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현아 교수
대전대 한의과대학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27세 여자환자가 지난달 16일 볼 안쪽의 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내원했다. 이 환자는 13일 저녁부터 우측 볼 안쪽 어딘가가 아프기 시작하더니 14일부터는 음식을 씹기도 어렵고 우측 턱 아래와 귀 속까지 아파와 주말이였던 14∼15일 동안 묽은 음식만 먹었다고 했다.
일단 위치를 확인해 보기 위해 우측 협점막과 연구개, 구개궁 주위를 살폈고, 우측 후구치삼각부위에서 약 1cm 정도의 아프타 상태의 궤양이 보였다. 혹시 다른 부위에도 있을 것을 감안해 구강을 순서대로 다시 살폈다.

구인두-구개궁-구개편도-연구개-경구개-혀 등부위-상하구순점막-혓바닥 등의 순으로 빠짐없이 살펴보고, 귀와 목까지 통증이 있다고 말해 두경부 림프절도 촉진과 외이와 고막의 상태도 같이 살펴봤다.

일단 다른 부위는 추가 병소가 없는 것으로 확인하고, 고립성 아프타로 판단했다.
아프타란 입 안의 상태가 구강점막에 지름이 수 mm 정도의 원형이나 타원형의 모습을 띤 궤양이 있고, 그 궤양을 좁고 빨간 띠처럼 홍륜(red hello)이 둘러싸고 있으면서 궤양면에는 회백색 또는 노란색 괴사막으로 덮여있는 모습을 지칭하는 것이다. 환자들은 이를 화산 분화구 같다라고도 표현하곤 한다.

구강 내 아프타 형태를 보이는 병변은 △고립성 아프타 △만성 재발 아프타 △베체트 병 △외상 혹은 종양에 의한 경우 등을 염두에 둬야 한다. 또한 헤르페스 치은 구내염이나 대상포진의 구강병변도 수포가 터지면서 미란, 궤양의 형태를 보이기도 하여 환자의 수두, 대상포진 기왕력 및 초기 물집이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문진을 통해 다른 전신질환이나 피부질환의 여부, 평소 복용약, 음주 및 흡연 등 구강 내에 영향을 미칠 만한 요인들을 살펴나가고, 평소의 식사상태나 최근에 치약을 바꾼 적이 있는지 등의 구강 국소적인 자극요인들이나 원인이 될 만한 다양한 가능성도 같이 확인하면서 문진하면 더욱 좋다. 첫째로 베체트 병의 경우 구강증상만으로는 만성 재발 아프타와 감별이 어려워 외음부의 궤양, 결절성 홍반이나 여드름양 모낭염 같은 피부병변, 포도막염, 홍채염 등 동반 증상의 출현을 살펴봐야 한다.

두 번째로 외상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는 대부분 협점막에 좌우대칭으로 발생하고, 안정시에는 하얀 백색선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간혹 혀를 잘못 씹어 열상이 생기거나 외상궤양이 생기기도 한다.

세 번째로 아프성 구내염은 재발까지의 기간이나 발생시 정도의 차이에 따라 만성 재발성 아프타와 고립성 아프타로, 혹은 발생 개수나 크기, 발생 부위에 따라 대아프타, 소아프타로 나뉘어진다.
고립성 아프타는 아프타가 한 두개 나타나며 보통 10일에서 2주 정도 자연스럽게 치료되고, 스트레스나 수면 부족 등을 원인으로 추정할 수 있지만 원인을 알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또한 만성 재발성 아프타는 말 그대로 자주 재발하는 형태를 말하며, 상태나 발생위치에 따라 대아프타의 형태를 보이기도 한다.

이 환자의 경우는 베체트 병과 외상을 배제하고 약물의 복용, 치약의 변경, 부실한 식사 등 문진에서 해당하는 사항이 없어 기말고사로 인한 면역력 저하로 발생한 것으로 보였다. 대부분의 고립성 아프타는 특별한 치료가 없이도 2주 정도 기다리면 나을 수 있지만, 병소의 크기가 깊고 커 장기간 지속(3주 이상)될 수 있고 위치상 음식물의 자극으로 악화될 가능성도 있으며 방사통도 심해 경과를 지켜보기에는 며칠이 너무 힘들 것으로 판단돼 치료를 시작했다.
치료는 구강쪽으로의 상열을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국소적으로 병변을 치료하고 병소자리를 잘 관리하는 것과 더불어 건강한 타액이 산출돼 구강의 자가 회복력을 돕는 것이다. 황련해독탕과 은교산을 처방했고, 궤양의 홍륜 주위에 소염약침을 0.1cc 2군데 주사하고 남은 액은 병변에 직접 irrigation 했다. 협거, 예풍, 천유 혈을 자침한 후 천유 혈은 뜸 치료를 진행했다.
외용제로는 라벤다·페퍼민트 에센셜 아로마에 호호바 베이스 오일을 믹스한 액을 스포이드로 병소에 점적했다.
만약 적절한 치료에도 통증이 오래 가거나 궤양이 커지거나 기저부 괴사가 진행되고 주위 점막이 적백색으로 얼룩덜룩하게 변해가는 경우에는 암과의 감별이 꼭 필요하고, 간혹 칸디다가 2차 감염되기도 해 경과를 끝까지 잘 지켜봐야 한다.
다행히 환자는 16일∼25일 사이로 통증의 강도가 vas 10에서 4/2/0 으로 순차적으로 잘 줄어들었고, 27일에는 자각적인 불편감이나 통증은 전부 소실됐다. 다만 7월1일 내원시 확인한 병소 부위가 완전히 아물지는 않아 약 2주간 주 1회로 경과를 보러 오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건강한 타액의 지속적인 분비다. 만약 환자의 연령이 고령이였다면 생진양혈탕을 복용하는 것도 좋을 것이지만, 20대 학생임을 감안해 향후 2주 정도는 타액선 마사지를 해주고 충분한 수면을 취할 것과 맵거나 뜨거운 음식 또는 상처를 자극할 수 있는 면이 날카로운 음식은 주의할 것을 다시 설명하며 진료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