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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물 의약품, 한약인가? 양약인가?강민정 약무/보험이사 (대한한의사협회) 천연물 의약품의 새로운 도약과 과제 지난해 12월17일 부산대 양산캠퍼스 첨단산학단지에 (재)천연물안전관리연구원의 준공식이 개최됐다. 이 기관은 식약처 산하 전문 연구기관으로 천연물 유래 의약품의 R&D, 품질검사, 위해물질 모니터링 등을 통해 품질과 안전성을 확보하고 전문인력 양성, 제품화 지원 컨설팅 등 천연물 의약품1)의 산업 경쟁력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으로 건립됐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천연물안전관리연구원 준공식 다음날인 12월18일 제4차 보건의료기술정책심의위원회을 열어 ’25년부터 ’29년까지 시행될 ‘제5차 천연물신약 연구개발 촉진계획’을 심의·확정하여 정책적으로 K-medi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천연물 의약품 개발 연구개발에 막대한 예산을 편성해 적극 지원할 것임을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국가적 지원 속에서 정작 한약재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한의사들은 불합리한 규제에 묶여 있다. 현행 한약(생약)제제 등의 품목허가·신고에 관한 규정에서의 ‘생약제제’ 정의가 모호하여, 한약재를 주원료로 한 (구)천연물신약을 한의사가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약사법 하위고시에 불과한 한약(생약)제제 등의 품목허가·신고에 관한 규정에서 생약제제는 “서양의학적 입장에서 본 천연물 제제로서 한의학적 치료 목적으로는 사용되지 않는 제제”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서양의학적 입장’, ‘한의학적 치료 목적’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정의된 바가 없다. 우리가 쓰고 있는 한방 보험제제들도 현대 기술을 이용하여 배합·가공되어 복용 편의성이 증대된 다양한 제형(연조엑스·정제 등)으로 개발·사용되고 있는 만큼, 같은 천연물을 원료로 하여 현대 과학 기술로 개발된 생약제제 혹은 (구)천연물신약 등도 한방원리를 기반으로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전통적인 뜸(직접구) 방식에서 전자식으로 개발된 뜸(간접기기구)도 한의학 원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라 하여 그 시술이 인정되고 있는 상황에서, 천연물이 현대적 기술로 제형과 제조 방식이 바뀌었다고 해서 한약제제가 아니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생약제제 역시 한약제제와 별개인 것처럼 정의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시중에 유통되는 생약제제 대부분은 한의학적 원리에 기반한 처방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천연물안전관리연구원 설립을 위한 약사법 법률개정안에서 연구원 명칭을 ‘생약안전연구원’으로 발의되었을 때 한의협에서는 해당 기관이 한약재 안전성을 관리하는 기관이므로 연구원 사업에 포함된 ‘생약’제제 정의의 불합리함과 현행 약사법 상의 정의 등을 근거로 ‘생약안전연구원’을 ‘한약안전연구원’으로 변경하고 사업 내용에서 생약제제에 대한 사항을 삭제 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앞선 생약제제의 정의에 근거하면 ‘생약’이라는 용어 사용이 한의사의 천연물 사용에 대한 권리를 부당하게 제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천연물신약의 역사와 구성 천연물은 인류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의약품의 형태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일본 등에서 임상적으로 사용해 온 역사가 매우 오래되었으며 이에 관련된 체계적인 기록과 전통적인 이론이 잘 정립된 만큼 경험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어 있다. 천연물인 한약의 다중성분이 약효의 상승효과 및 생체 내 상호작용을 일으켜 치료 효과를 강화하고 독성은 줄인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순수 천연물신약이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전에는 특정 양약 성분에 한약 처방을 혼합한 형태의 의약품이 있었다. 두드러기약인 ‘알레스탑에스정’과 진해거담제인 ‘자모(연조엑스)’가 그 대표적인 제품으로 성분 구성은 다음과 같다. 국내에서는 천연물 성분을 이용한 신약 개발과 산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2000년 ‘천연물신약 연구개발 촉진법’을 제정하고, 2002년 식약처 허가 규정이 신설되면서 본격적인 천연물신약 개발이 이뤄졌다. 이 시기에는 자료제출의약품 수준의 허가로 기존 한약 서적(본초강목, 동의보감 등)에 기재된 처방이거나, 오랫동안 사용되어 식용이나 약용으로서의 안전성이 입증되었다고 판단되는 경우, 비임상 독성 시험 자료의 상당 부분이 면제되었고, 임상 1상 시험을 건너뛰고 바로 환자 대상의 2상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 이러한 완화된 승인 과정은 국내 제약사의 빠른 신약 출시를 도왔다. 이 시기에 국내 승인 천연물신약의 종류는 아래 표와 같다. 표를 보면 대부분 한약재 혹은 한의처방을 이용해 만든 신약들이다. 2008년 식약처 고시에서 천연물신약에 대한 범주가 확대되어 생약·한약제제의 자료제출의약품 중 일부가 천연물신약으로 규정되면서 한·양방의 갈등이 발생했다. 생약제제가 서양의학적 원리에 의한 약이라면 이에 합당한 의약품 허가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실제 의약품 허가 과정에서는 한약제제로 사용될 때 기성한약서를 근거로 의약품 허가 규정을 면제하는 것을 그대로 따르게 되다 보니 생약제제가 천연물신약으로 손쉽게 바뀔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스피린(버드나무껍질 속 살리신 성분), 탁솔(태평양 주목 나무껍질의 파클리탁셀 성분) 같은 천연물 유래 합성의약품 등이 천연물신약으로 생각되었던 것이, 한약 전체 추출물 등이 천연물신약이 되면서 한의서나 한의사 임상에 근거한 한약제제임에도 불구하고 생약제제나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되어 한의사의 처방권은 제한되었다. 이후 국내의 천연물신약 허가 기준이 낮아 미국 FDA나 유럽 EMA의 엄격한 승인 기준을 통과하기 어려웠고, 2015년 감사원 감사에서 “실제로는 자료제출의약품 수준인데 ‘신약’ 명칭을 부여하여 과도한 혜택을 주었다”는 지적을 받은 후, 2016년 식약처는 ‘천연물신약’이라는 별도 분류를 삭제하고, 천연물의약품의 품질 관리 수준을 높이며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종전보다 엄격한 허가 요건을 도입했다. 이로 인해 천연물 의약품 개발이 주춤하게 되었다. 레일라정 이후 10년 만인 2022년에 육계(계피)를 주성분으로 한 위염 치료제인 ‘지텍정’이 허가되며 천연물의약품 시장에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이미 출시된 (구)천연물신약과 천연물의약품 등에 대한 한의사의 처방권 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채, (구)천연물신약의 국내 시장은 주요 블록버스터 제품들의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 2025년에는 약 3000억원대 규모로 성장했다. 세계 천연물 의약품 시장은 약 300조 원(약 2300억 달러) 규모로 급성장하고 있으며, 이에 발맞춰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 시도가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제5차 천연물신약 연구개발 촉진계획’을 통해 국내 천연물 신약이 국제 표준에 부합하는 신약으로 인정받도록 표준화된 품질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연구·개발부터 산업화까지 전주기 지원 시스템을 강화할 방침이다. 나아가야 할 방향 천연물인 한약은 오랜 시간 동안 사용해 온 경험적인 검증을 통해 양약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안전하다고 여겨지고 있으며, 실제 한약-간독성 연구에서도 양약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연구결과가 국내외에 존재한다. 물론 자연 유래 천연물이 무조건 안전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한약의 일부 성분도 간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 바로 그런 이유에서 한약을 사용할 때에는 반드시 전문가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한약 관련 사고의 대부분은 한의사의 처방과 지시 없이 민간에서 무분별하게 약초를 남용할 때 발생하는 것을 고려할 때, 한의사의 진단·처방·지시 하에 방제학적 원리에 따라 구성된 천연물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성 확보에 필수적이다. 따라서 최근 개소된 ‘천연물안전관리연구원’과의 협력을 통해 한의사는 천연물 안전 관리 및 규제, R&D 분야의 전문가로 활동하여 신뢰성 있는 안전 관리 기반 마련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천연물에 대한 깊은 이해는 단순한 성분 분석이 아닌, 생태적 기원과 인체 반응에 대한 통합적 통찰에서 나온다. 한의사는 이러한 통찰력과 더불어 한약을 치료를 위해 오랫동안 사용해 온 경험과 전문지식을 보유하고 있어, 다중 성분의 복합 작용을 규명하고 현대 과학 기술과 접목하여 표준화된 천연물신약 후보 물질 발굴 및 효능 검증에 기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천연물 전문가인 한의사의 지도 감독 하에 축적된 한의계의 임상 데이터가 신약 개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가져올 수도 있고, 신약의 적극적인 활용 및 사용 확대로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천연물의약품을 탄생시키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미 중국에서는 중의사들에 의해 다양한 한약제제들이 개발되고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중국 국내뿐 아니라 국외에서도 승인되어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예로 NeuroAiD란 상품명의 한약제제인 단기편탄교낭(황기, 단삼, 천궁 적작약, 수질, 토별충, 전갈, 원지, 석창포, 인공우황 등 14개 한약재)은 다국가 임상연구를 통해 뇌졸중 후유증 개선효과를 보여 전 세계적으로 판매·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인정되는 한약제제가 다수 개발되는 상황에서 정작 한의사가 이를 사용하지 못하는 국내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 이제까지 살펴본 바를 종합하면, (구)천연물신약·천연물의약품은 전통 한의약 지식과 한의학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한약을 현대화시킨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볼 수 있다. 국내·외에서 다양하게 한약 유래 천연물의약품이 지속적으로 개발되는 현실에서, 한약 전문가인 한의사가 천연물 의약품 개발에 참여하고 실제 임상에서 반드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초음파, 뇌파계, X선 방식의 골밀도 측정기 등의 현대 진단기기도 한의사가 사용할 수 있는 만큼 법적·제도적 정비를 통해 ‘(구)천연물신약’과 ‘한약제제’ 사이의 모호한 경계를 허물고, 직능 간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천연물의 새로운 분류 체계가 필요하다. 나아가 의학-한의학-제약업계의 다학제적 협력을 통해 K-메디를 세계적인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키우기 위한 ‘통합적 거버넌스’ 구축 역시 이뤄져야 할 것이다. 1) 천연물을 원료로 제조된 의약품을 말한다. -
대구한의대, K-MOOC 연차평가서 블루리본 2강좌 선정[한의신문] 대구한의대학교(총장 변창훈)가 최근 2024년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이하 K-MOOC) 연차평가에서 블루리본 강좌 2과목이 선정되고, 최우수강좌 교수자 2명이 유공자 장관표창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K-MOOC는 교육부가 주관하는 국가 수준의 온라인 공개강좌 플랫폼으로, 매년 강좌 운영 성과와 학습자 만족도, 콘텐츠 품질 등을 종합 평가해 우수 강좌와 교수자를 선정한다. 이번 평가는 2024년 K-MOOC 1465개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대구한의대는 두 명의 교수가 동시에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송지청 한의과대학 교수(사진 좌)는 국내외 많은 학습자들의 흥미를 자아낸 ‘우리 말‧먹거리‧놀거리로 풀어보는 한국의 건강문화’ 강좌 운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으며, 박재효 물리치료학과 교수(사진 우)는 ‘한의학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와 재활’ 강좌에서 한의학, 물리치료학, 디지털 기술을 융합해 평생 교육의 질적 향상과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대구한의대학교는 한의학‧웰니스‧바이오‧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특성화를 바탕으로, K-MOOC와 AID 집중과정 등 디지털 기반 교육을 확대해 왔다. 특히 외국인 학습자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공개강좌를 지속적으로 개발하며, 대학의 교육 자원을 지역과 해외로 확장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장정현 노마드교육혁신처장은 “이번 K-MOOC 연차평가 성과는 교수자들의 헌신적인 콘텐츠 개발 노력과 더불어 대학 차원의 체계적인 온라인 교육 지원이 만들어낸 결과”라며 “대구한의대학교는 앞으로도 한의학과 전통문화, 디지털 헬스케어 등 대학의 특성화를 반영한 K-MOOC 강좌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대학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 학습자들에게 신뢰받은 온라인 교육 모델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구한의대학교는 이번 성과를 계기로 대학의 특성화 분야를 반영한 양질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확산해 교내외 학습자와 시민들과 함께 성장하는 평생학습 기반 조성에 힘쓸 계획이다. -
“AI로 쓰고 데이터로 입증하다”[한의신문] 대구한의대학교가 지난달 23일 메리어트호텔 그랜드볼룸홀에서 ‘2025 대구한의대학교 재직자 AI·디지털(AID) 집중과정(AID30+ 집중캠프, AID 묶음강좌) 성과공유회’를 개최했다. ‘AI로 쓰고, 데이터로 입증하다’를 주제로 열린 이번 성과공유회는 재직자 대상 AID 집중과정의 운영 성과를 공유하고, AI·디지털 기반 교육의 실제 적용 사례를 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장에는 AID 집중과정의 학습 결과물을 소개하는 성과 전시공간이 조성됐으며, AID 묶음강좌 우수 학습사례를 담은 수기공모전 수상작 수기집도 함께 전시돼 참석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기조강연에서는 한국한의약진흥원 김상진 한의약AI사업단장이 ‘한의약의 AI·디지털 대전환과 활용 전략’을 주제로 국가 한의약 AI 데이터 정책과 플랫폼 활용 방안을 중심으로 한의약 분야 디지털 전환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어 초청특강으로 한국한의학연구원 이상훈 박사가 ‘AI 시대 한의학 디지털 전환 전략과 과제’를 주제로 생성형 AI의 특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실무 활용 전략을 소개했다. 성과발표 세션에서는 AID30+ 집중캠프사업단(TF) 박승희 부단장이 ‘데이터 문외한에서 AI 마케팅 전문가로’를 제목으로 2025년 AID30 집중캠프 운영사례를 발표하며, 재직자들이 AI와 데이터를 활용해 실무 역량을 강화해 나간 과정을 공유했다. 이밖에 우수 학습사례자를 대상으로 총 300만원 상당의 시상식이 진행돼 AID 집중과정을 통해 우수한 성과를 거둔 학습자들의 노력을 격려했다. 한편 대구한의대학교는 이번 성과공유회를 계기로 재직자 맞춤형 AI·디지털 교육을 지속 확대하며 실무 중심의 AID 교육 모델을 더욱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
“다이어트 실패 지속된다면, 몸 에너지 흐름부터 살펴보세요”[한의신문] 경희대한방병원(병원장 정희재) 한방비만센터 이재동 교수가 ‘내 몸 에너지 다이어트 혁명’을 출간했다. 이 책은 기존의 칼로리 중심에서 벗어나 ‘몸 에너지 시스템’ 중심의 다이어트법을 소개하고 있다. 체중계 숫자 대신 가벼움·소화·부종·수면이라는 건강 지표를 제시하며, 개인의 몸 상태에 맞는 루틴 및 30일 간의 생활 속 실천 프로그램을 권장하고 있다. 이재동 교수는 “다이어트 실패의 원인은 식단이나 의지의 문제가 아닌 몸의 에너지 생성, 순환, 균형 문제”라며 “요요 없는 감량은 물론 비만과 노화를 동시에 막는 가장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해답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동 교수는 경희대 한의과대학 학장을 역임했으며, 전통의학 기반의 ‘노비노(NOBINO) 건강법’ 및 AI 기반 몸 에너지 자가진단 도구인 ‘카이닥(KAIDOC)’ 개발에 참여해 지속 가능한 건강관리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
면역·염증성 질환의 한의학적 최신 지견 ‘공유’[한의신문] 대한융합한의학회(회장 양웅모)는 지난달 30일 경희대 한의과대학에서 ‘면역·염증성 질환의 통합적 접근: 병태생리 이해와 한의학적 치료전략’을 주제로 정기학술대회를 개최, 관련된 질환에 대한 최신 지견을 공유했다. 이날 양웅모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오늘 학술대회에는 면역 및 염증성 질환과 관련된 전문가들을 모시고 최신 지견을 듣는 자리로 마련했다”면서 “오늘 강연이 임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날 학술대회 1부에서는 면역·염증 질환에 대한 한의학 치료전략을 주제로 △알레르기성 질환의 병태생리와 한의학적 해석(김미혜 우석대 한의대 교수) △장내미생물 관점에서 바라본 아토피피부염 치료 전략(김규석 경희대 한의대 교수) △Re:bEO 천연 에센셜 오일 등 한의학적 비염 치료 전략(이선행 경희대 한의대 교수)에 대한 발표가 진행됐다. 아토피피부염과 장내미생물과의 관계는? 김미혜 교수는 발표를 통해 알레르기성 질환에 대한 개요 설명과 함께 기존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치료제인 △Budesonide △Centirizine △Formoterol의 적용병증과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등에 대해 공유했다. 김 교수는 이어 “한의학에서도 예전부터 효천병이나 비옹·비구와 같은 현재의 천식·비염과 관련된 질환을 치료해왔다”고 밝히며, 융합한의학회에서 전나무 잎·세신·박하 등을 주요 성분으로 개발한 호흡기질환 개선용 천연물 스프레이 제제인 ‘Re:bEO(Nasal spray 비강 스프레이)’를 소개했다. 김 교수는 “Re:bEO는 에센셜 오일로, 네트워크 분석 및 동물실험 등을 통해 호흡상피세포의 증식 및 잔세포 활성화의 현저한 감소를 확인했으며, 특히 천식에서 Th2 특이 사이토카인과 주근위 유래 상피-중간엽 전이를 억제해 섬유화를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규석 교수는 장-피부 축과 미생물-숙주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춰 진행된 연구성과를 공유하면서, 아토피피부염에 대한 새로운 치료전략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먼저 장내미생물은 아토피피부염에 대한 침 치료 효과를 매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장내미생물 구성 및 안정성은 침 치료 효능의 핵심 결정 인자일 수 있다”면서 “이를 토대로 장내미생물 정보를 반영한 개인 맞춤형 침 치료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성 비염을 보는 한의학적 관점은? 또 곽향정기산의 아토피피부염 효과와 장내미생물 연구결과를 공유한 김 교수는 “곽향정기산은 아토피피부염 환자에 대해 피부장벽 및 장 장벽 개선, 장내미생물 환경 개선을 통해 치료 효과를 보일 수 있다”면서 “기존 염증 및 면역 조절 한약부터 장내미생물 조절, 장벽 기능 개선 등 개인별 증상에 따라 다양한 타켓의 개인 맞춤형 한약 처방을 선택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이선행 교수는 “만성 비염은 문진, 전비경 또는 비내시경검사, 방사선 검사, 알레르기 검사 등을 통해 진단할 수 있으며, 서양의학적 치료로는 △환경요법 △약물요법(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 혈관수축제) △면역요법 △수술요법 등이 활용되고 있다”며 “반면 한의학에서는 조습의 경우에는 코막힘이 심한가? 콧물이 심한가?로, 또한 한열은 묽은 콧물이 잦은가? 끈적한 콧물이 잦은가? 등의 증상으로 변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알레르기 비염의 변증을 △화열(火熱) △肺氣虛寒 △肺脾氣虛 △腎元虧虛로 제시하며, 각 변증에 따른 증상 및 처방을 공유하는 한편 청체·탁체·농체·코막힘·재채기·코가려움증·비강건조 등 증상에 따라 가감하는 한약재도 함께 공유했다. 골관절염, 치료 후에도 정상 수준으로 회복 어려워 이어진 학술대회 2부에선 ‘근골격계·면역반응 최신 치료 전략’을 주제로 △근골격계 염증질환의 현대의학적 치료 동향과 한의학적 접근(양웅모 경희대 한의대 교수) △관절염 타겟 약침요법 플렉사(FLEXA) 임상 적용 전략(남동우 경희대 한의대 교수)이 발표됐다. 양웅모 교수는 발표를 통해 “골관절염은 연골세포의 기능이 떨어지거나 파괴되면서 발생한다”면서 “특히 골관절염은 관절의 퇴행성 변화에 의한 만성질환으로 치료를 하더라도 정상 수준으로 회복할 수 없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양 교수는 또 “현재 골관절염 치료를 위해 NSAIDs, 국소외용제, 관절내 주사제, 인공관절 치환술 등이 활용되고 있지만, 기존 치료법들의 광범위한 부작용과 위험성으로 인해 관절 손상에 효과적이고 부작용이 적은 천연물을 이용한 골관절염 치료제 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양 교수는 “대한융합한의학회는 한의학과 현대과학의 융합을 기반으로 새로운 진단 및 치료 기술을 연구하는 학술단체로, 학회에서 진행된 연구개발의 성과들이 실제 임상가로 확산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히며, 학회에서 개발한 골관절염 치료용 약침제제인 플렉사(FLEXA)의 치료효과를 공유했다. 이와 함께 남동우 교수는 “약침치료란 침 자극과 약물을 결합시킨 것으로, 이는 경락학설에 의거해 선용된 약물을 유관 부위, 압통점 혹은 체표에 촉진으로 나타나는 양성 반응점에 주입함으로써 생체의 기능을 조정하고, 병리생태를 개선키셔 질병 치료의 목적을 달성하는 치료법”이라며 “장점으로는 자침과 약물의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비롯해 적응증이 광범위하고 치료효과가 신속하며 시술방법이 간편하고 응급환자나 침을 무서워하는 소아환자 등에게 시술이 용이하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 교수는 이어 한의 임상가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는 봉독약침과 자하거약침에 대한 작용기전 및 약리학적 작용 등을 설명한 데 이어 최근 경희대 한방병원에 도입한 플렉사(FLEXA)의 활용에 대해 소개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의료기기 특별세션’ 운영을 통해 △3차원 맥영상 검사기(강희정 대요메디 대표) △디지털 자동약침 주사기 ‘아이젝’(염현철 메디허브 대표)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전시부스 운영을 통해 최신 의료기기를 접할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
“한의암치료, SIO에 이어 미국 임상교육 무대에 서다”[한의신문] 국제통합암학회(Society for Integrative Oncology, SIO)에서 단독 세션을 주관해 화제를 모았던 대한암한의학회 연구진들의 표준임상지침과 임상 근거가 이번엔 미국 현장 중심 교육 프로그램으로 확장, 한의암치료의 국제적 확산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 내 한의학 기반 통합의학 전문가 그룹인 AIMI(회장 마이클 리)는 ABTEMS와 15일 ‘근거 기반의 암 관련 증상 완화를 위한 한의암치료’를 주제로 온라인 국제 세미나를 개최한 가운데 대한암한의학회(회장 유화승)가 SIO에서 발표한 연구 내용들을 중심으로 한국 한의암치료의 근거와 임상 모델을 공유했다. AIMI(미국통합의학연구원·American Integrative Medicine Institute)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활동 중인 한의사들로 구성된 통합의학 전문가 네트워크로, 지난 2023년 대한암한의학회와 협약을 맺고 진료·연구·교육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ABTEMS(American Board of Traditional Eastern Medicine Specialties)는 미국 내 한의학·중의학 기반 통합의학 전문인력의 교육·임상·자격 인증을 담당하는 전문 단체다. 이번 세미나는 지난달 27일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열린 SIO에서 대한암한의학회가 단독 세션을 주관하며 세계무대에 주목받은 발표 내용을 확장한 것으로, 동일한 교수진이 참여해 교육·임상 확산을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에 나섰다. 세미나는 미국의 임상가와 통합의학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한국한의약진흥원이 주도해 개발한 ‘암 관련 증상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을 기반으로 암한의학회 연구진의 선행 연구와 임상 경험을 종합한 교육 프로그램 형태로 진행됐다. 유화승 대한암한의학회장(대전대 한의대 교수)은 인사말에서 “우리나라 한의학은 이미 암 증상 관리 영역에서 충분한 임상적 성과를 가지고 있는데, 중요한 것은 이를 국제적으로 통용하는 언어로 전환하고, 또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침으로 전달하는 것”이라면서 “이번 세미나는 근거를 넘어 현장으로 확장하는 과정의 첫 단계”라고 전했다. 마이클 리 회장은 “이번 AIMI 웨비나는 SIO에서의 학술 발표를 넘어 미국에서 한의학적 치료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임상가들이 실제 환자 진료에 적용 가능한 한의치료 모형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세미나에서는 △통합암치료에 있어서 한의치료의 역할(유화승 회장) △암성 피로(윤성우 경희대 한의대 교수) △식욕부진·항암화학요법 유발 오심구토(김은혜 가천대 한의대 교수) △암성 통증(박소정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항암화학요법 유발 말초신경병증(정현정 대구한의대 교수) △암 관련 신경정신학적 증상(이지영 차의과대 일산차병원 교수) △수술 후 장폐색(김명호 우석대 한의대 교수) △미국 의료체계 속 한의암치료의 적용(박지혁 미국 박지혁한의원장)을 주제로 발표가 진행됐다. 특히 이번 세미나는 표준화된 연구 결과를 실제 임상 현장과 연결하고, 환자 진료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사례를 중심으로 구성됐다는 점에서 기존 SIO 발표와 차별화됐다. 또한 교육형 세미나의 성격에 맞춰 단순한 학술 소개를 넘어 증상별 접근법과 침·뜸·한약의 적용 전략, 미국 의료환경에서 활용 가능한 통합치료 도구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근거 기반의 피로·식욕부진·오심구토·통증에 대한 한의치료 이날 유화승 회장은 6개 부속병원이 참여한 205명 규모의 다기관 연구 결과와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을 공유, 한의암치료가 이미 근거 기반의 표준화된 치료 체계를 갖추고 있음을 강조했다. 윤성우 교수는 병기와 증상을 고려한 변증 기반의 개별화 치료가 미국 암 환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 가능한 높은 재현성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은혜 교수는 내관·족삼리·중완에 대한 침·뜸 치료와 삼출건비탕을 병행한 실제 사례를 통해 복합 한의암치료의 위장관 기능 개선 효과를 제시했다. 박소정 교수가 암성 통증 환자에게 NSAIDs·마약성 진통제와 한의치료를 병행한 통합암치료 사례를 통해 내약성 개선과 진통제 사용량 감소 효과를 규명했는데, 이는 미국 통증 관리 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근거로 주목받았다. 말초신경병증·수면장애·인지저하 등 증상별 맞춤형 한의치료 모델 제시 정현정 교수는 항암화학요법 유발 말초신경병증에 당귀사역탕 가감 처방이 신경재생·통증완화·염증조절의 효과를 제시하는 한편 미국에서도 적용 가능한 한약 기반 접근을 소개했다. 당귀작약산의 인지 및 수면 개선 효과를 입증한 연구내용을 발표한 이지영 교수는 “인지저하와 수면장애는 암 환자의 삶의 질뿐 아니라 생존율과도 직결되는 문제로 한의학적 접근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김명호 교수는 수술 후 장폐색 환자의 회복 사례를 공유, 수술 경과 시점에 따라 목적·처방·자침 혈위를 달리 적용하는 시기별 치료 프로토콜을 제시했다. 미국 의료체계에서 실제로 적용 중인 침 치료 사례를 소개한 박지혁 원장은 침 치료가 주요 암 관련 증상 관리에서 이미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고 강조했으며, 한·미 간 통합암치료 시스템의 연계 가능성에 대한 현장 경험도 공유했다. 한편 AIMI 측은 “근거 기반 한의암치료는 더 이상 서양의학의 대안적 접근이 아니라 국제 가이드라인과 연결될 수 있는 임상적 표준으로 자리잡을 충분한 근거가 있다”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암 관련 증상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의 국제 교육화 △한·미 통합암치료 전문인력 양성 △근거 기반 한의암치료의 임상·교육 모델 정착이라는 장기 전략의 첫 단계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화승 회장은 “한의암치료는 근거와 임상을 기반으로, 이제는 세계 의료 네트워크 환경 속에서 작동하는 치료 모델이 돼야 한다”며 “세미나를 통해 나눈 지식과 경험이 미국을 비롯한 국제 암 치료 현장에서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실제적 치료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
한의약의 글로벌화를 향한 발걸음(下)안상영 박사 (한국한의약진흥원–WHO 본부 파견) (한의사 최초 WHO 본부 파견)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관 지원, 한국한의학연구원 소속으로 2016년 2월부터 3년 동안 WHO 본부 전통보완통합의학 부서에서 파견 근무를 수행했습니다. 이 파견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MOU를 체결했던 ICD 담당 부서가 우리나라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으면서, 이후 2015년부터 2019년까지 WHO 본부 전통보완통합의학 부서와 새로운 MOU를 체결하게 되면서 이루어진 기회였습니다. 중국인 과장 아래에서 중국, 일본, 인도 출신의 동료들과 함께 근무를 시작하였습니다. 새로운 팀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첫 해에는 여러 제안이 거절되기도 했지만, 마지막 6개월 동안은 중국인 과장의 대리를 맡아 책임을 다할 수 있었습니다. 중국의 영향력이 워낙 커서, 어느 날 퇴근길에는 문득 “여기가 제네바인지, 북경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경희대학교) WHO 본부에서 근무하는 동안, ICD-11 전통의약 챕터 개발에 우리나라 전문가가 참여하고 계셔서 큰 힘이 되었습니다. 2017년 8월에는 경희대학교에서 ‘침구진료의 질적 향상과 개선’을 주제로 WHO 전문가 회의를 개최하였고, 이후 침구진료의 질적 향상 체크리스트를 개발하여 경희대학교를 포함한 4개국 13개 의료기관에서 파일럿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일차보건의료 선언문) 1978년 알마아타 일차보건의료 선언 40주년을 기념하여 개최된 2018년 아스타나 선언문에 전통의약 관련 내용을 포함시키는 업무를 담당하였습니다. 6개월이 넘는 협의 끝에 traditional knowledge와 traditional medicines를 선언문에 포함시키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이 선언문을 바탕으로 진행된 제72차 세계보건총회 결의문 WHA72.4에도 전통의약 관련 내용이 포함되었으며, 이어서 채택된 2019년 및 2023년 유엔 총회 결의문에도 전통의약이 반영될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Primary Health Care에서의 전통 및 보완의학(Traditional and Complementary Medicine in Primary Health Care)』 보고서를 작성하였습니다. (귀국, 퇴사, 저술, 실업수당, 저술) 2019년 2월, WHO 본부 파견 근무를 마치고 연구원에 복귀하였으며,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의약과 WHO의 협력 기록』을 발간하였습니다(한의신문, 2019년 5월 17일). 이후 같은 해 6월 연구원을 퇴사하였고, 실업수당을 받으며 『한의약으로 HIV/AIDS를 떠나보내자』라는 기획 원고를 집필하여 출간하였습니다(한의신문, 2020년 5월 27일). (한국한의약진흥원) HIV/AIDS 원고를 작성하던 중 한국한의약진흥원의 계약직 제안을 수락하여 2020년 4월 입사하습니다. 진흥원에서는 진흥원을 WHO 협력센터로 지정받기 위한 업무를 수행하였고, 아울러 제4차 한의약육성발전종합계획 수립에도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협력센터 지정) 세계화전략팀의 일원으로서, WHO 본부 전통보완통합의학 부서와의 협업을 통해 2021년 1월 한국한의약진흥원이 최초로 WHO 본부 협력센터로 지정받는 데 기여하였습니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필자는 세계화전략팀 팀원과 함께 원장상을 수상하였습니다. 협력센터 업무를 개발하면서는 WHO 본부의 고유 기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협력사업을 기획하고, 진흥원의 기존 사업과의 연계를 중점적으로 고려하였습니다. 그 결과, 진흥원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의 1차 지정 기간 동안 국내 고령층 한방의료 이용 실태, 한의과 노인외래정액제 정책 효과 분석, 전통의학의 1차 보건의료 활용 계획, 제4차 한의약육성종합계획 영문본 등을 WHO와 공유하였습니다. (제4차 한의약육성발전종합계획 수립) 세계화전략팀은 제4차 계획 수립을 지원하였습니다. 당시에는 이 작은 경험이 훗날 큰 결과로 이어질 줄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2023년 제76차 세계보건총회에서는 2025년 5월까지 『WHO 전통의약 전략 2025–2034』를 개발하기로 결정하였고, 저는 그해 11월 개최된 전문가 회의부터 본격적으로 이 과정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2024년 2월부터 2025년 5월 13일 세계보건총회 사무국에 최종본을 제출하기까지, 전략 개발의 전 과정을 깊이 있게 관여할 수 있었습니다. 제4차 한의약 육성발전종합계획 수립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보았던 작은 경험이, 세계 전략 개발이라는 보다 큰 무대에 참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WHO 전통의약 전략 2025–2034』 개발 과정에서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관 및 한국한의약진흥원과 긴밀히 협력하였습니다. 진흥원은 전략 수립을 위한 국내 전문가 회의 2회와 지역 회의 1회를 주관하였으며, 2023년 인도 및 2024년 중국에서 열린 WHO 협력센터 소장 회의에 모두 참여하였습니다. 한국한의약진흥원에 재직 중이던 2020년 10월 6일, 보건복지부 공고 제2020–714호로 『WHO 전통의약 활성화 지원 프로젝트 기술관 공개 모집』이 발표되었습니다. 필자는 자격 요건을 충족하여 이에 응모하였고, 최종 선발되어 2021년 3월부터 WHO 본부 전통보완통합의학 부서로 파견 근무를 다시 시작하였습니다. (WHO 공동 개최) 2022년 11월, 보건복지부와 WHO 공동으로 『2022 전통의약 국제 학술대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이 학술대회에 맞춰 WHO 국장이 방한하였고, 경희대학교 한방병원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방문하였고, 국내 한의학 연구 현황 (임상진료지침, real-world data, 빅데이터, 뇌, 보장성, Cochrane satellite office)을 소개하였습니다. 이후 진흥원 연구자께서 국내 real-world data 기반 연구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주었습니다. (2025 – 2029년 MOU) 우리나라가 데이터 생성 및 분석 역량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하여, 2024년 12월에 체결된 MOU에는 표준 임상진료지침 개발과 데이터 표준화 관련 내용을 포함하였습니다. 이는 우리나라의 관련 역량이 충분하다는 근거에 기반한 결정이었습니다. (한의약 확산의 매개자) WHO를 통해 한의약이 널리 알려지고 국제보건에 기여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업무를 수행해왔습니다. Strategic and Technical Advisory Group에 한국 연구자가 포함될 수 있도록 독려하였으며, 2023년 8월 인도에서 개최된 제1차 Global Summit, 그리고 2024년 12월 중국에서 개최된 International Conference에 한의계가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습니다. 국제생약약전 사업이 지연되는 상황에서도, 우리나라 기관과 연구자가 소외되지 않도록 노력하였습니다. (연구자 배경) 연구원 시절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한 경험은 이후 실무 수행에 지속적으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WHO 임상연구 가이드라인초안 2차 개정 작업에 추진하였으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WHO 아프리카 지역사무처와 협력하여 전통의약 기반 COVID-19 치료제에 대한 임상연구 평가에도 함께하였습니다. 또한 2010년 연구원 재직 당시 번역했던 『Aztec 인디언 약용 본초서』를 2024년 Indigenous Peoples 관련 업무에 다시 활용하게 되면서, 과거의 작업이 현재의 실무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깊이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계획한 길은 아니었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여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여정 속에서 경희대학교, 한국한의학연구원, 한국한의약진흥원 등 세 곳의 WHO 협력센터와의 인연과 경험은 WHO 내에서의 정착과 활동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제가 ‘해외 진출’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과의 공공 지원을 받아 선봉에 나섰고, 그를 통해 한의약이 세계로 더 널리 퍼질 수 있도록 매개자의 역할을 하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이 글 또한 공공 영역에서의 산출물을 공유하기 위해 작성한 것입니다. 본문에서는 의도적으로 도움을 주신 분들의 이름을 생략하였지만, 이 모든 과정은 수많은 분들의 도움과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것이 한 가지 목표를 위해서 힘을 합치는 공공 영역의 의미인가 싶기도 합니다. 한 가지 사례로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재택의료, 수치가 답이다…혈액검사로 ‘오늘의 치료’ 설계”[한의신문] 한의재택의료학회(회장 방호열)가 최근 개최한 월례 웨비나에서 권승원 경희대한방병원 순환신경내과 교수(사진)는 재택·고령자 진료에 있어 혈액검사 수치는 단순한 데이터가 아닌 환자의 생리적 신호를 읽고, 치료의 방향을 결정하는 나침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권 교수는 “혈액검사는 환자의 상태를 통역하고, 치료 강도를 조절하는 신호등”이라며, POCT(현장진단검사)기기를 활용, △C반응 단백질(CRP) △백혈구 수치(WBC) △헤모글로빈(Hb) △혈소판(PLT) △알부민(Alb) △혈중뇨소질소(BUN) 등 6대 지표를 통한 ‘Go·Stop 임상 판단법’을 제시했다. 임상평가를 주관적(환자 호소·설문) 및 객관적(수치·생체징후)으로 구분한 그는 “객관적 평가는 같은 조건에서 반복돼 신뢰성이 높지만 환자의 급·만성 맥락 없이 수치에 환자를 끼워 맞추면 활용도는 급격히 떨어진다”며 “혈액검사는 결론을 내리는 심판이 아닌 환자의 상태를 ‘통역’하는 언어”라고 강조했다. 재택·고령자 진료에서 혈액검사가 수행하는 역할로 △Hb 급락 및 CRP 급등 시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Go·Stop 신호’ △이상 수치에 따른 치료계획 재설계(신체 진찰 재시행)로 꼽은 권 교수는 “활동 저하가 소화력·식욕 감소로 이어지고, 저영양이 면역 저하와 염증 지속을 낳으며, 염증이 단백질을 소모시켜 영양을 더 악화시키는 악순환이 재택 현장에서 반복된다”면서 “이를 끊는 핵심 단서는 염증의 속도와 세기를 보여주는 CRP와 영양·염증의 허브인 Alb”라고 설명했다. ▲ POCT(현장진단검사) 기기는 방문진료 시 휴대가 가능하다. ■ CRP–WBC 패턴 읽고, 한약으로 염증–영양 루프 차단 권 교수에 따르면 CRP는 미세한 염증에도 반응하는 급성기 단백질로, 평소 0.5mg/dL 이하에서 갑자기 상승하면 임상적 의미가 큰 반면 만성 욕창이나 진행성 관절염 환자처럼 상시 3mg/dL 안팎으로 유지된다면 절대치보다 변동 폭을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는 “열 발현 후 수시간 내 CRP가 5~10mg/dL 이상 급등하고 WBC가 폭등하면 요로감염, 2~3일에 걸친 완만한 상승은 폐렴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핵심은 절대값이 아닌 패턴을 읽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WBC는 개수, 분획은 비율이므로 절대수(WBC×분획%)로 해석해야 하며, 세균성 염증 시 호중구는 증가하고 림프구 비율은 감소하지만 절대 림프구수는 정상일 수 있다. WBC가 여전히 높더라도 호중구가 90%→80%→70%로 떨어지면 호전 신호, 반대로 WBC는 감소하지만 호중구 비율이 오르면 염증 지속으로 본다. 권 교수는 “WBC가 3000μL 미만이면 재활과 군중 노출을 중단해야 하며, 항암·골수억제·SLE 가능성을 감별하고, 스테로이드 복용이나 급성 스트레스에 의한 일시적 상승 여부도 병력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Hb가 8.0g/dL 이상이면 재활이 가능하고, 7.5g/dL 미만이면 중지를 고려하는데, 다만 만성 신장질환 등 평소 낮은 수치에 적응한 환자는 개별적으로 판단한다. 권 교수는 “수치보다 중요한 것은 보상반응으로, 심박수 110회/분 이상, SpO₂ 저하, 창백·청색증이 동반되면 Hb가 8g/dL대여도 수혈 또는 의뢰를 검토해야 한다”면서 “갑작스러운 Hb 상승은 대부분 탈수로 인한 상대적 증가이므로 수분 보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혈과 응고에 직결되는 PLT의 경우 염증성 질환에선 증가가 흔하지만 감소 시 출혈 위험이 커진다. 수치가 매우 낮으면 Needle 자극만으로도 사고가 날 수 있으므로 침습적 처치는 피해야 한다. 항암·골수억제·중증 감염·DIC 등을 감별하고, 멍·자반 등 출혈 징후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특히 간에서 합성되는 주요 단백으로, 수치 저하는 욕창·부종 위험 증가와 직결되는 Alb는 △3.1~3.4g/dL는 경도, △2.0~3.0g/dL는 중등도, △2.5g/dL 미만은 중증 저영양에 해당한다. Alb가 낮고 욕창이 심하면 상처 치유가 지연되며, 식사량·섭취 속도·체중·BMI·근육량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 Alb 3.0g/dL 미만, BMI 18.5kg/m² 미만인 중증 저영양 환자에게는 운동 부하를 줄이고, 한약을 통한 영양 개선을 우선할 것을 권고한 권 교수는 “소화력이 떨어진 고령자에게 단백질을 공급해도 흡수가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보중익기탕 등으로 소화력을 회복시키고, 염증–영양 악순환을 끊는 전략이 재택 현장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 이날 열린 웨비나엔 120여 명의 한의사 회원들이 접속했다. ■ “재택의료, ‘오늘의 결정’을 만드는 수치의 언어” 아울러 BUN은 신기능 지표로 알려져 있으나, 급격한 상승은 상부 위장관 출혈을 시사할 수 있는데, 이는 혈액 단백이 분해되며 질소 대사산물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권 교수는 “상복부 불편·구토·흑변 등 증상이 동반되면 즉시 응급 의뢰해야 하며, 탈수로 인한 상승도 가능하므로 구강건조·피부 텐팅 등을 확인해야 한다”다면서 “크레아티닌(Cr)이 2.5mg/dL 이상으로 급등하면 급성 신손상이나 심부전을 의심하고, 즉시 운동·치료 강도를 조정해야 하며, ARB/ACE 억제제·이뇨제·NSAIDs 병용 시 일명 ‘트리플-워미’ 신독성 위험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혈액검사의 진가는 루틴화에 있다”며 △매일 활력징후와 섭취·배설을 기록하고 △주별 주요 지표(CRP·WBC·Hb·PLT·Alb)를 추적하며 △월별 체중·BMI·욕창 단계를 점검해 치료 강도와 영양 전략을 조정할 것을 권고했다. 권 교수는 아울러 “재택의료는 매일 ‘이 환자에게 무엇을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진료”라며 “주요 지표의 패턴을 이해하면 치료 타이밍과 강도 조절이 명확해지고, 염증–영양 악순환을 끊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
국내 자생식물 ‘해국’, 월경통 완화 효과 확인[한의신문] 국내 연구팀이 국내 자생식물인 ‘해국’ 추출물에서 대표적인 부인과 질환인 원발성 월경통을 완화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이진용·이하 연구원)은 한의과학연구부 박기선 박사 연구팀이 이 같은 내용의 연구 성과를 통해 염증 연구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인 ‘Mediators of Inflammation’(IF 4.2)에 지난 8월12일 게재됐다고 16일 밝혔다. ‘해국(Aster spathulifolius)’은 한국의 해안 절벽과 바닷가에서 자생하는 국화과 식물로 가을이면 보라빛 꽃을 피워 ‘갯국화’로도 불리며 예로부터 해풍을 맞고 자라는 강인한 생명력 덕에 약용 가치를 높게 평가받았다. 연구원에 따르면 연구팀은 원발성 월경통을 유도한 생쥐에 해국 추출물을 투여한 결과 △몸을 뒤트는 통증 행동 횟수가 약 50% 감소했고 △비정상적으로 수축된 자궁 형태가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으며 △염증 단백질 발현과 활성산소 생성 역시 절반가량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동물실험과 세포실험을 통해 해국 추출물이 염증 신호 전달의 핵심경로(NF-κB/COX-2)를 억제해 자궁근 수축을 조절함으로써 통증을 줄이는 작용을 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 연구팀은 현재 원발성 월경통 치료에 널리 쓰이는 소염진통제(NSAIDs)의 경우 위장 장애, 신장 손상 등 부작용이 뒤따를 수 있어 해국이 기존 소염진통제의 대체 또는 보완제로 활용될 수 있고 위장관·신장·심혈관계 부작용의 위험을 줄이면서도 자궁 수축, 염증, 산화스트레스 등 통증의 주요 원인을 다각적으로 조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해국 추출물은 항염·항산화 효과를 동시에 나타내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자연유래 대체 치료제로 활용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하고 “향후 임상 연구를 통해 해국 추출물의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하고 건강기능식품이나 천연물 기반 치료제 개발에 도전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제1저자인 김민수, 이강인 박사와 교신저자 박기선 박사가 ‘정신신경질환(외로움, 불안, 우울) 및 관련 질환에 한의치료의 뇌과학적 기전 연구’, ‘한방 마이크로니들 실용화기술 개발’이라는 과제명으로 연구를 수행했으며 한국한의학연구원 기본사업과 대전시 일자리경제 진흥원의 지원을 받았다. -
[동정] 대구한의대, 한국보건사회연구원◆대구한의대 ◇교원 △특임부총장 직무대리겸 청도캠퍼스장 김문섭 △Adventure College 학장 남미경 △AID30+집중캠프사업단(TF) 단장 장정현 ◇직원 △행정부처장 조봉수 △기획정보처 기획평가팀장 최순영 △기획정보처 대학혁신사업단 대학혁신사업팀장 신향미 △대학원행정팀장 성길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신정우 △오미애 △전진아 ◇연구위원(1급) △강은나 △채수미 ◇연구위원(2급) △고든솔 △김가희 △김성아 △김세진 △김유휘 △류재린 △이혜정 △장인수 △정세정 △주보혜 △최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