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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국가 의료경쟁력 강화 위해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제한 없어야[편집자 주]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을 담은 법안이 지난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상정됐다. 한의신문은 대한한의학회 수석부회장을 맡고 있는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이재동 교수에게 한의사가 의료기기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와 한의학에서의 진단의 의미 등에 대해 들어봤다. [한의신문=민보영 기자] Q.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을 담은 법안이 지난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됐다. 한의사 의료기기에 대한 양의사의 주요 반대 논리는 의료기기가 한의학 고유의 진단 도구가 아니라는 주장인데, 여기에 대한 생각은? A. 한의학에 대한 이해 부족이다. 질병치료를 위해 정확한 병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은 한방과 양방이 다를 수 없다. 어떻게 한의사가 보는 디스크와 양의사가 보는 디스크가 다를 수 있나? 동일한 질병에 대해서는 한의사나 양의사 모두 다르지 않기 때문에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라는 공통된 질병코드를 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단지 한의사는 ‘질병치료 접근법’에 있어 양의사와 달리 질병자체에 대한 치료뿐만 아니라 몸의 문제점을 개선해서 몸 스스로 질병을 치료하도록 하는 몸 치료라는 플러스 알파의 치료법을 더 가지고 있다 보니 양의사의 눈에는 한의사는 단지 몸의 문제점에서 나타나는 맥이나 설태 등 생체반응이나 증상만을 가지고 진단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의학은 질병 치료를 위해 질병자체에 대한 진단과 치료를 소홀히 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개발돼온 다양한 진단기기가 제도적으로 사용이 제한돼 왔기 때문에 질병의 상태 파악을 위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단지 사용을 하지 못했을 뿐이다. 예를 들어 허리 통증환자가 병원에 내원했다면 통증의 원인이 디스크 탈출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 요부 염좌로 인한 것인지에 따라 치료의 방법과 예후가 달라지기 때문에 현대의료기기를 이용한 질병의 정확한 상태 파악은 한의사에게도 대단히 중요하다. 다시 말하자면 과학기술의 발달로 개발된 의료기기는 ‘질병’의 병리적 상태를 파악하고 치료하기 위한 것으로 과거에 쓰던 기술이 아니므로 지금도 쓰지 말라고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논리이다. 정부는 이 문제를 이익단체의 주장에 귀 기울일 것이 아니라 국민건강과 국가 의료 경쟁력 강화를 위해 결정해야 할 것이다. Q. 한의학적 질병치료 접근법에서 질병 치료와 몸 치료 두 가지 측면이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신다면. A. 무릎 통증 환자를 예로 들면, 한의학적 치료법은 무릎 자체의 부종과 통증개선을 위한 치료(표증치료) 및 무릎에 통증이 생긴 몸의 문제, 즉 심폐 기능이 약해지면서 대사력이 떨어져 체중이 늘어나면서 무릎에 하중이 증가했다거나 간신의 음기가 부족해져 무릎이 약해지면서 통증을 가중시킨 원인치료(본증치료)가 있다. 이때의 치료는 표증과 본증의 완급 정도에 따라 선후를 결정하게 되는데 표증치료는 무릎자체의 통증이나 부종 개선을 위한 약물이나 무릎 주위의 기능개선을 위한 국소적인 침 치료를 한다. 본증 치료를 위해서는 원인에 따라 심폐기능이나 간신기능을 개선하는 약물을 처방하며, 침구치료는 사암침법 등을 이용해 장부의 기능 개선으로 무릎을 강화하거나 역학적으로 무릎에 하중을 줄여준다. 이때에도 좀 더 정확하고 효율적인 진료를 위해서는 무릎의 상태 즉 연골이 얼마나 닳았는지, 관절 내에 부종이 얼마나 심한지, 또한 혈액 속의 염증수치가 얼마인지에 따라 한의학적 치료가 달라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의료기기 사용이 제한됨으로써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Q. 교수님은 현재 학회 수석부회장도 맡고 계시지만,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척추관절센터장으로서 현대의료기기를 이용한 임상도 많이 하시는 걸로 알고 있다. 소개 부탁한다. A. 그렇다. 현재의 제도로는 경희의료원과 같이 양방과 같이 있는 병원에서만 의뢰를 통해 가능하다. 경희대 한방병원에서는 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환자의 경우 MRI 검사를 통하여 병변 부위를 정확하게 파악한 후 침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디스크를 예로 들자면, 디스크가 돌출되면 추체가 안정성을 잃으면서 추체양측 횡돌기와 척추후관절에 부착된 인대나 근육들이 긴장을 하게 되고 경결되게 된다. 이러한 경우 침을 이용하여 경결 부위를 이완시키고 소통시키는 치료가 중요한데 환자의 체격이나 비(肥)수(瘦)에 따라 치료위치가 달라질 수 있다. 때문에 MRI검사를 통해 병변의 위치를 확인한 후 독맥에서 양측 후관절과 횡돌기까지 거리를 측정하여 자침 위치를 결정하고 그 위치에서 후관절과 횡돌기까지의 깊이를 계측한 후 침 치료를 시행한다. 이 침법은 실제 임상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병원 내에서 ‘관침요법’이라고 명명하여 활용하고 있다. 관침요법으로 명명한 이유는 침구학경전인 ‘영추경 관침편’에 골질환인 골비증 치료에 응용되는 전통 침자법을 계승시킨 것이다. 여기에는 5자법, 12자법 등 의료기기가 없던 시대인 데도 비교적 정확하게 해부학적 위치에 따른 침법이 기술되어 있다. 이는 우리 한의학에 해부학적 근거가 적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정확한 치료를 위해서는 현대의료기기를 이용한 진단이 필요한 대목이다. Q. 마지막으로 한의사 회원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A. 올해로 한의사 생활을 한지 30년이다. 지금까지 임상을 해오면서 한의학은 대단히 훌륭한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수년간 한의계가 점점 어려워 지는 것은 한의학이라는 학문의 문제가 아니라 의료환경과 제도적인 문제로 본다. 2000년대 초 한의학의 전성기가 있었다. 이때만 해도 한의의료 실손보험 가입자가 상당히 있었고 또한 양방도 현재처럼 급여항목이 확대되지 않았기 때문에 양방과 비교해서 비용대비 효능(cost-effctiveness)에 경쟁력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에는 제도적으로 실손보험에서 한의진료가 배제되고 양방의 다수 의료 행위가 급여화되면서 한의약은 환자들에게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먼 의학처럼 여겨지게 됐다. 정부나 공공기관에게 한의학을 잘 봐달라고 부탁하는 게 아니다. 최소한 한의학과 양의학이 지금처럼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합하지 않도록 제도적인 절차를 만들어달라는 얘기다. 엄연하게 한의학과 양의학을 다른 시스템으로 둬 놓고도, 제도적 지원이나 정책은 한 쪽에 불리하게 돼 있다. 이 부분이 바로잡혔으면 좋겠다.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은 그 시작이 될 수 있다. -
“장애인 주치의제의 한의약 참여는 선택 아닌 필수”1500명 이상 장애인 진료한 청한 김이종·김지민 한의사 장애인 회송에 한의학 약점 없어… 주치의 역량 문제 장애인 건강권 교육에 인권 부분 꼭 선행돼야 [한의신문=최성훈 기자] 지난 2014년 1월 ‘장애인 독립진료소’가 개소했다. 참의료실현 청년한의사회(이하 청한)와 인권단체가 장애인들의 건강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해 공동으로 설립한 것이다. 이를 통해 청한 한의사들은 2주 1회씩 일요일마다 장애인들을 치료하면서 이들과 의료 연대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런 만큼 장애인 치료에 있어 많은 임상을 경험한 김이종 청한 회장과 김지민 한의사는 “장애인 건강 주치의제에 있어 한의약의 참여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지난 2014년 1월부터 올해에 이르기까지 이들이 독립진료를 통해 진찰한 누적 장애인 수만 해도 무려 1500명이 넘는다. 그런 그들이기에 장애인 치료에 있어 한의약의 우수성을 직접적으로 체감했기 때문이다. 다음은 김이종 청한 회장과 김지민 한의사와의 일문일답. Q. 장애인 진료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김이종 청한 회장, 이하 김 회장)2009년부터 한의의료활동 들풀에서 의료진으로 참여해오던 혜화장애인독립진료소를 청한이 이어서 맡게 된 것이다. 들풀 인원수가 많지 않아서 운영하는데 애를 먹어서 그런지 우리한테 참여 의사를 묻게 됐다. Q. 처음 장애인 치료를 할 때 가장 힘든 부분은 무엇이었는가. (김 회장)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몸이 불편하다 보니 발음이 불명확해 못 알아 듣는 경우도 있었다. 장애 정도가 심한 환자의 경우 한의사랑 의사소통이 안 되다 보니 따로 통역해주시는 분까지도 있었다. 하지만 처음에만 그랬을 뿐 우리가 알아 들으려고 두 번, 세번 귀를 기울이며 노력하다 보면 신기하게 또 잘 들리더라. (김지민 한의사, 이하 김)처음에는 저도 장애인들이랑 얘기해본 적이 없다보니 큰일이다 싶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들과 빨리 친해질 수 있었다. 장애인 단체에서도 권고했던 게 조금은 힘들더라도 환자 본인이랑 소통을 해야 한다고 했다. 보호자나 활동보조인들을 통해 의사전달을 하면서 치료하면 한의사 입장에서는 편하겠지만 장애인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하더라. Q. 장애인들에게 가장 많이 나타나는 증상은 무엇인가. (김 회장)등 통증을 호소하는 장애인들이 제일 많다. 또 허리나 목, 어깨 등과 같은 근골격계 질환이 많다. 누워 지낸다던지 안 좋은 자세로 있다 보니까 경직이 많이 일어난다. 이밖에도 소화불량이나 배뇨장애, 우울증과 같은 내과 질환, 신경정신과적 질환도 많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다면. (김 회장)섬유근육통을 가진 한 장애인 환자였다. 섬유근육통은 양방쪽에서 난치질환이다. 이 분도 양방병원에서 계속 치료를 받았다고 하는데 개선이 되지 않고 통증이 더욱 심해졌다고 한다. 그러다 우리 독립진료소에 오셔서 침 치료도 받고 한약 치료도 받았다. 그러자 한약 치료와 침 치료로 서서히 개선이 되더라. 지금은 우리 한의원에 오셔서 꾸준히 진료를 받고 있다. (김)장애인 독립진료소가 시작됐을 때는 장애인 인권 운동을 하는 장애인들이 많이 왔었다. 그러다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니 장애인 운동선수들이 많이 왔다. 운동을 업으로 하시는 분들이다 보니 몸 관리에 관심이 많으시더라. 무리한 연습으로 대부분 관절통을 호소했는데 선수 한 분은 지난 3월부터 진료를 꾸준히 받았다. 그 덕에 지난달 전국체전에 가서 좋은 성적을 냈다. 그 분의 주치의가 된 기분이어서 즐거웠다. Q.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말에 시행되는 장애인 주치의제에서 한의약은 배제가 됐다. (김 회장)굉장히 아쉬운 부분이다. 한의계 뿐 아니라 의료계, 치과계, 간호학계가 함께 만든 일차보건의료학회에서도 한의약을 활용한 장애인 진료 매뉴얼(임상진료지침)도 많이 만들어 냈다. 또 장애인들도 한의약에 대한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 그럼에도 한의약이 배제된 것에 대해서는 안타깝다. Q. 일각에서는 장애인 신체 특성상 급격하게 상태가 악화될 수 있으므로 대학병원으로의 이송과 같은 의료전달체계에 약점을 보이기 때문에 배제됐다는 시각도 있다. (김 회장)잘못된 시각이다. 로컬 현장에서는 한의원 뿐 아니라 의원도 마찬가지다. 꼭 한의원이라고 해서 대학병원과의 연계에 약점을 보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도 한의원을 내원한 환자가 만약 심각한 질환이 의심된다면 우리가 의뢰서를 쓸 수 있고 트랜스퍼를 하지 않나. 한의과 양의과 문제가 아닌 주치의로서 얼마나 환자를 면밀히 관찰하느냐의 문제다. Q. 정부가 장애인 주치의제를 시행하면서 의료인을 대상으로 장애인 건강권 교육도 함께 시행하기로 했다. 교육 커리큘럼에 꼭 필요한 내용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김 회장)환자들을 인권적으로 대할 수 있는 자세가 선행이 돼야 한다.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최대한 소통하려고 노력한다. 장애인의 경우 특히 우울증이나 불면증을 가진 환자가 많다. 자기 마음 속에 있는 얘기들을 하지 못한 채 피해의식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들과 마음을 터놓고 대화를 나누는 자세가 중요하다. 또 의료적 관점에서도 장애로 인한 2차 발병질환의 주요 상병과 이에 대한 치료 이해도를 높여야 할 것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 회장)장애인 주치의제에 한의계가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 나는 그간 한의계에서 장애인 주치의제 문제를 소홀이 했다고 느낀다. 협회에서 누군가가 이 문제를 전담해 한의사도 참여할 수 있도록 복지부와 협상하고 조율해야 한다. 만약 전문 인력이 없다면 청한과 공조를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머나먼 사대의 길 - 김훈의 <남한산성>을 읽고 -새로운 협회장을 뽑는, 좋은 지도자가 절실한 중차대한 시점입니다, 마침 남한산성이라는 영화가 나오고 최명길과 김상헌의 관점이 재조명되는 터라 9년 전에 써 놓았던 글을 다듬어 올려봅니다. 지도자에게 필요한 덕목이 많겠지만, 이번 협회장님 해임사태를 보면서 화합을 최고 덕목으로 꼽고 싶습니다. 넬슨 만델라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되자 제일 먼저 자신을 고문하고 흑인을 탄압했던 백인 경찰과 우익 인사들의 사면령을 내렸습니다. 그들을 포용해야 다른 반대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이런 통 큰 지도자를 기대하는 것이 저만의 허황된 꿈은 아닐 거라 생각하면서... 가. 말, 길, 삶 그리고 …… 김류가 읽어 내려가는 임금의 교지를 들으면서 최명길은 울음 같은 말들을 참아 내고 있었다. 담장 너머로 삼전도 쪽 들길이 점점 흐려졌다. …전하, 지금 성 안에는 말[言]먼지가 자욱하고 성 밖 또한 말[馬] 먼지가 자욱하니 삶의 길은 어디로 뻗어 있는 것이며, 이 성이 대체 돌로 쌓은 성이옵니까, 말로 쌓은 성이옵니까. 적에게 닿는 저 하얀 들길이 비록 가까우나 한없이 멀고, 성 밖에 오직 죽음이 있다 해도 삶의 길은 성 안에서 성 밖으로 뻗어 있고 그 반대는 아닐 것이며, 삶은 돌이킬 수 없고 죽음 또한 돌이킬 수 없을진대 저 먼 길을 다 건너가야 비로소 삶의 자리에 닿을 수 있을 것이옵니다. 그 길을 다 건너갈 때까지 전하, 옥체를 보전하시어 재세在世하시옵소서. 세상에 머물러주시옵소서……. (본문 197- 198쪽) 감히 당신께 묻습니다. 당신의 전하(殿下)는 누구입니까? 우리가 받들어 모셔야 할 전(殿)은 어디에 세워야 합니까? 남한산성을 세 번을 읽으면서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화두(話頭)가 이것이었습니다. 이리도 어렵고 험난한 길을 지극한 정성으로 헤쳐 나가면서 지켜야 할, 꼭 지켜주어야 할 당신의 전하는 누구입니까? 오천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금수강산, 우리 선조의 피와 땀이 배어있지 않은 곳이 없는 보배로운 땅, 이 강토 이 나라와 소처럼 착하고 순한 백성을 싼값에 대국에 저당 잡히고 알량한 왕권을 빌어 와서는 자못 점잔을 빼며 용상(얼마나 욕된 이름이던가!)에 앉아 거들먹거리는 저 이씨 왕조의 무지렁이 같은 자들입니까? 본연의 무능을 재물과 허세로 감추고 당상(堂上)과 당하(堂下)에 모여 하릴없이 패싸움을 일삼고, 어려운 문자로 만들어진 자신도 모르고 남들은 더 알 수 없는 쓸모없는 지식과 이론으로 잘난 척하지만, 막상 어려운 때가 되면 쥐새끼처럼 지금까지 타고 있던 배를 버리고 저쪽으로 도망가서는 나 몰라라 하는 무책임한 관료나부랑이들입니까? 이제 천하를 명나라에 팔아먹고 쓸데없는 당쟁으로 국력을 소모하다가 막상 위기가 닥치니까 그 잘난 왕 노릇에 꼭 필요한 백성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제 한목숨을 부지하고자 남한산성에 처박혀서는, 하는 일이라곤 ‘경들의 말씀이 지당하오.’ 하는 것뿐인 저 이조의 멍청한 왕을 보고 있자니 속에 천불이 납니다. 임진(壬辰)년 왜란(倭亂)을 거치고 다시 정묘(丁卯)년의 호란(胡亂)을 당하고서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는 말입니까? 임진년에만 해도 저 탐욕스런 왜구들이 부산, 동래를 거처 한양까지 진격하는데 보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강토를, 처녀 속살처럼 순결한 이 산하를 저 냄새나는 왜놈들에게 이렇듯 허무하게 내어준 것이 몇 년도 채 되지 않아 이번에는 북쪽 오랑캐에게 금수강산을 유린당하게 되었습니다. 옛 말씀에 그 시절이 편안할 때 위험을 대비하라 했는데, 편안할 때는 서로 싸우면서 그 편안함을 좀먹고 세월을 죽이더니, 막상 위기가 닥치니 어떤 일도 할 줄 모릅니다. 그 잘난 지배 계급들이 하는 일이라곤 위험을 백성들에게 전가하고 그 좁은 산성으로 도망가서는 반성은커녕, 밥 먹고 다시 힘내서 서로 다투는 것에 힘을 낭비하는 것뿐이니, 참으로 통탄할 일입니다. 다시 제게 묻습니다. 제가 섬겨야 할 전하는 누구신지? 말로 할 수 없는 어려움을 어떻게든 이겨내고 살아남아 끝까지 재세(在世)해 달라고 기원해야 할 대상은 미련한 군왕이 아니고 말 많은 재상들도 아니고 어린 백성임을 저는 이제 알았습니다. 삶과 죽음이 한 순간에 나뉘는 전쟁 통에서나, 위험이 잡초처럼 무성한 생존의 길에서도, 묵묵히 제 일을 하면서 하나의 먼지처럼 이름 없이 스러지는 저 백성들이 이 땅의 주임임을 이제 확실히 알았습니다. 오천년 상처투성이의 역사가, 온갖 고난을 감내한 이 산하가 그것을 온 몸으로 증명하는데도, 통곡으로 외치는데도 저는 여태 몰랐습니다. 이 바뀌지 않는 거대하고도 환한 진실을 보지 못했던 저는 얼마나 어리석은 장님이었고, 듣지 않던 저는 왜 이리 답답한 귀머거리였단 말입니까? 길은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며, 마음의 길을 마음 밖으로 밀어내어 세상의 길과 맞닿게 해서 마음과 세상이 한 줄로 이어지는 자리에서 삶의 길은 열릴 것이므로, 군사를 앞세워 치고 나가는 출성과 마음을 앞세워 나가는 출성이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먼 산줄기를 바라보면서 김상헌은 생각했다. (본문 199쪽) 그렇습니다. 길이고 마음이고 다 사람의 것이고 다시 백성의 것입니다. 그러므로 백성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는 살 길이란 없습니다. 이 백성의 길을 빌지 않고는 출성(出城)이란 가능하지 않은 것입니다. 최명길과 김상헌이 그렇게도 애타게 찾던 그 길, 나라를 구하고 사직을 보존하는 길은 오직 백성들에게 있음을, 천 년 전이나 천 년 후에도 오직 백성뿐임을 그들은 정녕 몰랐습니다. 정답은 제쳐 놓고 답을 찾으려니 그리도 허황한 말(言) 먼지들만 성안에 가득 찰뿐 아무런 결론도 내지 못했던 것입니다. 나. 견딜 수 없는 것은 임금의 어깨가 더욱 흔들렸다. 내관들이 임금 곁으로 다가갔다. 내관은 임금 양쪽에서 머뭇거리기만 할 뿐, 흔들리는 임금의 어깨에 손대지 못했다. 최명길이 말했다. - 전하, 죽음은 견딜 수 없고 치욕은 견딜 수 있는 것이옵니다. 그러므로 치욕은 죽음보다 가벼운 것이옵니다. 군병들이 기한을 견디듯이 전하께서도 견디고 계시니 종사의 힘이옵니다. 전하, 부디 더 큰 것들도 견디어 주소서. 임금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임금은 소매로 얼굴을 가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본문 249쪽) 과연 죽음 이전에 치욕이란 말입니까? 치욕의 무게는 죽음보다 가볍다는 말입니까? 최명길은 명분보다 실리를 챙기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 반대편에 서있는 김상헌과의 대비를 강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최명길은 죽음보다 치욕을 가벼이 여깁니다. 아니 그런 인물로 그려진다고 보는 것이 옳은 해석일 것입니다. 시선을 서안 너머 마룻바닥에 고정시킨 채 임금은 고요했다. 신료들의 목소리가 합쳐져서 누구의 말인지 임금은 분간할 수 없었다. 김상헌이 앞으로 나왔다. - 전하, 뜻을 빼앗기면 모든 것을 빼앗길 터인데, 이 문서가 과연 살자는 문서이옵니까? 임금은 대답하지 않았다. 김상헌이 다시 임금을 다그쳤다. (본문 314쪽) 최명길이 주화파라면 김상헌은 척화파입니다. ‘오랑캐와 무슨 화친이 가능하단 말인가? 그것도 군사를 몰고 와서 우리 산하와 백성을 해치고 군왕을 핍박하고 이제 와서 나와서 내 발아래 무릎을 꿇으라니, 이건 아니다. 차라리 혀를 물고 죽을 수는 있어도 뜻을 굽힐 수는 없다.’ 그렇습니다. 옳지 않은 일에 비분강개(悲憤慷慨)가 없다면 그건 사람이 아닐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김상헌이 조금 더 선비답습니다. 이에 비해 최명길은 장사치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누가 더 낫다고 평가하는 것은 부질없는 짓입니다. 허황한 말 먼지만 날리게 될 것이니 아예 그런 생각은 접어두십시다(姑捨是). 이 장면에서 정말 견딜 수 없는 것은 왕이 치욕을 당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토록 군왕에게 충성하는 그들이, 그렇게 고전(古典)에 해박하고 역사에 달통한 그들이 왜 백성을 볼 줄 몰랐더란 말입니까. 왕이 무릎 꿇는 것에 합당한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오직 백성 때문임을 그들은 알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이 점이 지금 우리를 견딜 수 없게 만드는 것입니다. 여기서 사대(事大)의 어려움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맹자(孟子) 양혜왕장구(梁惠王章句)에 惟仁者 爲能以大事小 …(중략)… 惟智者 爲能以小事大 라는 말씀이 나옵니다. 오직 어진자만이 능히 큰 것으로써 작은 것을 섬길 수 있고, 오직 지혜로운 자라야 작은 것으로 큰 것을 섬길 수 있다는 뜻입니다. 세상 이치가 큰 것이 작은 것을 섬긴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으니 논외로 하고, 작고 약한 것은 크고 강한 것을 섬기는데 지혜로워야 한다는 말씀으로 새길 수 있습니다. 큰 것들은 항상 작은 것을 넘보고 언제든 힘으로 제압할 수 있으니 작은 것들의 생존은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작은 것이 큰 것들 틈에서 살아남으려면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역사는 지혜와 어리석음 사이에서 요동치는 고난의 역사입니다. 그러나 지혜롭지 못한 순간이 더 많았음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우리나라는 유사 이래로 한사군부터 시작해서 그 후 여러 차례 강역을 침범한 중국(중국처럼 호전적인 종족도 없는 듯합니다), 고려․조선조의 왜구, 근대에 와서는 일본,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여러 나라로부터 핍박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런 폭압으로부터 영토와 주권을 지킨 것은 돌이켜보면 지배계급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힘없는 백성들이 부서지고 깨지면서 이 산하를 지켜왔습니다. 지배층이란 것들은 평화로울 때에는 어떻게 해서든지 백성을 수탈할 생각만 하다가 막상 위기가 닥치면 제 한 몸 구하고자 힘없는 백성들을 방치하는 것도 모자라 위험으로 내몰기까지 합니다. 이 국가라는 개념도 많은 검토가 있어야겠지만 국가적 레벨에서 벌어진 사태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사고는 위에서 치고 죽어나는 것은 아랫것들뿐인 게 지금까지의 역사였습니다. 촘스키의 말 ‘그들에게 국민은 없다’ 는 세계 어디서나 통용되는 말임을 알 것 같습니다. 멀리 거슬러 갈 것도 없이 6․25 사변 때만 봐도 그렇습니다. 전쟁은 윗대가리에서 이승만과 김일성 아님 그 보다 더 윗선인 미국과 러시아가 일으켜 놓고 전쟁 내내 죽어 나간 것은 힘없는 우리 국민들뿐이었습니다. 뿐 아닙니다. 개전 초 이승만 패거리들은 전쟁 3일 만에 서울을 포기하고 부산까지 도망가면서 한강다리를 폭파하고 저들끼리만 도망을 가버렸습니다. 그 바람에 한강 인도교 폭파당시 다리를 건너 피난가려다 죽은 사람들이 수백 명이나 되고, 다리가 끊겨 서울에 갇혀 고생한 서울 시민이 80퍼센트에 달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이제 청의 칸이 용골대를 앞세워 침입해오자 인조는 한양을 버리고 좁은 남한산성에 피해 들어와 애꿎은 백성을 괴롭힙니다. 편안하던 백성들의 안방에 사나운 이리를 끌고 들어온 셈이 된 것입니다. 또 강화도로 보낸 왕자들과 처첩들로 인해 힘없는 강화도 백성들은 그 죄를 입어 청병들에게 무참히 도륙됩니다. 피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처참하고도 어처구니없는 모습입니다. 조선인 포로들이 언 강 위로 뗏목을 끌었다. 뗏목 한 척에 포로 오십여 명이 붙어 있었다. 조총을 멘 청병들이 포로를 부렸다. 청병들은 쓰러진 포로들을 뗏목에서 떼어 내어 얼음이 깨진 물구덩이 속으로 밀어 넣었다. 강 상류 쪽에서도 뗏목이 내려왔다. 포로들은 상류 쪽 양평 산악에서 잘라 낸 통나무를 뗏목으로 엮어서 언 강을 따라 밀고 내려왔다. 청병들이 채찍으로 포로들을 갈겼다. 뗏목들은 삼전도나루에 닿았다. 나루터 모래벌판에서 포로들이 통나무로 사다리를 만들고 있었다. 사다리의 길이는 스무 자가 넘어 보였다. 성을 타고 넘어 들어가서 깨뜨릴 때 성벽에 걸치는 운제雲梯였다. (본문 162쪽) 백성들에게 지배층들은 과연 어떤 존재입니까? 조선이라는 국가를 엄밀하게 설명하면 이씨 왕조를 이루는 군왕들과 그의 친족, 처첩들의 호강을 위해 조금 똑똑한 놈들은 사대부라는 등급을 받고 성안에서 관리 질을 하거나 아니면 지방 관료를 맡아 보좌하면서 편히 살고, 등급외의 나머지 백성들은 쌔 빠지게 열심히 일해서 귀하신 분들 먹여 살리는 그런 시스템 아니었던가요? 이 착한 백성들은 성대(聖代)에도 배불리 먹어본 적이 없고 흉년에는 굶어 죽거나 유민(流民)이 되어 타향을 떠돌며 거지 생활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전쟁이 나니 내 나라의 백성이 청병의 포로가 되어 내 나라의 성을 깰 운제를 만들기 위해 고된 노역을 합니다. 제가 싼 똥으로 제 몸을 구워 먹히는 낙타의 비애를 보는 듯합니다. 조선에서도 보호해주지 못하는 못난 백성들인데 청나라 군사들 눈에는 어떻게 보이겠습니까? 채찍으로 갈기고 얼음 구덩이로 밀어 넣고 잔인하게 다룹니다. 내 나라 사람이 아니고 남의 나라 사람들인데 오죽하겠습니까? 그 고초가 채찍질처럼 아프게 느껴집니다. 삼전도 청진에는 조선인 부녀들이 수없이 끌려와 있는데, 젊고 미색이 있는 여자들은 여러 군장들의 군막 안에서 몸시중과 술시중을 들고, 늙고 추한 것들은 군막 밖에서 청병의 끼니를 익혀 내며 허드렛일을 하고 있다고 땅꾼은 말했다. 끌려오는 여자들이 강을 건널 때 청병들이 등에 업힌 아이를 빼앗아 언 강에 던져서, 송파나루 앞강에는 머리가 처박히고 다리가 처박힌 어린아이들의 주검이 얼음에 줄지어 꽂혀 있다고 땅꾼은 말했다. (본문 240-241쪽) 송파나루 앞강 얼음판에 다리와 머리가 처박혀 죽은 어린아이들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시 나라와 군왕과 군대를 생각합니다. 함석헌님의 란 책에 보면 더 비참한 내용이 나옵니다. 정묘, 병자호란 그 연간에 우리 아녀자들의 젖퉁이를 북쪽 오랑캐 놈들이 다 베어갔다고 말입니다. 그 전에 고려 말 몽고의 침입 때는 굶주린 우리 백성들이 승리에 취해 술과 고기를 실컷 먹고 토한 몽고 병사의 토악물 찌꺼기를 주워 먹고 연명했다는 말도 나옵니다. 읽을수록 원통하고 울화가 치미는 우리의 역사입니다. 다. 당면하여 강화 검찰사 김경징은 배를 내어 달아났다. 조선 관군은 해안 돈대에 배치되어 있었다. (중략) - 성을 지켜라. 물러서지 마라. 김상용은 지팡이를 짚고 성첩을 돌며 소리쳤다. (중략) 청병은 성첩을 돌며 청소하듯 도륙해 나갔다. 김상용은 쫓기면서 남문 문루 위로 올라갔다. 종이 따라왔다. 문루 위에 미처 쓰지 못한 화약더미가 쌓여 있었다. 김상용이 화약더미로 다가갔다. 종이 김상용의 도포자락을 잡았다. - 대감, 어찌…… - 당면한 일을 당면하려 한다. 너는 돌아가라. 종은 돌아가지 않았다. 김상용이 화약더미에 불을 붙였다. 종이 김상용의 몸을 덮쳐서 끌러 안았다. 화약이 터졌다. 문루가 무너져 내렸고, 김상용의 육신이 흩어졌다. 종이 함께 죽었다. 위패를 받들고 강화도로 들어온 늙은 선비가 행랑에서 목을 매어 자살했다. 선비가 종에게 유서를 남겼다. 아들아, 너는 목숨을 귀하게 여겨 몸을 상하게 하지 마라. 아아, 너희들은 생명에 칼질을 하지 마라. 고향에 조용히 엎드려서 세상에 나오지 마라. (본문 331 - 332쪽) 이조 오백년 역사에 충신이 몇 명이고 열사는 또 몇 명입니까? 김경징은 쥐새끼와 같은 놈입니다. 이 배가 침몰하기 전에 새 배를 찾아갑니다. 그럼 김상용은 어떻습니까? 김상헌의 형답게 기개가 있습니다. 이런 선비가 있어 썩어빠진 왕조가 500년을 버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당면한 일을 당면하려 한다.” 이 말에서 고절한 선비의 기개를 느낍니다. 그 기개에 감동하여 같이 산화한 종의 모습도 아름답습니다. 행랑에서 자살한 늙은 선비도 가엽습니다. 고향에 조용히 엎드려서 세상에 나오지 마라는 유서는 또 다른 느낌으로 생각을 하게 합니다. 모진 전란을 겪으면서 귀한 목숨이 힘없이 스러지는 모습을 숱하게 보면서, 자식들만은 그런 참혹한 처지에 빠지지 않길 바라는 부모의 애절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세상에 목숨보다 귀한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그 귀한 목숨을 평생을 간직한 신념을 위해 바친 김상용과 그런 선비들이 그래서 더욱 훌륭하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라. 봄은 오는가? 묵은 눈이 갈라진 자리에 햇볕이 스몄다. 헐거워진 흙 알갱이 사이로 냉이가 올라왔다. 흙이 풀려서 빛이 드나드는 틈새를 싹이 비집고 나왔다. 바늘 끝 같은 싹 밑으로 실뿌리가 흙을 움켜쥐고 있었다. 행궁 뒷마당과 민촌의 길바닥에, 산비탈이 흘러내려 들에 닿는 언덕에, 냉이는 지천으로 돋아났다. 민촌의 아이들과 성첩의 군병들이 호미로 언 땅을 뒤져 냉이를 캤다. 냉이는 본래 그러하듯이 저절로 돋아났는데, 백성들은 냉이가 다시 겨울을 견디었다고 말했다. 냉이의 말이 아니라 사람의 말이었다. 뿌리가 깊어야 싹을 밀어 올린다, 봄은 地心에서 온다고, 냉이를 캐던 새남터 무당이 말했다. 임금과 신료들, 백성과 군병과 노복들이 냉이국에 밥을 말아 먹었다. 언 땅에서 뽑아낸 냉이 뿌리는 통째로 씹으면 쌉쌀했고 국물에서는 해토머리의 흙냄새와 햇볕 냄새가 났다. 겨우내 묵은 몸속으로 냉이 국물은 체액처럼 퍼져서 창자의 먼 끝을 적셨다. 쌀뜨물에 토장을 풀어 냉이 뿌리를 끓인 다음 고춧가루를 한 숟갈 뿌렸는데, 도살장 계집종의 솜씨와 수라간 상궁의 솜씨가 다르지 않았다. 태평성대에는 냉이국에 모시조개 서너 마리를 넣었는데, 정축년 정월의 남한산성 안에는 모시조개가 없었다. 냉이국을 넘기면서 임금은 중얼거렸다. 백성들의 국물에서는 흙냄새가 나는구나……. (본문 265-266쪽) 겨울이 끝나고 봄이 오듯이 비참한 역사의 기록 끝에 다시 희망의 햇살이 비칩니다. 본래 그러하듯이 저절로 돋아나는 냉이처럼 우리 백성들은 이 어려움을 이기고 다시 살아날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 산천의 주인은 이를 가꾸고 보살피며 그 품속에서 일생을 보내고 다시 그 품속에 묻히는 백성들이니까요. 임금과 신료들, 백성과 군병과 노복들이 모두 밥아 말아 먹은 냉이국처럼 백성들은 천대를 받으면서도 모든 사람들의 생명을 지켜주고 그 기운을 일으켜 세웁니다. 그 냉이국의 맛은 임금과 백성이 모두 같이 느꼈을 것입니다. 임금의 창자나 백성의 창자나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순진하게도 흙냄새가 나는 백성들의 국물처럼 임금과 신하의 마음결에 흙냄새, 백성 냄새가 스며들면 얼마나 좋을까도 생각해보았습니다. 다 부질없는 꿈이겠지만. 사실 어느 시대건 지배자와 피지배자가 사이좋게 지낸 시절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민주주의가 최고조로 발달했다고 하는 미국에서도 빈부격차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 두 대립항(對立項)은 사회를 이루는 두 요소로 서로 견제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하고 항상 팽팽한 긴장을 이루면서 건강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둘 중 하나(특히 하부구조)가 허약하면 다른 하나(상부구조)가 더해서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따라서 약해지면서 결국 그 사회는 무너집니다. 왜냐하면 상부구조는 그 힘의 원천이 오직 하부구조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비유하자면 땅이 없이는 곡식이 날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국민 없이 권력 없다는 말이 이것입니다. 그러나 오랜 세월이 흘러도 그 힘의 역전(逆轉)은 개선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 역전의 결과가 17세기 남한산성 내부의 모습이고, 망해가던 조선 시대 후기의 모습이고, 오늘날 21세기 한국의 모습입니다. 백성들은 이제 지쳐서 조정이 어서 자리를 비켜주길 기대합니다. 국서1)가 이미 삼전도로 떠났다는 말을 김상헌은 하지 못했다. 말해주지 않아도 서날쇠는 곧 알게 될 것이었다. 김상헌은 말했다. —아무 일 없으나, 갇혀서 답답하구나. —봄에는 조정이 나가는 것이옵니까? 조정이 비켜줘야 소인들도 살 것이온대……. 김상헌은 대답하지 못했다. (본문 319쪽) 저 무능한 인조와 보수적 관료 패거리들은 자신의 보신을 위해 개혁자 광해군을 폐하고 정권을 잡았습니다. 말로는 백성을 위한 정치를 한다고 하면서 항상 백성과 유리된 사림(士林)들의 파벌싸움으로 저들끼리 힘을 소모하더니, 사정이 다급해지자 백성에게 민폐를 끼치고 있습니다. 이제는 백성들마저 외면할 지경이 되었습니다. 백성들이 조정이 비켜주길 바라는 그런 정치는 다시 있어서는 안 되는데…… 개인적으로 이조시대를 보자면 당대의 왕권과 그를 통해 행사되는 통치는 늘 현실과 유리된 그 지점에 있었고 - 이것은 유학이라는 이념을 바탕으로 한 왕도(?)정치의 한계라고 생각합니다만 - 왕이든, 신료이든, 백성이든, 군병이든 현실 인식은 다 비슷하였습니다. 왜냐하면 험난한 우리 역사를 놓고 볼 때, 우리를 바꾸어주는 건 외부의 힘이지 자신의 노력이 아니라고 다들 생각했던 시대였고, 힘 센 자의 편에 붙어 제 잇속 챙기기에 혈안이 되 있던 시대였기 때문입니다. 신라시대는 당나라의 위세에 굴복하였고 고려 말에는 원나라의 편에 서야 행세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조 초기 이성계가 나라를 통째로 명나라에 바치고 왕권을 빌어먹더니, 이제 청에게 기대야만 왕권이 지탱할 수 있을 정도로 무력해진 것입니다. 400년이 지난 지금도 상황은 거의 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현재 국내에 만연하는 정치․경제적 혼선, 이 모든 의도하지 않는 부조화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우선 무엇보다 국민을 안중에 두지 않는 위정자들의 오만한 자세를 지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처음에 국민을 섬기겠다고 말하던 때의 초심이 그립습니다. 또 하나 우리나라와 운명과 국민의 안위(安危)가 걸려 있는 중요한 대외관계(對外關係) 설정에 혼선이 많은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북한과의 관계는 약자와의 관계이므로 맹자님의 인(仁)으로 해야 할 것이고, 주위의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의 강대국과의 관계는 지혜롭게 풀어나가야 할 부분입니다. 보수 정부가 신주단지 모시듯 하는 친미(親美)․ 보수(保守)의 시각은 너무나 편협하고 어찌 보면 위험한 시각입니다. 친미도 요령껏 적절히 잘하면 우리나라의 이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친미가 보수랑 결합하는 순간 우리의 지난 역사의 굴종(삼전도의 굴욕) 같은 폐해가 발생합니다. 왜냐하면 강자에 기대는 것과 그 상황을 끝까지 이어가려는 보수적 습성이 결합되면 그땐 보수가 아니라 수구에 반동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작은 것으로 큰 것을 섬기는 데 지혜가 필요한 것입니다. 이 지혜란 한 쪽에 편중되지 않는 균형 잡힌 시각과 멀리 내다보는 긴 호흡을 말하는 것인데, 이것이 쉽지 않습니다. 인조 때도 명과 청 사이에서 균형 있는 외교를 했다면 그런 치욕은 당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쉽지 않으므로 지혜라 한 것입니다. 이 친미라는 것이 국민을 위하는 친미가 되어야 하며, 미국과 친교(親交)하되 다른 강대국에게 섭섭하지 않은 배려를 해주는 친미가 되어야 합니다. 미국만을 위하는 정치, 오직 미국을 위한 사대에서 벗어나 국민을 위하는 정치로 중심을 잡을 때 남한산성의 비극을 벗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대통령이 다시 한 번 강대국에 무릎 꿇고 신하의 예를 강요당했던 남한산성의 전철을 밟기를 원치 않습니다. 어찌 보면 최근 정치, 경제 사회적인 난맥상은 친미, 보수, 반동의 시각이 가져다 준 폐해일 수 있습니다. 강대국의 깍두기 노릇에서 벗어나 국민의 친구가 되고, 돈 많은 기업가와 부자들의 프랜들리에서 노동자와 가난한 국민을 배려하는 정치를 해야 합니다. 어찌 보면 이것도 부질없는 꿈일 수 있으나 꿈꾸는 행복마저 없다면 우리의 삶은 너무 가파를 것 같아서 이렇게 사족(蛇足)을 답니다. -
AI와 함께할 미래…심신 아우르는 전인적 인체관 가진 한의학이 적합유물론에 기반한 의학으로는 환자에게 치료도, 감동도 주는데 한계 달해 한의학에 진지한 일본인들, 치료효과는 물론 한의학의 온정에 마음 열어 제주 한의웰니스 팸투어를 마치고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2박3일간 제주한의약연구원 주관으로 제주 지역 5개 한의원(김성진의원·아침한의원·제원한의원·제주사랑한의원·하늘마음한의원)을 대상으로 한 ‘한의웰니스팸투어’가 성황리에 이뤄졌다. 올해 여름 오사카에서 진행된 ‘한방웰니스관광 설명회’(본지 9월18일 기사 참조)의 결실을 두 달만에 맺게 된 것이다. 근래 제주 양방 병의원을 중심으로 의료관광 활성화 노력이 있긴 했지만, 차별화된 의료상품의 부재와 제주 자연과의 유기적 융합 부족으로 인해 투자에 부합하는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번 팸투어는 제주 자연을 활용한 ‘한의웰니스관광’이 제주 의료관광에 적합하다는 것을 외국인과 관계기관에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셈이다. 이번 기고를 통해 일본인 참가자들의 피드백을 토대로 제주의료관광과 한국 한의학의 가능성을 동료 한의사들에게 알리고자 한다. 일본인들은 공항에 내려 매연 없는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었던 점, 말이 통하지 않기에 오히려 느껴지는 맞이하는 사람들의 진정성, 우수한 식재료를 바탕으로 한 한식요리 그리고 세심한 관심을 바탕으로 한 한의원 진료가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비록 내국인과 다를 바 없는 진료였음에도 불구하고 좀 더 건강하고자 하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진료가 주는 상호교감은 그들만큼이나 한의사인 나에게도 신선한 경험이었다. 일단 그들이 진료에 임하는 자세가 몹시 진지했다. 80대 노인께서 앞에 쌓아놓은 제철과일과 다과를 마다한 채, 건강에 대한 관심사를 질문하고 그에 답하는 한의사의 말 한마디를 놓치지 않기 위해 필기하는 열의가 인상적이었다. 일본측 인솔자에게 ‘시험 볼 것처럼 열심이라고, 원래 저런 분들이냐’고 물어봤더니, 일본에선 의사들이 질문에 속 시원히 답을 안 해줘서 불만인데, 한의사들이 그들보단 납득할 만한 설명과 조언을 해주기에 일본에 가서 조언이 필요할 때 찾아보기 위해 필기해두는 거라고 답해 주었다. 일본에 간 조선통신사가 된 느낌이랄까. 게다가 질문들도 “제주 진피는 생산할 때 세척제를 사용한다는데 그에 대한 약재 안정성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지?”라고 질의하는 등 노인들의 수준이라 보기에는 상당히 날카로웠다. 이렇게 진지한 일본인들이 한의원 진료를 받으면서 감동했던 포인트들을 되짚어 보는 것 또한 매우 흥미로운 일이었다. 침과 부항, 뜸도 물론 효과적이었지만, 그들이 마음 놓고 몸을 맡기게 되었던 계기는 으리으리한 인테리어도, 과학을 끌어다 앞세운 권위도 아니었다. 말로 진료를 못하니 찬 발바닥에 핫팩을 대주고, 침침한 눈 주변에 수기를 해주고, 등 굽은 할머니 가슴 積을 부드럽게 풀어드리는 것들이었다. 이것이 오히려 환자를 아끼는 마음에서 우러난 배려와 스킨십이 되어 일본 환자들의 움츠렸던 몸과 마음 경계가 풀려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한의사가 되겠다던 옛 추억이 말이 통하지 않는 일본 환자를 보다가 불쑥 나타나 신기하고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래서 명의는 명환이 만든다는 말이 있나 보다. 저수가 때문에 주력 기술의 고급화는커녕 뜸도, 부항도 버리고 비급여 매출 의존도만 높아져만 가는 한의계에서, 그래도 저수가를 감수하고 보험 처치 내에서 환자에게 베푸는 마음으로 뜸과 부항과 침을 성심성의껏 시술하는 많은 한의사들이 있다. 나라는 낮은 급여로 사기를 꺾고, 세상은 매출이 적다 평가절하 할지라도, 바보처럼 환자를 위해 존재하는 한의사말이다. 그들이 감사와 응원 같은 긍정의 피드백으로 보상받으면서 내일의 힘을 얻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일본인들을 진료하면서 들었다. 이처럼 관광을 겸한 일본인 팸투어는 나에게 여러모로 색다른 경험이 되었고 평소 소신에 확신을 더하게 됐다. ‘유물론에 기반을 둔 양의학만으론 갈수록 환자를 치료할 수도, 감동시킬 수도 없다’는 생각이 그것이다. 검진되는 물질만이 병의 원인이고, 이에 대응하는 물질만이 병의 치료제라는 절름발이적 세계관으로 환자를 보면서 ‘그들이 스스로 헤매고 외면한 환자들이 얼마나 많을 것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는 자기들을 의료난민으로 칭하며 우리보다 수십년 앞선 변화를 겪고 있는 일본 환자들을 만나면서 생긴 확신이다. 호텔 같은 으리으리한 병원을 갖고 있다고, 주류 과학의 호위를 받고 있다고 해도 합리적으로 틀린 건 틀린 거다. 그러기에 앞으로 AI와 함께할 새 시대 의료인으로 심신을 아우르는 전인적 인체관의 한의사가 더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환자를 담을 그릇만 된다면 말이다. 그릇은 헌신으로 만들어진 능수능란한 개인 실력과 정의를 바탕으로 한 집단윤리의식일 것이다. 헌신, 실력, 도덕성의 그릇이 잘 빚어졌으면 좋겠다. -
“WHO WPRO 표준경혈위치를 러시아어로 번역하다”[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송영일 한국국제협력단 우즈베키스탄 글로벌협력의료진으로부터 우즈베키스탄 현지에서의 한국 한의학에 대한 인식 등을 소개한다.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에서의 한의학 관련 교육은 침구경혈학 위주다. 현지에서 침구경혈학 교육기관으로 가장 영향력이 있는 곳은 타슈켄트 의사보수교육센터의 ‘신경재활과 동양의학’ 교육과정이다. 우즈벡 의사들 중 침 치료를 하고자 하는 사람은 반드시 이 강좌를 수료하고 수료증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이 교육은 대부분 이론 위주의 교육이라는 평을 받고 있으며, 또한 이 강좌를 수료한다고 해서 실제로 침구치료를 운용해 나가기는 어렵다고 수료자들은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침구경혈학을 더 배우고 싶어하는 우즈벡 의사들이 ‘우즈베키스탄-대한민국 한의학센터(이하 센터)’를 찾아오게 된다. 2016년에 한의학 교육을 시작하면서 센터에서 교육받는 의사들에게 어떤 교재를 통해 침구경혈학을 공부하는가라고 물어봤더니 조잡한 복사물들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 경혈명은 중국어 발음으로 암기하고 있고, 대략적인 위치만 어림짐작으로 이야기할 뿐이었다. 올바른 교육을 위해서는 공식적이고 표준화된 교재가 절실했다. 궁리 끝에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역 사무처(이하 WHO WPRO)에서 나온 ‘WHO Standard Acupuncture Point Location in the Western Pacific Region’을 교재로 사용키로 했다. 어렵지 않은 영어로 돼 있어 우즈벡 의사들도 충분히 사용하리라 생각했는데, 영어를 해석해 낼 수 있는 의사가 거의 없다시피 했다. 그런데 책에 나온 그림을 보고 놀라는 의사들이 많았다. 이렇게 자세하게 해부학적으로 설명해 놓은 책을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영어로는 무용지물인 이 책을 유용지물로 바꾸는 방법은 결국 ‘러시아어로 번역해 내는 일이겠구나’란 결론을 내리고 바로 작업에 착수했다. 물어물어 WHO WPRO에 책을 번역하고 싶다는 의견을 보내자, 개인 자격이 아닌 센터의 대표로서 WHO WPRO로부터 번역을 해도 좋다는 영어로 된 공식문건을 받았다. 그때부터 사서 고생이 시작됐다. 처음 계획은 나와 같이 공부한 의사들을 중심으로 차근차근 번역을 해나가면서 쉽게 작업을 마치는 것이었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고, 제대로 된 번역팀을 꾸리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영어를 러시아어로 번역하는 것이 우즈벡 의사들에게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기도 했고, 이 작업을 할 수 있는 몇몇 의사는 번역작업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많은 돈을 요구하기도 했다. 많은 돈을 투자하면 당연히 질이 좋은 번역물이 나오겠지만 정말 적은 예산만으로 작업을 하다보니 팀원들이 요구하는 번역료를 다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유능한 의사들을 설득하고 팀을 만드는 과정에서 잦은 팀원 교체가 있다 보니 작업이 책 앞부분에서 한동안 정체돼 있었다. 답답한 마음에 팀원들의 번역을 기다리지 않고 번역을 직접 해나갔다. 내가 번역에 속도를 내자 팀원들도 좀 더 속도를 내주었다. 팀원들간에 수차례 교정을 통해 러시아어로 정확한 번역 문장을 만들어내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어느 정도 번역을 마무리해가면서 맞부딪힌 문제는 편집이었다. 거의 컴맹에 가까운 필자는 책을 편집한다는 일을 스스로 하리라고는 감히 생각조차하지 않았지만, 눈앞에 일이 닥치자 결국 인터넷을 이리저리 뒤져 편집방법을 찾아내어 작업을 시작했다. 책이 일차적으로 완성되고 러시아어 원어민 3명에게 감수를 맡겼다. 미처 찾아내지 못한 오자, 탈자, 띄어쓰기, 이상한 문장 등을 다시 찾아내어 고치고, 고치고 또 고쳤다. 마지막으로 필자를 괴롭힌 문제는 책의 주민등록 번호라고 할 수 있는 ISBN이었다. 애초에는 우즈벡 내에서 ISBN을 받으려 했지만 행정처리 비용으로 500달러 이상이 필요했다. 한국에서는 ISBN을 받는 것이 무료라는 것을 알게 되어, 한의사이면서 KNC출판사의 대표인 김우석 원장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흔쾌히 도와주신 김우석 대표에게 다시 한 번 지면을 빌어 감사드린다. 결국 책이 세상에 나왔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한글과 한국어를 중심으로 경혈명을 구성한 것이다. 즉 이 책으로 공부하면 ‘주산리(zusanli)’가 아니라 족삼리로 경혈을 공부하게 된다. 대한민국 한의사의 주도 아래 진행된 번역작업이므로 당연한 귀결이라 할 수 있겠다. 향후에 발간되는 모든 서적 역시 한글과 한국어를 중심으로 제작해 나갈 계획이다. -
태극권, 피로 해소에 효과적[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의 '근거중심한의약 데이터베이스' 논문 중 주목할 만한 임상논문을 소개한다. ◇KMCRIC 제목 태극권 (Tai-chi)이 몸의 피로를 회복하는데 효과적인가? ◇서지사항 Xiang Y, Lu L, Chen X, Wen Z. Does Tai Chi relieve fatigue?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PLoS One. 2017 Apr 5;12(4):e0174872. doi: 10.1371/journal.pone.0174872. ◇연구설계 피로를 회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태극권을 다른 운동 방법, 수면, 무처치 등과 비교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 분석 연구 ◇연구목적 피로감을 느끼는 성인들에게 태극권이 일반 다른 치료들에 비해 효과적인지 평가하기 위함. ◇질환 및 연구대상 피로감이 있는 성인 (암, 다발성 경화증, 류마티스염, 불면증, COPD 등의 질병이 있거나, 특별한 질병 없음) ◇시험군중재 태극권: 논문에 따라 Yang-style (양씨 태극권), 24 form (24식 태극권)으로 언급 ◇대조군중재 대조군1: 일반 간호 대조군2: 운동 대조군3: 거짓 기공 (Sham Qiqong) 대조군4: 이완 운동 대조군5: 스트레칭/건강 교육 대조군6: 수면 관련 교육 대조군7: 경보 ◇평가지표 1. 피로감 (설문 조사; Fatigue severity scale, Fatigue symptom inventory, Fatigue scale of motor or cognitive functions, Multidimensional fatigue symptom inventory, quality of life scale) 2. 우울감 (Beck Depression inventory, self reported scales of depression) 3. 수면 (Self-Rating scale of sleep, Pittsburgh Sleep Quality index) 4. 삶의 질 (SF36, Multidimensional Fatigue Symptom Inventory-Short Form Vigor score) ◇주요결과 1. 태극권은 다른 대조군에 비해 대체로 높은 피로도 감소를 보였다. 2. 본 논문에서는 질병별, 대조군 중재별, 치료 기간별, 치료 빈도별 메타 분석을 시행했다. - 분석 논문이 1편이라 메타 분석을 시행하지 못한 논문들을 제외하고, 질병에 따른 연구에서는 태극권이 암 환자들에게 피로도 감소에 효과적이었다. - 대조군 중재별 메타 분석에서는 일반적인 간호와 무리 없는 운동보다 태극권이 피로도 감소에 효과적이었다. - 치료 기간별 메타 분석에서는 단기 (3개월 이내), 장기 (3개월 이상) 치료 모두 태극권이 대조군에 비해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 치료 빈도별 메타 분석에서는 낮은 빈도 (일주일에 5번 이하)와 높은 빈도 (5번 이상) 모두 태극권이 피로도 감소에 효과적이었다. - 치료 시간별 메타 분석에서는 1회에 60분 이하/이상의 태극권 치료 모두 피로도 감소에 효과적이었다 3. 삶의 질, 수면의 질 그리고 우울감의 경우 태극권이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저자결론 태극권은 기존 치료와 비교하여 피로도 감소에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근거의 질이 높지 않고 비뚤림 (bias) 가능성이 포착되었다. 또한 태극권의 안전성을 평가하기엔 데이터가 부족하다. 앞으로 피로도에 태극권이 효과적인지에 대해 좀 더 많은 환자 수와 높은 질의 RCT 연구가 행해져야 한다. ◇KMCRIC 비평 우리나라에서 유방암은 전체 인구에서 4위, 태극권은 중국 전통 무술에서 유래된 저강도의 심신 운동으로 무게 중심을 천천히 이동시키고 부드러운 동작으로 구성되어 있어 신체에 무리를 가하지 않으며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특별한 기구가 필요하지 않아 노인이나 만성 질환자에게 효과적인 운동이다. 태극권의 경우 현재 국내외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불안함, 우울증, 감정 문제에서부터 정신 분열증, 파킨슨병, 섬유근육통, 고혈압과 같은 질병들까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논문의 경우 태극권이 우리 몸의 피로감을 해소할 수 있는지에 대해 메타 분석을 시행하였다. 기존 유산소 운동, 수중 운동 등은 이미 피로감 해소에 유효하다는 논문이 있어 RCT 대조군 설정이 가능하므로 본 체계적 분석 논문은 충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질환 및 연구대상’에서 언급한 여러 질병에서의 태극권의 효과, 다른 대조군과 비교하였을 때의 효과 등을 통해 태극권이 여러 방면에서 피로감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보고한 만큼, 본 논문은 앞으로 시행될 ‘태극권이 피로감 해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들의 참고문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태극권 자체가 가지고 있는 특성에 의해 RCT 연구들의 질이 떨어지고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 분석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단점으로 지적할 수 있다. 1) 메타 분석 논문 개수의 부족: 특정 질병을 타겟으로 체계적 문헌고찰을 시행한 것이 아닌 피로감이라는 결과 (outcome)를 논문의 주제로 선택했다. 이에 최종 선정된 논문은 10편이지만 이들은 대부분 서로 다른 상황의 피험자들과 서로 다른 치료를 받은 사람들이었다. 그렇기에 메타 분석이 가능한 논문들은 실제로 2~3편에 불과했고, 나머지 논문들의 경우 결과 보고에 그쳤다. 태극권에 대한 연구가 아직까지 활발하지 않은 현실에 의해 체계적 문헌고찰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고, 앞으로 더 많은 임상연구를 통해 좀 더 질 높은 논문이 출간되어야 할 것이다. 2) 시험군과 대조군의 구분: 현재 이뤄지고 있는 임상시험들의 경우 눈가림 (blinding)을 철저히 시행한다. 시험군/대조군에 대한 눈가림뿐만 아니라 시험을 수행하는 연구자들까지도 눈가림을 동시에 수행한다. 그러나 태극권의 경우에는 이 둘 모두 눈가림을 하기 매우 어렵다. 실제로 시험군/대조군에게 시행되는 중재 방식이 태극권인지 다른 무엇인지 구별하기가 어렵지 않다. 본 논문에 포함된 10편의 논문의 대조군을 살펴보아도 태극권과 쉽게 구별될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에 현재 태극권 연구 눈가림의 질 평가는 High risk가 대부분일 수밖에 없고, 질 높은 연구가 시행되기 어렵다. 이와 같은 태극권 자체가 가지고 있는 중재로서의 약점을 극복하고 위험도가 Low risk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좀 더 신뢰할 수 있고 체계적인 임상시험을 기획하고 시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문헌 [1] 황의형, 이재혁, 이상재, 허광호, 조현우.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태극권 요법 -임상 연구 경험을 통해 본 문제점과 개선 방안. 대한예방한의학회지. 2012;16(2):17-30. http://www.ndsl.kr/ndsl/search/detail/article/articleSearchResultDetail.do?cn=JAKO201232736361682 [2] Zheng S, Kim C, Lal S, Meier P, Sibbritt D, Zaslawski C. The Effects of Twelve Weeks of Tai Chi Practice on Anxiety in Stressed But Healthy People Compared to Exercise and Wait-List Groups-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J Clin Psychol. 2017 Jun 13. doi: 10.1002/jclp.22482. https://www.ncbi.nlm.nih.gov/pubmed/28608523 [3] Yeung AS, Feng R, Kim DJH, Wayne PM, Yeh GY, Baer L, Lee OE, Denninger JW, Benson H, Fricchione GL, Alpert J, Fava M. A Pilot, Randomized Controlled Study of Tai Chi With Passive and Active Controls in the Treatment of Depressed Chinese Americans. J Clin Psychiatry. 2017 May;78(5):e522-8. doi: 10.4088/JCP.16m10772. https://www.ncbi.nlm.nih.gov/pubmed/28570792 [4] Zheng W, Li Q, Lin J, Xiang Y, Guo T, Chen Q, Cai D, Xiang Y. Tai Chi for Schizophrenia: A Systematic Review. Shanghai Arch Psychiatry. 2016 Aug 25;28(4):185-94. doi: 10.11919/j.issn.1002-0829.216051. https://www.ncbi.nlm.nih.gov/pubmed/28638191 [5] ?wi?kała-Lewis KJ, Gallek M, Taylor-Piliae RE. The effects of Tai Chi on physical function and well-being among persons with Parkinson's Disease: A systematic review. J Bodyw Mov Ther. 2017 Apr;21(2):414-21. doi: 10.1016/j.jbmt.2016.06.007. https://www.ncbi.nlm.nih.gov/pubmed/28532886 [6] Wong A, Figueroa A, Sanchez-Gonzalez MA, Son WM, Chernykh O, Park SY. Effectiveness of Tai Chi on Cardiac Autonomic Function and Symptomatology in Women With Fibromyalgia: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J Aging Phys Act. 2017 Jun 28:1-26. doi: 10.1123/japa.2017-0038. https://www.ncbi.nlm.nih.gov/pubmed/28657825 [7] 황의형, 허광호, 이금산. 운동요법으로서 태극권이 혈압에 미치는 영향 : 신속 체계적 고찰. 한방재활의학과학회지. 2012;23(1):101-13. http://www.kmcric.com/database/ebm_result_view?cat=SR&access=S201301999 [8] Meneses-EchaAvez JE, GonzaAlez JoAmenez E, RamoArez-VeAlez R. Effects of supervised exercise on cancer-related fatigue in breast cancer survivor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BMC Cancer. 2015 Feb 21;15:77. doi: 10.1186/s12885-015-1069-4. https://www.ncbi.nlm.nih.gov/pubmed/25885168 [9] Bidonde J, Busch AJ, Webber SC, Schachter CL, Danyliw A, Overend TJ, Richards RS, Rader T. Aquatic exercise training for fibromyalgia. Cochrane Database Syst Rev. 2014 Oct 28;(10):CD011336. doi: 10.1002/14651858.CD011336. https://www.ncbi.nlm.nih.gov/pubmed/25350761 ◇KMCRIC 링크 http://www.kmcric.com/database/ebm_result_detail?cat=SR&access=S201704007 -
비약물 치료, 유방암 환자의 안면홍조 완화에 효과적[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의 '근거중심한의약 데이터베이스' 논문 중 주목할 만한 임상논문을 소개한다. ◇KMCRIC 제목 유방암 환자의 안면홍조 완화에 비약물 요법이 효과적인가? ◇서지사항 Tao WW, Tao XM, Song CL. Effects of non-pharmacological supportive care for hot flushes in breast cancer: a meta-analysis. Support Care Cancer. 2017 Jul;25(7):2335-47. doi: 10.1007/s00520-017-3691-y. ◇연구설계 유방암 과거력이 있거나 유방암 치료로 인해 안면홍조 증상이 있는 전 연령의 여성 환자를 대상으로 비약물 요법 (침 치료, 최면 치료, 인지행동 치료, 신체 운동, 자기 요법, 동종 요법 등)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시행된 무작위배정 대조군 연구의 문헌고찰 및 메타 분석 연구 ◇연구목적 유방암 환자의 안면홍조 완화에 비약물 요법의 효과를 평가하기 위함. ◇질환 및 연구대상 유방암 과거력, 유방암 치료로 인한 폐경, 타목시펜 복용으로 발생한 안면홍조 증상이 있는 전 연령의 여성 환자를 대상으로 함. ◇시험군중재 비약물 요법 (요가, 쿨베개, 아로마테라피, 침 치료, 자기 요법, 이완 요법, 최면, 바이오 피드백, 인지행동 치료, 동종 치료 등) ◇대조군중재 1.일상 생활군 (usual care) 2.active 대조군 모두 포함 (거짓침, 가바펜틴, 호르몬 치료, 플라시보약 등) ◇평가지표 1. 일차 평가 지표: Hot flush score (HFs score), 안면홍조 횟수, 강도 2. 이차 평가 지표: 일상생활 방해 지수 (HFRDIS), 부작용 ◇주요결과 1. 16건 비약물 요법 RCTs의 메타 분석 결과 치료 후 안면홍조의 강도 및 횟수가 유의하게 감소하였고 (d = -0.57, P < 0.001), 강도의 감소 효과는 추적 관찰 기간까지도 유의하게 유지되었다 (d = -0.36, P < 0.001). 2. 최면 요법 (2건, 247명)은 HFs score가 유의하게 감소하였다 (d = -13.19, P < 0.001). 3. 침 치료 (6건, 451명)는 HFRDIS가 치료 후 유의하게 감소하였고 (d = -3.34, P < 0.001), 추적 관찰시까지 유지되었다. 4. 인지행동 치료 (2건, 518명)는 HFs score가 유의하게 감소하였다 (d = -0.88, P < 0.01). 5. 피부 자극, 두통, 근육통 등의 가벼운 부작용 외에 심각한 부작용은 없었다.◇저자 결론 다양한 비약물 치료법들이 유방암 여성 환자들의 안면홍조 증상의 완화에 유의한 치료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생각된다. 많은 비약물 요법 (요가, 자기 요법, 이완 요법 등)들이 연구가 충분치 않아 결과를 명확히 할 수 없었으나 부작용이 없었으므로 지속적인 연구의 가치가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KMCRIC 비평 우리나라에서 유방암은 전체 인구에서 4위, 여성에게서 2위의 유병률을 차지하는 주요한 암이며 [1], 2013년 기준 5년 상대 생존율이 91.5%로 높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유방암 환자의 삶의 질은 매우 낮은 편에 속합니다. 유방암 환자들은 치료를 거듭하면서 신체적·정신적·사회적인 측면에서 다양한 증상들을 호소하게 되는데, 그 중 안면홍조는 유방암 치료 과정의 인위적 폐경 혹은 타목시펜 복용으로 인해 발생하여 환자의 삶의 질을 감소시키며,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상당수의 암 환자가 이를 위한 보완 요법을 받고 있습니다 [2]. 본 연구는 이러한 보완 요법 중 비약물 치료법의 효과를 확인하고자 시행된 RCTs를 모두 고찰하고, 비약물 치료법인 요가, 쿨베개, 아로마테라피, 침 치료, 자기 요법, 이완 요법, 최면, 바이오피드백, 인지행동 치료, 동종 치료별로 메타 분석을 시행하고자 하였습니다. 선정된 24건의 연구 중 16건이 메타 분석이 가능했으며, 안면홍조의 강도와 횟수가 유의하게 감소하였고, 강도의 감소 효과는 추적 관찰 기간까지도 유의하게 유지되었습니다. 침 치료는 11건이었는데, 그 중 6건이 메타 분석 대상에 포함되었으며 일상생활 방해 지수 (HFRDIS)가 치료 후, 추적 관찰 기간까지 유의하게 감소하였습니다. 안면홍조에 대한 침 치료 효과는 어떠한 대조군을 설정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많이 엇갈려 왔으나, 최근에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침 치료가 안면홍조에 효과적인 것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3]. 본 연구에서 고찰된 침 연구 6건 중 4건의 연구는 대조군으로 거짓침을 사용하였고, 1건은 이완 요법, 1건은 일상생활군이었습니다. 따라서 호르몬 치료를 할 수 없는 유방암 환자들의 안면홍조 개선에 침 치료는 유의한 치료법으로 추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본 연구는 다양한 비약물 치료법의 효과를 제시해보고자 하였으나, 침 치료 외의 다른 요법들은 메타 분석에 2건이 활용되어 최면 요법, 인지행동 치료 등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본 연구는 영어와 중국어 논문만이 선정되어 언어 편향이 있습니다. 저자가 고찰에서 밝혔듯이 한국어, 일본어 등의 연구도 포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전반적인 비약물 요법이 심각한 부작용이 없어 유방암 환자의 안면홍조 개선에 활용해 볼 가능성을 제시해주었다는 데 의의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문헌 [1] Oh CM, Won YJ, Jung KW, Kong HJ, Cho H, Lee JK, Lee DH, Lee KH; Community of Population-Based Regional Cancer Registries. Cancer Statistics in Korea: Incidence, Mortality, Survival, and Prevalence in 2013. Cancer Res Treat. 2016 Apr;48(2):436-50. doi: 10.4143/crt.2016.089. https://www.ncbi.nlm.nih.gov/pubmed/26987395 [2] 김정욱. 암 치료 관련 보완요법. 대한의사협회지. 2008;51(5):427-34. http://www.google.co.kr/url?sa=t&rct=j&q=&esrc=s&source=web&cd=3&ved=0ahUKEwjjnvaY4rzVAhXEebwKHWisD24QFggvMAI&url=http%3A%2F%2Fxn--zb0b2h01ozygv9j7lgn8g.xn--3e0b707e%2Fapp%2Fnl%2Fsearch%2Fcommon%2Fdownload.jsp%3Ffile_id%3DFILE-00010158967&usg=AFQjCNE98bnHzF1fiHloaEJcXblFskpp_A [3] Chiu HY, Pan CH, Shyu YK, Han BC, Tsai PS. Effects of acupuncture on menopause-related symptoms and quality of life in women in natural menopause: a meta-analysis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Menopause. 2015 Feb;22(2):234-44. doi: 10.1097/GME.0000000000000260. https://www.ncbi.nlm.nih.gov/pubmed/25003620 ◇KMCRIC 링크 http://www.kmcric.com/database/ebm_result_detail?cat=SR&access=S201707001 -
정제 봉독, 일반 봉독에 비해 알레르기 반응↓[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의 '근거중심한의약 데이터베이스' 논문 중 주목할 만한 임상논문을 소개한다. ◇KMCRIC 제목 사람을 대상으로 한 PLA2 제거 봉독 약침의 안전성 연구 ◇서지사항 Ahn YJ, Shin JS, Lee J, Lee YJ, Kim MR, Shin YS, Park KB, Kim EJ, Kim MJ, Lee JW, Lee HD, Lee Y, Kim S, Chung HJ, Ha IH. Safety of essential bee venom pharmacopuncture as assessed in a randomized controlled double-blind trial. J Ethnopharmacol. 2016 Dec 24;194:774-80. doi: 10.1016/j.jep.2016.11.012. ◇연구설계 randomised, double-blinded, placebo-controlled, crossover ◇연구목적 일반 봉독 약침 대비 phospholipase A2 (PLA2)와 histamine을 제거한 정제 봉독 약침의 in vitro 효능 비교 연구와 인체를 대상으로 하는 안전성에 대한 비교 연구 ◇질환 및 연구대상 1. LPS-activated RAW 264.7 cells 2. 20~40세의 성인 20명 ◇시험군중재 · 알레르기 반응을 본 인체 시험의 경우, 피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phospholipase A2 (PLA2)와 histamine을 제거한 정제 봉독 (eBV, essential BV)을 오른쪽 팔뚝에 주입하고 정제 전의 오리지널 봉독 (control BV)을 왼쪽 팔뚝에, 또 다른 그룹에서는 eBV를 왼쪽 팔뚝에 주입하고 control BV를 오른쪽 팔뚝에 주사함. · 피험자 grouping을 무작위적으로 하기 위해 double-blinded statistician에 의해 SAS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allocation 되었음. ◇평가지표 1. VAS: pain, swelling, itching 2. Length: wheals, redness 3. Side effect ◇주요결과 LPS-activated RAW 264.7 cells에서 일반 봉독 약침과 정제 봉독 약침 모두 NO 생산을 억제하였고 인체 시험에서는 정제 봉독의 경우 0.2mL를 팔뚝에 주사하였을 때 일반 봉독에 비해 주사 부위의 통증, 가려움, 발진, 부종 등의 알레르기 증상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났다. ◇저자 결론 일반 봉독과 정제 봉독 모두 in vitro 항염 효과를 보였고 정제 봉독은 상대적으로 적은 알레르기 반응을 나타냈다. ◇KMCRIC 비평 봉독의 한의학적 치료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많은 기초 및 임상연구가 수행되어 왔음. 특히 효능 연구에서 봉독 속의 다양한 단백질 및 비단백질 성분에 의거한 항염 (관절염) 및 진통, 디스크 치료 등의 약리적 효능에 대한 보고가 있었음. 저자들은 단백질을 크기에 따라 분리할 수 있는 gel filtration 방법을 이용하여 봉독에 들어있는 40여 가지의 성분 중에 봉독의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고 알려진 phospholipase A2 (PLA2)와 histamine을 제거한 정제 봉독 (essential BV, eBV)을 제조하였음. 이렇게 가공된 정제 봉독인 eBV의 항염 효능이 정제 전의 오리지널 봉독과 비교할 때 그대로 유지되는지, 그리고 실제로 인체에 주입되었을 때 알레르기 반응이 줄어드는지를 본 연구를 통해 실험적으로 확인하고자 하였음. 항염 효과는 실험적 편의상 in vitro cell line에서 수행하였음. 세포 내 NOS (nitric oxide synthase)에 의해 촉매되는 NO gas를 분석하여 항염 활성을 측정하였으며 NO의 산화물인 nitrite (NO₂-)를 정량하였음. 비교를 위해 정제 봉독 (eBV)과 오리지널 봉독 (BV), 그리고 봉독 내 항염 단백질로 알려진 melittin을 세포에 처리한 후 nitrite 생성 억제 정도를 분석하였으며 그 결과 3.0 ug/mL의 처리 농도까지 eBV는 BV와 비슷한 수준의 nitrite 생성 억제 효능 (항염 활성)을 보였음. melittin은 다른 두 봉독에 비해 저농도에서 다소 떨어지는 항염 활성을 보였음. 한편 eBV의 알레르기 유발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0.2mL의 BV와 eBV를 피험자의 팔뚝에 주사한 후 144시간 (또는 72시간)까지 일정 시간 간격으로 통증, 가려움, 발진, 부종 정도를 분석하였음. 통증 지표에서는 BV와 eBV 간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swellng과 itching의 경우, eBV에서 주입 직후 6시간부터 96시간 사이에서 증가하는 활성이 보이지 않았음. 주사 후 72시간 관찰을 한 wheals (발진)과 redness 지표의 경우, wheals은 BV와 eBV 간에 차이를 보이지 않았고 redness는 전 구간에 걸쳐 eBV가 BV에 비해 현저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음. 더욱 확실한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임상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것이 어렵더라도 BV와 비교한 eBV의 효능 시험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되며 in vitro 실험을 하는 경우에도 NO 억제 효능 이외에 다른 cytokine 지표를 좀 더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됨. 또한 NO의 정확한 정량을 위해서는 nitrite 하나만을 재는 것보다는 nitrate+nitrite를 재는 것이 더욱 정확한 것으로 생각됨. 정상인을 대상으로 한 알레르기 반응 연구에서는 두 봉독 BV와 eBV를 0.2mL씩 주사하였는데 이보다는 두 종류의 봉독에 들어있는 단백질량을 base로 동량을 주사하는 것이 더욱 합리적으로 판단됨. 그리고 이렇게 하였을 때 두 종류의 봉독에 대한 dosage 효과도 보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음. 봉독의 안전성에 문제가 되는 알레르기 성분을 배제시킨 eBV가 in vitro 실험이긴 하지만 기존 BV에 비해 항염 효과에는 큰 변화가 없이 알레르기 반응이 대폭 감소했다는 본 실험 결과는 임상적으로 더욱 안전한 새로운 봉독을 개발하였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음. 하지만 알레르기 유발 물질로 알려진 phospholipase A2 (PLA2)가 봉독의 또 다른 치료 효과에 핵심 물질로 작용한다는 연구도 있는 바, 좀 더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판단됨. ◇KMCRIC 링크 https://www.kmcric.com/database/ebm_result_detail?cat=ER&access=E201612004 -
한의학, 민간요법 아닌 다양한 치료방법과 근거 가진 의학으로의 인식 ‘뿌듯’[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송영일 한국국제협력단 우즈베키스탄 글로벌협력의료진으로부터 우즈베키스탄 현지에서의 한국 한의학에 대한 인식 등을 소개한다.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의 수도 타슈켄트에는 의과대학이 2개 있다. 하나는 ‘타쉬미’라고 불리는 타슈켄트 의학 아카데미(Toshkent tibbiyot akademiyasi)와 과거에는 ‘삼피’라고 불렸고 지금은 ‘타쉬쁘미’라고 불리는 타슈켄트 소아의과대학(Toshkent Pediatriya Tibbiyot Instituti)이다. 우즈벡은 특이하게도 소아과의사만을 따로 뽑고 교육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이에 대해 소아의과대학을 나왔다고 해서 꼭 소아 환자만 봐야하는 것도 아닌 것을 보면 소아환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아주 크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우즈벡에서 두 의과대학 모두 현지 대학 입시에서 높은 성적을 얻어야 입학할 수 있다. 타쉬미는 1919년에 세워졌으며, 타쉬쁘미는 1972년에 설립됐다. 두 대학은 경쟁관계이면서도 상호보완관계로 우즈벡 의학계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타슈켄트 의학 아카데미는 지난 7월 자생한방병원과 양해각서를 체결했는데, 이는 총장으로 있는 라지즈 노디로비치 투이치예브가 한국 한의학에 많은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추진한 결과다. 특히 최근에는 총장의 적극적인 관심과 한국국제협력단의 지원으로 타쉬미에서 민족의학 교육을 담당하는 학과와 협력 교육사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한국국제협력단이 주선해준 총장과의 면담자리에서 ‘초빙교수’ 자격으로 한의학 교육을 실행해 줬으면 하는 요청을 받고 흔쾌히 승낙했다. 한국 한의학을 전파하기로 마음먹고 우즈벡에 온 이상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수는 없는 법이다. 타쉬미의 여러 분과교실 중 ‘재활, 민족의학, 물리치료’교실이 있다. 세 가지 분야를 아우르는 교실로 타쉬미 의과대학 4학년에게는 물리치료를, 5학년에게는 민족의학을, 6학년에게는 재활의학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이 교실의 일원이 돼 5학년 학생들에게 민족의학 분야 중 한국 한의학에 대한 교육을 하게 됐다. 학생들에게 한국 한의학은 대장금으로 통했다. 이미 6번이나 우즈벡에서 전국 방영을 한 대장금에 관한 이야기로 한국 한의학 이야기가 시작됐다. 하지만 정작 필자는 대장금을 본 적이 없어 특정 장면에 대해 묻는 질문에 대답하기 어려웠다. 그래도 학생들 스스로가 한국 한의학에 대한 질문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그리고 영상문화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새삼 알 수 있는 기회였다. 나같은 사람이 강의하는 것보다 인기 드라마 한편이 오히려 더 대중들에게 한국 한의학을 알리는 효과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한국 한의학을 소재로 한 다양한 문화콘텐츠 발전이 절실하다. 강의는 이론강의와 실습강의로 나누어진다. 이론 강의는 2빠라(1빠라는 1시간 20분), 실습강의는 4빠라를 해야 한다. 이론 강의는 타쉬미 대학에서 이뤄지며, 실습강의는 필자가 주로 근무하는 우즈베키스탄-대한민국 한의진료센터에서 진행된다. 학생들은 생각보다 수업에 적극적이었다.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고, 실습교육에서는 서로 체험해 보려고 배당된 시간이 모자랄 지경이었다. 강의 후에 우즈벡 의대생들이 한의학이라고 하는 것이 단순히 침을 맞는 미스터리한 민간치료법이 아니라 전침, 약침, 추나, 매선 등의 다양한 치료방법과 근거가 존재하는 의학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소감을 말해줄 때는 기쁘기도 하고 많은 보람을 느꼈다. 의과대학 학생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는 것과 더불어 이 교실 석사과정에 있는 대학원생들 중 2명에게 한의학 치료방법에 대한 논문을 써보라고 조언해주었다. 그리고 그 논문 지도는 당연히 필자가 맡기로 했다. 앞으로 2, 3년의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 논문이 나오게 된다면 타쉬미 의과대학 최초의 한국 한의학 관련 석사논문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대학원생들이 한국에 가서 학업을 이어나가 한국 한의학을 주제로 박사학위도 받고 우즈벡에 돌아와 교수요원이 된다면 한국 한의학의 새로운 지류가 우즈벡에 생기게 되는 것이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지만 한국 한의학을 우즈벡에 단단히 뿌리내리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자 가장 강력한 방법이라고 확신한다. -
도침 치료, 무릎관절염에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져[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의 '근거중심한의약 데이터베이스' 논문 중 주목할 만한 임상논문을 소개한다. ◇KMCRIC 제목 도침 치료는 전침 치료에 비해 퇴행성 무릎관절염에 효과적이다. ◇서지사항 Ding Y, Wang Y, Shi X, Luo Y, Gao Y, Pan J. Effect of ultrasound-guided acupotomy vs electro-acupuncture on knee osteoarthritis: a randomized controlled study. J Tradit Chin Med. 2016 Aug;36(4):450-5. ◇연구설계 RCT (2-arm parallel study design, open trial, head to head trial) ◇연구목적 퇴행성 무릎관절염에 대해 전침 치료와 도침 치료의 효과를 비교하기 위함. ◇질환 및 연구대상 아래의 기준을 만족하는 무릎관절염 환자 45명, 60개의 무릎관절 (왼쪽 24, 오른쪽 36) 1. 지난 몇 개월간 무릎 통증 2. X-ray상 골극 관찰 3. joint fluid 검사에서 Knee-OA 소견 4. 40세 이상 5. 30분 이하의 조조 강직 6. 염발음 이 중 1 ,2를 포함한 증상이 동시 관찰되거나 1, 3, 5, 6을 포함한 증상 또는 1, 4, 5, 6을 포함한 증상이 나타날 경우 퇴행성 무릎관절염으로 진단함. 단, 치료를 받지 못할 상황이거나 심각한 질환 (정신 질환 포함)이 있는 경우, 80세 이상이나 30세 이하, 임산부나 수유 중인 여성은 제외함. ◇시험군중재 도침 치료군 (n=30) · 환자의 무릎에서 미리 치료혈 표기 (무릎 아시혈, 건부착부, 골극 형성 부위 등 한 번에 다섯 군데 이내) · 소독 후 2% 리도카인 1mL로 각 부위 마취 후 초음파 유도하에 도침 치료 시행, 해당 연조직을 이완 (release)시킴. · 3주간 3회 시행 ◇대조군중재 전침 치료군 (n=30) · 내슬안 (EX-LE4), 슬안 (EX-LE5), 혈해 (SP10), 양구 (ST34), 양릉천 (GB34) · 주파수는 2-4Hz로 30분간 시행 · 전침 강도는 환자가 견딜 수 있을 때까지, 3주간 15회 시행 ◇평가지표 (1) 일상생활 기능 평가: Japanese Orthopedic Association (JOA)를 이용하여 3주 치료 전과 후 비교 (2) 무릎관절 기능 평가: hospital for special surgery index (HSS)를 이용하여 3주 치료 전과 후 점수 변화 비교 (3) 무릎관절 통증 평가: visual analogue scales score (VAS)를 이용하여 3주 치료 전과 후 점수 변화 비교 (4) 무릎관절 온도 변화 평가: thermal imaging detection를 이용하여 3주 치료 전과 후 비교 ◇주요결과 (1) 일상생활 기능: 도침 치료군에서 더 많이 개선되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음. (2) 무릎관절 기능: 도침 치료군이 기능 점수가 현저하게 좋아짐 (도침 14±5 vs 전침 9±5, P=0.0002). (3) 무릎관절 통증: 도침 치료군에서 통증 지수 개선이 현저하게 나타남 (도침 3.0±1.4 vs 전침 2.0±1.4, P=0.0067). (4) 무릎관절 온도 변화 평가: 두 군 모두 치료 후 온도가 감소하였으나, 두 군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음. ◇저자 결론 도침과 전침 모두 퇴행성 무릎관절염에 유의한 효과가 있으며, 도침 치료가 전침 치료에 비해 통증 완화와 무릎 기능 개선에 더 우수하다. ◇KMCRIC 비평 2014년에 나온 도침 요법의 연구 동향 고찰에 의하면 도침 치료에 대한 연구는 대상자의 수가 10명 이하인 증례 보고 논문이 가장 많아 도침 치료의 유효성을 평가하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1]. 이처럼 도침 치료의 질 높은 연구가 부족한 현실에서 본 연구와 같은 무작위 대조 연구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무작위배정만 하고 맹검의 과정이 없는 점, 45명을 대상으로 60개의 무릎을 치료하며 설문한 자료이기 때문에 대상자 수가 적다는 점, head to head trial로서 무처치 대조군이 없어 그 신뢰도가 떨어지고, 추적 기간이 짧아 장기간 치료 효과를 관찰하지 못하였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또한 결과를 분석하고 통계 처리하는 과정에 대한 맹검이라도 시행할 수 있었으나 그에 대한 기술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침과 전침의 효과를 4가지의 척도를 이용하여 분석하고, 초음파를 이용하여 안전하게 시술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퇴행성 무릎관절염을 총 3주 동안 치료하였으며 도침은 3회, 전침은 15회 치료하였다. 도침 치료 시에는 한 번에 치료 부위가 다섯 군데를 넘지 않게 하여 과자극이 가해지지 않도록 주의하였다. 3주 후 도침과 전침 치료군을 비교한 결과, 도침과 전침 모두 무릎의 통증과 기능을 개선하지만 도침 치료의 효과가 더 뛰어나다고 보고하였고, 그 이유로는 도침의 연부조직 이완 (release) 효과가 더 뛰어나 근경련을 줄이고, 이를 통해 정맥의 울혈 상태를 개선하고 골내압을 감소시켜 통증 감소와 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추측하였다. 한편 이와 비슷하게 2015년 Li 등이 진행한 만성 목통증의 도침 치료 논문에서도 근이완과 혈류 개선, 그로 인한 재생 효과를 주요한 치료 기전으로 제시하였다 [2]. 이러한 혈류 개선과 통증 완화라는 가설을 확인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적외선 체열 검사를 무릎 부위에 시행하였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무릎관절염이 있을 경우 무릎의 온도가 정상에 비해 올라가고, 특히 K-L grade가 높을수록 슬개골 부위의 온도가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 본 연구에서도 관절염으로 진단받은 무릎의 온도가 정상 무릎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았고 (도침군 0.81±0.21 vs 전침군 0.78±0.25) 치료 후 두 군 모두 슬개골 주변의 온도가 내려갔고 도침 치료군이 조금 더 내려갔으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치료 전후 온도 차이: 도침군 0.49±0.16 vs 전침군 0.45±0.19. P=0.38). 도침과 전침 치료 모두 슬개골 주변의 온도를 낮춘다고 볼 수 있으나, 이것이 정맥의 울혈을 개선한 것인지에 대한 문제는 추후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본 연구는 증례나 후향적 보고 위주의 기존 도침 연구에 비하면 큰 발전이 있었다고 본다. 추후 보다 엄격한 방법을 통해 도침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참고문헌 [1] 육동일, 김경민, 전주현, 김영일, 김정호. 도침요법의 연구동향 고찰. 대한침구의학회지. 2014;31(3):35-43. [2] Li S, Shen T, Liang Y, Zhang Y, Bai B. Effects of Miniscalpel-Needle Release on Chronic Neck Pain: A Retrospective Analysis with 12-Month Follow-Up. PLoS One. 2015 Aug 31;10(8):e0137033. doi: 10.1371/journal.pone.0137033. https://www.ncbi.nlm.nih.gov/pubmed/26322786 [3 Denoble AE, Hall N, Pieper CF, Kraus VB. Patellar skin surface temperature by thermography reflects knee osteoarthritis severity. Clin Med Insights Arthritis Musculoskelet Disord. 2010 Oct 15;3:69-75. doi: 10.4137/CMAMD.S5916. https://www.ncbi.nlm.nih.gov/pubmed/21151853 ◇KMCRIC 링크 https://www.kmcric.com/database/ebm_result_detail?cat=RCT&access=R201608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