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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의 난민 클리닉에 뿌리내린 침구의학정예영(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한의무석사과정 2학년) [한의신문] 지난 8월10일 태국 매 솟(Mae Sot)의 매타오 클리닉(Mae Tao Clinic·MTC)에서 제3회 침의 날(Acupuncture Day) 행사가 개최됐다. '알코올 중독 치료와 예방에서 침구의학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이번 워크숍에는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오유나 교수와 WHO 전통보완통합의학 전략자문위원 이명수 교수가 연자로 나섰고, 메딕 (medic·클리닉이 자체 양성한 현지 의료 인력)과 간호사 등 매타오 클리닉 의료진이 참여했다. 난민 진료의 최전선에 선 클리닉에서 침구의학의 성과와 역할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국경의 의료 사각지대, 매타오 클리닉 매 솟은 방콕에서 서북쪽으로 약500km 떨어진 태국-미얀마 국경 도시다. 공항에서 차로5분이면 미얀마 국경에 닿는다. 이곳은 오랜 내전과 정치적 혼란을 피해 국경을 넘어온 난민과 미등록 이주 노동자들이 모여 산다. 상당수는 합법적 신분증 없이 살아가기에 병원을 오가는 도중 신분증 검사에 걸리면 체포되어 미얀마로 추방될 수 있다. 아픈 몸을 돌보는 일 자체가 추방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선택이 되는 것이다. 이 의료 사각지대를 37년째 지켜온 곳이 매타오 클리닉이다. 1988년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유혈 진압을 피해 국경을 넘은 카렌족 여성 의사 신시아 마웅(Cynthia Maung) 박사가 1989년 주택 한 귀퉁이에서 진료를 시작한 것이 출발이었다. 현재 의료진과 교직원 500여 명이 일하며 하루 평균 200~300명의 환자를 무료로 진료한다. 특히 이곳에서 태어난 아이들에게는 출생증명이 발급되는데, 무국적 상태로 살아가는 이주민들에게 이 문서는 훗날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삶의 근간이 된다. 난민들과 18년을 함께 한 침구과 매타오 클리닉의 침구과는2009년 독일인 의사 울리(Uli) 박사가 개설했고, 2015년부터는 한국의 박강호 과장이 합류해 현지 의료 인력을 교육해 왔다. 처음에는 클리닉 내부에서도 "저 부서가 계속 있을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 시선이 있었다. 분위기를 바꾼 것은 효과였다. 클리닉 스태프들을 치료하며 효과를 보여주자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됐고, 침구과는 통합 진료 파트로 자리 잡았다. 성장세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침구과는 매일 17~18명의 환자를 진료하며, 연간 진료 건수는2024년 2,835건에서 2025년 3,252건으로 약 15% 증가했다. 훈련받은 인력들이 난민촌과 미얀마 소수민족 지역에 클리닉을 열고 활동하는 단계로도 확장되고 있다. 2025년부터는 모든 치료 내역을 'acupuncture logbook'에 기록하고 이를 컴퓨터로 옮겨 전산화하고 있다. 이 기록은 침구과의 성장을 수치로 증명하는 근거이자, 기록이 부족한 영역을 짚어 다음 교육의 방향을 정하는 임상 기반이 되고 있었다. Acupuncture Day, 알코올 중독을 말하다 이번 워크숍 주제가 알코올 중독이었던 데에는 이유가 있다. 국경 지역 공동체에서 술은 유흥보다 고통을 견디는 수단에 가깝다. 고된 저임금 노동에 지친 몸과 미얀마에 남은 가족들에 대한 걱정이 불면으로 이어지고, 잠들기 위해 마시는 술이 중독으로 굳어지는 경우가 많다. 중독은 다시 가정과 공동체를 무너뜨린다. 오유나 교수는 "WHO 통계에 따르면 연간 약260만 명이 알코올 관련 원인으로 사망하지만, 알코올 중독 환자 중 치료를 받는 비율은 극히 일부에 그친다"며 "이러한 치료 격차는 매 솟처럼 보건의료 수준이 낙후된 지역에서 더욱 크게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NADA 이침 프로토콜과 신문혈(HT7)·축빈혈(KI9) 등 알코올 중독과 금단증상 완화에 대해 연구되어 온 혈위를 소개하며 "침구치료는 자원이 제한된 환경에서 표준 치료를 보완할 수 있는 저비용의 안전한 선택지"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의 음주 문화 변화와 국가 정책 그리고 20대 여성의 음주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최근 경향도 함께 소개해 현지 참가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WHO 전통보완통합의학 전략자문위원 이명수 교수는 온라인으로 참여해 WHO가 침 치료를 어떻게 정의하고 그 효과성을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지, 나아가 전통의학을 각국 보건의료체계에 통합하기 위해 어떤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지를 소개했다. 매타오 클리닉 침구과의 진료가 국제 보건의 언어로는 어떻게 설명되는지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신뢰가 연 다음 무대, 응급실 침구과가 10년간 쌓아온 신뢰는 새로 문을 연 응급실로 이어졌다. 이튿날인 11일 오전, 오유나 교수는 응급실에서 현지 의료진을 대상으로 '급성 통증 관리를 위한 침구의학'을 주제로 강의했다. 침 진통의 기전과 급성 요통·발목 염좌·복통에 대한 임상 근거, 질환별 상용 혈위를 소개하되, 위험 신호(red flag)를 감별해 필요한 경우 즉시 의뢰해야 한다는 원칙을 가장 분명하게 강조했다. 강의 후에는 응급 현장에서의 이침 활용과 자락요법 등 실제 적용 가능성을 두고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써보니 좋더라"는 경험담을 넘어 근거로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공유된 자리였다. 한의학의 역할과 가능성 매타오 클리닉에서 침구과는 인도주의적 상황(분쟁·재난·난민 위기 등)에서 한의학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하나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이 경험은 우리 한의계에 세 가지를 남긴다. 첫째, 국제 협력의 출발점은 '무엇을 전할 것인가'보다 '현지 실정에 무엇이 맞는가'를 묻는 일이어야 한다. 둘째, 일회성 진료보다 현지 인력이 스스로 운용할 수 있는 교육 체계를 남겨야 한다. 셋째, 축적된 진료 기록을 분석 가능한 자료로 다듬어 인도주의적 상황에서의 침 치료 근거를 수립하고, 이를 비슷한 처지의 다른 현장과 공유하는 협력이 필요하다. 한의학은 국경의 진료소에서 이미 기여하고 있었다. 앞으로의 교류가 행사를 넘어 현지 교육과 공동 연구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 본문의 수치와 기관 연혁은 매타오 클리닉 공개자료와 현지 관계자의 설명, 연자의 강연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했다. -
국제학술지 통해 한국형 건강노화지수 타당성 확인[한의신문]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강청희)은 건강보험연구원이 개발한 한국형 ‘건강노화지수(Healthy Ageing Index, HAI)’의 타당성을 분석한 연구논문이 SCIE급 국제학술지 ‘Experimental Gerontology(IF: 5.1)’에 2026년 222호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건강보험연구원이 직접 구축·운영하는 ‘한국 건강노화 코호트(KLHAS)’ 참여자 8444명의 자료를 활용해 건강노화지수의 구성 체계와 타당성을 분석한 것으로, 지난해 발표한 건강노화지수 개발 연구의 후속 연구다. 최근 초고령사회 진입에 대응해 기존 단일 질환·치료 중심에서 다차원의 기능적 능력을 유지 및 증진하는 예방 중심의 보건·의료·돌봄 제공체계(통합케어)로의 전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건강노화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현재의 건강노화 수준과 영역별 달성 정도를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통일된 평가 지수의 부재로 건강노화 수준의 진단과 정책 수용 적용에 한계가 존재해 왔다. 이에 건강보험연구원은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의 ‘건강노화(Healthy Ageing) 개념’을 기반으로 국내 중고령자의 건강노화 수준을 종합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신체기능 △인지기능 △심리적 건강 △생리적 건강 △사회적 안녕 △온라인 참여 △고령친화적 환경 등 7개 영역의 26개 지표로 구성된 건강노화지수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탐색적·확인적 요인분석과 모형 적합도 분석을 통해 건강노화지수가 개인의 기능과 건강, 사회참여 및 생활환경을 포괄하는 다차원적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개인의 전반적인 건강노화수준을 평가하는 지수로 활용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WHO가 제시한 ‘건강노화 개념’을 국내 자료를 활용해 계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하고, 국제 학술지에 게재돼 연구의 학술적 성과를 거두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연구책임자인 한은정 건강고령화정책연구센터장은 “이번 연구는 국제연합(UN) 건강노화 10년(2021∼2030)의 정책적 흐름 속에서 국내 중고령자의 건강노화 수준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향후 건강노화 관련 정책을 개발·평가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연구”라며 “향후 ‘한국 건강노화 코호트(KLHAS)’ 추적조사를 통해 건강 노화지수의 변화 민감도와 예측타당도를 지속적으로 검증하고, 국민의 건강한 노화를 지원하기 위한 예방정책과 돌봄정책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건강노화지수는 향후 한국 건강노화 코호트의 반복조사 자료를 활용해 개인과 집단의 건강노화 수준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관찰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건강보험 및 장기요양 자료와 연계하여 건강노화지수가 의료이용, 기능저하, 돌봄 필요 및 장기요양 진입 등 주요 건강결과를 얼마나 예측할 수 있는지 검증할 예정이다. -
우황·사향 등 희귀 한약재, 국제표준·대체자원 해법 모색[한의신문] 세계 전문가들이 전통의약 분야에서 고가 한약재의 품질기준과 향후 산업 발전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장이 마련됐다. 전국중의약문화대회(주석 옌리진)·한중문화경제우호협회(회장 김영애)·한국한의산업진흥협회(회장 강희정)은 16일 서울 삼정호텔 제라늄홀에서 한국·중국·일본·베트남·브라질 5개국과 홍콩에서 연구자 및 기업인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6 국제 전통의학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溯源創新 國際協同: 우황·사향 등 고가 한약재의 약용가치와 산업발전 회의’를 주제로 진행된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우황·사향을 중심으로 한 9개의 발표를 통해 서로 다른 각국의 제도와 약재 검증 방식을 공유하는 한편 향후 희소한 약용자원을 어떻게 활용하고 보존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옌리진 주석은 환영사를 통해 “천연 우황과 사향 등 희귀 고가 약재의 경우 심뇌혈관 관리와 급성기 치료에서 뛰어난 효능을 지니고 있음에도 △자원의 부족 △서로 다른 기준 △공급망의 불안정이라는 공통과제를 안고 있다”면서 “이번 회의를 통해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는 지혜를 모아가는 장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영애 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모든 국가가 초고령사회로 변해가는 때에, 건강한 사회를 유지하는 데 그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 전통의학 분야에서 국제표준과 관련한 오늘의 논의를 시작으로 상호 신뢰와 협력의 정신으로 함께 발전하는 미래를 만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특히 강희정 회장은 지난해 5월 제78차 세계보건총회가 채택한 ‘WHO 전통의학 전략 2025∼2034’를 언급하면서, “기준이 나라마다 제각각인 탓에 안전성과 품질이 확보되지 않고 국경을 넘는 수용도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오늘의 주제와 맞닿아 있다”면서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 과제는 전통의학의 안전과 품질을 확보하기 위한 기준을 논의하고, 그 기준을 통해 공정한 거래와 안전한 소비가 이뤄지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황·사향 수급 불안…각국 품질관리·표준화 현황 공유 이와 함께 고호연 한국한의약진흥원장은 축사를 통해 “고가이고 임상에서 그만큼 중요하게 쓰이는 약재임에도 표준이 마련되지 못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이 분야가 지닌 어려움의 크기를 말해 준다”면서 “표준안 하나가 발간되기까지 여러 해에 걸친 근거 축적과 국제회의 대응, 각국과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최준용 천연물안전관리연구원장은 “동물성 약재는 자원이 희소하고 산지가 여러 나라에 분포하며 위조의 유인이 커 안전관리의 난도가 가장 높은 영역”이라며 “검사 방법의 비교 연구와 시험법의 공동 검증 등 실질적인 협력이 필요한 영역이 적지 않다”고 밝혔다. 이밖에 방석배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관과 탕쭈쉬안(唐祖宣) 국의대사도 각각 서면과 영상 축사를 통해 심포지엄의 성공적인 개최와 더불어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지기를 기원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의 주제로 우황과 사향을 집중적으로 다룬 배경에는 급격한 수급 변화에 있다. 이에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이같은 국가간 기준 및 현황 등을 공유하면서, 실질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고자 다양한 발표가 진행됐다. 오전 세션에서는 △우황의 가치와 안궁우황환의 임상 응용(쑨샤오보(孫曉波) 베이징협화의학원 장빙교수) △한국의 고가 한약재 유통 현황(최고야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약자원연구센터장) △우황의 감별 및 배식우황의 품질관리(비원강(畢文鋼) 중국약문화연구회 부회장) △오늘날 일본의 한방, 그리고 우황과 사향(하라다 요시히사(原田佳尚) 준텐도대학 교수) △천연우황 표준체계의 구축(추이즈궈(崔志國) 중국국제과학기술촉진회 표준화공작위원회 부주임) 등의 주제가 발표, 한·중·일 각국에서의 우황 및 사향의 활용 현황과 품질관리 기준 등이 공유됐다. 또한 오후 세션에선 △한약제제산업을 위한 희귀약재의 대체약재 개발(최호영 경희대 한의과대학 교수) △중의 비음(脾陰) 병증의 치법과 관련 동물약의 운용(탕이신(湯一新) 청두중의약대학 박사과정 지도교수) △난치성 질환 치료에 있어 중의약의 강점(왕셴언(汪先恩) 준텐도대학 내과 교수) △중의약, 홍콩에서: 정책의 전개에서 산업의 과제와 국제화의 기회까지(탄톈러(譚天樂) 홍콩 현대화중의약국제협회(MCMIA) 이사)을 주제로 발표가 진행됐다. “대체약재, 한약제제 산업 생존 위한 필수요건” 특히 이번 심포지엄에서 가장 구체적인 문제 제기는 대체약재 대목에서 나왔다. 최호영 교수는 발표를 통해 중국이 1950년대부터 희귀 약재의 대체재 개발에 나섰다는 점에 주목해 현재까지의 진행사항을 공유하면서, “이중 주목할 대목은 약전 등재에 그치지 않고 용처를 갈라 두었다는 점”이라며 “실제 우황을 주성분으로 하는 중성약 650여 품종 가운데 38개 품종은 인공우황을 쓸 수 없도록 규정, 어디에 천연을 쓰고 어디에 대체재를 쓸지 제도로 정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내에서는 수급 불안정과 CITES 규제에 따른 대체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대체생약에 대한 정책적·제도적 정의가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즉 정부 차원의 중장기 목표나 체계적 가이드라인보다는, 사향 수급 불안 같은 특정 이슈에 대응하는 한시적 정책 위주로 추진돼 왔다는 것. 이에 최 교수는 사향·영양각·우황의 대체전략을 제언하며, “대체약재 도입은 먼저 산업적으로 원료 수급 불안을 해소해 제조원가를 절감하고 신제품 개발을 촉진함으로써 K-한약제제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아울러 의료·사회적으로는 국민의료비 부담 절감 및 저품질 위조약재의 영구적인 퇴출을, 환경·윤리적으론 CITES 멸종위기 야생동물의 희생을 최소화해 글로벌 생물다양성 보존과 ESG 생명윤리를 실천해 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 대체약재의 개발과 제도화는 우리나라 한약제제 산업의 생존이 걸린 ‘절대적 필수 요건’인 만큼, 과거의 낡고 경직된 규제 틀에서 과감히 벗어나 과학적 상동성과 임상적 동등성에 기반한 실용적인 제도를 즉각 열어줘야 한다”면서 “학계의 과학적 검증-제약계의 과감한 투자-규제 당국의 유연한 제도적 결단이 결합할 때, K-우황을 필두로 한 대체자원의 확립은 한국 전통의약 산업을 위기에서 구해내고 세계 무대를 선도할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표준 선점 경쟁 본격화…“발 빠른 대응 필요” 이와 함께 이번 심포지엄에서 확인된 또 하나의 흐름은 표준을 둘러싼 움직임으로, 중국은 다년간의 경험을 활용해 표준을 선점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한의산업진흥협회 관계자는 “표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중국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학계와 산업계의 꾸준한 요청으로 이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단계”라며 “한국은 우황을 금액 기준 1위로 수입하는 나라이면서, 전통의학 국제표준을 개발하는 ISO/TC 249에서 15년 넘게 활동해 온 나라로 논의에 참여할 자리도 근거도 있는 만큼, 규제기관과 연구계의 발 빠른 대응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발표 이후에는 기업 라운드테이블이 진행, 중국 진무(아르헨티나)과 한국 옥천당·으뜸생약·오너브, 베트남 Thọ Sinh Đường이 참여해 각국의 수급 현황과 품질 요구 사항을 공유했다. -
코로나19 국가예방접종, 필수예방접종으로 전환[한의신문] 질병관리청(청장 임승관)이 코로나19 예방접종을 기존 임시예방접종에서 필수예방접종으로 전환하고, ’26~’27년절기 코로나19 국가예방접종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전환은 코로나19 발생 동향과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사항, 미국·일본·영국·호주 등 주요국의 정책 방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로, 전문가 자문회의와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체계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번 국가예방접종은 10월12일부터 대상별로 순차적으로 시작해 2027년 6월30일까지 진행된다. 접종 대상은 65세 이상, 면역저하자, 감염취약시설 입원·입소자 등 기존 고위험군이며, 신규 백신인 XFG 백신(모더나·화이자)을 연 1회 접종하고, 면역저하자는 연 2회 접종이 지원된다. 코로나19는 매년 새로운 변이가 발생·유행하면서 기존 면역을 회피하는 특성이 있으며, 전체 코로나19 입원환자 가운데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도 약 63%에 달한다. 이에 따라 고령층 등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정기적인 예방접종을 통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WHO 역시 고령층과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코로나19 예방접종을 권고하고 있으며, 주요 국가에서도 국가 차원의 코로나19 예방접종을 권고·지원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이러한 국내외 상황을 고려해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필수예방접종 방식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감염취약시설에는 요양병원, 요양시설, 정신건강증진시설, 노숙인 생활시설, 장애인 생활시설 등이 포함된다. 65세 이상은 10월12일부터 70세 이상을 시작으로 연령대별 순차 접종이 진행된다. 같은 기간 인플루엔자 백신도 함께 접종할 수 있다. 12세 이상 면역저하자와 감염취약시설 입원·입소자 역시 10월12일부터 접종을 시작한다. 이번 절기에는 XFG 백신 484만 회분이 활용되고, 기본적으로 1회 접종으로 접종이 완료되며, 면역저하자는 2회 접종을 실시한다. 다만 12세 미만 면역저하자 등 일부 고위험군은 이전 접종력에 따라 1회 또는 2회의 기초접종이 필요할 수 있어 의료진과 상담 후 접종해야 한다. 접종은 주소지와 관계없이 가까운 위탁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서 받을 수 있다. 접종 전 예방접종도우미 누리집에서 접종 가능한 의료기관을 확인한 뒤 방문하는 것이 권장된다. 접종기관 방문 시에는 신분증이나 주민등록등본, 국민건강보험증 등 대상자 확인을 위한 서류를 지참해야 한다. 면역저하자 등은 진단서·소견서·시설 입소 확인서 등의 증빙서류를 제시할 수 있으며, 접종 의사가 면역저하자로 판단하는 경우에는 별도의 증빙서류 없이도 접종할 수 있다. 접종 후에는 20~30분간 접종기관에 머물며 이상반응 여부를 관찰한 뒤 귀가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매년 새로운 변이가 발생·유행해 기존 면역을 회피하는 특성이 있어 고위험군은 매년 접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65세 이상 어르신들은 한 번의 방문으로 편리하게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백신을 동시 접종받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
가미태음조위탕, 위식도 역류 동반 비만환자 치료효과 확인[한의신문] 누베베한의원 홍대점 김지민(사진)·김민정·최가혜 원장과 누베베 비만연구소 김서영 연구소장은 ‘대한한의학회지’ 제47권 제3호에 ‘위식도 역류 증상을 동반한 과체중 또는 비만환자에 대한 가미태음조위탕의 활용: 후향적 차트 리뷰’란 제하의 연구결과를 게재했다고 밝혔다. 비만은 위식도 역류 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체중 감량은 위식도 역류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면 최근 비만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 약물은 오심·구토 등 위장관계 이상반응이 보고되고 있으며, 세마글루타이드의 경우에도 위약 대비 위식도 역류 질환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했다는 보고도 있다. 이에 연구진은 위식도 역류 증상을 동반한 과체중·비만 환자에서 가미태음조위탕(이하 누베베 감비정)의 체중 감량 효과와 위장관계 이상반응 양상을 함께 평가했다. 연구는 2017년 8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내원한 환자 가운데 위식도 역류 증상을 자가보고하고, 체질량지수(BMI) 23kg/㎡ 이상이면서 누베베 감비정을 포함한 12주 체중 감량 프로그램을 완료한 5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40.47±11.60세였다. 대상자는 누베베 감비정을 하루 3회씩 12주간 복용했다. 연구진은 체중과 BMI, 허리-엉덩이 둘레 비율, 내장지방 단면적 변화를 분석하는 한편 이상반응의 특성과 복약 순응도와의 연관성도 살펴봤다. 아울러 진료 경력 3년 이상의 한의사 2인이 세계보건기구(WHO)의 약물 이상반응 인과성 평가 기준(WHO-UMC)에 따라 이상반응이 약물과 얼마나 관련 있는지를 평가하고, 국제적으로 널리 쓰이는 이상반응 중증도 분류 기준(CTCAE v6.0)으로 증상의 경중을 분석했다. 이상반응은 △위식도 역류 증상군 △상부위장관계군 △기타군 및 이상반응 미발생군으로 나눠 비교했다. 연구 결과, 누베베 감비정 복용 후 평균 5.81±2.40kg(7.67±2.76%)의 체중이 감소하는 한편 BMI와 허리-엉덩이 둘레 비율, 내장지방 단면적 역시 모두 유의하게 감소했으며(P<0.001), 전체 대상자의 86.2%가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인 5% 이상의 체중 감량을 달성했다. 이상반응은 치료 초기 1∼6주 동안 대상자의 67.0%에서 보고됐고 이후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보고된 이상반응은 기간별로 90% 이상이 경증이었고 중증 이상반응은 없었으며, 대부분(70.9∼92.5%)은 약물 복용과의 관련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위식도 역류 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인 속쓰림과 역류는 기간별 전체 이상반응 건수의 1.8∼5.7%에 그쳤으며, 이상반응 유형에 따른 체중 감량률이나 복약 순응도에도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최가혜 원장은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는 위장관계 이상반응이 흔하게 보고되는 만큼, 위식도 역류 증상이 있는 환자에게는 위장 부담을 고려한 비만 치료 선택이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에서 이러한 환자들도 누베베 감비정 복용 중 의미 있는 체중 감량을 보였으며, 위장관계 증상을 포함한 이상반응은 대부분 경미하고 속쓰림·역류 증상도 드물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위식도 역류 증상을 동반한 과체중·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의학적 처방의 체중 감량 효과와 위장관계 이상반응 양상을 함께 평가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위식도 역류 증상을 동반한 비만 환자의 치료 방법을 선택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임상적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스포츠 한의학의 과학화는 ‘객관화와 근거중심’<편집자주> 한의학문의 발전과 후학양성에 평생을 바친 많은 한의대 교수들이 지난 8월 정년을 맞아 정들었던 강단을 떠났다. 이 가운데 오재근 교수의 발자취는 일반적이지 않았다. 그의 마지막 고별 강연은 한국체육대학교에서 마쳤다. 그는 1996년 3월8일부터 2026년 8월31일까지 무려 30년 6개월 동안 스포츠 한의학의 위상과 저변을 넓히는데 헌신했다.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에 한의사로는 처음으로 국가대표 의무위원으로 참가했고, 지난해에는 아시아배구연맹(AVC) 의무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선출되는 등 그가 내디딘 발걸음은 스포츠 한의학의 역사가 됐다. 그의 긴 여정 속으로 들어가 봤다. <한국체육대학교 오재근 교수> Q. 평생을 바친 교직 생활과 연구 현장을 뒤로하게 됐다. : 정년을 맞이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어느덧 오랜 세월이 흘러 강단에서 내려서게 됐다. 한국체육대학교에서 교편을 잡을 당시 딱 3년만 현장에서 선수들을 치료해 보다가 한방병원으로 돌아가겠다고 아내와 약속했었다. 그런데 대학에서 부상 선수들을 돌보고, 젊고 열정적인 학생들과 함께하다 보니 30년이라는 세월이 눈 깜박할 새 지나갔다. 아내는 지금도 사기 당했다고 하지만 나의 선택에 후회는 없다. 한의사 팀닥터로 수많은 국내외 대회의 현장을 다니면서 운동선수들을 치료하면서 경험했던 그 모든 순간들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Q. 임용 당시만 해도 ‘스포츠 한의학’은 생소한 분야였다. : 한방병원에서 수련의로 근무하면서 체육대학에서는 ‘스포츠의학’을, 한의과대학에서는 ‘한방재활의학’을 전공으로 각각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러던 중 한국체대에서 스포츠의학 과목의 신임교수 채용공고가 난 것을 보고 고민을 많이 했다. 당시만 해도 스포츠 한의학의 학문적 기초나 임상 활동이 매우 열악했었다. 하지만 대한스포츠한의학회 이민영 회장께서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보라고 강력히 권유해 주셨다. 매번 흔들릴 때마다 그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는 선배님의 응원 덕분에 스포츠 한의학이라는 외길을 걸으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30년 동안 박사 60명을 지도했다. 대학원 세미나 후 단체 사진 촬영> Q. 한국체대 교수로 재임 중 가장 보람찼던 순간들은? : 1998년에 방콕아시안게임에 한의사로서는 처음으로 한국선수단 의무위원으로 참가했었다. 대회 기간 내내 밀려오는 많은 부상 선수들을 밤낮으로 치료했다. 비록 몸은 힘들었으나 말할 수 없이 큰 기쁨을 느꼈다. 지난해에는 아시아배구연맹(AVC) 의무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의무위원회 위원이 된 지 13년만인데, 그 동안의 활동을 인정받은 것 같아 매우 뿌듯하다. 최근 학교에서 보내 온 자료를 보니 그동안 60여 명의 박사를 지도했는데, 이 역시 큰 보람이 아닐 수 없다. Q. 국내외 스포츠 관계자들에게 한의치료 효과를 각인시켰다. :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 때 박찬호(야구), 서장훈(농구), 김세진(배구) 선수 등 많은 선수들이 한의치료 효과가 좋다며 의무실을 빈번하게 찾아왔다. 내과, 가정의학과, 재활의학과 의사들도 있었지만 그들이 주로 약을 처방해 주는 것과 달리 한의 분야는 즉석에서 치료를 통해 부상 회복을 향상시킬 수 있는 큰 장점을 갖고 있었다. 당시의 진료 실적만이 아니라 현재까지도 한의치료의 효용성이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을 정도로 한의치료 효과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Q. ‘스포츠 한의학의 과학화’란 어떤 의미인가? : 스포츠 한의학의 과학화는 ‘객관화와 근거중심’이라 할 수 있다. 근거 중심의 스포츠 한의학이라는 것이 너무 서양의학적 사고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스포츠 현장에 가보면 정형외과를 비롯한 각 분야의 의사들 및 스텝들과 함께 일해야 함으로 단순히 경험의학으로는 치료와 소통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한의 치료 효과가 훌륭하다고 해도, 이를 근거중심으로 설명할 수 있는 객관화가 필수적이다. 물론 이 같은 일을 어느 누가 혼자 다 할 수는 없다. 스포츠 한의학의 과학화라는 거창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려 노력했지만, 되돌아보면 해 놓은 일이 별로 없어서 부끄러울 따름이다. Q. 한약재의 도핑 안전성과 관련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 도핑 안전성을 책임지고 있는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에 많은 자문을 했다. 이 과정에서 성분이 분류되지 않은 한약에 대해 과학적인 입증과 표준화 작업을 함께 해 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KADA의 과제로 ‘운동선수의 보충제와 한약 복용 실태’를 연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성분 분석 때 한의사들의 직접적인 참여 기회는 제공되지 않고 있다. 또한 한약에 아주 극미량의 도핑 성분이 들어 있다는 이유로 얼만큼 복용하면 이상이 없는지 분명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경기력 향상에 효과적인 많은 한약재들이 도핑 리스트에 올라가 있는 것은 반드시 시정이 필요하다. Q. 스포츠 한의학의 위상을 크게 올렸다고 자부하는 대목은? : 대한스포츠한의학회 활동을 통해 ‘팀닥터 프로그램’을 만든 일이다. 이 프로그램을 수료한 많은 한의사들이 각 경기 단체의 팀닥터로 국내외 주요 대회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한의계의 오랜 숙원 사업이었던 ‘진천선수촌 한의과 진료실’ 개설도 자부할 만하다. 대한체육회 의무위원회에서 함께 활동한 정지천 교수(동국대 한방병원)와 힘을 모아 국제저널의 논문자료와 IOC 지침, WHO 근거 등을 바탕으로 진료실의 필요성을 강력히 주장한 끝에 2018년 진료실 개소를 이룰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대한스포츠한의학회 임원들께서 큰 도움을 주셨다. 그 분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현재 높은 치료 효과를 인정받는 한의진료실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진천선수촌 한의과 진료 개소식> Q. 스포츠 한의학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과제는? : 정부는 한약의 문제와 그것의 해결 방안을 얘기하면서 한의사를 배제해선 안 된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각종 국제대회에 한의사가 들러리가 아닌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한 한의계 내부적으로도 한의학의 우수성을 세계무대에 널리 알리기 위해는 스스로 준비해야 할 것들이 있다. 협회-대학-학회의 유기적인 협조 체제가 필요하다. 협회는 스포츠 한의학 분야의 발전을 위한 상시적 기구를 운영해야 하고, 대학은 스포츠 한의학 과목 개설과 대학원 과정을 만들어야 한다. 스포츠한의학회는 스포츠 한의학 교재 마련 및 관련 정보의 활발한 제공과 더불어 권위 있는 학회지 발간에 앞장서야 한다. <요르단에서 열렸던 아시안여자U16 챔피언쉽 배구대회서 의무감독관 활동> <아시안여자U16 챔피언쉽 배구대회서 우승한 한국팀 선수들과 우승 자축 세레머니> Q. 앞으로의 계획은? : 아내는 개업하라고 성화지만, 아마도 내가 원하는 또 다른 길을 걸을 것 같다. 올해 초 한약재를 이용한 근감소증 음료 개발 프로젝트가 정부기관의 예비 창업 과제로 선정됐다. 현재는 시제품 개발 단계이고, 내년에는 창업 과제로 선정될 것 같다. 비록 경험은 부족하더라도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계속 가고 싶다. 또한 3년 전부터 한국체대 부근의 치매센터와 함께 인지-체력테스트 및 운동-인지향상 프로그램을 제공해 왔다. 인지기능 검사와 체력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개인별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얼마나 인지능력이 향상됐는지를 살펴봤을 때 효과가 매우 좋았다. 이와 연관된 치매운동센터를 운영하고 싶다. 아마도 이번 생에서는 아내의 희망인 한의원 개업은 물 건너 간 것 같다.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구 조직위원회 활동> -
보건의약 5개 단체 “차지호 의원, WHO 사무총장으로 적극 지지”[한의신문] 대한한의사협회와 대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간호협회 등 보건의약 5개 단체가 차지호 국회의원의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후보 지명을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27일 “한국 보건의료가 세계와 함께할 때입니라”라는 제하의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고,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의 보건의료 역량을 국제사회와 나누고 인류건강에 기여하기 위해 정부가 차 의원을 WHO 사무총장 후보로 조속히 지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들은 WHO 차기 사무총장에 필요한 리더십으로 △줄어든 예산 바깥에서 자원을 끌어와 공적인 목적에 쓸 줄 아는 사람 △기후와 건강이 하나의 문제라는 것을 이미 다뤄 본 사람 △인공지능을 누군가의 소유물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기반으로 보는 사람 △제도가 닿지 않는 곳에서 실제로 환자를 본 사람 △현장에서 본 것을 근거로 만들어 정책으로 옮길 줄 알아야 하는 사람으로 제시했다. 특히 이들 단체들은 “이러한 역량을 갖춘 적임자가 바로 차지호 의원이며, 그는 현장경험과 연구역량, 정책 실행력을 두루 갖춘 WHO를 이끌 적임자”라며 “아울러 대한민국 보건의료인 한 사람이 국경의 진료소에서 출발해 세계보건기구를 이끄는 자리에 선다면, 유능하고 비전 있는 대한민국 보건의료인이 더 넓은 세계 무대에서 역량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WHO 사무총장 후보는 회원국 정부만이 제안할 수 있으며, 후보 제출 마감일은 오는 9월24일로, 후보 지명이 늦어질수록 국제사회에 비전과 역량을 알리고 회원국의 이해와 지지를 구할 시간도 줄어들게 된다”면서 “특히 올해 하반기에는 세계보건기구 각 지역 회원국이 참여하는 지역위원회가 잇따라 개최되는 만큼, 조속한 후보 지명은 국제사회와 충분히 소통하고 지지 기반을 넓히기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밝히며, 정부의 조속한 후보 지명을 촉구했다. 끝으로 이들 단체들은 “20년 전 이종욱 WHO 사무총장이 임기 중 세상을 떠난 뒤 우리는 그 자리를 다시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면서 “한국 보건의료는 지난 반세기 동안 국민의 신뢰로 성장한 만큼 이제 그 힘을 세계와 나눌 때가 됐으며, 우리 다섯 단체도 그 일에 몫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김호철 교수, 중국서 ‘한국 약선의 한의학적 전통과 AI 연구’ 발표[한의신문] 김호철 교수(경희대 한의대 본초학교실)가 14일부터 16일까지 중국 충칭에서 열린 세계중의약학회연합회(WFCMS) 약선식료연구전문위원회 제14차 학술연차대회에 참석해 축사와 함께 ‘한국 약선의 한의학적 전통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새로운 연구 방향’을 발표해 큰 관심을 받았다. 세계중의약학회연합회 약선식료연구전문위원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김 교수는 이번 학술대회에서 ‘최종 섭취물 관점에서 본 한국 약선의 특징과 인공지능 연구 프레임워크’를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조선 세종대 전순의가 편찬한 식치 전문 의서 《식료찬요(食療纂要)》와 《동의보감(東醫寶鑑)》을 소개하며 한국의 오랜 식치와 한의학적 전통을 설명하면서, 한국의 식치는 특별한 약선 요리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밥과 반찬, 국·탕, 나물, 생식, 구이, 발효음식과 계절음식 등 일상적인 식생활 속에 폭넓게 이어져 왔다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이어 약선을 현대적으로 연구하기 위해서는 원재료 자체뿐 아니라 찌기·삶기·발효 등 조리와 가공을 거쳐 사람이 실제로 섭취하는 ‘최종 섭취물’을 연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전통 한의학의 성미·귀경·효능 등의 지식과 현대과학의 성분·표적·통로·임상 데이터를 지식그래프와 AI를 통해 연결하는 연구 프레임워크를 제시했다. 김 교수는 자신이 20여 년간 연구해 온 천연물 소재 HT042와 최근 WHO의 Health & Heritage Innovations(H2I)에 전 세계 1,175건 가운데 21개 사례 중 하나로 선정된 성과도 소개하며, 전통지식이 표준화와 과학적 검증을 거쳐 현대적 혁신으로 발전할 수 있음을 설명했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김 교수를 포함해 한국의 약선·식치 분야 전문가 총 8명이 참석해 중국을 비롯한 각국 전문가들과 약선 연구 및 교육 분야의 교류를 이어갔다. 김호철 교수는 “중국에는 매우 풍부하고 체계적인 약선 이론이 있고, 한국에도 전통지식을 현대 과학적 근거로 전환해 온 경험이 축적되고 있다”며 “앞으로 AI가 전통과 현대를 연결하는 동시에 한국과 중국의 약선 연구를 연결하는 새로운 연구 플랫폼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한의협-한의학연, 한의약 정책·산업·국제협력 강화 위한 협력 모색[한의신문]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와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고성규)이 한의약의 정책적 위상을 높이고 산업 발전과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협력의 폭을 넓힌다. 한의약을 둘러싼 정책·산업·국제협력 분야에서 양 기관의 전문성과 역량을 결집하고, 국가 차원의 한의약 발전을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대한한의사협회는 11일 한국한의학연구원을 방문해 고성규 한국한의학연구원장 등 연구원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국가 한의약 정책과 산업 발전, 국제협력 강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대한한의사협회와 한국한의학연구원을 비롯한 한의계 주요 기관들이 국회와 정부 등을 대상으로 대외협력을 강화하고, 한의약 산업의 발전과 국제적 위상 제고를 위해 긴밀하게 공조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고성규 원장은 “한의약의 발전을 위해 국회 등 대외협력이 필요한 자리에서 대한한의사협회와 한국한의약진흥원 등 관련 기관들이 함께 목소리를 내고 협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 중의약 산업의 성장 사례를 언급하며 국내 한의약 산업의 현황과 발전 필요성을 정책적으로 적극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관 간 협력을 보다 구체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오는 11월경 공동 정책포럼을 개최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장은 기관 간 연대와 협력의 필요성에 적극 공감했다. 윤 회장은 “서로 연결돼 있는 한의계 주체들이 함께한다면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한의약 국제표준과 산업, 정책이 연계되는 국가 차원의 거버넌스에서 한국한의학연구원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연구원 내부에서도 적극 지원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고 원장은 “한국한의학연구원이 국제표준과 세계보건기구(WHO) 협력, 국가 한의약 정책 선도 등 대외적으로 수행해야 할 역할과 책임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 이러한 분야에서 연구원이 보다 적극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를 통한 양 기관의 협력으로 한의약 관련 정책 제안과 산업 발전, 국제표준화 및 국제협력 분야에서 보다 체계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양 기관은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한의약 정책과 산업, 국제표준 및 국제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통과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향후 공동 정책포럼 등을 통해 구체적인 협력 의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기로 했다. -
폭염 일상화 시대, 한의진료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한의신문] 8월 3일 경북 포항에서는 공공근로에 참여하던 70대 남성이 도로변 쓰레기 수거 작업 뒤 어지러움을 호소하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당시 포항 남구에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져 있었고, 정확한 사망 원인은 조사 중이다. 이 사건은 폭염 속 야외노동이 노인에게 얼마나 큰 위험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2026년 여름 폭염은 이미 ‘더위’를 넘어 생명을 위협하는 재난의 단계로 들어섰다. 8월 초 수도권 40% 이상 지역에는 올해 새롭게 도입된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졌다. 폭염중대경보는 올해 새로 도입된 가장 높은 단계의 폭염특보다.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8℃에 이르거나, 실제 기온이 39℃ 이상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서울에서는 8월 5일 기준 14일 연속 열대야가 이어졌고, 밤 최저기온도 29℃ 안팎까지 올라 밤에도 몸이 회복되기 어려운 날들이 계속되었다.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따른 온열질환자 및 추정 사망자도 계속 신고되고 있다. 폭염은 노인, 야외노동자, 농어촌 주민, 독거노인처럼 더위를 피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생명을 위협하는 기후재난이다. 폭염은 조용히 건강을 위협한다 폭염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에서 극한 더위가 반복되며 기후재난이 현실이 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폭염을 가장 치명적인 자연재난 중 하나로 본다. 다만 폭염 피해는 태풍이나 홍수처럼 눈에 바로 드러나지 않아, 실제 위험보다 가볍게 받아들여지기 쉽다. 실제로 폭염은 열사병·열탈진 같은 온열질환을 일으킬 뿐 아니라 탈수, 급성신손상, 심혈관질환 악화와도 직접 연결된다. 밤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이어지면 잠을 제대로 자기 어렵고, 고온 노출은 호흡기 증상뿐 아니라 불안, 우울, 자살위험, 정신건강 관련 의료 이용 증가와도 관련될 수 있다는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다. 2026년 유럽의 폭염은 이러한 위험을 잘 보여준다. 6월 말 서유럽을 덮친 기록적 폭염 이후 프랑스, 스페인, 영국 등 여러 나라에서 초과사망이 보고되었다. WHO 유럽사무소는 아직 여름 피해 집계가 끝나지 않았음에도, 일부 국가 자료만으로 이미 열 관련 초과사망이 1만 명에 가까운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폭염의 피해는 이렇게 조용히 누적된다. 태풍이나 홍수처럼 건물과 도로를 한순간에 무너뜨리지는 않지만, 더위를 견디기 어려운 사람들의 건강을 서서히 악화시킨다. 노인, 만성질환자, 야외노동자, 냉방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폭염은 단순한 날씨 문제가 아니다. 보건의료체계가 반복적으로 대비해야 할 공중보건 위기다. 폭염이 바꾸는 여름철 진료실 폭염이 일상화되면서 여름철 진료실 풍경도 바뀌고 있다. 더위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몸은 땀을 흘리고, 피부 혈관을 확장시키며, 심박수와 호흡수를 높인다. 이 과정에서 체내 수분과 전해질이 부족해지면 심장과 신장에 부담이 커진다. 이러한 부담은 특히 노인이나 만성질환자에게 어지럼, 두근거림, 무기력, 두통, 근육경련, 식욕저하, 소화불량 같은 증상으로 나타나기 쉽다. 특히 습도가 높으면 땀을 통한 체온 조절이 어려워져 열 부담은 더욱 커진다. 열대야가 이어져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 피로가 누적되고, 통증 민감도가 높아지며, 불안과 우울도 악화될 수 있다. 더구나 폭염으로 외출이 제한되면 환자의 내원이 어려워져 치료의 지속성과 관리에도 영향을 준다. 폭염은 환자의 기저질환, 복용 약물, 주거 환경, 수분 섭취, 수면 상태와 맞물려 몸 전체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기후재난 시대, 한의진료의 역할 이제는 일상이 된 폭염을 한의진료의 한 변수로 적극 고려해야 한다. 첫째, 여름철 피로, 어지럼, 두근거림, 불면, 식욕저하를 호소하는 환자를 볼 때 단순히 ‘더위를 먹었다’는 표현으로 넘기기보다 최근 폭염 노출 정도, 냉방 환경, 수분 섭취, 소변량 변화, 수면 상태, 야외활동 여부를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둘째, 취약계층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노인, 심혈관질환자, 신장질환자, 당뇨병 환자, 정신질환자, 다약제 복용자, 사회적 취약계층은 폭염에 더 취약할 수 있다. 셋째, 복용 약물도 함께 살펴야 한다. 특히 이뇨제나 일부 항고혈압제처럼 수분·전해질 균형에 영향을 주는 약, 항정신병약·항우울제·항콜린제처럼 체온 조절이나 어지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약은 폭염 시기에 더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여러 약을 동시에 복용하는 노인 환자는 한의의료기관에서도 자주 만나는 만큼, 폭염 시기에는 약물과 더위의 상호작용을 더 세심하게 확인해야 한다. 넷째, 내원 환자에게 수분과 전해질 섭취, 냉방 사용, 외출 시간 조절, 열대야 시 수면환경 관리, 복용 약물 확인과 같은 생활지도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기후재난 시대의 한의진료는 환자의 증상만이 아니라 생활환경과 기후 노출까지 함께 살피는 방향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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