 효과를 규명하기 위함이다. ◊ 질환 및 연구대상 임신, 과체중, 비만. ◊ 시험군중재 과체중(BMI>25kg/m²) 또는 비만(BMI>30kg/m²)인 여성이 식이조절만 하거나 식이조절과 운동요법을 병행함. ◊ 대조군중재 식이조절을 하지 않음. ◊ 평가지표 영양 함유량, 출산, 식이방법을 조사하여 식이 및 생활습관 조절을 통해 평가변수들을 추출했다. ◊ 주요결과 · 임신 영양 변화(지방 섭취 감소, 단백질 섭취 증가, 혈당 저하, 설탕 섭취 감소, 섬유질 섭취 증가 등) · 섭취 음식의 변화(과일, 채소 섭취 증가 등) · 식습관의 변화(건강식과 전통식으로 개선) · 임신 체중 증가 · 조산이나 흡연을 한 임산부들의 태아 체중 증가 ◊ 저자결론 여러 가지 방법의 건강한 식이조절을 통해서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임산부들에게 임신 체중 증가를 감소시켰을 뿐 아니라 다양한 임상적인 개선을 얻을 수 있었다. ◊ KMCRIC 비평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여성들은 임신 중에 산전 및 산후 우울증[1], 거대아[2], 사산[3], 선천성 기형[4], 소아 비만[5] 등 다양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PRISMA 관련 기준[6]에 근거하여 선정한 13건의 무작위 대조군 비교 임상시험 자료를 이용하여 식이조절과 생활습관의 변화가 과체중 또는 비만한 임산부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평가를 시도했다. 각 리뷰들은 다양한 방법론을 제시한 것이 특징적이다. 가장 많이 이용하는 식이조절 방법은 국가에서 추천하는 건강 식이 권고안으로 BMI에 의거한 것이다. 그중 임산부를 위한 내용은 2건에 해당한다[7-11]. 임신성 당뇨 환자가 저혈당 식이를 하는 것과 하지 않은 것을 비교한 RCT 연구에서는 식이조절이 혈당 수치를 조절해 임신 중 체중 증가(gestational weight gain, GWG)를 감소시킨다고 보고했다[12]. 고혈압 관리를 위한 가이드라인(the 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 DASH)을 따라 식이조절을 하는 것도 혈압, 지질, 공복혈당 등을 낮추는 유의한 결과가 있었다[13]. 그 외에 히스패닉 여성 등 문화적으로 맞춤화 된 생활습관으로 체중이 증가한 경우 임신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보고한 연구도 있었다[14]. 저자도 밝히고 있지만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여성들에 대해 정확하게 확립된 식이조절 가이드가 없어서 기간, 신체활동, 식이상담, 식이조절의 타이밍, 산전/산후 관리 등 다양한 변수들로 인해 객관화시키기 어려운 점이 많다. 이 논문에는 BMI 관련한 모든 여성들의 기록이 포함되지 않은 점이 아쉬운 점이다. 실제로 임신과 관련한 연구는 많은 제한이 있다. 다만, 임신 중 전통적 식이조절을 했으나 체중이 심하게 증가한 경우에는 향후 따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체계적 문헌고찰을 했지만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임산부들에게 적절한 식이조절 방법의 근거가 부족하여 임산부 건강을 위한 일반적 식이조절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향후 많은 제한이 있겠지만 이러한 가이드라인이 개발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KMCRIC 링크 http://www.kmcric.com/database/ebm_result_detail?cat=SR&access= S201605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