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봄은 대상자 특성이나 지자체의 여건에 따라 맞춤형으로 다양한 사업이 추진될 수 있는 영역인 만큼 한의진료가 미래의 대안을 만들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신종 감염병 시대, 전통의학과 서양의학을 정부 차원에서 적극 수용하고 있는 중국모델을 참고해 K-방역에 적합한 새로운 돌봄사업이 추진되기를 기대합니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한의약을 통한 국민 건강 및 복지 증진과 한의약 산업 경쟁력 강화 등 한의약 분야 전반에 대한 기본 정책방향을 담은 ‘제4차 한의약육성발전종합계획’이 최종 심의·의결됐다. 지난해 5월 추진단 발대식을 가진 이후 약 7개월간의 여정 끝에 공식적인 활동을 마무리 한 권영규 한의약육성발전종합계획 수립 공동추진단장은 한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단장을 맡게 된 계기와 관련해서는 “정부와 민간이 함께 추진한다는 취지로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관과 공동단장을 맡게 됐으며 특히 정부의 지역균형 발전에 부합하고 범정부 차원의 종합계획이 갖는 공공성과 책무성을 감안해 국립대 대학원장에게 추진단장의 역할을 맡겼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공동단장과의 호흡이 어땠느냐는 질문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보건복지부의 모든 부서가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느라 5개년 계획의 공동단장을 맡은 한의약정책관과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눌 기회가 부족했던 건 사실”이라며 “계획 수립추진 도중 인사발령으로 국장이 바뀐 부분도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신임국장의 신속한 경과 파악과 꼼꼼한 점검 덕분에 최종 워크숍에서 특별한 이견 없이 사업이 정해졌고 추가의견을 반영해 한의약육성발전심의위원회에서 심의안이 원안대로 의결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20년 12월 31일자로 2년 임기의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장 임기도 종료한다는 권 단장으로부터 그간의 추진경과와 포부를 들어봤다.
Q. 약 7개월간의 일정이 마무리됐다. 4차 계획 수립을 마친 소감은.
코로나로 인해 소모임을 비롯한 온라인 모임 위주로 활발한 활동이 이뤄졌다. 다만 추진단 발대식 자체가 1~2개월 늦어지고, 추진단 전체 워크숍도 지연되다 9월 10일에서야 개최된 부분이 있기는 하다. 그러다 코로나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12월 14일 온라인 공청회를 거쳐 한의약육성발전심의위원회(위원장: 보건복지부 차관)에 예정대로 상정됐다.
전체 워크숍이나 분과별 위원회 모임이 대부분 비대면 화상회의로 진행됐지만 비대면 방식 덕분에 북경, 홍콩 등 해외 전문가들도 참여하는 등 대면회의 이상으로 효율적으로 추진돼 오랜만에 한의약계의 다양한 의견이 수렴되는 계기가 됐다고 자평한다.
Q. 1차, 2차, 3차, 4차로 거듭되면서 달라진 점을 한번 짚어 달라.
1차 종합계획(2006~2010)은 한의약 전반에 대한 육성·발전 ‘기반 구축’을 중점 목표로 했다면, 2차(2011~2015) 때는 세계전통의약시장 진출을 목표로 WHO 협력센터 지정, 한의약 세계화 추진단 운영 등이 추진됐다.
3차(2016~2020)에서는 ‘치료의학’으로서 한의의료의 신뢰도를 높이고 접근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 추나요법 건강보험 등재,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 등이 진행됐다.
그리고 이번 4차에서는 한국한의약진흥원이 주관업무를 담당했으며, 의료이용/건강돌봄/혁신성장/글로벌 분과로 나누어 각 분과별 5~7명의 코어멤버와 전문가 인력풀로 분과위원회를 운영해 과제를 도출했다. 주로 초고령사회 진입, 고령화에 따른 만성질환자 증가, 4차 산업혁명 등 국내외 보건의료 ‘미래 동향’에 대한 한의약의 주도적인 역할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Q. 특히 4차 계획에서는 공급자보다 ‘수용자’ 관점의 과제 도출을 목표로 삼은 것으로 알고 있다. 기대치에 도달했다고 보는지.
추진단 출범 당시 추진 방향은 ‘신뢰받는 한의약, 세계로 도약하는 한의약’을 목표로 저출산·고령사회를 대비해 한의약이 ‘의료소비자’인 국민건강에 어떻게 기여할지, ‘K-방역’으로 위상을 높인 우리 보건의료체계에서 한의약의 역할 제고 등이었다. 큰 틀에서 국민들에게 직접 혜택이 돌아가고 신뢰받는 한의약이라는 취지를 살려 돌봄와 방문진료 위주의 사업이 구성됐다고 생각한다.
장기적으로는 ‘협진을 위한 의료상호존중 비전 마련’, 이념이나 체제를 초월하는 글로벌한의약프로젝트의 기반이 되는 ‘한의약 교육혁신 사업’과 ‘남북의료협력사업’ 등이 꼭 이뤄지길 바란다.
Q. 단장으로서 아쉬웠던 점은.
단장으로서 또는 한의사로서 아쉬움이 없지 않지만, 각 분야 전문가들의 제안과 수많은 의견을 종합해 계획이 수립되었기 때문에 비전과 전략에 대해 전반적으로 만족한다. 다만 범부처 계획임에도 불구하고 50개 사업에서 통일부 공동 1개, 외교부 공동 1개, 환경부 1개, 중기부 공동 1개, 과기부 공동 2개의 사업밖에 반영되지 않아 범부처 계획이라는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한의약육성발전계획에 부처 확산노력이 부족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또 분과별 모임이나 설문조사 등에 대한 자료공유를 위한 홈페이지나 실시간 의견수렴을 위한 플랫폼이 없어서 분과별 위원들의 의견공유에 애로가 있었다. 4차 5개년 종합계획이 책자로만 잠들지 않고 사업별 진척 현황이나 수정 변경되는 내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홈페이지나 플랫폼이 구축됐으면 한다.
Q. 기타 남기고 싶은 말은.
5개년 계획은 범부처 종합계획으로 정부가 한의약육성법에 근거해 5년마다 큰 사업을 구상하고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는 중요한 사업이다. 상징적 의미가 실질적인 사업성과로 연결돼야 한의약계의 발전은 물론이고 국민들이 한의약종합발전계획의 혜택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정책 수립보다 구체적 사업실행 단계에서 한의약계의 교육, 연구, 봉사, 임상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5년 동안 구체적인 성과가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