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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1월 06일 (금)

공황장애의 ‘신체감각→공포→예기불안’ 악순환…‘마음침’이 끊다

공황장애의 ‘신체감각→공포→예기불안’ 악순환…‘마음침’이 끊다

‘공황장애 환자 마음침·한의복합정신요법 1례’, 학회지 JON에 발표
취상 ‘뜨겁고 무거운 금속’→‘황토빛 진흙’, PDSS 27점→5점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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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국혜정 전공의, 이정환 회장, 정인철 교수

 

[한의신문] 공황장애는 단순한 불안 질환이 아니었다. 환자가 신체감각을 위협으로 해석하고, 이 위협 인식이 다시 공포와 예기불안, 회피행동을 거쳐 신체감각을 증폭시키는 악순환 구조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신체감각→공포→예기불안’의 순환 고리를 끊는 열쇠로 ‘마음침(Mind Acupuncture)’이 제시됐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치료 수용에 어려움을 보인 공황장애 환자의 마음침 및 한의복합정신요법 적용 1례(A Case of Mind Acupuncture and Korean Medicine-Based Integrated Psychotherapy for Panic Disorder with Difficulty Accepting Conventional Psychiatric Therapy)’라는 제하의 논문이 ‘동의신경정신과학회지(대한한방신경정신과학회 발행)’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국혜정 대전대 대전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전공의, 이정환 사암침법학회장(혜민서한의원장), 정인철 대전대 한의대 교수가 수행했다.


이번 증례는 공황발작을 증폭시키는 신체감각과 죽음 공포를 구체적인 이미지로 표현하게 한 뒤 사암침 자침과 호흡을 통해 그 이미지가 변화하도록 유도한 ‘마음침’이 치료의 핵심축으로 작용했다.


공황장애는 반복되는 공황발작 자체보다 ‘다시 발작이 올지 모른다’는 예기불안이 삶을 무너뜨리는 질환으로, 표준치료에도 불구하고 치료 순응도 저하가 주요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약물치료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과도한 신체감각 주의와 예기불안으로 학업과 일상 유지가 어려웠던 공황장애 환자에게 마음침 중심의 한의복합정신요법을 적용한 결과, 공황장애 심각도 척도(PDSS)는 27점에서 5점으로 감소했으며, 치료 종결 6개월 후까지 공황발작과 예기불안의 재발도 관찰되지 않았다.


치료 프로토콜.jpg

 

◎ 뇌 CT는 정상…환자는 매일 죽음을 경험했다


연구 대상은 DSM-5 공황장애 진단 기준에 부합하는 30대 초반 남성 환자로, 정신건강의학과에서 항우울제 및 항불안제인 Escitalopram, Alprazolam, Diazepam 등을 처방받았으나 과도한 진정감과 활동 저하로 약물치료를 중단했다.


환자는 대학원 발표 수업 도중 갑작스러운 어지럼과 언어장애를 경험했다. 뇌 CT·심전도·혈액검사에서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으나, 이후 흉부 압박감과 호흡곤란, 전신 저림, 현훈, 죽음에 대한 공포가 하루 수차례 반복됐다. 특히 호흡에 집중할수록 증상이 악화됐고, “숨이 멎을 것 같다”, “언제 다시 공황이 올지 모르겠다”는 예기불안이 지속됐다. 


초기 평가 결과는 △PDSS 27점 △K-BDI-II 14점 △상태불안(STAI) 55점 △PSWQ 56점 △ISI-K 5점 △KSCL-95: PAN(87T)·PHOB(98T)·AGO(98T)·PTSD(88T)로 나타났다. 이는 공황발작으로 인해 일상생활 유지가 어려운 상태이며, 우울과 불안이 동반된 중증 공황장애 양상을 시사했다.


치료는 총 11일간의 입원 치료와 약 3개월간의 외래 치료로 진행됐다. △침 치료(1일 2회): 백회·신정·단중·대릉·극문·신맥·조해 등 자율신경 안정화 목적의 혈위 활용 △뜸 치료(주 6회): 관원·신궐·중완 황토뜸 △추나요법: 경추 신연 및 흉부·경항견배부 근막 이완 △한약치료: 시호소간산·시호가용골모려탕·소합향원 △EFT: 자기수용 확언과 경혈 두드리기 △한의정신요법: 지언고론요법·이정변기요법·호흡명상·신체감각 명상 등이 시행됐으며, 핵심 중재로 마음침(주 5회)이 적용됐다.


‘마음침(Mind Acupuncture)’은 감정과 신체증상을 오감과 상징으로 감각화하고, 취상(取象)·정심주(定心住)·사암침 자침을 통해 이를 변화 가능한 경험으로 재구성하는 경락 기반 심신통합 치료법이다


이에 대한 평가도구는 PDSS, KSCL-95, K-BDI-II, K-STAI-YZ, STAXI-K, PI-WSUR, PSWQ, ISI-K 등 총 8종의 심리평가척도를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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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의 공포를 눈으로 보다…마음침이 기록한 취상의 변화


연구진은 정심주 호흡 후 합곡·족삼리·태충·후계를 자침하고, 기문·거궐·단중·대포·중부·수부 등 흉부 혈위를 자극하자 20분 뒤 변화가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환자는 △SUDs: 6점→1점 △맥상: 현긴→완(緩) △취상 변화: 뜨거운 금속 조각상→시원한 음료를 마시는 남성상 △재질 변화: 금속→부드러운 진흙 △자살사고: 소실 △예기불안: 소실 △PDSS: 27점→5점 △K-BDI-II: 14점→2점 △STAI: 55점→20점 △PSWQ: 56점→39점 △ISI-K: 0점으로 증상이 호전됐다.


먼저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마음침 과정에서 나타난 ‘취상’의 변화다.


입원 2일차 당시 환자는 가슴 한가운데를 “2~3m 크기의 거대한 금속 조각상”으로 표현했다. “웃는 것 같지만 지쳐 보이는 남성 형상”, “차가워 보이지만 만지면 뜨겁다”, “매우 무겁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당시 주관적 고통지수(SUDs)는 6점, 맥상은 현긴(弦緊)이었다.


입원 9~11일차에는 취상이 다시 변화했다. 환자는 “가슴 중앙에 밝은 황토색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진흙 덩어리가 있다”고 표현했으며, 예기불안을 “더 이상 마음속 큰 문제가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퇴원 후에도 △1개월: 학업·일상 복귀 △3개월: 장거리 기차·지하철 이용 가능 △6개월 추적: 공황발작·예기불안 재발 없음 등 회복이 유지됐다.


연구진은 마음침의 핵심을 ‘부정적 감정과 신체감각의 취상, 정심주 호흡에 의한 주의집중, 사암침을 통한 음양·오행 조절, 자기수용 및 자기조절감 회복’으로 요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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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침, 공황장애 치료의 새 접근…신체감각과 핵심 정서의 연결


연구진은 이번 증례를 ‘공황장애의 현상학적 재구성’으로 해석했다. 공황장애 환자는 신체감각을 위협으로 해석하고, 위협 인식은 다시 자율신경계 과각성과 신체증상을 유발한다. 즉 ‘신체감각→공포→예기불안→회피→신체감각 증폭’의 순환 구조가 형성된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마음침이 △취상을 통한 감정의 가시화 △정심주와 자침을 통한 자율신경 안정화 △자기수용과 자기조절감 회복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분석했다. “죽을 것 같다”는 추상적 공포를 ‘뜨거운 금속 조각상’이라는 구체적 이미지로 전환하고, 호흡과 경혈 자극을 통해 신체감각을 통제 가능한 대상으로 재인식하도록 했다는 것.


특히 EFT는 마음침에 집중하기 어려운 급성기에 보조적으로 활용됐다. 환자는 “비록 아픈 것이 억울하고 화가 나지만 나는 나 자신을 받아들인다”는 자기수용 확언을 반복했고, SUDs는 10점에서 7점, 이후 3점까지 감소했다.


연구진은 “마음침은 단순히 불안을 낮추는 기법이 아닌 신체감각과 핵심 정서를 연결하고, 이를 자기조절 가능한 대상으로 전환시키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증례는 공황장애의 핵심 병리인 예기불안·회피행동·신체감각 과민성을 동시에 다룬 한의복합정신요법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환자의 ‘뜨겁고 무거운 금속 조각상’이 ‘따뜻한 황토빛 진흙’으로 변화한 과정은 죽음 공포가 자기조절 가능한 경험으로 전환됐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아울러 연구진은 “향후 다기관 연구와 표준화된 마음침 프로토콜, 장기 추적 연구를 통해 한방신경정신과적 통합치료의 유효성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며 “마음침은 공황장애 치료의 보완적 전략을 넘어 심신통합의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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