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측부터 오원우 공보의, 오원민 학생, 심수보 한의사, 권하린·정혜인 대학원생, 김경한 교수
[한의신문]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사용이 급증하면서 체형 불균형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의약 건강증진사업이 이를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전라북도 남원시에서 시행된 ‘굿바이 스마트폰! 굿바디 한의약’ 사업이 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유발된 거북목 증후군을 완화하고, 스마트폰 중독 지수도 유의미하게 낮춘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대한예방한의학회지 제28권 제3호에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소아청소년 체형 불균형 한의약 건강증진사업의 효과’라는 제하의 연구 논문이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김경한 우석대 한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를 교신저자로, 오원우 남원시보건소 공중보건한의사, 오원민 원광대 한의대 학부생, 심수보 한의사(전 대한공중보건한의사협의회장), 권하린 원광대 한의대 부인과학교실 대학원생, 정혜인 경희대 한의대 예방의학교실 대학원생 등이 참여해 수행했다.

“굿바디 한의약”…실습 중심 체형·중독 교정 프로그램 주목
‘굿바이 스마트폰! 굿바디 한의약’ 사업은 6주 교육·체험형 프로그램으로, 공중보건한의사와 기공체조 전문가가 팀을 이뤄 청소년 수련관에서 주 1~2회씩 프로그램을 운영, 총 33명의 초·중학생이 참여했다.
실습 중심으로 진행된 이번 교육에서 학생들은 스마트폰 중독 자가 진단 테스트를 시작으로, 거북목 증후군의 원인과 증상, 교정 필요성 등에 대한 시청각 자료가 활용됐으며, 이학적 검사에도 참여해 직접 따라 해보는 등 바른 자세에 대한 인식을 높이도록 했다.
자세 교정 단계에서는 전용 애플리케이션과 스티커 측정법을 통해 개인별 거북목(FHP) 상태를 수치화했고, 특히 풍지혈, 견정혈, 양지혈, 외관혈 등 경혈 부위에 이침을 부착하고, 승모근과 손목에 테이핑이 병행됐다.
스마트폰 중독 수준은 ‘SAS(Smartphone Addiction Scale)’ 척도를 활용해 평가하고, 15문항에 걸친 4점 리커트 설문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스마트폰 사용 습관을 되돌아보도록 하게 했으며, 교육 전후 변화에 대한 통계 분석을 실시했다.

프로그램 후 ‘거북목 완화+스마트폰 중독 감소’ 확인
먼저 체형 측정을 통해 확인된 FHP(Forward Head Posture, 거북목 각도) 수치는 프로그램 시행 후 평균 1.71도 감소하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SAS 점수 역시 평균 4.67점이 감소, 스마트폰 중독 수준이 완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두 항목 모두 p<0.05의 유의성을 확보했다.
학년별 분석 결과에서는 특히 중학교 2학년 학생과 초등학교 4학년 학생에서 큰 변화를 보였는데, FHP 점수는 중학교 2학년에서 평균 3.7점 감소했고, SAS 점수는 중학교 1학년에서 평균 5.43점 감소했다.
비록 학년 간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으나 성장 시기에 따른 반응 차이는 향후 맞춤형 개입 방안을 마련하는 데 참고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성별에 따라서는 남학생이 FHP 점수 개선 폭이 크고, 여학생은 SAS 점수 개선 폭이 컸으나, 역시 유의미한 차이는 아니었다. 다만 초기에 FHP 점수가 높았던 학생일수록 변화가 뚜렷했다. 거북목 초기 점수와 변화량은 상관계수 0.880(p<0.01), 중독 점수는 상관계수 0.530(p=0.002)로 확인됐다.
무엇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참여 학생 전원이 프로그램 내용과 한의학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실제 만족도 조사 결과 5점 만점 기준 ‘한의 교육 및 기혈 순환 체조에 대한 만족도’, ‘한의학에 대한 친밀감 향상’ 항목 모두 평균 4점 이상을 기록했다.

청소년기 체형 문제에 한의약 접근 확대 기대
연구팀은 “거북목 증후군은 단순히 불편함을 넘어 목 디스크, 만성 통증, 척추 변형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조기 교육과 예방이 핵심”이라며 “스마트폰 사용에 따른 체형 문제를 단순한 운동으로만 해결하기보다는, 한의학적 치료와 생활습관 교육을 병행하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제로 이번 남원시 사업은 단기적 개입만으로도 체형과 스마트폰 사용 습관 개선에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냈다”며 “공공보건 차원에서 지역 청소년의 건강을 증진하고, 장기적으로는 의료비 절감과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남원시 외에도 현재 전국 각지에서 ‘학생 불균형 체형 관리 조례’가 제정돼 있는 만큼 이러한 한의약 건강증진사업이 보다 체계적으로 확산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은 마련돼 있다”면서 “한의약 기반의 청소년 체형 교정 프로그램이 전국적으로 확대된다면, 성장기 아이들의 자세 불균형 문제를 조기에 바로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