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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임상·검진·정신건강까지 성별 특성 반영한 ‘여성건강 4법’ 추진[한의신문] 국가 보건의료정책의 설계부터 약물임상·검진·정신건강 대책까지 성별 기반 접근을 제도화하기 위한 일명 ‘여성건강 4법’이 추진된다. 이를 통해 여성의 생애주기와 성별 특성에 따른 질병 양상, 약물 반응, 건강 위험요인을 체계적으로 반영, 우리나라 보건의료의 패러다임을 ‘성차 의학’ 기반으로 전환하도록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은 4일 보건의료기본법·약사법·건강검진기본법·자살예방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각 법안에 성별 기반 분석과 대책을 의무화하도록 했다. 남인순 의원에 따르면 남성의 주요 질병 요인이 주로 노화에 따른 신체 변화에서 비롯되는 반면, 여성은 호르몬 변화·생리·임신 등 생애주기적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아 남녀 간 질환 발생 요인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현행 국민건강검진 제도가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자살 사망자는 남성이 여성보다 2.3배 많고, 자살 시도자는 여성이 남성보다 1.7배 많음에도 자살예방기본계획에는 성별에 따른 대책이 포함돼 있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했다. 남 의원은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FDA의 ‘졸피뎀 권장용량 여성 절반 조정 사례’를 언급하며 “미국 등 주요 국가가 이미 의약품 개발·정책 단계에서 성차 분석을 의무화하고 있는 반면 국내 정책은 여전히 획일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남 의원은 이번 4법을 통해 여성의 생애주기별 건강 문제와 성별 특성에 따른 질환 양상 및 약물 반응 차이가 충분히 고려되지 않는 현행 보건의료 체계의 한계를 개선하고, 성차 의학(성별 차이가 건강 및 질병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학문)에 기반한 국가적 정책 수립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토록 했다. 또한 의약품 임상시험 단계에서 성별 특성을 반영하고, 건강검진 종합계획과 자살예방기본계획 수립 시 성별에 따른 대책을 포함함으로써 보다 체계적이고 정교한 보건의료 정책을 추진하도록 했다. 4법을 살펴보면 ‘보건의료기본법 개정안’에는 △보건의료발전계획에 성별 차이를 고려한 보건의료사업 포함 △국가·지자체에 성차의학 교육·연구 지원 의무 신설 △보건의료 통계·정보를 성별 특성 분석이 가능하도록 수집·관리하도록 했다. 이어 ‘약사법 개정안’을 통해 △식약처장이 임상시험 실시자에게 ‘성차 분석’ 권고 △분석 수행 기관에 행정·재정을 지원함으로써 의약품의 성별·개인별 적정 처방 기반을 강화하도록 했다. 또한 ‘건강검진기본법 개정안’에는 △국가 건강검진종합계획 수립 시 성·연령별 특성 반영 의무화 △개인 맞춤형·생애주기형 검진체계 구축하도록 했다. 아울러 ‘자살예방법 개정안’에는 △자살예방기본계획에 성별 차이에 따른 자살예방대책 추가 △성별 위험요인 기반 장기 전략을 수립하도록 했다. 남 의원은 “성차 의학은 단순히 ‘여성 정책’이 아니라 국민 전체의 건강 형평성을 개선하는 미래형 보건정책의 핵심 기반으로, ‘여성건강 4법’은 그동안 국가 보건의료정책에서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던 성별 특성을 제도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첫 걸음”이라면서 “여성의 생애주기·신체적 특성이 의료서비스에 자연스럽게 반영되는 법체계가 구축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초음파 활용 약침술, 만성 아킬레스건병증 치료의 새 희망 된다[한의신문] 수술을 권유받을 정도로 심각한 만성 아킬레스건병증 환자에게 병태생리학적 기전에 기반한 초음파를 활용한 약침 치료를 시행한 결과, 통증 감소와 기능 회복에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연구는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김철현 교수 연구팀과 대한한의영상학회 교육위원회가 공동으로 진행한 것으로, 연구 결과는 ‘Journal of Korean Medicine’ 12월호에 ‘A Pathophysiology-Based Four-Stage Ultrasound-Guided Acupuncture Strategy for Chronic Achilles Tendinopathy: A Case Report(CARE Compliant)’란 제하로 게재됐다. 5년 이상 지속된 왼쪽 발뒤꿈치 통증으로 고통받던 49세 여성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에서 해당 환자는 타 병원에서 스테로이드 주사 9회, 자가혈소판풍부혈장(PRP) 주사 10회 등 보존적 치료를 받았음에도 호전되지 않아 수술을 권유받은 상태였다. 이에 연구팀은 안태석 한의영상학회 교육이사(바로한의원)가 개발한 ‘4단계 치료 프로토콜’을 적용했다. 이 치료법은 만성 아킬레스건병증의 복합적인 원인을 단계별로 해결하는 것이 특징으로, △1단계: 건 주위염 △2단계: 비복근-가자미근 근막통 △3단계: 신생혈관 신경성 염증 △4단계: 아킬레스건 골건부착부 병증 치료로 구성돼 있다. 총 47일간 12회의 치료를 시행한 결과, 환자의 발·발목 기능 점수(FAOS)는 통증, 증상, 일상생활, 스포츠 활동, 삶의 질 등 모든 항목에서 뚜렷한 개선을 보였다. 특히 초음파상에서 만성 통증의 주요 원인인 아킬레스건 내부의 신생혈관(neovascularization) 신호가 치료 후 현저히 감소한 것이 확인됐으며, 치료 종료 2개월 후 추적 관찰에서도 재발 없이 호전 상태가 유지됐다. 이와 관련 연구를 주도한 김철현 교수(제1저자)는 “만성 아킬레스건병증은 염증, 퇴행, 신생혈관 등 다양한 병리적 요인이 복합돼 있어 단일 치료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이번 연구는 병태생리학적 특성에 맞춰 체계적으로 설계된 표준화 프로토콜을 제시하고, 수술적 처치 없이도 난치성 건병증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한의학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실제 임상에서 해당 환자를 치료하고 프로토콜을 정립한 안태석 교육이사(교신저자)는 “단순히 염증을 억제하는 것을 넘어, 아킬레스건에 가해지는 장력을 줄이기 위해 비복근과 가자미근 사이의 유착을 박리하고, 만성 통증의 원인인 신생혈관을 치료하는 등 단계별 접근이 주효했다”면서 “기존 보존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에게 이 4단계 전략이 새로운 비수술적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공동연구자로 참여한 문지현 한의영상학회 교육위원은 “이번 연구에 사용된 PDRN 연아약침과 태반 자하거 약침 등은 조직 재생과 항염증 효과가 입증된 안전한 제제”라며 “특히 초음파를 활용한 시술을 통해 약물을 병변 부위에 정확히 주입하고, 신경 손상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오명진 한의영상학회 교육위원장(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은 “초음파 진단을 통해 환자에게 직접 통증의 원인이 되는 신생혈관과 병변을 보여주며 치료 과정을 설명함으로써 환자의 신뢰도와 치료 순응도를 높일 수 있었다”면서 “이번 연구는 진단부터 치료까지 초음파를 활용한 정밀 한의 치료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입증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
“농촌 왕진버스, 내년에는 더 많은 곳으로 달려갑니다∼”[한의신문]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이하 농식품부)는 농촌 의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추진 중인 농촌 왕진버스의 2026년 대상 지역으로 112개 시·군, 353개소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5년과 비교해 21개 시·군, 89개소가 늘어난 수치다. 농촌 왕진버스 사업은 읍·면을 직접 찾아가 한·양방, 구강검진 및 검안, 근골격계 질환 진료 등을 제공하는 사업으로, 2024년부터 농식품부·지방정부·농협중앙회·지역농협이 함께 추진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번 정부 들어 추진 중인 ‘모두의 행복 농촌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찾아가는 의료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아울러 농업인 및 전문가가 참여하는 ‘함께 만드는 케이(K)-농정 협의체’에서도 왕진버스 확대에 대한 의견이 제기됐다. 이에 정부는 2026년 예산안을 46.7억원(‘25년 대비 7억원↑)으로 증액했으며, 사업 대상 지역도 넓혔다. 내년 왕진버스 대상 지역은 지역 의료기관 접근성, 사업 참여 이력, 보건소 연계 여부, 지역 간 형평성 등을 다양하게 고려해 선정했으며, 특히 읍·면 내에 병·의원이 없는 지역, 왕진버스 사업에 새롭게 참여하는 정선군, 울진군 등 21개 시군을 우선 선정했다. 이와 함께 농촌 맞춤형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내년부터는 보다 개선된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먼저 왕진버스와 지역 보건소 간 연계 강화의 일환으로, 지방정부의 연계 참여 독려를 위해 대상 선정 기준에 보건소 연계 가점을 신설했으며, 이에 따라 2026년에는 전체 지역 중 158개소에서 왕진버스 운영 시 지역 보건소가 참여해 심뇌혈관질환 검진, 치매 예방 프로그램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1인 고령가구 증가 등 농촌 정신건강 관리의 중요성에 대응해 비대면 정신건강 상담서비스를 확대한다. 이에 2025년 2개 시·군에서 시범 도입(2개 시·군, 경기 양평, 충북 청주)된 비대면 상담 서비스를 내년에는 10개 시·군, 22개소를 대상으로 추진하는 한편 민간 플랫폼(솔닥)과 협업을 통해 전문 상담사가 우울·불안·인지 검사를 진행하고 위험군으로 판단된 주민에게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별도 상담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편 2025년 왕진버스 이용자 수는 18만명으로, 도입 첫해인 2024년(9.1만명)과 비교할 때 약 2배 증가했다. 이용자 중 약 60%가 여성, 40%가 남성으로 여성의 비율이 약간 높았고, 연령대별로는 60대 이상이 93.5%로 거의 대다수를 차지하며, 그 중 70∼79세의 비율이 40.6%로 가장 높아 의료기관 방문이 어려운 고령 주민들에게 왕진버스가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공 의료서비스 중 가장 많은 주민이 이용한 서비스는 한·양방 진료로, 총 6만7154명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검안 및 돋보기(6만2712명), 치과 및 구강관리(3만4428명)가 뒤를 이었다. 더불어 2025년 첫 도입된 근골격계 질환 진료도 74개소에서 1만6039명의 주민을 대상으로 제공돼 이른바 ‘농부병’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촌 주민들의 건강 회복에 도움을 줬다. 이외에도 부처 간 협업을 통해 국민권익위원회의 ‘달리는 신문고’ 사업과 왕진버스를 연계, 2025년 10개 시·군에서 생활민원과 법률상담 서비스를 함께 제공했으며, 이용 만족도가 높아 2026년에는 대상 지역을 20개 시·군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박성우 농식품부 농촌정책국장은 “농촌 왕진버스는 의료 사각지대로 직접 찾아가는 의료서비스를 제공, 농촌 주민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더 많은 지역을 방문하고, 보건소 연계·비대면 상담서비스 등 제공 서비스를 다양화하여 농촌 주민의 의료 복지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
복지부 ‘노담소셜클럽’, 2025 대한민국광고대상 수상[한의신문] 보건복지부(장관 정은경)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원장 김헌주)은 2일 서울시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광고대상’ 시상식에서 ‘노담소셜클럽’이 △소셜커뮤니케이션 부문 대상 △브랜드 익스피리언스 & 액티베이션 부문 동상을 각각 수상했다고 밝혔다. ‘노담(No담배) 캠페인’은 2020년부터 1020세대를 중심으로 비흡연 메시지를 확산해 온 대표적 청소년 흡연 예방 캠페인으로, 매년 다양한 시도와 변화를 통해 캠페인 메시지를 일상으로 확장해 왔다. 특히 올해 노담캠페인인 ‘노담소셜클럽’은 캠페인 대상을 30대 청년까지 확장하면서 이들이 직접 노담 문화를 확산시키도록 하는 참여형 캠페인으로 기획·추진됐다. 청소년과 청년으로 구성된 비흡연 모임에 참가 자격을 부여하고 클럽을 모집한 결과, 총 167개 클럽이 신청해 이 중 20개 클럽을 최종 선정했다. 지난 8월 발대식을 시작으로 10월까지 자신만의 개성과 가치를 담은 노담활동을 전개하도록 했으며, 활동기간 내 2차례 현장 행사를 통해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지향하는 노담 캠페인의 정체성을 다졌다. 방송인 노홍철을 ‘노담소셜클럽’의 클럽장으로 선정해 비흡연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에서 높은 관심과 화제성을 이끌어냈다. 클럽원들은 주어진 과제를 성실히 수행했으며, 전문가 심사와 인스타그램 투표를 통해 청년 여성축구클럽인 FC돌핀즈가 최우수클럽으로 선정됐다. FC돌핀즈는 클럽 정체성에 맞춰 노담 메시지를 창의적으로 녹여낸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확산하며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한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우수클럽에게는 클럽장(노홍철)과 함께하는 특별 활동 기회가 주어지며, 해당 콘텐츠는 12월 중 노홍철 유튜브 채널(@luckyhongchul)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노담소셜클럽’은 청소년과 청년이 단순한 캠페인 대상이 아닌 주체로 참여해 비흡연 문화를 자발적으로 확산한 점에서 주목받았으며, 특히 ‘노담’이라는 메시지를 또래 집단의 자부심이자 세대 문화로 자연스럽게 정착시키고자 한 시도가 창의성과 공감력을 인정받아 ‘2025 대한민국광고대상’ 소셜커뮤니케이션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이번 수상은 민간 브랜드와 공공홍보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와의 경쟁 속에서 이룬 결과로, 공공캠페인도 창의적인 기획과 효과적인 메시지 전달을 통해 사회적 공감과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보건복지부 곽순헌 건강정책국장은 “이번 캠페인은 청소년과 청년이 주체가 돼 노담문화를 확산시킨 모범적인 사례로, 다양한 주체의 참여를 통해 젊은 세대와 접점을 넓히고 흡연 예방 메시지를 자연스럽고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캠페인 대상자에 맞춘 새로운 방식의 소통을 통해 금연문화 조성에 힘 쓰겠다”고 밝혔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김헌주 원장은 “이번 수상은 젊은 세대가 스스로 공감하고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건강한 문화를 만들어 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청소년과 청년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건강한 일상과 노담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다각도의 노력을 이어 가겠다”라고 밝혔다. -
“재택 사망 시 ‘변사 의심’…재택임종, 사망확인 제도부터 손봐야”[한의신문]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가 ‘다사(多死) 사회’를 앞두고 있음에도, 국민 대다수가 원하는 재택임종은 여전히 제도적·환경적 한계 속에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보고서에서 △변사 처리 관행 △부족한 가정형 호스피스 △임종기 가족 부담 △재택의료 연계 부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병원 중심의 고비용 임종 구조를 고착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윤경 입법조사관(보건복지여성팀)은 지난달 20일 발간한 ‘내 집에서 생을 마감할 권리를 위한 자택(재택)임종 활성화 방안’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재택임종 저해 요인을 짚고, 영국·일본의 제도를 참고한 정책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집에서 죽고 싶다” 67.5%… 현실은 의료기관 사망 72.9%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연간 사망 증가와 출생 감소가 맞물리며 ‘인구 데드크로스’가 고착화됐다. ‘다사 사회’가 불가피한 상황임에도 임종 장소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 보고서의 지적이다. 장기요양 수급 노인 조사에서 △응답자 67.5%는 재택임종을 희망했지만 △실제 자택 사망률은 14.7%에 불과했고 △의료기관 사망은 72.9%로 압도적이었다. 원하는 장소에서 생을 마감할 권리, 즉 ‘임종 자기결정권’이 제도적으로 구현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의료기관 임종은 △높은 의료비·간병비 △정서적 불안 △병상 부족 △국가 의료재정 부담 증가 등 사회적 비용도 확대시킨다는 점에서 대안 마련의 시급성이 강조됐다. ■ 자택 사망 시 ‘변사 의심’ 원칙… 검안 절차가 가족에 큰 부담 재택임종 확산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은 현행 사망 확인 제도로, 우리나라는 모든 자택 사망을 ‘잠재적 변사’로 간주해 △경찰 출동 △검안의 검안 절차를 의무화하고 있으며, 이는 말기 암·호스피스 대상자 등 자연사가 명백한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가족들은 △경찰 조사 △검안 대기 시간을 견뎌야 하고, 병원과 달리 사망진단서를 즉시 발급받기 어려워 장례가 지연되는 경우도 많다. 한편 검안 인력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공중보건의 수는 △2020년 3499명→2025년 2551명으로 줄었고, 특히 의사는 △1901명→945명으로 급감했다. 이에 따라 검안 업무 병목이 심화되면서 보고서는 “현 구조로는 재택임종 확산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 가정형 호스피스 부족… 비암성 말기 환자 ‘제도 밖’ 재택임종을 떠받치는 핵심 제도는 ‘가정형 호스피스’ 제도다. 한의사 혹은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가 환자 가정을 방문해 완화의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자택에서 생을 마감할 수 있게 하는 가장 직접적인 모델이다. 하지만 가정형 호스피스 기관은 올해 기준 전국 39개소로, 정부 목표(2028년 80개소)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대상 질환도 △암 △후천성면역결핍증 △만성간질환 △COPD 등 5개로 제한돼 있다. 이 때문에 심부전·신부전·치매·노쇠 등 비암성 말기 환자는 제도 밖에 머무르고 있다. 또 본인부담률도 △암 5% △비암성 환자 10~20%로 차이가 커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 왔으며, 낮은 이용률 역시 이러한 제도적 불균형의 결과라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비암성 말기 환자가 급증하는 만큼 대상 질환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 가족 부담 완화 위한 ‘임종돌봄 휴가’ 신설 제안 재택임종을 위해선 가족이 거의 24시간 돌봄을 책임져야 한다. 임종기에는 △호흡곤란 △통증 △섬망 등 상태 변화가 잦고, 가정은 병원 대비 의료기기 접근성이 떨어져 부담이 더 크다. 현재 가족돌봄휴직만으로는 임종기 집중 돌봄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보고서는 △임종 판정 후 1~2주간 사용 △통상임금 일정 비율 소득대체 △야간 대응·응급대처 지원 등 임종기의 특성을 반영한 단기 유급휴가 형태의 ‘임종돌봄 휴가’ 신설을 제안했다. ■ “재택의료를 ‘임종돌봄 경로’로 전환해야” 보고서는 가정형 호스피스만으로는 임종돌봄 수요를 충당할 수 없다며 기존 재택의료 인프라를 임종돌봄 체계로 전환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가정간호 △방문간호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등은 임종기 대응을 인정하는 별도 수가가 없어 야간·응급 상황 대응이 불가능하며, 이로 인해 결국 병원 임종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입법조사처는 이에 대한 정책 대안으로 △임종 전 72시간 집중 돌봄 가산 신설 △방문진료·가정간호·장기요양 방문간호를 묶은 ‘임종돌봄 패키지’ 수가 마련 △지역 경찰·검안의 연계 프로토콜 구축 △재택의료센터를 ‘지역 기반 임종 관리 허브’로 지정 등을 제시했다. 특히 사망 확인 체계 개선을 핵심 과제로 꼽으며, 자연사가 명백한 경우 간소화를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현직 병·의원 의사·공공병원·공중보건의 등으로 구성된 ‘지역 임종확인 전담의사 풀’ 구축 △호스피스·재택의료센터 핫라인을 통한 즉시 출동 △사전 등록된 가정형 호스피스 이용자를 ‘재택임종 예정자’로 관리 △임종관리 기록 공유를 통한 신속 검안 체계 마련 등을 제안했다. 또한 △임종 단계별 대응 요령 △신고·연락 절차 △필요 서류 △응급대처 △장례 절차 등을 표준화한 ‘국가 임종관리 매뉴얼’ 제정을 촉구하며, “사망 확인 절차의 합리화 없이는 재택임종 정책이 작동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입법조사처는 △죽음에 대한 사회적 논의 활성화 △가정형 호스피스 확충과 비암성 질환 확대 △가정 내 의료환경 보장 및 임종돌봄 수가 마련 △가족 부담 완화 △지역 기반 임종확인 체계 구축 등을 제안하며 “사회적으로 임종 선호를 표현하고, 공유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음성군보건소, 다문화가정 대상 ‘한방다통교실’ 운영[한의신문] 음성군보건소(보건소장 구미숙)가 음성군가족센터와 연계해 결혼이민자 및 다문화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의약 건강증진 프로그램 ‘한방다통교실’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결혼이민자와 다문화인의 건강한 정착과 삶의 질 향상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18일 음성군가족센터에서 20명의 결혼이민자·다문화인을 대상으로 △한의약 소개 △경혈 지압법 교육 △한의약 아로마 테라피 체험 등 이론 교육과 실습·체험을 병행했다. 특히 프로그램 진행 후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 참여자들의 한의약 인지율이 프로그램 전·후 비교시 71.5%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사업 만족도 조사에서는 ‘매우 만족’이 91.7%, ‘만족’이 8.3%로 응답자 전원이 프로그램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와 함께 내년 주요 관심 주제로는 ‘만성 질환 건강 관리’와 ‘여성 건강관리’의 우선순위가 높게 나타났으며, 선호 활동으로는 ‘한방 기초 화장품 만들기’가 가장 많은 응답을 차지했다. 군 보건소는 이와 같은 설문조사 의견을 반영해 실습·체험형 한의약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할 계획이다. 구미숙 보건소장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결혼 이민자와 다문화인들이 한의약을 더욱 친숙하게 접하고, 스스로 건강을 돌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유관기관가 긴밀히 협력해 외국인·다문화인을 위한 맞춤형 한의약 건강 증진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한약 단독치료로 자궁선근증 호전"…초음파 추적으로 객관 입증▲(왼쪽부터) 노스텔라 원장, 박현석·정혜인 연구원, 김경한·양승정 교수 [한의신문] 국내 한방부인과 연구진이 한약 단독요법으로 자궁선근증 환자의 임상 증상과 초음파 영상 소견을 모두 개선한 증례를 SCI(E)급 국제학술지 정규 산부인과 섹션에 등재돼 눈길을 끌고 있다. 노스텔라 인천 기린한의원장(대한여한의사회·대한한방부인과학회·대한한의영상학회 이사), 박현석·정혜인 경희대 예방의학교실 연구원, 김경한 우석대 한의대 교수, 양승정 동신대 한의대 교수가 수행한 ‘Management of symptoms of suspected adenomyosis uteri using herbal medicine modified Bojungikgi-tang: a case report with ultrasound monitoring(보중익기탕 가감방을 통한 자궁선근증 의심 환자의 증상 관리: 초음파 모니터링 증례보고)’이라는 제하의 연구 논문이 최근 SCI(E)급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Medicine’에 게재됐다. 이번 논문은 자궁선근증 환자의 한약 단독치료 과정을 초음파 영상으로 12개월 이상 추적 관찰한 단일 증례 보고로, 대체의학 섹션이 아닌 산부인과 정식 저널 섹션에 게재된 점에서 학문적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 호르몬제 부작용·재발 반복 환자, 한약 치료로 생리통 등 개선 대상 환자는 40세 미혼 여성으로, 자궁선근증 진단 후 5년 이상 과다출혈, 심한 생리통, 만성 빈혈, 어지럼증으로 고통받았다. 환자는 △PBAC 점수 400 이상(중증 과다출혈) △헤모글로빈 6~8g/dL △생리통 NRS 7~8 수준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웠으며, Visanne® 및 Yaz® 복용 중 부작용과 재발과 불규칙 출혈로 자궁적출술을 고려하던 중 한의치료를 선택했다. 이에 환자는 보중익기탕 가감방 투여 후 6주 만에 생리통(NRS)은 7~8에서 4~5로 완화됐고, 초음파상 자궁 AP 길이는 8.7cm→7.5cm로 감소한 데 이어 5개월 후 혈액검사에서 헤모글로빈 수치가 10.4로 회복됐으며, 자궁근층의 정상화 소견이 확인됐다. 또한 8개월 시점에는 월경 주기가 28~29일로 정상화되고, PBAC가 400에서 55로 감소했으며, 생리통 NRS 1~2로 진통제 복용이 불필요해졌다. 초음파에서는 고에코 섬, 근층 낭종 등 MUSA 2022 지표 다수가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1년 치료 종료 시점에 삶의 질 지수(EQ-5D-5L)는 0.288에서 0.877로 상승했고, 자궁내막–근층 접합부(Junctional zone)의 규칙성이 회복된 상태에서 7.28cm 크기로 안정 유지됐다. ▲사진을 클릭하시면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 한약 단독요법의 작용기전…염증·면역·호르몬 조절 관여 처방의 핵심 약재로는 황기, 생지황, 아교, 녹각교 등이 사용됐다. 연구팀은 “이들 약재가 조직 재생 촉진, 조혈 및 보혈, 염증 억제, 면역 조절, 에스트로겐 의존성 병태 조절 등에 관여하는 약리학적 근거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황기는 PI3K/Akt, MAPK 경로 조절을 통해 혈관 생성과 콜라겐 합성, 섬유아세포 증식 등에 작용하며, 에스트로겐 반응성 조직의 비정상 증식을 억제할 가능성이 보고되고 있다. 또한 아교·녹각교는 콜라겐 기반 조직 재생에, 당귀·생지황은 항염 및 대사 조절을 통한 손상 조직 회복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보중익기탕 가감방이 조혈·보혈을 통한 빈혈 및 피로 개선, 자궁 염증 환경 완화, 에스트로겐 의존성 병변의 조절 가능성을 통해 초음파상 구조적 호전과 임상적 개선을 동시에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12개월 초음파 추적·객관지표 병행으로 한약 근거 확장” 기존 자궁선근증 관련 한의학 연구가 침·식이·한약 병행 등 복합중재 중심이거나 단기 평가에 그쳤던 한계를 보완했다는 점도 이번 증례의 큰 의의다. 연구팀은 한약 단독요법을 적용하며 12개월간 초음파 추적과 PBAC, Hb, NRS, EQ-5D-5L 등 임상·영상학적 지표를 통합 분석했다. 교신저자인 노스텔라 원장은 “이번 논문 심사 과정에서 외국 산부인과 Reviewer의 요구에 따라 MUSA 2022 기준 영상평가와 PBAC 기반 월경량 기술을 보강했다”며 “한약의 작용기전, 에스트로겐 조절, 자궁내막증 동반 시 치료 장점 등 다양한 논의가 오갔다”고 밝혔다. 노 원장은 이어 “다낭성난소증후군 등으로 자궁선근증이 젊은 여성층에서도 증가하는 추세”라며 “장기적 증상 조절과 생식력 보존을 위한 비수술적 치료 옵션으로 한약의 가능성을 제시한 초기 근거로 평가된다”고 강조했다. -
한의협, 장총련과 연대 강화…‘한의사 장애인 주치의’ 모델 추진[한의신문]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상임대표 이영석·이하 장총련)가 세계 장애인의 날을 맞아 27일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2025 대한민국 장애인대회’를 개최한 가운데 대한한의사협회와 대한여한의사회가 참석해 ‘한의사 장애인 주치의’ 모델 구축을 위한 연대 강화 의지를 밝혔다. 이날 이영석 상임대표는 대회사에서 “유엔장애인권리협약(CRPD)은 장애인을 보호 대상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결정할 권리를 지닌 당당한 사회의 주체로 규정한 만큼 장애를 개인 문제가 아닌 인권·정의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면서 “장총련은 장애인의 복지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연대를 강화하고, 이들의 목소리가 국회와 정책에 반영되도록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미화(더불어민주당 전국장애인위원장), 김예지·최보윤·안상훈 의원(국민의힘), 김선민 의원(조국혁신당)도 참석해 장애인 보건·복지 개선을 위한 지원과 입법을 약속했다. 이날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장은 장총련과의 정책 협력 폭을 넓혀 장애인 건강주치의 제도에 한의진료가 공식 포함될 수 있도록 당사자 단체 기반의 근거 마련과 정책 제안을 병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와 관련 윤 회장은 “장애인의 건강권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국가가 책임져야 할 기본권으로, 한의계는 재택의료, 만성통증 관리, 심신 통합 중재 등 장애인의 일상과 가장 가까운 영역에서 이미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쌓아왔다”며 “앞으로 장총련을 비롯한 장애인 단체와 더욱 긴밀히 연대해 ‘한의사 장애인 주치의’ 제도화를 실현하고, 당사자 중심의 건강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대한한의사협회는 장애인의 특성과 질환에 맞춘 한의진료 프로토콜 개발을 비롯해 △방문진료·재택의료와의 연계 △심신 통합돌봄 모델에서의 한의약 역할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만성통증·근골격계 질환·정서적 불안 등 장애인의 주요 의료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한의사 장애인 주치의 표준모델’도 마련 중이다. 특히 대한여한의사회(회장 박소연)는 그동안 축적해온 장애인 대상 의료봉사 및 심신치유 프로그램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한의 주치의 제도의 현실적 가능성을 이미 현장에서 증명해 왔다. 실제 여한의사회는 장애인 생활시설·주간보호센터 방문진료를 꾸준히 이어오면서 침·뜸 치료, 상담, 생활건강 교육을 제공해 왔으며, 폭력·학대에 취약한 장애여성을 위해 트라우마 인폼드 케어(TIC)를 접목한 심신케어 프로그램도 운영하며 재난·사회적 위기 속 돌봄 사각지대 해소에도 참여해 왔다. 박소연 회장은 “한의학은 신체와 정신을 통합적으로 다루는 의료이기 때문에 장애인 주치의로서 큰 장점을 갖고 있다”면서 “앞으로 장총련과 연계해 대상자 발굴과 접근성 확대, 주치의제 참여 기반을 더욱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장총련은 지난 1996년에 발족, 장애인 당사자주의를 근본 이념으로 ‘장애인의 완전한 참여와 평등’을 목표로 설립된 연합체로, 한국장애인연맹, 한국교통장애인협회, 한국지체장애인협회,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한국장애인녹색재단, 한국장애인기술진흥원, 한국장애인인권포럼, 한국척수장애인협회, 한국장애인농축산기술협회, 장애인인권센터,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 한국청각장애인협회가 회원단체로 참여해오고 있다. -
손상으로 인한 사망자, 전체 사망원인 중 ‘4위’[한의신문] 질병관리청(청장 임승관)은 각종 손상 위험요인에 대한 대상별 맞춤형 손상예방관리대책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를 마련코자 국내 통계자료를 분석해 ‘손상 발생 현황: 손상 팩트북(INJURY FACTBOOK) 2025’를 발간했다. ‘손상’이란 질병을 제외한 각종 사고, 재해 또는 중독 등 외부적인 위험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신체적·정신적 건강상의 문제 또는 그 후유증으로, 국가적 차원의 관리를 통해 예방할 수 있으며, 대상별 위험요인을 면밀히 파악하고 그에 대한 적절한 중재를 시행함으로써 예방 가능하다. 이에 ‘손상 발생 현황: 손상 팩트북 2025’에는 손상으로 인한 사망, 입원, 응급실 내원 환자정보 등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손상 발생 규모 △위험요인 △취약대상 등에 대한 정보를 통합적으로 제시했으며, 특히 올해는 국가응급진료정보망(NEDIS) 자료도 함께 분석해 자료원을 확대했다. 손상 경험, 입원 및 사망 전년 대비 모두 증가 최근 1년간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던 손상 경험자는 연간 355만명(’23년), 입원환자는 123만명(’23년), 사망자는 3만명(’24년)이었다. 손상으로 인한 입원과 사망은 각각 전년(’22년, ’23년) 대비 7.7%, 7.0% 증가하는 한편 손상 경험자는 23.3% 증가했고, 국가응급진료정보망을 통해 조사되는 손상 발생으로 응급의료센터에 내원한 환자 역시 139만명으로 전년(’22년)과 비교해 8.3% 증가했다. ’24년 손상에 의한 사망자는 인구 10만명당 58.3명으로, 전체 사망원인의 8.3%(사망원인 중 4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0∼44세까지는 손상이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해 손상이 젊은 연령층의 조기사망의 원인으로 작용하여 사회경제적으로 큰 손실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75세 이상 고령층의 손상으로 인한 입원, 추락·낙상 ‘주요 원인’ 손상으로 인한 입원, 응급실 내원 원인 중 추락·낙상은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입원의 경우 추락·낙상으로 인한 손상이 51.6%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운수사고(19.9%), 부딪힘(11.0%) 순으로, 응급실 내원의 경우에는 추락·낙상(40.0%), 부딪힘(15.2%), 운수사고(15.1%) 순으로 나타났다. 손상으로 입원한 환자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75세 이상의 경우 추락·낙상 손상으로 입원한 환자가 72.5%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0∼14세의 경우에도 추락·낙상이 44.8%로 가장 많았다. 특히 추락·낙상의 경우 0∼14세 소아의 중증외상 발생율은 67.5%로 가장 높았으며 64.9%가 사망하고 55.0%에서 장애가 발생했다. 75세 이상 고령환자의 경우에는 추락·낙상으로 인한 중증외상 발생(42.3%)은 소아보다 낮았지만, 장애율과 치명률은 각각 83.3%, 61.3%로 높아 고령층의 추락·낙상 손상으로 인한 후유증이 상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이러한 고령층의 손상 예방을 위해 노인의 운동능력에 맞춰 난이도별로 2종의 ‘노인 낙상 예방을 위한 운동 프로그램(동영상)’과 ‘낙상 예방을 위한 실내 환경요인 체크리스트’를 개발·보급한 바 있으며, 한국소비자원과 협업해 ‘고령자 낙상 예방 캠페인’을 실시키도 했다. 또 지역사회에서 활용 가능하도록 전문강사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을 운영 중에 있으며, 내년 하반기부터 전문가들이 본격적으로 현장에 투입돼 활동할 계획이다. 자해·자살 시도 손상기전 대부분은 ‘중독’ 손상으로 응급실을 내원한 환자 중 비의도적인 손상은 88.4%, 자해·자살은 8.0%, 폭력·타살은 3.1%였다(’24년). 이는 전체 응급실 내원환자 중 자해·자살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15년 2.4%에서 ’24년 8.0%로 9년 새 3.3배가량 증가(’23년 대비 1.6배 증가)한 것으로, 가파른 증가추세를 보여주고 있어, 자해·자살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대책이 시급함을 시사하고 있다. 더불어 손상 사망에서도 고의적 자해(자살)에 의한 사망이 ’15년 인구 10만명당 26.5명에서 29.1명으로 증가했다. 또한 자해·자살로 입원 또는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의 손상기전을 분석한 결과, 중독으로 인한 손상 발생이 가장 높은 것(입원 76.1%, 응급실 67.4%)으로 나타났다. 특히 15∼24세의 중독 손상환자 중 91.3%가 자해·자살 목적이었는데, 이 중 여성의 비율이 76.2%로 남성(23.8%)보다 약 3.2배 더 높게 나타났다. 이는 젊은 여성층이 시도하는 자해·자살에 대한 예방대책 마련이 우선순위 과제임을 의미한다. 또한 0∼14세는 비의도적인 사고에 의한 경우가 61.7%를 차지해 어린이 및 청소년 중독사고에 대한 예방교육이 중요함을 알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질병관리청과 중앙손상관리센터에서는 청소년 중독사고 예방을 위해 ‘찾아가는 청소년 의약품 오남용 예방교육’을 실시한 바 있다. 임승관 청장은 “손상은 우리 삶에 밀접하게 연관된 보건영역의 문제로서,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면서 “손상감시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하여 변화하는 사회환경 등으로 새롭게 발생하는 손상 문제를 면밀히 파악하고 관련 위험요인을 발굴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손상 취약 계층을 포함해 전국민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효과적인 손상예방관리대책이 수립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손상 발생 현황: 손상 팩트북(INJURY FACTBOOK) 2025’는 PDF 파일과 엑셀 파일로 제작해 배포되며, 국가손상정보포털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
2025 전국한의학학술대회 수도권역 주요 발표내용은? 2025 한·일학술심포지엄[편집자주] 2025년 전국한의학학술대회 수도권역 행사가 오는 12월14일 서울 COEX 오디토리움(3F)에서 개최된다. 이번 학술대회는 한·일학술심포지엄, 실습세션, 허리질환의 모든 것으로 구성돼 회원들의 다양한 관심사를 아우르며 여러 주제를 폭넓게 다룰 예정이다. 본란에서는 한·일학술심포지엄의 주요 발표내용을 살펴봤다. 권승원 경희대 한의과대학 교수 권승원 교수는 이번 심포지엄에서 전통과 현대 임상근거를 연결, 인삼양영탕을 ‘동아시아형 노쇠(frailty) 치료의 핵심 처방’으로 재해석해 보는 관점을 제공할 예정이다. 인삼영양탕은 오랜 역사속에서 축적된 ‘역사성’과 실제 임상에서 체감되는 ‘유효성’을 기반으로 오늘날까지 활용되고 있는 ‘한약’의 흐름을 잘 보여주고 있는 처방 중 하나로, 전통적 허약·노쇠 치료에서 현대 임상근거와 진료지침까지 이어지는 나름의 확장성을 지니고 있다. 실제 인삼양영탕이 처음 기록된 고전에는 ‘노쇠’라는 표현이 등장하지 않지만, 사지 무력·피로·식욕저하·우울·활동 저하 등은 현대의학에서 정의하는 다차원적 ‘노쇠’의 핵심 요소와 매우 유사하다. 권승원 교수는 “이번 강의는 인삼양영탕이 전통적으로 어떤 임상 상황에 사용되었는지를 재해석해 강연할 예정”이라며 “또한 자율신경실조, 폐경기 증후군, 암 관련 피로, 긴장성 두통 등 한의임상진료지침에서의 근거를 정리하고, 욕창·간경변성 복수·자가면역질환 피로 등의 국내 임상 사례를 통해 처방의 현대적 활용성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권 교수는 이어 “뇌졸중 환자에서 확인된 근력 개선 데이터로 중심으로 인삼양영탕이 노쇠 환자 관리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도 함께 제시하려고 한다”면서 “이번 강의가 한약이 역사적 근거와 임상적 유효성을 어떻게 연결하며 발전해 왔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양승정 동신대 한의과대학 교수 양승정 교수는 이번 한·일학술심포지엄 발표를 통해 인삼영양탕이 갱년기 여성의 기혈을 복돋우는 통합 치료 솔루션임을 강조한다. 양 교수는 “갱년기장애는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주지만, 호르몬 치료에 한계와 부작용 우려가 있다”면서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한약적 접근의 임상적 가능성을 공유하고, 특히 기혈양허를 중심으로 효과를 보이는 인삼양영탕의 활용을 통해 한·일 양국의 한의·캄포 의료 협력 가능성을 제시하고 싶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이번 강의를 통해 갱년기장애의 대표적 병리인 기혈양허에 대한 인삼양영탕의 임상적 유효성·안전성을 소개하는 한편 실제 국내 임상연구와 환자 사례를 기반으로 주요 증상인 피로·불면·감정 기복 등에 대한 개선 효과를 중심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진단 기준(변증)과 투약 평가 지표(Kupperman Index 등)의 임상적 활용법을 통해 갱년기에 대한 한의진료의 실제를 공유할 계획이다. 호리바 유코 게이오기쥬쿠대학병원 교수 호리바 유코 교수는 발표를 통해 일본에서 다양한 질환에 활용되고 있는 ‘인삼양영탕’을 소개한다. 부인암을 비롯한 여러 종류의 암은 수술·항암 화학요법·방사선 치료의 발전으로 인해 일정 부분까지는 극복이 가능해졌으며, 최근에는 암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한 지지요법도 크게 발전하고 있다. 실제 구역·구토에 대해서는 ‘항구토제’를, 호중구 감소에 따른 감염 위험에는 ‘항균제’가 활용되면서 부작용을 예방·치료하고 있다. 하지만 피로·권태감, 식욕부진, 말초신경 장애에 대해선 여전히 효과적인 약제가 거의 없는 실정이며, 특히 피로·권태감은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의료 현장에서는 암 치료의 지지요법으로 다양한 한방약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 유코 교수는 “암 치료의 지지요법에서 피로·권태감에 대해 일본에서는 ‘인삼양영탕’을 사용하고 있다”며 “인삼양영탕은 신체의 영기(栄気)를 보하는 작용이 있어, 병후 허약, 피로, 식욕부진, 도한(잘 때 식은땀), 사지냉증, 빈혈 등의 개선을 위해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부인과 암 수술 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인삼양영탕이 자각증상 완화와 일상생활 동작에 미치는 유효성을 평가한 결과, 전반적인 개선도에서 투여군이 비투여군보다 유의하게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는 여러 자기평가 척도를 활용한 다각적인 평가나, 환자 스스로의 평가 외에 객관적 지표를 활용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한계도 있다. 유코 교수는 “이번 심포지엄에서 소개하는 연구는 부인과 암 치료 후 나타나는 피로·권태감에 대해 인삼양영탕 복용 전후의 경과를 평가한 것”이라며 “더불어 부인과 암 환자에서는 불안·우울과 같은 심리적 고통의 발생률이 높다는 보고가 있어, 피로·권태감과 함께 나타나는 식욕부진, 불면, 불안·우울 등의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한 연구 결과를 공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타카야마 신 도호쿠 대학병원 교수 타카야마 신 교수는 이번 심포지엄에서 인삼양영탕 노화에 따른 뇌쇠뿐만 아니라 암 치료, 만성 염증, 저영양 상태 등의 상황에서도 유용한 지지요법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다양한 연구결과를 통해 제시한다. 그는 “인삼양영탕은 피로, 식욕부진, 빈혈 등 다양한 증상에 사용되어온 한방약으로, 최근에는 암 치료 지원, 노쇠, 인지기능 저하 등 현대의학적 문제에 대한 효과가 임상시험과 전임상 연구를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으며, 특히 그렐린(ghrelin) 경로의 활성화가 밝혀지고 있다”면서 “이번 발표를 통해 인삼양영탕이 식욕부진의 회복과 진행성 암 환자의 장기 생존에 기여한 사례를 공유, 그 유용성을 구체적으로 보여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인삼양영탕은 단순한 증상 완화제가 아니라, 식욕 증진과 근감소 억제 등의 기전을 바탕으로 암 치료 과정에서의 삶의 질 유지, 영양 상태 및 정신적 안정 향상에 매우 효과적이며, 필수적인 지지요법임을 강의를 통해 꼭 전하고 싶다”며 “현대 임상 현장에서 인삼양영탕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의료진은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치료 지속성을 보다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되는 자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타카야마 신 교수는 ‘임상 및 전임상 연구에서의 인삼양영탕 고찰 및 증례 보고’란 제하의 연구를 소개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 배경 및 목적과 관련 타카야마 신 교수는 “12종의 한약재로 구성돼 있는 인삼양영탕의 근원은 서기 1241∼1252년경 편찬된 ‘태평혜민화제국방’에 두고 있으며, 주로 피로감, 권태, 식욕부진, 수면 중 발한, 수족 냉감, 빈혈 등의 증상을 가진 환자 치료에 사용된다”면서 “이번 연구에서는 인삼양영탕에 대한 임상 및 전임상 연구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임상 적용 사례를 함께 보고자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PubMed, Web of Science, Traditional and Kampo Medicine 데이터베이스에서 인삼양영탕 관련 논문을 검색했고, 추가로 최근 발표된 문헌에 대해서는 ‘수기 검색(hand search)’을 실시한 후 인삼양영탕에 기반한 임상시험 및 전임상시험 연구를 선별해 검토했다. 연구 결과 다수의 임상시험에서 인삼양영탕의 임상적 효능이 확인된 가운데 주요 적용 분야는 △빈혈 △암 치료 보조 △노쇠 △인지기능 저하 △무감동(apathy) △피로·권태 △식욕부진 △폐질환 등이 있었으며, 전임상 연구 결과 또한 임상효과를 뒷받침하고 있었다. 주요한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그렐린-뉴로펩타이드Y 경로 활성화를 통한 식욕 촉진을 비롯해 △Akt/mTOR 경로에 의한 4E-BP1 과인산화 및 FoxO1-atrogin-1 경로 억제를 통한 근육 소모 방지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HPA axis)과 교감-부신수질 축 조절 및 GABA 신경 억제를 통한 사회성 향상 △PGC-1α 활성화를 통한 골격근 위축 회복 촉진 △조혈(hae matopoiesis) 촉진 및 면역세포 수 증가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이날 발표에서는 인삼양영탕의 유용성을 보여주는 진행성 식도암 환자의 증례도 보고된다. 그에 따르면 53세 여성 환자는 Stage IV 식도암으로 진단돼 시스플라틴과 플루오로우라실 병용 화학요법 및 흉부 방사선치료를 2개월간 받았다. 치료 기간 중 지속적인 식욕부진으로 인해 액상식만 섭취 가능했고, 전신 상태와 삶의 질이 점차 악화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식욕 개선을 목적으로 ‘복령인오반하후박탕’ 7.5g/일과 인삼양영탕 9.0g/일을 병용 투여한 결과, 식욕이 점차 회복됐으며, 플루오로우라실 또는 독세타셀 기반의 항암 치료를 반복적으로 지속할 수 있었으며, 진행성 식도암 진단 후 7년 이상 생존했다. 이 임상 사례는 인삼양영탕이 암 치료 중 식욕부진 완화, 영양 및 정신 상태 유지에 유효한 지지요법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는 설명이다. 타카야마 신 교수는 “이날 소개되는 연구를 통해 인삼양영탕에 관한 임상 및 전임상 근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암 치료 보조뿐 아니라 노쇠, 무감동, 피로·권태, 식욕부진 등에 대한 유효성을 제시하겠다”면서 “향후 인삼양영탕은 서양의학 치료와 병용 가능한 현대적 한의약적 지지요법으로서 임상 현장에서의 활용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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