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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한의사 3인, <동의보감> 初稿本 발견 주장 반박[한의신문] 의성 허준의 역저인 <동의보감> 초고본 발견과 관련한 진위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경향신문 7월24일자에는 국보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허준의 <동의보감> 초고본이 발굴된 것으로 보도됐고, 9월에는 최영성 교수(한국전통문화대 무형유산학과)에 의해 ‘<동의보감> 초고본(初稿本)에 관한 연구-허준의 집필 구상이 담긴 초고본’이라는 제목으로 연민학지(淵民學志)에 논문으로 발표됐다. 이 <동의보감> 초고본은 중국 옌볜 일대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하던 선교사 김만식 씨가 입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영성 교수는 “초고본의 내용 구성과 미완성 항목, 표지 및 배접지의 기록, 연대 추정을 뒷받침하는 기록 등 다양한 물증을 통해 <동의보감> 편찬 과정에서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는 자료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 교수의 이 같은 주장을 반박하는 논문(<동의보감> 初稿本 주장에 대한 반론-筆寫本의 底本과 오류를 중심으로-)이 지난달 25일에 발간된 대한한의학원전학회지에 게재돼 학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서정철(우리경희한의원)·한기춘(MC맥한의원)·최순화(보광한의원) 원장 등 3인의 임상 한의사는 언론에 보도된 개인 소장본이 초고본이 아니라는 주장을 서지학을 전공하지 않은 한의사 독자도 쉽게 이해하도록 사진 위주로 논증했다. 임상 한의사 3인이 일부 공개된 김만식 씨의 소장본에 대해 초고본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논거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김만식 씨의 소장본 필사 당시 저본으로 추정되는 목판본의 발견이고, 둘째는 김만식 씨 소장본에서 초간본에 없는 글자가 있고, 게다가 거기에 아무런 교정부호가 없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셋째는 김만식 씨의 소장본에 적힌 단어나 문장이 초고를 작성한 자가 전문가의 식견을 가졌는지 판단 여부로 봤다. 즉, 너무나 터무니없는 단어나 문장 등의 오류를 이후 초간본에서 고쳐진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그것은 초고본이 아니라 후대 비전문가가 잘못 필사하여 빚어진 傳寫本으로 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김만식 씨의 소장본은 잡병편 권11 禳法에서 辟穢散의 ‘麄末’이 ‘治客’으로, 再甦散의 ‘一橡’이 ‘十橡’으로 잘못 기재돼 있고, <동의보감> 初刊本과 甲戌完營重刊, 甲戌嶺營開刊과 己亥嶺營開刊에는 모두 ‘麄末’과 ‘一橡’으로 바르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제1유형고본부터 제7유형고본까지 해당 부분을 조사한 결과 유일하게 제5유형고본(일본 동양문고 소장본)에서 김만식 씨 소장본과 동일한 오류가 확인돼 김만식 씨의 소장본은 제5유형고본을 傳寫한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내경편 권1 神門의 驚悸 항목의 ‘朱砂末三分’, ‘桅子’와 ‘桅子炒’로 보아 김만식 씨의 소장본은 筆寫本으로 보이고, 底本은 제6유형고본으로 추정됨으로써 김만식 씨 소장본의 底本은 제5유형고본과 제6유형고본 등 최소한 2종류의 판본이 혼재된 목판본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이들 3인의 한의사는 일부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김만식 씨의 소장본이 初刊本, 古本, 甲戌完營重刊, 甲戌嶺營開刊, 己亥嶺營開刊 중 어느 판본을 底本으로 삼아 筆寫했는지를 판본간 교차 비교를 통해 검토했다. 서정철 원장은 “현재 공개된 범위가 제한돼 있어 단지 잡병편 권11과 내경편 권1만을 대상으로 분석했으나 향후 전체가 공개된다면 김만식 씨 소장본 전반에 걸쳐 <동의보감>의 어느 판본을 근거로 筆寫했는지를 보다 정확히 규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 원장은 이어 “이번 반박 논문 발표를 계기로 왕성한 토론 문화가 형성되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동의보감> 초고본 주장 논문에 대한 반론은 대한한의학원전학회 홈페이지(https://jkmc.jams.or.kr)에서 누구나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한편 이들 임상 한의사 3명은 공동으로 동의보감 판본을 연구하고 있으며, ‘동서의학’ 잡지에 ‘동의보감의 판본 종류와 간행시기 연구’를 발표했고, 동의보감 판본학을 다룬 서적인 ‘사진으로 보는 동의보감 판본 연구(교보퍼플)’ 시리즈 3부작(4권)을 출간한 바 있다. -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동의보감’, 16년 만에 공개[한의신문] 국립중앙도서관(관장 김희섭)은 개관 8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특별전 ‘나의 꿈, 우리의 기록, 한국인의 책장’을 15일 본관 1층 전시실에서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국립중앙도서관이 80년간 수집·보존해 온 국가장서 중 국보, 보물, 초판본 등 200여 종의 자료를 23개 시대별·주제별 책장으로 구성, 시대에 따라 변화해 온 한국인의 독서 문화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전시 개막일에는 ‘동의보감(국보·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원본이 2009년 이후 16년 만에 공개되는 것을 비롯해 보물 ‘석보상절’과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의 원본도 최초로 선보이는 한편 ‘소년’, ‘청춘’, ‘별건곤’ 등 잡지 창간호와 ‘윤동주 시집’, ‘백범일지’ 등의 초판본도 전시된다. ‘동의보감’은 조선시대 의관 허준이 중국과 조선의 의서를 집대성해 저술한 의학서로, 1596년 선조의 명으로 허준 등 5인이 공동으로 편찬하다가 정유재란으로 중단된 것을 허준이 다시 독자적으로 추진해 1610년에 완성해 1613년 내의원에서 간행했다. 이와 함께 세계적인 e스포츠팀 T1(티원) 소속 선수 최현준(Doran), 문현준(Oner), 이상혁(Faker), 이민형(Gumayusi), 류민석(Keria)이 직접 선정한 애독서를 담은 ‘T1의 책장’도 마련된다. 이를 통해 청년세대의 감성과 가치관을 공유하며, 게임에서 확장되는 스토리텔링과 문화콘텐츠의 가능성을 조명한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소수 특권층의 전유물이었던 책이, 백성을 위하는 위민(爲民), 책과 함께 하는 여민(與民), 스스로 기록하고 표현하는 시민(市民)으로 성장하는 서사와 함께, 다양한 책장이 모여 국립중앙도서관을 이룬 이야기를 전시에 담았다”면서 “이번 전시를 통해 국민의 꿈과 기록을 함께 돌아보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한의약의 글로벌화를 향한 발걸음(上)안상영 박사 (한국한의약진흥원–WHO 본부 파견) 필자의 해외 진출은 민간과 공공 영역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이번 기고문에서는 공공 영역에서 근무한 경험이 어떻게 세계보건기구 (WHO)로 연결되었는지, 또한 공공 영역에서 수행한 업무가 어떻게 글로벌 차원으로 확장되었는지를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필자의 공공 영역 진출은 2007년 12월 12일에 다가왔습니다. 박사 논문 완성을 위해 대학원 교실에 있던 중, 한국한의학연구원이 1994년 개원 이래 처음으로 개최한 ‘2008 KIOM 리크루팅 & PR 로드쇼’를 통해 전문연구요원 제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2007년 12월 27일 게시된 2008년 상반기 정기공채(연구원 채용공고 제96호)에 응시하였고, 2008년 1월 25일 면접 합격자 명단에서 이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개원을 앞두고 연구원의 다수 연구자가 자리를 옮기던 상황도 필자가 연구원에서 근무를 시작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하였습니다. (전문연구요원) 전문연구요원으로 입사한 결정은 결과적으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첫해가 지나갈 무렵에는 연구원을 그만두는 문제를 진지하게 동기와 논의하기도 했지만, 군복무의 일환으로 시작한 만큼 끝까지 마무리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필자가 근무한 부서에서는 당시 ‘동의보감 발간 400주년 기념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습니다. 이를통해 동의보감이 보건의학서로는 사상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는 과정과, 400주년 기념 개최지 선정 심사 과정 등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동의보감』 침구편, 『방약합편』 등의 한의서 영역 작업에 참여하면서 영역 표준화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이 시기에 연구원의 다른 부서에서 WHO 협력센터 지정을 추진하고 있었고, 2011년 3월, 연구원은 WHO 협력센터로 공식 지정되었습니다. 3년간의 군복무를 마친 후에는 민간 영역으로의 전환을 고민하였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6개월간 휴직을 하였고, 여러 가지 생각 끝에 다시 연구원에 복귀하여 근무를 이어가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복귀 후 몇 달이 지난 2012년 2월 6일, 『WHO 전통의약 활성화를 위한 기술관 파견 공모 공고』(보건복지부 공고 제2012–49호)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WHO 서태평양지역사무처(WPRO)와 전통의약 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 (2011.12.22)함에 따라, 해당 프로젝트를 수행할 P4 직위의 파견자를 공모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정부출연연구기관) 파견 대상자의 자격 요건 초두에 정부출연기관 소속자가 명시되어 있었기 때문에, 필자 역시 해당 자격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당시 연구원 내에서도 다수의 인원이 해당 공모에 응모하였으며, UN 공식 언어 구사 능력이 있는 경우 가산점이 부여된다는 조건 또한 필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하였습니다. WHO 서태평양지역사무처(WPRO)와의 면접에서는 UN 기구 근무 경험 여부에 대한 질문이 있었고, 필자는 UNESCO와의 협업 경험이 있다고 답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2012년 2월 공모에 응모한 이후 최종 결과가 발표되기까지의 기간 동안, 필자는 연구원 내 ‘한국한의학연감’ 개발을 담당하는 정책 부서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 10월부터 필리핀 마닐라 소재 WHO 서태평양지역사무처에서 파견 근무를 시작하였습니다. 당시 서태평양지역사무처의 전통의약 관련 팀은 지역자문관 한 분과 필자, 이렇게 두 명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새로운 업무를 계획해야 하는 시점이었습니다. (한국한의약연감) 필자는 한국한의약연감 개발을 지켜본 경험으로 WHO 전통의약 보건지표 및 보고체계 구축 업무를 추진하였습니다. 두 차례의 지역회의를 개최하였으나 최종 결론에 도달하지는 못했고, 이후 해당 자료는 후임자에게 인계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보건지표 관련 업무는 2018년, 예상치 못한 계기로 다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같은 해 발간된 『2018 Global Reference List of 100 Core Health Indicators』에 전통의약 관련 보건지표 2종을 부속 지표(supplementary indicators)로 포함시키는 데 기여하였습니다. 또한 2022년 하반기부터는 WHO의 종합 전통의약 보건지표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였으며, 2025년 하반기를 목표로 현재까지 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이러한 보건지표 정리 작업을 바탕으로, 2023년 제3차 WHO 글로벌 전통보완통합의학 설문지를 개발하였고, 이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는 2025년 5월, 온라인 대시보드 형태로 공개되었습니다. 해당 출간물은 현재 발간을 앞두고 있습니다. (동의보감 기념 사업) 2013년에는 동의보감 발간 400주년을 기념하여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가 개최되었습니다. 보건복지부와 산청군의 지원 아래 필자는WHO 협력센터인 한국한의학연구원과 함께 2013년 9월 24일부터 27일까지 ‘전통의약품 안전성과 품질향상에 관한 국제워크숍’을 우리나라에서 개최하였습니다. 그 중 하루 일정은 필자가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방문했던 산청에서 진행되었습니다. 2023년에 다시 한번 산청에서 개최된 2023 글로벌 전통의약 국제컨퍼런스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한의서 영역) 연구원에서 한의서 영역 작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WHO의 『WHO international standard terminologies on traditional medicine in the Western Pacific Region』을 참고하였으며, 이 용어 표준이 어떻게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Traditional Medicine』프로젝트로 발전하였는지, 나아가 ICD-11 전통의학 챕터 module Ⅰ 개발하게 된 배경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필자는 WHO 서태평양지역사무처 근무하던 2015년 하반기부터 ICD-11 전통의약 챕터에 관여할 수 있었고, 2016년 2월부터 2019년 2월까지 WHO 본부에 파견되어 근무하는 동안에는 전통보완통합의학부서에서ICD-11 전통의학 챕터 실무 담당자로서 기여하였습니다. ICD-11 전통의약 챕터는 2019년 5월 공식 발표되었습니다. (WHO 서태평양지역사무처 조직) 사무처에 적응해 가는 과정에서, 어느 날 문득 “영어로 일할 뿐이지, 업무 방식은 연구원과 매우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무처의 조직 규모, 행정 절차, 그리고 업무 운영 방식 등이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의 경험과 많이 닮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연구원에 처음 입사했을 당시, 국내 출장을 위해 기안서를 작성하라는 지시에 당황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연구원에서 점차 익숙해졌던 행정 절차와 시스템은, 사무처 내 행정 흐름과 결재 과정을 이해하고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ODA 연수 프로그램 개발) 필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청과의 협동 과정을 통해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습니다. 이후 WHO 서태평양지역사무처에 파견된 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생약연구과와의 협력 사업을 본격적으로 논의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두 차례의 지역 회의, 네 차례 이상의 실무 회의, 그리고 2015년 11월 연수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협력 기반을 다졌고, 그 결과 2016년 2월, WHO와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간에 한약 분야 최초의 ODA 협력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WHO 본부 근무 시기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및 평가원의 업무를 국제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WHO 협력센터 지정을 검토하였으나, 아쉽게도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지는 못했습니다. 2023년 산청 회의에서는 이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하였던 규제당국자를 만날 기회도 있었습니다. -
근거 기반 한약 안전성 입증…한의사 처방·관리 ‘필수’▲왼쪽부터 김남일·권승원·진준량·토시아키 마키노·이상헌 교수 [한의신문] 국제동양의학회(ISOM)가 지난달 31일 대만 타이베이시 국립대만대 부속병원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제21회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ICOM)’ 한국 세션에서는 한국·대만·일본 연구진들이 한약의 안전성과 효과를 체계적으로 규명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연구진들은 한약은 전문가 처방과 제도적 관리 하에서 과학적으로 안전성이 입증된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라며, 이번 세션을 통해 한약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고, 가치 확산의 전기를 마련했다고 입을 모았다. 윤성찬 ISOM 한국지부장(대한한의사협회장)은 인사말에서 “그동안 한약재에 대해 많은 폄훼가 이어져 왔으나, 우리는 오랜 기간 임상에서 이를 활용하며 그 안전성과 유효성이 높다는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다”며 “이번 한국 세션을 통해 한약재의 안전성에 대한 근거를 과학적으로 제시함으로써 한의사 등 전문가에 의해 처방된 한약이야말로 안전하다는 사실이 입증되고,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한약 안전성 세션(좌장 고성규·권승원)’에서는 △한국 한의학의 역사와 미래(김남일 경희대 한의대 교수) △한국의 심혈관 및 뇌혈관 질환 환자에 대한 한약 치료의 안전성-다각도 근거 요약(권승원 경희의료원 한방내과 교수) △만성 신부전 환자에서의 한약 치료의 안전성과 유효성(진준량 대만장경기념병원 교수)△일본에서 판매되는 캄포 의약품 및 기타 한약 제품의 안전성(토시아키 마키노 나고야 시립대학교 생약학교실 교수)△동아시아에서의 한약 사용과 약물 유발 간 손상(이상헌 단국대 생명융합공학과 교수)을 주제로 발표됐다. ◎ 학문·의술 아우른 한국의 ‘유의’, 현대 한의학으로 진화 김남일 교수는 조선시대 ‘유의’의 역사와 역할을 조명하며 한국 전통의학의 학문적 뿌리를 설명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유의는 유교적 학문을 바탕으로 의술을 익힌 학자 의사로, △학문적 동기(유성룡, 서명응) △가문의 전통(양예수, 강명길) △개인적 흥미(허준, 정약용, 이제마) △사회적 변화(이학호, 한병련) △건강 문제(이황) △부모 봉양(이희복, 황한주) 등 다양한 이유로 의학을 선택했다. 대표적 인물로는 허준의 경우 저술한 ‘동의보감’이 2009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바 있으며, 정약용은 홍역 전문서 ‘마과회통’을 통해 한의학의 전염병 치료에 있어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또한 이제마는 ‘사상의학’을 창시했고, 이규준은 ‘부양론’을 제시했다. 한병련은 일제강점기에도 학술 활동을 이어갔으며, 김영훈은 60년 간의 임상 기록을 남겼다. 김 교수는 “유의들은 단순한 임상가가 아닌 학문·교육·국제 교류에 기여하며 한국 의학의 기틀을 마련했다”며 “허준의 동의보감 학파, 이제마의 사상의학 학파, 이규준의 소문 학파로 계승돼 현대 한의학의 중요한 흐름을 형성한다”고 강조했다. ◎ 와파린·간·신장·심부전 연구로 입증된 한약 병용 치료의 안전성 이어 권승원 교수는 심혈관 및 뇌혈관 질환 환자에서 한약 병용 치료의 안전성을 네 가지 연구사례를 근거로 제시했다. 먼저 와파린 병용 안전성으로, 뇌졸중 환자 28명 대상 후향적 연구와 86명 비교 연구에서 한약과 와파린을 병용해도 INR 수치나 출혈 발생률에 차이가 없었다는(정기적 INR 모니터링은 필요) 연구결과를 공유한데 이어 간·신장 안전성과 관련해선 뇌졸중 환자 401명 분석에서 간 손상 발생률은 1.0%, 신장 손상은 0%였으며, 보고된 간 손상 2건도 경미했고, 14일 내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한 만성 심부전 환자 메타분석에선 571개 연구(1만3285명) 결과, 한약+양약 병용군은 단독군보다 부작용 발생률이 낮았으며, 심장 기능 개선과 재입원율 감소 효과도 확인할 수 있었으며, 다약제 복용 환자 분석에선 뇌혈관 환자에서 한약 병용군은 사망률은 낮았으나 낙상 위험은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이같은 연구결과들은 한약 병용이 이동성 개선과 생존 기간 연장에 기여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면서 “한약은 전문가의 처방과 모니터링 하에 병용 시 안전하며, 임상 효용성을 높인다”고 강조했다. ◎ CKD 치료 통합 접근-전통의학으로 eGFR 개선·투석 위험 감소 대만의 만성 CKD(콩팥병) 환자 치료 사례 소개에 나선 진준량 교수에 따르면 대만은 전 세계에서 ESRD(말기 신부전) 유병률과 투석률이 가장 높은 국가로, 장경기념병원 통합진료팀은 △CKD 23a단계 환자에서 eGFR 개선 △3b5단계 환자에서 eGFR 안정화를 확인했으며, 혈압, 크레아티닌, LDL 등 주요 지표도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진 교수는 △한국 인삼을 통한 혈액투석 환자(저혈압)의 혈압 안정성 확보 △보양환오탕을 통한 만성 사구체신염 환자 신장 기능 안정화와 더불어 한의학을 통한 △당뇨병성 신증 환자의 투석 위험·사망률 감소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신부전 위험 0.69배 감소한 점을 제시하며 “전통의학은 CKD 환자의 투석 시작을 늦추고,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중요한 치료 옵션”이라고 밝혔다. ◎ “한의사 처방·정부 관리는 한약 안전성의 핵심” 일본의 한약 안전 관리 제도를 소개한 토시아키 마키노 교수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식품-의약품 경계’를 설정해 독성 약재의 무분별한 유통을 막고 있다. 예를 들어 인삼은 식품 판매가 가능하지만 효능 광고는 금지되며, 반하·오미자·복령 등은 전용 의약품으로 지정돼 의료인만 취급할 수 있다. 토시아키 교수는 지난 1993년 벨기에에서 약재 혼동으로 방기와 유사한 광방기를 사용한 비만 치료제 사건(70명 이상이 급성심부전 발생)을 사례로 들며 올바른 약재 사용 및 품질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전 세계 의약품의 10%가 위조품이라고 밝힌 WHO의 보고도 소개했다. 토시아키 교수는 “모든 한약은 효과가 있지만,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반드시 전통의학 전문가의 판단 하에 사용돼야 하며, 정부의 품질 규제가 안전성 확보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 한국 코호트 연구로 규명한 한약과 약물 유발 간 안전성 이상헌 교수는 한국 건강보험 데이터를 활용해 한약과 약물 유발 간 손상(DILI)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중국 보고에서는 TCM·건강보조식품이 DILI 원인의 26.8%로 제시됐으나, 건강보조식품을 포함시켜 위험을 과대평가한 문제점이 지적됐다. 한국 초기 보고는 한약 비중을 30~57%로 과장했으나, 다른 연구에서는 양약이 DILI의 80% 이상 원인, 한약은 0.5%에 불과했다. 우리나라 HIRA 데이터 분석 결과, 한의의료기관에서 처방된 한약은 DILI 위험이 거의 없었던 반면 일반의약품·보조제는 전체 DILI의 25%를 차지했다. 또한 유전적 요인도 중요하다. 하수오·녹차 추출물은 특정 HLA 대립유전자(HLA-B*35:01) 보유자에서 간 손상 위험을 높이고, 감초는 효소 변이(HSD11B2) 환자에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이 교수는 “공인된 경로로 처방된 한약은 안전성이 높다”며 “병력 확인과 정기적 간 기능 검사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
“조선통신사에서 한의사는 어떤 역할을 했을까?”[한의신문] 서울역사박물관에서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한 ‘마음의 사귐, 여운이 물결처럼’을 24일 개시했다. 이날 함께 진행된 삼사임명식에는 함정식 청솔한의원장이 종사관으로 선발되기도 했다. 과거 조선통신사에서는 한의사들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통신사 중 상관(上官)인 양의(良醫)와 의원(醫員)으로 참여하며 사절단의 주치의 역할을 맡거나 일본과의 의학 교류를 주도했기 때문이다. 24일 방문한 전시에서는 이와 같은 조선통신사에 대한 정보들을 세세하게 살필 수 있었다. ◇ 통신사는 ‘믿음을 통하는 사절’ ‘마음의 사귐, 여운이 물결처럼’은 25일 일반 공개를 시작으로 6월29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진행된다. 통신사는 일본 막부의 요청으로 조선에서 파견된 공식 외교 사절단으로 ‘믿음을 통하는 사절’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개관 이래 가장 큰 규모의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외 18개 기관이 소장한 총 111건, 128점의 유물이 전시된다. 이 중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24건, 일본 지정문화재 8건, 한국 지정문화유산 4건 등 보물급 유물 32건이 포함된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재일동포 사학자 故 신기수 선생이 평생 수집한 오사카역사박물관의 신기수 컬렉션과 양질의 통신사 자료를 보유한 국사편찬위원회와 에도도쿄박물관이 특별 협력 기관으로 참여했다. 이날 전시에 방문했을 때는 그동안 일반인에게는 공개 안 됐던 유물들이 가장 눈에 띄었다. 대표적인 유물로는 미구쿠루미타마신사에 봉헌된 통신사 그림 에마, 국서 전달식에서 조선 사절의 위엄과 품격을 담아낸 신미통신사정장복식도권, 통신정사 조엄이 출발을 앞두고 왕에게 남긴 비장한 각오의 글, 역관이자 천재 시인으로 불렸던 이언진이 항해 중 바다 위에서 직접 써 내려간 송목관시독 등이 있다. ◇ 한의사도 통신사에 참여 주목할 점은 통신사에서 문화 교류를 이끈 주역은 사대부 문인이 아니라 각 분야에 뛰어난 인재들이었다는 점이다. 그중 수행 과정에서 아픈 사람을 치료하고 일본과 의학 교류를 담당한 양의(良醫)가 있었다. 또한 통신사 구성 중에는 양의(良醫) 외에도 사절단의 주치의 역할을 했던 의원(醫員)들도 동행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양의(良醫) 이좌국을 그린 한객인상필화도 볼 수 있었다. 전시는 유물 보존을 위해 4월25일부터 5월25일까지의 1회차와 5월27일부터 6월29일까지의 2회차로 나눠 유물을 교체 전시한다. 특히 개막식에는 경희궁 숭정전에서 삼사 임명식과 통신사 행렬을 재현해 시민들과 통신사의 출발을 기념했다. 특히 삼사 중 하나인 종사관에는 함정식 청솔한의원장이 임명됐다. 함 원장은 조선통신사 기록물 유네스코세계기록유산 등재 한국 학술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한 바 있다. 이밖에도 왕 역할에는 남경주 배우가, 정사에는 신윤찬 LSH아시아장학회 명예회장이, 부사에는 윤용혁 조선통신사문화교류협의회 부회장이 선발됐다. 또한 5월23일에는 통신사를 주제로 한 국제 학술 심포지엄이 개최돼 국내외 전문가들이 다양한 연구 성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최병구 서울역사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는 박물관 개관 이래 최대 규모이자 통신사 관련 전시 중 가장 많은 유물이 소개되는 자리”라면서 “오랜 세월에 걸쳐 쌓아온 신뢰와 교류의 흔적 속에서 마음의 사귐이 담긴 역사적 장면들을 관람객들이 되새겨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허준박물관···문턱은 낮추고, 품격은 높이고”[한의신문] 김충배 허준박물관 관장은 LH공사 토지주택박물관에서 23년, 국립 고궁박물관에서 전시홍보과장으로 3년간 재직하는 등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을 기반으로 한 박물관 운영의 전문가다. 지난해 1월 허준박물관장으로 부임한 이후 새로운 변화를 이끌면서 21일부터는 허준박물관 개관 20주년을 기념해 ‘조선의 의사들, 仁을 실천하다’ 특별전과 ‘한국 의학전문박물관의 현황과 미래’를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한다. 허준박물관은 구암 허준 선현이 옛 양천현, 현재의 강서구에 탄생한 것을 기념해 지난 2005년 3월 23일 개관했으며, 신찬벽온방과 구급간이방 등 보물 2점을 비롯 동의보감, 향약집성방, 방약합편, 의림촬요, 침구경험방 등 2,655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또한 전통 한의약 관련 다양한 유물 외에도 치유의 문화사, 건강한 방학나기, 어린이 체험교실, 약초 탐방 등 다채로운 체험 전시 프로그램으로 연 6만 여명이 찾는 서울의 대표 명소로 자리 잡았다. 이 같은 허준박물관의 특징을 잘 살려 한 단계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김충배 허준박물관장을 만나봤다. -임기를 시작한지 벌써 1년이 흘렀다. : 1년이라는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갔다. 특히 박물관에서의 1년은 예정된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 및 각종 행사를 진행하다보면 순식간에 사라진다. 지난 1년 동안 많은 변화를 도모하는 과정에서 박물관은 물론 저 자신도 한 뼘 더 성장한 것 같다. -그동안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한 사업은? : 박물관에 대해 항상 두 가지 생각을 갖고 있다. 박물관은 공공재다. 따라서 박물관을 즐기기 위한 고객과 잠재적인 고객을 향한 서비스에 충실해야 하는 것과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게 늘 세련된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문턱은 낮추고, 품격은 높이고’라는 박물관 운영 캐치프레이즈를 만들었다. 허준박물관에서 추진하는 사업들은 모두 이런 기조에서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다양한 체험을 통해 즐거움을 느끼고, 쉼이 있으면서 동시에 필요한 정보를 얻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박물관의 내·외부 디자인을 개선해 세련미를 입히고, 품격을 높일 수 있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취임 후 1년간의 변화는? : 박물관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전시다. 지난 1년간 전시의 양적·질적 변화와 성장을 위해 많이 노력했다. 외형적인 디자인의 변화에도 신경 썼다. 이를 위해 야간에도 허준박물관의 존재를 잘 알리고자 경관조명을 설치했고, 박물관 외벽에 다양한 변화와 소식을 알리기 위한 전자게시대도 설치, 운영 중이다. 허준박물관의 정체성을 제고하고, 가치를 더 널리 알릴 수 있는 주제들을 선정해 전시회도 열고 있다. 가령 「동의보감」의 세계기록유산 등재 15주년을 기념한 특별전과 곱돌로 만들어진 전통의약기류를 갖고 ‘곱돌온심’이라는 전시회를 열었다. 또한 시의성 있는 주제로 작은 전시회도 열었는데, 동의보감에 소개된 동물 약재 중 남생이를 주제로 한 ‘허준박물관에 남생이가 왔어요’는 어린이들에게 인기 만점이었고, 21일부터는 허준박물관 개관 20주년을 기념해 ‘조선의 의사들 仁을 실천하다’ 특별전도 개최한다. 허준박물관은 다른 박물관에서 잘 볼 수 없는 특징적인 공간이 있는데, 바로 ‘약초원’이다. 그곳에는 약 120여 종의 약초들이 자라고 있다. 꽃이 한창 피는 4~5월이면 장관을 이룬다. 박물관 개관이 20년 정도 되다보니 당시 심어 놓은 나무들이 크게 자라 그늘을 만들어 약초가 잘 자랄 수가 없었다. 이를 개선하고자 가지치기도 했다. 올해는 많은 약초들이 매우 예쁜 꽃과 향기로 방문객들을 맞이할 것이다. 벌써부터 약초원 탐방 프로그램이 기대된다. -의학전문박물관을 주제로 학술세미나도 개최한다. : ‘한국 의학전문박물관의 현황과 미래’를 주제로 21일 오후 3시부터 학술세미나를 개최한다. 이 세미나는 우리나라의 의학전문박물관들을 조망하고,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고민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다행히 이런 취지에 공감해 많은 의학박물관의 관장님과 학예사님들이 적극적으로 도움과 함께 동참해 주시고 있다. -한의학과의 인연은? : 사실 허준박물관장으로 부임하기 전까지는 한의학은 제게 가까운 분야는 아니었다. 고궁박물관 재직 시 왕실의 의료기관에 대한 얕은 지식을 갖고 있거나 다리가 삐거나 허리가 삐끗 했을 때 침 맞으러 한의원으로 달려갔을 정도였다. 하지만 허준박물관으로 오고 나서 한의학과 깊은 인연을 맺게 돼 전통 한의학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는 어떤 모습으로 발전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 열심히 공부 중이다. -의성 ‘허준’을 평한다면? : 사실 허준박물관에 오면서 허준이란 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공부하기 시작했다. 지금껏 가장 존경하는 인물 세 분을 꼽으라면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 그리고 우리 아버지였다. 하지만 지금은 첫 번째가 허준 선생님이시다. 그 분의 놀라운 의학적 성취는 그 뛰어난 결과물과 더불어 그 같은 성과를 이루기까지의 지난한 경과와 강인한 의지를 갖게 된 사상적 배경까지 너무나 놀라운 인물이 아닐 수 없다. 요즘 수련하듯 매일 매일 허준 선생님을 탐구하고 있다. -한의사협회와 협업하여 추진할 만한 사업은? : 대한한의사협회가 이웃에 있어 심적으로 매우 든든하다. 그런데 사실 너무나 바쁜 나날을 보내느라 진지하게 협업을 의논하거나 추진하지 못했다. 다양한 협업 아이디어가 있을 수 있다. 원래 저의 주특기 중 하나가 문화상품 개발이다. 이런 장점을 살려 한의가 일반 대중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보다 세련된 한의학 캐릭터나 아이디어 상품을 서로 개발하고, 활용하는데 협업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조만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길 바란다. -한의사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은? : 허준박물관을 많이 이용해 주셨으면 한다. 한의학이 중국의 중의학과는 다른 우리 땅의 약재와 기운에 적합한 처방을 기반으로 차별성과 정체성을 모색할 수 있는 방식은 바로 허준 선생님과 동의보감을 잘 이해하는 게 첫 번째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가장 손쉬운 접근 방법 중 하나가 바로 허준박물관의 애용이 아닐까 싶다. 허준박물관은 언제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고 기다리고 있다. -훗날 어떤 관장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 우리 직원 분들에게 일만 죽도록 시켰다는 욕이나 안 먹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허준박물관을 방문한 시민들은 이곳에서 너무나 즐거운 추억을 쌓기를 바란다. 그런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있게 성심껏 도와줬던 관장으로 기억된다면 더 바랄 바 없을 것 같다. -
이종진 부산시의원·장세인 스포츠한의학회장, ‘2024 한의혜민대상’ 수상[한의신문]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이하 한의협)가 주최하고, 한의신문사가 주관한 ‘동의보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15주년·대한한의사협회 창립 126주년·한의신문 창간 57주년 기념식 및 2024한의혜민대상 시상식’이 10일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개최된 가운데 영예의 한의혜민대상은 부산광역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 이종진 의원과 대한스포츠한의학회 장세인 회장이 공동 수상했다. 이날 윤성찬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오늘 개최되는 행사명이 유달리 긴데, 한의계에 있어서는 어느 것 하나 뺄 수 없는 모두가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라며, 동의보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및 한의협 창립, 한의신문 창간, 한의혜민대상 제정의 의미를 설명했다. 특히 윤 회장은 “현재 한의계에 닥친 위기는 일제강점기 이후 단 한번도 우리 편이 아니었던 법과 제도의 불공정 때문으로, 앞으로 이를 극복해 대한민국의 국가대표 의약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한의계 전체가 똘똘 뭉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오늘 행사가 국민을 위한 대한한의사협회의 막중한 책임을 인식하고, 의료인으로서 한의사의 정당한 권리와 의무를 다한다는 새로운 각오를 가지는 소중한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민병덕·염태영·이강일 국회의원, 정영훈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관, 이진용 한국한의학연구원장, 신제수 한국한의약진흥원 원장직무대행이 참석해 한의학 발전을 기원했다. 또한 바쁜 일정으로 직접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나경원 국회의원은 축전을 통해, 또 장종태 국회의원은 동영상 축사를 통해 한의학 발전에 동참할 의지와 더불어 한의협의 발전을 기원했다. 이어 정유옹 한의혜민대상 심사위원장(한의협 수석부회장)은 올해의 수상자로 이종진 의원과 장세인 회장이 공동 선정됐음을 공표했다. 정 위원장은 심사평을 통해 “올해에도 한의약 발전을 위해 공헌하신 많은 분들이 한의혜민대상에 응모해 주셨으며, 심사 결과 이종진 위원은 한의약 육성 발전을 위해 광역시 최초로 한의 난임부부 지원 조례와 전국 최초로 한의치매예방 지원사업 조례를 발의하고 제정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밝힌 뒤 “장세인 회장은 그동안 평창 동계올림픽, 베이징·파리 올림픽에 참가한 국가대표 선수들의 한의사 주치의로 선수들의 부상 관리와 건강 증진에 크게 이바지하는 한편 안세영 선수가 금메달을 따는데 공헌을 했다”고 밝혔다. 이날 대상을 수상한 이종진 위원은 “부산시한의사회 오세형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과 한의학 발전을 위해 머리를 맞댄 결과물이 바로 한의 난임사업과 한의 치매예방 지원사업”이라며 “한의학의 발전을 위해 징검다리 역할을 한 것뿐인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이며, 앞으로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부산시의회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세인 회장은 “이천장애인선수촌에 10년, 진천선수촌에 8년 동안 진료를 다니면서 선수들의 치료 만족도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으며, 다만 아쉬운 점은 올림픽을 3차례 다녀왔지만 대한체육회의 일원으로 간 적이 없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선수들의 의료선택권 차원에서라도 한의사가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며, 이를 위해 이 자리에 참석하신 모든 분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더불어 제도적인 개선이 뒷받침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또한 ‘한의혜민대상 특별상’에는 한의약 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친 △이명규 인천광역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박일하 서울 동작구청장 △식품의약품안전처 한약정책과 △김진호 서울 강서문화원장 △대한공중보건한의사협의회가 수상했다. 또한 동의보감 세계기록유산 등재 15주년을 기념해 전국 시도지부 한의사회와 협력해 한의약 발전에 크게 공헌한 △박옥분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 △서다운 대전광역시 서구의회 행정자치위원장 △이진선 광주광역시 북구청 통합돌봄정책팀장 △이화선 대구광역시 의료산업과 주무관 △김송숙 충청남도 천안시 노인복지과 팀장 △이정엽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 △현지홍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 △하기수 대한한의영상학회 사무국장에게 감사패가 수여됐다. 이와 함께 한의신문 우수기고자인 제강우 구미수한의원장·이제원 비엠한방내과한의원장 및 한의신문의 발전을 위해 도움을 준 여태식 기가허브 대표·구태훈 옥천당공동탕전원장에게 감사패가, 최인영(동국대 한의대)·신현상(상지대 한의대)·이지훈(세명대 한의대) 학생에게는 장학금이 전달됐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앞서 축사를 전한 인사들 이외에도 권대근 식약처 한약정책과장, 유원식 동작구청 복지국장, 곽지연 대한간호조무사협회장, 이종진 부산시의원, 박옥분 경기도의원,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유미화(녹색소비자연대 회장)·유주선(강남대 정경대 공공인재학전공 교수)·남은경(경제실천연합 사회정책국장) 위원, 김진호 강서문화원장, 김충배 허준박물관장, 유재광 대한한약협회장, 임채윤 대한한약사회장, 최영섭 한국한약유통협회장, 류경연 한국한약산업협회장, 성관호 서울약령시협회장, 이종안 한의협 대의원총회 부의장, 장준혁 한의협 감사, 김용진 전국 시도한의사회장 협의회장(대전시한의사회장), 정준택 인천시한의사회장, 이용호 경기도한의사회장, 황건순 서울시한의사회 부회장, 김영호 부산시한의사회 부회장, 박소연 대한여한의사회장, 고성규 경희대 한의과대학 학장, 안병수 대한약침학회장, 조현일 대한한의과전공의협의회장, 김주영 대한한의약해외의료봉사단 이사, OK좋아연예인봉사단 신창석 총감독 등이 참석했다. -
한의혜민대상 심사위, 2024년 대상 후보자 등 심의[한의신문] 대한한의사협회 한의혜민대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정유옹)는 13일 회의를 열고 올 한해 훌륭한 업적으로 한의약 육성에 기여한 인물들을 발굴, ‘2024년도 한의혜민대상’ 및 ‘특별상’ 등의 수상자를 선정했다. 정유옹 위원장은 “금년도 한의혜민대상 수상자 선정은 역대 그 어느 때 보다 매우 힘들었다”면서 “그 이유는 가장 많은 후보자들이 응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이어 “이는 매우 고무적인 현상으로 그만큼 전국 각지에서 한의약 발전을 위해 대민의료봉사, 학술탐구, 법과 제도 개선 등에 나서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위원장은 또 “비록 이번에 수상자로는 안타깝게도 선정되지 못했다하더라도 한의혜민대상 후보로 응모하여 주신 모든 분들이 한의약 발전과 국민건강 증진에 이바지하고 계시는 숨은 일꾼이자 주인공들이다”고 강조했다. 이날 심사위원회는 11월8일까지 접수된 각 후보자들의 다양한 활동 내역을 세심히 살펴보며 오랜 논의를 통해 영예의 한의혜민대상 수상자를 비롯 특별상, 감사패, 장학증서 등 각 분야별 수상자를 선정했다. 심사위원회는 오는 12월10일(화) 오후 7시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개최 되는 ‘2024 한의혜민대상 시상식’에서 영예의 대상자를 비롯해 각 부문 수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동의보감’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15주년을 기념하여 개최되는 ‘2024 한의혜민대상 시상식’은 대한한의사협회 창립 126주년·한의신문 창간 57주년 기념식과 함께 개최돼 한의사협회와 한의신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조명하는 자리도 갖는다. ‘한의혜민대상’ 시상식은 한의약 분야의 연구 및 학술, 의료봉사, 제도개선, 사회참여 활동 등을 통해 한의계의 위상 제고 및 한의약 육성에 공헌한 인사를 발굴하여 시상하는 자리다. ‘한의혜민대상’이란 상의 명칭은 고려시대 서민의 질병 치료를 담당했던 혜민국(惠民局→조선시대에 이르러 ‘혜민서’(惠民署)로 개칭)처럼 국민의 건강을 돌보고, 한의약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한 인물을 발굴해 시상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
동의보감 유네스코 등재 15주년…허준 추모 동의제향 봉행[한의신문] 경상남도한의사회(회장 이병직·이하 경남지부)·밀양얼음골동의제집전위원회(위원장 조영철·이하 얼음골동의제위)·밀양시(시장 안병구)는 26일 밀양시 얼음골 동의각에서 ‘제28주년 밀양얼음골 동의제향’을 개최, 의성 허준 선생과 한의학에 깃든 애민사상을 기리고, 동의보감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15주년을 축하했다. 얼음골동의제위·밀양시한의사회 공동 주최 및 경남지부 주관, 대한한의사협회의 후원으로 진행된 이번 동의제향은 허준이 얼음골에서 스승인 유의태(柳義泰)를 해부했다는 드라마 이야기를 토대로 행해지는 지역축제다. 이번 동의제향에는 △초헌관으로 허홍 시의회 의장 △아헌관으로는 엄주오 경남지부 감사 △종헌관으로 이상길 경남한의사신용협동조합 이사장이 제관을 맡았다.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장은 추모사를 통해 “밀양얼음골 동의제향은 선현들의 뜻을 기리고, 한의학의 발전을 모색하는 유서 깊은 축제로, 특히 올해는 동의보감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15주년을 맞아 그 의의가 더욱 크다”면서 “한의학의 고장인 밀양과 3만여 한의사 후학들은 선현들의 ‘인술제민’의 뜻을 이어받아 한의학이 국민건강 증진에 더욱 기여하고, 명실상부한 세계의학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병직 회장도 “생명의 고귀함을 존중하는 것은 한의학의 근간이며, 자연과 동화되는 한의학이야말로 오늘날 우리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한 자산으로, 근자에 현대 의료기기를 통한 과학적 데이터베이스 축적 등 한의의료가 다양한 치료 범주의 확대와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학문적 긍지와 자부심으로 얼음골이 한의학의 성지가 되고, 이를 바탕으로 인간의 중심에 두는 깊은 뜻을 담아 그 명맥을 이어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영철 위원장(밀양시한의사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동의제향은 30여 년 전 얼음골 빙곡사에서 허준 선생의 넋을 기리기 위해 후대에 같은 업을 하고 있는 한의사 후배들이 조촐한 상을 마련해 술 한 잔 올리는 것으로 출발했다”면서 “이번 행사를 통해 우리는 질병의 고통 속에서 허덕이는 백성들을 구제하기 위해 전 생애 동안 의업에 몸 바치신 애민정신을 본받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날 참석한 안병구 밀양시장은 “허준 선생은 민중의 건강을 위한 의술과 함께 동의보감을 저술해 한의학의 발전뿐만 아니라 백성들이 스스로 건강을 돌볼 수 있도록 했는데 공동체를 위해 자신의 지식과 능력을 통해 헌신하는 봉사정신이야말로 밀양시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라면서 “한의학의 숨겨진 잠재력과 시민건강을 기원하는 제향에 함께 하게 돼 영광이며, 이번 행사를 준비한 위원회 및 한의사협회 관계자분들께 큰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밀양시에 따르면 MBC TV 드라마 ‘허준’에서 스승인 유의태를 해부한 장소로 천연기념물 224호인 밀양 얼음골이 묘사됨에 따라 한의학 발전에 공헌한 인물들의 업적을 기리고, 후세의 교육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이곳 동의각을 건립해 한의학 선현들의 숭고한 정신을 새길 수 있는 유서 깊은 장소로 알려져 있다. 동의각은 얼음결빙지로부터 400m 북쪽에 900여㎡의 부지에 들어서 있으며, 얼음골동의제위에서 2003년 10월 동의사를, 2005년 10월 동재와 서재를 완공한 바 있다. -
“환자들의 ‘광명’, 한의약 홍보는 40년 탐구생활의 집대성”배우 구로다 후쿠미(黒田 福美) [한의신문]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는 10일 동의보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15주년을 맞아 대표적 지한파로 알려진 일본 영화배우 구로다 후쿠미 씨를 한의학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구로다 후쿠미 씨는 40년 동안 우리나라 한의약을 탐구하고, 일본에 알려오고 있는 인물로, 에세이 ‘구로다 후쿠미의 한방안내(2020)’를 비롯 ‘서울 마이하트 발돋움 일기(2004)’, ‘서울의 달인(2002)’ 등을 집필하기도 했다. 이에 본란에선 그를 통해 일본에서의 한의약의 위상과 홍보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Q. 한의학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지금까지 한국의 여러 홍보대사를 역임한 바 있으며, 지난 2011년에는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수교훈장 흥인장’을 수훈하기도 했다. 지금까지의 표창은 그동안의 공로에 대한 이른바 ‘보상’이었다면 이번 홍보대사는 앞으로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실현하기 위한 위촉인 만큼 의미가 크다. 지난 40년간 한·일 양국간 상호 이해를 위한 일에 매진해왔다. K-드라마, K-POP은 일본에 많은 고정팬층이 확실히 구성돼 있지만 K-Medicine(한의약)은 잠재적인 수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문성이 필요하기에 일본인들에게 쉽게 소개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었다. 한의약은 관광자원으로서의 가능성뿐만 아니라 특히 질환으로 고생하는 일본인들에게도 큰 광명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다양한 한국 문화의 매력을 소개해 왔지만 앞으로의 한의약 홍보는 제 인생의 집대성이라 할 수 있다. 이에 홍보대사라는 꽃과 빛을 주신 데에 기쁘게 생각하며, 최선을 다해 한의약을 홍보해 나갈 것이다. Q. 한의약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지난 1984년부터 한국과의 왕래를 반복해 왔는데 처음 ‘OO한의원’이라는 간판이 눈에 띄었다. 당시 한자 간판을 내걸었던 이유도 있겠지만 상가나 주택가 곳곳에 한의원이 있다는 것이 인상 깊었다. 주변 한국 분들에게 물어보니 대부분 어렸을 때부터 한약을 복용하거나 염좌 등을 치료받기 위해 한의원에 내원하는 등 생활 속에 한의약이 밀착돼 있었다. 서울약령시를 방문하면 거리 전체에 한약 향기로 가득 찬 것도 놀라웠다. 1994년에 집필한 ‘서울의 달인’에서 실제로 한의사로부터 한약을 처방·조제받는 공정을 취재해 기사화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한의약의 개념은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갖고, 그 진수를 알기 위해 탐구해왔다. Q. 한국의 한의약만의 장점이 있다면? 알면 알수록 심오하다.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지만 서양의학이 인체를 부분적으로 파악하는 것과 달리, 마음을 포함해 인간을 전체적으로 파악하는 점이 한의약만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한의약을 탐구하면서 제가 가장 충격을 받은 것은 ‘몸은 마음을 따라간다’는 점이다. 여러 한의사 선생님들을 만나보면 항상 ‘마음의 문제’를 얘기한다. 그 다음이 ‘식(食)’, 침 치료, 한약이다. 양방의사들은 환자보단 컴퓨터 데이터에 따라 약을 처방하지만 한의사는 먼저 환자를 잘 관찰하고, 속까지 알려는 따뜻함이 있다. 스트레스 사회에서 현대인들에게 단골 한의사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지난 5월 가양동 '허준테마거리'에서 Q. 일본에서 본 한의약은? 일본은 메이지유신 시대에 전통의학인 한방(漢方)에서 양방의학 일변도가 됐다. 저 자신도 그랬지만 일본에서 한방이라는 개념이 사라진 지 오래였기 때문에 ‘한방에는 에비던스(근거)가 부족하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예컨대 쯔무라제약 등에서 발매하고 있는 한방의약품도 서양의학적으로 해석하려는 부분이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일본에선 여성을 중심으로 다이어트, 미용에 효과를 내고 있는 한국의 한의약에 대한 흥미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오히려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의학이라는 개념으로서 신선함을 느끼고 있다. 한국과의 인연으로 책에서 소개한 한 한의원에서는 매일 20명 정도의 일본인 환자가 방문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원장님도 일본어 학습을 하고, 일본어 응대가 가능한 직원을 채용하고 있으며, 서울약령시 소재 한 한의원에서는 1500명의 일본인 진료기록카드가 있을 정도로 일본인들의 한의약 니즈는 왕성하다. 하지만 정작 일본 내 한방의료 시스템은 빈약하다. 한국에는 12개의 한의대가 있지만 일본은 전무하다. 한방전문 의사가 되기 위해선 우선 양방전문의가 돼야 하며, 별도의 침구사는 투약이나 주사 등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 즉 한의진료를 받고 싶다면 일본보다는 한국의 공항 인근 한의원에서 받는 것이 빠른 길이다. Q. 한국의 웰니스 투어에도 앞장서 왔다. 2020년 ‘구로다 후쿠미의 한방안내’라는 책을 간행한 후 코로나19가 창궐해 특별히 활동할 길이 없었는데 지난 5월 국제문화관광교류협회(회장 한중택)를 통해 일본 나고야에 재일교포인 김윤애 씨가 (사)일본한방협회(日本韓方協会)를 창설해 운영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교류를 통해 한국의 한의약에 대한 강연을 시작하고, 국제문화관광교류협회에서 기획한 웰니스 투어에 함께 동행하게 됐다. 투어에서는 한의약뿐만 아니라 웰니스에 관한 프로그램도 담고 있어 일본에서는 쉽게 체험할 수 없는 한국인의 건강의식을 공유하고,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또 한의약에 대한 관심이 많지만 일본에선 어떻게 한의사를 만나야 할지 모르는 분들이 많다. 이에 한국의 한의사 선생님들께 부탁을 드려 한의진료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해 지금까지도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분들이 많다. ▲집필 도서 '구로다 후쿠미의 한방안내'에는 한의약의 사상체질의학, 사상체형교정, 침 치료, 추나요법, 매선요법 등이 소개됐다. Q。한의학 홍보대사로서 계획이 있다면? 국제문화관광교류협회와 함께 이제 막 웰니스 투어를 시작했다.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아 이런 홍보대사에 위촉됐다는 자체에 감사할 따름이다. 제가 강연을 하게 된 계기는 제 자신이 한의약의 개념을 알고 싶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한의약을 모르는 이들의 기분을 잘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그러한 눈높이에서 강연을 늘려가고 싶다. 또한 한국 각지의 문화와 풍토도 즐기면서 한의약을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대한한의사협회, 국제문화관광교류협회, 일본한방협회와 협력해 만들어 나가고싶다. Q. 이외에 하고 싶은 말은? 일본인에게 있어 이웃나라인 한국에 한의약을 지키고 있는 한의사 선생님들이 계신 것은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등대의 빛이며, 북두의 별과도 같다. 맛집이나 관광도 좋지만 결국 한의약이 일본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다. 한의약의 우수성에 대한 이해가 결국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이해하는 길이다. 이에 지속적으로 한의사와 일본인 환자의 신뢰관계가 구축된다면 한의약을 통한 좋은 국제교류도 형성될 것이다. 앞으로 한의약의 우수성을 일본에 적극적으로 알릴 예정이니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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