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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전국한의학학술대회 수도권역 주요 발표내용은? 2025 한·일학술심포지엄[편집자주] 2025년 전국한의학학술대회 수도권역 행사가 오는 12월14일 서울 COEX 오디토리움(3F)에서 개최된다. 이번 학술대회는 한·일학술심포지엄, 실습세션, 허리질환의 모든 것으로 구성돼 회원들의 다양한 관심사를 아우르며 여러 주제를 폭넓게 다룰 예정이다. 본란에서는 한·일학술심포지엄의 주요 발표내용을 살펴봤다. 권승원 경희대 한의과대학 교수 권승원 교수는 이번 심포지엄에서 전통과 현대 임상근거를 연결, 인삼양영탕을 ‘동아시아형 노쇠(frailty) 치료의 핵심 처방’으로 재해석해 보는 관점을 제공할 예정이다. 인삼영양탕은 오랜 역사속에서 축적된 ‘역사성’과 실제 임상에서 체감되는 ‘유효성’을 기반으로 오늘날까지 활용되고 있는 ‘한약’의 흐름을 잘 보여주고 있는 처방 중 하나로, 전통적 허약·노쇠 치료에서 현대 임상근거와 진료지침까지 이어지는 나름의 확장성을 지니고 있다. 실제 인삼양영탕이 처음 기록된 고전에는 ‘노쇠’라는 표현이 등장하지 않지만, 사지 무력·피로·식욕저하·우울·활동 저하 등은 현대의학에서 정의하는 다차원적 ‘노쇠’의 핵심 요소와 매우 유사하다. 권승원 교수는 “이번 강의는 인삼양영탕이 전통적으로 어떤 임상 상황에 사용되었는지를 재해석해 강연할 예정”이라며 “또한 자율신경실조, 폐경기 증후군, 암 관련 피로, 긴장성 두통 등 한의임상진료지침에서의 근거를 정리하고, 욕창·간경변성 복수·자가면역질환 피로 등의 국내 임상 사례를 통해 처방의 현대적 활용성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권 교수는 이어 “뇌졸중 환자에서 확인된 근력 개선 데이터로 중심으로 인삼양영탕이 노쇠 환자 관리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도 함께 제시하려고 한다”면서 “이번 강의가 한약이 역사적 근거와 임상적 유효성을 어떻게 연결하며 발전해 왔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양승정 동신대 한의과대학 교수 양승정 교수는 이번 한·일학술심포지엄 발표를 통해 인삼영양탕이 갱년기 여성의 기혈을 복돋우는 통합 치료 솔루션임을 강조한다. 양 교수는 “갱년기장애는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주지만, 호르몬 치료에 한계와 부작용 우려가 있다”면서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한약적 접근의 임상적 가능성을 공유하고, 특히 기혈양허를 중심으로 효과를 보이는 인삼양영탕의 활용을 통해 한·일 양국의 한의·캄포 의료 협력 가능성을 제시하고 싶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이번 강의를 통해 갱년기장애의 대표적 병리인 기혈양허에 대한 인삼양영탕의 임상적 유효성·안전성을 소개하는 한편 실제 국내 임상연구와 환자 사례를 기반으로 주요 증상인 피로·불면·감정 기복 등에 대한 개선 효과를 중심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진단 기준(변증)과 투약 평가 지표(Kupperman Index 등)의 임상적 활용법을 통해 갱년기에 대한 한의진료의 실제를 공유할 계획이다. 호리바 유코 게이오기쥬쿠대학병원 교수 호리바 유코 교수는 발표를 통해 일본에서 다양한 질환에 활용되고 있는 ‘인삼양영탕’을 소개한다. 부인암을 비롯한 여러 종류의 암은 수술·항암 화학요법·방사선 치료의 발전으로 인해 일정 부분까지는 극복이 가능해졌으며, 최근에는 암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한 지지요법도 크게 발전하고 있다. 실제 구역·구토에 대해서는 ‘항구토제’를, 호중구 감소에 따른 감염 위험에는 ‘항균제’가 활용되면서 부작용을 예방·치료하고 있다. 하지만 피로·권태감, 식욕부진, 말초신경 장애에 대해선 여전히 효과적인 약제가 거의 없는 실정이며, 특히 피로·권태감은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의료 현장에서는 암 치료의 지지요법으로 다양한 한방약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 유코 교수는 “암 치료의 지지요법에서 피로·권태감에 대해 일본에서는 ‘인삼양영탕’을 사용하고 있다”며 “인삼양영탕은 신체의 영기(栄気)를 보하는 작용이 있어, 병후 허약, 피로, 식욕부진, 도한(잘 때 식은땀), 사지냉증, 빈혈 등의 개선을 위해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부인과 암 수술 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인삼양영탕이 자각증상 완화와 일상생활 동작에 미치는 유효성을 평가한 결과, 전반적인 개선도에서 투여군이 비투여군보다 유의하게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는 여러 자기평가 척도를 활용한 다각적인 평가나, 환자 스스로의 평가 외에 객관적 지표를 활용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한계도 있다. 유코 교수는 “이번 심포지엄에서 소개하는 연구는 부인과 암 치료 후 나타나는 피로·권태감에 대해 인삼양영탕 복용 전후의 경과를 평가한 것”이라며 “더불어 부인과 암 환자에서는 불안·우울과 같은 심리적 고통의 발생률이 높다는 보고가 있어, 피로·권태감과 함께 나타나는 식욕부진, 불면, 불안·우울 등의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한 연구 결과를 공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타카야마 신 도호쿠 대학병원 교수 타카야마 신 교수는 이번 심포지엄에서 인삼양영탕 노화에 따른 뇌쇠뿐만 아니라 암 치료, 만성 염증, 저영양 상태 등의 상황에서도 유용한 지지요법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다양한 연구결과를 통해 제시한다. 그는 “인삼양영탕은 피로, 식욕부진, 빈혈 등 다양한 증상에 사용되어온 한방약으로, 최근에는 암 치료 지원, 노쇠, 인지기능 저하 등 현대의학적 문제에 대한 효과가 임상시험과 전임상 연구를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으며, 특히 그렐린(ghrelin) 경로의 활성화가 밝혀지고 있다”면서 “이번 발표를 통해 인삼양영탕이 식욕부진의 회복과 진행성 암 환자의 장기 생존에 기여한 사례를 공유, 그 유용성을 구체적으로 보여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인삼양영탕은 단순한 증상 완화제가 아니라, 식욕 증진과 근감소 억제 등의 기전을 바탕으로 암 치료 과정에서의 삶의 질 유지, 영양 상태 및 정신적 안정 향상에 매우 효과적이며, 필수적인 지지요법임을 강의를 통해 꼭 전하고 싶다”며 “현대 임상 현장에서 인삼양영탕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의료진은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치료 지속성을 보다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되는 자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타카야마 신 교수는 ‘임상 및 전임상 연구에서의 인삼양영탕 고찰 및 증례 보고’란 제하의 연구를 소개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 배경 및 목적과 관련 타카야마 신 교수는 “12종의 한약재로 구성돼 있는 인삼양영탕의 근원은 서기 1241∼1252년경 편찬된 ‘태평혜민화제국방’에 두고 있으며, 주로 피로감, 권태, 식욕부진, 수면 중 발한, 수족 냉감, 빈혈 등의 증상을 가진 환자 치료에 사용된다”면서 “이번 연구에서는 인삼양영탕에 대한 임상 및 전임상 연구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임상 적용 사례를 함께 보고자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PubMed, Web of Science, Traditional and Kampo Medicine 데이터베이스에서 인삼양영탕 관련 논문을 검색했고, 추가로 최근 발표된 문헌에 대해서는 ‘수기 검색(hand search)’을 실시한 후 인삼양영탕에 기반한 임상시험 및 전임상시험 연구를 선별해 검토했다. 연구 결과 다수의 임상시험에서 인삼양영탕의 임상적 효능이 확인된 가운데 주요 적용 분야는 △빈혈 △암 치료 보조 △노쇠 △인지기능 저하 △무감동(apathy) △피로·권태 △식욕부진 △폐질환 등이 있었으며, 전임상 연구 결과 또한 임상효과를 뒷받침하고 있었다. 주요한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그렐린-뉴로펩타이드Y 경로 활성화를 통한 식욕 촉진을 비롯해 △Akt/mTOR 경로에 의한 4E-BP1 과인산화 및 FoxO1-atrogin-1 경로 억제를 통한 근육 소모 방지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HPA axis)과 교감-부신수질 축 조절 및 GABA 신경 억제를 통한 사회성 향상 △PGC-1α 활성화를 통한 골격근 위축 회복 촉진 △조혈(hae matopoiesis) 촉진 및 면역세포 수 증가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이날 발표에서는 인삼양영탕의 유용성을 보여주는 진행성 식도암 환자의 증례도 보고된다. 그에 따르면 53세 여성 환자는 Stage IV 식도암으로 진단돼 시스플라틴과 플루오로우라실 병용 화학요법 및 흉부 방사선치료를 2개월간 받았다. 치료 기간 중 지속적인 식욕부진으로 인해 액상식만 섭취 가능했고, 전신 상태와 삶의 질이 점차 악화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식욕 개선을 목적으로 ‘복령인오반하후박탕’ 7.5g/일과 인삼양영탕 9.0g/일을 병용 투여한 결과, 식욕이 점차 회복됐으며, 플루오로우라실 또는 독세타셀 기반의 항암 치료를 반복적으로 지속할 수 있었으며, 진행성 식도암 진단 후 7년 이상 생존했다. 이 임상 사례는 인삼양영탕이 암 치료 중 식욕부진 완화, 영양 및 정신 상태 유지에 유효한 지지요법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는 설명이다. 타카야마 신 교수는 “이날 소개되는 연구를 통해 인삼양영탕에 관한 임상 및 전임상 근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암 치료 보조뿐 아니라 노쇠, 무감동, 피로·권태, 식욕부진 등에 대한 유효성을 제시하겠다”면서 “향후 인삼양영탕은 서양의학 치료와 병용 가능한 현대적 한의약적 지지요법으로서 임상 현장에서의 활용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
“일상 속 4대 질환, 이럴 때는 한의원으로 오세요∼”[한의신문]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이하 한의협)가 △감기 △급체 △담결림 △발목염좌 등 일상 속 4대 질환에 대한 치료효과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SNS 등에서 한의치료 효과를 경험한본 긍정적인 댓글이 이어지면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에 앞서 한의협에서는 각 질환별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에 기반해 각 질환의 효과를 담은 ‘다니던 양방의원이 문을 닫았다고요? 이럴 때는 한의원으로 오세요’라는 제하의 포스터를 제작·게시한 바 있다. 포스터에서는 “감기, 급체, 담결림, 발목염좌 등의 일상 속 4대 질환은 한의임상진료지침에 근거해 객관적이고 근거있는 치료로 효율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침 △뜸 △부항 △약침 △한약 △사혈요법 △혈위첩부요법 △기공명상 등의 다양한 한의 치료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18일에는 포털사이트 ‘다음’의 한 게시판에 관련 포스터가 인기글로 올라오면서 한의치료를 통해 효과를 본 자신들의 경험을 공유했다. 실제 댓글에는 △족저근막염 만성이었는데 발바닥에 침 두어 번 맞고 싹 나음!! 벌써 3년 지났는데 재발한 적 없다 △급체, 감기, 체형 등 소소한 건강 관리에 되게 좋음. 일단 무척 친절함 △발목염좌 한의원 최고임 △비염으로 한의원 다니는데 됨. 다이빙할 때 안 아파 고생 안 해! △발은 한의원 가라.. 골절 아닌 이상 만성염증 달고 사는 나는 한의원을 신뢰하게 됨 △장염도 최고 △디스크도…한 달 만에 나음 △감기로 고생 중인데 처음부터 한의원 갈 걸 △구안와사 화상 동상 재생 치료도 양보다 한의원이 나은 것 같더라 등 긍정적인 반응들이 줄을 이었다. 특히 한의의료기관에서는 주로 근골격계 통증을 치료한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급체, 감기, 장염 등 다양한 내과질환으로 한의원을 방문한 후 효과를 봤다는 댓글들이 눈에 띈다. 실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에서는 근골격계 질환뿐만 아니라 △안면신경마비 △화병 △편두통 △만성피로 △파킨슨 △중풍 △감기 △알레르기 비염 △기능성 소화불량 △고혈압 △갱년기 △치매 △불면장애 △당뇨병 △통풍 등과 같이 다양한 질환에서의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첩약 건강보험 적용 2단계 시범사업의 대상질환을 보면, 월경통·안면신경마비·뇌혈관질환 후유증·알레르기 비염·기능성 소화불량·요추추간판탈출증 등 근골격계 질환만이 아닌 다양한 질환에 적용되고 있다. 더불어 최근에는 한의 임상가에서 초음파 의료기기 및 혈액검사 등의 활용이 확대되면서 한의학 이론을 통한 진단과 치료, 추적 검사에 신뢰성을 더해 한의약의 안전성·유효성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와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국민에게 한의약이 근골격계 질환만을 치료하는 의료기관이 아닌 다양한 질환 치료를 통해 국민건강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인식을 심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 한의협 관계자는 “수천 년 우리 민족과 함께한 한의학은 과거부터 내과질환은 물론 다양한 질환을 치료해오면서 민족의 기쁨과 아픔을 함께해 왔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한의학이 근골격계 질환에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이 개발된 질환이나 첩약 건강보험 적용 대상질환만 봐도 근골격계 질환 이외에도 다양한 질환에 적용 가능한 치료의학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한의학=치료의학’이라는 부분을 국민에게 보다 널리 인식시키고자 일상생활에서 쉽게 겪을 수 있는 △감기 △급체 △담결림 △발목염좌 등 일상 속 4대 질환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홍보를 시작했고, 이러한 부분들이 알음알음 국민에게 퍼져나가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앞으로도 일상 속 4대 질환을 중심으로 한 홍보를 시작으로 한의치료가 강점을 갖고 있는 보다 다양한 질환의 홍보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한의학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 보다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한의의료기관들이 국민들의 건강 증진 파수꾼 역할을 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비만·우울증 공병 환자, 한의학이 답할 수 있을까?[한의신문] 50대 여성이 한의원에 내원했다. 예전에 비만치료로 자주 내원했던 환자이다. 세 달 전 직장 내 갈등과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로 우울증이 발병했다. 현재 정신과에서 항우울제와 항불안제를 복용 중이며, 처음엔 약으로 조금 나아지는 듯했지만 최근 다시 불안과 무기력이 심해졌다. 예전에는 친구들과 함께 걷기 운동을 즐겼으나 지금은 외출조차 힘들다. 퇴근 후엔 침대에 누워 휴대폰만 바라보다가 배고프지 않아도 음식을 찾는다. 폭식 후에는 죄책감과 함께 가슴이 답답하고, 불면으로 새벽까지 뒤척인다. 체중이 다시 늘면서 자존감이 무너졌고, 거울 앞에서는 자신이 낯설게 느껴진다. “살이 찌니까 더 우울하고, 우울하니까 또 먹게 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처럼 비만과 우울증이 동반될 때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비만과 우울증의 상관관계 및 한의학적 접근 필요성 우울증과 비만 모두 건강을 위협하는 중요하고 시급한 공공 보건 문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3년 8억 9천만명이 비만으로, 지난 40년간 폭증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2억 8천만명 이상이 우울증이며 정신장애 중 질병부담이 가장 크다. 비만과 우울증 모두 1990년에 비해 두 배나 증가한 수치다. 2023년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국내 전체 비만 유병률은 37.2%로, 특히 20∼30대 비만율이 지속 증가 중이다. 최신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서 국내 우울증 환자는 2018년 75만 2976명에서 2024년 110만 6744명으로 불과 6년 만에 거의 50%나 증가했고, 진료비는 약 2배 증가했다. 우울증은 중독 및 자살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고, 비만에 의한 다양한 합병증은 사망률 증가와 높은 질병부담의 중요한 원인이다. 두 질환이 중복되면 치료가 어렵다. 비만은 한의원에서 활발하게 진료하는 질환이며 통합적인 접근을 사용하는 한의학의 장점을 잘 발휘할 수 있는 질환이다. 한의학 치료는 1990년대부터 한의 의료현장에 적용되어 많은 성과들이 누적됐으며 비만 한의임상진료지침은 2016년에 이미 개발됐다. 우울증 또한 한의원에서 자주 접하는 질환이다. 우울증 환자는 피로, 식욕저하, 불면, 통증과 같은 신체증상을 자주 호소하는데 이는 한의원에 내원하는 환자들의 대표적인 주소증 들이며, 우울증은 만성질환과 흔히 동반되므로 고령층이 많이 이용하는 한의원에서 자주 접하게 된다. 우울증에 한의치료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근거는 많이 축적됐으며 2016년에 우울증 한의임상진료지침이 개발되며 2024년에 우울증과 비만 지침 모두 같은 시기에 업데이트됐다. 많은 전문가들은 비만과 우울증의 관계가 양방향성이라는데 동의하며, 비만과 우울증은 서로 생물학적, 심리사회적 발병 메커니즘이 비슷하다. 우울증은 식욕, 체중, 수면, 활동과 같은 생체리듬을 변화시켜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비만 환자가 가진 부정적 신체상, 낮은 자존감, 역기능적 인지와 사고는 우울증과 유사하며 우울증의 위험요인이기도 하다. 메타분석 결과 주요 우울장애환자는 정신질환이 없는 환자에 비해 비만이 될 위험이 무려 71%나 증가했다. 또한 비만환자는 정상체중에 비해 우울증이 발생할 위험이 32% 높았다. 비만과 우울증은 생물학적으로 서로 어떻게 연결될까? 먼저, 스트레스 호르몬이다. 복부비만이 증가할수록 코티솔 분비가 증가하며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Hypothalamus-Pituitary-Adrenal, HPA) 축을 예민하게 만든다. 코티솔이 증가하면 지방세포과 과형성되어 체중이 증가할 수 있다. 우울증 환자에서 혈중 코티솔 농도가 높으며 코티솔이 높은 우울증 환자에서 복부지방이 증가했다. 코티솔은 해마나 시상하부와 같은 감정에 중요한 뇌부위에도 다량 분포한다. 둘째, 렙틴은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뇌에 작용하여 식욕억제, 기분 조절, 비만 감소 역할을 한다. 렙틴이 저하되면 식욕억제가 어려워지는데, 당뇨병의 인슐린 저항성처럼 비만환자에서 렙틴 저항성이 유발되어 중추신경계 렙틴 기능이 저하되어 비만이 될 수 있다. 렙틴 농도저하는 우울증 발병 요인으로 작용한다. 인슐린은 신경발생 및 기분조절에 영향을 주며 비만환자에서 인슐린저항성이 생기면 우울증 위험성이 크게 증가한다. 셋째, 비만은 전신 만성 염증 상태로 침윤한 대식세포 및 T세포가 축적되어 염증을 발생시킨다. 비만 환자에서 시상하부에 신경염증이 발생하여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처럼 비만과 우울증은 HPA 축 기능이상, 렙틴, 인슐린, 전신염증 등과 같은 동일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공유하며 서로 연결된다. 또한 비만과 우울증은 행동 및 사회심리학적 요인들이 공통적으로 작용한다. 여성 및 소득수준이 낮은 경우 비만과 우울증의 동반 이환 위험성이 높았다. 특히 비만 환자에서 사회적 편견과 낙인, 신체상에 대한 불만, 폭식 행동과 같은 부정적 심리행동적 특징이 우울증의 취약성을 증가시키며, 우울증 환자에서 나타나는 자기 관리능력 저하, 부정적 사고, 사회적 지지 부족, 낮은 치료순응도는 비만으로 연결될 수 있다. 비만·우울증 공병(comorbidity) 임상 장면에서 비만과 우울증 공병 환자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비만·우울증 환자가 항우울제 치료를 받을 때 경과가 좋지 않다. 또 많은 항우울제에서 체중증가가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다. 두 질환의 공병 환자에서 체중감소가 우울증 호전을 도울 수 있고, 반대로 우울증 호전이 체중 감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비만환자에서 우울증 동반 여부, 우울증 환자에서 비만 여부를 평가하고 치료 목표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환자들에서 과식이나 폭식 같은 두 질환에 모두 영향을 주는 섭식 관련 요인들을 평가하고 치료에 반영해야한다. 현재까지 비만과 우울장애에 대한 개별 가이드라인은 많지만 공병 상태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으며, 기존 가이드라인에서도 별도의 권고안은 없다. 최근 발표된 두 리뷰 논문은 이에 대한 예비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먼저, 비만과 우울증을 동시에 앓고 있는 환자들이 겪을 수 있는 이중 낙인을 임상의들이 인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환자들에서 죄책감, 수치심, 절망감이 흔해 환자들은 의사를 만나려 하지 않는다. 환자들의 이중 낙인을 인식하고 정신적 문제뿐 아니라 신체적‧대사적 건강상태에도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논문에서 제시하는 임상의를 위한 제언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체계적인 스크리닝이 필요하다. 많은 임상의가 환자의 비만에 대해 말하는 걸 꺼린다. 또 환자의 기분을 나쁘게 할까 걱정하여 우울증에 대해 묻지 못한다. 정기적으로 환자의 비만을 스크리닝하고, 비만환자에서 우울증을 스크리닝해야한다. 대사 문제, 생활습관 평가, 정신과적 평가, 인구학적 및 정신사회적 위험요인 평가가 필요하다. 쿠싱증후군,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기타 질환 등 기저 질환을 배제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둘째, 우울증 환자에서 비만, 대사이상, 나쁜 생활습관, 체중증가가 있는지 지속적 모니터닝이 필요하다. 나쁜 식습관(특히 단순당이나 가공식품 섭취가 많은 사람)은 체중증가와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을 높인다. 감정적 폭식(Emotional eating) 또한 흔하고 해로운 대처법이다. 이런 환자들에서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기 때문에, 우울 증상과 대사 건강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환자가 복용하는 항우울제를 체크해야 한다. 많은 항우울제들이 체중증가가 부작용으로 나타나고, 오직 5개 약물만 그런 부작용이 없거나 체중이 감소한다. 실제 임상에서 많은 환자들이 체중증가 부작용이 있는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다고 한다. 넷째, 통합적인 치료전략(심리치료, 항우울제, 운동요법, 영양상담, 대사증후군 약물)이 필요하다. 비만과 우울증 모두 다양한 신체, 심리, 사회, 행동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므로 단일 치료만으로 효과를 나타내기 어렵다. 다섯째, 비만환자 특히 여성 환자에게 아동기 트라우마 과거력을 물어봐야한다. 어린 시절 성적 트라우마 경험시 성적 매력을 낮춰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으로 비만이 되었을 수도 있다. 수많은 연구들에서 트라우마와 비만의 연관성이 발견됐다. 마지막으로, 중증도가 심한 경우 해당 전문진료를 의뢰해야 한다. 중증 우울증 환자는 정신과적 치료를 먼저 받아야 하고, 매우 심한 비만 환자는 위 절제술과 같은 비만수술을 먼저 시행해야 할 수도 있다. 한의학 치료는 어떻게 해야할까? 먼저, 비만환자의 경우 심리적 고통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비만 한의임상진료지침에서는 심리적 요인에 대한 평가를 통해 필요시 한의상담요법 병행을 언급한다. 둘째, 비만과 우울증의 공병 상태에 다양한 한의비약물·비심리치료법을 활용할 수 있다. 비만과 우울증 한의지침 모두 침, 이침, 전침 등을 진료에 권고하고 있다. 공통 혈위 및 각 질환에 적합한 혈위를 추가 취혈하여 두 증상에 대처할 수 있다. 우울증 지침에 반영되지 않았지만 비만진료에 사용되는 약침, 뜸, 부항, 추나 등도 우울증 환자의 다양한 신체적 증상 개선에 많이 활용된다. 셋째, 한약은 복합 성분으로 여러 타깃에 작용하여 다양한 증상들을 동시에 대처할 수 있다. 환자의 주호소 증상에 따라 비만 지침의 처방(방풍통성산, 대시호탕, 육군자탕, 온담탕, 평위산, 태음조위탕)과 우울증 지침의 처방(귀비탕, 시호소간산, 소요산/단치소요산, 월국환, 반하후박탕, 시호가용골모려탕)을 합방하거나 각 처방의 군약을 가감하여 대처할 수 있다. 특히 육군자탕 및 온담탕은 비만뿐 아니라 우울증에도 활용할 수 있는 처방이다. 또한 간울형 비만에 권고되는 대시호탕의 군약 시호는 우울증 처방에서도 핵심적인 약제이다. 비만에 많이 활용되는 방풍통성산은 실험연구에서 항우울 및 항스트레스 효과가 밝혀졌다. 넷째, 비만에 대한 처방 시 마황 사용에 주의한다. 환자가 불면, 두근거림, 불안, 과긴장, 안절부절못할 때 다른 처방을 고려한다. 다섯째, 우울증의 경우 자살과 같은 심각한 정신과적 문제가 동반될 수 있다. 환자의 자살사고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고, 위험이 높을 경우 전문의 협진을 고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두 질환이 공병 될 때 충분한 기간의 치료 및 관리가 필요하다. -
한의약 R&D 투자 총액 1342억원…전년도 대비 94억원↓[편집자 주] 최근 한의약 관련 행정·교육·연구·산업 등 4개 부문의 주요 현황을 수록한 ‘2023 한국한의약연감’이 발간됐다. 본란에서는 ‘2023 한국한의약연감’에 수록된 내용을 각 분야별로 살펴본다. ‘94년 한국한의학연구소(現 한국한의학연구원)가 개소되면서 시작된 정부의 한의약 분야 연구개발(R&D) 투자는 ‘97년 보건복지부의 한의학발전연구사업(現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확장됐다. 이후 교육과학기술부(現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한의약 분야의 정부 R&D 예산을 주로 투자해온 가운데 ‘04년부터는 한국한의학연구원이 기획과제 발굴을 통해 대규모 연구사업을 유치하기 시작했고, 지식경제부(現 산업통상자원부), 식품의약품안전청(現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의 한의약 분야 R&D 투자 또한 증가했다. ‘23년 기준으로 투자된 한의약 R&D 총액은 1342억원 규모로, 이는 전년도보다 94억원 감소한 수치다. 이를 세부적으로 보면 ‘23년 한의약 R&D 투자예산은 정부 R&D 투자예산 30조5731억원의 0.44%, 보건의료 분야 R&D 예산 2조7912억원의 4.81%를 차지하고 있다. 부처별 한의약 R&D 현황을 살펴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69.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보건복지부 19.9%, 교육부 및 식품의약품안전처 각각 3.8%로 뒤를 잇고 있다. 보건복지부 연구지원 현황은? 보건복지부는 ‘23년도 기준 한의약 분야 지원 주요 R&D 사업으로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과 한의기반융합기술개발사업(일몰), 한의디지털융합기술개발사업(다부처)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19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고 ‘20년 5월부터 시작된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은 한의약육성법에 기반을 둔 사업기간 10년, 총사업비 1576억원의 한의약 R&D 사업으로, ‘근거 중심의 한의약 의료서비스 표준화·과학화로 한의 의료서비스 품질 제고 및 보장성 강화’를 목표로 가이드라인이 개발돼 △한의 의료기술 최적화 임상연구 △약물상호작용 연구 △질환별 한의중점연구센터 및 한의 중개 개인 연구의 세부 분야로 구성돼 있다. 이 사업을 통해 ‘23년 논문 178편(SCI 126편·비 SCI 52편), 특허 19건(출원 18건·등록 1건), 식약처 임상시험계획 승인 14건(IND 8건·IDE 6건)의 정량적 성과를 이뤄냈다. 더불어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은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의 확산 및 보급을 위해 6개 질환 대상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출판(누적 12건)을 완료했으며, 지침의 국제적 확산 및 접근성 제고를 위한 지침 영문 요약본 GIN(Guidelines International Network) Library 등록(12건)을 추진했다. 과학기술과의 융합 통한 국민건강 증진 기반 마련 ‘18년 한·양방 융합기술개발사업이 일몰됨에 따라 신규로 추진된 ‘한의기반융합기술개발사업’은 첨단 의료 및 과학기술의 융합을 통한 국민건강 증진 기반 마련 및 한의약 산업 육성을 목적으로, △한의융합 다빈도 난치성 질환 대응기술 개발 △한의융합제품기술 개발 △DNA 활용 한의약 신기술 개발 △한의임상진료지침센터 운영 등 4개 지원 분야로 구성돼 있다. 한의기반융합기술개발사업은 ‘19년 이후 본격적인 정량적 성과를 도출해 내고 있으며, ‘23년에는 SCI 논문 23건, 국내외 특허 2건 등 다수의 과학기술적 성과를 거뒀다. 이와 함께 ‘22년 한의약선도기술개발사업이 일몰됨에 따라 ‘23년부터 새롭게 추진된 ‘한의디지털융합기술개발사업’은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다부처 신규사업으로 추진, 한의기술을 기반으로 디지털 등 첨단과학기술·지식 등을 융합하는 연구를 지원해 고령화 등 국가적 난제와 현대의료 이슈 해결 기여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사업은 △총괄과제 △한의약 바이오 디지털 융합 헬스케어기술 개발 △한약안전 사용 플랫폼 및 융합 기술 개발 △디지털 융합한의학 기초기술·원천기술 개발 등 5개 분야로 구성돼 있으며, ‘23년에 SCI급 논문 11건(보건복지부 5건·과학기술정보통신부 6건), 국내외 특허 4건 등 과학·기술적 성과를 도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연구지원 현황은? ‘23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발주한 대표적인 연구과제로는 △한약(생약) 품질 제고를 위한 시험법 개발 및 개선연구 △한약(생약)제제 품질평가 기술 개발 연구 △한약(생약) 공정서 제개정 연구 △인공지능 등을 활용한 한약(생약) 관능검사 보조기술 개발 연구 등이 있다. 이러한 과제들은 한약(생약) 전주기 품질안전관리를 강화하고 국제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3년도에는 총 28개 과제에 50.9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이와 함께 한의약 관련 임상시험기관 지정 현황을 살펴보면, ‘97년 경희대학교 한방병원이 최초로 임상시험기관으로 지정된 바 있으며, ‘23년 12월 기준 총 48개 기관이 한의약 관련 임상시험기관으로 지정돼 있다. 이 중 의약품 임상시험기관은 25개소, 의료기기 임상시험기관은 23개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지원 현황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한의학연구원의 주무부처로, ‘23년 추진한 연구개발사업의 한의약 R&D 주요 예산은 한국한의학연구원 연구운영비 지원 예산이며, 이를 기반으로 한의학의 과학화·표준화 및 기초원천기술 등의 기반기술 개발사업이 수행됐다. 이외에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개인기초연구, 집단연구지원 사업 등에서도 한의약 관련 연구 사업들이 수행됐다. -
“지네의 항염 및 진통 효과 밝힌다”[한의신문]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소장 하인혁)는 전통 한약재인 ‘오공(蜈蚣·지네를 말린 한약재)’의 치료 효과와 기전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SCI(E)급 국제학술지 ‘Toxins(IF: 4.0)’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척추관절연구소 이예슬 원장 연구팀은 경련, 통증, 염증 등의 치료에 오랜 기간 활용돼 온 오공의 약리적 효과와 작용 기전을 스코핑 리뷰 방식으로 분석했다. 스코핑 리뷰는 특정 주제에 관해 기존 연구 결과를 광범위하게 수집·정리해 전반적인 연구 동향을 파악하는 방법으로, 이번 연구에선 총 123편의 연구 가운데 기준에 부합하지 않거나 중복된 문헌을 제외한 45편 및 오공 활용 치료법이 언급된 한의임상진료지침 7편이 포함됐다. 연구 결과 오공은 진통, 항염, 항균, 항산화 등 다방면에서 뛰어난 효과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일부 성분은 모르핀과 같은 강력한 진통제와 동등하거나 이를 상회하는 효과를 보이면서도, 내성이나 독성에 대한 우려가 적은 것으로 평가됐다. 먼저 진통 작용 측면에서는 오공을 활용한 한약 처방이 관절 통증 완화, 염증 반응 조절, 파골세포 형성 억제에 효과적이었다. 오공 독에서 유래된 ‘펩타이드(SsmTX-I)’라는 생리활성 분자는 마약성 진통제의 부작용이나 내성은 야기하지 않으면서 모르핀과 유사한 강한 진통 작용을 보였으며, 말초신경병증을 유도한 동물 실험에서는 오공 약침이 이질통(allodynia)을 유의미하게 억제했다. 또한 신경안정제인 고용량 클로니딘과 유사한 수준의 효과를 보이면서도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 이와 함께 항염 효과와 관련해서는 오공 성분을 함유한 한약 복합제가 염증 반응과 면역 조절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단백질 복합제 ‘핵인자 카파비(NF-κB)’ 신호를 억제, 염증성 사이토카인(면역세포로부터 분비되는 단백질 면역조절제) 및 염증 매개 효소(COX-2, iNOS)의 발현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대표적 오공 기반의 처방 한약인 ‘지장산’은 면역세포 활성을 돕고 염증 유발 물질 수치를 감소시켰다. 이 외에도 오공 독에서 유래된 펩타이드인 ‘Scolopin 1’과 ‘Scolopendin 2’는 강력한 항균·항진균 활성을 보이는 한편 오공에 함유된 성분들은 항산화 및 항혈전, 항종양, 항섬유화, 신경계 염증 완화 등의 효과를 보이며 외상성 신경손상이나 퇴행성 질환 증상 치료에 대한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와 관련 이예슬 원장(사진)은 “이번 연구는 전통 한약재로 활용돼 온 오공의 약침 및 한약재로서의 치료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에 따라 통증 관리 중심으로 오공의 임상 적용 확대와 새로운 가능성 확인을 위한 후속 연구들이 지속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침구의학회-한의학회 공동 대표단, 전일본침구학회 학술대회 참석[한의신문] 일본 나고야 ‘WINC AICHI’ 컨벤션센터에서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열린 ‘제74회 전일본침구학회 학술대회’가 여성 질환 침구 치료의 최신 연구 결과를 공유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린 가운데 한국에서는 대한침구의학회(회장 김재홍)와 대한한의학회(회장 최도영)가 공동 대표단을 구성해 참석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여성의 건강-여성의 Well-being에 공헌하는 침구학’을 주제로 생리통·갱년기 증후군 등 각종 부인과 질환에 대한 침구 치료 접근법을 집중 조명했다. 또한 정례 행사였던 한·일 심포지엄이 올해부터 대만까지 참여하는 3국 공동 심포지엄으로 확대됐으며, 좌장은 남동우 대한침구의학회 부회장이 맡아 전체적인 심포지엄 진행을 맡았다. 학술대회에서는 일본 측 강연자인 Sazu Taniguchi 교수가 ‘The Role of Acupuncture and Moxibustion in Addressing Women's Health Issues in Japan’을 주레로 발표했으며, 본인이 운영하는 클리닉에 내원하는 부인과 환자들의 주요 질환 분포와 특징, 그리고 실제 임상에서 자주 활용되는 침구 치료법에 대해 소개했다. 이어 한국 측에서는 경희의료원 이수지 박사가 ‘Acupuncture and Moxibustion for Women's Health in Korea: Clinical Applications and Evidence-Based’발표를 통해 국내에서 개발된 다양한 부인과 관련 한의임상진료지침을 공유했다. 마지막으로 대만의 Yu-Chen Lee 교수는 ‘Acupuncture on Assisted Reproduction Treatment of Infertility Patient: A Case Report’를 발표하며, 난임 환자에 대한 침구 치료의 임상 적용 사례를 구체적으로 소개해 참석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이후에는 질의응답과 토론이 이어지며, 각국의 진료 환경과 환자 특성, 임상 경험 등에 대한 활발한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이와 함께 진행된 ‘한국과 일본의 전자 차팅 시스템 – 한·일 공동 심포지엄’에서는 Wakayama 전일본침구학회 회장이 직접 좌장을 맡아 해당 주제에 대한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한국 측 연자로 나선 서병관 교수는 ‘Overview of the Current Status of Electronic Medical Records in Korea’를 주제로 국내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의 현황과 발전 과정을 소개했으며, 특히 한국의 우수한 통신 환경과 의료 인프라는 일본과 대만 참석자들의 큰 관심을 이끌어냈다. 이와 관련 대한침구의학회 김재홍 회장은 “이번 심포지엄이 성공적으로 개최된 것을 축하하며, 한국·일본·대만 3국 간의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남동우 부회장은 “ISO TC 249 국제 산업 표준 회의, WHO 활동, ICMART 활동 등을 통해 중국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대응하기 위해 한·일 양국이 더욱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며 향후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한방신경정신과학회, 치매치료 한의표준CPG 전략 공개[한의신문] 대한한방신경정신과학회(회장 조성훈)는 지난달 26일 오송에이치호텔 세종시티에서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치매, ADHD, 알코올 관련 장애, 조현병 스펙트럼 장애’를 주제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신경정신과 분야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의 개발 과정을 공유하는 한편 향후 업데이트 방향을 제시했다. 조성훈 회장은 개회사에서 “이번 춘계학술대회는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한의표준CPG를 주제로, 주요 질환에 대한 임상지침의 고도화 및 신규 개발에 대한 내용으로 준비했다”면서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정신건강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한의학의 역할 또한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만큼 이 자리가 한의신경정신과학의 근거와 전문성을 더욱 공고히 다지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총 2개의 세션으로 나눠 진행된 이날 학술제의 첫 번째 세션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고도화(좌장 이재혁)’에선 △치매 한의표준CPG 고도화와 전문가 합의 연구(조성훈 회장)를, 두 번째 세션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신규 개발(좌장 정인철)’에선 △조현병 스펙트럼장애 한의표준CPG 개발과정 및 전문가 의견 수렴(최유진 한의학연구원 선임연구원) △알코올 관련 장애 한의표준CPG 개발과정 및 전문가 의견 수렴(임정화 부산대 한방병원 교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한의표준CPG 개발(김윤나 경희의료원 교수)을 주제로 각각 발표가 진행됐다. 이날 조성훈 회장은 지난 2021년 발표된 치매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초판을 바탕으로 한의학적 치매 치료에 대한 근거를 체계적으로 축적하고, 이를 디지털 가이드라인 형태로 재구성하는 과정을 소개했다. 조 회장은 “개발된 지 5년이 경과한 치매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에 최신 임상 근거를 반영하고, 임상연구 및 경제성 평가를 통해 국내 실정을 반영한 개작이 시급하다”고 강조하면서 대전대 산한학협력단(연구책임자 정인철)과 ‘치매 한의임상진료지침(이하 한의표준CPG) 고도화 및 표준임상경로(이하 한의진료CP) 개발’에 착수, △한·중·일 CPG를 반영한 치매 한의표준CPG 고도화(Hybrid adaptation) △디지털 가이드라인 인증 및 출간 △근거 강화를 위한 임상연구 △한의표준CPG 개작, 인증·출간 △4종(한의원, 한방병원, 협진의료기관, 공공의료기관)의 치매 한의진료CP 개발을 완료하고, 이를 적용한 임상연구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조 회장팀은 알츠하이머형·혈관성 치매환자를 대상으로, 항치매약물 단독요법 대비 한약 병용요법, 침·전침 치료 등의 효과성을 MMSE, MoCA, ADL, BEHAV-AD 평가척도를 적용해 분석했으며, 인지기능·일상생활능력·행동심리증상(BPSD) 개선 여부를 체계적으로 검토한 권고안을 CPG·CP에 담아낼 계획이다. 조 회장은 “이번 고도화 작업은 근거 상향 임상연구와 국내 최초 한·중·일 하이브리 수용 개작 방법론을 도입한 것으로, 치매 한의치료 표준화를 통해 치매 치료·관리에 대한 사회적 비용 절감과 더불어 국가 보건의료체계에서 한의진료 활용성을 증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현병 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한의표준CPG 개발 경과 발표에 나선 최유진 선임연구원은 한약 치료(온담탕가미, 억간산, 양심탕가미 등)와 침구요법이 조현병에 대한 △양성·음성증상 보완 △항정신병약물 부작용(체중 증가, 대사질환, 고프로락틴혈증 등) 완화에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최 연구원은 양성·음성 증상의 보완치료를 위한 한약 병용요법으로 △온담탕가미(조현병 대표처방) △억간산(치료저항성 조현병) △양심탕가미(전증 심비양허) △전광몽성탕가미(광증 기체혈어) △도담탕가미(전증 담기울결) △소요산가미(전증 간울비허)를, 침 치료의 경우 △백회(GV20) △인당(EX-HN3) △사신총(EX-HN1) △사지부 내관(PC6) △신문(HT7) △삼음교(SP6) △족삼리(ST36)에, 전침의 경우 △백회·인당(GV20·EX-HN3) △양측 태양(EX-HN5)에, 이혈지압은 △심(心) △간(肝) △비(脾) △위(胃)에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또 임정화 교수는 알코올 관련 장애에 대한 한의표준CPG 개발 과정과 초기 결과를 소개하며 “간·심혈관 질환, 암, 정신장애 등을 유발하는 알코올 사용 장애는 국내외적으로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초래하는 주요 질환군임에도 정신건강서비스를 이용한 비율은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면서 “재발 방지와 신체적·정신적 합병증 관리가 치료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갈근탕, 치자청피탕 등의 한약 요법과 침구치료가 △금주 유지율 향상 △금단증상 완화 △우울·불안감소 등에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기존 문헌 및 예비 임상연구 결과를 공유하며 “향후 표준화된 핵심임상질문(CQ) 도출과 체계적 문헌고찰을 통해 근거 수준을 강화한 최종 CPG를 완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ADHD에 대한 한의표준CPG 개발 현황을 공유한 김윤나 교수는 한의치료가 환자의 △주의집중력 향상 △과잉행동 감소 △충동성 조절 및 우울·불안 등 정동 문제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현재 ADHD는 약물치료 중심으로 관리되고 있으나 장기복용에 따른 부작용과 한계로 인해 대체·보완적 치료법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성인 환자에 대한 내용도 포함해 전 국민에 대한 적절한 관리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교수는 소아청소년 및 성인 환자에게 적용 가능한 한의치료(침 치료, 한약 투여, 한의정신치료, 한의기공명상 프로그램, 생기능 자기조절 훈련)가 주요 증상(부주의·과잉행동·충동성 증상)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해 진료 알고리즘을 구축했다. 이를 위해 △임상적 핵심 질문(PICO)을 선정하고, △주요 데이터베이스(PubMed, EMBASE, Cochrane Library 등)·전문 데이터베이스(CINAHL, AMED, PsychArticles 등)·한중일 대표 데이터베이스 등 14개 문헌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분석·평가를 진행했다. 김 교수는 “ADHD에 대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을 통해 한의진료의 표준화와 환자 만족도 향상은 물론 효율적인 의료자원 활용을 통한 건보재정 안정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향후 다양한 한의약 중재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의료진의 CPG 접근성을 강화해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
경희대한방병원 김윤나 교수, 유럽통합의학학회 최우수 포스터 발표상[한의신문]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김윤나 교수가 11월 15일부터 17일까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제16회 유럽통합의학학회에서 ‘ADHD에 대한 침 치료 효과: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 연구로 최우수 포스터 발표상을 수상했다. 해당 연구는 2023년 12월까지 발표된 ADHD 침 치료 관련 3000여 편의 임상연구 논문 중 선정기준에 부합하는 25편을 분석한 것이다. 분석 결과, 일반 약물 치료에 비해 침 치료가 과잉행동 증상과 불안 증상 개선에 유의미한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일반 약물 치료와 침 치료 병행 시 주의력 증상이 더욱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윤나 교수는 “한의학 연구의 우수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게 되어 기쁘다”며 “침 치료의 ADHD 치료 효과를 근거중심적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으며, 현재 개발 중인 ADHD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에도 중요한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한의임상진료지침 및 표준임상경로 개발'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전립선증식증 치료, 한의학이 앞장설 것”조충식 대전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편집자주>한국한의약진흥원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은 지속적으로 다양한 질환에 대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을 발간하고 있으며, 각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의 전자 파일 및 홍보용 리플릿, 인포그래픽 이미지 파일 등을 국가한의임상정보포털사이트(www.nikom.or.kr/nckm)를 통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에 본란에서는 각 지침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에 참여했던 연구원들의 기고문을 소개하고자 하며, 이번 주 소개작은 ‘전립선증식증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에 참여한 조충식 대전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의 기고문이다. 한국한의약진흥원(원장직무대행 신제수)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단장 이준혁)에서 지원해 개발된 ‘전립선증식증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이 최근 발간됐다. 이 지침은 임상 현장에서 마주하는 전립선증식증의 다양한 문제해결을 위한 근거기반 정보를 제공할 목적으로 개발된 진료 가이드다. ‘전립선증식증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은 전립선증식증에 대한 한의학 이론과 지식에 기반해 예방, 진단, 치료, 관리 등 일련의 한의의료서비스의 표준이 되는 정보를 체게적으로 종합해 개발한 기술서다. 지침은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 매뉴얼에 근거해 전립선증식증 질환을 전문으로 진료하는 한의사 및 연구 방법론 전문가와 협력을 통해 개발됐으며,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이 제공하는 검토·인증 절차에 따라 방법론적·임상적·기술적 타당성 등을 인정받았다. 인구노령화와 함께 빠르게 증가하는 ‘전립선증식증’ 전립선증식증은 나이가 들면서 전립선의 크기 증가로 요도폐색과 하부요로 자극증상이 나타나는 증후군인데, 임상적 측면에서는 하부요로 증상, 양성 전립선 종대, 방광 출구 폐색 등의 3요소로 구성되는 일련의 증후군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50세 이상의 남성에서 빈뇨, 야간뇨, 잔뇨감, 요절박, 약뇨, 복압뇨, 지연뇨 등 하부요로증상 호소를 전립선증식으로 정의한다. 전립선증식증은 인구 노령화와 함께 발생 빈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2022년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전립선증식증은 다빈도질환에서 48위를 차지하며, 만성 질환인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다음으로 많은 2억5643만8329일의 요양급여일수를 보였고, 진료비도 7184억3832만9000원으로 조사됐다. 전립선증식증 유병률 증가에 따라 의료비용도 늘어나 개인 및 사회의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립선증식증은 한의학적으로 ‘융폐(癃閉)’, ‘임증(淋證)’ 등의 범주에 속하며, 침, 뜸, 약물, 약침 등 여러 치료법이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다. 전립선증식증은 인구 고령화에 따라 발생 빈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이런 여건들을 고려할 때, 전립선증식증의 조기 진단과 근거 치료가 절실히 필요한 실정이다. 전립선증식증 한의임상진료지침 개발 이유는? 한의치료에서도 임상현장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전립선증식증 임상진료지침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의학적 치료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일선 한의사들의 치료 방식이 통일되어 있지 않고, 결과의 평가 또한 어려운 실정이었다. 이에 전립선증식증 환자를 진료하는 한의원, 보건소 등의 1차 의료기관 및 한방병원, 대학병원 등 모든 한의 임상현장에 한의 진단·치료·예방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해 의료의 질을 높이고, 국민 건강증진에 기여하고자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전립선증식증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을 개발하게 됐다. 전립선증식증 치료법이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국내외 여러 전립선증식증 진료지침을 검토하고,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 매뉴얼을 준용해 체계적 문헌검색을 수립했다. 또한 전체 한의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의료소비자의 니즈와 현황 설문조사를 통해 실제 임상 상황을 반영했다. 근거에 기반한 지침개발을 통해 전립선증식증 환자 내원 시 표준화된 진단 기준을 적용하고, 전립선증식증의 한의 단독 치료와 한·의 협진 치료를 선택할 수 있도록 진료 알고리즘을 제시했다. 특히 침, 뜸, 한약, 약침 등의 치료방법을 임상적 상황에 따라 단독 또는 복합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권고문을 제시했다. 뿐만 아니라 전립선 수술 후유증에 대한 임상적 상황에 따라 한의 단독 또는 한·의 협진 치료를 적용할 수 있도록 권고문을 제시했다. 전립선증식증에 대한 한의치료 설문조사 결과 200명의 환자 및 일반인 대상 설문조사 결과, 전립선증식증의 치료 및 관리에 대한 높은 요구가 있었다. 치료 방법으로는 양방 의료기관을 방문하거나 식이, 운동, 건강기능식품 등을 통한 자가 관리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의 치료 수단은 ‘침, 전침(54.3%)’, ‘한약(45.7%)’, ‘뜸(40.0%)’, ‘한방물리요법(37.1%)’ 순으로 경험했으며, 이 중 57.1%가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응답했다. 한의사 323명 대상으로 전립선증식증 환자의 진료현황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주로 시행하는 치료로는 ‘침(91%)’, ‘한약(78%)’, ‘뜸(57.6%)’, ‘전기침(40.9%)’, ‘한약제제(25.1%)’, ‘부항(16.1%)’, ‘물리치료(16.1%)’ 였다. 이를 근거로 핵심질문을 설정하고, 권고안을 마련했다. ‘전립선증식증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연구진은 “표준화된 진단 및 치료를 원칙으로 하는 한의 전립선증식증 임상진료지침은 임상현장에서 한의사의 진단 및 치료방법에 대한 결정을 도와 근거 중심 치료의학으로서 한의학의 위상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은 국가한의임상정보포털 사이트(www.nikom.or.kr/nckm)를통해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전자 파일 및 홍보용 리플릿, 인포그래픽 이미지 파일 등을 무료로 제공 중이다. -
‘2022한국한의약연감’을 통해 본 한의계 주요 현황④[한의신문=강준혁 기자] 최근 한의약 관련 주요 통계현황을 행정·교육·연구·산업 등 4개 분야로 나눠 수록한 ‘2022한국한의약연감’이 발간됐다. 본란에서는 2022한국한의약연감에 수록된 내용을 분야별로 살펴본다. <편집자주> 한의약 분야에 대한 정부의 연구개발(R&D) 투자는 ‘94년 한국한의약연구소(現 한국한의학연구원)가 개소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어 ‘97년부터 보건복지부의 한의학발전연구사업(現 한의약선도기술개발사업)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확장됐다. 이후 교육과학기술부(現 과학기술정보통신부·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한의약 분야의 정부 R&D 예산을 주로 투자해 왔으며, ‘04년부터는 한국한의학연구원이 기획과제 발굴을 통해 대규모 연구사업을 유치하기 시작했고, 지식경제부(現 산업통상자원부)·식품의약품안전청(現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의 한의약 분야 R&D 투자 또한 증가했다. ‘22년을 기준으로 투자된 한의약 R&D 총액은 전년보다 107억원 증가한 1436억4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 R&D 투자예산(28조6782억원)의 0.5% 비중이며, 보건의료 분야 R&D 예산(2조7241억원)의 5.27% 수준이다. 부처별 한의약 R&D 현황을 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71.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보건복지부 14.7%·교육부 5.1%·식약처 3.3%로 뒤를 이었다. 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19년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고 ‘20년 5월 시작된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은 사업기간 10년, 총사업비 1576억원 규모로 시행되고 있다. 해당 사업은 한의약육성법에 기반을 뒀으며 ‘근거 중심의 한의의료서비스 표준화·과학화로 품질 제고 및 보장성 강화’를 목표로 가이드라인 개발, 한의의료기술 최적화 임상연구, 약물상호작용연구, 질환별 한의중점연구센터 및 한의중개개인연구의 세부 분야로 구성돼 있다.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은 ‘22년 논문 225편(SCI 169편, 非SCI 56편), 국내특허 25건(출원 24건, 등록 1건), 식약처 임상시험계획 승인 2건(IND 1건, IDE 1건)의 성과를 이뤘다.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은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 지원 및 활용도 제고를 위해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 매뉴얼을 고도화하고, 한의표준임상경로 템플릿, 한약제제-합성의약품 병용투여지침 개발 지원을 위한 가이던스 및 템플릿을 개발·배포했다. 또 한의기반융합기술개발사업은 첨단 의료 및 과학기술의 융합을 통한 국민건강증진 기반 마련 및 한의약산업육성을 목적으로 한 사업으로, 한의융합 다빈도 난치성 질환 대응기술개발, 한의융합제품기술개발, DNA 활용 한의약 신기술개발, 한의임상진료지침센터 운영의 4개 지원분야로 구성돼 있다. 한의기반융합기술개발사업은 ‘18년도에 시작한 사업으로 ‘19년 이후 본격적인 정략적 성과를 도출하고 있다. ‘22년에는 SCI 논문 21건, 국내외 특허 3건 등 다수의 과학·기술적 성과가 도출됐으며,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시험계획 또한 승인받았다. 이와 함께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발주한 대표적인 연구과제로는 △한약(생약) 품질제고를 위한 시험법 개발 및 개선 연구 △한약(생약)제제 품질평가 기술 개발 연구 △한약(생약) 공정성 제·개정 연구 등이 있다. 이러한 과제들은 한약(생약) 전주기 품질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국제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2년에는 총 28개 과제에 47억3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한의약연구원의 주무부처로 ‘22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추진한 연구개발사업의 한의학 관련 주요 예산은 한국한의학연구원 연구운영비 지원 예산이다. 이를 기반으로 한의학의 과학화·표준화·기초원천기술 등의 기반기술 개발사업이 수행됐다. 그 외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개인기초연구, 집단연구지원 사업 등에서도 한의약 관련 연구사업들이 수행됐다. ‘94년 설립된 한국한의학연구원은 ’한의학 이론 및 기술, 한의의료행위 등에 대한 전문적·체계적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그 성과를 확산함으로써 관련 산업의 육성 및 국민보건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22년 12월 기준 4개 연구부·2개 연구센터·1개 연구전략부(산하 4팀)·3개 지원부(산하 11팀)·1개 센터로 조직이 구성돼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의 예산은 ‘13년 476억원에서 ‘22년 682억원으로 연평균 3.7% 증가했으며, 정원은 ‘13년 152명에서 ‘22년 333명으로 연평균 8.2% 증가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의 사업은 정부출연금을 재원으로 하는 주요사업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외 정부수탁(국가연구개발사업) 및 민간·공공기관 수탁사업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정부수탁 연구과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보건복지부·농림축산식품부 및 산림청 등으로부터 주로 수주해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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