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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9월 22일 (화)

재택 임종기 파킨슨병 환자에 침·한약 중재…‘존엄한 죽음’ 도와

재택 임종기 파킨슨병 환자에 침·한약 중재…‘존엄한 죽음’ 도와

‘재택 임종기 돌봄에서 한의약을 적용한 파킨슨병 환자 사례’ 논문 발표
한의방문진료 통한 호흡곤란·변비·지루성 피부염 완화 사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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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KBS 인간극장 '열혈 한의사 방호열' 캡처)

 

[한의신문] 우리 사회는 초고령화사회 진입,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제도화, 개인의 존엄한 죽음에 대한 인식 확산 등으로 ‘웰다잉’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파킨슨병 환자에 대한 임종기 가정 호스피스 완화의료에서 침 치료, 한약 투여 등 한의학적 중재가 증상 관리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국제 학술지에 발표했다.

 

특히 임종기에 겪는 가장 고통스러운 증상인 ‘호흡곤란’을 완화해 환자의 삶의 마지막 순간을 보다 평온하게 하는 데 효과를 보여 주목된다.

 

진한빛 동신대 한의대 예방한의학교실 연구원,  방호열  거제시 장기요양재택의료센터장, 김명호 우석대 한의대 교수, 김경환 우석대 한의대 본과 4학년 학생이 수행,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재택 임종기 돌봄에서 한의학 침·한약을 적용한 파킨슨병 노인 환자 사례’라는 제하의 연구논문이 SCI급 국제 학술지 ‘JOURNAL OF PALLIATIVE MEDICINE’에 게재됐다.


호스피스 논문 표지.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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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진한빛 연구원, 방호열 센터장, 김명호 교수, 김경환 학생 

 

◎ 지루피부염·변비·호흡곤란…간과된 파킨슨병 환자의 증상들

 

재택 호스피스완화의료는 는 비용 효율적이며, 포괄적인 증상 관리를 제공하고 가정에서 임종할 가능성을 높인다.

 

재택 호스피스완화의료를 받는 대부분의 환자들은 집에서 생을 마감하기를 원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효과적인 증상 관리는 가정에서의 임종 가능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침 치료는 말기 환자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주는 통증, 피로, 구역, 우울, 불안, 호흡곤란을 개선하는 효과가 보고됐다.

 

파킨슨병은 운동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진행성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자율신경 기능 장애를 포함한 다양한 비운동 증상을 유발한다. 지루성피부염, 변비, 호흡곤란은 완화의료 환경에서 흔히 간과되지만, 파킨슨병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주요 증상이다.

 

지루성피부염은 파킨슨병 환자의 약 60%에서 발생하며, 자율신경 기능 장애와 피부 미생물 변화와 관련이 있다. 

 

파킨슨병 관련 변비는 장-뇌 축 기능 저하와 자율신경 조절 장애와 연관된다. 파킨슨병 환자의 호흡곤란은 덜 알려져 있으나 중추성 호흡 조절 장애와 호흡근 강직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완화의료는 전통적으로 암 환자에 초점을 맞추었으나, 최근에는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확대 적용하려는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재택 호스피스완화의료는 파킨슨병 환자에게도 실현 가능한 전략을 제공하지만, 비운동 증상에 대한 근거 기반 약물 치료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따라서 다학제적 접근, 특히 비약물적 중재가 중요하다. 

 

침과 한약은 말기 암 환자의 피로, 통증, 구토, 불면, 변비 등 증상을 개선하는 효과가 입증되었으나, 파킨슨병 환자의 재택 호스피스완화의료 적용 사례는 거의 없다. 

 

본 증례는 침과 한약의 활용이 증상 완화와 임종기 돌봄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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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치료, 피부·변비 증상에서 호흡곤란 등 응급상황까지 완화

 

지난 2022년 12월, 86세 여성 파킨슨병 환자가 거제시 장기요양재택의료센터(한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에 의뢰됐다. 보호자인 딸은 장기 입원에도 불구하고, 환자의 건강이 악화되는 것을 우려하며 재택 임종을 희망했다.

 

8년 전 전두측두치매, 5년 전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환자는 심한 인지 저하로 최근 2년간 가족을 알아보지 못하고, 언어 소통이 불가능했으며, 와상 상태로 거의 지속적으로 기면 상태였다.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심근경색 병력이 있었고, 복약 순응도가 낮아 관리가 어려웠다. 주요 증상은 호흡곤란, 연하곤란, 변비, 피부 발진 및 가려움, 구내염, 구건증, 전신 관절 구축이었다.

 

지난 2022년 12월부터 방문진료를 통해 월 1회 침·한약 치료와 주 1회 간호 방문를 실시했다.

 

피부 발진·가려움은 침 치료(족임읍혈·후계혈·족통곡혈·전곡혈 자침)와 자운고 도포로 개선됐다.

 

이어 변비는 침 치료(족삼리혈·곡지혈·양곡혈·양계혈 자침)와 변비 치료제인 ‘윤장순기환(潤腸承氣丸)’ 복용으로 15일 이상 지속되던 변비가 규칙적이고, 정상적인 배변으로 호전됐다.  특히 호흡곤란도 침 치료(태백혈·태연혈·소부혈·어제혈 자침)로 관리를 실시했다.

 

이듬해 2월 28일, 환자는 피로·창백·불규칙 호흡 악화로 응급 방문진료를 받았다. 

 

당시 △혈압 134/72mmHg △맥박 71회/분 △체온 36.6℃ △산소포화도 88% △호흡수 28회/분 △혈당 408mg/dL 상태였으나 침 치료 후 호흡이 안정을 찾았다.

다음날 다시 호흡곤란이 발생했으나, 침 치료 후 점차 호흡이 얕고, 규칙적으로 변하며 평온히 안정됐다.

 

이어 3월 2일, 보호자는 환자가 고통이나 호흡 곤란 없이 호흡을 멈췄다고 보고했으며, 사후 방문에서 사망이 확인됐다.

 

피부 발진·가려움은 자운고와 침 치료 후 긁는 행동과 발진이 줄었고, 변비는 규칙적인 배변으로 호전됐다. 호흡곤란은 침 치료 이후 헐떡임이나 고통스러운 모습 없이 안정됐다.

 

올해 2월 보호자와의 면담에서 “임종기 환자가 흔히 겪는 호흡 곤란을 예상했으나 어머니가 고통 없이 평온히 숨을 거둔 점에 큰 위안을 느꼈다”고 진술했다.

 

◎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위안을 준 한의학적 중재

 

이에 대해 연구진은 “환자는 말기 파킨슨병과 조절되지 않은 고혈당으로 인해 자율신경 기능 장애가 심해져 가려움·변비·호흡곤란을 겪었으나 침과 한약 치료가 이를 완화했다”고 분석했다.

 

앞서 타 연구에서도 피부 발진·가려움에 있어 침은 △말초신경 및 내인성 오피오이드 활성 △히스타민 수용체 억제 △염증성 사이토카인 억제 등을 통해 가려움 완화 효과가 보고된 바 있다.

또한 자운고는 피부 장벽 회복과 면역 조절에 도움을 준다.

 

변비는 파킨슨병과 당뇨 환자의 변비는 장신경계 도파민 신경 손상과 자율신경 이상으로 발생하는 데. 침 치료는 장운동 호르몬 조절을 통해 배변을 개선하고, ‘윤장순기환’ 투여는 장 연동 촉진과 수분 재흡수 억제를 통해 효과를 나타낸다.

 

호흡곤란은 파킨슨병 환자의 약 40%에서 나타나며, 중추 호흡조절 장애·호흡근 강직·약물 부작용 등이 원인이다. 

 

말기 고혈당성 산증은 CSR(Cheyne–Stokes 호흡)을 유발할 수 있는데, 이는 임종기 가족에게 심리적 트라우마를 남길 수 있다. 침 치료는 호흡 패턴 안정과 보호자 심리적 안정을 돕는다.

 

재택에서의 침·한약 치료는 인력 및 제도적 제약이 있으나, 암 환자 호스피스 프로그램 등에서 효과가 보고된 바 있다.

 

연구진은 “침과 한약이 파킨슨병 환자의 재택 호스피스완화의료에서 증상 완화와 평온한 임종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이는 환자의 삶의 질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정서적 위안을 제공할 수 있는 만큼 향후 비종양 질환을 대상으로 한 체계적 연구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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