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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간 딸에게 이체한 1억 2천만원, 왜 세금이 더 나왔을까박진호 변호사 -한의사 -법무법인 율촌, 조세그룹 제마의 딸 제니는 캐나다로 3년간 유학을 떠났다. 제마는 딸이 유학 가 있는 동안 한의원을 성실히 운영하여 경제적으로 안정을 찾게 되었다. 제니가 떠난 지 2년째 되는 어느 날, 제마는 한의신문 칼럼에서 미성년 자녀에게 2천만원까지는 증여세 없이 증여할 수 있고, 하루라도 빨리 증여해야 10년 후에 다시 증여세 없이 증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제마는 제니의 국내 금융기관 계좌로 1억 2천만원을 송금하고, 직계비속에 대한 증여재산공제 2천만원을 적용하여 과세표준 1억원, 산출세액 1천만원으로 증여세를 신고·납부했다. 그런데 수개월 후, 제마는 세금을 더 내라는 고지서를 받게 되었다. 이유가 무었일까? 세법상 ‘거주자’란 사람마다 국적이 있다. 이를 기준으로 자유롭게 여행을 할 수 있는 장소가 결정되고, 납세의무와 병역의 의무, 참정권 행사의 범위 등이 정해진다. 납세의무로 좁혀 보면, 대한민국은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는 전세계소득에 대하여 과세를 하고, 외국인을 대상으로는 국내원천소득, 즉 대체로 대한민국 내에서 발생한 것으로 여겨지는 소득에 대해서만 과세를 한다. 다른 나라들도 대체로 이와 비슷한 과세 체계를 갖추고 있다. 여기서 세법상 ‘국민’의 범주는 실제 국민의 범주보다 조금 넓다. 따라서 세법은 ‘국적’ 외에 ‘거주자’라는 개념을 따로 정하고 있다. 먼저 소득세법은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83일 이상 거소(居所)를 둔 개인을 거주자로, 그렇지 않은 개인을 비거주자로 구분한다. 여기서 주소는 주민등록상 주소가 아니라 가족관계, 직업, 자산 등 생활의 근거가 국내에 있는지를 종합하여 판단하는 개념이다. 실무에서는 1차적으로 1년에 183일 이상 국내에 머물렀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이른바 ‘183일 룰’이다. 만약, 두 개 이상 나라에 생활의 근거가 있어, 내가 어떤 나라 거주자인지 알기 어렵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OECD 모델조세협약은 ① 항구적 주거, ② 중대한 이해관계의 중심지, ③ 일상적 거소, ④ 국적 순으로 거주지를 판단하도록 기준을 정해 두었고, 이 기준은 대체로 여러 나라의 조세조약에 반영이 되어 있다. 따라서 국경이동이 잦은 납세자라면 자신이 어떤 나라의 거주자인지 위 기준에 따라 판단하면 된다. 이처럼, 어떤 나라의 거주자인지 판단하는 기준은 여러 개별 사실관계를 종합하도록 정하고 있다. 따라서 유학생이라고 해서 일률적으로 비거주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제니처럼 3년의 장기 일정으로 출국하여 국내에 머무는 날이 거의 없고, 국내에 별도로 사업체 기타 경제적 기반이 분명하지 않다면, 출국 후 반년 이상이 지나면 비거주자로 판정될 가능성이 높다. 과세 구조 자체가 다른 비거주자에 대한 증여 비거주자에 대한 증여는 공제만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과세체계부터 다르므로 이를 먼저 살펴보자. 수증자가 거주자인 경우, 국내외 모든 증여재산에 대해 수증자가 증여세를 낸다. 수증자가 비거주자이면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으로는 국내에 있는 재산을 증여받은 경우에만 과세된다. 이 경우 증여재산공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한편, 수증자가 비거주자라 하더라도 수증자에게 세금을 매긴다. 다만 수증자가 세금을 내지 못할 때 증여자에게 연대납세의무를 묻게 된다. 그렇다면 거주자가 국외에 있는 재산을 비거주자에게 증여하면 과세를 피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제35조)은 거주자가 비거주자에게 국외재산을 증여하는 경우 수증자가 아닌 증여자에게 증여세 납세의무를 지운다. 만약 제마가 캐나다에 있는 제마의 예금계좌에서 제니의 캐나다 현지 계좌로 송금했다면 국외재산의 증여에 해당하여, 납세의무자는 제니가 아니라 제마 본인이 된다. 다만 이 경우에는 증여재산공제가 적용된다. 반면 증여자도 비거주자, 증여받는 자도 비거주자라면 국외재산의 증여에 대해 대한민국이 과세하지 않고, 국내재산 증여에 대해서면 과세를 한다. 즉 국외재산의 증여는 증여자가 거주자인지에 따라 과세 여부가 갈리는 셈이다. ‘거주자’에게 집중된 세제혜택 증여세 관련 증여재산공제(예컨대 직계비속에 대한 증여의 경우 수증자가 성년이면 5천만원, 미성년이면 2천만원)도 증여받는 사람, 즉 수증자가 거주자인 경우에만 적용된다. 예컨대, 서두의 사례에서 제니가 비거주자로 인정되는 경우 2천만원의 공제를 받을 수 없고, 과세표준은 1억원이 아니라 1억 2천만원이 된다. 이 경우 산출세액은 1,400만원(1억원까지 10%, 초과분 20%)으로, 제마가 신고한 1천만원보다 400만원이 많다. 여기에 신고·납부를 적게 한 데 따른 가산세까지 붙는다. 이것이 바로 제마가 고지서를 받은 이유이다. 증여 외에 유상거래까지 범위를 넓혀 보아도, 우리 세법은 공제·감면 등 주요 세제혜택을 설계할 때 거주자를 우대하고 있다. 중요한 것 위주로 몇 가지만 살펴보자. 첫째, 부동산 양도소득세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감면제도 가운데 하나인 1세대 1주택 비과세 제도는 양도일 현재 거주자에게만 적용된다. 세법에서 말하는 ‘1세대’가 “거주자 및 그 배우자가 그들과 같은 주소·거소에서 생계를 같이하는 자”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1세대 1주택자에게 주어지는 최대 80%의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 또한 거주자에게만 적용된다. (비거주자는 30%한도의 장기보유특별공제는 적용받을 수 있다. 다만 조정지역에서 2주택자인 경우에는 양도 당시의 규정을 재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12억 원 이하의 1세대 1주택 비과세를 적용받고자 하는 경우, 혹은 12억 원 초과 주택으로서 12억 원 이하 부분에 해당하는 양도차익의 비과세와 함께 그 초과 부분의 양도차익에 대하여 거주·보유기간에 따라 최대 80%에 달하는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받고자 한다면, 양도 전 자신이 거주자인지를 점검해 보아야 한다. 둘째, 종합소득세의 인적공제와 각종 특별공제·세액공제도 납세자가 거주자임을 전제로 주는 혜택이다. 비거주자는 본인에 대한 기본공제 등 일부만 적용받을 수 있다. 셋째, 상속세에서도 피상속인이 비거주자이면 기초공제 2억원만 적용될 뿐 배우자상속공제나 일괄공제 5억원 같은 공제를 받을 수 없다. 비거주자에게 돈을 줄 때는 원천징수의무가 있는지 살펴야 거주자가 비거주자 사이의 유상 거래에서 한 가지 꼭 기억할 것이 더 있다. 비거주자에게 돈을 줄 때 원천징수의무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점이다. 국내에 고정사업장이 없는 비거주자나 외국법인에게 국내에서 과세되는 소득, 즉 국내원천소득을 지급하는 자는 그 지급액에서 세금을 미리 떼어 국가에 납부할 의무가 있다. 대한민국 과세관청이 해외에 있는 비거주자나 외국법인을 찾아가 과세할 권한이 없다 보니, 국내에 소재하면서 세무조사와 추징, 체납처분이 가능한 ‘소득을 지급하는 자’에게 납세협력의무를 부여하여 징세사무를 대행하게 한 것이다. 만약 원천징수 없이 대금을 전부 지급해 버렸는데, 세무조사 과정에서 그 사실이 발각된 경우에는 소득을 지급한 국내 거주자나 내국법인은 원천징수하였어야 할 세금을 가산세와 함께 국가에 납부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 세금은 본래 소득을 얻은 비거주자나 외국법인이 내어야 할 세금이었다. 따라서 비거주자·외국법인 대신 세금을 먼저 납부한 소득 지급자는 그 비거주자·외국법인에 대해 별도로 구상청구를 하여 납부세액만큼 보전을 받아야 한다(이 때 일반적으로 가산세 등 추가비용은 보전받을 수 없다). 상대방이 해외에 있는 이상 소송의 진행과 소송 결과에 따른 집행이 쉽지 않다는 부담도 떠안아야 한다. 따라서 한의원을 운영하며 해외 업체에 홈페이지 제작비나 광고료, 사용료를 지급하거나 해외 인력에게 용역대가를 지급할 일이 있다면, 송금하기 전에 원천징수 의무가 있는지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조세조약에 따라 세율이 낮아지거나 과세가 면제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상대방이 어느 나라의 거주자인지도 함께 살펴보고, 해당 조세조약에 따른 혜택도 최대한 적용받는 것이 좋겠다. 에필로그 제마는 자신이 증여의 ‘타이밍’을 간과했음을 깨달았다. 제니가 출국하기 전, 즉 아직 거주자일 때 2천만원을 먼저 증여했다면 미성년 직계비속 공제 2천만원이 적용되어 세금 없이 증여할 수 있었다. 그 후 제니가 해외에 있는 동안 1억원을 추가로 증여했다면 이 1억 원에 대해서만 10%의 낮은 세율을 적용받아 증여세를 낼 수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같은 거래라 하더라도 납세자가 거주자인지 여부, 거래상대방이 거주자인지 여부에 따라 납세의무가 달라진다. 송금 버튼을 누르기 전에 ‘거주자’라는 세 글자를 먼저 떠올려 보면 좋겠다. -
검체 및 CT·MRI 검사 과다한 지출 대폭 조정…2조원 절감 전망[한의신문] 보건복지부(장관 정은경)는 17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 공청회’를 개최, 보건의료를 위한 건강보험 혁신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현장 전문가, 소비자단체 등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했다. 그동안 정부는 △지속가능한 보건의료체계로 전환 △지역격차 해소·필수의료 확충·공공의료 강화라는 국정과제 이행을 위해 건강보험 수가 조정을 합리적으로 개편하고자 상대가치 조정주기를 기존 5∼7년에서 2년 이내로 단축하고, 비용분석 결과에 기반한 상대가치 조정방안을 지난해 12월 발표한 바 있으며, 그간 전문가 의견,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방안’을 마련해왔다. 이날 정은경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정부에서는 국민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지역과 필수 의료 강화 조치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정책들은 환자들에게는 의료진과 충분히 소통하며 언제 어디서든 의료를 이용할 수 있는, 또한 의료진은 자긍심을 갖고 지역의료 현장과 필수의료에 전념하게끔 할 수 있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며 “오늘 공청회를 통해 정부의 건강보험 정책 방향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더 나은 의견을 모으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유정민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주제 발표를 통해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에 대한 추진 배경 및 방향, 향후 계획 등을 공유했다. 유정민 과장은 “현재 필수의료의 근간이 되는 진찰이나 입원 등의 분야는 저보상되고 있는 반면 검사 분야는 과보상되는 등 건강보험 수가 불균형이 발생, 지역·필수의료의 공백 심화와 더불어 악순환이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이에 정부에서는 이같은 수가의 불균형을 바로잡는 균형 수가로 조정하는 건강보험 수가 혁신을 추진, 이를 통해 지역·필수의료 강화에 나서고자 한다”고 밝혔다. 실제 병원급 이상의 평균 초과 실시 혈액검사는 연간 211만회(’25년 1월)에 이르고 있으며, CT 검사의 경우 연간 촬영건수가 ’20년 1105만건에서 ’24년 1474만건으로 33.3%가 증가했고, 인구 1000명당 촬영건수의 경우에도 OECD 평균(177.9건, ’23년)을 상회한 333.5건으로 OECD 국가 중 최고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에서는 △전반적 지불제도 개혁 아래 건강보험 상대가치 수가 합리화 추진 △2년 주기 상시조정 통한 균형적 수가 조정 로드맵 제시 및 확정 △지역·필수의료 강화 등의 추진방향 아래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에 나설 방침이다. 즉 상대가치 상세 조정 등을 통한 행위별 수가제의 개선과 함께 공공정책수가 및 대안형 지불제도 개편을 추진하는 한편 지역의료 비용 및 진료량 차이 고려 및 응급, 소아·분만 기능 강화, 의원·병원급 기능 정립 등을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인 방안을 보면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비수도권과 수도권 취약지 등 지역 우대 수가 원칙을 확립하고 단계적으로 확대 및 중증·응급 치료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 상향, 소아 및 모자의료체계를 강화한다. 또한 3분 내외의 단시간 진료에서 충분한 진료와 상담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20여 년간 동결된 진찰료 수준을 인상하고, 심층 상담과 심층 진찰에 대한 보상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환자의 치료 후 회복기 재활과 퇴원 이후 재택치료까지 연계되는 재활의료전달체계 구축을 위한 재활치료 영역에도 보상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혈액검사 등 검체검사와 CT·MRI 검사의 과다한 지출을 대폭 조정코자, 1단계로 비용 대비 수익이 150% 초과하는 검사(검체, CT·MRI) 수가를 150%까지 낮추고, 2년 뒤(‘28년) 비용 대비 수익을 추가로 분석해 균형 수가로 조정할 예정이다. 이번 1단계 조정으로 연간 약 2조원 이상이 절감될 것으로 추정된다. 주제 발표 이후에는 함명일 순천향대학교 보건행정경영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아 △박진식 대한중소병원협회 부회장 △조원영 대한내과의사회 총무이사 △배정민 영남대학교병원 교수 △조민우 울산의대 교수 △김영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이사 △이에스더 중앙일보 기자 △유정민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이 참여한 패널토론을 진행, 국고지원 확대·환산지수 개편·의료전달체계 개편·비급여의 전환에 따른 보상체계 보완 등에 대해 제언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이번 공청회에서 제안된 내용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방안’을 마련하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등을 거쳐 이달 말 최종 확정·발표할 예정이다. -
질병청 보건연구원, 90세 이상 초고령자 코호트 본격 구축<▲출처=게티이미지뱅크> [한의신문] 초고령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90세 이상 초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국가 차원의 장기추적 연구인 ‘한국인 초고령자 코호트’ 구축 사업이 추진된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원장 남재환)은 병원이나 요양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생활하며 일상생활 수행능력(ADL)을 유지하고 있는 90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건강 특성과 변화를 장기간 추적 조사하는 한국인 초고령자 코호트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2028년까지 약 1000명의 참여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90세 이상 인구는 2020년 27만4000여명에서 2025년 37만4000여명으로 5년 새 36.5% 증가하는 등 90세 이상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서는 90세 이상 인구가 2022년 약 27만명에서 2052년 약 200만명으로 약 7.4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같은 기간 70대와 80대 인구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초고령층의 건강관리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체계적인 정책 마련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그동안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 한국도시농촌어르신 연구, 노인노쇠코호트 연구 등을 통해 건강노화 연구 기반을 구축해 왔지만, 대부분 중장년층과 65세 이상 노인을 중심으로 진행돼 90세 이상 초고령층에 대한 연구자료는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번 코호트는 초고령자의 건강 특성과 기능 유지 요인, 건강 변화 과정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성공적 노화의 결정요인을 밝히기 위해 추진된다. 이를 통해 초고령자 보건의료 정책 수립에 필요한 국가 차원의 근거자료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건강노화 연구 인프라를 90세 이상까지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에서는 건강상태와 생활습관, 보행능력과 근력, 기억력, 영양상태, 정신건강, 사회적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한다. 또한 혈액과 소변 등 인체자원을 수집해 건강노화와 관련된 생물학적 요인을 분석하고, 추적조사를 통해 기능 저하와 돌봄 필요도 변화 과정도 장기적으로 관찰할 예정이다. 국립보건연구원은 구축된 데이터와 인체자원을 연구자와 민간에 개방해 건강노화, 노쇠 예방, 장기요양, 통합돌봄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와 정책 수립에 활용할 계획이다. 한편, OECD 국가들은 이미 20~30년 전부터 초고령자(85세 이상, 일부는 90세 이상)를 대상으로 한 장기추적 코호트를 운영하며 건강장수, 치매, 노쇠(frailty), 기능 유지 요인을 연구하고 있으며, 얼마나 건강하게 오래 사느냐에 연구초점이 맞춰져 있다. -
연명의료 중단 시점 말기까지 확대…환자 선택권 존중▲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뱅크) [한의신문] 환자의 의사에 따라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는 시점을 앞당기자는 논의가 시작돼 관심이 모아진다. 보건복지부는 5일 ‘제7기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민간위원 워크숍’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위원회 운영 방향과 주요 심의 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국가 생명윤리·안전 정책 수립 △인간 대상 연구 심의 면제 △잔여 배아 이용 연구 등 생명윤리 분야 주요 정책을 심의하는 기구로 7기 위원회는 지난 3월 출범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연명의료결정제도 개선 방안에 대한 심의 로드맵을 중점 검토했다. 특히 위원회는 연명의료결정제도와 관련해 현재 임종기에 한정된 연명의료 유보·중단 결정 가능 시기를 말기 단계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또 무연고자의 연명의료결정을 위한 법령 보완, 연명의료계획서 작성 활성화 방안 등을 주요 과제로 의견을 나눴다. 현재 연명의료결정제도는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면서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중단하거나 유보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적용 시기와 대상 범위, 무연고자에 대한 의사결정 절차 등에 대한 개선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제7기 위원회는 앞으로 정기회의와 산하 전문위원회 구성·운영, 정책간담회 등을 통해 생명윤리 분야의 주요 현안을 지속적으로 심의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연명의료 유보·중단 가능 시기를 임종기에서 말기까지 확대하자는 논의는 한국의 관련 제도를 OECD 다수 국가의 흐름에 접근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다만, 생명권 보호와 오남용 방지 장치를 어떻게 설계할지는 향후 가장 큰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날 워크숍에 참석한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생명윤리가 기술 발전의 속도를 늦추는 규제가 아니라 시행착오를 줄여 보다 건강한 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기준이 돼야 한다”며 “위원회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윤리적 기준을 제시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초고령사회에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존엄한 죽음을 위해 연명의료결정제도 개선과 관련한 사회적 공론화 과정에서도 위원회가 중요한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
근골격계·외상 절반 이상…‘상병수당’ 본사업 앞두고 재정·보장성 쟁점[한의신문] 상병수당 시범사업 수급자 가운데 근골격계 질환과 부상·사고 환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본사업 추진 과정에선 보장 수준과 재원 조달, 운영체계 설계는 물론 질병 판단과 치료 연계 체계를 둘러싼 논의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국회예산정책처(처장 지동하)는 최근 ‘상병수당 도입의 정책적 쟁점과 제도 설계 방향’을 주제로 보고서(NABO Focus)를 발간, 상병수당 시범사업 현황을 분석하고, 본사업 도입을 위한 정책적 과제를 제시했다. 안태훈 분석관(사회행정사업평가과)은 보고서를 통해 “상병수당이 단순한 복지제도를 넘어 의료보장과 소득보장을 연결하는 핵심 사회안전망이라는 점에서 향후 재정·형평성·효율성 간 균형을 고려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OECD 최하위 수준의 ‘질병휴식권’…코로나19 계기로 제도화 추진 상병수당은 업무 외 질병이나 부상으로 근로활동이 어려울 경우 소득 일부를 보전하는 제도로,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서라도 아픈 사람이 생계 걱정 없이 쉬고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정부는 2022년 7월부터 ‘한국형 상병수당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시범사업은 보편형과 선별형, 정액형과 정률형 등 다양한 모형을 적용해 대상자 선정과 급여 수준, 대기기간 및 보장기간의 적정성을 검증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 수급자 1만3945명…“아픈 날 출근 감소, 적시 치료 증가” 안태훈 분석관은 시범사업이 실제 소득보전 기능과 건강보호 효과를 확인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2022년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누적 기준 상병수당 수급자는 1만3945명으로 집계됐으며, 1인당 평균 지급기간은 30.3일, 평균 지급액은 약 143만원으로, 실제 질병기간 동안 소득공백을 완화하는 역할을 수행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연령별로는 50~59세가 전체의 40.3%로 가장 많았고, 60~64세가 20.9%, 40~49세가 23.8%를 차지해 중고령층의 수요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여성 수급자가 56.8%로 남성보다 많았고, 직종별로는 비사무직이 74.3%를 차지했다. 특히 질환 유형은 부상·사고가 29.7%로 가장 많았고, 근골격계 질환 25.5%, 암 21.9% 순으로 나타났다. 근골격계 질환과 외상성 질환이 전체 수급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셈이다. 정책 효과도 확인됐다. 아픈 상태에서도 출근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제도 이용 전 33.0%에서 이용 후 17.8%로 감소했다. 적시에 치료를 받았다는 응답은 59.9%에서 70.2%로 상승했으며, 충분한 치료를 받았다는 응답도 48.1%에서 55.9%로 높아졌다. ■ 낮은 소득대체율·긴 대기기간…“실질적 소득보전 한계” 반면 시범사업은 여러 한계도 드러냈다. 가장 큰 문제는 보장 수준이다. 현재 3단계 시범사업의 경우 건강보험 직장가입자가 아닌 수급자는 최저임금의 약 60% 수준을 정액으로 지급받는다. 안 분석관은 “실제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일정 금액만 지급되기 때문에 자영업자나 특수고용직, 플랫폼 노동자 등은 질병 발생 시 실질적인 소득손실을 충분히 보전받기 어렵다”며 “상병수당의 본질적 목적이 소득보전에 있다는 점에서 현행 급여 수준은 제도 실효성을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대기기간도 문제로 지적됐다. 현재 시범사업은 모형에 따라 3~14일의 대기기간을 두고 있는데, 비교적 짧은 기간의 질병이나 부상은 실제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조기 치료 유인과 근로자 보호라는 정책 목표 달성에도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 ILO(국제노동기구)는 이전 소득의 45~60% 이상 보장과 최소 26~52주의 보장기간을 권고하고 있으며, 다수 OECD 국가도 법정 유급병가나 사회보험을 통해 이와 유사한 수준의 소득보장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시범사업은 최대 보장기간이 120~150일 수준에 머물고 있다. ■ 재원 얼마나 필요한가…최대 수조원 규모 추계도 안 분석관은 이번 보고서에서 상병수당 본사업 논의에서 가장 첨예한 쟁점으로 ‘재정’을 꼽았다. 보건복지부는 전체 취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보편적 모델을 적용할 경우 대기기간과 보장기간에 따라 연간 1115~4151억원의 재정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나 다른 연구에서는 급여 수준과 보장기간, 대기기간 등에 따라 연간 6000억원에서 최대 2조8000억원까지 필요하다는 분석도 제시되고 있다. 운영체계 역시 중요한 정책 선택지로 제시됐다. 현재 시범사업은 국민건강보험법상 부가급여 근거를 활용해 추진되고 있으나 상병수당의 성격상 건강보험 체계에서 운영할지, 고용보험과 연계할지, 또는 별도의 독립 사회보험으로 설계할지에 따라 재정 구조와 가입 대상, 보험료 부과 체계가 달라질 수 있다. 건강보험 체계 내 운영 여부에 따라 가입 대상과 보험료 부과체계, 재원 조달 방식 등 추가적인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 “재정 지속가능성과 보장성 균형이 핵심…‘범정부 논의체’ 필요” 안 분석관은 상병수당이 재원과 적용 대상, 보장 수준, 운영 체계 등 거의 모든 요소에서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복합 정책인 만큼 정부가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OECD 다수 국가가 고용주 제공 병가와 사회보험을 결합한 혼합형 구조를 참고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재정 지속가능성과 충분한 소득보장 사이의 균형을 확보하면서 단계적 확대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질병 위험은 보편적이지만 소득보장 책임은 국가와 고용주, 사회보험이 함께 분담하는 방식이 국제적으로 가장 일반적인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재 보건복지부 중심의 추진체계만으로는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고용노동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가 함께 참여하는 범정부 협의체를 구축하고, 노동계·경영계·전문가·가입자 대표 등이 참여하는 실질적 사회적 합의 메커니즘을 마련해야 제도 정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상병수당이 본사업 단계로 진입할 경우 향후 논의의 초점은 ‘누가, 어떤 기준으로, 어느 수준까지 보장받을 것인가’에 맞춰질 전망이다. 현재 3단계 시범사업에는 한의의료기관도 참여기관으로 포함돼 있으며, 한의사는 상병수당 신청에 필요한 의무기록과 관련 서류도 발급할 수 있다. 제도가 건강보험 체계와 근로활동 불가 여부에 대한 의학적 판단을 중심으로 운영됨에 따라 본사업 설계 과정에선 한·양방 각 의료기관의 역할과 운영체계에 대한 추가 논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일차의료, 직능 간 갈등 넘어 환자·역량 중심으로”…‘VALUE 모델’ 제시[한의신문] 통합돌봄과 재택의료·일차의료 수요가 확대되고 있지만 정부 정책과 현장 수요 간 괴리와 보건의료 직능 간 역할 갈등이 심화되고 있으며, 한의의료 분야에서도 새로운 기술 도입 시 사법부 판단에 의존하는 한계가 지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직능 간 업무범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기 위한 새로운 판단 틀로 ‘VALUE 모델’이 제시됐다. 정혜인 경희대 한의대 예방의학교실 연구원과 김경한 우석대 한의대 예방의학교실 부교수가 수행,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속가능한 일차의료를 위한 보건의료인 업무범위 조정 기준 연구: 의료인을 중심으로’라는 제하의 연구논문이 대한한의학회지 제47권 1호에 게재됐다. 논문에 따르면 오늘날의 보건의료 환경은 영상진단장비, 소프트웨어 기반 의료기기, 인공지능 보조진단 기술 등은 과거 특정 직역의 고유 영역으로 간주되던 진단·평가 기능을 재구성하고 있으나 이 같은 변화에 있어 기존 법적·행정적 해석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으며, 전통적 면허 구분만으로 새로운 의료기술 활용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은 의료현장의 기능적 변화와 괴리를 빚고 있다. 특히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 등으로 일차의료 수요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직역 간 유연한 협력이 필수 과제로 부상했음에도 여전히 현장 수요와 규제 간 괴리가 지속되고 있으며, 특히 의사와 한의사 간 업무범위 갈등은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지적돼오고 있다. ◎ 판례·국제 기준 통합…업무범위 판단 틀 ‘VALUE 모델’ 설계 연구팀은 국내외 법·정책 문헌과 판례를 대상으로 질적 내용분석을 수행했다. ‘의료법’과 대법원 판례를 중심으로 직역 간 업무 중첩 사례를 분석하고, 핵심 판례(2011도16649·2013도850·2016도21314·2023도10286)를 검토했으며, WHO, OECD, NAM, PSA, AHPRA 등의 외국 가이드라인과 정책보고서를 분석했다. 이후 업무범위 판단 요소를 통합한 ‘VALUE 모델’을 설계했다. VALUE는 △Validity(법적 타당성) △Academic Principle(학문적 원리) △Low Risk(저위험성) △Utility(사회적 효용) △Education/Expertise(교육·전문성)의 다섯 축으로 구성된다. ‘법적 타당성’은 해당 행위가 명시적으로 금지돼 있지 않고, 면허제도 도입 취지에 부합하는지 따지는 일차적 기준이며, ‘학문적 원리’는 행위의 기원을 특정 학문이 아닌 현대 과학기술에 따른 정당성이다. ‘저위험성’은 막연한 우려가 아닌 실증적 위해 가능성을 평가하는 요소이며, ‘사회적 효용’은 국민 건강, 접근성, 자원 배분 효율 등 체계 전체의 이익이 판단 기준이다. ‘교육·전문성’은 학부 교육뿐 아니라 졸업 후 심화교육, 임상 수련, 숙련도까지 포함한 실질 역량을 검증하는 요소다. ◎ 국내외 판례·정책, ‘직역 중심’ → ‘역량·위험 기반’으로 전환 연구 결과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국내 판례에서 의료인 업무범위 판단 기준이 점차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직역의 고유성과 면허 체계의 이원적 구조를 강조하며 경계를 엄격히 구분하는 경향이 강했다면 최근 판결로 갈수록 명시적 금지 규정의 존재 여부, 실제 위해 가능성, 교육과 숙련을 통해 확보된 역량, 그리고 사회적 필요성까지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먼저 법적 타당성 측면에선 초기 판례가 직역 간 행위 이동을 제한하는 데 무게를 뒀다면 이후에는 명문 규정이 없는 중첩 영역에 대해 탄력적 해석이 확대됐다. 특히 2016도21314 판결은 대법원이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과 관련해 명시적 금지 규정이 없어 처벌이 어렵다고 판단했고, 2023도10286 판결 역시 전문간호사의 골수 검체 채취를 ‘진료의 보조’ 범위로 인정하는 등 현장 수요와 제도 취지를 반영하는 흐름을 보였다. 학문적 원리에 대한 판단도 변화해 특정 행위의 학문적 기원보다 목적과 활용 방식이 강조되는 방향으로 이동했다. 초음파 진단기기를 특정 학문체계의 전유물이 아닌 범용적 보조수단으로 본 판결은 이러한 전환을 보여준다. 또한 역량과 전문성 판단 역시 형식적 교육 여부를 넘어 임상 수련과 숙련도를 포함한 ‘실질적 역량’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업무범위 판단의 기준이 ‘직역’에서 ‘수행 능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환자 안전 기준 역시 추상적 위험에서 실질적 위해 가능성 중심으로 변화했다. 최근 판례는 의료행위의 위험성을 객관적 근거에 따라 판단하며, 실제 위해 개연성이 입증되지 않는 경우 업무범위를 제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동시에 사회적 효용과 의료 현실도 중요한 판단 요소로 부상해, 의료 접근성 제고와 인력 부족 해소 등 공익적 가치가 업무범위 조정의 근거로 반영되고 있다. 국제 동향 역시 이러한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WHO, OECD, PSA, AHPRA 등은 업무범위를 고정된 경계가 아닌 환자 안전과 체계 효율을 위한 유연한 개념으로 보고, ‘위험 기반 규제’와 ‘역량 기반 접근’을 핵심 원칙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교육과 수련을 통해 입증된 역량에 따라 업무범위를 확장하는 구조와, 저위험·표준화된 업무를 다양한 직역에 재배분하는 정책이 확산되고 있다. ◎ VALUE 모델, 사법 판단 넘어 ‘사전적 업무범위 기준’ 필요성 제시 연구팀은 우리나라 역시 국제 기준에 맞춘 전환이 진행되고 있으나 여전히 변화의 속도와 범위는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의료법’의 포괄적 금지 구조로 인해 새로운 기술 도입 시 사법부 판단에 의존하는 한계가 지속되면서 현장의 역할 조정과 혁신을 제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VALUE 모델이 향후 직역 간 소모적 갈등을 줄이고, 사법부의 사후 판단에만 기대던 기존 구조를 넘어 보건당국과 전문가 단체가 사전적으로 합리적 업무 조정 기준을 설계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연구는 기술 발전과 사회적 요구가 이미 전통적 면허 경계를 넘어선 현 시점에서 환자 안전을 담보하면서도 보건의료인의 실제 역량과 공적 효용을 함께 고려하는 다차원적 판단 틀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
“지역의료 해법은 증원 아닌 재배치”…‘K-PUD’ 기반 정책 설계 제시[한의신문] 지역의료 붕괴 해법은 단순 의사 수 확대가 아니라 의료인력 배치체계를 국가 차원에서 재설계하는 데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국회입법조사처(처장 이관후)는 △한국형 의사 편재 지수(K-PUD) 기반 지역별 의대·전공의 정원 배분 △수가·주거·교육 지원 연계 △지역의사 패키지 인센티브 △환자·의사 동시 배분체계 구축 등 구조개편 방향을 제시했다. 국회입법조사처 김은정 입법조사관(사회문화조사실 보건복지여성팀)은 최근 ‘지방에는 왜 의사가 없을까’를 주제로 한 현안분석 보고서를 통해 외국 의사인력 지역배치 정책을 분석하고 국내 적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은정 조사관은 수도권·대형병원 중심으로 고착된 의료전달체계 속에서 지방 필수의료 공백이 심화되고 있다며 단순한 의대 정원 확대를 넘어 지역 배치와 전달체계, 공공의료를 함께 고려한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공보의까지 급감…지역 필수의료 유지체계 붕괴 현재 우리나라 의료체계는 상급종합병원과 대형 수련병원이 수도권·광역시에 집중되면서 의사와 전공의 역시 특정 지역에 편중되는 구조를 보이는 반면 농어촌·중소도시는 분만·응급·소아진료 등 필수의료 유지에 필요한 최소 인력조차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 활동 의사 수는 인구 1000명당 2.6~2.7명 수준으로 OECD 평균(3.7~3.8명)보다 낮고, 서울은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4.67명에 달하는 반면 일부 비수도권 지역은 2.5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지역 편차 역시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지역 공공의료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공중보건의사 제도 역시 한계에 직면했다. 2026년 신규 의과 공중보건의사 편입 인원은 98명으로 복무만료 예정자 450명의 22% 수준에 그쳐 지역 보건소·보건지소의 의료 공백 우려도 커지고 있다. ■ 대만 IDS 모델 주목…‘의사 배치’ 넘어 지역의료 생태계 구축 의료이원화 체계 국가인 대만의 경우 통합전달체계(Integrated Delivery System·IDS)를 통해 단순히 의사를 지방에 배치하는 방식이 아닌 지역 단위 통합 네트워크 중심으로 취약지 의료를 유지하고 있다. 대만은 단일 공보험 체계인 전민건강보험(NHI)을 기반으로 산간·도서지역 주민들에게 외래·입원·응급·이송·원격진료 서비스를 패키지 형태로 제공한다. IDS 참여 의료기관과 의료진에게는 운영비·사업비 보조와 보너스를 제공하고, 환자에게도 외래·재가진료 본인부담 경감 혜택을 부여한다. 동시에 원격진료·헬기이송·방문진료 비용까지 국가가 지원해 취약지 의료 제공의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도록 설계했다. 또 특정 지역·전문과 의사 양성을 위해 장학금·등록금 지원과 장기 의무복무를 연계하고, 섬·오지 병원 운영비와 원격의료 인프라 투자까지 결합해 지역의료 생태계 자체를 유지하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 “의무복무만으론 한계…경력·수가 연계 없는 지역의사제” 우리나라 역시 최근 ‘지역의사의 양성법률’ 제정을 통해 지역의사제 도입에 나섰지만 현재 제도가 교육·의무복무·경력경로를 유기적으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행 제도는 비수도권 의대 정원의 일정 비율을 지역의사 전형으로 선발하고, 등록금·주거비 등을 지원하는 대신 졸업 후 10년간 지정 지역에서 복무하도록 설계돼 있다. 김 조사관은 “일본의 ‘지역쿼터제’와 유사한 방식이지만 일본처럼 지역별 의사 부족 정도를 계량화하는 체계적 지표나 전문의 자격과 연계된 강한 페널티 구조는 아직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추진 중인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 역시 월 400만원 수준의 수당과 일부 정주지원에 의존하는 구조여서 장기적 경력 설계와의 연계성이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지역수가·공공정책수가 역시 개별 행위 가산 수준에 머물러 의사 개인이 지방 근무를 선택할 만큼의 구조적 유인으로 작동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 의대정원·수가·주거지원 연계…“‘지역의사 패키지’ 필요” 김 조사관은 “‘의사가 지방에 가지 않으려 한다’는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지방 중소병원과 농어촌 의료기관은 당직·업무강도·의료사고 부담·낮은 수가·지원인력 부족·경력 단절 위험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지방 근무 자체가 경력 리스크로 인식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김 조사관은 △한국형 의사 편재 지수(K-PUD) 도입 △의료취약지 법정 지정 △전공의·의대 정원의 체계적 지역 배분 △지역의사 장기배치 트랙 구축 △환자·의사 동시 배분체계 구축 등을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시·군·구 단위 K-PUD를 기반으로 의사 부족 정도를 데이터화하고 이를 토대로 의대·전공의 정원과 수가·주거·교육 지원을 연계 배분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지역 필수·만성질환 진료 수행기관에는 ‘지역의사 패키지 인센티브(인건비·필수과 수가)’ △상급병원은 중증·고난도 진료 중심으로 기능을 재조정하는 ‘환자·의사 동시 배분 시스템’을 병행하는 방안도 제안한 데 이어 이를 ‘지역의사의 양성법’, ‘공공보건의료법’, ‘보건의료인력지원법’ 등 국가 보건의료인력 계획과 연계한 중장기 전략으로 제도화할 것을 강조했다. 한편 대한한의사협회도 의료취약지 문제의 핵심을 단순 인력 부족이 아닌 현장에서 즉시 진료 가능한 일차의료 인력의 부재에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의과 공보의 감소로 무의(無醫) 지역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지역주민 진료 경험과 공공보건 현장 이해도를 갖춘 공중보건한의사를 즉시 활용 가능한 의료자원으로 제시했다. 한의협은 “일정 교육과 제도 보완을 통해 한의과 공보의에게 일정 범위의 일차의료 역할을 부여해 별도의 대규모 추경 예산이나 신규 채용 없이도 의료취약지 공백을 빠르게 메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의 시니어의사 확대 등 단기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한 만큼 현장에 이미 배치돼 있는 한의과 공보의를 적극 활용하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
“급변하는 보건의료 환경…한의계 미래전략 수립의 장 마련”[한의신문]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이하 한의협)가 급변하는 보건의료 환경 속에서 현재 보건의료 정책 흐름을 공유하고, 이를 토대로 한의계의 미래 전략을 수립하는 장을 마련했다. 한의협은 6일 온라인(ZOOM)을 통해 함명일 순천향대학교 보건행정경영학과 교수를 초청, ‘기능 중심 의료전달체계 개편 시범사업의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유창길 한의협 부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현재 보건의료체계는 기능 중심 의료 전달체계로의 전환을 모색하면서 이와 관련된 시범사업이 하반기에 예정돼 있는 등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면서 “이번 강의가 현재의 정책적 변화의 흐름을 공유하면서 향후 한의계가 변화되는 보건의료체계 내에서 어떠한 역할을 담당하고, 이를 위해서는 어떤 준비를 해나가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장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강연에서 함명일 교수는 먼저 보건의료를 둘러싼 환경의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함 교수는 “’23년 기준으로 OECD 국가들과 비교해 보면 한국의 건강수준은 매우 좋은 수준이고 의료 접근성 또한 높지만 일차의료 분야에서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고령인구의 급증 등에 따라 건강보험 급여 진료비가 ’13년 50.7조원에서 ’23년 110.9조원으로 빠른 증가세(연평균 8.1%)를 보이고 있으나, 미국의 경우에는 최근 몇 년 4%대의 안정적인 증가율을 보인다”라면서 “우리나라의 지불체계는 △행위별 수가(91%) △포괄수가(5%) △일당정액(3%) △성과기반지불(P4P)(1%)로 구성돼 있어, 건강보험 진료비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통제가 쉽지 않은 행위별 수가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함 교수는 ’24년 2월에 발표된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2024∼2028)’ 및 올해 2월 제정된 ‘지역필수의료법’, 정부에서 공공정책수가 신설을 주요 내용으로 추진하는 ‘건강보험법’ 개정 추진 등을 통해 일차의료를 포함한 정부의 의료체계 개편 방안을 공유했다. 이와 관련 함 교수는 “지난 10여 년간의 빠른 의료비 증가로 인한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위기, ’24년 의정갈등 등으로 인해 정부에서는 기존의 의료 전달체계에서 벗어나, 기능 중심 전달체계로의 재편을 모색한 기회가 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를 위해 다양한 시범사업을 통해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효율적인 의료전달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기술적 효율성과 배분적 효율성 모두를 잘 달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즉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응급·희귀 질환 진료의 종착지로 지속가능한 전달체계의 중추를, 포괄2차 종합병원은 지역사회 포괄적 진료·중등도 질환에 대한 입원기능, 24시간 진료의 역할을, 일차의료는 환자 중심의 포괄적·지속적 건강 관리 및 만성질환의 중증 악화 방지의 역할을 담당하는 기능 중심 의료전달체계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함 교수는 “이재명 정부의 123대 국정과제 중 ‘일차의료 기반의 건강·돌봄’이 85번째 과제로 포함돼 있으며,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는 기능 중심 전달체계 개편방안을 서면으로 보고한 바 있다”면서 “이중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을 오는 7월부터, 한의사의 강점 질환 중심 어르신 한의주치의 도입도 올해 하반기로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함 교수는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의 경과 및 주요 내용을 공유하는 한편 △계획대로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은 수행될 수 있을지? △다학제 팀의 구성은 어느 직역까지 참여가 가능한가? △HCC(계층적 질환군) 시범사업에의 적용 및 실행 가능성은? △한의 의료기관의 참여 수준은? △한의계 강점질환 중심 어르신 주치의 시범사업과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과의 연계 가능성은? △진료비 증가 추세의 통제는 가능한지? △필수의료회계와 건강보험간 역할 분담은? △건강보험법 개정에 따른 구조 전환 시범사업의 방향은? 등 향후 함께 고민해야 하는 다양한 방향을 제시했다. 함 교수는 또한 “한의계가 기능 중심 의료전달체계에서의 역할을 위해서는 먼저 어떠한 역할을 해나갈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내린 후 전략을 모색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며, 아울러 성과기반 보상·묶음지불제·인두제적 요소 등 지불제도 개편 하에서 한의약의 가치가 정당하게 측정·반영되기 위한 준비에도 나서야 한다”며 “실례로 현장에서 활발하게 진행 중인 한의 방문진료의 경우 시범사업을 통해 확인된 효과와 거동불편 환자에 대한 접근성, 통증 및 근골격계 관리에서의 의미있는 결과들을 자료로 구축하고, 이를 근거로 정부와 협상에 나선다면 보다 유의미한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의협은 다음 달 8일 신현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의료정책실장을 초청, 온라인을 통해 ‘가치 기반 지불제도-한의계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한의협은 기능 중심 의료전달체계 개편, 가치 기반 지불제도로의 변화 등과 같이 한의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정책에 대한 지속적인 세미나 및 정보 공유를 통해 보건의료 체계 내에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의료인 한의약의 가치를 보다 확산, 국민건강 증진에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회무역량을 집중해 나갈 계획이다. -
지역 일차의료·웰니스 AX 본격화…“데이터 생태계 재설계 시급”[한의신문] 국회에서 AI 기반 지역 일차의료 전환과 데이터 중심 산업 생태계 재설계 필요성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지역 격차와 재정 부담 해소를 위해 △예방·관리 중심 의료 △AX 통합 모델을 제시하며, 강원도 원주시 실증과 제도·수가 개편, 데이터 규제 완화의 병행을 강조했다. 국회 K-헬스케어·웰다잉포럼 송기헌 대표의원(더불어민주당)은 22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의료·웰니스 AX 혁신의 필요성과 전략 토론회’를 개최, AI 기반 일차의료 전환과 산업 생태계 고도화를 위한 실질적 정책 방향을 모색했다. 송기헌 의원은 인사말에서 “진단보조, 디지털 바이오마커, 예측 기반 예방의료 등 AI 기반 의료 연계 체계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적 대안”이라며 “산업·임상·공공 데이터가 집적된 원주는 의료 AI와 지역의료 혁신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지역으로, AI 기술이 결합될 경우 지역 의료 불균형 해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의료·웰니스 AX 전환과 정책 현황(양성일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의료격차 해소를 위한 지역 일차의료의 AX 전환(유동근 루닛 연구개발 총괄이사) △의료·웰니스 산업 생태계 진단 및 AX 기반 고도화 방향(유준일 인하대병원 교수)을 주제로 발표가 진행됐다. ■ 치료→예방 전환…AX 기반 통합 모델 제시 양성일 교수는 형평성·재정·산업 간 충돌로 지속가능성이 저하된 현 보건의료 체계를 지역 중심 AI 전환(AX)을 통해 재편할 것을 제안했다. 양 교수는 우리나라 의료를 △의사 수 OECD 최하위 △병상 과잉 △지역 간 기대수명 격차 6.2년 등의 구조적 불균형 상태로 진단하며, “수도권 집중으로 중증환자 쏠림이 심화되고, 예방보다 치료 중심 구조가 고착되면서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AI는 공간 제약을 해소하고 자원 효율성을 높여 형평성과 재정 문제를 동시에 개선할 수 있다”고 밝히며, 이에 대한 정책 방향으로 △재택의료 기반 상시 관리체계 △통합돌봄 연계 지역 중심 의료 △의료-웰니스-데이터 융합 생태계 조성 △개인 참여형 건강관리 확대 △데이터 기반 초개인화 의료 구현을 제안했다. 양 교수는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 데이터를 보유하고도 활용하지 못하는 구조로, 데이터 단절과 규제가 AX 확산의 가장 큰 장애로 작용한다”고 짚었다. 이에 △데이터 활용 중심 법·제도 정비와 흐름 허용 △EMR 표준화 및 기관 간 연계 △규제체계 네거티브 전환 △AI 의료기기 인허가 신속화와 사전인증 체계 도입 △건강보험 수가 개편을 통한 인센티브 마련 등을 과제로 제시하며 “원주 거점을 중심으로 실증 기반 AX 모델을 구축하면 보건의료 혁신과 산업 성장을 동시에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왼쪽부터) 송기헌 의원, 양성일 교수, 유동근 이사, 유준일 교수 ■ 진단 넘어 전달체계 재설계”…지역 일차의료 AX 부상 이어진 발표에서 지역 일차의료 기반 AX를 의료격차 해법으로 제시한 유동근 이사는 △처방 갱신 등 저위험 영역 시범사업 도입 △재택의료 기반 만성질환 상시 관리체계 구축 △통합돌봄과 연계한 연속적 환자관리 시스템 구축 △환자 여정관리(예약·복약·상담 등) 강화 △가상진료·트리아지 기반 의료 접근성 개선을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AI가 초기 접점과 모니터링을 담당하면 환자 관리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원주는 디지털 헬스케어 특구와 의료기기 산업 기반, 상급종합병원 네트워크를 동시에 갖춘 지역으로, 실증·산업·돌봄이 결합된 AX 모델을 구현할 최적의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지역 단위 통합 운영체계인 ‘Primary Care Copilot Center’ 구축을 통한 △비대면진료 기반 확산 △데이터 중심병원·실증특구 연계 △수가 및 책임체계 정립 △규제 샌드박스 기반 평가체계 강화 △지역 모델의 국가 표준화를 주요 과제로 제시하며 “AI는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환자 접근성을 높이는 핵심 도구로, 지역 거점에서 실증을 통해 모델을 확립하면 전국 확산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 “사후 치료로는 한계…전주기 예방·관리 전환 필요” 유준일 교수는 의료·웰니스 산업에 대해 ‘질병 이후 치료’에서 ‘전주기 예방·관리’ 중심으로의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고관절 골절 환자의 높은 사망률과 보행 기능 저하에서 보여주듯 사후 치료 중심 접근으로는 건강수명 연장이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AX를 통한 △로코모티브 증후군 중심 질환 재정의 △근감소증·골다공증·관절질환 통합 관리 △실사용데이터 기반 디지털 바이오마커 개발 △웨어러블 센서·보행분석·디지털 치료기기 활용 확대 △재택 기반 예방관리 모델 고도화를 제시하며 “근육·뼈·관절 문제를 기능 저하 패턴으로 통합해 조기 개입해야 하며, AI와 디지털 바이오마커를 활용하면 질환 발생 이전 단계에서 관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디지털 치료제와 AI 기술은 경쟁력을 갖췄으나 데이터 연결과 보상체계가 부족하다”며 “실사용데이터 기반 근거와 보상이 마련돼야 산업과 의료가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 “공공 AX, ‘속도보다 안전·보상’…데이터 보호·인센티브 설계 과제” 한편 김지원 서울대 의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한 패널토론에선 공공·산업·기술 간 간극 해소 방안이 논의됐다. 강승진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관리서비스부장은 공공 영역의 AX 도입 원칙을 ‘속도보다 안전과 보상’으로 규정하며 “건강정보는 보호적·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며, AX 연계 과정의 데이터 유출 검증이 충분하지 않아 공공은 보다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건강관리 서비스는 건강인·위험군까지 포함하는 구조로 확장돼야 한다”며 “AI 기반 5대 질환 예측과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체계는 도입됐으나 인센티브 기준는 없는 만큼 실증 연구를 통해 코칭 서비스와 보상 체계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산업 측면에서 인허가 이후 단계의 중요성을 짚은 이준영 차헬스케어 AI DX본부장은 “의료기기 인허가는 안전성 중심 평가일 뿐 실제 사용성과 시장 안착을 보장하지 않는다”며 “지불 의사가 형성돼야 생태계가 유지되지만 현재 실증사업은 1~2년 단위로 종료되면서 축적이 단절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특히 “원주 등 특정 지역을 상시 실증 구역으로 지정해 기업과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지속형 테스트베드가 필요하다”며 “이 구조가 구축돼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광훈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지역혁신연구센터장은 “AX는 데이터·인프라·서비스 모델·거버넌스가 결합된 종합적 체계로, 지역 단위에서는 공급자·수요자·사용자를 포함한 다층적 구조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원주는 웨어러블과 웰니스 기반이 형성된 지역으로 산업 생태계 측면에서 강점을 갖고 있으나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AX 사업을 독자적으로 추진하기에는 난이도가 높다”며 “글로벌 기준과의 정책 매핑, 수가·제도 설계, 중소기업 활성화 전략을 통합적으로 고려하고, 미션 중심 지역 R&D와 산·학·연 네트워크 기반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오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프트웨어산업과장은 “디지털 헬스케어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는 데이터 확보로, 복지부·식약처와의 협의 과정에서도 규제 완화는 쉽지 않은 과제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실증사업을 통해 규제 개선의 동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지역 기반 AX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
보건의 날…“보건의료 인력기준, 법제화·통합 이행체계로 대전환” 촉구[한의신문] 보건의료의 인력 부족과 질 저하 문제가 구조적 한계에 직면한 가운데 수가 중심 의료정책에서 벗어나 ‘인력 기준 법제화 및 신속 이행’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제언이 제기됐다. 의료현장의 전문가들은 수가·재정·처벌을 결합한 통합 이행체계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주민·이수진·서영석·장종태·백혜련·김남근·김윤 의원(더불어민주당), 김선민 의원(조국혁신당), 전종덕 의원(진보당)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최희선·이하 보건의료노조)은 7일 보건의날을 맞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보건의료인력 기준 법제화, 이제는 이행이다’ 토론회를 공동개최, 환자와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보건의료 인력 기준 법제화(의료법 개정)’의 이행을 촉구했다. ▲(왼쪽부터) 이수진·김남근·김윤 의원 이수진 의원은 인사말에서 “우리나라 병상당 총고용인력은 OECD 평균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등 인력기준의 제도화가 시급함에도 의료기관의 인건비 부담 등을 이유로 법제화에는 소극적이었다”며 “국민중심의 의료개혁을 위한 법제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김남근 의원은 “이미 2021년과 2025년 정부와 보건의료노조가 노정합의를 도출한 바, 이제는 선언이 아니라 이행”이라며 “그 법제화는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안전장치이자 지속가능한 노동환경을 만드는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김윤 의원은 “안전한 병원과 보건의료 인력기준 마련을 위한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며 “지역과 분야별 기준과 재정적 지원, 현장의 목소리를 제도에 온전히 담아내는 것이 우리 모두의 공통과제”라고 전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기관 중심 의료체계 개혁의 한계와 인력기준 도입의 필요성(김진현 서울대 간호대 교수) △보건의료 인력기준 법제화와 이행계획의 요구(최복준 보건의료노조 정책실장)를 주제로 발표가 진행됐다. “수가 중심에서 인력기준 법제화로”…‘보상·규제 결합형’ 정책 전환 제언 김진현 교수는 기관 수익 중심으로 설계된 현행 의료정책이 실제 인력 확대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인력 기준의 법적 의무화와 수가 연계 구조로의 전환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의료시장은 정보 비대칭성과 면허 기반 진료 독점 구조로 경쟁이 제한돼 있으며, 의료기관은 진료시장에서는 가격을 통제하고 노동시장에서는 임금을 억제하는 ‘이중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인건비 부담과 노사 갈등 우려로 고용 확대를 기피하는 경향이 맞물리며 인력 수준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인력 수준이 높을수록 사망률 감소, 재입원율 감소 등 의료 질 개선 효과가 확인됨에도 자발적 인력 확충은 제한적이었다”며 “단순 수가 인상만으로는 고용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종사자 중심 보상 전환 △경제적 유인과 법적 규제 병행 △인력 수준과 수가의 직접 연계 등 ‘보상·규제 결합형 정책’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또한 △직종별 최소인력 기준 법제화 △미준수 시 벌칙 도입 △인력 수준 연계 차등수가 △고용현황 신고 의무화 등 정책 수단의 결합 필요성도 강조됐다. 김 교수는 “인력 기준은 환자 안전과 의료 질 확보를 위한 필수 인프라”라며 “법제화와 수가, 처벌이 결합된 통합적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 “인력기준 법제화 중심으로…처벌·수가·데이터 결합한 ‘통합 이행체계’ 제시” 최복준 정책실장은 이러한 문제 인식을 바탕으로, 인력 기준 법제화를 중심으로 한 정책 전환과 실효적 이행을 촉구했다. 그는 현행 수가 중심 정책이 인건비 억제와 기관 이윤 흡수 구조 속에서 인력 확충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처벌 없는 인력 기준으로 인해 정책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의료법 개정안(김윤 의원 발의)’ 조속 심의 △처벌 조항 도입(제87조 신설) △정원 마련 의무화 △이행 실태조사 및 공표 등 제도적 보완과 더불어 △고용 연계 차등수가 △인건비 직접 지급 △저인력 기관 감산 등 재정이 인력 확충으로 연결되는 구조 설계를 제시했다. 최 실장은 “수가 인상만으로는 고용이 늘지 않는 구조가 이미 확인됐다”며 “인력기준을 중심으로 재정·수가·고용을 연계하는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담기관 설립 △인력 데이터 관리 △고용현황 신고 의무화 등 집행 인프라 구축과 함께 △업무량 기반 기준 △표준임금체계 도입 △지역완결형 의료체계 연계 등 통합적 제도 설계 필요성도 제시하며 “법제화와 데이터 기반 집행체계가 결합돼야 정책이 작동한다”며 “인력기준 중심의 통합 설계가 의료체계 정상화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환자안전 공감대 속 ‘인력기준 법제화’…“사회적 합의·수급 설계 쟁점”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보건의료 인력 기준 법제화를 둘러싸고 단순 수치 설정을 넘어 사회적 합의와 거버넌스 기반 설계, 재정·수가·수급 추계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부각됐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의료의 본질을 ‘환자 곁의 인력’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병원 현장에서 환자의 생명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환자 곁에 어떤 보건의료인이 어느 정도 숙련도를 가지고 돌보느냐에 달려 있다”며 “최첨단 의료기술이나 신약 개발도 중요하지만 충분한 보건의료인력이 환자 안전의 핵심이며, 인력 기준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노동계에서는 인력 기준 법제화를 노동 조건 개선과 사회연대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시각이 제시됐다. 이주호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향후 제도 설계의 변수로 △인력의 양과 질 △적정 배치 △협업 기준을 제시하며 “AI·비대면 진료 확대 등 환경 변화에 따라 인력 기준도 함께 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력 기준은 단순 수치가 아닌 사회 구조 변화와 연동된 정책인 만큼 노조·직종단체·환자단체·시민사회가 참여하는 거버넌스와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도훈 한국병원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책 대안으로 △수가 인센티브 기반 인력 확충 △국가 책임 명문화 및 재정 지원 확대 △지역·종별 특성을 반영한 단계적 도입 △직종 간 업무 범위 명확화 △수급 추계 기반 정책 설계 등을 제시하며 “지속 가능한 인력 정책을 위해서는 정교한 수급 추계와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참석한 곽순헌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보건의료인력은 노동 문제가 아닌 환자 안전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며 “‘환자기본법’ 통과를 계기로 하반기 성과를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보건의료노조와 의약·의료기사 직능단체로 구성된 ‘보건의료인력 기준 의무화 의료법 개정 촉구 범국민서명운동본부’는 발족식을 갖고, 법제화를 위한 대국민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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