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뇌 기반 질환 이해 및 예방의학적 접근 조망[한의신문] 대한예방한의학회(회장 이해웅)는 7일 대전대 대전한방병원 컨퍼런스룸에서 ‘뇌 기반 연구와 임상 적용’을 주제로 대전대 만성피로증후군(ME/CFS) 중점연구센터와 공동으로 ‘2025 추계 학술대회 및 제8회 만성피로증후군 심포지엄’을 개최, 뇌 활동 관찰·분석 기술를 비롯해 AI를 활용한 통증의 이해, 뇌를 통한 만성피로증후군 치료 전략 등 최신 연구 결과가 공유됐다. 이날 이해웅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심포지엄은 뇌를 기반으로 한 질환 이해와 예방의학적 접근을 함께 조망해보는 뜻깊은 자리로, 회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이번 학술대회 공동 개최를 계기로 앞으로도 양 기관이 지속적인 협력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먼저 박해모 상지대 한의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1부 발표에서는 △뇌활동 관찰·분석 기술들의 발전과 한계(김기웅 충북대 교수) △뇌파의 심층적 이해와 임상적 예를 통한 해석(이찬희 한국뇌연구원 선임연구원) △뇌의 뉴런 흥분-억제 균형 전략과 네트워크 원리(이병욱 카이스트 교수) △AI 계산과학적 방법을 통한 통증의 이해(김창업 가천대 한의대 교수)를 주제로 발표됐다. 만성 통증을 보는 새로운 접근법 제시 김창업 교수는 발표에서 “전통적으로 소뇌는 운동 조정 및 학습의 중추로 알려져 왔지만, 최근 인간 뇌 영상 연구들은 유해자극이나 병적인 통증 상태에서 소뇌가 일관되게 활성화됨을 보고하고 있다”며 “이는 소뇌가 단순히 통증 신호를 수동적으로 전달받는 것이 아니라, 주관적인 통증 경험을 구성하는 데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핵심 계산 허브임을 시사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통증을 베이지안 관점, 예측 코딩 이론(나아가 능동추론 관점)으로 이해하려는 시도가 점점 더 지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어 “만성 통증을 바라보는 전통적인 관점이 ‘신경계 손상으로 인해 지속적인 통증 신호가 발생하는 상태’로 이해한다면, 정밀성 엔진 모델의 새로운 관점에서는 ‘감각의 문제가 아니라 계산의 문제’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즉, 만성 통증은 ‘고장난 경보 시스템’이 아니라 경보의 ‘신뢰도 다이얼’이 최대값으로 고정돼 내려오지 않는 계산상의 오류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교수는 “소뇌는 감각과 믿음이라는 두 정보의 흐름을 통합하는 정밀성 엔진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 엔진은 베이즈 추론 원리에 따라 두 정보의 정밀도를 가중해 최종적인 통증 인식을 동적으로 구성한다”며 “플라시보, 통증과민, 만성 통증과 같은 다양한 현상은 모두 이 정밀성 균형의 변화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며, 이러한 계산적 이해는 통증 조절을 위한 새로운 분자 및 회로 수준의 치료 표적으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최영현 동의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2부 행사에서는 △비침습적 뇌자극 방법들의 임상응용 가능성과 한계(신화경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의료명상의 치유 크기와 작용점의 이해(김종우 경희대 교수) △침 자극을 활용한 중독 치료의 원리와 가능성(양재하 대구한의대 교수) △암환자의 불안·우울 패턴과 한의치료 이용도 분석(김동수 동신대 교수) △뇌를 통한 만성피로증후군의 병태생리 이해와 치료전략(손창규 대전대 교수) 등의 주제가 발표됐다. ‘MQT-SH’, 명상·기공 융합한 표준화된 프로그램 신화경 교수는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뇌신경계 손상 및 장애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기존 치료에선 약물 치료의 한계, 수술적 치료의 위험, 재활 치료의 정체 등의 한계로 인해 새로운 패러다임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현재의 뇌 자극 기술을 △비침습적 기술(TMS, tDCS 등) △침습적 기술(DBS 등으로 파킨슨병 및 우울증 치료) △신경 조절(뇌 기능 개선 및 신경 재활에 활용) 등으로 분류하는 한편 미래의 뇌 자극 기술로는 △개인 맞춤형 신경 자극(AI 기반 최적화된 치료법 개발) △웨어러블 전자약(소형화, 휴대성을 갖춘 실시간 신경치료 가능)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생각만으로 기기를 제어하는 기술 발전) 등으로 분류한 신 교수는 “이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통해 알츠하이머, 뇌졸중 등 난치성 뇌 질환 치료의 가능성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안전성 확보, 윤리적 문제 해결 및 공정한 접근성 보장은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의료명상에 대한 주요한 치료 효과를 연구 결과를 통해 제시한 김종우 교수는 명상과 기공을 융합한 표준화된 프로그램인 ‘MQT-SH’를 소개하며, “MQT-SH는 기존 한의계에서 쓰이는 전통적 치료법(기공)과 현대화된 정신요법(마음챙김)을 통합한 새로운 의료기술”이라며 “서구 임상현장에서 활용되는 ‘MBSR’ 프로그램과 비교할 때, 기공요소가 포함된 MQT-SH는 한국과 동아시아 문화권의 환자에게 높은 적합성을 기대할 수 있으며, 기·호흡·움직임을 아우르는 전인적 치료를 제공함으로써 실제 의료 현장에서 적용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불안·우울 동반한 암 환자의 한의의료 현황은? 이어 김동수 교수는 “암 환자는 치료 과정에서 신체적인 통증뿐만 아니라 심리적 스트레스 요인에도 직면하게 된다”며 “암 환자의 정서적 어려움은 치료 순응도와 회복력에 영향을 미쳐 삶의 질 저하를 유발할 수 있으며, 면역 기능 악화나 염증 반응 증가와 같은 생리적 변화를 초래해 생존율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많은 암 환자들이 암으로 인한 증상 관리 및 암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 완화, 전반적인 정서의 안정 등을 위해 전통의학과 보완대체의학을 활용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암 환자의 한의의료 이용에 대한 연구는 주로 피로·구역 등 암 치료 부작용의 완화, 암성 통증 관리, 면역력 강화 등 신체적 증상의 관리 효과에 초점을 맞춰고 있어, 불안이나 우울을 경험하는 암 환자의 한의의료 이용패턴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한국의료패널 데이터를 활용해 진행한 ‘암 환자의 불안·우울 패턴과 한의치료 이용도 분석’에 대한 연구 과정을 공유한 김 교수는 “연구 결과 성별과 동반 질병이 심리적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정서적 상태가 질환 누적에 영향도 주기도 했으며, 더불어 암 환자들은 진단 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심리적으로 적응해 가는 경향이 확인됐다”면서 “불안·우울이 없는 환자는 암 진단 후 3년 이내 한의의료 이용의 가능성이 높았던 반면 불안·우울이 있는 환자의 경우에는 진단 후 5년 이상 지난 시점에서 한의의료의 이용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만성피로증후군 중점연구센터장을 맡고 있는 손창규 교수는 마지막 발표를 통해 만성피로증후군의 최신 지견을 공유했다. 손 교수는 “기존에 유럽에서는 만성피로증후군을 신경계 염증 반응으로, 미국에서는 정확한 기전이 밝혀지지 않은 복잡한 증후군의 개념으로 이해했지만, 코로나 시절을 겪으면서 유럽 쪽 가설이 힘을 받게 됐다”고 운을 뗐다. 그는 또 “최근에는 만성피로증후군과 근육통증성 뇌척수염이 합쳐져서 바이러스감염후 피로증후군으로 진단됐고, 그 이후 전신활동불능증이라는 병명으로 연결됐다”면서 “이같은 병리반응의 장소로 뇌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스트레스-간-뇌-피로를 연결하는 축에 주목하며, 간을 피로·기력 소진의 근본으로 본 한의학 이론(肝者罷極之本, 火爲元氣之賊)을 인용, 간·트립토판·세로토닌 대사와 스트레스 반응의 연계를 통합하려는 시도를 소개했다. -
재택 임종기 파킨슨병 환자에 침·한약 중재…‘존엄한 죽음’ 도와▲본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KBS 인간극장 '열혈 한의사 방호열' 캡처) [한의신문] 우리 사회는 초고령화사회 진입,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제도화, 개인의 존엄한 죽음에 대한 인식 확산 등으로 ‘웰다잉’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파킨슨병 환자에 대한 임종기 가정 호스피스 완화의료에서 침 치료, 한약 투여 등 한의학적 중재가 증상 관리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국제 학술지에 발표했다. 특히 임종기에 겪는 가장 고통스러운 증상인 ‘호흡곤란’을 완화해 환자의 삶의 마지막 순간을 보다 평온하게 하는 데 효과를 보여 주목된다. 진한빛 동신대 한의대 예방한의학교실 연구원, 방호열 거제시 장기요양재택의료센터장, 김명호 우석대 한의대 교수, 김경환 우석대 한의대 본과 4학년 학생이 수행,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재택 임종기 돌봄에서 한의학 침·한약을 적용한 파킨슨병 노인 환자 사례’라는 제하의 연구논문이 SCI급 국제 학술지 ‘JOURNAL OF PALLIATIVE MEDICINE’에 게재됐다. ▲왼쪽부터 방호열 센터장, 김명호 교수, 김경환 학생 ◎ 지루피부염·변비·호흡곤란…간과된 파킨슨병 환자의 증상들 재택 호스피스완화의료는 는 비용 효율적이며, 포괄적인 증상 관리를 제공하고 가정에서 임종할 가능성을 높인다. 재택 호스피스완화의료를 받는 대부분의 환자들은 집에서 생을 마감하기를 원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효과적인 증상 관리는 가정에서의 임종 가능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침 치료는 말기 환자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주는 통증, 피로, 구역, 우울, 불안, 호흡곤란을 개선하는 효과가 보고됐다. 파킨슨병은 운동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진행성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자율신경 기능 장애를 포함한 다양한 비운동 증상을 유발한다. 지루성피부염, 변비, 호흡곤란은 완화의료 환경에서 흔히 간과되지만, 파킨슨병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주요 증상이다. 지루성피부염은 파킨슨병 환자의 약 60%에서 발생하며, 자율신경 기능 장애와 피부 미생물 변화와 관련이 있다. 파킨슨병 관련 변비는 장-뇌 축 기능 저하와 자율신경 조절 장애와 연관된다. 파킨슨병 환자의 호흡곤란은 덜 알려져 있으나 중추성 호흡 조절 장애와 호흡근 강직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완화의료는 전통적으로 암 환자에 초점을 맞추었으나, 최근에는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확대 적용하려는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재택 호스피스완화의료는 파킨슨병 환자에게도 실현 가능한 전략을 제공하지만, 비운동 증상에 대한 근거 기반 약물 치료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따라서 다학제적 접근, 특히 비약물적 중재가 중요하다. 침과 한약은 말기 암 환자의 피로, 통증, 구토, 불면, 변비 등 증상을 개선하는 효과가 입증되었으나, 파킨슨병 환자의 재택 호스피스완화의료 적용 사례는 거의 없다. 본 증례는 침과 한약의 활용이 증상 완화와 임종기 돌봄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고한다. ◎ 한의치료, 피부·변비 증상에서 호흡곤란 등 응급상황까지 완화 지난 2022년 12월, 86세 여성 파킨슨병 환자가 거제시 장기요양재택의료센터(한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에 의뢰됐다. 보호자인 딸은 장기 입원에도 불구하고, 환자의 건강이 악화되는 것을 우려하며 재택 임종을 희망했다. 8년 전 전두측두치매, 5년 전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환자는 심한 인지 저하로 최근 2년간 가족을 알아보지 못하고, 언어 소통이 불가능했으며, 와상 상태로 거의 지속적으로 기면 상태였다.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심근경색 병력이 있었고, 복약 순응도가 낮아 관리가 어려웠다. 주요 증상은 호흡곤란, 연하곤란, 변비, 피부 발진 및 가려움, 구내염, 구건증, 전신 관절 구축이었다. 지난 2022년 12월부터 방문진료를 통해 월 1회 침·한약 치료와 주 1회 간호 방문를 실시했다. 피부 발진·가려움은 침 치료(족임읍혈·후계혈·족통곡혈·전곡혈 자침)와 자운고 도포로 개선됐다. 이어 변비는 침 치료(족삼리혈·곡지혈·양곡혈·양계혈 자침)와 변비 치료제인 ‘윤장순기환(潤腸承氣丸)’ 복용으로 15일 이상 지속되던 변비가 규칙적이고, 정상적인 배변으로 호전됐다. 특히 호흡곤란도 침 치료(태백혈·태연혈·소부혈·어제혈 자침)로 관리를 실시했다. 이듬해 2월 28일, 환자는 피로·창백·불규칙 호흡 악화로 응급 방문진료를 받았다. 당시 △혈압 134/72mmHg △맥박 71회/분 △체온 36.6℃ △산소포화도 88% △호흡수 28회/분 △혈당 408mg/dL 상태였으나 침 치료 후 호흡이 안정을 찾았다. 다음날 다시 호흡곤란이 발생했으나, 침 치료 후 점차 호흡이 얕고, 규칙적으로 변하며 평온히 안정됐다. 이어 3월 2일, 보호자는 환자가 고통이나 호흡 곤란 없이 호흡을 멈췄다고 보고했으며, 사후 방문에서 사망이 확인됐다. 피부 발진·가려움은 자운고와 침 치료 후 긁는 행동과 발진이 줄었고, 변비는 규칙적인 배변으로 호전됐다. 호흡곤란은 침 치료 이후 헐떡임이나 고통스러운 모습 없이 안정됐다. 올해 2월 보호자와의 면담에서 “임종기 환자가 흔히 겪는 호흡 곤란을 예상했으나 어머니가 고통 없이 평온히 숨을 거둔 점에 큰 위안을 느꼈다”고 진술했다. ◎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위안을 준 한의학적 중재 이에 대해 연구진은 “환자는 말기 파킨슨병과 조절되지 않은 고혈당으로 인해 자율신경 기능 장애가 심해져 가려움·변비·호흡곤란을 겪었으나 침과 한약 치료가 이를 완화했다”고 분석했다. 앞서 타 연구에서도 피부 발진·가려움에 있어 침은 △말초신경 및 내인성 오피오이드 활성 △히스타민 수용체 억제 △염증성 사이토카인 억제 등을 통해 가려움 완화 효과가 보고된 바 있다. 또한 자운고는 피부 장벽 회복과 면역 조절에 도움을 준다. 변비는 파킨슨병과 당뇨 환자의 변비는 장신경계 도파민 신경 손상과 자율신경 이상으로 발생하는 데. 침 치료는 장운동 호르몬 조절을 통해 배변을 개선하고, ‘윤장순기환’ 투여는 장 연동 촉진과 수분 재흡수 억제를 통해 효과를 나타낸다. 호흡곤란은 파킨슨병 환자의 약 40%에서 나타나며, 중추 호흡조절 장애·호흡근 강직·약물 부작용 등이 원인이다. 말기 고혈당성 산증은 CSR(Cheyne–Stokes 호흡)을 유발할 수 있는데, 이는 임종기 가족에게 심리적 트라우마를 남길 수 있다. 침 치료는 호흡 패턴 안정과 보호자 심리적 안정을 돕는다. 재택에서의 침·한약 치료는 인력 및 제도적 제약이 있으나, 암 환자 호스피스 프로그램 등에서 효과가 보고된 바 있다. 연구진은 “침과 한약이 파킨슨병 환자의 재택 호스피스완화의료에서 증상 완화와 평온한 임종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이는 환자의 삶의 질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정서적 위안을 제공할 수 있는 만큼 향후 비종양 질환을 대상으로 한 체계적 연구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예방접종, 한의사의 일차의료 역할 수행 위해 필요”[한의신문] 현재 한의약의 예방의학적 가치를 살피고, 미래지향적 방향성을 제시해 한의 예방의학의 발전 가능성을 타진하는 한편 이를 토대로 한의사의 국가 예방접종사업 참여의 당위성 및 참여방안을 모색하는 장이 마련됐다. 서울특별시한의사회(회장 박성우)는 28일 서울 충주지씨대종회 회관에서 ‘제2회 지석영 건강축제’의 일환으로 ‘국가 예방접종과 한의사의 역할’을 주제로 하는 기획 컨퍼런스 및 특별강좌를 진행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김경한 우석대 한의대 교수가 ‘세계 각국 예방접종 실시 주체에 대한 비교 토론’을 주제로 한 발제를 통해 다직종 예방접종 시술로 변화해 가는 해외 추세를 설명하고, 우리나라도 이같은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예방접종에 있어 다직종이 참여해야 하는 필요성을 설명했다. 김경한 교수는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전 인류의 보편적 건강보장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수단으로 일차의료를 제시하고 있고, 예방접종은 일차의료의 주요 중재”라고 운을 떼며, 예방접종의 행위 절차 등을 소개했다. 김 교수는 이어 “해외의 경우에는 의사 외에도 간호사, 약사 등 다양한 보건의료직군이 예방접종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같은 다직종 예방 접종 서비스 제공은 예방접종의 수용성과 접근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면서 “더불어 시술자에 따른 예방접종의 안전성 차이는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근거로 김 교수는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해 치과의사, 보건의료 분야 학생, 약사 보조원 등 다양한 직종에게 시술을 허용했지만 안전성 문제는 없었음 △미국 소비자 대상 예방접종 인식 조사에서 다양한 보건의료 직종의 예방접종 시행에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함 △팬데믹 경험 이후 예방접종 시술자로 의사 외의 다른 보건의료 직종을 활용하는 국가가 늘어나는 추세 등과 같은 내용이 담긴 연구결과들을 소개하며, 다직종 예방접종의 추세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다직종 예방시술에 있어 미국(약사), 캐나다(약사), 영국(간호사)에서 수행한 결과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연구결과를 공유한 김 교수는 “세계보건기구는 보고서를 통해 ‘예방접종은 고도로 표준화된 절차이며, 적절히 훈련된 보건의료인이 수행할 경우 안전성에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면서 “더불어 의사만 예방접종을 할 수 있다는 주장에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명시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대한예방한의학회지’에 게재된 ‘한의사 예방접종을 위한 한의학 교육 분석’이란 제하의 논문을 인용하면서 “한의대 교육에는 예방접종과 관련된 대부분의 내용이 포함돼 있지만, 과목별로 분절적으로 구성돼 있고 임상실습 등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또한 졸업 후 교육과정에서도 예방접종과 관련된 교육은 진행되고 있지만, 이 역시 교육 내용이 분절적으로 구성돼 있고, 피접종자 관리 교육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특히 김 교수는 “다직종 예방접종 시술 허용은 전 세계적인 추세이자 세계보건기구의 권고이며, 백신별 매뉴얼 기반 시술로 시술 직종에 따라 안전성의 차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이를 허용한다면 정부에서도 의사 단독 시술에 따른 위험 분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더불어 일차의료 영역에서 한의사가 보다 큰 역할 수행을 위해서는 예방접종 수행이 필요한 만큼 향후 학부 및 졸업 후 교육의 체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발제 후 이어 박재현 강남구한의사회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된 패널토론에서는 △이진윤 익산시보건소장 △이은경 한국한의약진흥원 정책본부장 △오현주 상지대 한의과대학 교수 △김민지 뉴로이어법률사무소 변호사가 참여해 한의사의 예방접종 수행에 대한 당위성과 이를 시행하기 위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진윤 소장은 발표를 통해 “의과 공중보건의사의 공백이 예상됨에 따라 보건소 예방접종 사업 진행에 어려움이 예상돼 민간 의료기관으로 위탁해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며 “이같은 공백 해소를 위해 한의과 공중보건의사를 예방접종 사업에 활용하려고 해도 ‘감염병예방법’에서 예방접종 업무를 ‘의사’로 규정하고 있는 제도적 한계로 인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인 만큼 관련 법령 개선을 위해 한의계가 힘을 모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은경 정책본부장은 “한의사가 일차의료에서의 역할을 담당할 역량을 충분히 갖춰져 있다고 생각하지만, 의료법상 의료이원화 체계를 취하고 있는 제도적인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느냐에 대한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면서 “앞서 발제와 같이 일차의료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의사의 업무를 다른 보건의료 직역에게 위임하는 추세로 흘러가고 있는데, 우리나라 정부나 국회에서도 이러한 방향을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한의계에서는 일차의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지속적으로 키워나가는 한편 제도적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오현주 교수는 “일선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에게 응급의학을 교육을 하고 있지만, 제도적인 문제로 인해 실습에서는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다”면서 “보다 실무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이에 대한 역량을 평가를 하려고 해도 하지 못하는 것은 결국 이같은 제도적인 문제로 인해 기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 교수는 이어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다직종 예방접종으로 변화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이 과정에서 검증된 교육과 평가를 전제로 한의사가 한의사가 예방접종을 참여한다면 국가적으로도 이익이 될 것”이라며 “이 땅에 종두법을 도입한 한의사 지석영 선생님 이후 한의사가 그 역할(예방접종)을 수행하지 않았다고 해서 앞으로도 할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생각되며, 한동안 멈췄던 길을 표준화된 교육과 평가로 다시 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김민지 변호사는 “한의약육성법에서 ‘한의약’의 정의가 과학적으로 응용개발한 한방의료행위까지도 포함되면서, 이원적 의료행위에 대한 경계가 모호해졌으며, 곧 한방의료행위의 영역이 보다 확대됐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면서 “특히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를 활용을 허용하는 판결에서 제시한 판단기준을 참고해서 앞으로 한의사의 예방접종 수행을 위한 대응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 변호사는 또 “한의사의 예방접종 수행을 위해서 다직종에서 수행하는 것이 전 세계적인 추세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부분보다는 한의사인 지석영 선생이 예방접종(종두법)을 도입하는 등 감염병은 전통적으로 한의사들이 역할을 해왔다는 부분을 강조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면서 “더불어 이같은 전통적인 행위들을 과학적으로 응용발전시킨 것이 예방접종이며, 때문에 한의사가 예방접종에 참여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가지고 체계적인 교육이 진행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획 컨퍼런스 이후에는 △한의사가 알아야 할 투베르쿨린 검사(황주원 강북구한의사회장) △한의사가 알아야 할 예방접종(김경묵 가천대 한의대 교수) △1064/755 롱펄스 레이저의 임상 활용(임민호 서울시한의사회 의료기기위원회 위원)을 주제로 한 특별강좌가 진행됐다. -
지역·필수·공공의료 공백…‘한의사 한정의사제’ 국민 다수 찬성▲ 지역의료 공백을 해소하고자 BCS 실습 및 재난 트라우마 진료에 나선 한의사들 [한의신문] 국민 다수가 의사 증원만으로는 지역·필수의료 공백을 메우기 어렵다고 인식, 추가 교육을 받은 한의사를 대체 인력으로 투입하는 방안에 찬성했다. 정부 정책에 있어 이러한 수요자의 뜻에 따라 한의사에게 △의사 국가시험 응시 자격 부여 △‘지역·필수·공공의료 한정의사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 김주철 한의약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김지호 기획부회장, 최성열 가천대 한의대 부교수, 고호연 세명대 한의대 부교수, 최병희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정책팀장, 이희정 한국한의약진흥원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센터장, 현도훈 대한공중보건한의사협의회장, 김동수 동신대 한의대 교수가 수행,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의사를 활용한 지역의료 불균형 개선방안에 대한 국민 인식조사’라는 제하의 연구논문이 최근 대한예방한의학회지 제29권 제2호에 게재됐다. 우리나라 지역·필수의료 체계는 붕괴 위기에 놓였으며, 의사 부족 문제는 코로나19 팬데믹과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를 거치며 더욱 심화됐다. ‘OECD Health Statistics 2024’ 통계에서도 2022년 한국의 의사 수는 인구 1,000명당 2.6명으로, 멕시코와 함께 최하위였으며, 이는 OECD 평균(3.8명)에 크게 못 미치고 오스트리아(5.4명)의 절반 수준이다. ▲왼쪽부터 김주철 책임연구원, 김동수 교수 이에 연구진은 의사 수 부족에 대한 해법으로 한의사 활용 방안에 대한 수용 여부를 파악하고자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보유한 전국 만 18세 이상 온라인 패널 4만 6205명을 모집, 지역·성별·연령별로 층화추출을 거쳐 총 1004명이 최종 응답에 참여했으며, 조사 기간은 지난 2024년 11월 20일부터 27일까지 8일간 진행됐다. 설문지는 △참여자 일반 특성 △한의의료기관 이용 경험 △한의사 지역의료 인력 활용 인식 등 총 13문항으로 구성됐으며, 응답 시간은 약 5분 내외였다. 분석은 SPSS 25.0 프로그램을 통해 통계적 유의수준은 p<0.05로 설정했다. 국민 다수 “지역의료에서의 한의사 역할, 법·제도로 보장해야” 설문조사 결과 국민 다수는 “의사 증원만으로는 의료공백을 막을 수 없다”는 현실을 체감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61.1%는 “우리나라 의사 수가 지금보다 더 늘어야 한다”고 답했으며, 공중보건의사 차출로 인해 농어촌·의료취약지 주민들이 겪는 불편에 대해선 76.1%가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는 한의사 활용에 대한 수용성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응답자의 67.2%가 “한의사가 추가 교육을 거쳐 일부 의사 업무를 맡는다면 보건지도와 질병의 예방·관리 등 지역 공중보건 및 건강증진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한의사에게 일정 학점을 이수하게 한 뒤 의사 국가시험 응시 자격을 부여하는 방안에 대해선 63.4%가 찬성 입장을 밝혔다. 또한 한의사가 필수의료 전문의를 취득한 뒤 일정 기간 지역에서 의사로 활동하는 ‘지역·필수·공공의료 한정의사제(가칭)’ 방안 역시 64.8%가 찬성했으며, 이와 함께 “한의사의 의사업무 대행을 법·제도적으로 명확히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도 68.8%로 뒤따랐다. 흥미로운 점은 성별, 연령대별 차이로, 여성과 60대 이상 응답자들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찬성 비율을 보였는데 이에 대해 연구진은 “평소 한의의료기관을 이용해 본 경험이 있을수록 수용성이 높았다”며 “한의의료의 긍정적인 경험과 만족도가 정책인식에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설문 항목에서는 “한의사가 추가 교육 후 의사 업무를 대신하면 공공의료와 건강증진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67.2%가 긍정적이라고 답했으며, “공공의료 서비스 전반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데에 67.4%의 긍정 응답이 나왔다. 연구진은 “국민은 단순히 의사 숫자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에 머물지 않고, ‘누가, 어떻게 의료 공백을 메울 수 있느냐’에 현실적 관심을 보였다”며 “한의사를 활용하는 방안은 더 이상 특정 직역의 요구가 아닌 국민 다수가 공감하는 정책 대안으로 부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지역 공중보건한의사들 단기 ‘경미한 의료행위’ 허용…중장기 ‘한정의사제’ 도입 연구진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은 의사 증원만으로는 단기 해결이 어렵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으며, 한의사를 활용하는 합리적 대안에 전반적으로 동의한다”고 분석했다. 먼저 연구진은 단기적으로는 ‘농어촌의료법’에 따라 간호사에게 부여된 ‘경미한 의료행위’ 권한을 한의사에게도 허용하는 방안을 제시하며 “특히 의료취약지 중에서도 심각한 고령화로 지역 존속의 위협을 받고 있는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된 곳에 우선적으로 한의사가 ‘경미한 의료행위’를 행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제언했다. 현재 한의과 공보의가 단독 배치된 보건지소에는 보건진료소에 대한 지도권이 있음에도 보건진료소 보건진료 전담공무원 수준의 진료권이 보장되지 않아 보건진료소에서 허가된 의료행위가 상위기관인 보건지소에 제한되는 모순을 해결해야 한다는 것. 앞서 대한공중보건한의사협의회는 보건진료 전담공무원이 법적으로 허용된 ‘경미한 의료행위’ 범위 내에서 처방할 수 있는 89종 의약품을 정리한 ‘공공보건 기본의약품 활용가이드’를 지난해 발간하고, 교육에 활용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약물의 안전한 사용과 응급처치 역량을 강화하면 일차의료 현장에서 예방접종·만성질환 관리·응급 대응의 공백을 신속히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장기적으로는 ‘지역·필수·공공의료 한정의사제’ 도입을 제시했다. 이는 한의사가 2년 내외 추가 교육을 받고, 의사 국가고시와 전문의 과정을 거쳐 일정 기간 의료취약지에서만 의사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는 모델이다. 의대정원 증원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최소 7~10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할 때 한정의사제는 사회적·경제적 시간 단축과 국민 고통분담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안으로 꼽았다. 연구진은 아울러 “고령화와 지역 소멸 위기 속에서 의료공백은 국민 생명과 직결된 문제로, 정부와 지자체가 제도적 지원 논의를 서둘러야 하며, 한의사의 활용은 갈등 소지를 고려하더라도 국민의 보편적 의료 접근권 보장을 위한 중요한 정책대안이 될 수 있다”며 △한의사 교육과정 및 전문성 강화 △지역·필수·공공의료에서의 한의사 역할 재정립을 병행할 것을 제안했다. -
“소아청소년 스마트폰 중독·거북목, 한의약이 잡는다”▲좌측부터 오원우 공보의, 오원민 학생, 심수보 한의사, 권하린·정혜인 대학원생, 김경한 교수 [한의신문]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사용이 급증하면서 체형 불균형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의약 건강증진사업이 이를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전라북도 남원시에서 시행된 ‘굿바이 스마트폰! 굿바디 한의약’ 사업이 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유발된 거북목 증후군을 완화하고, 스마트폰 중독 지수도 유의미하게 낮춘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대한예방한의학회지 제28권 제3호에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소아청소년 체형 불균형 한의약 건강증진사업의 효과’라는 제하의 연구 논문이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김경한 우석대 한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를 교신저자로, 오원우 남원시보건소 공중보건한의사, 오원민 원광대 한의대 학부생, 심수보 한의사(전 대한공중보건한의사협의회장), 권하린 원광대 한의대 부인과학교실 대학원생, 정혜인 경희대 한의대 예방의학교실 대학원생 등이 참여해 수행했다. “굿바디 한의약”…실습 중심 체형·중독 교정 프로그램 주목 ‘굿바이 스마트폰! 굿바디 한의약’ 사업은 6주 교육·체험형 프로그램으로, 공중보건한의사와 기공체조 전문가가 팀을 이뤄 청소년 수련관에서 주 1~2회씩 프로그램을 운영, 총 33명의 초·중학생이 참여했다. 실습 중심으로 진행된 이번 교육에서 학생들은 스마트폰 중독 자가 진단 테스트를 시작으로, 거북목 증후군의 원인과 증상, 교정 필요성 등에 대한 시청각 자료가 활용됐으며, 이학적 검사에도 참여해 직접 따라 해보는 등 바른 자세에 대한 인식을 높이도록 했다. 자세 교정 단계에서는 전용 애플리케이션과 스티커 측정법을 통해 개인별 거북목(FHP) 상태를 수치화했고, 특히 풍지혈, 견정혈, 양지혈, 외관혈 등 경혈 부위에 이침을 부착하고, 승모근과 손목에 테이핑이 병행됐다. 스마트폰 중독 수준은 ‘SAS(Smartphone Addiction Scale)’ 척도를 활용해 평가하고, 15문항에 걸친 4점 리커트 설문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스마트폰 사용 습관을 되돌아보도록 하게 했으며, 교육 전후 변화에 대한 통계 분석을 실시했다. 프로그램 후 ‘거북목 완화+스마트폰 중독 감소’ 확인 먼저 체형 측정을 통해 확인된 FHP(Forward Head Posture, 거북목 각도) 수치는 프로그램 시행 후 평균 1.71도 감소하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SAS 점수 역시 평균 4.67점이 감소, 스마트폰 중독 수준이 완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두 항목 모두 p<0.05의 유의성을 확보했다. 학년별 분석 결과에서는 특히 중학교 2학년 학생과 초등학교 4학년 학생에서 큰 변화를 보였는데, FHP 점수는 중학교 2학년에서 평균 3.7점 감소했고, SAS 점수는 중학교 1학년에서 평균 5.43점 감소했다. 비록 학년 간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으나 성장 시기에 따른 반응 차이는 향후 맞춤형 개입 방안을 마련하는 데 참고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성별에 따라서는 남학생이 FHP 점수 개선 폭이 크고, 여학생은 SAS 점수 개선 폭이 컸으나, 역시 유의미한 차이는 아니었다. 다만 초기에 FHP 점수가 높았던 학생일수록 변화가 뚜렷했다. 거북목 초기 점수와 변화량은 상관계수 0.880(p<0.01), 중독 점수는 상관계수 0.530(p=0.002)로 확인됐다. 무엇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참여 학생 전원이 프로그램 내용과 한의학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실제 만족도 조사 결과 5점 만점 기준 ‘한의 교육 및 기혈 순환 체조에 대한 만족도’, ‘한의학에 대한 친밀감 향상’ 항목 모두 평균 4점 이상을 기록했다. 청소년기 체형 문제에 한의약 접근 확대 기대 연구팀은 “거북목 증후군은 단순히 불편함을 넘어 목 디스크, 만성 통증, 척추 변형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조기 교육과 예방이 핵심”이라며 “스마트폰 사용에 따른 체형 문제를 단순한 운동으로만 해결하기보다는, 한의학적 치료와 생활습관 교육을 병행하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제로 이번 남원시 사업은 단기적 개입만으로도 체형과 스마트폰 사용 습관 개선에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냈다”며 “공공보건 차원에서 지역 청소년의 건강을 증진하고, 장기적으로는 의료비 절감과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남원시 외에도 현재 전국 각지에서 ‘학생 불균형 체형 관리 조례’가 제정돼 있는 만큼 이러한 한의약 건강증진사업이 보다 체계적으로 확산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은 마련돼 있다”면서 “한의약 기반의 청소년 체형 교정 프로그램이 전국적으로 확대된다면, 성장기 아이들의 자세 불균형 문제를 조기에 바로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2003년 제정된 한의약육성법, 이제는 개정 필요하다”[한의신문] ‘한의약육성법’이 제정된지 20년이 넘은 가운데 현재 한의계가 겪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방향의 한의약육성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대한예방한의학회(회장 이해웅)는 27일 경희대학교 한의학관에서 ‘한의약 발전을 위한 한의약육성법과 보건의료법규 교육’을 주제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 한의약육성법의 개정 필요성 및 발전방향 등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이해웅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화창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한예방한의학회 춘계학술대회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이번 학술대회는 한의약육성법의 개정 필요성 및 방향, 보건의료법규 관련 교육에 대한 양질의 강연을 마련한 만큼 향후 연구 등에 실질적인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먼저 제1부에서는 ‘한의약육성법’을 주제로 임병묵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좌장을 맡아 △보건의료 분야 법정계획과 한의약육성법(최병희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정책팀장) △한의약 정책에서 한의약육성법의 의의(이은희 한의학연구원 선임연구원) △한의약육성법의 개정 필요성과 발전방향(김경한 우석대 교수) 등의 주제가 발표됐다. 먼저 최병희 팀장은 발표를 통해 “한의계는 여전히 낮은 의료접근성, 영세한 기업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산업구조, 첨단기술의 등장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국내외 보건의료환경은 매우 빠르게 변화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에 따른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하며, 지역불균형·지역활성화 등 거버넌스 재조명을 통한 한의약육성법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보건복지부가 소관하는 주요법과 법정계획과 지난해 수행한 ‘제5차 한의약 육성발전 종합계획 비전체계(안)’에 대한 연구결과를 공유한 최 팀장은 NIS(국가혁신체제)를 활용한 구조적 거버넌스 중심의 한의약육성법 개정방향을 제시했다. 최 팀장은 “한의약육성법의 개선방향 설정에 있어 주안점을 둬야 할 부분은 구조적 거버넌스 공백 해소 및 제5차 한의약 육성발전 종합계획의 추진동력 확보”라며 “먼저 정책 거버넌스 구조 개편을 위해서는 한의약육성발전심의위원회의 명시나 보건복지부 내 한의약정책관실의 조직 위상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그는 “혁신 생태계 협력을 확대하는 법안 개선·한의약 인프라를 확대하는 법안 개선 등을 통해 혁신 생태계 및 인프라를 확대시켜 나가야 할 것이며, 지속가능한 정책추진 동력 강화를 위한 방안도 함께 모색돼야 한다”면서 “한의약육성법 개선에 앞서 현재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키 위한 의견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며, 더불어 향후 변화되는 환경에도 적용 가능한 방안이 도출돼야 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국가정책 방향도 함께 담아낼 수 있는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은희 선임연구원은 “한의약 정책이란 광의로는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한의학 및 한약 분야를 육성하는 국가의 제반 노력으로, 협의로는 한의약의 위상을 높이고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해 한의학 치료와 한약을 만드는 방법의 표준화를 노력하는 것이라고 정의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며, △한의약 정책의 역사적 전개 △한의약육성법의 구조 및 특징, 성과 등을 공유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또 한의약육성법의 주요 성과로 정부 차원의 한의약 육성정책 수립근거 마련과 더불어 공공 영역에서의 한의약 역할 확대, 한의 의료서비스 확대, 한의약 R&D 활성화 및 표준화, 세계화 추진 등을 꼽았다. 또한 이 선임연구원은 “한의약육성법은 이제는 ‘육성’에서 ‘제도적 독립’으로 그 중심이 옮겨야 할 때”라며 “이를 위해 한의약의 과학적 신뢰 확보는 독립 정책의 핵심 기반이 되는 만큼 과학화 및 기술 융합을 지속해 나가는 한편 한의약을 미래 성장산업으로 확산하기 위한 규제 개선, 부처간 협업 등을 통한 산업화를 선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보건의료 내 한의약의 필수적인 역할을 구조화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단순한 육성법에서 궁극적으로는 한의약 독립 법체계로의 전환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발표에서 김경한 교수는 한의약육성법이 제정되기까지의 역사를 되짚는 한편 한의약육성법의 역할 및 한계에 대해 공유했다. 김 교수는 “한의약육성법의 역할로는 △법적·정책적 기반 마련 △(한의약)용어 정리 △정책 추진 인프라 구축 △산업화 및 수출기반 조성 등으로 제시할 수 있다”면서, 각 역할에 대한 세부적인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이어 “이처럼 다양한 역할을 해온 한의약육성법이지만 목표 대비 실제 투자율이 낮고, 계획 중심의 구조적 한계 등으로 인한 실행 강제력이 부족한 부분이나, 한의약 관련 용어를 광범위하고 모호하게 정의함에 따른 한계가 있다”면서 “이에 더해 한의약기술의 과학화 등을 명시하고는 있지만 구체적인 사항이 부족하고, 한의약 R&D 추진을 위한 근거 부족 등 산업화·과학화 정책의 부족 및 한의약을 제외한 다른 보건의료체계와의 연계성 부족 등도 현 한의약육성법 체계에서 부족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교수는 이같은 한의약육성법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발전방향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김 교수는 “먼저 현재 총칙·계획수립·기술개발·산업화의 4개 분야로 구분돼 있는 것을 의료서비스, 교육 등에 대한 사항도 포함될 수 있도록 구성체계 개편 논의가 필요하다”며 “또한 대한한의사협회, 한국한의약진흥원, 한국한의학연구원 등 한의계 내부의 한의약육성법 개정을 위한 체계를 갖추고, 개정시 유사한 요구는 통합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전략적인 개정이 추진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김 교수는 “한의약육성법의 실효성 제고를 위해 한의약육성법에서는 포함돼 있지만 현실에서는 작동하지 않고 있는 사항에 대해 개정을 통해서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한의약육성발전계획을 평가하고 실적 보고 등을 통해 정책 집행률 제고도 도모해 나가야 한다”며 “더불어 법률에 근거해 체계적이고 세밀한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제·개정해 한의약 정책 추진의 법적 근거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어진 제2부(좌장 현민경, 동국대 교수)에서는 ‘보건의료법규 교육’을 주제로 △최근 헬스케어 규제와 보건의료법규 교육 방안(법무법인 린 안서연 변호사·유창하 미국변호사) △보건의료법규 교육의 교육학적 접근(성현경 동국대 교수)가, 자유연제를 주제로 발표된 제3부(좌장 박정수, 세명대 교수)에서는 △건보공단 자료를 활용한 대한민국 분만여성의 통합의료 이용과 주산기 합병증 분석(김성주 대전대 대학원생) △건보공단 코호트데이터를 활용한 한의 외래진료 지속성의 영향 요인 분석(김현민 한국한의약진흥원 선임연구원) △한방 의료이용의 연령-기간-세대 효과: 한국의료패널 2010∼2021년 자료를 이용하여(신보영 경희대 대학원생) 등이 발표됐다. -
다학제로 진화하는 ‘미래 돌봄 한의약’[한의신문] 한국재택의료협회(회장 김종희)가 6일 동국대 남산홀에서 ‘돌봄과 의료, 함께 나아가는 미래’라는 주제로 첫 번째 춘계학술제를 개최한 가운데 다학제 기반 돌봄에서의 한의약의 역할과 한의과·의과 협진 모델이 제시돼 눈길을 끌었다. 전국 재택의료센터 및 방문진료 참여 기관 136개소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이번 학술제에선 초고령사회를 선도적으로 맞이한 일본과 대만의 재택의료 경험을 공유하는 한편 우리나라 재택의료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이날 윤성찬 회장은 “초고령화 사회, 거동이 불편하거나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국민을 위한 재택의료는 단순한 치료를 넘어 환자의 일상과 삶의 질을 고려한 통합적 의료 돌봄을 실현하는 중요한 분야”라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이어 “한의협도 현재 시행 중인 ‘일차의료 한의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시범 사업 이후 본 사업으로 확대하는 등 한의학이 언제나 국민 곁에서 건강과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미래를 설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한한의사협회는 한의사 돌봄 사례 발표와 함께 이날 참석한 각 보건의료 직능 단체에 적극적인 다학제 연계·협력을 독려했다. 또한 박소연 대한여한의사회장은 “통합돌봄의 시대, 한의계는 장애인, 어르신, 호스피스 대상자에 이르는 다양한 돌봄 수요자에 대한 한의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변화하는 의료 현장에 적극 대비해야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 “특히 내년 시행될 ‘통합돌봄법’을 앞두고 돌봄의료에서의 입지 확대뿐만 아니라 다학제 돌봄에서의 한의 모델 구축과 더불어 다학제적 연계에 대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혜화관에 마련된 세션2(재택의료의 실제)에선 김동수 동신대 한의대 예방한의학과 교수가 ‘돌봄에서의 의과·한의과 협력 사례’를 주제로 발표에 나서며 경기도 부천시의 ‘양·한방 협진(시범운영)’을 통한 다학제 기반 협력 사례를 발표했다. 김동수 교수에 따르면 현재 정부의 한의CPG(표준임상진료지침)에서도 기능성 소화불량, 과민성대장증후군, 불안장애, 고혈압, 중풍 등 폭 넓은 주요질환을 다루고 있으며, 최근 WHO에서도 보고서를 통해 일차진료에 있어 성공적인 통합의료 모델로 서양의학과 한의학의 병행치료 사례를 꼽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부천시는 지난해 ‘통합건강돌봄사업’의 일환이자 대상자 발굴 확대와 방문진료서비스의 질 제고를 위해 ‘한·양방 협진’을 시범 운영하는 한편 동신대 한의대 연구진과 연계한 협진 대상자 연구에 착수했다. 부천시 사업에서 한의사는 주로 대상자의 처방과 진단을 위해 의사와 협력하며, 의사는 통증 관리를 위해 한의사와 협력하는 시스템으로, 한·양방 협진의 경우 상호 의뢰로 이뤄졌다. 이에 김동수 교수팀은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통합건강돌봄사업’의 지원을 받은 △A(양방)의원 단독 방문진료 환자 33명(44.0%) △B한의원 단독 방문진료 환자 24명(32.0%) △의과·한의과 협진 방문진료 환자 18명(24.0%)을 대상으로, 방문형 의료관리카드·전자의무기록 정보를 통해 대상자의 기본적 특성과 건강상태를 파악했으며, 진료 후 만족도 관련 설문조사도 실시했다. 분석결과 ‘한·양방 협진’에 참여한 대상자의 경우 △의료서비스의 질(88.8±14) △원하는 치료였는가(87.5±13.9) △환자 수요 충족 여부(87.5±13.9) △타 환자에 추천 여부(91.3±12.2) △문제 해결에 도움 여부(81.3±19.3) △향후 협진 참여 여부(91.3±15.8)에서 모두 높은 만족도를 보인 반면 △방문 횟수(61.3±28.7)에선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의과에서 한의과로 의뢰된 대상자는 총 9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통증 관리를 위해 의뢰된 대상자는 7명으로, 이들의 초기 의과 배정 사유는 △근골격계 통증 관리 3명 △신체 재활 2명 △기본 진료 1명 △치매 등의 인지기능 관리 1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김동수 교수는 “대상자가 의과에 배정됐으나 대상자의 수요에 따라 한의과와 협진이 이루어진 사례가 다수 나타났다”면서 “현재 각 지자체의 통합돌봄 사업에선 대상자가 한의과와 의과를 선택하지 못하는 시스템이나 본 연구의 양·한방 협진 모델을 통해 수요자의 선택권을 일부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교수는 “원활한 협진 및 사례관리를 위해선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데 이번 연구의 만족도 조사 평균은 84.7점으로,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났으나 가장 낮은 점수 항목은 방문 횟수인 만큼 향후 만족도에 따른 참여 의료인 확대를 위한 시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아울러 “초기 대상자에 대한 한·양방 배정 시 지자체 담당자의 이해도 제고를 위해 연구 내용이 고려돼야 하며, 주기적 한·양방 공동 사례회의가 필수적이나 근무시간이 끝난 후 별도의 공간에서 진행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한 만큼 수가 반영 등의 대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시범 운영에 참여한 김범석 부천시한의사회장은 “방문진료 현장에 막상 가보면 대상자들이 다양한 의료·돌봄 욕구를 가지고 있었는데 통증 관리(의뢰사유)로 방문했는데 우울증과 인지기능 저하의 문제 목록을 찾아내 침·뜸 치료 등의 한의진료로 기대이상의 효과를 낸경우와 함께 중풍후유증 와상 환자 진료 중 연하 재활시행을 통해 흡입성 폐렴 재발을 막기도 했으며, 와상환자의 소변불리의 문제를 지속적인 뜸 치료를 통해 해결한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또한 “지나친 다제약물 복용 사례도 발견해 의과에 의뢰, 약물 복약을 조절해 부작용을 개선한 사례 등 한의방문진료를 통해 의과와의 협업 가능성을 현장에서 직접 실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의사, 의사, 치과의사, 간호사, 약사, 사회복지사를 비롯해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한국재택의료협회는 ‘돌보는 의료’를 핵심 가치로, 의료와 돌봄의 연대를 촉진해 지역사회에서 고립된 환자의 건강한 삶을 일궈나가고자 지난해 6월 발족한 단체다. 한의계에선 김범석 이사(부천시한의사회장), 방호열 돌봄시민위원(한의재택의료연구회장), 김나희 참여소통위원(대전 민들레한의원장) 등이 참여해오고 있다. -
한의학회 총회, 한의학 연구·교육·산업 전방위 강화 의지 천명[한의신문] 대한한의학회(회장 최도영)는 15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제72회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연구, 교육, 산업 등 한의학 전반에 걸친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회원학회 인준 및 예산안을 비롯한 주요 안건을 의결했다. 기성훈 의장은 개회사에서 “한의학 발전과 미래를 논의하는 뜻깊은 자리에 참석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며 “국내외 정치·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3만 한의사들이 처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불리하게 변화하는 제도와 환경 속에서 학회와 협회가 힘을 모아 한의사의 입지를 넓히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의계에 우수한 인재들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으며, 학술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초음파·엑스레이·레이저 등 현대 의료기기 사용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회원학회 등록과 인준에서 너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기보다는, 한의계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긍정적인 검토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도영 회장도 인사말에서 “사회 전반의 혼란 속에서도 한의계가 꾸준한 성과를 이루고 있다”며 “지난해 개최된 ICMART 국제학술대회는 역대 최대 참가자를 기록하며 한의학의 세계화와 고도화를 견인했다. 이를 계기로 전통의학과 통합의학 분야에서 한의학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원학회의 성원 덕분에 권역별 한의학술대회에서도 임상 실습 세션 등을 통해 개원 한의사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며 “올해도 회원학회와 함께 한의학의 연구·산업·교육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유옹 대한한의사협회 수석부회장은 윤성찬 회장의 축사를 대독하며 “한의학회가 연구와 학술 활동을 통해 한의사의 의권 보호와 보장성 강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올해도 학회와 45개 회원학회가 함께 한의계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어 “중앙정부 지원의 한의 난임치료 및 공공의료 진입, 피부미용 분야 확대, 실손의료보험 적용 등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예비회원학회 등록의 건 △회원학회 인준의 건 △회원학회 포상·징계의 건 △정관 개정의 건 △회원학회 인준 및 운영에 관한 규칙 개정의 건 △2023회계연도 일반회계 세입·세출 결산(안) 승인의 건 △2024회계연도 일반회계 세입·세출 가결산(안) 승인의 건 △국제학술대회(ICMART) 특별회계 결산(안) 승인의 건 △2023회계연도 특별회계 결산(안) 및 2024회계연도 특별회계 가결산(안) 승인의 건 △2025회계연도 사업계획 및 세입·세출 예산(안) 승인의 건 등 주요 안건이 일괄 상정됐다. 예비회원학회 등록 안건 표결 결과, 한의학교육학회(회장 한상윤)와 한의임상해부학회(회장 권오빈)가 승인됐으며, 사암성리학회(회장 유덕종)는 부결됐다. 인공지능기반 평화통일한의학회(회장 박완수)는 지난해 부결 사유가 해소되지 않아 표결 대상에서 제외됐다. 대한통합레이저의학회(회장 장인수)는 지난 1월 회원학회 인준심사 및 평가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하고, 총회에서 대의원들의 과반수 이상의 찬성을 받아 회원학회 인준을 받았다. 또한 대한한의학회는 회원학회 학술활동에 대한 평가를 실시, △대한한방내과학회 △대한침구의학회 △사상체질면역의학회 △대한한방신경정신과학회 △대한동의생리학회 △한방재활의학과학회 △대한약침학회 △척추신경추나의학회 △경락경혈학회 △대한예방한의학회 △한방비만학회 △대한침도의학회 △대한융합한의학회 총 13개 회원학회를 우수회원학회로 선정했다. 회의에서는 한의학회의 학술 활동 지원, 온라인 플랫폼 활용 현황, 회원학회 학술대회 개최 지원 등 2024 회계연도 주요 사업 경과도 보고됐다. 특히 역대 최대 참가자 수를 기록한 ‘ICMART 국제학술대회’ 개최 성과와 대국민 홍보 활동의 효과가 중점적으로 소개됐다. 이날 총회에서는 2025회계연도 사업계획과 예산안이 승인됐다. 대한한의학회는 회원학회 지원 확대, 학술 정책 강화, 한의학 홍보 콘텐츠 제작, 국제학술 교류 확대 등을 주요 사업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아울러 학술대회 등록비는 현행 수준을 유지하고, 친환경 정책에 따라 PDF 자료집 수령 시 할인 혜택을 지속하기로 했다. 최도영 회장은 “회원학회와의 협력을 통해 한의학의 학술적 역량을 강화하고,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요양병원 입원 암 환자의 한의치료에 대한 인식은?[한의신문] 한의치료를 통해 암을 치료·관리하고 있는 요양병원(이하 한의요양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의의료에 대한 인식과 이용경험을 조사·분석한 논문이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대한예방한의학회지’ 제28권 제3호에 게재된 ‘암 환자의 한의치료 병행 요양병원 이용경험 및 한의치료 인식에 대한 질적 분석’이란 제하로 게재된 논문으로, 암 환자들의 인식 및 이용경험 분석을 통해 향후 한의의료의 활성화 및 이용모델 구축의 근거로 활용되기 위해 기획됐다. 이번 연구는 자발적인 동의의사를 보인 한의요양병원의 외래 및 입원 환자 중 한의학을 이용한 환자이면서 인지장애 등과 같은 배제조건에 해당하지 않는 2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종합병원 치료 후 한의요양병원을 선택하게 된 계기 △한의요양병원을 정하는 과정 중의 어려움 △한·양의 치료에 대한 인식 △한의요양병원 입원 후 경험 △한의암치료에 대한 인식 △한의암치료 후 계획 및 바람 등의 질의에 대한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주요 암종의 5년 상대생존율↑…장기적 관점에서의 치료 요구 최근 주요 암종의 5년 상대생존율 추이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17년부터 ‘21년까지의 전체 암 생존율은 72.1%로, ‘93년부터 ‘95년까지의 전체 암 생존율인 42.9%에 비해 29.2% 증가했다. 이처럼 생존율이 높아질수록 암은 급성기 치료에서 끝나지 않고 장기적 관점에서의 치료가 요구되고 있으며, 이에 다수의 환자들이 3차 의료기관에서 급성기 치료를 받은 이후 요양병원 등에서 한의학을 통해 면역 강화 및 암 관련 통증 치료 등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의료시스템 하에서는 암의 만성기 관리를 적극적으로 받기란 어려운 현실로, 실제 암요양병원이 과다한 의료비가 지출되는 곳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암치료 의료전달체계 하에서 적절한 역할을 부여받고 있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요양병원 중에서도 한의요양병원의 선택은 한의와 양의 갈등 등의 이유로 인해 환자들에게는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논문에서 환자들이 한의요양병원을 선택하는 이유는 이전 한의치료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했거나 협진·대안치료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경우였으며, 이미 한의요양병원을 선택해서 온 환자들이었기 때문에 한의학에 대한 이미지는 매우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양의치료는 빠르고 한의치료는 느리다는 일반적인 인식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또한 한의요양병원 입원 후 규칙적인 생활과 치료에 대한 의료진과의 원활한 소통에 환자들은 대부분 만족하고 있었고, 특히 체력 회복과 통증 관리 등의 측면은 한의학이 장점을 가지고 있는 부분인 만큼 많은 환자들이 만족감을 나타냈다. 더불어 입원 후 한의치료를 처음 접해본 환자들은 치료효과를 통해 한의암치료의 가능성에 대해 재인식하기도 한 반면 ‘암 관련증상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등과 같이 한의 암치료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 없었던 환자들의 경우에는 한의치료와 양의치료를 병행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 했으며, 신뢰할 수 있는 연구가 적다고 언급키도 했다. 민간보험 유무, 한의치료 결정하는데 ‘큰 요인’ 특히 한의치료 중 침, 뜸, 부항 등은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만 약침과 한약 등은 비급여 항목으로 장기치료를 요하는 암 치료 환자들에 있어 과한 부담이 된다고 했으며, 많은 참가자들이 비용 부담으로 본인 및 주변 환자들이 치료를 꾸준히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 하는 등 실비보험을 포함한 민간보험 유무는 환자들이 한의치료를 결정하는데 있어 커다란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다수의 참여자들은 △한의 암치료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확대 △획기적 한의 암치료법 개발 △원활한 한·양의 협진 △한의 분야에서의 현대 기기 도입을 통한 진료의 편의성 등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이번 논문에서는 한의암치료의 국내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제언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우선 저자들은 “암 치료가 이뤄지는 종합병원 및 암센터에 한의과 설치와 한의사 채용이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이는 암 환자에게 보다 다각적인 치료 옵션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통합적 의료서비스를 구축하는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첩약 건강보험 적용 질환에 암 치료와 관련된 근거 기반 첩약을 추가함으로써 암환자들이 보다 폭넓은 한의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더불어 ‘가치 기반 지불제도’와 같은 비용 효과적인 새로운 수가체계 도입을 통해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한의의료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밖에도 한의기반의 돌봄의료시스템 정비를 통해 돌봄에 최적화된 한의치료를 이용해 만성기 암환자의 재택 관리 등을 시행함으로써 사회적 의료비용 절감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의학, 만성기 암 환자 관리시스템 구축에 기여해야 저자들은 “이번 연구는 한의요양병원에서 다수의 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질적 연구로, 양의 종합병원에서 치료를 마친 후 추가적인 돌봄이 필요한 암 환자들의 한의요양병원 경험을 탐구해 암 치료 의료전달체계 내에서 한의치료의 역할과 한계를 고민하고 이에 대한 돌봄 의료 시스템 정비의 필요성을 제기했다는 부분에서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며 “향후 암치료 의료전달체계 내에서 한의학의 역할을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만성기 암환자 관리시스템 구축에 한의학이 기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암 환자들은 만성기 치료 및 돌봄이 필요한 시점에서 요양병원의 선택에 대한 정보 부족 및 의사의 무관심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면서 “이에 대한 개선을 위해 한의와 양의 간의 원활한 협진체계 확립이 필요하며, 한의암치료의 효과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지속적인 연구와 대중 및 의료계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번 논문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의 ‘암환자의 한의의료이용에 대한 사회적 가치 평가 및 건강보험 급여 모델 개발’ 연구비 지원을 받아 수행했으며, △손지형 국립재활원 한방재활의학과장 △조현주 포레스트요양병원장 △최문석 포레스트요양병원 통합의학센터 진료원장 △이은경 함소아 연구개발본부 센터장 △안은지·진한빛 동신대 한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대학원생 △김동수 동신대 한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 등이 연구에 참여했다. -
“한의대 교육과정에 죽음 교육을 포함해야 한다”[한의신문] 한의대 학생들이 죽음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죽음 교육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분석한 논문이 대한예방한의학회지 제28권 제3호에 실렸다. ‘한의과대학 학생의 죽음에 대한 인식 및 교육 필요성에 관한 질적 연구’란 제하의 논문에서 동의대학교 연구진(진명호·김선경·이해웅)은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죽음에 대한 인식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자 했다. 이를 통해 죽음에 대한 건강한 생각과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의 필요성과 방향성을 모색하고자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는 포커스 그룹 인터뷰(Focus Group Interview, FGI)로 진행됐다. 선행 연구를 바탕으로 기초·임상·의료인문학 교수 3명의 논의를 거쳐 도입, 본론, 마무리 형태의 구조화된 질문지를 구성했고, 질문지를 바탕으로 유동성 있게 인터뷰를 진행하는 형식을 취했다. 한의대생들이 가진 죽음에 대한 경험 학생들은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통해 죽음에 대한 생각을 처음 갖게 된 경우가 많았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겪으면서 두려움, 슬픔, 정신적인 충격을 겪기도 했고, 이를 계기로 죽음을 어떻게 맞아야 하는지 또는 삶과 죽음에 대한 자세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다. 죽음에 대한 생각은 다양하게 나타났는데 두려움, 허무함, 슬픔, 끝, 완벽한 어둠, 편안함, 억울함 등이 있었다. 죽음을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이며 '행복한 삶을 위한 방법'으로 죽음을 고민하는 태도를 보인 학생도 있었고, 죽음을 하나의 과정으로 보고 그것을 삶의 일부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학생도 있었다. 학생들은 한의과대학에서 죽음 교육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그 이유는 첫째, 의료인으로서 환자의 죽음을 접했을 때의 적절하게 대처하기 위해서였다. 둘째로는 죽음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관점을 정립하기 위해서, 셋째로는 의료인은 환자나 유가족의 입장을 누구보다도 잘 알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또한 죽음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고 환자의 보호자가 될 수도, 유가족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죽음 교육은 한의사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모든 국민이 배워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죽음학 과목 개설에 적당한 시기는 전반적으로 참여자들은 죽음학 과목을 본과 4학년에 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예과는 죽음학을 본격적으로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고, 만약에 예과 때 접할 기회가 있다고 하더라도 본과 4학년 때 실무적인 입장에서 다루었으면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본과 1학년이나 예과 2학년이 적합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참여자들은 죽음에 대한 소통의 장이 부족함에 대해 공통으로 의견을 피력했다. 죽음에 대해 혼자서만 생각을 하다 보면 내 생각만 옳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고, 한 참여자는 인터뷰를 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듣는 것만으로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었다고 했다. 한의과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FGI 결과 학생들은 죽음에 대해서 생각보다 많은 생각들을 가지고 있었다. 죽음에 대해 생각할 기회들은 주로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경험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그런 경험들을 통해 죽음에 대해 슬픔, 충격, 두려움, 허무감을 느꼈지만, 죽음을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생각하는 학생도 있었다. 한의과대학에서 죽음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학생이 많았고, 필요성의 정도는 양적 조사를 했을 때 파악했던 것보다 더 많았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의료인으로서 환자의 죽음을 적절하게 대처하기 위해서, 죽음 앞에서 담담하거나 의연한 태도를 기르면서 환자의 마음을 잘 헤아리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했다. 죽음학 과목 개설에 적당한 시기에 대해서는 임상 과목을 어느 정도 학습한 본과 4학년을 가장 많이 꼽았지만, 본과 1학년 등 학업 부담이 적은 학년을 선호하기도 했다. 죽음에 대한 예·본과 학생들의 공통점과 차이점 본과 학생들은 FGI를 하면서 죽음에 대한 소통의 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많이 피력했는데, 예과 학생이든 본과 학생이든 설문을 진행하면서 다른 학생들의 의견을 듣는 것만으로도 좋았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질적 연구의 특성상 학생들이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다가 눈물을 보이는 경우도 있었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심리적인 해소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었으며, 다른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공감하거나, 의견 차이가 있는 경우 서로를 존중하면서 토론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한의예과와 한의학과 학생들의 의견 차이는 크지 않았는데, 좀 더 의료 지식이 있고 경험이 많은 본과 학생들이 다양한 견해를 피력하거나 깊은 이야기를 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룹의 구성원에 따라 이야기의 흐름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었고, 나이와 경험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야기의 깊이가 조금 다른 면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죽음에 대한 경험을 이야기할 때 예과 학생들보다는 본과 학생들에서 죽음을 좀 더 심도 있게 경험하고, 죽음에 대한 개념이나 의미가 어떻게 변했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바탕으로 이야기했다. 죽음에 대한 감정에서 예과 학생들은 아쉬움이나 억울함, 슬픔 등을 이야기했고, 본과 학생들은 두려움, 허무함, 자연스러움, 끝, 완벽한 어둠, 편안함, 남아 있는 사람의 고통 등 좀 더 복합적인 감정을 이야기했다. 또한 본과 학생들은 좀 더 죽음 교육에 대해서 실제 의료 현장에서 직면할 문제로 인식하고 준비가 필요하다는 태도를 보였고, 죽음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을 필요로 했다. 연구진은 “한의과대학 학생들은 죽음에 대해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감정적으로 깊은 고민을 했고, 죽음 교육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었다”면서 “학생들은 저학년에서는 인문학적 접근으로 죽음에 대해 배우고, 고학년에서는 임상적, 심리학적, 법적 접근을 통해 심화된 교육을 받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또 “한의과대학 교육과정에서 죽음 교육을 체계적으로 포함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는 학생들에게 삶의 의미를 재조명하고, 전인적이고 환자 중심적인 프로페셔널리즘을 기르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죽음 교육은 한의학이 추구하는 생명 존중과 전인적 치유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많이본뉴스
많이 본 뉴스
- 1 한의협 대의원총회 “정은경 장관의 한의약 인식에 경악…공개 사과하라!”
- 2 경기 6천 한의사 “정은경 장관의 한의약 난임치료 폄하, 즉각 사과하라!”
- 3 건보공단, 약가협상체계 품질경영시스템 15년 연속 인증 획득
- 4 정은경 장관의 한의 난임치료 폄훼 발언 강력 규탄
- 5 “한의 피부성형 진료 위해 안정성 바탕의 보톡스 활용 필요”
- 6 “한의학 디지털 전환, 인류건강 패러다임 새롭게 쓰는 도전이자 사명”
- 7 한의산업 미래기술화 및 세계시장 진출 방안 논의
- 8 “한의약 난임치료 폄훼한 정은경 장관은 즉각 사과하라!”
- 9 부적절한 한의약 난임 치료 발언 “즉각 정정 및 사과하라!”
- 10 “한·양의학 경계 허물고 진정한 의술 실천에 앞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