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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한의약 귓병 옛이야기 풀이귓병의 치료경험을 바탕 삼아 옛 책들을 찾아서 정리한 ‘한의약 귓병 옛이야기 풀이(도서출판 바다와산)’가 출간됐다. 앞서 ‘한의약 눈병 옛이야기 풀이’를 저술한 박용신 밝은눈한의원장의 신간이다. 임상에서 귓병은 지금 한의사들에게 여전히 낯선 분야다. 전문분과가 있지만 많은 한의사들이 진료하는 진료과목은 아니다. 그나마 진료하더라도 주로 서양의학적으로 진단하고 한의학적으로 치료하는 방식일 때가 많다. 한의학적인 침과 한약 등을 쓰면서 진단을 서양의학적으로 한다면 치료효과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옛 책에 있던 내용을 잘 알면 훨씬 잘 치료할 수 있다. 책에서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진료법을 소개하고 있다. ◇ 주후비급방-갑자기 귀가 먹을 때 치료하는 모든 처방 갈 씨에 귀가 갑자기 먹을 때 쥐 쓸개를 귓속에 넣는데 3번이 지나지 않아 낫는다. 어떤 사람이 ‘옆으로 누워서 쓸개 1개를 다 떨어뜨리고 빨리 쓸개즙을 아래쪽으로 나오게 한다. 처음에는 더욱 귀가 먹지만 반나절 있다가 낫는다’고 했다. 30년 동안 귀가 먹을 때도 치료한다. 또 처방은 파두 14개를 빻아 오리기름 반 량을 불에 녹여서 파두를 넣는다. 팥알 크기로 솜에 싸서 귓속에 넣고서 하루에 1번 바꾸면 낫는다. 요씨는 30년 동안 귀가 먹을 때도 낫는다고 했다. 갑자기 바람을 맞아 귓속이 먹먹하다고 느끼면 빨리 소금 7되를 밥시루에 쪄서 뜨거울 때 소금 위에서 귀로 베개를 벤다. 차가워지면 다시 바꾼다. 귀가 갑자기 아플 때도 쪄서 찜질해 치료한다. 또 처방은 과루근을 귓속에 들어가도록 깎아서 납월 돼지기름에 3번 끓어오르게 끓여 꺼낸 다음에 귓속에 막는다. 날마다 하고 21일쯤 지나면 낫는다. 귀가 먹을 때 창포근환 처방이다. 석창포 뿌리 1촌 파두(껍질과 심을 없앤다) 1알. 둘을 합쳐 빻아 체로 쳐서 7환으로 나눈다. 1환씩 솜에 싸서 누워서 막고 밤에 바꾸면 10일이 지나 낫는다. 노란 진물도 낫는다. 귀가 먹을 때 파두환 처방이다. 파두(심과 껍질을 없앤다) 1개 반모(날개와 다리를 없앤다) 1개. 위에 약을 함께 빻아 체로 쳐서 솜에 싼 다음에 귓속에 막고서 2번 바꾼다. 이럴 때 써봤는데 아주 좋았다. 또 처방은 자석 석창포 통초 유향 행인 피마자 송진을 찧어 체로 쳐서 가루 내어 같은 양의 밀랍과 거위기름에 섞는다. 단단하도록 환을 만든 다음에 조금 길게 해서 송곳으로 가운데에 구멍을 뚫는다. 먼저 귀에 막힌 것을 없애고 하루에 2번 넣는다. 처음에는 가렵고 소리가 나지만 1달이 지나면서 모두 낫는다. 전중감도 효과를 봤다. 또 처방으로 귀가 갑자기 먹을 때 치료한다. 파두 1알을 밀랍에 싸서 침으로 찔러 통하도록 뚫어 귓속에 막는다. 매사방에 귀가 오랫동안 먹을 때 치료한다. 송진(졸인다) 3량 파두 1량을 서로 섞어 환이 될 정도로 짓찧는다. 얇은 솜으로 싸서 귓속에 넣어 막고 하루에 1번 바꾼다. 성혜방에 신장 기운이 비워져서 귀가 먹을 때 치료한다. 사슴 콩팥 1짝을 기름막을 없애고 썬다. 메주즙 속에 멥쌀 2홉을 넣고 함께 끓여 죽을 만든다. 다섯 맛을 넣는 방법으로 고르게 섞어서 빈속에 먹는다. 국이나 술로 만들어도 된다. 두임방에 신장이 비워져서 귀가 먹을 때 치료한다. 10년 안에는 1번 먹으면 낫는다. 전갈(아주 작은 것) 49개 생강(전갈 크기) 49조각. 위에 약을 구리그릇 안에서 생강이 마를 정도로 볶아 가루 낸 다음에 1번에 모두 먹는다. 초저녁에 따뜻한 술로 먹고 밤 10시쯤까지 모두 먹는데 술 먹는 양에 따라 취해도 괜찮다. 다음날에 귓속이 생황처럼 울리면서 효과가 있다. 승금방에 귀가 먹을 때 치료했더니 효과가 있다. 마른 지렁이에 소금을 넣고 파대롱 안에 넣어두었다가 물이 되면 귓속에 떨어뜨린다. 천금방에 귀가 먹을 때 치료한다. 웅황 유황 각각 같은 양을 가루 내어 솜에 싸서 귓속에 막는다. 또 처방은 술 3되를 걸러서 모형자 1되를 부수어 넣고 7일 동안 담갔다가 찌꺼기를 없애고 내키는 대로 모두 먹는다. 30년 동안 귀가 먹을 때도 낫는다. 또 처방은 부자를 좋은 식초에 넣고 약한 불로 삶아서 뾰족하도록 깎아 귀에 막으면 효과가 있다. 외대비요에 귀가 먹을 때 치료한다. 백개자를 짓찧어 사람 젖에 섞어 솜에 싸서 귓속에 막으면 낫는다. ◇ 삼인극일병증방론-귓병의 증상과 치료 비록 신장이 구멍을 귀에 기댄다고 하더라도 귀는 소리가 모이는 곳으로 다섯 소리를 받아들임을 알아야 한다. 밖으로는 궁상각치우이고 안으로는 ㅋ히이~, ㅋ희우~, 헤에~, 츠이~, 쉬이~이다. 안으로 오장에 이어져 있으면서 밖으로 여섯 넘침에 합친다. 그래서 바람, 차가움, 더움, 축축함이 사람에게 귀가 먹게 하거나 귀가 울게 한다. 근심함, 생각함, 기뻐함, 성냄은 흔히 안에서 막힌 것을 생기게 한다. 일함과 쉼은 따로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더욱이 피가 나오거나 고름이 생기는 귀고름증이나 비린내 귀고름증이 있다. 또 귀지가 위에 딱 들어맞으면서 아래도 들어맞아 나오지 않거나 날아다니는 것이 들어올 때도 있다. 모두 증상이 다르기 때문에 치료도 서로 다른 방법이 있다. 창포환은 귀가 갑자기 아프거나 귀가 먹어 소리를 듣지 못할 때 치료한다. 석창포 부자(구워 껍질과 배꼽을 없앤다) 각각 같은 양. 위에 약을 가루 내어 식초를 넣고 행인 크기로 환을 만들어 솜에 싸서 귓속에 막고 하루에 2번 바꾼다. 옛 책에서 어떻게 치료했는지 알고 싶은 독자들에게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앞에 썼던 책과 마찬가지로 병증에 따라 그 시대를 대표하는 책들을 시대순으로 벌려놓았다. 그래야 이야기의 앞뒤 벼리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목차> 머리말 일러두기 두루 살펴보는 귓병이야기 낱낱을 살펴보는 귓병이야기 1. 귀먹음증 1) 앞 사람들의 치료경험 2) 침뜸 치료 3) 옛 책 이야기 2. 귀울이증 1) 앞 사람들의 치료경험 2) 침뜸 치료 3) 옛 책 이야기 3. 귀 고름증 1) 앞 사람들의 치료경험 2) 침뜸 치료 3) 옛 책 이야기 4. 귀 부스럼증 1) 앞 사람들의 치료경험 2) 침뜸 치료 3) 옛 책 이야기 5. 귀 아픔증 1) 앞 사람들의 치료경험 2) 침뜸 치료 3) 옛 책 이야기 6. 귀 가려움증 1) 앞 사람들의 치료경험 2) 옛 책 이야기 7. 귀 부음증 8. 귀 종기증 9. 귀지증 10. 귀 피나옴증 11. 귓속 이물증 12. 귀 외상 어린아이 귓병 ● 귓병 홑처방 부록(한문)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235)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어떤 직업을 선택하는 동기는 일반적으로 그 직업을 대하는 태도와 직접 연결된다. 대체로 직업 선호도가 높은 직업군은 이직률이 낮고, 선호도가 낮은 직업군은 이직률이 높게 나타난다. 한의학에 입문해 한의사로 활동했던 전통시대부터 근현대까지의 한의사들은 한번 발을 들여놓으면 빠져나가지 못하는 특성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것은 아마도 사람을 치료하는 보람이 그 어떤 학문적 성취보다 더 큰 성취감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아래에 전통시대부터 근현대까지 한의사들의 한의학 입문 동기를 살펴본다. 첫째, 儒學이라는 학문을 하면서 한의학을 하게 된 경우다. 柳成龍(1542∼1607)은 고관대작을 두루 거친 문관이었지만, 『醫學入門』의 鍼灸篇을 연구해 『鍼灸要訣』을 저술했다. 丁若鏞(1762∼1836)은 『麻科會通』과 『醫零』의 두 의서를 저술했다. 李圭晙(1855∼1923)은 『黃帝素問節要』(일명, 『素問大要』), 『醫鑑重磨』 등 의서들을 저술하는데, 그 醫論들과 處方들은 儒醫로서의 풍모를 보여준다. 金宇善은 1914년 『儒醫笑變術』이란 의서를 간행한다. 제목의 의미는 ‘儒醫가 환자의 병을 치료하여 그 집안사람들을 웃는 얼굴로 바꿔주는 기술’이라는 뜻이다. 둘째, 道家·養生術의 연구를 하면서 의학에 입문하게 된 경우다. 정렴(1505∼1549)은 養生術을 연구해 養生書인 『龍虎秘訣』과 醫書인 『鄭北窓方』을 지었다. 그의 동생 鄭碏(1533∼1603)은 許浚이 『東醫寶鑑』을 지을 때 참가해 도가적 의학의 영향을 미쳤다. 曺倬(1552∼1621)은 養生醫學 연구에 정진하여 『二養編』을 저술했다. 셋째, 가업을 계승해 의사가 된 경우다. 수많은 의사들은 대대로 의업에 종사하던 집안의 출신이다. 고려시대 薛景成, 조선시대 양예수·강명길·윤동리 등이 그러한 예이다. 넷째, 의학 자체에 대한 탐구심으로 의학에 입문한 경우다. 許浚(1539∼1615)은 가문 좋은 양반의 자제였다. 그럼에도 의학 자체에 대한 탐구심으로 사회적으로 양반보다 낮은 계층에 속하는 의사를 택했다. 李濟馬는 말년에 관직을 버리고 함흥에서 ‘保元局’이라는 한의원을 경영하면서 제자들을 양성했다. 다섯째, 사회적 변혁에 따라 진로를 전환해 의사가 된 경우다. 韓秉璉은 과거시험을 위해 상경했지만 과거제도가 폐지돼 한의학 연구에 정진하게 됐다. 李鶴浩(1850∼?)는 낙향하게 되어 한의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해 名醫로 이름을 떨치게 됐다. 南采祐(1872∼?)는 양반가문에서 성장했지만 낙향을 하게 되어 의학에 입문해 세상 사람들을 구제하고자 하는 뜻을 펼치게 됐다. 여섯째, 부모의 질병으로 인해 의사가 된 경우다. 李喜福은 어머니의 질병 때문에 『景岳全書』를 읽고 의술을 익혀서 명의가 됐다. 黃翰周는 구한말에서부터 일제시대에 걸쳐 활동한 의사이다. 그는 16세에 양친의 질병으로 의학에 뜻을 두어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특별히 그는 鍼灸에 조예가 깊었다. 일곱번째, 자신의 건강으로 인해 의사가 된 경우다. 金永勳(1882∼1974)은 어려서부터 漢學을 공부했으나, 15세 되던 해에 눈병을 앓은 것이 계기가 되어 당시 강화도에서 활동하던 名醫 徐道淳의 제자가 되어 의학을 공부했다. 여덟번째, 주위의 권유로 의사가 된 경우다. 洪鍾哲(1852∼1919)은 서울에 거주하면서 구한말에서 일제시대 초기까지 40여년간 名醫로 이름을 날린 醫家이다. 그는 일찍이 12세부터 부모님의 권유로 한의학에 뜻을 두기 시작해 『景岳全書』를 많이 연구하여 호를 慕景이라고 하기까지 했다. -
텃밭에서 찾은 보약 ⑧[편집자주] 본란에서는 제철에 맞는 음식을 한의학적 관점으로 접근한 ‘텃밭에서 찾은 보약’을 소개합니다. 안전한 먹거리에 관심이 많은 권해진 원장은 9년째 텃밭을 가꾸고 있습니다. 권해진 래소한의원장, <우리동네한의사>저자 1월에는 텃밭에 나가서 할 일은 없지만 집 안에서는 손이 바쁩니다. 콩과 식물은 밭에서 거둬들였다고 갈무리가 끝난 것이 아닙니다. 콩깍지가 건조되어 콩이 저절로 떨어질 때까지 널어 두어야 합니다. 그런데 아파트에 살면서 텃밭을 하니 그렇게 널어둘 장소가 없습니다. 하는 수 없이 큰 소쿠리에 콩깍지를 넣어두고 베란다에서 마르기를 오래 기다립니다. 김장도 끝내고 울금, 돼지감자, 토란 등 뿌리작물을 겨울 동안 먹을 수 있도록 장만한 후 그 다음 손이 가는 것이 바로 콩과식물입니다. 콩깍지가 벌어져 저절로 나온 콩이 대부분이지만 아직 입을 열지 않은 콩깍지는 손으로 하나하나 까줘야 합니다. “원래 이렇게 다 손으로 까요?” 딸이 할머니에게 물었습니다. “아니. 원래는 땅에 두고 ‘도리깨’라는 농기구로 두들겨서 콩을 털어내지.” 할머니의 설명에서 아이는 도리깨라는 단어를 알아들을 수 없습니다. 보통은 ‘콩을 턴다’거나 ‘탈곡한다’는 표현으로 콩 갈무리를 이야기하지만 저희는 작은 텃밭에 저희 가족 먹을 거만 심기 때문에 ‘콩을 깐다’는 표현이 어울립니다. 꼬투리를 깔 때 콩 다섯 알이 떨어지면 왠지 기분이 좋습니다. 중독성이 있는 단순노동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즐겁게 시작해도 1시간을 앉아 같은 자세로 콩을 까다보면 내년에는 콩 농사를 짓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손만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 같지만 허리도 아프고 가만히 있는 다리에 쥐가 나기도 합니다. 한 소쿠리 콩깍지가 한 주먹의 콩이 되면 정리의 뿌듯함과 더불어 1/50로 줄어든 부피를 보는 허무함도 겹칩니다. “이건 콩이 왜 이렇게 작아?” 제가 어머니께 물었습니다. “잘 봐! 콩 아니야! 결명자야.” 콩 꼬투리와 다르게 아주 길면서 가늘게 생겼습니다. 조금만 비틀어도 후두둑 결명자가 떨어지지만 한 톨이라도 안에 있을까봐 다시 꼬투리를 열어 손으로 훑어냅니다. “결명자가 너무 작아서 이거 하나하나 고르다가 눈병 나겠어.” 머리를 숙이고 집중하는 제게 어머니는 “콩이나 결명자 갈무리는 손 느낌으로 하는 거지. 그렇게 눈으로 하나하나 어떻게 하겠어. 대강 훑어.” 라고 조언을 하셨습니다. “그렇네! ‘눈을 밝게 하는 씨앗’이라는 뜻으로 ‘결명자(決明子)’ 라고 부르는데 눈이 충혈되면 안 되지.” ◇결명자로 눈에 열기가 있는 증상 치료 『동의보감』에 결명자는 ‘성질이 평하고 약간 차다고도 한다. 맛은 짜고 쓰며 독이 없다. 청맹(靑盲,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하나 앞을 보지 못하는 눈 또는 그런 사람)과 눈이 벌겋게 아플 때, 눈물이 흘러 피부를 적실 때, 눈에 군살이나 흰색 또는 붉은색의 예막이 자라날 때 주로 쓴다. 간기(肝氣)를 돕고 정수를 더해주며, 머리 아픈 것과 코피를 치료하고 입과 입술이 파래진 것을 치료한다.’고 전해집니다. 결명자는 간기를 돕고 성질이 차서 간화(肝火)를 내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한의학에서 눈은 간과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둘 다 오행의 ‘목(木)’에 해당합니다. 눈에 열기가 있는 증상을 치료한다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하지만 차가운 성질이 있으므로 몸이 찬 사람에겐 좋지 않습니다. 이뇨작용을 도와주어 혈압을 내려주는 효과가 있으니 평소 저혈압이 있는 분도 주의해야 합니다. “음력 10월 10일에 씨를 받아 백 일 동안 그늘에 말리고 약에 넣을 때는 약간 볶아서 사용한다고 『동의보감』에 있네. 그럼 정월 대보름 때쯤부터 차로 마시면 딱 책대로 하는 거야.” 책으로 공부해서 어머니께 항상 알려드리는 저는 이번에도 결명자를 까다 말고 책을 펼쳤습니다. “아직 깔 거 많아. 먹거리 장만이 그리 쉬운 줄 알어? 먹을 궁리 말고 와서 도와.” ◇사람은 두루 만나고, 콩은 도 닦듯이 정성껏 골라야 세 바구니의 콩과 식물을 갈무리하는 일은 끝이 없어 보이는 일이었지만 끝을 맞이했습니다. 결명자 한 주먹, 쥐눈이콩이라고 불리는 서목태 세 주먹, 오리알태 두 주먹이 되었습니다. 같은 양을 심어도 쥐눈이콩이 어디서든 잘 자라고 수확량도 많습니다. 그런데 콩나물로 키워먹으면 정말 맛있는 오리알태를 큰 쟁반에 두고 고르기를 또 합니다. 콩나물을 키우려면 조금이라도 썩은 부분이 있는 콩은 다 골라내야 합니다. 모양새가 좋지 않은 콩도 골라냅니다. “도를 닦듯이 정성껏 골라. 사람은 골라서 만나지 말고 다 두루두루 만나야 하지만 콩은 잘 골라야 한다.” 어머니 말씀은 아직도 두루 많은 이에게 마음을 못 여는 제게 하시는 말씀입니다. 그렇게 한 알 한 알 흠이 있는지를 보다보니 또 눈이 아프기 시작합니다. 눈을 감아도 콩이 눈앞에 어른어른합니다. 무아지경에 이른 것입니다. 그래도 유기농 콩으로 유기농 콩나물을 직접 길러 먹으려면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콩나물시루를 두고 일 년 내내 콩나물을 길러 먹지는 않습니다. 하루에 최소 6번 정도는 물을 주어야 하는 콩나물은 기르기 쉽지 않아서 주로 외부활동이 많지 않은 겨울에만 주전자에 길러 먹습니다. 집에서 길러 먹는 콩나물은 머리부위는 딱딱하고 줄기는 질기지만 한 알 한 알 고른 콩에서 자란 것이라 행복한 마음으로 꼭꼭 씹어 먹습니다. -
눈병의 모든 것, <한의약 눈병 옛이야기 풀이><편집자주> 서울 서대문구 소재 밝은눈한의원 박용신 원장이 눈병의 백과사전이라 말할 수 있는 <한의약 눈병 옛이야기 풀이>를 출간했다. 본란에서는 무려 1617쪽에 이르는 방대한 연구 및 임상 논문과도 같은 <한의약 눈병 옛이야기 풀이>의 저술 이유를 들어봤다. - <한의약 눈병 옛이야기 풀이>는 어떤 책인가? : 한의약에서는 오랫동안 눈병을 치료해왔다. 하지만 지금 한의사들에게는 낯선 분야이기도 하다. 우연히 색각 이상을 치료하게 되면서 눈병에 관심을 가졌다. 눈병을 진료하는 틈틈이 눈병에 대한 자료를 정리하였고, 그 결과물이 이 책이다. 이 책은 순전히 내가 눈병을 잘 공부하고 싶어서 만든 책이다. - 책의 분량이 무려 1617쪽에 이른다. : 책의 내용이 방대하다는 것은 그만큼 한의학에서 눈병을 많이 연구하고 치료해왔다는 뜻이다. 그러한 내용이 지금 많이 읽히지 않기 때문에 욕심을 부려서 내용을 빠짐없이 채우려다 보니 방대해졌다. 그러나 처음 내용을 적은 책과 그것을 인용한 책 중에서 이 책은 처음으로 말한 내용을 중심으로 자료를 정리했다. 내용이 너무 많아서 다 읽고 풀이해 정리하는 데만 10년이 넘게 걸렸다. - 눈병의 증상과 치료를 위해 많은 고서들이 동원됐다. : 역대 한의사들이 눈병을 다룬 책들 중에서 중요한 책을 몇 가지로 간추려보니 《은해정미》 《비전안과용목론》 《세의득효방》 《향약집성방》 《심시요함》 《증치준승》 《동의보감》 《의종금감》(《안과심법요결》) 《목경대성》 《동의학사전》 등 이었다. 《은해정미》는 지금 구할 수 있는 책 중에서 눈병에 대해 틀을 갖추어 적은 가장 처음의 책이다. 다른 책들도 눈병을 정리한 그 시대를 대표하는 책들이다. 이 책들은 단순히 과거에 이루었던 내용을 그대로 이어받지 않고 새롭게 밝혀냈다. 이 외에 여러 책들을 인용해서 위의 책들에 보태어 채웠다. 그리고 시대 순으로 책들을 벌려놓았다. 그래야 이야기의 앞뒤 벼리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눈병의 증상이 수도 없다는 것에 놀랍다. : 나도 놀라웠다. 역대 한의학은 지금 서양의학보다 훨씬 더 세심한 관찰을 통해 진단과 치료를 밝혀놓았다. 그러나 그 언어가 어렵기 때문에 지금 한의사들이 접근하지 못했을 뿐이다. - 눈을 잘 관리할 수 있는 비결이 있다면? : 우리가 허리가 아프면 움직이지 않고 누워 있어야한다. 소화가 안 되면 음식을 적게 먹고 좋은 음식을 먹어야한다. 그러면 눈이 안 좋을 때 눈을 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것은 눈을 감아야한다. 눈은 눈을 감아야 쉴 수 있다. 많은 눈병은 눈을 너무 많이 애쓰기 때문에 생긴다. 또 치료하려면 기운과 피가 눈을 치료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퇴계 이황이 말년에 한쪽 눈을 번갈아 뜨면서 책을 읽은 지혜를 배워야한다. - 자료를 모으고, 해석하고, 풀어쓰는데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을 것 같다. : 이 책은 한문으로 쓰였던 책들을 우리말로 풀어쓰면서 나름의 생각을 조금 덧붙였다. 이 일이 이 시대에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지금 우리는 단절된 한의학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과거의 내용을 충분히 이어받지 못하면서 현재의 내용을 어설프게 채우고 있다. 물론 과거의 한의학이 무조건 좋다는 뜻은 아니다. 한계가 분명히 있다. 그러나 무엇이 한계인지 지금 우리가 정말로 알까? 공부하면서 ‘회통’이란 말이 계속 어른거렸다. 회통은 ‘언뜻 보기에 서로 어긋나는 뜻이나 주장을 풀어서 조화롭게 한다’는 뜻이다. 이 책은 과거와 현재, 한의학과 서양의학을 지금 이 시대에 녹여냈기 때문에 회통이란 말이 잘 어울린다. 그래서 이 말을 책의 제목으로 써볼까도 고민했지만 나의 일에 견주어 너무 큰 의미였기 때문에 뜻만 가져도 스스로 만족한다. 우리말로 풀어쓰면서 번역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 말은 생각함을 붙박기 때문에 한문으로 이루어진 모든 글을 최대한 우리말로 풀어내야 온전히 우리 의학이 된다고 믿는다. 그래서 병명과 생리, 병리 용어를 모두 우리말로 바꿨다. 그러나 아직 주변 사람들에게 동의를 받지 않은 나만의 정리일 뿐이기 때문에 나중에 이런 작업에 흥미를 가진 한의사들이 나타나서 체계적으로 연구하길 바란다. - 이 책이 어떻게 읽히기를 바라나? : 이 책에서 다루는 눈병은 옛 이야기이다. 옛날의 기준을 서양의학이 들어오기 전까지로 잡았다. 한의학의 역사를 볼 때 서양의학이 들어온 이전과 이후를 옛날과 지금을 가르는 기준으로 삼아도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이제 이 책을 좀 더 열심히 읽고 깊이 생각하면서 눈병을 치료하려고 한다. 덧붙여 이 책이 눈병을 공부하려는 한의사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된다면 정말 고맙겠다. -
<한의약 눈병 옛 이야기 풀이> 출간한의약에서는 오랫동안 눈병을 치료해왔다. 하지만 지금 한의사들에게는 물론 일반인에게도 낯 설은 분야이다. 눈병을 진료하는 틈틈이 눈병에 대한 자료를 정리하였고 한문으로 쓰였던 이 책들을 우리말로 풀어쓰면서 나름의 생각을 조금 덧붙였다. 말은 생각함을 붙박기 때문에 한문으로 이루어진 모든 글을 최대한 우리말로 풀어냈다. 그래서 병명과 생리, 병리 용어를 모두 우리말로 바꿨다. 그래야 우리 의학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과거와 현재, 한의학과 서양의학을 지금 이 시대에 녹여냈다. 목차 두루 살펴보는 이야기 21 1. 앞 사람들의 치료 경험 23 2. 눈을 이룬 틀 60 3. 눈병의 원인 81 4. 눈병의 진단 163 5. 눈병의 치료 229 6. 눈병의 침뜸 치료 335 7. 눈병의 관리 385 낱낱을 살펴보는 이야기 391 I. 눈속증 393 1. 눈동자 눈속증 402 1) 동그란 눈속흠증 404 2) 방울진 눈속흠증 411 3) 넓게뜬 눈속흠증 413 4) 깊은 눈속흠증 416 5) 가로 눈속흠증 418 6) 반달 눈속흠증 420 7) 초생달 눈속흠증 422 8) 수레바퀴 눈속흠증 423 9) 노란심 눈속흠증 425 10) 얼음 눈속흠증 427 11) 점박이 눈속흠증 430 12) 뻑뻑한 눈속흠증 432 13) 금별 눈속흠증 434 14) 은빛 눈속흠증 435 15) 금빛 눈속흠증 437 16) 검은별 눈속흠증 437 17) 은빛바람 눈속흠증 439 18) 실바람 눈속흠증 440 19) 흔들린 눈속흠증 440 20) 타고난 눈속흠증 443 2. 눈바람증 446 1) 일어서 별보임증 447 2) 골바람증 눈병 450 3) 한쪽 머리바람증 눈병 455 4) 바람맞은 머리증 눈병 460 5) 처음 눈바람증 465 6) 푸른 눈바람증 467 7) 초록 눈바람증 471 8) 검은 눈바람증 476 9) 어두운 눈바람증 478 10) 누런 눈바람증 482 3. 눈속물 눈속증 484 1) 깔깔한 눈어둠증 484 2) 눈속물 마름증 486 3) 눈속물 색변함증 490 4. 무지개막 눈속증 491 1) 눈동자구멍 벌어짐증 491 2) 눈동자구멍 좁아짐증 499 3) 눈동자구멍 기울어짐증 504 4) 눈동자구멍 찌그러짐증 505 5) 누런 무지개막증 509 참 고 1) 베체트병 511 2) 보크트-고야나기-하라다병 512 5. 눈속기름 눈속증 513 1) 눈 속티증 513 2) 별가득 눈속티증 517 3) 구름 눈속티증 522 4) 눈속기름 마름증 527 5) 눈속기름 피들어감증 529 6) 눈동자속 아지랑이증 534 6. 보는막 눈속증 535 1) 눈 어둠증 535 2) 비워진 눈어둠증 549 3) 비워진 밤눈증 551 4) 타고난 밤눈증 556 5) 눈흐림증 563 6) 빛깔있는 눈흐림증 568 참 고 1) 고혈압성 안저출혈 570 2) 당뇨병성 망막출혈증 570 3) 당뇨병성 중심성 망막염 571 4) 황반변성증 571 7. 보는이음새 눈속증 572 1) 빠른 장님증 572 2) 장님증 579 3) 엉뚱보기증 586 4) 작게 보임증 590 5) 비뚤게 보임증 591 6) 구부려 보임증 593 7) 움직여 보임증 594 8) 거꾸로 보임증 595 9) 어둔밤 보임증 596 10) 번개 보임증 598 11) 빛번져 보임증 599 12) 다르게 색보임증 601 13) 한눈 둘보임증 603 14) 두눈 둘보임증 606 참고-시신경 위축증 607 8. 눈알 눈속증 609 1) 가까이 보임증 609 2) 멀리 보임증 613 3) 눈알 치우침증 618 4) 눈알 숨겨짐증 623 5) 눈알 흔들림증 626 6) 눈알 굳음증 631 7) 눈알 솟아오름증 635 8) 눈알 빠져나옴증 639 9) 죽은피 눈병증 643 10) 독들어간 눈병증 647 11) 피나오는 눈병증 648 9. 기타 눈 증상 652 1) 방광에 맺힌 뜨거움 652 2) 새벽에 어둡게 보임 652 3) 저녁에 어둡게 보임 653 4) 눈이 어두우면서 눈물이 많음 653 5) 피를 많이 흘린 눈 653 6) 간장에 음이 비워진 눈 653 7) 간장에 불로 어지러운 눈병 654 8) 간장이 뜨거워 눈이 아픔 654 9) 간장이 뜨거워 정액이 흘러나옴 654 10) 간장이 비워져 힘듦 654 11) 간장과 쓸개가 편하지 않음 655 12) 눈썹 뼈가 아픔 655 13) 다섯 가지 눈에 종기 655 II. 눈겉증 659 1. 눈꺼풀 눈겉증 661 1) 눈꺼풀 뾰루지증 661 2) 속다래끼 665 3) 초창 다래끼 671 4) 눈꺼풀 뻣뻣함증 674 5) 콩다래끼 678 6) 눈꺼풀테 짓무름증 682 7) 바람맞은 눈꺼풀 짓무름증 689 8) 눈초리 짓무름증 691 9) 눈꺼풀테 붙음증 697 10) 눈꺼풀 부스럼증 700 11) 눈꺼풀 엉겨붙음증 705 12) 눈꺼풀 붉은부스럼증 710 13) 눈꺼풀 복숭아증 712 14) 눈얼굴 부음증 717 15) 눈꺼풀 둥근공증 720 16) 눈꺼풀 깜박임증 722 17) 눈꺼풀 흔들림증 722 18) 눈꺼풀 비뚤어짐증 725 19) 눈꺼풀 젖혀짐증 727 20) 눈꺼풀 쪼그라짐증 732 21) 속눈썹 말림증 734 22) 위눈꺼풀 쳐짐증 746 23) 눈꺼풀 느낌없음증 750 24) 눈꺼풀속 흰거품증 751 25) 눈꺼풀 엉긴피증 751 26) 눈꺼풀 돌맺힘증 752 27) 눈꺼풀 닭벼슬증 752 28) 눈꺼풀 독버섯증 759 29) 눈썹 사이 종기증 762 30) 눈꺼풀 붉은얼룩증 764 31) 눈꺼풀 검은반점증 767 32) 눈꺼풀 가려움증 768 33) 눈꺼풀 구멍증 770 34) 눈두덩 구멍증 771 2. 눈물샘 눈겉증 772 1) 바람 눈물증 772 2) 바람 찬눈물증 782 3) 바람 더운눈물증 784 4) 때없는 찬눈물증 786 5) 때없는 더운눈물증 788 6) 깔깔한 눈물증 791 7) 눈 뻑뻑함증 792 8) 눈곱 눈물증 794 9) 콩국 눈곱 눈물증 795 10) 눈물점 고름증 797 11) 안쪽눈초리 구멍증 805 12) 바깥눈초리 구멍증 806 13) 음증 구멍증 808 14) 양증 구멍증 809 3. 흰자위 눈겉증 811 1) 눈 붉음증 811 2) 눈 아픔증 822 3) 눈 부심증 831 4) 갑자기 눈붉음증 835 5) 옮는 눈붉음증 845 6) 얽힌 눈핏줄증 852 7) 눈초리 핏줄증 855 8) 이상한 눈아픔증 860 9) 찌르는 눈아픔증 865 10) 심한 눈가려움증 869 11) 상한병후 눈병증 877 12) 때맞춘 눈병증 881 13) 흰자위 군살증 883 14) 흰자위 하얀 군살증 893 15) 흰자위 붉은 군살증 895 16) 흰자위 노란 기름증 896 17) 흰자위 엷은막증 897 18) 흰자위 빈물집증 898 19) 흰자위 붉은알알이증 901 20) 흰자위 알갱이증 903 21) 흰자위 흰콩증 903 22) 흰자위 붉은콩증 905 23) 흰자위 검은콩증 907 24) 흰자위 푸른빛깔증 908 25) 흰자위 누런붉은빛깔증 912 26) 흰자위 새우부음증 914 27) 흰자위 붉은부음증 916 28) 흰자위 피반점증 917 29) 흰자위 구멍증 918 30) 묘안창 919 31) 알러지성 결막염 920 4. 검은자위 눈겉증 922 1) 갑자기 눈겉흠증 926 2) 병든후 눈겉흠증 932 3) 뜨거움 쌓인눈병증 934 4) 별하나 눈겉흠증 939 5) 별모인 눈겉흠증 941 6) 눌린 눈겉흠증 944 7) 누런패인 눈겉흠증 945 8) 흰패인 눈겉흠증 950 9) 도지는 눈겉흠증 958 10) 자라들어간 눈겉흠증 961 11) 맑은푸른빛 눈겉흠증 965 ○ 오래된 겉흠 967 12) 흰점 눈겉흠증 968 13) 구름 눈겉흠증 968 14) 구슬모인 눈겉흠증 969 15) 색섞인 눈겉흠증 969 16) 음양 눈겉흠증 969 17) 깊이비늘 눈겉흠증 971 18) 깊이둥근 눈겉흠증 971 19) 깊이얼음흠집 눈겉흠증 973 20) 깊이칼등 눈겉흠증 977 21) 깊이가장자리얼룩 눈겉흠증 979 22) 깊이마노석 눈겉흠증 980 23) 못겉흠 깊이들어감증 981 24) 겉흠 눈동자들어감증 985 25) 검은자위 뿌예짐증 987 26) 검은자위 얼음뿌예짐증 992 27) 검은자위 위부터뿌예짐증 994 28) 검은자위 붉은뿌예짐증 997 29) 검은자위 반달증 999 30) 검은자위 흰막가림증 1000 31) 검은자위 붉은막내려옴증 1003 32) 검은자위 붉은살증 1008 33) 검은자위 노란막내려옴증 1010 34) 검은자위 푸른겉흠내려옴증 1011 35) 검은자위 노란즙차오름증 1012 36) 검은자위 막올라감증 1018 37) 검은자위 초록증 1019 38) 검은자위 부어오름증 1019 39) 검은자위 소라돌기증 1021 40) 검은자위 붉은콩증 1024 41) 검은자위 검은구슬증 1025 42) 검은자위 푸른콩증 1029 43) 검은자위 게눈증 1031 44) 검은자위 구멍증 1036 45) 검은자위 둘레흐림증 1037 46) 각막궤양 1038 III. 외상 눈병증 1040 1) 부딪친 눈병증 1041 2) 부딪친 눈겉흠증 1049 3) 부딪친 눈꺼풀복숭아증 1051 4) 부딪친 눈어둠증 1051 5) 눈뼈 부러짐증 1052 6) 티들어간 눈병증 1053 7) 눈자위 박힌 눈병증 1058 8) 불에해친 눈병증 1059 9) 쇠돌독 눈병증 1060 IV. 부인 눈병증 1061 1) 임신 눈병증 1062 2) 산후 눈병증 1065 3) 월경 눈붉음증 1069 4) 월경 눈아픔증 1070 V. 소아 눈병증 1073 1) 아이 눈붉음증 1081 2) 아이 눈겉흠증 1087 3) 아기 눈짓무름증 1090 4) 아이 눈속증 1093 5) 아이 장님증 1095 6) 아이 밤눈증 1096 7) 아이 눈동자구멍 열림증 1098 8) 아이 눈알굳음증 1102 9) 아이 작은검은자위증 1107 10) 아이 감병눈병증 1108 11) 아이 두진눈병증 1114 12) 아이 눈꺼풀혹증 1127 13) 아이 뇌단증 1129 참고 1)태열증 1129 2) 아이 간장 감병 1130 눈병 치료 한약재 1131 눈병 대표 처방 1159 저자 박용신 원장/밝은눈한의원 서울대 보건대학원 보건학 석사를 마치고 한의학 박사를 취득하였다. 현재 밝은눈한의원 원장이며 서울시 공공보건의료재단 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겸임교수, 예방한의학회 부회장,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 서울시한의사회 부회장을 맡았었다. △출간: 바다와 산 △1671쪽, 188*257mm -
근거리 시력 저하되는 50대 이상서 ‘안약 오인 점안사고’ 다발한국소비자원(원장 장덕진·이하 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조성욱·이하 공정위)는 소비자들이 무좀약 등을 안약으로 오인해 눈에 넣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주의보를 발령했다. 황사·미세먼지 등의 환경요인 및 안구질환 치료 목적으로 안약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많은 가운데 특히 여름철에는 유행성 눈병 등으로 안약을 점안하는 경우가 더욱 늘어난다. 이런 가운데 소비자원과 공정위가 최근 3년(2018∼2020년)간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에 접수된 안약 오인 점안사고를 분석한 결과 총 152건으로 나타났으며, 연령대별로는 △60대 이상 50.0%(76건) △50대 22.4%(34건) △40대 10.5%(16건) 등의 순이었고, 근거리 시력이 저하되는 50대와 60대 이상의 고령층이 전체의 72.4%를 차지했다. 안약으로 착각해 눈에 점안한 품목은 ‘무좀약’이 40.1%(61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습진·지루성 두피 치료약 등의 의약품’이 24.3%(37건), ‘순간접착제’ 18.4%(28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연령대에 따라 안약으로 착각한 품목에 차이가 있었는데, 10대·40대는 ‘순간접착제’, 20대는 ‘전자담배 액상’, 30대는 ‘무좀약’과 ‘의약품’이 많았고, 안약 오인사고의 다수를 차지하는 50대·60대 이상은 ‘무좀약’, ‘의약품’, ‘순간접착제’ 등 다양한 품목으로 인해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이밖에도 최근 반려동물용 ‘심장사상충 예방약’과 손톱에 바르는 ‘큐티클 수렴제’, ‘디퓨저 리필용액’ 등을 안약으로 착각한 사례가 발생하는 등 소비생활 변화에 따라 오인 제품의 유형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비자원·공정위는 안약 오인 점안사고 예방을 위해 △고령자는 용기에 제품명 및 용도를 큰 글씨로 써 붙여 놓을 것 △안약을 눈에 넣기 전에 반드시 처방 받은 안약이 맞는지 확인할 것 △가정에서는 의약품을 어린이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하고, 보호자는 영유아가 보는 앞에서 안약을 점안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또한 안약이 아닌 의약품이나 제품을 눈에 잘못 넣었을 경우에는 절대 눈을 비비거나 만지지 말고, 눈에 내용물이 들어간 즉시 깨끗한 생리식염수나 물을 사용해 씻어내야 하며, 응급 처치 후 가까운 응급실 및 안과를 방문해 진료받을 것 등을 조언했다. 한편 소비자원과 공정위의 권고에 따라 동아제약㈜, 삼일제약㈜, ㈜유한양행은 향후 출시되는 자사 무좀약 용기에 발모양 픽토그램을 삽입하고 사용설명서의 주의문구를 강화하는 등 소비자 안전사고 예방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
계속된 집중 호우 속 감염병 예방 철저해야[한의신문=최성훈 기자] 질병관리본부(본부장 정은경)는 최근 장마가 지속되고, 집중 호우로 인한 수해가 발생함에 따라, 감염병 예방을 위해 안전한 물과 음식물을 섭취하고, 손 씻기 등 개인위생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5일 밝혔다. 수해발생 지역에서는 세균성이질, 장티푸스, 장출혈성대장균, 세균성․ 바이러스성․원충성감염증장관감염증 등의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이 유행할 수 있고, 장마철에는 식중독의 발생 위험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안전한 물과 음식물을 섭취하고 조리한 음식은 오래 보관하지 않으며, 조리수칙 및 개인위생수칙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수해로 오염된 지역에서는 유행성 눈병(유행성각결막염, 급성출혈성결막염)이나 피부병도 주의해야 한다. 피부가 오염된 물에 노출되면 피부병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침수지역에서 작업 시 피부가 노출되지 않도록 방수복과 긴 장화를 착용하고, 물에 노출된 피부는 반드시 깨끗한 물로 씻어내며 수해복구 작업 중에는 충분한 수분 섭취와 휴식을 취해야 한다. 또한 태풍이나 홍수 이후 고여 있는 물에서 작업을 할 경우 감염된 동물의 소변을 통해 전파되는 렙토스피라증에 감염될 우려가 높다. 벼 세우기 작업 등을 할 경우 반드시 피부 보호를 위한 작업복, 장화 및 고무장갑을 착용하고 작업 후 발열 등의 증상이 발생한 경우 인근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한편 장마철에는 고인물이나 습한 날씨로 모기가 잘 증식할 수 있어 모기매개 감염병(말라리아 및 일본뇌염)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모기 유충의 서식지가 되는 웅덩이 등 모기 서식지 제거, 저녁시간에 외출자제 등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며,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인근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정은경 본부장은 “이재민 임시거주시설 또는 대피시설 에서는 안전한 물과 음식물을 제공하고, 대피주민들이 개인위생 수칙을 준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와 앙가주망(engagement)신미숙 국회사무처 부속한의원 원장 (前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1월19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우한 거주의 중국인 여성(35)이 공항 검역소에서 증상이 확인되어 인천의료원으로 격리 후 신종코로나 확진을 받은 날이 1월20일이었다. 그리고 이 환자는 2월6일 완치판정(△체온이 3일 연속 정상을 유지해야 함 △호흡기 증상에서 호전이 있어야 함 △흉부 염증이 사라져야 함 △24시간 간격으로 두 차례 시행한 핵산검사에서 음성이 나와야 함)을 받고 무사히 퇴원을 했다. 국내 신종코로나 ‘환자 1호’의 짧은 경과보고이다. 치료약은 성분명 로피나비르(Lopinavir)와 리토나비르(Ritonavir) 성분이 조합된 칼레트라(Kaletra)라는 HIV/AIDS의 치료제, 경구용 항바이러스제이다. “통마늘 7통을 7컵의 물에 넣고 7분간 팔팔 끓여서 그 물을 하루에 3번, 커피처럼 마신다.” 어르신들의 카톡방에서 대유행 중인 일명 ‘777요법’이다. 현직 국회의원 한 분이 2월1일 개최된 광화문의 모 집회에서 시위참가자들에게 신종코로나를 너무 걱정할 것 없다고 마늘 잘 먹고 이 위기를 이겨내자고 격려사를 읊었던 것이 이 마늘요법의 출처이다. 나중에 이 발언이 화제가 되고 문제가 많다는 지적을 받자 해당 의원님은 면역력에 탁월한 마늘을 많이 먹어서 문제될 것은 없지 않느냐고 답했다. 그러나 WHO는 2월2일 공식 홈페이지에 Myth Busters(신화 깨부수기) 섹션을 따로 만들어 생리식염수 코 세척, 가글액 입안 세척, 마늘, 참기름, 항생제 복용 등이 신종코로나의 예방을 돕는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고 언급했다(https://www.who.int/emergencies/diseases/novel-coronavirus-2019/advice-for-public/myth-busters). 정보감염 세계, 또 하나의 pandemic 되고 있어 사스(2002), 에볼라(2013), 메르스(2015)에 이어 이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다. 신종 전염병이 등장할 때마다 병의 원인에 대한 인문학적 고찰은 당장이라도 인류 전체가 멸망할 것 같은 전지구적 공포로 이어진다. 또한 발병지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국가들을 통으로 묶어 미개하게 생각하는 인종차별적인 증오심이 표출되기도 한다. 특히 이번 신종코로나의 경우 유럽에서 마스크를 쓴 동양인들이 지나가면 그 많은 인파가 홍해처럼 양쪽으로 쩍 갈라지는 진풍경마저 나타났었다고 한다. 다행히 최근에는 이러한 현상은 많이 개선된 상태라는 현지 유학생의 인터뷰도 있었다. 하루 종일 하이톤으로 광광대는 공중파 뉴스들과 팩트체크가 프리패스된 유투버들의 개인방송 그리고 법적 책임을 요구받는다면 가장 먼저 도망을 칠 것 같은 가짜뉴스 생산자들은 오늘만 사는 것처럼 지금 이 순간도 마이크 앞과 키보드 위에서의 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전 세계에서 유입된 민간요법을 중고나라와 연계한 눈치빠른 장사꾼들은 ‘물 들어올 때 노젓자’는 심산으로 카톡방, 텔레그램, 인스타그램 등을 이용하여 불안심리를 돈으로 바로바로 환전해내는 놀라운 사업수완을 발휘중이다. 이 놀라운 정보감염(infodemic)의 세계는 또 하나의 판데믹(pandemic)이 되고 말았다. <조선, 종기와 사투를 벌이다>…한의약 종기 치료 역사 2012년 가을 ‘조선시대 왕들의 질환과 양생’을 주제로 부산MBC 방송을 준비하면서 참고문헌으로 <조선, 종기와 사투를 벌이다>라는 책을 구입했었다. 외과수술이 없었던 시절, 왕실과 민간에서의 치열했던 종기치료의 실패와 성공사례를 현대의학적 진단 그리고 한의학적 관점으로 잘 해석한 책으로, 현직 한의사면서 피부질환의 원전의사학적인 문헌 연구와 관련 저술을 지속적으로 하고 계시는 방성혜 선생님의 저서이다. 발생 부위에 따라 창양(瘡瘍), 옹(癰), 저(疽)라 불리웠던 종기(腫氣)는 현대의학에서 염증에서 암증까지를 아우르는 병명으로 조선의 왕들을 종종 사지로 내몰았던 위중한 질환이었다. 종기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의원을 치종의(治腫醫)라 불렀는데 침으로 환부를 직접 자극하는 외과술부터 다양한 단일약물 혹은 복합처방을 활용한 내복약과 거머리나 두꺼비까지 응용한 외치법을 동원해야 했었다. 성종은 점액변과 배꼽 아래 종기, 평소 하얀 얼굴의 허약체질이었던 연산군은 세자 시절 온 얼굴을 뒤덮는 부스럼과 진물, 광해군은 화병, 눈병 그리고 뺨의 종기로 고생을 하였다. 또한 소갈병을 앓던 효종은 눈을 뜰 수 없을 정도의 눈꺼풀 종기에 여러 가지 침 치료를 시도했었고 평소 의학에도 식견이 상당했던 정조는 고름이 쏟아지는 등 부위의 종기를 치료하는 처방을 의관들과 직접 논의하였고 본인의 의견을 적극 피력하였다는 기록도 남아있다. 실제로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27명의 조선의 군왕 중 12명이 종기를 앓았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조선, 종기와 사투를 벌이다>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그 시절에는 한의사들이 왕들의 주치의로서, 그리고 일반 민중들의 치종의로서 핵심적인 역할들을 수행해냈다. 어떤 치료들은 다행히 왕을 구했을 것이고 또 어떤 경우에는 참담한 결과에 대한 처벌의 의미로 치료를 전담했던 어의들이 사형에 처해지기도 했다. 최근의 신종코로나의 다양한 뉴스들을 접하며 <대한민국, 신종코로나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다>라는 책이나 백서가 나중에라도 출간된다면 한의학의 역할이 조금이라도 언급될 챕터가 과연 있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한의계의 신종코로나 참여, 곱지 않은 양의계 시선 지난 1월29일 한의협은 신종코로나에 한의약 치료를 참여시켜야 한다는 기자회견을 하며 사스(SARS)와 메르스(MERS) 사태 당시 중국이 한의·양의 협진으로 치료 효과를 봤다는 언급을 했다. 사스 사태가 종료된 뒤 홍콩중국대학 중의학연구소가 발표한 ‘한약처방의 사스전파 억제효과 연구’에서는 사스를 진료한 병원 의료진 가운데 한약 복용을 원한 의료진과 나머지 의료진의 사스 발병률을 비교한 결과 한약을 복용한 의료진의 발병률은 전무했으나 미복용 의료진 중 64명이 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는 사실도 근거로 제시되었다. 이에 대해 의협, 청년의사, 의료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한의협을 향해 일제히 비난을 퍼부으며 이 국가적 위기에 한약효과 운운하냐며 분위기 파악 좀 하라는 힐난과 조롱을 이어갔다. 특히 의협 대변인은 “지금이야말로 전 국민이 함께 방역에 힘을 써야 할 때로, 한의계는 발열과 호흡기 증상을 가진 환자가 내원할 경우 1339로 신고해 올바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도움”이라고 강조했다. 1월31일 의사신문은 “낄끼빠빠···코로나바이러스 걸리면 한의원에 가라구요?”라는 제목으로 만약 한의사들도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리면 한의약으로 치료하겠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http://www.doctors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209804). 한의약이 민간요법(?)으로 거론…잘못된 관점 아쉬워 신종코로나 관련 뉴스들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던 와중에 2월3일 ‘신종코로나 세계 각국 민간요법’이라는 연합뉴스 한 꼭지를 보게 되었다. 이는 2월2일의 워싱턴포스트의 지면 기사를 TV뉴스로 재구성한 것이었는데 그 민간요법에 거론된 것들은 다음과 같았다. 한국에서는 김치가 사스 때처럼 다시 주목받고 있고, 중국에서는 솽황롄(雙黃連; 금은화, 황금, 연교로 구성된 중의약으로 疏风解表、清热解毒의 효능이 있어서 发热, 咳嗽, 咽痛 등을 동반한 外感风热로 인한 感冒에 처방되는 解表剂)이라는 중의약품이 전국적인 품절사태를 빚고 있으며 기생충 퇴치에 효과가 있는 빈랑나무 열매도 유행 중이라는 것이었다. 중국 우한의 한 의사는 닭고기 수프로 체온을 올리면 면역력을 기르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였고, 중국 국가보건위원회의 과학자 종난산은 아침 저녁으로 소금물로 가글하는 방법을 추천하였다는 것이다. 심지어 인도에서는 소똥과 소오줌까지 신종코로나의 예방에 동원되고 있지만 김치에서 소똥까지 이 모든 방법들은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하니 함부로 맹신해서는 안되며 증상이 심해지면 반드시 의사를 찾아가라는 멘트로 뉴스는 마무리된다. 솽황롄과 빈랑이라는 한의약이 김치와 소똥 사이에서 민간요법의 범주로 구별지어지고 있었던 ‘편집자적 시점’에 나는 유독 신경쓰였다. 각국의 전통의학(traditional medicine)이 제도권 의학(orthodox medicine) 입장에서는 민간요법의 카테고리로 분류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대한 씁쓸함이 가시기도 전에 2월8일 주요포털의 실검 상위권에는 갑자기 ‘천산갑’(Pangolin, 穿山甲)이 등장했다. 천산갑은 유린목(有鱗目)에 속하는 동물의 총칭으로, 포유류 중에서 등껍질을 가진 동물이다. 이 천산갑의 비늘이 한약재로 유통되는데 동물 이름과 동일하게 천산갑이다. 2월7일 중국의 화남농업대학(华南农业大学)이 “천산갑에서 분리한 균주 샘플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99% 비슷하다는 결과를 얻었으며 천산갑이 중간 숙주 중 하나일 수 있다는 의미일 뿐 이번 신종코로나가 천산갑을 통해 인간에게 전파됐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발표를 한 것이다. 2011년부터는 매해 2월에 World Pangolin Day를 정해 천산갑이 멸종 위기로 보호해야 하는 종임을 알리고 있고 2016년 9월29일에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the Convention on International Trade in Endangered Species of Wild Fauna and Flora) 회의에서 100개 이상의 국가가 천산갑 거래 금지안에 동의했다. 이런 적극적인 국제규약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에서 천산갑은 정력 강화를 위한 약용으로, 천산갑을 통째로 끓인 천산갑 보신탕은 여전히 진미로 손꼽는 음식이라고 한다. 본초학 수업시간에 지나치듯 눈팅만 했을 뿐 금지약물에 해당되어 단 한 번도 처방한 적이 없는 한의사들이 절대 다수겠지만 이 천산갑의 중간숙주설 기사를 읽은 대부분의 한의사들은 또 한 번 ‘허걱’했을 것이다. “중국의 사례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과 치료를 위해 한의약을 적극 활용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한의약 진료지침을 통해 예방 및 초기증상 완화, 병증 약화에 도움을 목적으로 한의약 치료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한의협의 기자회견으로부터 일주일 후 등장한 “비위생적인 전통시장에서 불법적으로 유통되는 멸종동물 천산갑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중간 숙주 중 하나일 수 있다”는 중국발 보도까지의 이 시퀀스(sequence)는 상당히 당황스럽다. 신종코로나의 한의학적 치료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는 와중에 신종코로나의 중간숙주로 의심받는 동물성 한약재 천산갑이라니…이 아이러니가 블랙코미디로 변질되지 않으려면 한의협은 그리고 일개한의사인 나는 지금 이 순간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신종코로나로 인한 혼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면역 챙겨”, “홍삼 챙겨”라는 기사를 빙자한 광고가 또다시 넘실대고 있다. 다른 민간요법들에 대한 주의보와 달리 2015년 메르스 때도 그랬지만 “홍삼을 챙겨먹는 것이 면역을 올바르게 잘 챙기는 올바른 습관”으로 아예 자리를 잡은 느낌이다. 홍삼만 먹으면 다 해결되는 것일까? 면역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그 많은 한의학적 방법들은 그 어디에선가 숨은 쉬고 있을까? 신종코로나 시국에 한의계가 앙가주망할 수 있는 영역은 무엇일까? ‘앙가주망’(engagement)이란 용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장 폴 사르트르가 자주 사용했던 용어로 좁게는 학자나 예술가가 사회에 참여하는 것이고 넓게는 인간이 사회, 정치 문제에 관계하고 참여하면서, 자유롭게 자기의 실존을 성취하는 일을 의미한다. 한의협은 신종코로나의 진단키트 사용권한을 요구하거나 한의학적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긴급기자회견을 하기 전에 감기, 독감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를 표준화하고 다가올 다른 많은 감염병에 대한 한의학적 접근에 대한 문헌, 임상 연구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공유해야 한다. 중국에서 유행한다는 솽황롄이나 빈랑 혹은 천산갑 등 한의학과 관련된 키워드들이 대두되면 정확하고 발빠른 논평을 내어 신종코로나 관련한 한의학 분야의 가짜뉴스에 적극 대처하는 것이 바로 한의협이 할 수 있는 시의적절한 앙가주망이 아닐까 싶다. 병 입구에 레몬 한 조각을 끼워서 병째 마셔야 제대로 맛이 나는 멕시코맥주 코로나를 무척 좋아한다. 오늘은 술친구 한 명을 불러내어 의료와 민간요법의 시소 위에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애매모호한 한의사의 실존(實存)에 대한 고민으로 밤이라도 새야 할 것 같다. 종기와 사투를 벌이며 조선의 왕실과 민중들을 지켜냈었던 한의사들의 과거는 역사가 되었다. 2020년 오늘날의 한의사는 과연 어떤 현장에서 어떤 사투를 벌이고 있는지…나 스스로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는 유독 어깨가 무거워지는 오늘이다. -
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 (272)1974년 간행된 오승환 선생의 『당뇨병의 한방요법』을 보니 오승환 선생은 충남 예산 출생으로 경희대 한의대 14기로 입학하여 졸업 후에 원광대에서 석사와 박사를 받고 대한한의사협회 14대 회장으로 1976년부터 2년간 봉사하였다. 그는 국제동양의학회 사무총장, 명예회장, 원광대 한의대 교수 및 병원장, 광동한방병원장, 대한한방병원협회 회장, 대한한의사협회 명예회장 등으로 활동한 경력에서 알 수 있듯이 한의학을 학술적·정치적으로 이끌어나간 인물이었다. 吳昇煥 회장이 전문적으로 치료한 질환은 糖尿病이었다고 한다. 그의 한의원의 대기실에는 당뇨병이 완치된 것을 감사한 환자들의 감사장이 7~8장이 걸려 있었다. 박희서한의원의 박희서 원장님께서 몇일 전 경희대에 기부해주신 자료 속에 오승환 회장의 『糖尿病의 한방요법』이라는 제목의 저술이 포함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오랜 동안 오승환 회장의 당뇨병에 대한 연구 성과에 관심은 갖게 되었지만 자료를 발견하지 못하여 안타까웠는데 너무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이 책은 한승련 선생(한국동서의학연구회 이사장, 전 동양의학대학 한의학과장)과 배원식 선생(전 한의사협회장, 의림사 사장)이 추천사를 써주고 있다. 이 책에 대해 凡例에서는 1. 한의학을 배우는 초보자나 임상의들이나 누구든지 당뇨병 치료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읽기 쉽고 이해하기 편리하도록 중점을 둠, 2. 처방이나 향약과 단방약들은 임상의는 말할 것도 없고 환자 자신이 쉽게 구할 수 있는 약들을 모든 문헌들에서 발췌함, 3. 당뇨병 환자는 누구나를 막론하고 알기 쉽고 간편하게 당뇨병 식사법과 (남녀)신장별정상체중표를 수록한 것이 특색, 4. 필자가 임상에서 얻은 경험적인 처방을 간략하게 실어봄, 5. 당뇨병에 필요한 경혈을 간략하게 실어봄, 6. 환자와 의사와의 질의응답을 끝에 실음 등으로 정리하고 있다. 그는 『醫林』과의 인터뷰에서 糖尿病을 上消는 心火에서 오고 中消는 胃火, 下消는 精不足에서 오므로 除風之劑와 精을 도와 생산시키는데 있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당뇨에 대한 모든 내용을 정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당뇨병에 대한 정의, 증상, 특징, 검사, 遺傳과의 관계, 통계적인 고찰, 진성당뇨병과 속발성당뇨병, 당뇨병과 합병증(당뇨병혼수, 감염증, 동맥경화증, 눈병, 신장병, 치조농루, 정력감퇴, 신경통), 췌장과 인슈린 호로몬 관계, 당뇨병의 치료, 당뇨병 환자의 일상생활과 입원치료, 식사요법, 당뇨병과 한방치료, 단방약과 鄕藥, 당뇨병의 침구치료, 당뇨병에 대한 예방책, 당뇨병에 대한 질문과 응답 등으로 구성하고 있다. 특별히 한방치료에 대해 상세히 소개하고 있는데, 心火가 上炎하여 입이 마르고 煩渴하며 小便赤澁한 上消에 대해서 淸心蓮子飮, 生津養血湯, 黃芩湯, 麥門冬飮子, 降心湯, 人蔘白虎湯, 加減一陰煎, 玉泉散, 四物湯合生脈散, 補血益氣湯, 加味錢氏白朮散, 加味四物湯, 三消湯, 二冬湯, 凉膈散火湯, 八味君子湯, 萬全文武湯, 上消湯, 補中益氣湯 등을 소개하고 있다. 消穀善飢의 증상을 가진 中消에 대해서는 加味錢氏白朮散, 生津甘露湯, 茯神丸, 淸胃補陰湯, 加味四物湯, 調胃承氣湯, 梔子金花湯, 人蔘散, 扶陰湯, 竹葉黃 기湯, 白虎湯, 玉泉散, 中消丸, 加味六味地黃湯, 加味滋陰降火湯, 調胃升淸湯, 芎歸인蘚理中湯, 忍冬地骨皮湯, 蘭香子飮, 生地八物湯 등을 권했다. 口乾, 煩渴 등의 증상을 나타내는 下消는 加減腎氣丸, 人蔘茯령散, 六味地黃丸, 加味四物湯, 梔子黃連湯, 右歸飮, 右氣丸, 八味地黃丸, 秘元煎, 固陰煎, 左歸飮, 大補元煎, 加減一陰煎, 千金文武湯, 熟地黃苦蔘湯, 黃기湯 등을 소개한다. <- 1974년 오승환 회장이 간행한 당뇨병의 한방요법. -
“마음이 편해야 자기 자신의 병이 나을 수 있다”근본원인 치료 없이 질환 치료만 하는 세태 ‘문제’ 한의계에는 나름대로의 ‘비방’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즉 자신만의 처방을 바탕으로 특정질환을 치료한다는 의미도 되지만, 뒤집어 생각해 보면 누구에게도 그 처방을 공개하기를 꺼려하고 자신만 사용한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다. 볼거리·유행성 독감·눈병 경험방 공개 이러한 가운데 최근 50여년의 세월동안 사상체질의학의 권위자로서 이론과 임상을 연구해 온 우천(又川) 박인상 원장이 자신이 그동안 애용해온 볼거리·유행성 독감·눈병에 대한 소중한 경험방을 본지를 통해 선뜻 공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아래 처방 내용 참고). 박 원장은 “비방이라고 말하기보다는 의서에 기록되어진 처방 중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효과가 큰 것이 있기에 모든 한의사들이 알았으면 하는 마음에 공개하게 됐다”며 “볼거리나 독감, 눈병 등은 한의학이 우수한 치료효과를 가졌음에도 한의학으로 치료되는지조차 모르는 일반 국민들이 숱한 현실은 자칫 수천년 민족의 건강을 지켜오던 한의학의 자리가 점점 좁아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이어 “현재 한의학이나 양의학 모두 병이 오는 근본적인 원인은 도외시한 채 질환 자체에만 매달려 있다”며 “한의학 학문에 대해 굳건한 믿음을 갖고 병이 발생한 근본을 찾아 치료하는 것에 집중한다면 좋은 치료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논에 물을 대고 있는 뚝방이 새고 있는데 정작 뚝방 자체는 막을 생각도 안하고 밑에 논들만 막고 있는 이치라는 것이다. 모든 만병은 마음에서 오는 것 1923년 충북 진천에서 태어난 박인상 원장은 1956년 한의사국가자격검정시험을 거쳐 같은해 3월 제6회 한의사국가시험에 합격하면서 한의사로서의 여정을 시작, 그동안 △경희대 한의대 교수 △경희대한방병원 중풍센터 소장 △청구한의학연구회장 △의철학연구소 초대소장 △대전대 한의대 외래교수 등을 역임한 바 있으며, 현재에도 동양의학회와 동의과학연구소 고문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만 가지 병은 심장(마음)에서 온다는 ‘의학입문’의 문구처럼 “마음이 고요하면 만병은 생기지 않으며, 마음이 움직이면 만병이 생긴다”고 말하는 박 원장은 “이제마 선생이 ‘어진 사람을 질투하며 능한 사람을 미워하는 것은 천하의 큰 병이며, 어진 사람을 좋아하며 착한 사람을 즐겨하는 것은 천하의 큰 약이다’라고 말씀하신 것도 마음가짐에 따라 병이 올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즉 자기 마음 자체가 병이 될 수도 있고 약이 될 수도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마음이 편해야 자기 자신의 병이 나을 수 있음을 강조했다. 고령 불구, ‘의학입문’ 정리작업에 몰두 한편 박인상 원장은 현재 한약재 유통체계에 대한 불만을 터뜨렸다. 박 원장은 “원품이 아닌 썰어진 한약재가 유통돼 실제 한약재인지를 구별할 수 없는 현실도 문제이며, ‘우리 것이 좋다’라는 신토불이 사상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국산 한약재가 좋다는 환자들의 인식도 고쳐져야 한다”며 “실제 국내에서는 재배되지도 않는 한약재들을 국산으로 처방해 달라는 환자들을 볼 때마다 ‘국산이 좋은 것도 있고, 중국산이 좋은 것도 있다’라는 것을 적극 알려나갈 필요성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박 원장은 “현대를 살아가면서 자기 이름 석자도 한자로 쓰지 못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가슴 아프다”며 “한의학의 경우에는 특히 한자가 기본이 되는 만큼 공부에 게으름이 없어야 하며, 언어가 점차 중시되는 시대 조류상 외국어는 3개 이상은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키도 했다. “사람을 살리는 학문을 공부해서 당장 먹고 사는 것에만 급급해서는 자칫 인술은 없어지고 상술만 남을까 우려된다”며 지금도 후학들의 편의를 위해 80세가 넘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의학입문’을 알기 쉽게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하는 정리작업에 몰두해 있는 박인상 원장의 모습에서 한결같은 50여년간의 한의학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 治大頭瘟 治大頭瘟, 或始於咽喉, 或發於頭面, 憎寒壯熱, 口涎如膠, 恰似風丹, 頭浮如大斗. 此邪熱客干心肺之間, 上攻頭面故也. 項腫(볼거리)特效. 芩連消毒飮 黃芩酒炒 二錢半 黃連酒炒 牛蒡子炒硏 各一錢半 桔梗 連翹 玄蔘 石膏 甘草 各一錢 羌活 防風 荊芥수 大黃 各五分 薑三片. 外治 黃丹 二錢, 鷄卵 一個, 薄荷霜 一錢. 石小麥粉調勻付干當處. ● 時行溫疫 治四時風寒, 時行溫疫, 神效. 菩提救苦丹 蘇葉 乾葛 羌活 各四兩, 蒼朮 赤芍藥 香附子 玄蔘 天花粉 各三兩, 橘皮 生乾地黃 白芷 防風 川芎 黃芩 厚朴 各二兩, 甘草 細辛 各一兩細末, 荷葉, 煎水爲丸, 每丸二錢半重. 內傷飮食, 外感風寒, 神曲湯化下, 餘外俱用生薑湯化下, 署月則勿用干湯, 用蔥白湯化下, 大人每一匕, 小兒半丸. ● 眼病 主治眼病, 赤腫, 內外障, 倒睫出淚, 赤爛紅筋. 瘀血神方, 或散服. 加減通聖散 滑石 三兩四錢, 甘草 二兩四錢, 石膏 茯령 桔梗 各一兩四錢, 防風 當歸 川芎 赤芍藥 麻黃 薄荷 連翹 各一兩, 白朮 荊芥 梔子 各七錢, 甘菊 木賊 草決明 白질 藜 蔓荊子 細辛 獨活 羌活 玄蔘 蟬退 各一兩四錢. 石細末爲丸, 梧子大, 每一錢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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