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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석 원장보험 현실화로 한의계 부흥 - 한방병원을 운영하면서 느낀 한의계의 현실을 바탕으로 제안 - 개원가 일기 얼마 전 천연물신약 사건으로 의학계가 시끄러웠다. 한의계가 그동안 잘 몰라서 방치되었던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비대위가 구성되어 활동하고 있다. 한의계의 위기이자 기회라 생각하며 이를 현실 각성의 계기로 삼아 한의계가 한 발 발전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그런데 이외에도 잘 몰라서 방치되고 있는 중요한 현안들이 있다고 본다. 지난번까지 기고하면서 간간히 밝힌 내용을 모아 작금에 우리 한의계가 어떤 연구와 노력을 경주해야할지 제안해 보고자 한다. 특히 한방병원을 운영하면서 느낀 점을 바탕으로 기술하고자 한다. 우리가 목표를 분명히 하지 않으면 이루어야 할 성과가 미흡할 것이고 불투명할 것이다. 지금 우리가 어떤 목표를 정하고 정진해야할지 먼저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빠른 시일 내에 결정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뒤늦게 후회하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 1. 사보험의 한방의료 혜택을 협회 차원서 적극적 대처 필요 지난 10년간 병원 준비 기간을 거쳐서 5년 전 병원을 개원할 때까지 중소 한방병원의 경영을 좌우하는 것이 바로 사보험이라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 140만 인구의 광주광역시에 50개의 한방병원이 개원해 있다. 본원이 개원할 때가 7번째였는데 이렇게 급증한 배경에 사보험이 차지하고 있다. 현재 양방 중소병원뿐만 아니라, 국내 유일의 흑자대학병원이라는 전남대병원 및 국내 빅5의 초대형 (양방)병원까지 사보험이 아니면 병원당 연매출 1조 이상이 될 정도로 성장하지 못한다는 점을 분명히 알 필요가 있다. 자동차사고나 산업재해의 한방건강보험 혜택처럼 외래 일반에서 사보험으로 염좌성 상해의 치료만이라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성인병 및 중증질환에서 사보험 가입자가 한방병의원의 치료비 지원을 일정 부분이라도 받을 수 있다면 현재의 배가 되는 매출과 함께 그에 맞는 발전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본다. 2. 건보에 대한 한방의료 참여의 적극적인 요구 필요 본원은 15년 전부터 암을 진단하여 치료하고 있다. 거의 빈틈없는 진단과 예견되는 치료성과를 보고 있다. 그런데 전체 내원 환자 수는 그대로인데 암 환자 수는 5년 전보다 적어졌다. 그 이유는 건강보험에서 양방의료에만 암 환자 무상치료와 5% 본인 부담금제를 시행했기 때문이라 본다. 양방병원에서는 한방과의 경쟁을 떠나서 경영상 이유로라도 불치의 상태에 이른 환자도 끝까지 놓아주지 않는다. 여기에는 건강보험의 지원과 국가보건재정의 후원 그리고 사보험의 혜택까지 있다 보니 전국에 초대형 암 전문 양방병원들이 계속 개원하고 있다. 또한 예전에는 중풍하면 한방이었는데 10년 전부터 중풍환자가 한방병원으로 내원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현실이 단지 한·양방 의료시설과 기술의 문제가 아님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 국민은 보다 나은 치료비 혜택을 우선으로 선택한다. 고혈압, 당뇨에 주치의제도와 함께 포괄수가제를 시행하는 마당에 새누리당은 이번 대선공약으로 ‘중증 4대 질환 무상진료’를 실현하겠다고 한다. 한방의 참여가 완전히 배제된 채 양방치료에 대한 일방적이고 절대적 지원 현실에서 우리 한의계의 앞날이 심히 우려된다. 현재 자보 및 산재를 통해서 한방치료[한약(첩약), 한방물리치료, 추나, 약침]가 일정기간 내에서는 인정되어 보상을 받고 있다. 정확한 시작 연도는 잘 모르지만 10년 이상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런데 건강보험에서는 더 중요하고 광범위한 외상적 치료에 대해서는 한방 의료보험의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다. 협회는 한방 참여의 명분과 가능성이 보이고 실익이 있는 상황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하여 획득해야 한다. 3. 다빈도 질환에 대한 한방건보 참여의 집중 연구 필요 다빈도 질환의 한의학적 접근에 대한 연구가 절실하다. 이는 1, 2번 안으로 가기 위한 방안의 하나이기도 하다. 국민이 자주 앓고 있으며 어떤 경우에는 생명과 직결(예로 암, 중풍(뇌졸중))되기도 하는 질환에 대한 한의학계의 역할은 너무도 당연한 의학의 권리이자 의무이기도 하다. 그 방안의 첫째가 한방 건강보험을 통한 보장이다. 전국 각 한방 의료기관에 감기, 위장장애, 요통 등 환자가 거의 매일 내원하고 있다. 한의학적 접근은 쉽고 광범위하며 부작용 없이 전체적인 건강 증진의 효과까지 볼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도 건강보험의 혜택은 거의 없다. 침 치료만 일부 사보험에만 한정되어 있고 그 외에 약침, 추나, 첩약은 제외되어 있다. 최근 주목할 만한 뉴스로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다빈도 한약처방 25개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를 마련했다. 이와 같이 전체 건강보험의 2/3 이상을 차지하는 다빈도 질환에 대해 한의학 방법의 과학적인 근거를 마련하여 이를 바탕으로 국민이 국민건강보험 및 사보험에서 한방의료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한의계의 배가 되는 영역 확장과 발전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전 국민도 건강상 큰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과학적인 근거 마련방법상 실험실 내에서 처방의 유효성 증명이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전국 2만 여 한의사의 임상사례 중에 과학적인 뒷받침이 가능한 임상 근거사례를 모은다면 각 질환에서 적게는 수백, 수천 건의 근거 마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목표를 세우고 뜻과 의지를 갖고 정진하면 분명 이룰 수 있는 일들이라고 본다. 천연물신약과 같은 사건은 또다시 나올 수 있다. 문제는 우리 한의계가 제도적인 틀 안에 의사의 역할과 치료행위에 대해 국가적인 인정과 지원을 얼마나 받고 있느냐이다. 다빈도 질환에 대한 한의사의 역할(구체적으로 한방의료행위)이 국민건강보험과 사보험에서 전적으로 인정이 된다면 어떤 상황이 발생하여도 한의학의 위기라는 절망적 현실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어떤 면에서 보면 지금 우리는 정식 치료의사로서 국가적인 인정을 다 받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우리가 어떻게든 해결해야 할 것이 바로 이것이다. 한방의 치료 행위에 대한 정당한 평가와 그에 따른 권리를 꼭 찾아야 한다. -
양정숙 본부장나이 들어 클럽메드 리조트에 갈 수 있는 방법 똑똑한 한의경제-9 처음 520연금복권이 나왔을 때 갑론을박이 있었다. 20년동안 월 500만원씩 받는 금액 12억원을 5%이자를 주는 은행에 넣어두면 원금은 그대로 있고 이자만 평생 월 500만원씩 받을 수 있다는 논리였다. 일정 부분 오류는 있었지만, 마음 속으로는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다. 그럼 500만원은 차치하더라도 매월 100만원이라도 평생 연금으로 받으려면 어느 정도를 저축해야 할까? 일산에 사는 대기업 부장 김고마씨(53세)는 3년 뒤에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다. 주변 친구들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퇴직금으로 장사를 시작해 볼까? 재취업을 해야 하나? 고민에 빠져 있지만 김고마씨는 행복한 상상을 꿈꾸고 있다. 62세부터 국민연금에서 120만원이 나오고, 15년 전에 가입한 연금보험에서 60세 이후에 매달 100만원에다 퇴직금 1억원이 쌓여 있기 때문이다. 김고마씨는 15년 전 당시 월 급여 350만원을 받았다. 외벌이다 보니 각종 생활비와 자녀 교육비 등을 지출하고나면 저축여력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국민연금과 퇴직금으로 노후 준비자금이 부족할 것이라는 것은 불보듯 뻔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여가비용을 줄여 매달 47만원씩 15년납 개인연금에 가입을 했다. 당시 공시이율이 7% 정도 됐다. 김고마씨는 15년동안 8500만원의 보험료를 납부했고 60세가 되는 2019년부터는 매달 100만원의 연금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금액은 80세까지 연금을 받는다고 가정했을 때, 약 2억 8800만원의 금액으로 납입보험료의 3배가 넘는 금액이다. 사망시점까지 나오는 종신형 연금이다 보니 오래살면 살수록 더 많은 연금을 받을 수 있다. 김고마씨는 38세에 노후 준비를 해야 겠다는 마음을 먹고 부족한 형편에 47만원이라는 연금보험에 가입을 했었다. 만약 김고마씨가 조금 더 일찍 노후 준비를 시작했더라면 어땠을까? 현재 연금보험 공시이율 4.7%를 가정했을 때, 30세에 연금을 가입해서 30년간 매달 30만원을 납입하면 60세에 약 92만원이라는 연금을 매달 수령할 수 있다. 물론 납입기간이 15년에서 30년으로 늘긴 했지만, 납입금액이 47만원에서 30만원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에 노후 준비를 훨씬 수월하게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만약 위와 같은 조건으로 40세에 연금에 가입을 했다면 60세가 되는 20년간 매달 65만원을 납입했다하더라도 60세가 된 시점에 월 46만원의 연금밖에 받질 못한다. 위와 같은 차이는 납입하는 보험료의 크기가 아니라 시간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노후 준비는 노후에 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재테크를 해야 한다.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야 한다. 투기가 아닌 투자를 해야 한다. 단기투자보다는 장기투자를 해야 한다. 우리 주변에 좋은 말들은 너무나도 많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이길 수 있는 진리는 빨리 시작하는 사람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다. 저축과 노후 준비를 하는 시기에 특별한 때가 있는 것이 아니다. 나이 들어서 일만하다 의료시설에 들어갈 것인지,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은퇴를 맞이해서 클럽메드 리조트에서 건강한 노후를 맞이 할 것인지는 본인의 선택과 의지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재무 상담을 원하시는 독자께서는 언제든지 이메일로 연락주시면 성실히 상담해 드리겠습니다. e-mail : peach3082@naver.com -
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 (217)1985년 朴炯圭의 ‘진맥학 개인지도’ “우리들은 한의학의 현실과 진맥학의 중요성을 똑바로 알자” 1985년 한의사 朴炯圭는 『우리들은 한의학의 현실과 진맥학의 중요성을 똑바로 알자(진맥학 개인지도)』라는 비매품의 소책자를 간행한다. 이 책의 뒷면에 나오는 저자의 약력에 공의진료소장, 보건연구원, 충무적십자병원, 보건지소장, 충무 시민한의원, 부산 영화한의원, 서울 제일한의원 등 이력이 기재되어 있고, 저서로 『진맥학의 실제』, 『한의학의 현실 진맥학 중요성』 등이 언급되어 있다. 아마도 박형규 선생은 진맥학을 전문으로 연구한 한의사로서 진맥학의 중요성을 역설하기 위한 각종 활동을 한 인물로 파악된다. 『진맥학의 실제』라는 책은 1982년 대한동양의학회에서 저작공로패를 받은 기록이 있다. 박형규 선생의 이 작은 책자는 『진맥학의 실제』라는 책에 나온 추천사가 그대로 게재되어 있고 각종 학술지에 게재한 자신의 글들을 모아서 사진과 함께 실어놓은 것으로 보아 아마도 자신의 진맥학의 해설판에 해당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추천사를 쓴 인물로 정태수, 손정근 등이 소개되어 있다. 부산 대한동양의학회 일동으로 나온 『진맥학의 실제』라는 책자에 대한 평가는 다음과 같다. “⑴ 광범위한 분야에서 맥진에 대한 학문적 근거를 뒷받침하였고 습득하는 요령을 제시하였으며, ⑵ 상당한 노력과 지도를 받으면 누구든지 된다는 자신을 갖게 하며, ⑶ 학문의 대간을 흔드는 오식을 지적하여 학문적으로 입증, 그 교정을 건의하고 ‘중국 문화권인 우리나라에 학문이 유입된 후 오식을 지적함은 학문적인 경사’ 또 맥결문 구절을 보완하였으며 한방 가능능력의 한계를 인식케 하였다. ⑷ 한의학의 전문직업인을 양성하는 교재로서 적격으로 저술되었으며 진맥진단학을 소상하게 주석한 서적으로는 전무후무한 저서라는 것을 저자와 같이 학문을 하는 우리들이 자부하는 바다. ⑸ 양의학의 발달로 인하여 여타 한방의서와 같이 감염성 질환 등의 치료에 빛을 잃게 된 부분이 있으나 그 외의 여타 분야와 한의학이 존재하고 있는 한 필수불가결의 진단 분야임을 증명하였고, ⑹ 또 한의학의 진맥학 분야에서는 첫째이고 동의보감 다음가는 의서들에 못지 않는 보전으로 인정받는 저서이므로 그 저작공로를 높이 평가하여 부산 대한동양의학회 이름으로 공로패를 근증하는 바이다.” 부산 대한동양의학회에서 당시에 『진맥학의 실제』라는 책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1985년 朴炯圭의 『우리들은 한의학의 현실과 진맥학의 중요성을 똑바로 알자(진맥학 개인지도)』라는 책은 『진맥학의 실제』를 부연한 것으로서 진맥학을 선양해야 하는 이유를 면밀하게 분석하면서 진맥진단학 지식의 확산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진맥진단학을 제도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 학문적 장애, 역사적 발전과정 등에 대한 자신의 견해와 감별진단으로서 서양의학에서 하는 X-ray 등의 보조역할 등, 맥학의 객관화, 중요성, 진맥진단과 보약, 진맥과 우황청심환, 맥결문의 보완 등이 이 책자에 소록된 내용이다. 아마도 저자 박형규는 세상에 진맥의 중요성을 역설하여 부조리한 의료체계를 개선하고자 하였던 것 같다. 침마취의 장점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각종 진단법과 진맥학을 비교하면서 제대로 된 연구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대학에서도 협조해줄 것을 역설하고 있다. 박형규 선생의 이 분야에서의 깊은 애착을 느끼게 해준다. <-1985년 한의사 박형규 선생이 비매품으로 간행한 진맥학 관련 서적. -
이상곤 원장싸이의 말춤 그리고,‘馬醫’ 드라마…말의 열풍 “한방수의학은 누가 만들었고 어떤 원리로 치료를 했던 것일까? 한방수의학은 한의학과 같이 음양오행설을 기초로 가축의 질병에 대한 생로병사를 설명한다” 싸이의 말춤부터 ‘마의(馬醫)’라는 드라마까지 말의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드라마 마의는 말을 치료하는 수의사가 어의로 입신양명한 이야기가 펼쳐져 과거 한방수의학의 일면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얼마 전에 내원한 환자 한 분이 침 치료를 받다 이런 말을 했다. 개가 디스크에 걸려 치료를 받았는데 수의사가 개 허리에 침을 놓고 단박에 회복됐다는 것이다. 실제 예로부터 말과 소에 침을 놓는 전통 수의사들은 많았다. 그렇다면, 이런 한방수의학은 누가 만들었고 어떤 원리로 치료를 했던 것일까? 한방수의학은 한의학과 같이 음양오행설을 기초로 가축의 질병에 대한 생로병사를 설명한다. ‘속시사(續始事)’라는 책에는 “황제 때에 마사황(馬師皇)이라는 사람이 있어 신험(神驗)하게 말의 병을 잘 보았다. 마의는 이때부터 시작하였다”라고 했다. 한의학의 경전인 황제내경이 황제와 기백의 문답식으로 진행되는 것처럼, 수의학의 경전도 문답식으로 되어 있다(‘원형료마집’참조). 마사황이 황제와 마찬가지로 전설 속의 인물인 점을 감안한다면 실재한 인물로서 한방수의학의 원조는 백락이라는 분이다. 본명은 손양이라는 분이지만 진나라왕인 목공이 백락장군이라고 부른데서 유래된 이름이다. 훌륭한 인물이 명군(明君)을 만나 그 능력을 인정받는다는 ‘백락일고(伯樂一顧)’라는 사자성어가 나올 정도로 백락은 명마를 잘 알아봤다. 그만큼 말에 대한 감식안이 좋았다. 그 시대엔 질병을 고치는 것보다 중요한 게 좋은 말, 건강한 말을 찾아내는 감식안이었던 듯하다. 이렇게 마사황과 백락 그리고 조택중이라는 분의 이야기를 모아 만든 책이 1330년 출간된 ‘신각마경대전’이다. 한방수의학의 집대성이다. 우니나라는 말과 관련이 크다. 서긍의 고려도경은 “고려땅에 좋은 말이 많이 생산된다”고 했는데 목은 이색(李穡)은 말의 종류를 몽고말인 호마와 고유종인 키가 작은 과하마 두 종으로 나누었다. 몽고종인 이들 중형마는 충렬왕 때 몽고에서 제주도에 직접 목장을 설치해 몽고로부터 도입된 이후 그 수가 많아졌을 것으로 추정한다. 조선시대의 말 산업은 바로 군수산업으로 말 산업이 융성하던 조선 전기는 국력 또한 황금기였다. 수의학은 고위 관리도 관심을 갖는 중요한 분야였다. 우리나라에서 ‘신편마의방우의방’은 현존하는 최고의 수의서인데 조선의 개국 공신이었던 조준, 김사형, 권중화, 한상경이 엮은 책이다. 중종 때 개편된 관리들의 직제를 보면 말을 다루는 직종은 안기, 이기, 보기, 조기 등의 말을 훈련하고 사양관리를 하는 부문과 이마, 마의 등 말의 위생과 질병 치료를 담당하는 부분으로 나뉘어졌다. 당시 마의의 숫자는 18인. 드라마 마의는 백광현이라는 종기 전문 의사를 모델로 하고 있다. 그의 전기에 따르면 말의 종기를 치료하는 법을 배워서 사람의 종기를 잘 치료한 것으로 소개되어 있다. 고대 수의서는 종기에 대한 치료법을 어떻게 명시했을까? 신편마의방우의방에는 의외로 말의 종기 질환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그럼 그의 의술은 어디서 생긴 것일까? 드라마의 추이가 더욱 궁금해진다. -
장규태 교수최고의 스승은 부모다 알기 쉬운 한의학-111 아이를 키우는 과정은 우여곡절이 많고 어떤 원리로도 설명할 수 없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부모의 말과 행동이 그대로 자녀에게 전달되고 영향을 미치는 것이 일반적이고 그렇기 때문에 항상 올바르게 행동해야 한다. 이러한 내용의 대표적인 표현이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다’라는 말이다. 거울처럼 아이에게 영향을 주므로 자녀를 훌륭한 성인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최근 아이의 두뇌 발달에 대한 다양한 원인에 대한 영향 평가가 보고되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부모의 말과 행동으로 확인되고 있다. 가끔 아이가 좋지 못한 성적을 받아오면 ‘너는 안되겠다’,‘머리가 나쁘구나’라는 말을 하게 된다. 이 한 마디는 아이들의 자신감을 빼앗고 두뇌의 활동을 억누르며 능력을 저하시킨다. 아이들에게 부모는 절대적인 존재이므로 절대적인 신뢰를 보이고 격려와 칭찬을 해주면 두뇌의 회전이 빨라지고 어려운 문제를 쉽사리 풀 수 있게 된다. 즉 부모의 말 한마디가 아이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사람의 심리 속에는 자기가 한 말에 따라 자신의 행동이 규제되는 경향이 있다. 자기 입으로 자기 스스로를 향해 말하게 함으로써 더 한층 좋은 효과를 가져 오게 된다. ‘나는 내 스스로 생각한다’고 자기 입으로 말하게 지도한다면 무의식의 힘이 현실에 직면해서 제 힘으로 생각하는 아이로 만들어 줄 수 있다. 이러한 행동을 더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칭찬이 필요하다. 누구도 칭찬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없지만 칭찬을 할 때 구체적인 내용을 지적해서 할 필요가 있다는 것과 생각하지 못한 의외의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특히 아이에게는 다양한 상황에 대한 이해가 늦기 때문에 칭찬의 대상이 되는 행동에 대해 명확히 지적해야만 그 효과가 크게 되고 아이 스스로가 미처 깨닫고 있지 못한 점을 지적해줘야 새로운 자신감과 욕구가 생기게 되어 모든 면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아이가 부모 뜻대로 행동하지 않을 때 보통 엄마들은 소리지르며 ‘엄마가 하라는 대로 해’,‘너 또 그러면 혼난다’라고 흔히 대응한다. 당장에는 아이가 그 말에 따를 수 있지만 그다지 좋은 방법은 아니다. 그것은 그야말로 부모의 권위를 강요하는 말이며 비논리인 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때 아이가 배우는 것은 다만 시키는 대로 따르면 된다는 사실뿐이다. 그와 같은 말을 되풀이해서 듣게 되면 아이는 어른이 시키는 대로 하면 된다고 생각하게 되고 자기 머리로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자라게 된다. 창조적인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부모의 말에 대한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고 평소에 대화를 통하여 조금씩 이해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동양에서 부모들은 좋은 스승을 찾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다. 하지만 좋은 스승을 찾는다는 것이 부모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폭넓고 편견 없는 교육을 위한 것이므로 기본적으로 최고의 스승은 부모라고 할 수 있다.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35)김남일 교수(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강과 바다의 조수는 천지의 호흡이다. 낮밤으로 단지 두 번 밀물로 차오르고 두 번 썰물로 내려갈 뿐이다. 사람의 호흡은 낮밤으로 1만 3500번 하므로 천지의 수명은 유구하면서 무궁하고 사람의 수명은 긴 경우라도 또한 100세를 채우지 못한다.” 이것은 『東醫寶鑑·內景·身形』에 나오는 사람의 호흡과 자연의 변화를 대비한 설명이다. 호흡에 대한 이러한 설명방식은 호흡이 단순히 숨을 한번 내쉬고 한번 들이 쉬어 산소를 받아들이고 이산화탄소를 방출하여 삶을 이어가는 행위로만 치부하는 것이 아니다는 것이다. 호흡은 小宇宙로서의 인체가 자연의 현상을 발현하는 하나의 증좌이기에 삶을 영위하는 동안 지속되는 자연의 변화를 건전하게 반영하고 있는 생명력의 발현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호흡이 관련된 곳은 『東醫寶鑑』에서 입과 코, 가슴, 이빨, 목구멍의 부위이다. 이들 부위는 호흡을 통해 기가 왕래하는 부위로서 정의되고 있다. 특히 코의 경우 『醫方類聚』의 문장을 인용하면서 神廬라고 명명하고 있다. 즉 “神廬의 가운데를 마땅히 닦아서 다스려야 한다. 神廬의 사이로 호흡하여 단전으로 기운을 집어 넣는다. 神廬란 코이다. 이에 神氣가 出入하는 門이다”이라고 기술돼 있다. 호흡은 또한 脈의 정상·비정상을 판별하는 데에 기준으로 설정되기도 한다. 보통 한번 호흡하는 동안 맥이 네 번에서 다섯 번 뛰면 정상이고 그 이하이면 寒症, 그 이상이면 熱症으로 보는 것이 그것이다. 이것은 『內經』, 『難經』 등이 나온 이후로 현재까지 통용되는 기준이기도 하지만 여기에다가 相反脈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첨가되어 있다. 『東醫寶鑑』에서는 호흡에 대한 설명을 살펴보면 몇가지 면에서 의미를 띤다. 먼저, 診斷學的 측면의 의미이다. 『東醫寶鑑』이 나오기 전까지 呼吸은 진단학적으로 그다지 주목을 받는 아이템이 아니었다. 『東醫寶鑑·雜病·審病』의 ‘診病之道’에는 『內經』의 문장을 인용하여 “진찰을 잘하는 사람은 색깔을 관찰하고 脈을 잡아서 먼저 陰陽을 변별하며 淸濁을 살펴서 질병이 있는 부위를 알아내며 숨쉬는 것을 보고 음성을 들어보아서 고통받는 곳을 알아낸다”고 하였다. 여기에서 “숨쉬는 것을 보고 음성을 들어보아서 고통받는 곳을 알아낸다”는 문장에서 알 수 있듯이 呼吸을 보는 것은 진단학상 중요한 요소로 꼽히고 있다. 둘째, 호흡을 자연 순환의 기틀인 乾坤의 闔闢(닫히고 열림)에 대비시키고 있다. 그 내용은 “주역에서 한번 닫히고 한번 열리는 것을 變이라 이르고, 가고 옴에 다함이 없음을 通이라 이른다고 하였다. 程伊川은 학문을 닦는 것과 숨을 쉬는 것은 闔闢의 벼리일 따름이라고 하였고, 또 闔闢의 왕래는 코의 숨에서 나타난다고도 하였다. 張橫渠는 사람의 숨쉼은 무릇 剛柔가 서로 문지름이오 乾坤이 闔闢의 象이다”(『東醫寶鑑·內景·氣』)이다. 이것은 반복적인 응축과 확산에 의해 영위되는 자연계의 변화는 인간의 호흡과 類比관계라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 養生術의 운용이다. 의학의 목적은 인간으로 하여금 자연으로부터 부여받은 天壽를 제대로 발휘하여 無病長壽하도록 하는 것이다. 天壽를 제대로 발휘하여 무병장수하는 방법에 대해 『東醫寶鑑』에서는 우주가 발생한 시점인 先天의 본원으로 돌이킬 것과 인간의 三才인 形氣神의 조화를 유지할 것과 자연의 호흡인 闔闢의 원리에 따라 호흡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호흡은 『東醫寶鑑』에서 養生의 목적에 도달하는 데에 지름길로 제시된 방법의 하나로서 소상하게 기록되어 있다. 眞人과 衆人(보통사람)의 차이는 “眞人은 숨을 쉴 때 뒷꿈치로 쉬고, 衆人은 숨을 쉴 때 목구멍으로 쉰다”(『東醫寶鑑·內景·氣』)이다. 이것은 숨을 얼마나 깊이 쉬느냐에 양생의 목표가 달성되느냐가 결정된다는 의미이다. 사람이 어머니의 뱃속에서 했던 胎息法을 운용하면 숨을 깊이 쉴 수 있다. 胎息法은 어머니의 뱃속에서 했던대로 배꼽으로 호흡하고 입과 코로는 호흡을 하지 않는 것이다. 넷째, 호흡에 의한 질병의 病名으로의 定位이다. 이것은 短氣(呼吸不相接續), 少氣(不能報息), 喘息 등이다. 이 가운데 短氣, 少氣 등을 병명으로 별도의 항목을 설정하여 치료의 기준으로 삼는 증상명으로 만든 것은 매우 창조적인 작업이었다. -
강진철 노무사百戰百勝(?), 不戰而勝(!) [ 노무사 칼럼 ] 중국의 병서인 ‘손자병법’이 최고로 인정받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가 바로 ‘싸워서 이기는 방법을 알려주는 병서가 아니라 싸우지 않고서도 이기는 방법을 가르쳐준 고차원의 철학서’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 百戰百勝 ( 백번 싸워 백번 이긴다 )” 기업 인사노무관리상의 현실에서 사용자와 근로자간에는 눈에 보이는, 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많은 갈등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데, 이때 양측은 상대방에게 어떻게든 이겨야 한다는 ‘백전백승’전략을 구사하곤 합니다. 인사노무관리상에서 많이 발생하는 갈등의 사례 중 대표적인 예가 바로 ‘임금체불 진정’이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들 수 있는데, 이는 문제 발생 초기에 사용자와 근로자간 적절한 합의 도출 및 해결의 실마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 해결 기준의 부재에 따른 양자간 갈등의 악화로 결국 노동지청이나 노동위원회에서 양측이 치열한 전투(?)를 벌입니다. 이처럼 서로간의 갈등을 초기에 해결하지 못하고 곪을대로 곪을 때까지 간 다음의 해결은 양자간 많은 상처만 남기고 설령, 어느 한쪽이 이긴다고 하여도 그 여파는 기업의 전반적인 분위기 및 다른 근로자에게도 좋지 않은 선례를 남겨 놓습니다. 기업의 질서는 다수의 근로자를 거느리는 기업의 존립 및 유지를 위하여 필요한 것이므로 사용자는 기업질서가 문란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법정근로시간 준수 및 적정한 수당의 산정으로 산출된 임금을 정해진 기일에 지급함으로써 근로자의 생활을 보장해 줄 필요가 있고, 기업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내부 규율 등을 정하여 근로자로 하여금 이에 따르도록 지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임금은 최초 근로계약 또는 연봉계약의 시점에 법적 테두리 내에서 기본급 및 각종 수당 등을 산정하여 정하는 것이 원칙이나 대부분 사업장의 경우 임금의 구성내역을 세분화하지 않고 뭉뚱그려 산정하거나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없이 계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이러한 엉성한 근로계약의 체결은 향후 가산근로에 따른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에 따른 연차수당 등의 문제, 통상임금 또는 평균임금 산정에서의 오해를 불러와 사용자와 근로자간 갈등의 시초가 됩니다. 따라서 근로계약시에 소정근로시간, 기본급·제수당 등 임금의 구성항목, 휴일 등에 관한 사항을 세부적으로 명확하게 설정하여 서로 이해함으로써 ‘제대로 된 임금을 받지 못했다’라는 오해와 분란의 소지를 막을 수 있습니다. 둘째, 기업질서 위반 사항 발생시의 문제 해결은 사용자와 근로자간 상호 이해 하에 향후 재발을 방지하도록 약속하고 또한 지키도록 노력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것입니다. 그러나 노동환경이 다변화되고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는 현실에서는 단순 재발 방지를 위한 서로의 노력보다는 오히려 취업규칙 등 내부 규정에 징계사유 및 징계처분의 종류, 징계 절차 등을 사전에 정립해 놓고 기업질서 위반 사항 발생시 정해진 규정에 따라 질서위반 행위와 처분 사이에 균형을 이루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며 차후 발생할 수 있는 ‘부당해고’의 문제를 차단하는 지름길입니다. 즉,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명확한 기준을 사전에 정립하여 근로자들에게 알려주어 기업질서 확립과 향후 발생할 수도 있는 ‘부당해고’의 문제에 한결 수월하게 대처함으로써 불필요한 분쟁의 낭비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며, 근로자의 입장에서는 기업질서 위반행위가 무엇이며, 어떠한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되고, 위반행위시 징계위원회 등에서 자신의 소명기회를 가져 혹시 있을지도 모를 억울함을 호소하고, 그 위반행위가 확인된 결과 어떠한 처분을 받게 되는 것을 사전에 알게 함으로써 기업 구성원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또한 위반행위 발생시 기업의 처분에 수긍함으로써 ‘부당해고를 당했다’라는 인식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 不戰而勝 ( 싸우지 않고도 이긴다 )” 결국, 법적 테두리 내의 적정한 기준의 설정은 사용자와 근로자간에 상호 이해를 도와 갈등을 없앰으로써 향후 분쟁의 소지를 없애주어 둘 다 이기는 아름다운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노무사 TIP... 본 칼럼은 5인 이상 사업장을 기준으로 하여 글을 썼습니다. ※ 근로기준법 중 5인 미만 사업장에서는 적용하지 않는 주요 규정 제 23조 [ 해고등의 제한 ] 제 1항 제 24조 [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제한 ] 제 27조 [ 해고사유등의 서면통지 ] 제 28조 [ 부당해고등의 구제신청 ] 제 46조 [ 휴업수당 ] 제 50조 [ 근로시간 ] 제 56조 [ 연장·야간 및 휴일근로 ] 제 60조 [ 연차유급휴가 ] 제 73조 [ 생리휴가 ] 제 93조 [ 취업규칙의 작성 및 신고 ] -
맹유숙 원장나는 화타의 후예인가 개원가 일기 학생 때 전설적인 명의인 편작이나 화타가 많은 환자를 잘 치료해냈지만 그 중에서는 사망에 이른 환자도 많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그래, 의사니까 그랬겠지’, ‘당시에는 여러 가지 여건이 나빴으니까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라고 그저 가볍게 생각하고 넘어갔었다. 한 환자에게 얼굴 매선침 시술을 했다. 염증이 생겼다. 항생제를 처방받고 있지만 염증이 가라앉지 않고 몇 개월째 진행되고 있다. 피부과에서 항생제 처방을 받고 아산병원에서 조직검사를 하면서 한의원에서 매선 시술을 받았다는 이유로 환자는 매우 부정적인 예후에 대한 설명을 듣고 불친절한 진료를 받아야만 했다. 불법시술 운운하며 한의사를 매도하는 말들도 당연히 뒤따랐다. 환자 자신도 한의원에서 시술을 받았다고 하면 어떤 험한 소리를 들을지 몰라서 양방피부과에 가기를 무척 망설였었다고 여러 번 말했다. 그런 엉터리 말을 한 진료 교수님에 대해서도 분하고 억울한 마음이 있긴 했지만 아마도 그 분이 의사로 살면서 위기가 없으셔서 그랬을 거라 생각한다. 그는 나를 진지한 한명의 의사로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환자를 진료하며 울고 웃으며, 상태가 나빠진 환자를 생각하면서는 아침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조직검사를 받으러 간 환자가 별 이상 없이 빨리 나을 수 있다는 검사 결과가 나오길 기다리며 밤잠을 설치는 그런 마음이란 것을 가진 의사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의 마음 속에 들어있는 한의사에 대한 부정적 감정의 한 대상으로 상상해 버렸을 것이다. 나도 그랬었다. 항생제, 스테로이드, 호르몬만 남용하는 양의사에 대해 뿌리 깊은 불신이 있었다. 인체의 생명력을 강화시키려는 노력은 없이 수술을 쉽게 결정하고, ‘수술은 성공했지만 환자는 사망했습니다’라고 말하는 의사들을 비난하는 마음만 있었다. 이번에 나는 매일 수술대 앞에 서는 의사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환자의 생명 자체를 담보로 하는 피 말리는 수술을 자신의 인생으로 삼고, 술로 피 냄새를 지운다는 외과의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가족 중에 수술을 주로 하는 의사가 있는데 다음에 만나면 따뜻한 밥상이라도 차려줘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의사는 그냥 하나의 직업이 아니다. 낭만적으로 생각했던 것처럼 고통받는 이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좋은 직업이 아니다. 의사는 한 생명에 대해서 책임을 질 수 있는 엄중한 위치에 있는 자이다. 책임지기 싫고, 거리를 유지하고, 가벼운 질환만 보는 김여사형 의사가 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운명을 짊어진 존재다. 의사는 그 어느 누구도 김여사가 될 수 없다. 환자가 안 좋아진 초기에는 무척 괴로웠다. 내가 의사로서 부족했다는 자괴감도 들고 환자의 면역체계가 떨어져 있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한방을 무조건 나쁘게 말하는 양방의사들에게 원망도 들으면서 진료에서 도망가고 싶었다. 내 책임이 아니라고 환자의 상태가 약해져 있는 것이라 어쩔 수 없었다는 말을 들으며 위로를 삼고 싶기도 했다. 내가 보던 환자를 한방이 아닌 양방체계 속에 진료 의뢰를 하며 쓸데없는 비난을 듣고 이중 삼중의 맘고생까지 해야 하는 한방의 위상에 절망감이 생기기도 했다. 시간이 좀 지나면서는 ‘이 시간도 곧 지나가리라, 제발 환자가 빨리 회복되기만을 바라자’하며 버티었다. 환자에게 미안했다. 위독한 병에 걸려서 수술을 하다가 나빠진 것도 아니고 더 예뻐지고 좋아지려고 하다가 이런 고생을 하게 되었으니…. 도망가고 싶은 마음은 아니어도 미안하고도 괴로웠다. 예상했던 것보다 시간이 더 지나니까 어쩔 수 없이라도 이 모든 상황을 받아들이기 시작하게 되었다. 나의 잘못이 아니다. 환자의 잘못도 아니다. 그러나 내가 감당할 수밖에 없다. 환자는 몸의 고통으로 감당하고 있다. ‘수술은 성공했으나 환자는 사망했습니다’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외과의사처럼…. 이것이 의사의 운명이다. 마음이 따뜻한 의사말고 환자를 책임지는 의사가 진짜 의사의 운명인가보다. 편작이나 화타보다 실력이나 열정이 떨어질지는 모르지만 환자를 책임지고 책임에 따른 여러 가지 것들을 감당해야 하는 운명에 있어서는 나도 화타의 후예일 수밖에 없다. 추신1: 더이상 항생제에만 맡겨두지 않고 한방치료도 병행해가고 있다. Good luck to us! 추신2: 자신이 시술했어도, 어느 누가 했어도 그 때의 그 환자는 그럴 수밖에 없었을 거라 위로해주신 거울피부과 원장님, 정말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34)김남일 교수(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身形藏府圖 뒤에는 ‘孫眞人曰’로 시작하는 문장 다음에 다음과 같은 문장이 이어져 있다. “朱丹溪曰凡人之形長不及短大不及小肥不及瘦人之色白不及黑嫩不及蒼薄不及厚而 肥人濕多瘦人火多白者肺氣虛黑者腎氣足形色旣殊藏府亦異外證雖同治法逈別.” 위의 문장은 원나라의 朱震亨(1281~ 1358)이 지은 『格致餘論』 안에 나오는 ‘治病先觀形色然後察脈問證論’이라는 제목의 글 안에 포함된 일부 내용이다. 朱震亨은 丹溪지방에서 활동했기에 朱丹溪라고 부른다. 朱震亨의 학설로 유명한 것은 ‘陽有餘陰不足論’으로 ‘相火’의 常變에 따라 인체의 상태를 논한 것이다. 그에 따르면 상화는 망동하기 쉬우니 망동하면 경혈을 손상하여 病變을 발생시킨다. 그러므로 임상 치료에서 滋陰降火가 중요하며 이를 위해 養陰이 필요하다. 위의 문장은 朱震亨의 『格致餘論』에서는 진단상 觀形色이 먼저이고 察脈問證이 다음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써놓은 것이다. 『格致餘論』은 3000여 자로 쓰여진 朱震亨의 대표작으로서 그의 의학사상의 요점이 되는 것을 적어놓은 적은 양의 이론 중심의 의서이다. 이 의서에 나오는 위의 문장을 『동의보감』 앞부분에 ‘孫眞人曰’로 시작되는 문장 다음으로 두 번째에 놓은 것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 ‘孫眞人曰’로 시작하는 문장에서 인간과 자연의 연관관계, 즉 天과 地의 人과의 형상적·수리적 대응에 대해 논하는 것에 이어서 외형적 진단을 논하고 있다. 앞부분에서 말한 내용은 인간과 자연의 밀접한 외형적·내용적 상응이며, 이러한 상응은 자연에 대한 이해가 인간의 질병을 치료해낼 수 있는 기초 지식이라는 것을 논리적으로 설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을 수행해내기 위해서 보다 더 구체적인 진단상의 기준이 필요하다. 자연의 영향에 따라 인간이 태어나서 삶을 영위한다는 점은 모든 인간들에게 공통적이지만 그 타고난(이것은 선천적·후천적으로 품부받은 것을 모두 포함함) 품부의 차이로 인하여 감별되어야 할 외형이 존재하게 된다. 이 점에 대한 우선적 이해가 바로 진단의 시작이라는 사실을 허준은 인지시키고자 한 것이 아닌가 한다. 위의 문장을 번역하면 아래와 같다. “朱丹溪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무릇 사람의 형체는 키가 큰 사람이 작은 사람에 미치지 못하며, 몸집이 큰 사람이 작은 사람에 미치지 못하고, 살찐 사람이 마른 사람에 미치지 못한다. 사람의 피부색은 흰 사람이 검은 사람에 미치지 못하며, 아리따운 사람이 씩씩한 사람에 미치지 못하고, 옅은 사람이 진한 사람에 미치지 못한다. 게다가, 살찐 사람은 습이 많고 마른 사람은 화가 많다. 피부가 하얀 사람은 폐기가 허하고 검은 사람은 신기가 족하다. 형과 색이 이미 다르면 장과 부도 역시 다르니 밖으로 드러난 증상이 비록 같더라도 치법은 판이하게 다르다.” 위의 문장은 ‘사람의 형체(人之形)’와 ‘사람의 피부색(人之色)’의 두가지 축을 중심으로 삼고 있다. ‘사람의 형체(人之形)’에 속하는 기준은 長短, 大小, 肥瘦이며, ‘사람의 피부색(人之色)’에 속하는 기준은 黑白, 嫩蒼, 厚薄이다. 여기에서 『동의보감』 특유의 체질론이 드러난다. 사람을 구분하여 살펴본다는 것은 특징별로 유형화한다는 의미로서 체질론적 구분의 기준이 작동된다는 것이 외현되는 것이다. 長短, 大小, 肥瘦는 형태적 체질론이며, 黑白, 嫩蒼, 厚薄는 색채적 체질론이다. 그리고 이러한 체질론적 구분의 목표는 진단학상 外證雖同治法逈別論, 즉 “밖으로 드러난 증상이 비록 같더라도 치법은 판이하게 다르다”는 논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작동된다. 여기에서 “밖으로 드러난 증상이 비록 같더라도 치법은 판이하게 다르다”는 논리는 바로 앞 문장인 “형과 색이 이미 다르면 장과 부도 역시 다르니”라는 것의 논리적 결과이다. 『東醫寶鑑』의 앞부분에 이러한 논리적 문장이 놓여 있는 것은 뒷 부분에 존재하는 진단, 치료로 연결되는 의학적 연결상에 대한 전제이며 앞으로의 긴 여정에 대한 출발점이다. 그러므로 ‘孫眞人曰’로 시작되는 문장과 함께 논리적으로 밀접한 관련을 가지면서 『東醫寶鑑』 전체에 전제로 깔려 있는 논리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
김진혁 원장우리 병원의 VIP 환자 고객은 누구일까?-(1) 너기의 병원경영 <19> 외부에서 하는 경영강의를 들으러 간 적이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병원 경영을 주제로 하는 강의에서 병원에 중요한 환자를 RFM 방식으로 분류하는 강의를 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병원에 중요한 환자는 누구일까요? 모든 환자분들은 소중합니다. 생명의 소중함이 차이가 없는 것처럼, 모든 질환이 마음에 상처를 주거나 일상생활이나 대인관계에 지장을 줍니다. 따라서 각자의 개인적인 고통이나 불편함은 각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고, 환자 개개인이나 질환 개개인이 다 한의원이나 병원에 중요합니다. 그래서 모든 환자들은 성별이나 빈부 혹은 질환에 차별받지 않고 모든 환자들이 존중받고 최선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의료인으로서 당연한 자세입니다. 우리 병원에 중요한 환자는 누구일까요? 하지만 개원의, 즉 로컬의의 입장에서도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현대사회는 자본주의 사회이고, 현재처럼 의료공급이 의료수요를 초과한 상태에서는 의원들간의 경쟁이 과열되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경영적인 측면에서 현재 우리 병원에 경영상에 더 우수한 고객이 누구일까에 대한 고민은 항상 존재하게 됩니다. 오늘 컬럼은 의료인인 동시에 자본주의의 한 자영업자로서의 관점으로 우리 병원에 주요한 우수고객이 누구일까 하는 이야기를 나누어볼까 합니다. 3년동안 철마다 아주 비싼 고가의 보약이나 비급여 항목을 몇십만원, 몇백만원씩 구매하는 고객 vs 5년동안 중저가의 비급여 혹은 보약을 구매하지만 적극적으로 소문을 많이 내고 아이디어를 많이 내는 고객 중 과연 누가 더 병원 경영에 도움이 되는 환자일까요? 어떤 분들은 전자에 해당하는 고객이, 혹 어떤 분들은 후자에 해당하는 고객이 더 중요한 환자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매출을 생각한다면 당연히 전자가 훨씬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조건을 좀더 달리해 보겠습니다. 3년동안 철마다 아주 비싼 고가의 보약이나 비급여를 구매하시는 분은 나이가 80세이십니다. 하지만, 5년동안 중저가지만 꾸준히 구매하고 적극적으로 소문을 많이 내주시는 고객분은 나이가 20세입니다. 그렇다면 누가 더 중장기적으로 병원에 도움이 되어주시는 고객분일까요? 환자, 질환 개개별 모두 다 병원 경영에 중요 나이를 고려한다면 당연히 후자가 훨씬 중요한 고객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전자일지라도 말입니다(아쉽게도 가장 흔히 쓰이는 RFM 분류적으로도 전자가 훨씬 중요고객으로 분류되어 버립니다). 이는 라이프타임 벨류Lifetime Value(LTV)의 개념으로 고객평생 생애가치를 따지면 후자가 훨씬 중요한 고객입니다. 왜냐하면 남은 생애기간동안 구매활동의 총액을 따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전자보다는 당연히 후자가 유리할테니까요. LTV의 개념은 좀더 중요한 고객이 누구인가를 판별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단순히 매출만 가지고 이야기를 하는게 중요한 걸까요? 우리들은 흔히 심지어 대기업들도 RFM 방식으로 고객분류를 합니다. 구매최근성(Recency)·구매빈도(Frequency)·매출액(Monetary Value)으로 나누어 점수를 매기는 방식입니다. 일정한 기준에 의해서 점수를 산정하고 합산하여 고객에 차등을 주는 방식입니다. 최근 1달내에 3번 이상 100만원 이상 구매하면 50만원당 1점, 3번 이상이면 2점, 5번 이상은 3점, 최근 6개월 이내면 2점… 이런 식으로 임의적 특정기준을 정하여 ‘2+2+2=6점’이라는 식으로 점수를 합산하는 방식입니다. RFM은 손쉽게 타깃 마케팅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RFM 방식으로 피라미드를 3단계로 나누어 상위를 a, 중간을 b, 제일 밑을 c라고 한다면 중장기적으로는 a그룹에 마케팅비를 사용하거나 서비스를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단순히 매출만 가지고 우수 고객 정하기는 어려워 하지만, 단기적으로 매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b그룹에 마켓팅비나 서비스를 늘리면 좋습니다. 이렇듯 광고전략이나 회사나 의원이 가진 재화나 서비스를 집중할 목표와 타켓을 선정할 때 매우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RFM방식으로는 앞서 LTV의 개념을 포함하지 못하는 것처럼 정작 병원에 중요한 핵심고객들을 나타내기에는 역부족입니다. 물건을 구매하는데 환불을 자주하거나 변심이 잦은 환자나 고객이 있다고 합시다. 이 경우의 환자는 RFM에서는 잦은 구매로 VIP지만 많은 유형이나 무형적으로 중장기적으로 많은 부담을 주고 있는 환자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매출을 많이 올려준다고 VIP가 아니란 뜻입니다. 다음 컬럼에서는 진짜 핵심고객이 누구인지 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