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윤영혜 기자]뚜렷한 치료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만성피로증후군의 한약 치료 기전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규명됐다.
대전대 둔산한방병원은 이진석·손창규 교수팀의 황기와 단삼의 성분을 조합해 만든 ‘미엘로필’의 신약개발을 위한 2상 임상연구와 안전성 및 기전연구가 4편의 SCI급 국제저명학술지 2019년판에 연달아 게재하는 성과를 냈다고 18일 밝혔다.
임상연구 결과는 Frontiers in Pharmacology (Impact Factor 3.845) 2019년 9월 온라인판에, 반복 독성과 유전독성에 대한 안전성에 대한 연구는 9,10월 판에, 만성피로증후군 환자의 우울증상 개선 기전을 밝힌 논문(Frontiers in Pharmacology)은 6월호에 게재됐다.
만성피로증후군(CFS: Chronic Fatigue Syndrome)은 피로 관련 질병 중 가장 심각한 질환으로 전체 인구의 약 1% 정도가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복되지 않는 지속적인 만성피로, 경미한 활동에도 나타나는 허탈증세, 수면 후 개선되지 않는 불쾌감, 기억력·집중력 감퇴 등의 뇌 기능 저하 등을 특징으로 해 환자의 약 25~30%는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어려운 심각한 질병이다.
그런데도 아직 뚜렷한 발병원인 규명이나 치료법은 미미한 실정으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미 본 질병의 치료법에 주목해 왔다. 이러한 세계적 추세 속에 대전대학교 둔산한방병원 이진석·손창규교수팀은 지난 2012년부터 만성피로증후군 연구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전 임상 임상연구를 중심으로 치료약물 개발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고 전해졌다.
해당 연구는 만성피로증후군 환자(98명)에게 12주 동안 미엘로필을 주입시킨 뒤 증상 개선평가를 한 결과, 증상이 심한 대상자 53명의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피로(NRS, VAS, FSS)와 삶의 질(SF-36)등 대부분 지표가 일관되게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피로증후군 환자가 흔하게 호소하는 우울증상에 대한 미엘로필의 효과 및 기전연구에서도 예측불가성 만성 스트레스(UCMS)를 유도시킨 동물 모델에서 미엘로필은 우울행동을 현저히 감소시켰고 이러한 효과의 약리기전이 뇌 미세아교세포의 NLRP3 inflammasome 조절을 통한 뇌 조직 염증성 손상을 억제함으로서 일어난다는 사실까지 밝혀냈다.
무엇보다 안전성 확보를 위해 어린이를 비롯한 다양한 연령대가 장기 복용할 것을 예상, 본 연구에서 실험용 개에게 13주 동안 충분한 용량을 복용시켰으나 모든 장기에 아무런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
보건복지부 한의학선도기술사업과 교육부 중점연구소 지원사업을 통해 진행된 이번 연구는 한의약과 현대 과학의 융합으로 만성피로증후군의 약물개발이라는 국제적 경쟁에 당당히 어깨를 견줄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손창규 대전대 둔산한방병원 교수는 “세계적 난치성 질환으로 커다란 의학적 이슈가 된 만성피로증후군 치료제 개발 성공으로 한의학의 세계화와 산업화에 공헌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이진석·손창규 교수팀은 지난해 ‘한국인의 만성피로증후군 병태맵과 치료법 개발’이라는 주제로 교육부가 선정하는 대학중점연구소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본 프로젝트는 오는 2027년도까지 국내 만성피로 연구를 진행하는 대학과 연구소 및 유관기업 내 허브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