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나순자·이하 보건의료노조)는 13일 보건의료노조 생명홀에서 의사를 포함한 보건의료인력의 확충과 공공의료 강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에 앞서 보건의료노조는 이달 11일부터 14일까지를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산별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행동주간으로 선포한 바 있다.
이날 나순자 위원장은 취지발언을 통해 “대형병원에서 의사가 부족해 의사 업무를 간호사 등이 하는 불법의료가 만연하고 환자 안전까지 위협받는다는 사실은 의사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며 “의사협회에서는 문제 해결을 위해 인센티브를 더 줘야 한다고 하지만, 이미 지방 공공병원 의사 연봉이 최고 5억원을 넘는 상황에서 이 문제는 인센티브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나 위원장은 “11일 24개 병원사업장에서 집단 쟁의조정을 신청했고 △불법의료 근절 △인력 충원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핵심 요구로 교섭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 요구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27일 파업에 돌입한다”며 “보건의료노조는 불법의료 근절과 환자 안전 위해 의사인력 확충을 촉구하며, 파업에 돌입한다면 의사협회와는 정반대의 요구로 파업에 돌입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한편 정부·환자·의사·보건의료노동자들이 의사 부족과 불법의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같이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이어진 현장 발언에서는 상급종합병원 간호사 A씨가 가면을 쓰고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불법의료 실태를 고발하고 의사인력 확충 필요성을 절실하게 호소했다.
A씨는 “간호사가 공공연하게 의사 업무를 하고 있으며, 수술과 처방 등까지 불법의료가 상시적으로 이뤄지지만 정작 사고 발생시에는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며 “간호사도 불법임을 알지만 가장이기에 두려움을 느끼며 매일 직장생활을 이어가는 게 맞나 고민한다”고 밝혔다.
A씨는 이어 “불법의료 근절을 위해서는 “현재 간호사가 대신 하고 있는 일을 할 의사가 충원돼야 한다”며 “의사 수가 부족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박영미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지부장 직무대행은 “전체 병상수 중 10%에 불과한 공공병원이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코로나19 치료의 75%를 담당했다. 이는 공공병원의 헌신이 없었다면 지금 수준의 대응이 불가능했던 것”이라며 “그러나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운영하며 병원 운영의 어려움이 생겨 이를 호소했지만, 일부 지방의료원에선 임금 체불까지 발생하는 등 사정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며, 정부 차원의 충분한 지원이 없다면 대부분의 공공병원이 곧 한계에 봉착한다”고 호소했다.
박 직무대행은 또 (공공병원이)코로나19 전담병원 지정 후 지역내 유일한 호스피스 전문기관인 지방의료원이 코로나 환자만 받아 서비스를 받지 못해 방치되거나 서류를 제대로 발급받지 못해 기초생활수급 자격에 박탈되는 등과 같은 지역 내 취약계층의 의료공백 사례들을 제시하며, “취약계층의 의료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빠르게 공공병원을 확충하고 강화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환자 안전 위협하는 불법의료 근절 △의사인력 확대 및 공공의과대학 설립 △의사 및 간호사 등 필수보건의료인력 확충 △보건의료인력원 설립 및 보건의료인력 문제의 체계적 해결 △공공의료기관 확대와 공공의료기관 설립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코로나19로 분투 중인 의료현장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촉구했다.
한편 이날 보건의료노조는 국민들의 ‘덕분에’ 격려와 응원이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보건의료노동자에게 큰 힘이 됐다며, ‘#덕분에’ 캠페인에 이에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변화의 목소리로 ‘(보건의료인력과 공공의료) #늘려요’ 캠페인을 제안키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