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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성·경청·위기관리·지속가능…한의약 리더의 4대 조건”[한의신문] tvN 예능 프로그램 ‘벌거벗은 세계사’의 연자인 이성원 전남대 사학과 교수가 한의계가 처한 현실을 ‘불확실한 사막’에 비유하며 “한의약의 미래를 여는 리더는 통찰과 실천을 겸비한 ‘패스파인더(pathfinder)’여야 한다”고 강조하는 한편 한의약 리더십의 덕목으로 △공공성 △경청과 포용 △위기관리 △지속가능한 시스템 구축을 꼽았다. 경기도한의사회(회장 이용호·이하 경기지부)가 24일 경기지부회관과 온라인(ZOOM)을 통해 ‘2025 경기도 한의약 리더십 최고위과정’ 두 번째 강좌를 개최한 가운데 이성원 교수가 ‘역사로 보는 리더십’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이성원 교수는 정치사와 고전을 넘나드는 사례를 통해 “오늘날 리더는 공동체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고, 공공의 선을 향해 구성원을 묶어내며, 위기 속에서 실천으로 증명하고, 개인을 넘어선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의(醫)의 기원은 화살…치유는 공동체 수호의 역사” 동아시아에서 ‘의(醫)’가 어떤 의미로 출발했는지를 고대 문자에서부터 풀어낸 이 교수는 “약 3600년 전 상나라 후기에 만들어진 갑골문에서 ‘의’를 나타내는 글자의 핵심은 화살”이라며 “초기 의사는 샤만이자 추장이었고, 공동체를 괴롭히는 재앙과 질병을 물리치는 ‘퇴마적 치유’가 의학의 출발점이었다”고 설명했다. 중세의 문자에서 화살 옆에 ‘손으로 흔드는’ 형상이 결합되고, 오늘날 ‘술통(酉)’이 더해진 의(醫)의 구조는 “샤만적 치유에서 임상과 약물 치료로 진화한 의학의 역사적 층위가 글자 속에 남아 있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1920년대 티베트·운남 탐험가 조셉 록이 촬영한 사진을 언급하며 “오지 마을에서 샤만이 활과 화살을 들고 병자를 치유하는 장면은 마치 갑골문의 의사가 시간을 건너온 듯한 모습으로, 의학은 결국 공동체를 지키는 공공의 행위로 시작했다”면서 “한의약 리더십 역시 공공성 위에서 정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리더의 첫 역할은 ‘길을 찾는 자’…“경험의 함정 경계해야” 이 교수는 리더를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아내는 사람’에 비유하며 “실크로드는 길이 아닌 ‘오아시스에서 오아시스로 이어지는 생존의 연속’이었다”며 “한의계도 제도·시장·사회적 인식의 사막을 건너야 하는 시기인 만큼, 길을 제시하는 패스파인더형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리더에게 요구되는 핵심은 지속적 혁신, 즉 트랜스포밍 리더십이며, 객관적 데이터와 현실을 끊임없이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고대 그리스의 ‘안티키테라 기계’를 세계 최초의 데이터 기반 ‘슈퍼 컴퓨터’로 소개하며 “별자리·계절·방위를 계산해 항해를 가능케 했던 기계처럼 오늘날 리더도 주관적 감이 아니라 데이터와 근거를 통한 내비게이션 능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비전’은 리더의 의무…광기와 구분되는 ‘공공성’ 그는 리더의 덕목으로 ‘비전과 책임’을 제시하며 “케네디 대통령의 달 착륙 공약이 당대에는 망상에 가까운 선언으로 들렸으나 결과적으로 미국의 우주개발과 과학기술 체계를 출범시킨 것처럼 비전은 공동체를 새 길로 이끄는 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리더의 비전이 공공성을 잃으면 광기와 폭력으로 전락한다. 이 교수는 “히틀러의 비전은 세계대전과 학살로 귀결됐다”며 “강력한 리더가 있어도 견제와 균형이 없는 권력은 공동체를 파괴한다”고 경고했다. 두 번째 리더십 유형으로 ‘경청과 포용의 리더’를 제시한 이 교수는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가 말한 리더십은 ‘Doing things right’가 아닌 ‘Doing the right thing’으로, 결과보다 사람, 효율보다 공공의 선이 리더십의 출발점”이라면서 “1970년대 로버트 그린리프가 주창한 ‘서번트 리더십’처럼 리더의 과제는 타인의 니즈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분열의 시대엔 통합의 능력이 리더를 가른다” 또한 이 교수는 ‘위기관리형 리더(리스크 매니저)’를 제시하며 최근 국제질서의 충돌과 국내 정치적 혼란을 언급했다. 그는 “갈등과 불확실성이 일상이 된 시대에는 위기를 돌파하고 공동체를 통합하는 리더십이 절실하다”면서 “링컨은 위기의 정점에서 통찰·결단·소통·통합을 모두 구현한 지도자로, 링컨 기념관 의자에 새겨진 ‘파스케스(묶인 나뭇가지와 도끼)’의 상징처럼 통합이 권력의 상징이 아니라 공동체 생존의 조건이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시스템 구축형 리더’를 제시한 이 교수는 “이는 한 사람의 카리스마가 아니라 공동체가 지속적으로 작동하는 구조를 만드는 리더십으로, 예컨데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10년 만에 제국을 확장했으나 시스템 없이 무너진 ‘리더스 리스크’의 전형”이라면서 “슈퍼 히어로형 리더에 대한 로망은 여전하지만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것은 지속가능한 제도와 생태계”라고 말했다. 특히 세종대왕에 대해선 “당대 지식인들이 한글 창제를 반대했음에도, 세종이 주도해 문자를 만들고 새로운 ‘예악(禮樂)과 제도’를 작(作)하려 했다”며 “리더십의 최고 단계는 바로 ‘새 시대의 질서’를 설계하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한국사회는 실패를 두려워하고 질문을 주저하는 경직된 분위기가 여전히 강하다”며 “창의적 리더와 게임 체인저가 나오기 위해서는 다양성·실험·질문·토론이 살아 있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경청과 존중 속에서 사고가 확장된다”며 “한의계 역시 내부의 다양한 목소리를 살리고, 실패를 학습으로 전환하는 생태계를 갖춰야 미래를 열 수 있다”고 제언했다.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308)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최근 대학원 수업에서 대학원생들과 함께 자유로운 토론의 장을 만들었다. 정확하게는 질문을 던질 것을 요구하고, 내가 대답하는 수업을 해보았다. 수업을 진행하면서 질문을 하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에 따라 대답하는 Chat GPT를 현실에서 구현하는 것 같은 느낌이 이어졌다. 정해진 수업시간에 요약된 질문과 명확한 대답과 추가된 보충 질문에 대해 답변을 이어가면서 자연스럽게 문제의 중심으로 다가가는 듯한 느낌이 계속 이어졌다. 대학원생들에게 납득할 만한 논리를 제시하기 위해 나는 오랜 기간 한의학계의 현장에서 연마하면서 습득한 경험과 책, 각종 미디어에서 수집해 온 정보들을 하나로 녹여서 설득력 있는 논리를 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귀가하면서 나는 학창시절부터 읽어온 허준의 『동의보감』이야말로 AI와 맥락적으로 상통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됐다. 허준 선생은 문제를 절차적으로 분석하고 논리적으로 해결하고 추상화하는 컴퓨팅 사고력을 지닌 진정한 프로그래머가 아닌가 상상해보았다. 인간의 몸에 대한 이해와 생리적 과정, 병리적 변화, 자연과의 관계, 유형적 인식 등 인체와 관련된 각종 인문학적 지식이 융합적으로 표출되고 있는 『동의보감』은 문제해결형 프로젝트를 실행하기에 가장 최적화된 콘텐츠 소스이다. 오랜 기간 정답만 찾는 교육과 훈련에 길들여져 생존해온 한국의 엘리트 집단에 속하는 우리들은 한의학과 AI의 융합을 통해 데이터를 읽는 힘을 길러나가야 할 것이다. AI의 데이터를 읽는 힘은 잘 구성된 알고리즘의 힘에 의해 이루어진다. 허준의 『동의보감』이 바로 제대로된 알고리즘을 구현한 천재의 독창적 창조물이다. 학창시절 본과 4학년 때 임상특강에 강사로 오신 『동의보감』 전문가 김정제 교수님(1916〜1988)께서 내경편, 외형편, 잡병편, 탕액편, 침구편으로 이어진 다섯 개의 편을 각각 생리학, 해부학, 병리학, 본초학, 방제학, 침구학 등으로 연결지워 설명하시면서 “한의학의 모든 지식의 융합적 실체”라고 『동의보감』을 찬양하셨던 것이 기억난다. 『동의보감』의 융합적 모습은 허준의 융합정신의 소산이며, 이것은 현대 AI가 지향하는 컴퓨팅 사고와 통한다. 허준은 한의학뿐 아니라 역사학, 철학, 천문학, 지리학, 문학, 서지학, 과학, 환경학, 사회학 등 각종 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춘 ‘융합형 지식인’이었다. 이러한 지식의 중심에는 상상력과 통찰력에 근거한 실행력이 작동하고 있다. 우연인지 모르지만 『동의보감』은 원의를 손상하지 않는 범위에서 유명 의서들의 내용을 자신의 견해에 따라 조합하고 있다. 이것은 알고리즘을 활용한 데이터 트렌드에 부합하는 결과를 생성해내는 AI의 본질과 통한다. 패턴에 따라 최적화된 결과를 제시하는 AI의 구성의 미학 정신이 흐르는 것이다. 다양한 분야의 실용적 지식과의 융합을 추구해온 과거의 한의학의 선구자들의 노력은 허준의 『동의보감』 구성의 과정적 정신에 이미 녹아져 있다. 너무 오랜 동안 멀리서만 찾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 가까이에 있는 『동의보감』을 경시해온 것이 아닌가 반성해본다. -
“전통의학지식과 AI의 결합…과거로부터 미래를 발굴한다”[한의신문] 한국학중앙연구원 AI사회연구소(소장 한도현)가 한국포스트휴먼학회·경남대 교양교육연구소와 공동으로 ‘한국소버린AI포럼’을 창립, 지난달 18일부터 총 5회의 걸친 콜로키움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4일에는 전종욱 전북대 교수(한의사)가 ‘동의보감과 AI의 융합: 한국형 AI 혁신의 사회적 가치’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 전통 한의학과 AI 기술과의 융합을 통한 신약 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전종욱 교수는 “현재 AI는 모든 분야의 전문지식을 다 갖추고 있으면서, 한 사람의 인간을 도와줄 수 있는 그런 상황이 도래했다”면서 “이처럼 인간이 AI를 부리고 있는 시대에서, 과연 우리가 이젠 어떤 주인이 되어야 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운을 뗐다. 전 교수는 이어 “‘동의보감’에서 보듯 우주와 인체를 전일적으로 보는 방식이 한의학에 깊이 스며있는 것처럼, 전통시대 지식인들의 학문은 애초에 통합적이었고, 또 세상 모든 지식을 섭렵하기즐 주저하지 않는 ‘전지박학(全知博學)’의 강렬한 전통이 있어왔다”고 역설하면서, 일례로 조선후기 실학자 서유구가 편찬한 ‘임원경제지’ 중 특히 의학편 ‘인제지’가 갖고 있는 가치에 대해 중점적으로 설명했다(유튜브 전종욱의 4통8달 참조). 전 교수는 “‘인제지’는 조선후기 가장 방대한 종합의서로서 사실상 동의보감의 모든 내용을 포괄하고 있으며, △내인 △외인 △내외 겸인 △부과 △유과 △외과 △비급(구급상황) △부여(附餘·침구수혈, 수채시령, 탕액운휘, 구황 등 포함) 등 총 28편으로 구성돼 있다”며 “이중 ‘탕액운휘’는 매우 독특한 방식의 ‘처방 색인’을 의미한다”고 했다. 그는 아울러 “탕액운휘에는 본문의 4799개 처방이 다 색인화 되어 있고, 분량만 해도 A4 용지로 200페이지 가까운데 직접 검증해 보니 오류가 하나도 없다”면서 놀라워하면서, “이를 통해 통합과 박학뿐만 아니라, 지식 데이터를 치밀하게 정비하는 전통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는 AI시대에 무엇보다 요청되는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전종욱 교수는 조선 지식인의 이러한 지적 전통에 촉발받기도 하고 KAIST 의과학대학원에서의 특별한 협력연구를 발판으로 하여, 전통의약 지식기반 신약 개발 플랫품을 구축한 이야기와 더불어 그것을 활용해 유방암에 대한 항암화합물질 ‘루틴’을 발견한 과정을 담은 연구논문을 소개했다. 전 교수가 지난 2023년 SCI급 학술저널 ‘BMB’에 발표한 이 논문은, ‘인제지’와 ‘동의보감’에 수록된 수천 가지 처방을 기본 자료로 삼아 암(적취, 적괴, 혈괴 등을 포함)의 치료와 관련된다고 여겨지는 약재를 추출한 후 그 속의 식물성 화학물질(phytochemical)의 작동 양상을 미리 3D 가상 도킹 방식으로 스크리닝했으며, 그렇게 해서 뽑아낸 유력한 후보물질이 ‘루틴(rutin)’이었다. 루틴은 유방암 세포의 EGFR 수용체 신호를 차단할 수 있다고 스크리닝을 통해 예측했고, 그에 따라 암세포주와 마우스 실험을 수행해 실제 항암 효과를 입증한 것이다. 이와 함께 전통의약 지식기반 신약 개발 플랫품에 대한 2개의 특허 등록을 마쳤다고 밝힌 전 교수는 “이 두 가지가 한의약 기반 신약 개발의 두 방향을 상호보완적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특허를 받은 △한의학 고전을 기반으로 유력한 활성물질을 추적하는 방법(intra-herb approach) △최적의 약재궁합을 추적하는 방법(inter-herb approach)을 소개했다. 이어 전 교수는 누구나 이같은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공용 플랫폼 ‘메디플랜트(MediPlant)’를 시연하면서 전통의약지식을 활용한 신약 개발의 가능성에 대해 눈에 보이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 전 교수는 “이미 전통의약지식의 DB화가 상당한 시간 동안 진행되어 왔지만, 앞으로 AI 기술과 결합으로 지식을 참조하고 보존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과학적 가설을 발견하고 국가의 미래 연구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데까지 나아간다면서, 이것은 수백년 전 조선 문명, 아니 1만년 전 인류 문명의 과거로부터 미래를 새롭게 발굴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세종대 의서 의방유취(세종대왕기념사업회)의 번역책임자이기도 한 전 교수는 “고문헌에서 신약 개발까지 연결하는 방대한 플랫폼 구축 연구는 한·중·일 3국의 전통의학이 공통적으로 지향하는 목표이기도 하다”면서 “마치 동아시아 한자문명권처럼 ‘한의문명권’의 실체를 확인하여 세계의학에 기여하는 방안에 대해 한국에서 이니셔티브를 가지고 추진해 나간다면 국제적 차원의 대형 연구사업도 실행 가능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
“양생문화, 현대화된 다양한 콘텐츠로의 전환 필요”[한의신문] 한국의사학회(회장 차웅석)는 21일 경희대학교 스페이스21 한의과대학에서 ‘양생문화의 한의학적 시선’이라는 주제로 ‘제40회 정기학술대회’를 개최, 양생문화의 현대적 적용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했다. 이날 차웅석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예전부터 ‘양생’이라는 단어는 많이 들어왔지만, 최근 강의를 하다보면 건강과 양생에 대해 학생들은 또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면서 “평소 ‘미래세대의 건강 증진을 위해 양생에 대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오고 있었는데,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양생문화와 건강, 그리고 이와 관련된 교육의 발전방안이 도출되는 의미있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남일 명예회장은 축사에서 “최근 건강을 중시하는 트렌드에 맞춰 양생의 개념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번 학술대회 발표를 준비하면서 양생을 현대적으로 업그레이드시킬 필요성을 느꼈으며, 그런 과정에서 의사학의 역할이 분명히 있는 만큼 앞으로 그러한 역할을 찾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양생,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원리이자 방법론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류정아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한의학 四時 養生의 ‘禮記·月令’ 淵源 연구’를 주제로 한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AI를 활용한 한국양생의학 인물연구방법의 한의인문학적 탐색(김남일 경희대 한의대 교수) △‘성제총록(聖濟總錄)’에서의 양생(국수호 상지대 한의대 교수) △양생문화의 교육적 재구성: 고등학교 보건교육과 보건교사 양성과정을 중심으로(윤주연 가천대 교육학과 강사·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등의 발표가 진행됐다. 이날 류정아 교수는 발표를 통해 “양생의 개념을 현대화하자는 의견에 적극 공감하며, 현대화를 위해서는 일반인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수치화하는 작업 등의 사전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러한 관점에서 ‘사시(四時)’는 가장 근본적인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류 교수는 또 “양생은 추상적인 개념으로 어렵게 다가올 수 있지만, 생명은 자연에서 왔고, 자연 그 자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즉 양생은 생명을 어떻게 대우하고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원리이자, 방법론이라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또한 류 교수는 ‘黃帝內經素問·四氣調神大論篇’에 수록된 양생 관련 조문에 대한 설명과 함께 月令類 저작들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양생법 실천하는 내용들을 공유했다. AI와 시너지 발휘하기 위해선 ‘콘텐츠 개발’ 필수 이와 함께 김남일 교수는 자신의 저술인 ‘한의학에 미친 조선의 지식인들’, ‘근현대 한의학 인물실록’을 AI를 활용해 보다 다양한 방안으로 양생 관련 연구를 진행하는 방법을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김 교수는 “학문적 얼개를 ‘개인-사회-미래라는 관계망’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한의학적 인문학 연구로서 한의학 이론, 치료 개념, 인간관, 인체관, 생로병사, 의료와 사회, 질병관 등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역사기록 속에 보이는 치료 경험에 대한 의안화,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며, 아울러 치료 기록의 데이터베이스화, 한의학 지식정보의 디지털 콘텐츠화, 디지털 인문학적 방법론 도입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어 “새로운 학문적 소통구조로서 디지털 인문학을 한의인문학 연구에 접목시키기 위해서는 인문학적 지식과 호기심의 함양, 프로그래밍 언어 등에 대한 이해, 데이터 분석 및 시각화, 웹기술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이해 등이 중요하다”며 “더불어 협업과 프로젝트 관리 능력의 증대, 창의적 문제 해결능력의 함양, 윤리적 이해와 책임감, 커뮤니케이션 능력 향상 등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 교수는 “AI를 활용해 보면서 느낀 점은 한의학은 단순한 치료기술을 넘어 깊은 철학적·사회적·문화적 의미를 지녀왔으며, 이러한 측면이 시대의 변화와 위기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계승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는 것”이라며 “향후 AI는 지속적으로 발전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의학이 AI와 공생하고 상호간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며, 이러한 부분에서 의사학이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국수호 교수는 중국 송나라 휘종 때 조정에서 편찬한 방서인 ‘성제총록’과 관련 전승과정 및 구성, 교육 교재로서의 역할, 고려와 조선에 미친 영향 등에 대해 세부적으로 설명했다. 국 교수는 “성제총록을 보면 ‘補益門’, ‘食治門’, ‘神仙服餌門’에 양생과 관련된 내용이 주로 포함돼 있다”며 “우리나라에 미친 영향을 보면 ‘의방유취’를 통해 채집된 고려 의서나 ‘어의촬용’ 중 ‘성제총록’과 동일한 내용이 다수 확인되고 있다는 점에서 고려 후기에 성제총록이 어떤 의서보다 중시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할 수 있으며, 조선시대에서도 3대 의서인 ‘향약집성방’, ‘의방유취’, ‘동의보감’의 편찬에서 공통적으로 참고한 의사 11종 중 성제총록이 한 가지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양생문화와 보건교육의 통합방안은? 또한 윤주연 강사는 “현대사회에서 건강의 개념은 단순한 질병 유무에서 확대돼 정신적 안정, 감정 조절, 삶의 만족까지도 포함하는 개념으로 변화됐다”면서 “이런 가운데 양생문화는 기존 보건교육이 간과해온 통합적 건강관, 예방 중심 접근, 정서적·철학적 성찰 등의 요소를 내포하고 있어 현대 교육과정과의 결합 가능성이 높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비판적 담론분석(CDA)에 기반한 양생문화와 보건교육의 통합 분석을 통해 통합 가능성 및 한계, 발전을 위한 제언했다. 윤 강사는 “통합에 있어서의 한계는 △교직과정 필수교과에 양생 관련 내용 부재 △교육부 표준 교직과정 등에 전통 건강문화 관련 명시적 반영 부족 △제도적 중심 교육과정과의 연계 부족 등을 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윤 강사는 양생문화와 보건교육의 통합을 위해 △보건교사 양성과정에 ‘전통 건강철학’ 관련 과목 정규 개설 △비교과가 아닌 필수교과 또는 핵심역량 기준으로 양생문화 교육 내용 반영 △교수·학습 및 평가 설계에서 실천 중심 통합교육 체계 마련 △교육과정·교사교육·수업 실천의 연계 강화 등의 방안을 제언했다. 이밖에도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청강의감’과 ‘동의보감’의 대변 질환 치료의 특징 비교(윤홍걸·이병욱·김기욱/ 동국대학교) △일제강점기 한의진료기록에 대한 AI 기반 디지털 인문학적 분석사례: 지도화 및 처방 분석(김동율 경희율한의원/ 청강한의학역사문화연구소) △의서를 통한 맥진학습과 필요맥을 중심으로 한 맥진실습방안 고찰(이태형 경희이태형한의원) 등이 발표됐다. -
심평원 대구경북본부, 임직원 대상 CS 특강 실시[한의신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구경북본부(본부장 정영애·이하 대구경북본부)는 29일 임직원을 대상으로 고객 응대 역량 강화와 고객만족도 제고를 위한 CS(고객 만족) 교육을 실시했다. 최근 고객 응대 중 발생하는 감정 노동으로 인한 갈등과 반응 문제들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는 가운데 대구경북본부는 민원 응대 최일선에 있는 직원들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심리적 공감 능력과 상황 대처 역량 향상을 위해 이번 교육을 마련했다. 이번 교육은 △전문지식인과의 커뮤니케이션 △민원 응대 시 주의사항 △민원인과의 소통 역량 강화 △마음 관리를 통한 감정노동 부담 완화 방법 등의 주요 주제로 구성됐다. 특히 감정노동 극복과 관련해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기법과 일상 속 마음 관리를 통해 민원 응대 과정에서의 심리적 소진을 줄이고, 상대방과의 공감적 소통 역량을 높이는 방안을 제시해 참석 직원들의 높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정영애 본부장은 “정기적인 CS 교육과 직원들의 친절 의식 함양을 통해 민원 응대 개선에 힘쓰겠다”며 “지속적인 교육과 내부 시스템 개선을 통해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응대 서비스를 제공하고, 동시에 직원의 심리적 건강도 함께 챙겨가겠다”고 전했다.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289)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벌써 13년 전 필자는 『한의학에 미친 조선의 지식인들(부제: 儒醫列傳)』이라는 제목의 책을 펴낸 기억이 있다. 한국 한의학을 인문학적 연구로 시행하는데 있어서 인물에 대한 연구는 중요한 구성요소이다. 조선시대에 국한해 본다면, 의학 종사자들은 일반적으로 △儒醫 △業醫 △藥種商의 세 부류로 나뉜다. ‘儒醫’는 儒學을 연구하는 학자가 의학을 공부하여 의사가 된 경우이고, ‘業醫’는 대대로 醫業을 가업으로 하는 중인층에 속하는 의사들을 말하며, 藥種商은 단순히 약물을 사고파는 약물판매업자들을 말한다. 조선 전 시대를 통틀어 의학에 조예가 깊었던 유의들은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많다. 儒醫란 일반적으로 儒敎的 사상을 바탕으로 醫學의 理致를 연구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넓은 의미에서는 당시 지식인들 중에서 의학의 이치에 통달하여 의학 연구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을 말하기도 한다. 이 중에는 의학적 지식이나 의료기술에도 정통한 학자가 있었는가 하면, 학자라고는 하나 실제로는 의학을 전업으로 삼는 사람도 있었고, 학자였지만 개인적인 필요에 의하여 의학을 연구한 사람 등 여러 가지 형태가 있었다. 우리의 전통의료가 민간의료의 수준을 탈피해 이론적 근거를 가지게 된 것은 이러한 유의들의 노력에 힘입은 바가 크다. 유의들은 문자에 대한 이해가 높으며 사물에 대해서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욕구도 강하기 때문에 단순한 치료경험이나 전래되어 오던 秘方들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정리하고자 하였다. 또한 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저술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으므로 의서의 편찬은 대부분 이들에 의해 이뤄졌다. 우리나라에서는 의학이 시초부터 지식인들인 儒子가 중심이 되어 연구되었기에 유의는 일찍부터 존재하였다. 三國時代의 고구려에는 侍醫, 백제에는 醫博士, 採藥師, 呪噤師 등 높은 職任을 가진 의사들이 존재하였다. 이들은 교육자이며 어의들이었기에 지식 수준이 높았을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여 유의의 초기적 형태를 지닌 의사들이었을 것이다. 南北國時代의 신라에는 ‘醫學’이라는 교육기관이 존재하였다. 특히 신라의 ‘醫學’에서 교육한 교육내용이 『本草經』, 『甲乙經』, 『素問經』, 『鍼經』, 『脈經』, 『明堂經』, 『難經』 등 醫經이 중심이었기에 수준이 높은 의사들이 계속해서 배출되어 유의가 나올 수 있는 기본적인 토양은 이 시기에 이미 만들어져 있었음을 알 수 있다. 高麗時代에는 과거제도가 정비되어 과거시험을 거친 자들이 의사로 활동하게 됨에 따라 학문적 소양이 뛰어난 의사들이 많아지게 되었다. 이러한 분위기는 지식인 가운데 의학에 조예가 깊은 인물들을 많이 만들어내어 유의가 지속적으로 많아지게 되었다. 金永錫(1079-1166)과 같은 인물이 그 전형이라 할 것이다. 朝鮮時代에는 전시기에 걸쳐 수많은 유의들이 출현하게 되는데, 이것은 백성들을 편안하게 돌봐 주어야 한다는 治者의 원리를 표방하는 儒學의 학문적 지향점과 궤를 같이 하기 때문이다. 특히 민간에는 유학자이면서 의학에 조예가 깊었던 수많은 의가들이 활동하면서 儒醫는 하나의 醫師의 종류로 확실히 각인되게 되었다. 許浚(1539∼1615), 柳成龍(1542∼1607), 丁若鏞(1762∼1836), 李圭晙(1855∼1923), 金宇善, 曺倬(1552∼1621), 李昌庭(1573∼1625), 尹東里(1705∼1784), 李濟馬(1837∼1900) 등이 이러한 儒醫에 속하는 인물들로 이들에 대한 조사연구는 한국 한의학의 역사적 전통에 대한 새로운 각도의 접근방식이라고 할 것이다. -
[시선나누기-39] 보이지 않는 경계문저온 보리한의원장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공연 현장에서 느낀 바를 에세이 형태로 쓴 ‘시선나누기’ 연재를 싣습니다. 문저온 보리한의원장은 자신의 시집 ‘치병소요록’ (治病逍遙錄)을 연극으로 표현한 ‘생존신고요’, ‘모든 사람은 아프다’ 등의 공연에서 한의사가 자침하는 역할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당신의 눈에 어느날 이런 글귀가 들어온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칠 안내문이다. <내가 바로 국민배우 시즌8> 시민연극배우 교육생 모집 ―연극 관람을 너무 좋아하나요? ―한 번쯤 배우가 되기를 꿈꿨나요? ―연기, 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나요? ―언젠가 무대에 서는 꿈을 꾸셨나요? ―연극에 관심과 열정이 있는 성인 누구나! 시민. 배우. 연기. 그리고 ‘관심’이라는 말과 ‘누구나’라는 말이 머릿속을 비집고 들어선다. 이 너그러운 단어들은 흐릿하고 열린 경계로 당신을 맞이한다. 당신은 당신을 짚어본다. 나의 관심은 무엇인가... 내가 눈 둘 데를 찾는 그것. 거기 마음이 함께 가닿는 그것. 나는 이쪽인가, 저쪽인가? 그리고 당신은 ‘시민연극배우 교육생’이 되기로 한다. 1월부터 11월까지, 매주 월요일 저녁 두 시간을 바치며, 11월에는 발표회를 겸한 공연을 올린다는 거대한 계획에 발을 담근다. 그것까지를 다 헤아리기에는 당신의 상상력이 부족하지만, 그것은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구체적인 두려움과 부담감이 엄습하지 않으므로. 안내문에는 신청서 작성을 위한 큐알 코드가 첨부되어 있고, ‘면접 후 개별 통보’라는 문구도 있다. 면접...을 신청한다. 이 모든 과정이 단 몇 분 안에 일어날 수 있다. 혹은 몇 주. 그 시간 동안 당신의 심장은 빠르게 뛴다. 가슴이 설렌다. 무모하다...고 느끼며 피식 웃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육박하는 열차처럼 열 달이 흘러간다. 극장 바닥에는 ‘보이지 않는 경계’라는 글귀가 비춰지고 있다. 연극의 제목이다.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는 무대. 글자의 한가운데를 칼로 베듯 지나는 흰 선이 있다. 저 한 줄로 인해 보이지 않는 것은 보이게 된다. 문자로만 된 ‘보이지 않는 경계’와 ‘보이지 않는 경계’는 다르다. 그 뜻을 생각하게 만드는 문자와는 다르게, 그 위에 그어진 선명한 저 줄은 그 자체로 이쪽과 저쪽을 나누는 경계선이 되며, 동시에 ‘보이지 않는 경계’를 부정하는 의미로까지 나아간다. 나는 이쪽인가, 저쪽인가. 혹은 이쪽과 저쪽을 나누는 경계심 그 자체인가. 색색의 조명과 더불어 문자이미지가 주는 맛을 천천히 음미한다. 극은 80분 동안 가열차게 전개된다. 무대에 동시에 등장한 배우들은 한순간도 무대를 벗어나지 않고 극 전체를 지탱한다. ‘열두 명의 성난 사람들’이라는 원작을 각색한 연극은 여덟 명의 배심원을 무대에 세우고 단출한 육면체 나무 의자로 배우들의 동선을 바꾸어 가면서 80분 내내 탁구공처럼 대사를 쏟아내게 한다. 살인사건을 심판하는 배심원들은 어린 소년부터 귀부인, 가난한 노파, 소심한 중년남자와 지식인 여성 등 다양한 캐릭터로 자기주장을 펼친다. 문제는 이 심판이 만장일치여야 한다는 것. 재판 과정에서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여겨지는 사건을 두고, 그러나 오직 한 사람의 배심원이 그 ‘충분한 증명’에 대해 의심의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 그것은 말 그대로 충분한가? 증거라는 것은 말 그대로 믿을 만한 것인가? 혹여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은가? 한 사람의 목숨이 달린 일인데 일말의 의혹이라도 남기지 않아야 하는 것 아닌가? 우리의 믿음은 얼마나 근거 있나? 만장일치를 위해 배심원들은 의견을 피력하고 유죄 찬성과 반대를 투표한다. 처음의 7대1은 점점 흔들리기 시작한다. 어린 소년만이 반대하던 초반의 분위기는 배심원 각자가 살아온 인생을 토로하고 세계관을 피력하면서 분노와 악다구니로 범벅된다. 우리가 본 것은 얼마나 정확한가. 우리가 들은 것은 얼마나 확실한가. 우리의 믿음은 얼마나 근거 있나. 우리는 이미 누군가를 적대시하고 있고, 이미 피로하며, 이제까지 믿어온 것을 이제 와서 바꿀 여력이 없다. 세상은 뻔하며, 그런 사람들은 당연히 그러하며, 다들 그렇다고 하는 것에 손드는 것이 다수에게 좋다. 나에게도 손쉽다. 칼부림으로까지 치달은 무대는 소년 배심원의 차분한 논리에 말미암아 차근차근 정리된다. 배심원들은 각자 고집하던 주장을 꺾을 수밖에 없는 어떤 지점을 맞닥뜨리며 절대 넘을 수 없을 것 같던 경계를 넘는다. 7대1은 1대7로 바뀌고, 만장일치여야 한다는 대전제 하의 인간들은 자신의 치부까지 쏟아낸 허탈과 스스로를 설득한 평화로 새 국면을 맞이한다. 자신을 주장하는 논리와 자신이 정한 경계를 뒤집을 수 있는 인간의 훌륭함이 거기 함께 있다. ‘관심’과 ‘꿈’을 떠올렸던 한순간 “다들 초보예요. 열 달 연습했죠. 네, 완전 초보들이 연습해서 여기까지 온 거죠. 일주일에 하루 하다가 막바지에는 이틀도 하고 사흘도 하고.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특히 소년 배심원 저 친구요. 아뇨, 여자예요. 성별을 지정한 건 아니고요. 원작에 소년이라고 나와서 저 친구가 남자아이처럼 차려입은 거예요. 목청이요? 연습할 때 제가 말해요. 에너지를 크게 가지라고. 제일 뒷줄에 앉은 할아버지도 들을 수 있을 만큼 대사를 말하라고. 기분 좋죠. 다들 너무 잘해줬어요. 잠시라도 무대 밖으로 나가는 사람이 아무도 없잖아요. 80분을 쉬지 않고 같이해야 해요. 주고받는 리듬도 좋아야 하고요. 칭찬을 많이 해줄 거예요. 저요? 저는 1기예요. 2기부터 연출을 맡았죠. 아뇨, 그전엔 해 본 적 없어요. 저희를 가르치신 극단 연출께서 ‘너희들 힘으로 서야 한다’ 하시면서 연출을 맡기셨어요. 그래서 여기까지 오게 됐죠. 네, 기쁩니다. 우리 배우들 너무 잘했어요.” 벅차게 무대를 바라보는 연출가의 얼굴이 상기되었다. 그도 처음 멈춰서서 안내문을 읽던 때가 있었을 것이다. ‘관심’과 ‘꿈’을 떠올린 한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
코로나19 치료는 한의원에서![한의신문]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이하 한의협)가 네이버 지식인 상담한의사들과 함께 국민들의 건강 및 질병에 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다시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의 한의약적 치료를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네이버 지식인 배너광고를 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광고는 오는 11월3일까지 진행되며, 네이버 지식인–Q&A–건강–한의학 분야의 관련 질문에 들어가 최하단의 ‘코로나 치료는 한의원에서-한의사는 언제나 국민의 곁에 있겠습니다’라는 배너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배너광고를 클릭하게 되면 한의협 홈페이지 내의 ‘코로나19 후유증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라는 제하의 카드뉴스 페이지(https://www.akom.org/Home/AkomArticleKmediActivities/1143710?KmediActivitiesType=2)로 들어가게 된다. 카드뉴스에서는 “‘22년 중앙방역대책본부 발표 내용에 의하면 코로나19 완치 이후 피로감, 호흡곤란, 건망증, 수면장애, 기분장애 등 후유증 증상이 조사 대상의 20~79%에서 확인되었다”고 밝힌다. 또한 “이렇게 다양한 후유증 증상을 방치할 경우 만성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증상에 맞는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며 “한의원과 한방병원에서는 환자의 증상, 건강 상태, 체질을 종합적으로 진찰해 개인에 맞는 처방으로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를 진행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카드뉴스에서는 주요 후유증 치료에 효과적인 은교산, 연교패독산, 갈근탕 등의 한약 처방과 함께 침‧뜸‧부항 치료 등 다양한 한의치료를 통해 1:1 맞춤 치료‧처방이 가능하다는 점을 함께 설명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의협 관계자는 “최근 다시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국민들의 고통과 걱정이 커지고 있기에 이번 온라인 홍보를 준비했다”며 “가까운 한의원 및 한방병원에서 코로나19 및 후유증을 극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의성 허준의 동의보감’ 출판기념회 성료[한의신문=강준혁 기자] ‘의성 허준의 동의보감-분단의 땅 파주DMZ에서 뿌리를 찾다(저자 허현강, 도서출판 행복에너지)’ 출판기념회가 20일 대한한의사협회관 대강당에서 성황리에 진행됐다. ‘의성 허준의 동의보감’은 양천 허씨 일가의 후손 중 한 명인 허현강 선생이 허준 선생의 민중을 향한 애민정신과 이타정신을 살리고, 허준 선생에 대해 세간에 잘못 알려진 정보들을 바로잡아 올바른 역사를 알리기 위해 저술했다. 허현강 선생은 “의성 허준의 의지를 받들어 동양학을 50여 년 동안 수학하면서 대한민국의 미래가 동양학에 있다고 판단했고, 이를 디지털 시대의 나침반이 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대한민국의 미래가 더 강성하고 풍요롭게 되는데 의성 허준의 사상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허 선생은 이어 “이 책이 나오기까지 격려해 주시고 도움 주신 많은 분들, 무더운 날씨에도 오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 인사를 올린다”고 말했다. 책은 특히 허준과 동의보감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은 진실에 집중한다. 그중 하나는 동의보감이 담고 있는 사상의 중심에는 조선시대를 지배하고 있던 유교적 사상과는 다른 방향성을 가진 도가적 사상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러한 사실은 허준과 학문적 교유를 맺고 있었던 당대의 지식인들을 역추적함으로써 파악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책에는 허준의 부모관계, 그가 의술을 배우고 대성하게 된 과정까지의 여러 부분에 대한 지식, 집념에 가까운 취재가 총망라돼 있다. 또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동의보감의 저자, 허준이 품었던 사상과 철학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장, 허평환 양천허씨대종회장, 이을형 한민족학세계화본부 총재, 이양재 만국평화재단 이사장 등 각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장은 이날 축사에서 “의성 허준은 우리 한의학의 발전과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위인이자, 세계의학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업적을 남기신 분”이라며 “우리 한의사들은 의성 허준의 유지를 이어 언제나 국민 곁에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이어 “의성 허준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집대성한 허현강 선생의 출판을 다시 한번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허평환 양천허씨대종회장, 이을형 한민족학세계화본부 총재, 이양재 만국평화재단 이사장 등 인사들은 의성 허준에 대한 정확한 사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 온 허현강 선생에게 덕담의 말을 건넸다. -
효과적이고 독창적인 대국민 한의약 홍보 주력[한의신문=기강서 기자]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가 11일 비대면 방식으로 제1회 홍보위원회를 개최, 효과적이고 독창적인 대국민 한의약 홍보에 주력할 수 있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홍보위원장에 선임된 김영호 한의협 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국민에게 한의계를 알리고, 한의약 이미지를 한층 더 제고하기 위한 홍보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모여주신 홍보위원들에게 감사 드린다”며 “국민을 위해 보다 효과적이고 독창적인 한의약 홍보 방안이 많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진 회의에서는 △한의약 논문을 활용한 정기 홍보물 발행의 건 △대한한의사협회 로고 개선의 건 △동영상 콘텐츠 제작 및 유튜브 홍보의 건 △전국 홍보임원 연석회의 개최의 건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 홍보의 건 등이 논의됐다. 한의약 논문을 활용한 정기 홍보물 발행에 대한 논의에서는 한의약 논문을 선정, 포스터 및 카드 뉴스 등의 홍보물을 정기적으로 발행해 회원들에게 제공키로 했다. 홍보물 제작은 대상 논문이 확정된 이후 김청림 홍보위원이 활동하고 있는 인테그리티 팀과 이소연 홍보위원이 함께 제작·발행키로 결정했다. 또한 대한한의사협회 로고 개선의 건에서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협회 로고는 제작 및 사용 기한이 오래된 만큼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 경기도한의사회의 로고 변경을 진행했던 유동원 홍보위원이 향후 기획안을 마련키로 했다. 이후 제출된 기획안을 바탕으로 협회 로고 개선의 방향성 등을 다시 정하기로 했는데, 다만 로고 변경은 대의원총회 의결이 필요한 중·장기적인 사업인 만큼 충분한 시간을 두고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동영상 콘텐츠 제작 및 유튜브 홍보의 건은 인플루언서 연계 콘텐츠 제작, 다큐멘터리 제작, 체험 수기 공모전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양질의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유튜브 채널 활성화와 더불어 파급력 있는 대국민 한의약 홍보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외국인 대상 한의원 치료 체험 제공 콘텐츠 제작 △질환별 주제로 유튜브 영상 제작 △한의 관련 CM송 제작 △네이버 지식인 활동 및 백만 유튜버 원장 섭외 △공모전을 통한 한의 관련 슬로건 확보 등의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다. 특히 동영상을 제작하기 위한 대상 섭외 전 어떤 주제로 콘텐츠를 제작할 것인지 확실히 결정하고, 단기적인 주제가 아닌 1년 정도 지속할 수 있는 장기적인 주제를 선정하자는 의견을 모았다. 이어진 회의에서는 전국 홍보임원 연석회의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개최키로 했으며,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 홍보와 관련해서는 한약의 긍정적 이미지 제고를 목표로 진행키로 했다. 이밖에도 △용어 통일화 작업 △한의약 광고 진행시 홍보문구 삽입 의무화 규정 등 홍보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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