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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02일 (화)

근골격계·외상 절반 이상…‘상병수당’ 본사업 앞두고 재정·보장성 쟁점

근골격계·외상 절반 이상…‘상병수당’ 본사업 앞두고 재정·보장성 쟁점

국회예산정책처, ‘상병수당 도입 정책적 쟁점·제도 설계’ 보고서 발간
시범사업 통해 효과 확인…"소득보전·재원조달·운영체계는 여전히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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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신문] 상병수당 시범사업 수급자 가운데 근골격계 질환과 부상·사고 환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본사업 추진 과정에선 보장 수준과 재원 조달, 운영체계 설계는 물론 질병 판단과 치료 연계 체계를 둘러싼 논의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국회예산정책처(처장 지동하)는 최근 ‘상병수당 도입의 정책적 쟁점과 제도 설계 방향’을 주제로 보고서(NABO Focus)를 발간, 상병수당 시범사업 현황을 분석하고, 본사업 도입을 위한 정책적 과제를 제시했다. 

 

안태훈 분석관(사회행정사업평가과)은 보고서를 통해 “상병수당이 단순한 복지제도를 넘어 의료보장과 소득보장을 연결하는 핵심 사회안전망이라는 점에서 향후 재정·형평성·효율성 간 균형을 고려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OECD 최하위 수준의 ‘질병휴식권’…코로나19 계기로 제도화 추진

 

상병수당은 업무 외 질병이나 부상으로 근로활동이 어려울 경우 소득 일부를 보전하는 제도로,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서라도 아픈 사람이 생계 걱정 없이 쉬고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정부는 2022년 7월부터 ‘한국형 상병수당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시범사업은 보편형과 선별형, 정액형과 정률형 등 다양한 모형을 적용해 대상자 선정과 급여 수준, 대기기간 및 보장기간의 적정성을 검증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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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급자 1만3945명…“아픈 날 출근 감소, 적시 치료 증가”

 

안태훈 분석관은 시범사업이 실제 소득보전 기능과 건강보호 효과를 확인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2022년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누적 기준 상병수당 수급자는 1만3945명으로 집계됐으며, 1인당 평균 지급기간은 30.3일, 평균 지급액은 약 143만원으로, 실제 질병기간 동안 소득공백을 완화하는 역할을 수행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연령별로는 50~59세가 전체의 40.3%로 가장 많았고, 60~64세가 20.9%, 40~49세가 23.8%를 차지해 중고령층의 수요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여성 수급자가 56.8%로 남성보다 많았고, 직종별로는 비사무직이 74.3%를 차지했다. 

 

특히 질환 유형은 부상·사고가 29.7%로 가장 많았고, 근골격계 질환 25.5%, 암 21.9% 순으로 나타났다. 근골격계 질환과 외상성 질환이 전체 수급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셈이다.

 

정책 효과도 확인됐다. 아픈 상태에서도 출근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제도 이용 전 33.0%에서 이용 후 17.8%로 감소했다. 적시에 치료를 받았다는 응답은 59.9%에서 70.2%로 상승했으며, 충분한 치료를 받았다는 응답도 48.1%에서 55.9%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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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소득대체율·긴 대기기간…“실질적 소득보전 한계”

 

반면 시범사업은 여러 한계도 드러냈다. 가장 큰 문제는 보장 수준이다. 현재 3단계 시범사업의 경우 건강보험 직장가입자가 아닌 수급자는 최저임금의 약 60% 수준을 정액으로 지급받는다. 

 

안 분석관은 “실제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일정 금액만 지급되기 때문에 자영업자나 특수고용직, 플랫폼 노동자 등은 질병 발생 시 실질적인 소득손실을 충분히 보전받기 어렵다”며 “상병수당의 본질적 목적이 소득보전에 있다는 점에서 현행 급여 수준은 제도 실효성을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대기기간도 문제로 지적됐다. 현재 시범사업은 모형에 따라 3~14일의 대기기간을 두고 있는데, 비교적 짧은 기간의 질병이나 부상은 실제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조기 치료 유인과 근로자 보호라는 정책 목표 달성에도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

 

ILO(국제노동기구)는 이전 소득의 45~60% 이상 보장과 최소 26~52주의 보장기간을 권고하고 있으며, 다수 OECD 국가도 법정 유급병가나 사회보험을 통해 이와 유사한 수준의 소득보장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시범사업은 최대 보장기간이 120~150일 수준에 머물고 있다.


재원 얼마나 필요한가…최대 수조원 규모 추계도

 

안 분석관은 이번 보고서에서 상병수당 본사업 논의에서 가장 첨예한 쟁점으로 ‘재정’을 꼽았다. 

 

보건복지부는 전체 취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보편적 모델을 적용할 경우 대기기간과 보장기간에 따라 연간 1115~4151억원의 재정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나 다른 연구에서는 급여 수준과 보장기간, 대기기간 등에 따라 연간 6000억원에서 최대 2조8000억원까지 필요하다는 분석도 제시되고 있다. 

 

운영체계 역시 중요한 정책 선택지로 제시됐다. 현재 시범사업은 국민건강보험법상 부가급여 근거를 활용해 추진되고 있으나 상병수당의 성격상 건강보험 체계에서 운영할지, 고용보험과 연계할지, 또는 별도의 독립 사회보험으로 설계할지에 따라 재정 구조와 가입 대상, 보험료 부과 체계가 달라질 수 있다.

 

건강보험 체계 내 운영 여부에 따라 가입 대상과 보험료 부과체계, 재원 조달 방식 등 추가적인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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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지속가능성과 보장성 균형이 핵심…‘범정부 논의체’ 필요”

 

안 분석관은 상병수당이 재원과 적용 대상, 보장 수준, 운영 체계 등 거의 모든 요소에서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복합 정책인 만큼 정부가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OECD 다수 국가가 고용주 제공 병가와 사회보험을 결합한 혼합형 구조를 참고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재정 지속가능성과 충분한 소득보장 사이의 균형을 확보하면서 단계적 확대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질병 위험은 보편적이지만 소득보장 책임은 국가와 고용주, 사회보험이 함께 분담하는 방식이 국제적으로 가장 일반적인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재 보건복지부 중심의 추진체계만으로는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고용노동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가 함께 참여하는 범정부 협의체를 구축하고, 노동계·경영계·전문가·가입자 대표 등이 참여하는 실질적 사회적 합의 메커니즘을 마련해야 제도 정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상병수당이 본사업 단계로 진입할 경우 향후 논의의 초점은 ‘누가, 어떤 기준으로, 어느 수준까지 보장받을 것인가’에 맞춰질 전망이다.

 

현재 3단계 시범사업에는 한의의료기관도 참여기관으로 포함돼 있으며, 한의사는 상병수당 신청에 필요한 의무기록과 관련 서류도 발급할 수 있다. 

 

제도가 건강보험 체계와 근로활동 불가 여부에 대한 의학적 판단을 중심으로 운영됨에 따라 본사업 설계 과정에선 한·양방 각 의료기관의 역할과 운영체계에 대한 추가 논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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