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5 총선을 앞두고 열린 보건의료단체의 정책 제안 자리에서 한의계가 “일차 의료 역량 강화를 위해 한의사 인력 활용에 적극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극복과 보건의료인력 지원을 위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당)·보건의료단체협의회 정책협약식’에서 최문석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한 난관을 극복하는데 힘쓰고 계신 모든 분들의 노고를 응원한다”며 “향후 닥칠 감염병 위기 사태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일차 의료 역량 강화 분야에서 한의사의 활용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어 “통계를 살펴봐도 OECD 기준 우리나라는 한의사를 포함해도 의사 수가 부족하다”며 “일차 의료에서 한의와 의과를 통합해 의료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달라”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의 ‘OECD 보건의료통계 2019’ 자료에 따르면 한의사를 포함한 우리나라의 임상 의사 수는 인구 1000명당 2.3명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적었다. OECD 평균은 3.4명이었다.
인구 1000명당 의사가 많은 국가는 오스트리아(5.2명)와 노르웨이(4.7명)고, 적은 국가는 우리나라와 폴란드(2.4명), 일본(2.4명), 멕시코(2.4명) 등이다.
최 부회장은 또 “한의계는 정책 협약에서 적정한 보건의료 인력 활용을 주문했는데 이를 위해 직종 간 연대와 협력이 필요하다”며 “그 동안 국회가 실질적으로 직역 간 갈등을 조정하고 중재하는 부분이 약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최종현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기획이사 역시 “보건의료단체 내 직역 갈등이 많은데 21대 국회는 직역 갈등 조정에 더욱 나서 달라”며 “국민을 위한 바람직한 길을 갈 수 있도록 협약식이 결과를 맺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박영우 대한간호협회 부회장은 “시급한 보건의료인력 문제, 적정 인력 마련 및 보건서비스의 질 제고, 근무 환경과 총 수준이 개선될 수 있길 기대한다”며 “더민주당이 승리하도록 적극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보건의료인력 지원법이 통과된 지 1년 됐는데, 인력 문제의 해결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보건의료인력원(가칭) 설립’”이라며 “컨트롤 타워를 세워 직종 간 문제, 적정 인력의 문제 등을 함께 다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미경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부위원장은 “보건의료 인력들이 코로나19로 힘든 상황 속에 격려와 희망의 메시지가 쏟아지지만 실제 필요한 것은 따로 있다”며 “정책 협약식을 통해 제대로 된 총괄부서가 만들어지고 예산이 확보돼 총선 이후 의료인력 노동자의 삶과 현장을 바뀌길 바란다”고 역설했다.
홍명옥 보건의료단체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의료법에 현장의 절절한 목소리를 담아 통과시키기까지 8년이 걸렸다”며 “협의회는 인력 지원법을 현실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당사자들이 모인 협의체로, 정부가 일방적으로 할 게 아니라 당사자와의 직접적 관계를 통해 법의 취지가 반드시 실현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참여한 더민주당 측 관계자들은 “우리나라가 코로나19 극복의 모범 사례가 된 데에는 의료인들의 공이 컸다”며 “향후 공공 의료인력 확충과 보건의료 제도 개선에 나설 것”을 약속했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부족한 공공의료 인력과 한계에도 보건의료인들의 헌신과 노력 덕분에 위기에 잘 대처하는 ‘모범 국가’라는 평가를 받게 됐다”며 “그러나 언제까지 의료 체계를 보건의료인의 헌신에 기대 운영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앞으로 닥칠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려면 이번 기회에 의료 체계의 근본적 개선과 정책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더민주당은 코로나19과 같은 감염병으로부터 국민 생명을 지키기 위한 지역 의료기반을 획기적으로 확충하겠다는 공약을 마련한 바 있다”며 “오늘 협약을 통해 보건의료단체들이 제시한 정책을 적극 수용해 정책 수립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기동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는 “지역에 가보면 자부심이 정말 높다”며 “인용하자면 말이 선진국이지 그게 선진국이냐, 물, 식량, 화장지 사재기는 이해하는데 총까지 사재기하는 나라가 선진국이냐, 우리나라가 정말 잘 하는 것 같다. 우리나라 국민의 위대함을 이번 과정에서 다시 본다”고 했다.
이어 “그 중심에 여러분이 있어 감사하지만 언제까지 의료인의 희생과 헌신으로만 버틸 수는 없다”며 “메르스와는 또 차원이 다른, 언제든지 비정기적으로 인류를 급습할 수밖에 없는 전염병의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보건의료인력 지원을 실질화 해 인력의 그물망을 잘 짜서 어떻게 메울지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4·15총선에서 노동계 대표로 13번에 배정된 이수진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는 “보건의료 영역은 공공성이 매우 강한데 더 이상 이대로 지나가서는 안 된다”며 “작은 발자국이지만 보건의료 인력 지원법이 실질적으로 보건의료현장에 도움이 되고 제도적으로 완벽해지도록 노력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